"시민의 힘으로, 다시는 내란 없도록"

"혈세 받아가며 정상적 정당인 양 행세"

국민의힘해체행동은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 5일 만에 내란정당 해산 청구 10만 서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2025.6.11. 국민의힘해체행동 제공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비호한 수구 정당 국민의힘을 해체하라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서명 운동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의힘해체행동'은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 5일 만에 내란정당 해산 청구 10만 서명을 달성했다"며 "다시는 내란이 없도록 시민의 힘으로 내란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정당인 국민의힘 정당 해산의 사유는 이미 차고 넘치며, 국민의 요구 또한 명확하다"면서 "그 결과가 바로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산 청구 1000만 서명운동 시작 단 5일 만에 10만 명 서명을 돌파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내란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고 정당법 개정안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헌법을 우습게 여기고, 민심을 배반하는 행태를 지속하는 정당은 해체해야만 한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해체행동은 6·3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산 국민추진단'을 모았다. 이렇게 구성된 국민추진단 387명은 대선 직후 국민의힘 해산 청구 서명을 추진해 5일 만에 10만 명을 모았다. 이날 오전 9시 57분 기준 10만 3759명이 서명을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12.4. 연합
 

국민의힘해체행동은 기자회견에서 "▲12월 3일, 1호 당원 윤석열의 불법계엄 선포 ▲12월 4일,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의 계엄해제 결의 지연 ▲12월 7일, 탄핵소추안 본회의 불참과 이후 지속적인 내란수괴 옹호와 헌법기관에 대한 폭력 선동과 헌법재판관 흔들기 등의 행위 등은 헌법과 국회법, 형법 위반 등에 해당한다"며, 국민의힘의 위헌 사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정당 내 주도세력의 활동과 목적은 당에 귀속된다'는 해석으로 위헌정당해산을 전례로 남겨 둔 바 있다"면서 "국민의힘이야말로 거리낄 것 없다면 위헌정당해산심판의 법정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해체행동과 국민추진단은 향후 1000만 명 국민 서명을 받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계속해서 활동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해산청구 1000만명 서명 ☞국민의힘 해산 국민추진단 신청 ☞국민의힘해체행동 홈페이지

 

국민의힘해체행동 김혜민 상임대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를 밥 먹듯 침해하고도 여전히 국민의 혈세를 받아가며 정상적인 정당인양 행세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규탄한다"면서 "국민의힘 해체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 김성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일 만에 전격조처

접경지 주민 "환영…대남 방송도 중단되길"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9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시설물 안에 확성기가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4.6.9. 연합
 

대북 확성기 방송이 1년 만에 전격 중단됐다.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일 만에 이뤄진 선제적 조처로 남북한 긴장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1일 "오늘 오후부터 전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처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 재개의 계기가 됐던 오물·쓰레기 풍선을 지난해 11월 이후 살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이번 조치는 남북 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바를 실천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인해 피해를 겪어 온 접경지역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북한의 중대한 도발이 없던 상황에서 긴장 완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남북 간 군사적 대치 상황을 완화하고 상호 신뢰 회복의 물꼬를 트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라는 두 가지 원칙을 중심에 두고 관련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조치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 강화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군민들께서 대북 방송 중단을 요청했고 이제야 결실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북한의 대남 소음공격이 중단돼 군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군은 윤석열 정부인 2024년 6월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시작되자 북한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이로인해 접경지 주민들은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었을 뿐 아니라 긴장고조로 인한 안보관광이 중단되면서 생계 위협을 받았다.

 

북한 접경지 주민들은 지난해 7월부터 북쪽에서 송출되는 쇠 긁는 소리와 귀신 소리 등 기괴한 확성기 소음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렸다. 대남 방송 영향권에 놓인 강화군 주민 중 상당수는 수면장애와 두통을 비롯한 정신·육체적 피해를 겪었다. 일부 농가에서는 염소가 사산하거나 닭의 산란에 이상이 생겼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지속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춰달라고 요구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9일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대북 전단 살포 단체의)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재난안전법)과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민주 기자 >

검찰개혁 법안 발의... 수사·기소 분리로 권한분산, 민주적 통제 강화

중수청·국수본·공수처 등 수사기관 상호 견제
국가수사위 신설…관할권 조정, 적법성 감독

더불어민주당 장경태(왼쪽부터)·민형배·김용민·강준현·김문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청법 폐지법안, 공소청 신설법안 등 검찰개혁을 위해 발의한 법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6.11. 연합
 

국민주권정부(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맞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입법에 착수했다.

 

민주당 김용민·민형배·장경태·강준현·김문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정치검사들과 검찰독재를 끝내라는 국민의 요구를 완수할 때"라면서 ▲검찰청법 폐지법률안(김용민 대표발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민형배 대표발의) ▲공소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김용민 대표발의 ▲국가수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장경태 대표발의) 등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자체 수사에 대한 기소 여부까지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형사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검찰독재 정권'으로 불렸던 윤석열 정권의 경우,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사건, 명태균 게이트(공천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과 관련해 수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수사를 하지 않거나 불기소하는 등 수사·기소권을 오·남용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통제된 형사 사법 권한을 행사하도록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사회에서 터져나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대선 기간 ▲수사·기소 분리 및 수사기관 전문성 확보 ▲검사의 기소권남용에 대한 사법통제 실질화 등을 담은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번에 발의된 검찰개혁 법안은 이러한 요구를 담아 기존 검찰청을 폐지하고, 행정안전부 산하에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는 공소를 담당하는 공소청을 신설함으로써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도록 했다.

 

중수청은 내란 및 외환죄를 비롯해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범죄·마약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범죄를 전문적으로 다루며, 공소청은 수사기관과 분리돼 무리한 수사나 부당한 불기소를 제도적으로 견제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이러한 권한 분리는 그간 검사 중심으로 일원화된 수사권 체계를 중수청, 공수처, 국수본 등으로 나눠,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수사권을 둘러싼 수사기관 간 경합으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민주당은 국무총리 직속으로 국가수사위원회를 둬 중수청과 국수본, 공수처 등 수사기관들의 업무 및 관할권을 조정하고, 적법 절차에 따른 수사가 이뤄지는지 관리 감독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왼쪽)과 대검찰청 모습. 2025.6.5. 연합
 

 

검찰개혁은 20년 넘게 이어온 한국 사회의 과제로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등에서도 시도했지만 번번이 법조 기득권의 반발에 막혀 완수하지 못했다. 이번 검찰개혁 입법이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실시하는 수사·기소 분리를 도입함으로써 제도의 선진화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민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고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께서도 검찰개혁을 포함한 개혁 과제는 국회 입법으로 하는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3개월 이내에는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조국혁신당 등에서도 법을 냈고, 다양한 관련자들과 토론을 통해서 더 합리적인 안으로 수정도 가능하므로, 저희 안을 내놓고 토론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이번 안은 저희들의 안이고 아직 정부와는 상의하지 않았다"며 내각 구성 등에 맞춰 정부와도 조율할 예정임을 밝혔다. 민형배 의원은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가 들어서게 될 텐데 거기서 논의를 한 다음 정기국회 안에는 마무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과제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의 출범 및 향후 내각 구성과 함께 더욱 구체화할 전망이다.  < 김성진 기자 >

 

"G7에 고함! 한국이, 한국 민주주의가 돌아왔다"

● Hot 뉴스 2025. 6. 12. 00:18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주최국 캐나다 '믿음직한 파트너 국가‘ 정상들 초청


그러나 '미국 v. 유럽·캐나다' 대치 속 열리는 회의
중국 간섭 견제하는 흐름 속 곤란한 상황 예상 가능
트럼프 2기, 첫 다자회의 참석…2018년엔 '파국'도

한미 정상 간 첫 접촉은 성사돼도 상견례에 머물 듯
이 대통령 참석 자체가 '한국의 귀환' 묵직한 메시지

 

"캐나다는 세계가 원하는 것을 갖고 있다. 다른 나라가 열망하는 가치도 있다. 카나나스키스 G7 정상회의는 '믿음직한 파트너들'과 단합, 목적, 힘으로 '도전'에 맞서는 캐나다의 순간이 될 것이다." (7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25. 06. 07. 시민언론민들레

 

오는 15~17일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뒤 첫 국제회의 데뷔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의 어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관심을 높인다.  

 

조약상 회의체가 아닌 G7 정상회의는 초청 대상부터 의제 설정까지 주최국의 의도가 깊이 투영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번 회의에 두는 각별한 의미를 아울러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사안을 우리 입장에서만 보면 자칫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오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왜 ‘믿음직한 파트너’를 강조하나

 

G7 정상회의에 초청됐다고 새삼 감동할 이유는 없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이번 초청 대상은 7개국 정상과 매번 고정 참석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와 브라질, 멕시코(미주대륙), 남아프리카 공화국(아프리카), 우크라이나 정상이 초청받았다. 캐나다가 '믿음직한 파트너(reliable partners)'로 선택한 국가 정상들과 EU 수장이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초청받았지만,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카니 총리가 지난 7일 공표한 토론 주제는 '공동체와 세계 보호' '에너지 안보 구축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 '미래 동반자관계 확보' 등 세 가지다. 여기에 두 개를 더했다. 우선 우크라이나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와 함께 다른 분쟁지역에 관한 토론을 제안했다.

 

마지막이 이 대통령을 비롯한 역외국가 정상들이 함께 토론할 주제다. 카니는 "우리의 장기적인 안보와 번영은 믿음직한 파트너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연합을 구축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카니가 거듭 강조하는 '믿음직한 파트너'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다.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9일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전날 치른 총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25.4.29. AFP 연합
 

아시아 주요국과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카니의 선택은 우리에게 기회다. 무역 다변화의 한 갈래일 뿐 아니라 캐나다는 북극항로 이후 북극권 경제의 당사국이다. 그러나 그가 "'강한 캐나다(Strong Canada)'로 트럼프에 맞서겠다"고 다짐, 지난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총리 취임 뒤 사상 처음으로 워싱턴이 아닌, 파리와 런던을 먼저 방문했다. 파리에서 "캐나다는 역외 유럽국"이라고 강조한 뒤 런던에선 "(프랑스, 영국 등)두 개의 가장 가깝고 가장 오랜 경제적, 안보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카니의 유럽 방문은 그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보란 듯이 나선 행로였다.

 

돌발상황 ① 트럼프 v. 유럽·캐나다 정상 갈등

 

캐나다에 미국은 역사적, 경제적, 안보적으로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나라다. UN COMTRADE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은 캐나다 수출의 77.4%(4350억 달러), 수입의 49.5%(2743억 달러))를 차지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이후 잠재적인 위협국이 됐다. 우선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라며 병합 의도를 공공연히 밝혔다.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50%의 품목별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양국은 G7 정상회의 전까지 무역협상 타결을 서두르고 있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캐나다는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

 

이번 G7 정상회의는 미국 대 유럽의 갈등익 고조된 가운데 열리는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EU산 의약품·반도체·고무를 제외한 상품에 20%의 일반관세를,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는 25% 품목 관세를 부과했다. 90일간 유예기간이 끝나는 7월 초까지 타결을 서두르지만, 아직 끝이 안 보인다. 트럼프는 되레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EU는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의 서비스 교역을 포함해 보복관세 부과를 거듭 다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도 계속 지원을 다짐하는 유럽과 조기 종전을 주장하는 미국 간 갈등이 깊은 상태.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2018년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혼자 팔짱을 끼고 앉아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운데)를 비롯한 각국 정상이 선채로 대화하는 장면. 트럼프 시대 미국과 유럽의 불화를 상징하는 사진이다. 2018.6.8. 로이터 연합
 

미국을 제외한 G7의 6개국 정상은 그동안 트럼프와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다자회의에서 대면하는 건 처음이다. 한국 역시 7월 초까지 트럼프가 부과한 관세 25%와 '비관세 장벽' 협상을 앞두고 있다. 통상협상 담당 라인의 인선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칫 미국 대 유럽+캐나다의 대치 사이에 놓일 위험이 있는 것이다.

 

돌발상황 ② 중국의 '빈자리'

 

카니가 공표한 3대 의제가 가운데 첫 번째 '공동체와 세계 보호'에도 지뢰가 있다. 글로벌 평화·안보 강화와 초국적 범죄 및 산불 공동대응 개선과 함께 '외국의 간섭 대응'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제도와 선거, 사이버 위협, 정치적 영향력 행사 등을 의미하는 '외국의 간섭'은 바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이재명 정부의 중국 경도 가능성에 경고음을 내보내는 참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4일(미국시각 3일) 한국 대선과 관련, "미국은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는 내용의 '수상한 메시지'를 언론에 지침(PG)으로 전했다.

 

이번 회의에선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물자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출 방안도 논의된다. (요미우리 신문) 회의 탁자에 좌석이 없는 중국이 되레 G7 정상회의의 중심인 것.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 관계도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힌 이재명 정부가 미국·유럽의 의심을 살 위험도 있다. 2018년 6월 역시 캐나다 퀘벡지방의 샤를 부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다른 지도자들은 무역협상과 나토 국방예산 증액 문제를 놓고 극한 대립을 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되지 않는다면,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분명 국가홍보의 좋은 기회다. 트럼프와 양자 접촉이 성사되더라도 아직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은 만큼 심각한 논의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12.4. 연합

 

"미국이 돌아왔다?"

 

12.3 불법계엄 이후 세계는 여러 번 놀랐다. 친위쿠데타에 놀랐고, 기어코 내란 수괴를 탄핵, 해임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감탄했다. 이후 벌어진 혼란 상황에 다시 놀랐다. G7 회의에 초청된 외국 정상이 주목받은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침공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거의 유일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에도 초청됐지만, '미국 대 유럽'의 갈등 사이에 놓일 공산이 크다. 이번 회의 초청 지도자 중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후보는 단연 이 대통령이다. 대한민국이 혼란의 6개월에 마침표를 찍었음을 웅변하는 '상징'으로 비칠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21년 취임 뒤 처음 유럽 방문(뭰헨 안보회의) 길에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라고 외쳤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4년을 겪은 유럽 지도자들로부터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되레 "우리는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 유럽의 이익을 지키는 자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환영하지만, 유럽은 미국의 정치적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유럽은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돼야 한다. 트럼프 때문이 아니고, 유럽의 미래를 위해서다. (샤를 미셸 유럽 상임위원회 의장)" 등 걱정어린 말을 들어야 했다. 유럽의 우려는 트럼프 재선으로 현실이 됐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들을 향해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마디 한다면, "한국이 돌아왔다(Korea is back), 한국 민주주의가 돌아왔다"라고 하면 어떨까 싶다. 바이든 때와는 반응이 꽤 다를 것 같다.  < 김진호 기자 >

 

6월4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 2025.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