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승리 연설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힘이 아니라 모범으로 세계 이끌어 갈 것

코로나, 경제위기, 인종차별, 기후변화대응 강조

 

나라를 단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 전 세계에서 존중받는 국가가 되도록 하겠다.”

조 바이든(77)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839(한국시각 8일 오전 1039)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 앞에서 대국민 연설에 나서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바이든은 신뢰에 감사한다. 여러분은 우리에게 분명한 확정적인 승리를 안겨줬다전국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제 희망,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새롭게 생겨났다. 저는 나라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단상에 가볍게 뛰어오른 바이든은 16분 동안 이어진 승리 연설에서 치유와 통합, 위기극복, 미국 정신의 회복 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고, 인종차별을 종식시키고, 우리 보건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후변화를 억제함으로써 지구를 구해내야 할 의무가 있다정치적 예의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우리 모두가 요구하는 공정한 기회를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선 과제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들었다. 그는 우리는 일단 코로나19 사태 억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생명을 구해야 한다. 전문가와 과학자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요직에 임명할 것이다. (대통령 취임일인) 2021120일부터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는 노력을 시작할 것이다. 그것의 기반은 바로 과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제 상대를 악마화하는 관습은 지금 당장 중단하겠다민주당과 공화당은 언제나 협력해 왔다. 우리의 의무는 협력하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든 의원이 협력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정신을 회복하겠다. 미국은 언제나 선과 악의 투쟁 속에서 발전해 왔고, 이제 미국의 희망, 선이 다시 한 번 승리할 때다라며 미국이 이제 전 세계의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다. 힘이 아니라 모범을 보이면서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통령 당선자인 카멀라 해리스(56) 상원의원은 이날 바이든보다 먼저 무대에 올라 조 바이든 당선자는 치유와 단합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스스로도 비극적 개인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를 단합 속에서 회복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승리 연설 행사는 애초 오후 8시로 예고됐으나, 27분 늦게 시작됐다. 연설장에는 바이든 지지자 수백여 명이 모여 미국기인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미국과 각국 언론 등이 몰려 연설 장면을 생중계했다.

앞서 바이든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가 확정된 직후 본인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서 영광이라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날 대부분을 윌밍턴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냈다. 그는 승리 연설문을 이미 작성했지만, 연설 직전까지 수정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투표 나흘만인 이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부통령 후보인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세기 이후 미국에서 재선에 실패한 여섯 번째 대통령이 됐다. 최현준 기자

 

해리스 여성 부통령 내가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

오늘밤 어린 소녀들이 본 건 가능성의 나라

 

7일 밤, 미국 대선 승리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가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당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내가 첫 여성 부통령이 됐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7일 밤, 미국 대선 승리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의 당선 일성이다. 미 언론들이 일제히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확정한 뒤,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승리 연설에서 해리스는 오늘밤, 이 나라의 어린 소녀들이 본 것은 가능성의 나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흰 바지 정장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해리스는 이번 선거는 미국의 정신이 걸려 있는 선거였다. 여러분이 미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역대 최고의 투표율로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또 46대 대통령이 된 바이든에 대해 치유자이자, 통합자, 경험많고 안정된 일꾼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조 바이든을 택한 것은 희망과 단합, 예의, 과학 그리고 진실을 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량을 이용해 유세 현장을 찾은 1천여명의 지지자들은 그가 한마디 한마디를 외칠 때마다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이정애 기자

 

'축제의 장' 승리연설마스크 쓰고 뛰어나와 "통합" 역설

평소처럼 드라이브인 연설환호와 '경적의 물결'로 승리 축하

수천명 지지자 환호, 가족·청중 모두 마스크축하 불꽃 수놓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연설에 지지자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 밤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연설이 열린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 주변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모여 바이든의 승리를 축하하는 등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센터 앞에 설치된 무대 주변을 수많은 차량이 에워싸는 등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고집했던 드라이브인 형식으로 연설이 진행됐다. 바이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리 두기를 위해 차량 유세를 주로 해왔다.

먼저 무대에 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10여 분 연설한 뒤 바이든 당선인을 호명하자 그는 경쾌하게 뛰어나와 무대 정중앙에 섰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에 검은 마스크를 쓴 바이든이 나타나자 군중들은 환호로 그를 맞았다.

연설 내내 지지자들은 환호와 차량 경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도로에 차량이 쏟아지며 경적이 물결을 이뤘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 승리 연설의 핵심은 '통합'으로 귀결됐다.

그는 승리를 선언한 뒤 "분열이 아닌 단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을 약속했다.

특히 민주당원이 아닌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미국을 다시 하나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승리를 공식화하는 연설이긴 했지만, 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외교 방향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다시 존경받게 하겠다"고만 했다.

연설이 끝나자 흥겨운 음악 속에 마스크를 쓴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등 가족은 물론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가족도 무대에 올라 기쁨을 만끽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흘러나온 음악 중에는 2015년 뇌암으로 숨진 바이든 당선인의 아들 보가 생전 좋아했던 밴드 콜드플레이의 '별이 가득한 하늘'(Sky Full of Stars)도 포함됐다.

CNN"이 노래는 바이든이 대선후보를 수락했던 전당대회 불꽃놀이 당시에도 나왔었다""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은 보가 팬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그의 제안으로 2015년 보의 장례식에서 연주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고, 전광판에는 'BIDEN'(바이든), 'PRESIDENT ELECT'(대통령 당선인), 미국 46대 대통령을 뜻하는 '46'이라는 글자가 켜지기도 했다. 무대 옆 대형 스크린에는 '국민은 열정, 희망, 과학, 진실, 통합을 선택했다'는 문구가 새겨졌다.

무대 주변에 몰려든 지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고, 성조기와 푸른색 경광등, 당선인 이름이 적힌 팻말을 흔들면서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WP"대부분 마스크를 썼지만, 무대 주변 펜스 바깥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군중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안 지키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늦가을답지 않은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서 야외 좌석이 있는 주변 식당은 금세 꽉 들어찼다. 한 멕시코 음식점은 '승리 칵테일'을 팔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연합뉴스

 

골프장서 바이든 승리접한 트럼프, “선거 끝나려면 멀었어

바이든 지지자들 넌 해고야트럼프 지지자들 언론 거짓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곳에 도착하고 약 한 시간 뒤 미 언론은 일제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이겼다고 보도했다. 스털링/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골프장에서 접했다.

트럼프 차량 행렬은 이날 오전 1039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 도착했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그로부터 약 30여분 뒤인 오전 1124<CNN>을 시작으로 미 언론은 일제히 바이든, 46대 미 대통령 당선소식을 타전했다. 라운딩 중에 속보를 접한 것이다.

트럼프는 일단 바이든 승리 보도에 대해 캠프를 통해 반박 성명을 냈다. 트럼프는 이 성명에서 이 선거는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게 단순한 팩트라며 오는 9일부터 개표에 문제를 제기하는 소송전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오후 230분 골프장을 출발해 백악관으로 향했다. 골프장 입구에는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자들이 모여있었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넌 해고야”, “네가 싼 x 싸들고 가라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풀기자단이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 중에는 “CNN은 짜증난다” “언론은 거짓말만 한다고 외치는 이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트럼프는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 조 바이든이 왜 서둘러 거짓으로 승자처럼 행세하는지, 그의 미디어 우군들이 왜 그토록 그를 열심히 돕는지 알고 있다그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월요일(9)부터 우리 캠프가 반드시 선거법이 완전히 지켜지고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사건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고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정직한 개표 결과를 가질 때까지 나는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변에서는 선거 결과를 승복하는 게 옳다는 의견도 있으나, 트럼프는 그럴 뜻이 없다고 미 언론은 전하고 있다.

트럼프 개인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는 바이든 승리 보도 직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표 과정에서 우편투표를 점검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진술할 50~60명의 참관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쪽의 불복 움직임에 대해 바이든의 선임고문인 사이먼 샌더스는 기자들에게 선거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다. 이 나라 유권자들은 매우 분명하게 선택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미 46대 대통령으로…삼수 끝 고지, 경합주 대역전 개표 5일만에 승리

트럼프 "바이든 거짓승자" 반발 소송전· 재검표로 당선확정까지 혼란 불가피

취임시 '트럼프 지우기' 예상미 주도권 회복·동맹중시, 한반도 정세 변화 예고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711·3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복 의사를 밝히며 반발해 당선인 확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의 피 말리는 박빙 승부 끝에 대선 개표 5일째인 이날에야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을 확보하며 어렵사리 승자 타이틀을 얻었다.

특히 승리의 쐐기를 박은 펜실베이니아(20)는 개표율 95%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월하는 막판 대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73명이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가 진행중인 조지아(16), 애리조나(11), 네다바(4)에서도 이기고 있다.

이곳을 모두 이기면 538명의 선거인단 중 최대 304명을 확보할 수 있다.

바이든 후보는 언론의 승리 확정 보도 직후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 영광"이라며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고 단합과 통합을 간절히 호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일부 경합주 재검표와 소송전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

2000년 대선 때 플로리다 재검표 논란의 경우 대선일부터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승복 선언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36일이 걸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한 소송전에 나설 경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선거가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게 단순한 팩트"라며 바이든 후보가 서둘러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며 불복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소송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바이든 후보가 이 관문을 통과하면 내년 120일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취임 시 만 78세인 그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를 부정하고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을 기치로 내걸어 미국 안팎에서 '트럼프 시대' 청산을 위한 대대적인 기조 전환이 예상된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톱다운'을 선호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무협상부터 단계를 밟아가는 상향식 방식을 취해 북미 관계와 비핵화 협상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 현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바이든 후보의 대권 도전은 1988, 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는 1972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내리 6선에 성공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8년 간 부통령을 지내는 등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에 앞서다가 대선 당일 무릎을 꿇은 역전패의 기억을 일단 지우게 됐다.

이번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경기침체, 인종차별 항의시위 등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의 연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 '법과 질서의 대통령' 이미지 구축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에서 진 것은 1992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8년 만이다. 1789년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231년간 백악관을 거친 대통령 45명 중 연임에 실패한 이는 지금까지 10명에 불과했다.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2016'워싱턴 오물을 청소하겠다'는 구호와 '아메리카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고 깜짝 승리했지만 좌충우돌식 행보와 분열적 언사로 각종 논란을 달고 살았다.

남은 절차는 다음 달 14일 선거인단 투표, 내년 16일 연방 의회의 선거인단 개표 결과 승인, 그리고 같은 달 20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 취임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불복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미국 사회는 새 대통령 확정과 취임 때까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바이든 "선택해줘 영광분노와 거친 수사 뒤로 하고 하나될 때"

미 언론 승자 예측 후 성명·트윗 통합 촉구이날 중 대국민연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7일 성명을 내고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를 보내며 통합을 촉구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낸 '바이든 당선인의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이 나와 해리스 당선인에게 보내준 신뢰가 영광스럽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전례없는 장애물들에 직면해 기록적 규모의 미국인이 투표했다""민주주의가 미국의 심장 깊은 곳에서 고동치고 있음이 다시 입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후보는 이어 "선거는 끝났고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미국이 단합하고 치유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같이 하면 못할 것이 없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후보는 승리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윗에서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 영광"이라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앞에 놓인 일들은 험난할 것이지만 이걸 약속하겠다. 나는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내게 준 믿음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선거 과정에서 한층 분열된 미국 사회의 통합을 위해 정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단합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며 불복 의지를 거듭 피력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포함해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8시 대국민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8일 오전 10시다.

 

미국 첫 여성부통령 해리스 ", 우리가 해냈어요"

 

대선 승리로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 후보는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해냈다"며 감격해했다.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후보는 이날 승리 확정 보도 후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든 후보와 통화하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공원에 있던 해리스 후보는 통화에서 "우리가 해냈다. , 우리가 해냈다"라고 거듭 말한 뒤 "당신이 이제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 우리가 해냈어요"바이든 후보와 통화하는 해리스 후보

이 휴대전화 영상은 해리스 후보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가 직접 촬영한 것이라고 한 보좌관이 CNN방송에 전했다.

이와 별도로 엠호프는 아내와 포옹하는 사진과 함께 "당신이 너무 자랑스럽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해리스 후보는 미 언론이 일제히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확정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대선은 바이든이나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에 대한 선거"라며 "미국의 정신과 이를 위해 싸우려는 우리의 의지에 관한 선거"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해리스 후보는 "우리 앞에는 할 일이 아주 많이 있다"면서 "시작해보자"라고 말했다.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 부통령으로도 역사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일등공신 오바마 "자랑스럽다역사적 승리

빌 클린턴 "민주주의가 이겼다"펠로시 "미국 위한 새로운 날의 새벽 밝았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7일 역사적 승리라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의 다음 대통령 조 바이든을 축하하는 데 있어 더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표가 개표되면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적·인종적 불평등, 민주주의의 위기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한 시기에 대통령에 필요한 자격을 갖춘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자신에게 표를 줬든 그렇지 않든 모든 미국인을 위해 진심으로 일할 것이라면서 "모든 미국인이 그에게 기회를 주고 지지를 보내주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면서 "우리의 다음 대통령과 부통령인 내 친구 바이든과 해리스를 축하한다"고 썼다.

2008년 오바마와 바이든(오른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에 일등공신이나 다름없다. 퇴임 이후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를 누비는 적극적인 유세로 바이든 후보를 지원했다.

그는 한때 바이든 후보의 대선 출마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기를 굳혀가자 지난 4월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을 했다.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민주주의가 이겼다"면서 "이제 우리는 우리 모두를 섬기고 우리를 하나로 모을 대통령·부통령 당선인이 있는 것"이라며 축하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오늘 미국을 위한 새로운 날의 새벽이 밝았다. 기록적인 7500만의 미국인이 바이든을 미국 대통령으로 뽑으려 표를 던졌다"면서 "민주당에 행동에 나설 권한을 주는 역사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차 경적 울리고 발코니 나와 박수미 곳곳서 '환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선 승리 소식에 미국인들이 곳곳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주말인 7일 오전 1130분께 CNNNBC 등 주요 방송사들이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을 일제히 보도한 직후 뉴욕과 워싱턴DC, 시카고,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는 운전자들이 너도나도 경적을 크게 울리며 환호했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도 휴대전화로 뉴스 속보를 접하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환호성을 지르거나 공중에 주먹을 휘두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집 안에 있던 뉴요커들이 발코니로 나와 함성을 지르고 손뼉을 치는 장면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지난 봄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발코니로 나와 프라이팬이나 냄비를 두드렸던 뉴욕 시민들이 오랜만에 프라이팬과 냄비를 다시 꺼내 들기도 했다.

백악관 앞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광장에 모여 바이든 승리에 환호하는 시민들

워싱턴DC에서는 백악관 인근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광장으로 수백명이 집결해 함성을 지르고 웃으며 기쁨을 나눴다.

AF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곳곳에서 시민들이 현관으로 나와 샴페인이나 데킬라 잔을 들고 건배를 하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바이든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자 오랜 지역구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도 흥분한 미국인들이 거리에서 함성을 지르고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윌밍턴의 강에서 카약을 타던 두 남성이 반대편으로 노를 젓던 한 커플을 향해 "조가 이겼다. 승리 확정 보도가 나왔다"라고 소리치자, 강변에 있던 시민들이 함성을 지르는 장면이 목격됐다.

최종 승부를 결정한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는 한 여성이 울면서 "너무 행복하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감격해하는 장면이 CNN방송에 포착됐다.

 

증조부 고향 아일랜드도, 특별한 미 동맹 영국도 축하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7일 승리하자 각별한 인연을 가진 아일랜드와 미국의 특별한 동맹 영국이 축하 소식을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아일랜드계 혈통으로, 자신의 뿌리에 대해 종종 언급해왔다.

증조부인 패트릭 블레윗은 아일랜드 북서부 메이요 주에서 1832년 태어나 1850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바이든 후보의 또 다른 증조부인 오언 피네건은 아일랜드 동북부 라우스 주 출신이다.

이날 바이든 후보의 승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트위터에서 "미국의 새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에게 축하를 건네고 싶다"면서 "그는 일생을 이 나라의 진정한 친구로 지내왔다. 앞으로 그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틴 총리는 "상황이 허락하면 그가 고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 역시 "재임하는 동안 그와 미국 국민에게 모든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역사적 성취를 이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에게도 축하를 건넨다"고 밝혔다.

히긴스 대통령은 "바이든, 해리스와 함께 아일랜드와 미국의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9월 영국이 북아일랜드 내전 종식을 가져온 벨파스트 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국내시장법안' 추진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시장법안'은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무력화할 수 있는 조항을 담아 영국 정치권 내부는 물론 EU 등의 반발을 불러왔다.

바이든 후보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북아일랜드에 평화를 가져온 벨파스트 평화협정이 브렉시트의 희생양이 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영국의 무역 합의는 (성금요일) 협정을 존중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를 막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특별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온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축하 대열에 합류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후보의 승리와 함께 첫 여성이자 흑인 부통령이 되는 해리스 상원의원의 역사적 성취를 함께 축하했다.

존슨 총리는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며 "기후변화에서 무역, 안보에 이르기까지 공유된 우선순위에 관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개표 기간 미국 대선에 관한 발언을 자제하며 신중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메르켈 총리 "협력 고대대서양 우정은 대체 불가"

마크롱 대통령  "도전 극복 위해 함께 할 일 많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에 축하를 보내면서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로이터,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그의 행운과 성공을 빈다"면서 이같이 밝히고 "만약 우리가 이 시기의 큰 도전들을 극복하기를 원한다면 우리 대서양 양안의 우정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도 축하를 보내면서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도 "우리는 차기 미국 행정부와 일하기를 고대한다"면서 "우리는 대서양 양안의 새 출발과 뉴딜을 위해 우리의 협력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향후 글로벌 이슈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 의사를 나타냈다.

dpa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국은 그들의 새 대통령을 선택했다. 조 바이든과 (부통령 승자인) 카멀라 해리스에게 축하를 건넨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날의 도전 과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함께 노력해보자"고 당부했다.

 

EU 기구 수장들 "대서양 협력관계 강화 준비됐다"

 

유럽연합(EU) 주요 기구 수장들은 7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고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EU 집행위는 우리가 직면한 긴급한 도전들을 해결하기 위해 새 행정부, 의회와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그에 따른 경제, 사회적 영향과 싸우고 기후변화에 함께 대처하고,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공동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EU와 미국은 친구이자 동맹이며 우리의 시민들은 가장 깊은 유대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양측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토대로 유례없는 대서양 협력 관계를 함께 구축해왔다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축하를 보내면서 "EU는 강력한 대서양 협력관계를 위해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 "코로나19, 다자주의, 기후변화, 국제 무역은 유럽이 함께 해결하기를 바라는 도전 중 일부"라고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미국과 유럽을 위해 좋은 날"이라면서 "우리는 우리의 협력관계를 재건하기 위해 새로운 행정부와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도 트위터에 "세계는 유럽과 미국 사이에 강력한 관계를 필요로 한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 기후변화와 싸우고 커지는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썼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바이든 후보가 "나토와 대서양 관계의 강력한 지지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북미와 유럽 간 유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매우 긴밀히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더욱 공세적인 러시아와 국제 테러리즘, 사이버, 미사일 위협,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제적 힘의 균형의 변화를 포함해 우리가 직면한 많은 도전을 다루기 위해서 우리는 이 집단적인 힘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이 도전을 함께 마주할 때만 안전하고 성공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외신들 "트럼프 정부의 혼란상에 대한 심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언론들은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신속하게 보도했다.

다만 일부 매체는 아직 개표가 최종적으로 마감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시인하지 않은 상황 등을 감안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P통신은 이날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된다"면서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호칭하며 당선을 기정사실로 했다.

뉴욕타임스(NYT)"트럼프 치하 격동의 4년을 끝내며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차지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이 이날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유권자들이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히는 대통령을 거부하면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겼다"란 제목으로 선거 결과를 전했다.

CNN 방송은 "바이든이 자신이 태어난 주에서 승리해 270표 이상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함에 따라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조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차지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BBC는 바이든이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며 백악관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 득표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승리 예상이, 개표를 이미 마감한 주()들의 비공식적 결과와 위스콘신 등 여전히 개표가 진행 중인 주들에서 예측되는 결과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르몽드는 "조 바이든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4일간의 견딜 수 없는 긴장 끝에 이 민주당원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공식적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부실한 대처와 분열을 조장하는 그의 언행, 정부의 혼란상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라고 풀이했다.

또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첫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될 것이란 점을 들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NYT"정치적인 정상 상태, 혹독한 보건·경제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적 통합의 정신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하며 바이든이 당선됐다""바이든의 승리는 분열적인 행동과 혼란스러운 행정부에 지친 수백만 유권자들의 트럼프에 대한 거부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승리가 "여성과 유색인종, 노인과 젊은 유권자, 불만을 품은 한 줌의 공화당 지지자의 예상 밖의 동맹에 의해 달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후보가 첫 여성 부통령이 되면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WP"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부로 바이든이 이 나라의 4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트럼프의 코로나19 대처와 대통령으로서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힌 그의 행동을 거부한 여성과 소수자 유권자들 군단이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 탄생을 앞둔데 대해서는 자메이카와 인도 이민자의 딸로서 이 나라의 첫 번째 여성, 첫 번째 흑인, 첫 번째 아시아계 부통령이 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선거 결과로 트럼프는 1990년대 이후 첫 단임 대통령이 됐다""이번 선거는 1900년 이후 투표자 수가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바이든은 지금까지 미국 대선 후보로는 역대 가장 많은 7300만여표를, 트럼프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7천만표에 가까운 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르몽드는 '조 바이든, 생존자의 승리'란 제목 아래 "그는 물러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고함을 질러댔던 모든 것을 상징하며, 그의 나라를 자신과 화해시켜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싸움 절대 포기 안해"트럼프 회견중 생중계 끊기는 굴욕

바이든 캠프, 트럼프 겨냥 '백악관서 끌어낸다' 언론도 트럼프 비판

 

미국의 11·3 대선 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 싸움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의 무게추가 바이든 후보 쪽으로 기울며 패색이 짙어지자 재차 부정선거 주장을 제기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불복의 길로 향하는 형국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예고하는 등 사실상 당선인 모드로 전환하며 승리 쐐기 박기와 기선 제압을 위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 국민이 모든 투표 집계와 선거 인증에 완전한 투명성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미국 국민이 우리 정부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법의 모든 측면을 통해 이 과정을 추구할 것"이라며 "나는 당신과 우리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이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조지아, 네바다에서 선거 부정행위와 유권자 사기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고 추가 소송도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바이든 후보는 이날 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황금시간대에 대국민 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CNN방송은 참모들은 승리 연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개표 상황에 달린 상태라고 전했다.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도 바이든 후보에 앞서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패배자" 구호 달고 백악관 근처를 지나는 트럭

대선 캠프 간 신경전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성명을 내고 "미국 국민이 대선을 결정한다"면서 "미국 정부는 백악관에서 무단침입자를 데리고 나올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한 것은 아니지만 임기가 종료되면 '백악관 무단침입자'로 간주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끌어낼 수 있다고 조롱성 경고를 날린 것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아예 '바이든 당선인'이라고 부르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을 승자로 잘못 예측한 것은 최종 결과와는 거리가 먼 4(경합)주에서 나온 결과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불복' 의사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 캠프의 총괄 변호사 맷 모건은 성명에서 "바이든은 백악관에 대한 거짓 주장을 위해 이들 주에 의존하고 있지만, 일단 선거가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에 대해 대부분 언론은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AP통신은 "불법적으로 투표한 표가 개표되거나 그 과정이 불공정하고 부패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주요 방송사들이 중간에 생중계를 끊어버리는 굴욕까지 당했다.

3대 방송사인 ABC, CBS,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의 진실성에 대한 거짓 주장을 쏟아내자 중계를 끊고 앵커들이 끼어들어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MSNBC는 가장 빠른 35초만에 생중계를 끊었고, CNN은 중계를 이어가면서도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증거도 없이 부정이 있었다고 말한다'는 자막을 달았다.

지난 3일 대선일부터 나흘째 진행 중인 개표 작업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바이든 후보는 막판 맹렬한 추격세를 보이며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잇따라 역전하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그는 조지아에서는 개표율 99% 상황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개표율 95%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린 뒤 표차를 늘려가며 점점 승기를 굳히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 두 곳에서 이기면 536명의 선거인단 중 승리에 필요한 과반인 270명을 넉넉히 넘긴다. 펜실베이니아 한 곳만 이겨도 승자로 결정된다.

CNN"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 270명 확보가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불복공세 차단' 공화 우군 잡기 "매코널과 곧 대화"

대선 합법성 확보 행보"매코널, 바이든 내각 인준에 핵심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결과의 합법성을 높이기 위해 그 키를 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인사의 '협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6일 보도했다.

CNN은 이날 바이든 후보 측 관계자를 인용, "바이든 후보는 대선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대응이 결론 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 없다"면서 바로 당선인 체제로 이행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러한 기류를 전했다.

바이든 캠프의 정권 인수팀은 수개월 전부터 당선됐을 때를 물밑에서 준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의 합법성에 문제를 실제로 제기하자 더욱 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바이든 후보의 참모진은 이번 대선 결과의 합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면에서 공화당의 지원을 견인하는 작업에 공격적으로 임해왔으며, 불복 입장을 거듭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밤 기자회견을 보고 공화당 및 공직생활에서 알고 지낸 오랜 우군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구상에 본격 착수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후보의 가장 중요한 대화 상대 중 하나는 공화당의 상원 사령탑인 매코널 원내대표라고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의 한 참모는 아직 바이든 후보와 매코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도 바이든 후보가 6일 늦게나 아니면 조만간 매코널 원내대표와 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CNN고 전했다.

미 상원 공화당 매코넬 의원.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을 차지할 경우 매코널 원내대표는 바이든이 구성할 새 내각을 인준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할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CNN은 해설했다.

현재 상원의원 선거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4848의 동률을 기록한 가운데 개표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남은 4석의 향배에 따라 다수당이 결정될 예정이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측근은 CNN"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둘러싼 상황이 민감하긴 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바이든 후보와 전화할 것이고 그렇게 하길 바랄 것이다"라고 말했다.

둘은 당은 다르지만, 상원의원 시절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다.

이런 적극적인 정권 인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맞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 세력 뿐 아니라 공화당원까지 바이든 후보가 합법적인 당선자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이 방송은 해석했다.

CNN은 또한 바이든 후보가 6일 밤 대국민 연설을 할 델라웨어의 자택에 불꽃놀이 시설이 갖춰졌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 연설에서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20년전 재검표 사태 부시 변호인 "트럼프 승소 가능성 없다"

선거법 전문가들  '일부 승소하더라도 승부 뒤집긴 어렵다'

 

패색이 짙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더기 소송전에 착수해 과연 대선 승부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측이 소송에서 이길 것 같지도 않고, 설령 승소하더라도 선거 결과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의 선거법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번 상황과 가장 유사한 지난 2000년 대선 플로리다주 재검표 사태 때 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 캠프의 소송을 이끌었던 변호인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당시 부시 후보의 수석변호인이었던 배리 리처드 변호사는 6CNBC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 소송전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소송들은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네바다, 조지아 등 근소하게 뒤진 경합주들을 대상으로 개표 중단 혹은 재검표를 요구하는 각종 소송을 제기했다.

네바다 소송의 경우 이미 사망했거나 실제로 다른 주에 거주하는 수천명의 우편투표가 불법 개표됐다는 주장을 담았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 측이 승소 기대를 할 수 있는 사건은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에 관한 소송 정도라고 전문가들이 꼽았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113일 선거일로부터 사흘 안에 도착하는 우편투표의 개표를 허용했으나, 연방대법원에서 이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펜실베이니아의 승자가 바뀐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대선일 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세기도 전에 이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근소한 차로 역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뉴욕대 법대 새뮤얼 이사샤로프 교수는 CNBC에 지금까지 트럼프 캠프로부터 어떠한 법적 전략도 볼 수 없었다""그들이 내놓는 유일하게 일관된 법적 이슈는 선거일 이후 도착한 펜실베이니아주 부재자 투표 문제인데, 이들의 표는 아직 세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사샤로프 교수는 "(트럼프 캠프의) 소송은 '선거가 사기'라는 수사적인 입장을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뉴욕대 교수인 릭 필데스는 "대부분의 소송은 무효표가 아니라 개표 과정의 투명성을 더욱 요구하는 내용"이라면서 "일부 승소하더라도 합법적인 개표 감시인이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지지층서 퍼지는 가짜뉴스폭스뉴스마저 외면

 

미 대선 승자를 결정짓지 못하는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혼란을 부르는 가짜뉴스가 여럿 보도되고 있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미시간주에서는 개표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표가 13만표 늘어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표는 한 표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을 정리한 그래픽이 트위터 등에 퍼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리트위트했다.

이 현상은 기술적 이유 때문으로 드러났다. 개표수를 집계하는 주당국이 오류가 난 파일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데, 묘하게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해당 선거 모니터링 누리집 관계자는 데이터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 정정한 것뿐이라며 이런 일은 선거 날 밤에 일어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정정된다<비비시>(BBC)에 말했다. 결국 논란을 제기했던 트위터 이용자는 해당 글을 삭제했으나, 일부 트럼프 지지자 등은 이 글을 아직도 공유하고 있다.

선거인단 10명이 걸린 위스콘신주에서는 투표수가 등록 유권자 수보다 많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스콘신주의 등록 유권자 수가 3129천명인데, 최종 투표수는 3239920명으로 10만명 이상 많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이런 주장을 리트위트하기도 했다.

이 역시 단순 실수였다. 위스콘신주의 지난 1일 기준 등록 유권자 수는 368만여명인데, 누군가 등록 유권자 수를 잘못 적은 것이다. 게다가 위스콘신주는 선거 당일 유권자 등록을 허용하고 있어, 실제 등록 유권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샤피펜으로 투표를 하면 기계가 인식하지 못해 무효 처리된다는 소식도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애리조나 주민들이 선거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샤피게이트’(#SharpieGate)라는 해시태그도 확산됐다. 애리조나주와 미시간주 당국은 샤피펜 등 어떤 종류의 펜을 사용해도 투표 용지는 처리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쪽은 부정투표 의혹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지만, 제대로 근거를 대지 못하면서 우군이었던 매체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이날 <폭스 뉴스> 아침 쇼 폭스와 친구들에 출연해 늦게 도착한 우편투표를 부정투표라고 말했다가 진행자에게 실제 사례가 있으면 말해달라는 질책성 질문을 받았다. 본디 전 장관은 구체적으로 답하지 못한 채 얼버무렸다. 이 방송은 전날 트럼프 쪽 변호인 로버트 줄리아니가 개표중단 소송을 낸 것을 중계방송한 뒤 그 불법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언론은 더 냉정하다. <에이비시>(ABC)<시비에스>(CBS), <엔비시>(NBC) 방송은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합법적인 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며 거짓 주장을 이어가자 아예 생중계를 중단했다. 최현준 이정애 기자

         


미 대선 개표 3일째 지연 펜실베이니아 최종집계 "5일 밤"

조지아·네바다 등 '회색 지대'최장 12일까지 우편투표 인정

 

미국 대선 결과가 사흘째인 5일 밤까지도 드러나지 않으면서 누가 됐든 승부가 언제 결판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CNN 방송은 이날 현재 판세가 결정되지 않은 주로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알래스카 등 6곳을 꼽았다.

나머지 주에서는 개표가 끝나 승리가 확정됐거나, 득표율 격차가 커서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없는 곳이다.

이들 6곳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색 또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칠하지 않고 여전히 회색으로 남아있다.

회색 지대 중에서 가장 먼저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주는 6대 경합주 중 하나로 꼽혀온 펜실베이니아다.

캐시 부크바 펜실베이니아 국무장관은 이르면 '5일 밤' 최종 집계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정도가 된다.

펜실베이니아에는 선거인단 20명이 걸려있는데, 여기서 만약 현재 추세를 유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다면 전국 개표 레이스는 더 연장된다.

반대로 만약 바이든 후보가 추세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한다면 이전까지 확보한 선거인단 253명에 20명을 추가하게 되는 것이어서 매직넘버 '270'을 넘어서며 곧바로 승리로 직행한다.

현재 펜실베이니아 득표율 격차는 0.9%포인트로 근소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다.

다만 우편투표 도착 지연 등으로 아직 개표되지 않은 표가 수십만장 남아있으며, 개표가 진행될수록 표 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결론이 안 난다면 다음 결승선은 조지아로 옮겨간다.

여기에는 선거인단 16명이 걸려있어 조지아의 색깔이 결정되는 데 따라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길 수 있다.

WP 집계로는 이날 현재 42천장이 미개표로 남아 있으며, 마감 시한인 7일까지 군부대 및 해외 부재자 표 8900장이 도착할 가능성도 살아 있다.

개표율로 보면 조지아가 99%, 펜실베이니아가 98%를 보이고 있어 이날 두 곳 중 한 곳에서 매직넘버가 나올 수 있다.

네바다(선거인단 6)에서는 아직 19만장을 더 개표해야 하며, 유효표 마감 시한은 오는 10일이다.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는 미도착 부재자 투표가 11만장에 달하며, 마감 시한은 오는 12일이다.

 

조지아주 0.1%P 차이바이든 맹위 속 4개주 '초접전'

 

주요 관심을 끄는 지역은 6개 경합주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해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네바다주 등이다.

현재 판세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나머지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동부시간으로 5일 오후 730분 현재(한국시간 6일 오전 930) 94%의 개표가 진행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49.8%로 바이든 후보(48.9%)0.9%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우편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두 후보 간 격차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앞서 76% 개표 상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54.8%를 얻어 43.9%의 바이든 후보를 10.9%포인트 이기고 있었다.

조지아주에서는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98%의 개표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9.4%, 바이든 후보는 49.3%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0.1%포인트에 불과하다.

조지아주 역시 개표 중반 상황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0%포인트 안팎의 우위를 유지했었다. 개표 94% 상황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2%포인트 차이로 앞섰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개표가 95%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 후보가 50.0%48.6%를 기록 중인 바이든 후보를 1.4%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개표가 89% 진행된 네바다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9.4%, 트럼프 대통령이 48.5%0.9%포인트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애리조나주의 경우 AP통신과 폭스뉴스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 지역으로 예측했다. 애리조나주는 86%의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50.4%로 트럼프 대통령(48.3%)2.1%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을 기준으로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네바다주 가운데 한 곳만 이겨도 매직넘버(선거인단 270)를 채워 승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4곳을 모두 이겨야 매직넘버를 넘길 수 있다.

AFP통신은 전날 바이든 후보가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매직넘버까지 6명이 남았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6명이 걸린 네바다주에서만 이기면 매직넘버를 채워 승리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봤다.

 

선거 불복도 거래의 기술트럼프의 계산된 소송 전략

지지층 결속·퇴임 후 보장 노려각종 혐의 거래용해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출마 때부터 패배에 승복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이 패배할 경우는 불법이나 조작된 선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패배 승복 자체를 거론하지 않아왔다. 트럼프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에다 지지층을 결속해 격동시키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트럼프는 2020 대선을 앞둔 지난 7월부터 다시 선거 결과 승복을 거부해왔다.

그는 당시 <폭스 뉴스> 회견에서 선거에서 패배하면 평화적 정권 이양에 협조할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결과를 봐야 한다고 대답을 회피하며 선거 불복을 시사했다. 그 이후 줄곧 우편투표 등을 문제삼아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심지어 선거일 연기 주장까지 내밀기도 했다.

923일 기자회견에서도 우편투표가 사기라고 거듭 주장하며, “솔직히 이양은 없을 것이다.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망한 루스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을 즉각 임명하는 이유로 대선 결과 분쟁을 들며,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법정 다툼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대선은 경합주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고 표차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아래 민주당에 유리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 결과에 불복하기 위해 미리 고리를 걸어둔 것이다.

트럼프의 선거 조작주장은 퇴임 뒤를 대비한 거래용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대통령 취임 전후에 저지르거나 드러난 각종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 혐의는 영장이 발부됐으나,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집행되지 않은 채 계류 중이다. 뉴욕주 등 주검찰과 연방검찰은 트럼프 및 트럼프재단과 관련된 세금 탈루 등 각종 불법 재무처리,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등을 수사하고 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면 당장 기소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로서는 지지층과 함께 이번 개표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퇴임 이후 발언권과 방어력을 동시에 높이는 방법이다. 개표 분쟁을 놓고 타협하고 나중에 통 크게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면, 분규를 잠재우고 분열을 봉합하려는 바이든 쪽도 트럼프의 타협과 양보를 조건으로 그의 퇴임 이후를 고려해주지 않을 수 없다. 상대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압박을 하다가 막판에 타협하는 모습은 트럼프가 자신의 거래 기술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정의길 기자

 

트럼프, 근거없이 또 이번 선거는 조작됐다합법 표 계산 내가 이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한번 이번 선거는 조작됐다면서 합법적인 표를 집계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선거를 관리하는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디트로이트 등에서 억압적인 선거 부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법적인 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648분께 웨스트윙 회견장에서 우리는 역사적인 수치로 이겼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호도했다. 블루 웨이브(민주당 지 물결)는 없었다. 그것은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레드 웨이브(공화당 지지 물결)가 있었다고 했다. 또 월스트리트의 막대한 자금과 거대 미디어, 테크 기업들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겼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미국 언론과 여론기관들이 바이든이 선전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 위해 허위 여론조사”, “가짜 여론조사를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플로리다뿐 아니라 오하이오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크게 이기고 있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자신이 크게 이겼다고 했다.

우편투표 개표가 이어지며 판세가 역전된 위스콘신은 선거 억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표들이 마법처럼 사라졌다며 민주당 쪽이 얼마나 많은 표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그 표들을 뒤늦게 우편투표로 만들어내 선거를 뒤집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편투표가 우리의 시스템을 파괴부패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가 막판에 무서운 추격세로 따라잡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바이든 표가) 자꾸만 들어오고 있다우리의 참관자(의 입회)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지아에서 선거 당일 4시간 동안 개표가 중단되는 등 곳곳에서 개표가 중단되고 그 뒤 갑자기 민주당 표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 등의 개표 현장에 공화당 참관인들의 입회가 거부당했다고도 강조했다. 조지아에서는 선거 당일인 3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만 유효한데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투표자의 신원 확인 절차도 없이 투표가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와 디트로이트에 대해 부패한 민주당 기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에서 모든 표의 집계를 원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그들이 합법적인 표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의 집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투명성을 원하고 은밀한 투표용지나 선거 이후 행사된 불법적인 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합법적인 투표는 선거 당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직한 선거와 정직한 개표, 개표를 담당하는 정직한 사람들을 원한다면서 선거 전반이 부패와 부정으로 얼룩졌다는 주장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위해 법적인 절차를 지켜 이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언급해 4일 회견 때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는 완전한 거짓이라며 단순히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행이라고 비난했다. 김지은 기자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소송의 핵트럼프 무더기 소송어떻게 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우편투표 소송 계획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기자회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왼쪽) 부부도 참석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은 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등 주요 격전지의 우편투표 부정 의혹을 내세우며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공언한 지 반나절 만에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법정 참관인을 허용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각각에서 (공화당이) 크게 우세하다. 선거인단의 투표를 요구한다고 썼다. 이들 주에서 자신이 승리했고 우편투표는 신뢰할 수 없으니, 선거인단이 자신에게 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펜실베이니아(20), 조지아(16), 노스캐롤라이나(15)는 열세에 놓인 트럼프가 승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곳들이다. 트럼프는 널리 보도됐듯 (미시간주에서는) 비밀리에 버려진 표가 대량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트위터는 이 트위트가 논란과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가림 처리했다.

트럼프 캠프는 실제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공화당 참관인들이 개표에 의미있는 참여를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위스콘신에서는 재검표를 요청했다. 위스콘신주 선거규정에 따르면 두 후보의 표차가 1%포인트 이내일 경우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는데, 5일 새벽 개표가 99%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표차가 2만여표(0.6%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트럼프 쪽은 조지아주 채텀 카운티에서도 소송을 낸 상태다. 우편투표 접수 기한인 3일 오후 7시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가 유효한 우편투표와 섞였다면서 분리해달라는 요구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 소송이 불과 투표용지 53개에 영향을 미치며, 펜실베이니아에서 문제로 삼은 투표용지도 100개 미만이라고 전했다. 위스콘신에서는 주 선거규정에 따라 재검표가 이뤄질 수 있으나, 미시간은 사실상 개표가 끝난 상황이다.

실제로 트럼프 캠프가 화력을 집중한 곳은 펜실베이니아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이기도 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주지사는 이날 오후 트럼프의 둘째 아들인 에릭 트럼프 등과 함께 필라델피아에서 죽은 사람도 투표를 했다거나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한테서 펜실베이지나 선거(승리)를 훔쳐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개표 중단 소송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화당 쪽은 앞서 펜실베이니아에서 주 대법원이 우편투표 마감시한을 연장한 결정과 관련해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113일 이전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6일까지 접수하도록 판결했는데, 연방대법원에 올라간 이 사건은 4 4로 기각됐다. 트럼프 쪽은 펜실베이니아 대법원 결정의 위법성 여부를 조속히 검토해달라며 연방대법원에 다시 소를 제기했고, 연방대법원은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판단을 보류하면서, 선거 뒤 사건을 검토할 의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펜실베이니아) 주 대법원의 결정이 연방 헌법을 위배했을 개연성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쪽은 4일 이 사건의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연방대법원에 신청서를 냈다. 대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트럼프 쪽은 “(판단의) 시간이 왔다. 어젯밤 결과를 보면, 펜실베이니아의 표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요청했다.

조슈아 더글러스 켄터키대학 로젠버그법대 교수는 주 우편투표 기한을 연장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확실히 살아있는 법적 이슈라면서도, 두 후보의 표차가 미미할 경우가 아니고는 대법원이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유권자들이 합법적이라고 굳게 믿고 행사한 투표를 무효화하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대법관들이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지즈 허크 시카고대 헌법학 교수도 투표 계산과 관련한 분쟁이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이밖에도 3(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카운티와 벅스카운티 선거 당, 캐시 부크바르(민주당)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 등을 상대로 선거 전에 무효표를 수정할 기회를 줬다는 등 이유로 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공화장 쪽은 같은 날 네바다주에서도 클라크카운티의 개표 중단을 요구했으나 패소했다. 주대법원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을 해 클라크카운티는 10일까지 3일 이전 우편 소인이 찍인 투표 용지를 포함해 16일까지 개표를 마무리하게 됐다. 네바다에서는 5(현지시각)까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8000표 앞서고 있다. 김지은 기자

         

 바이든 선거인단 270명 확보 충분 개표 끝나면 승자될 것

모든 투표 집계돼야” “미국 대통령으로 통치통합 메시지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4일 당선을 위한 선거인단 확보에 충분할 만큼 여러 주에서 이기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연설을 통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에 도달하기에 충분한 주들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개표가 끝나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것은 "민주주의와 미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가 이겼다고 선언하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라 개표가 끝나면 우리가 승자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고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여러 지역에서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백악관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모든 투표를 중단하기를 원한다"며 소송방침도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핵심 경합주에서 재검표 요구와 개표 중단 소송을 냈다. 바이든 후보는 이를 겨냥, "모든 투표는 반드시 집계돼야 한다""우리 국민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은 국민에게 치유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모든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원으로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직 자체는 당파적 기관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유일한 직책이며 모든 미국인을 돌볼 의무가 요구된다""그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분열의 리더십'으로 지적받아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대선 승기를 굳혀가는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적이 아니다""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우리를 갈라놓는 그 어떤 것보다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항상 해왔던 일을 해야 할 때"라며 "이제 선거운동의 거친 언사를 뒤로 하고, 서로 존중하고 돌봐야 한다"면서 단합하고 하나의 국가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미시간 역전 270명 확보 가능성 높혀 승기

애리조나 이기고 위스콘신 역전하며 승리 발판 마련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일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윌밍턴/ AP 연합뉴스

             

미시간이 뒤집혔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4일 오전 미국 대선 개표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바이든 후보가 주요 경합지인 미시간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역전했다. 미시간에서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디트로이트 대도시 지역의 개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대도시 지역의 개표가 진행될수록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바이든이 미시간에서 승리를 굳히면, 선거인단 과반인 270표에 바짝 다가서며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바이든은 미시간에서 줄곧 뒤지다가 4일 새벽부터 추격을 시작해, 역전했다. 4일 동부 표준시 오전 9시 기준으로 93% 개표 상황에서 49.3%를 득표해, 49.2%의 트럼프에게 역전했다고 <폭스 뉴스> 등이 전했다. 이 방송은 미시간에서 바이든의 승리 확률은 95%로 내다봤다.

바이든은 위스콘신에서도 역전해, 동부 표준시 기준으로 4일 오전 9시 현재 두 후보의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주들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7개다. 이들 주를 제외한 두 후보의 선거인단 확보 수는 바이든은 224, 트럼프는 213명이다.

이들 7개 주 중 네바다와 애리조나에서는 바이든이 앞서고 있고, <폭스 뉴스> <에이피>(AP) 통신 등 몇몇 언론들은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했다. 95%의 개표가 진행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가 50.1%로 앞서,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의 1.1%포인트 승리를 일찌감치 예측했다.

바이든은 위스콘신에서 뒤지다가 대도시인 밀워키 지역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위스콘신에서는 97%가 개표된 상황에서 바이든이 49.5%, 트럼프가 48.8%를 얻으며 승리를 굳히고 있다. <폭스 뉴스> 등은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했다.

조지아에서도 바이든은 맹추격하며 역전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94% 개표된 상황에서 트럼프가 50.5%, 바이든이 48.3%이다. 조지아의 대도시 지역으로 민주당 성향이 압도적인 애틀랜타 등 대도시 지역의 개표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뉴욕 타임스>는 조지아에서 바이든이 0.4%포인트의 신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시간에서는 바이든이 5%포인트 이상 차로 뒤지다가 대도시인 디트로이트와 그 주변 지역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트럼프에 역전했다. 바이든에게 유리한 대도시 지역의 개표율이 상대적을 낮아서 바이든의 역전승을 굳힐 여지가 크다.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7개 주에서 바이든이 애리조나·네바다·위스콘신·미시간·조지아를 가져오면, 선거인단 286명으로 승리가 확정된다. 바이든은 조지아를 잃는다 해도 선거인단 270명으로 승리할 수 있다.

개표 중반을 넘으면서 승부를 가를 최대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를 잃는다 해도 미시간에서 승리하면 당선을 확정지을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민주당 성향이 압도적인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지역의 개표율이 낮아서, 아직 승패를 확정짓기엔 이르다. 이에 더해, 140만표의 부재자 투표가 아직 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펜실베이니아의 부재자 투표의 개표에서는 바이든이 압도적 표차로 이기고 있어, 이런 차이로 진행되면 바이든이 승리할 수도 있다고 <뉴욕 타임스>의 선거분석 전문가 네이트 콘은 분석했다. 네이트 콘은 지금까지의 개표 패턴이 진행되면, 바이든이 50.3%의 득표율로 이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의길 기자

 

바이든 경합주 위스콘신 미시간 역전..피말리는 러스트벨트 승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도 승패확정 안돼

     남은 경합주 승부서 판가름.. 선거인단 269명 동률 가능성도

 

미국의 11·3 대선 개표가 피말리는 승부로 진행되고 있다.

개표율이 올라갈수록 일부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 우열이 뒤바뀌는 박빙 싸움이 진행되면서 승패 예측이 힘든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북부 3개 경합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싸움이 가장 치열하다. 이들 3개 주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우위를 보였지만 바이든 후보가 맹추격전을 벌이거나 추월을 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시간은 90% 개표 기준으로 바이든 후보가 49.3%의 득표율을 얻어 49.1%의 트럼프 대통령을 불과 0.2%포인트 앞서고 있다.

위스콘신 역시 97% 개표 현재 바이든 후보가 49.5%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앞질렀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로 이기는 곳들이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는 76% 개표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54.8%를 얻어 43.9%의 바이든 후보를 10.9%포인트 이기고 있다.

러스트벨트의 경우 바이든 후보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은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바이든의 맹추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아직 승패의 최종 확정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경합 지역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득표전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네바다와 애리조나는 바이든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득표를 올리고 있다.

지금 득표 상황 그대로 개표가 마무리된다면 538명의 선거인단 중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각각 269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동률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부 “WTO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감안해 결정”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추대될 듯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도전을 최종적으로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차기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유 본부장과 경쟁을 벌였던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가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은 5일 “차기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하고 이를 세계무역기구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지난해 차기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1, 2차 회원국 협의(라운드)를 거쳐 최종후보 2명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28일 발표된 세계무역기구 회원국 선호도 결과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밀렸다. 이때 세계무역기구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으나,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하면서 차기 사무총장 선출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세계무역기구 내 모든 의사결정은 모든 회원국의 의결을 모으는 것(컨센서스)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특정 후보의 선출에 반대하는 회원국이 없어야 사무총장 임명이 가능하다.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 후보 사퇴를 공식화하면서, 차기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가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유 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 도출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세계 무역기구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책임있는 통상강국으로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나갈 것”이라며 ”특히 세계무역기구 개혁, 디지털경제, 기후변화 등을 포함한 전지구적인 이슈의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석재 기자

 

미국 정부 "유명희 사의 존중"…나이지리아 WTO 총장후보 지지

 USTR "개척자 유명희 강력한 선거운동 축하"…합의 추대 길 터

"고도의 자질 지닌 여성들 마지막까지 경쟁했다는 점 중요" 평가

 

미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5일 성명을 통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후보직 사퇴 결정을 주목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USTR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서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효율적인 리더십으로 광범위하게 존경을 받고 다양한 회원국이 있는 대형 조직(세계은행)을 운영한 경험도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직속 기관인 USTR은 아쉽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유 본부장에게도 격려의 말을 건넸다.

USTR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강력한 선거운동을 펼친 데 대해 유 본부장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유 본부장은 한국의 첫 여성 통상교섭 본부장이자 WTO 총장 선출 절차에서 가장 멀리 진출한 한국 후보로서 개척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WTO에서 컨센서스(의견일치) 결정을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사무총장직 경쟁에서 후보직을 포기한 유 본부장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USTR은 이번 WTO 사무총장 경선에서 고도로 자질이 있는 두 여성 후보가 마지막 라운드까지 진출했다는 점, 여성 후보가 처음으로 막판까지 남았다는 점을 부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유 본부장은 WTO의 컨센서스 형성을 촉진해 공백 기간을 줄이겠다며 전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WTO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작년 하반기 세 차례의 회원국 협의를 진행했다.

후보에 대한 회원국들의 최종 선호도에서 유 본부장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뒤졌다.

WTO는 이에 따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행정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하면서 선출과정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지역·연고주의’ 투표 높은 벽…유명희, WTO 총장 도전 ‘분루’

한국, 세번째 도전 실패.. 회원국 ‘지역·연고’ 투표행태 벽 못넘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외무장관이 지난 7월 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할 당시의 모습.

 

유명희(53)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한 건, 지난 가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나이지리아) 후보에게 최종 선호도 조사에서 큰 표 차이로 밀리면서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유 후보가 양자간의 최종 결정전에서 끝내 고배를 마시고만 요인 중 하나로 164개 WTO 회원국 사이에 횡행한 ‘지역주의·연고주의’ 투표 행태가 꼽힌다. 상대 후보가 세계은행(WB)에서 25년간 근무하며 부총재를 지낼 정도로 국제 사회에서 워낙 막강한 ‘정치적 헤비급’ 인물이긴했으나, 유 본부장도 현직 통상장관으로서의 통상 전문성과 ‘K-방역’ 위상을 필두로 팽팽한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 사무총장 선출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총장 선출권력’을 행사한 유럽연합(EU·27개국)에게 우리가 “추잡한 지역그룹 힘겨루기 싸움을 하지 말자”고 집중 설득했음에도 이 ‘대륙·지역주의 투표’ 벽을 결국 넘지 못하고 끝내 분루를 삼켜야 했다. 특히 지역주의 투표 경향 속에서도 ‘아시아 국가’ 중국·일본이 선거 시작 때부터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물론 ‘유명희 반대 행동’ 움직임까지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세번째 WTO 총장 도전도 아쉽게 실패

지난 6월8일(입후보자 등록 시작)부터 시작된 세계무역기구(WTO·스위스 제네바)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우리나라는 WTO 사무총장에 이번까지 세번 도전했다. 1994년 김철수 상공부 장관이 출마해 최종 선출에는 실패했지만 대신에 사무차장을 맡았고, 2012년에는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해 제2차 라운드까지 진출했으나 최종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쉽게도 이번 도전에서도 실패하고 말았다.

9월18일, 유 본부장이 입후보자 총 8명 중에 5명에 안에 들어 2차 라운드에 진출했을 때는 그닥 놀라운 소식은 아니었다. 5명에는 무난히 포함될 것으로 이미 관측된 터였다. 하지만 10월8일, 최종 후보 2명으로 압축된 3차 라운드에 진출하면서부터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야말로 기적같은 역전승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와 흥분이 일었다. 유 본부장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를 누른다면 지난 50여년간 무역·통상으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가 일대 쾌거를 성취하게 된다는 설렘과 긴장감이 정부 안팎에 자못 퍼져 나갔다.

청와대·정부는 일찌감치 유명희 총장 선출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팀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를 가동하고 동원 가능한 모든 기회와 자원을 백방으로 투입해가며 협업·지원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그리고 박병석 국회의장까지 전방위로 나서 전세계 각국 외교·통상 각료들에게 유 본부장에 대한 최종 지지·설득을 요청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사실상 총지휘하면서 숨가쁜 ‘정상 외교’를 펼쳤다. 선거 일정이 종료(10월27일)되기 직전에 1주일 동안 인도·덴마크·룩셈부르크·이탈리아·이집트·호주·브라질·말레이시아 등 10여개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갖고 ‘유명희 지원’ 총력전을 폈다. 중국·일본·아프리카 쪽은 나이지리아 지지를 이미 표명한터라 우리에게 우호적인 남미·유럽·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설득·교섭했다.

앞서 지난 2차 라운드 때에도 문 대통령은 35개국에 유 본부장 지지를 당부하는 친서를 보내고, 독일·러시아 등 5개국 정상과 전화 통화를 했다. 애초엔 유 본부장이 막판 최종 결선에 오르면 문 대통령이 나설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종 2명으로 압축되는 제2차 라운드부터 적극 나선 셈이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이번 사무총장 선거에서 우리 후보를 내자는 의지를 처음에 강력하게 꺼낸 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유럽연합 안에서도 선호 후보를 누구로 결정할지를 놓고 향배를 쥐고 있던 쪽은 독일이다. 문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유 본부장 지지를 거듭 요청했었다.

‘기적같은 역전승’ 기대·흥분 들떴으나…

유 본부장 본인도 국제적 지명도·인지도 열세를 극복하면서 ‘분투’를 펼쳤다. 현직 통상장관(통상교섭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장관급)으로서 평상시의 업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선거 일정을 치르기 위해 선출절차 본격 시작(7월8일) 때부터 4개월간 강행군을 벌여왔다. 유 본부장은 지난 6월에 입후보한 이후 제1~3차 라운드 선출 일정 동안 미국·유럽(영국·스웨덴·벨기에 등)과 제네바를 4번 잇따라 방문해 20개여국 장관급 인사 및 100여명의 제네바 주재 세계무역기구 대사들을 일일이 접촉·면담하면서 “통상 전문성에 기반한 WTO 개혁 실현”을 강조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유 본부장이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35회)한 뒤 사무관으로 맨 처음에 일한 부서가 ‘세계무역기구과’였다.

유 본부장이 “어려운 여건 속에 만만치 않은 상황을 헤치고 선전하며 분투”(청와대·정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전은 164개 회원국마다 인물보다는 지역적·역사적으로 가까운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대륙·지역 연고주의 결집’ 행태가 뚜렷했다. WTO 164개 회원국은 아프리카 44개국, 유럽 37개국, 아시아·태평양 49개국, 중남미 31개국, 북미 3개국 등이다. 세계무역기구를 태동기 때부터 이끌어 막강한 영향력을 쥔 유럽연합(EU·27개국·공동 단일 선호 후보 제시)은 당초 3차 최종결선 진출자(2명)로 자신들과 지리적·역사적으로 가까운 두 아프리카 후보(나이지리아·케냐)를 선호 후보로 제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유럽연합 안에서 케냐 후보가 밀리고 유 본부장이 선택된 사정에는 우리 쪽이 유럽연합에게 줄곧 “유럽이 아프리카와 가까운 건 안다. 유럽 회원국들까지 단순히 지역적·역사적 연고에 따른 지지 태도를 보인다면 위기에 빠져 있는 WTO를 개혁하고 다자무역체제를 복원해야할 지금 시기에 유럽이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추잡한 지역그룹 힘겨루기 싸움을 하지 말자”고 집중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최종 선출자 결정에서 독일을 위시한 주요 유럽연합 강대국들이 유명희 대신에 오콘조이웨알라를 선택하면서 승부가 결정되고 말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정부는 이번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에 유 본부장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 둘 중에 누구를 후보로 낼 것인지를 놓고 검토를 거듭했으나 유 본부장이 도전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인지도·지명도에서는 유 본부장이 낮다고 볼 수 있지만 8개국의 입후보자들 중에서 유일한 ‘현직 통상장관’이라는 점이 어필할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세계은행 부총재, 그리고 ‘국제통상 헤비급’으로 불리는 아미나 모하메드(케냐) 전 WTO 각료회의 의장이 후보로 나서면서 ‘여성 사무총장’론이 세계무역기구 안팎에서 대세로 굳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번 선거전은 내내 유 본부장과 오코조이웨알라, 모하메드 등 ‘여성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막강한 총장 선출권력 EU, 끝내 ‘아프리카’ 선택

최종 결선에서는 유 본부장의 통상분야 전문성과 오콘조이웨알라의 정치적 역량 둘 중에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를 놓고 회원국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 본부장은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우리가 여러 중견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두텁게 구축한 상호 신뢰·지지 기반을 갖고 있고, 상대 후보는 제3세계 및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돕는 세계은행에 25년간 근무(부총재 역임)한 정치적 이력을 바탕으로 여러 개도국 각료들과 친분·인맥을 쌓아왔다. 이 두 장점이 서로 대결을 벌였으나, 유 본부장으로서는 164개국의 지리적 분포 등에서 지역주의 투표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에서 무역통상을 넘어 ‘외교적 접근 전략과 노력’이 부족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유 본부장이 입후보할 당시엔 정부 안에서 회의적인 기색도 있었다고 한다. 한 경제 당국자는 “처음에 외교 쪽에서 당선 확률이 낮다며 발을 빼기도 했다”고 말했고, 선거전 초반에 또다른 고위 당국자도 “외교부가 적극 나서줘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문 대통령이 선거 중반부터 직접 지휘하고 유 본부장이 최종 결선에 오르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긴 했다. 일본은 유 본부장을 기필코 주저앉히려고 고약한 행동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있지만, 선출 방식이나 구도상 이번 총장 선출에서 일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려웠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긴 하다.

유 본부장, 만만치 않은 상황 헤치고 선전·분투

역대 WTO 사무총장을 보면 선진국과 개도국이 번갈아 가면서 맡아왔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번에는 아프리카 지역 차례”라는 설이 제네바 안팎에 퍼져 있긴 했다. 1대 피터 서덜랜드(1993~1995년·아일랜드), 2대 레나토 루지에로(1995~1999년·이탈리아), 3대 마이크 무어(1999~2002년·뉴질랜드), 4대 수파차이 파니치팍디(2002~2005년·태국), 5∼6대 파스칼 라미(2005~2013년·프랑스), 7~8대 호베르투 아제베두(2013~2020년 8월·브라질·잔여 임기 1년 앞두고 도중 사임) 등이다.

이번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도 전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 남겨놓고 갑자기 도중에 사임해 ‘총장 유고’ 사태가 발생하면서 치러졌다. WTO는 새로운 무역자유화 협상인 도하개발아젠다(DDA·도하라운드) 협상이 2001년부터 시작됐으나 사실상 좌초해 조직 무용론이 대두하는 등 오랫동안 무기력 상태에 빠진 채 혼돈의 와중에 있다. 통상 강대국들이 자유무역 규범을 대놓고 무시하는 일이 빈번하다. 배가 표류해 침몰하고 있는데 선장은 도망가버린 형국에서 선거가 치러진 셈이다. 총장 입후보자 모두 “WTO를 구하겠다”고 일성으로 외쳤고, 유 본부장도 “지금은 WTO 운명이 걸린 비상시국이다. 자유개방 무역과 다자주의 무역 체제 존속·복원을 위해 유명희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해왔다.

2차 대전 직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탄생한 가트(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이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결실로 출범(1995년)한 WTO는 유엔(UN) 같은 다른 국제기구에 견줘 사무총장 개인의 권한이 덜하고, 제네바 주재 164개 개별 회원국 대사들이 서로 협력·갈등하며 함께 움직이며 끌고가는 조직이다. 총장 임기는 4년이고 연봉은 약 2억원으로 알려진다. 조계완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WTO 사무총장 선출, 바이든 취임 이후로 미뤄질 것”

일본 <교도통신> 보도내년 첫 정례이사회는 2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가 최종 후보로 남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11일 보도했다.

세계무역기구는 오는 16~17일 열리는 일반 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의제로 삼지 않을 것을 가맹국에 10일까지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후보는 다수 가맹국의 지지를 받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사무총장 선출이 연기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한국 후보인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전통적으로 만장일치 표결로 선출된다. 통신은 세계무역기구는 내년 120일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일반 이사회를 열고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도 첫 정례 일반 이사회는 2월에 열린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대부분의 회원국들이 나이지리아 후보의 당선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나이지리아 후보에 동의함으로써 교착 상태를 끝낼 수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WTO, 사무총장 선출 일정 연기…"회원국과 협의 계속"

            

세계무역기구(WTO)가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오는 9일 열려던 일반이사회 회의를 연기했다.

WTO 사무국은 6일 성명을 내고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회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무총장 선출을 관장하는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회원국들과 선출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알렸다.

당초 WTO 측은 9일 오전 10시 일반이사회를 열고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통해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대신 함께 결선에 오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면서 추대안이 부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회원국은 한국이 사무총장 공석 사태를 막기 위해 승복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기류이지만, 정부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WTO 총장 선거도 미-중 ‘대리전’? 한국, 유명희 진퇴양난

        미국 홀로 반대 중국에 유리하기 때문분석

         대립 이어질 경우 3-3년 임기 나눈 적 있어

          코 앞에 다가온 미 대선결과가 큰 변수될 듯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를 둘러싼 진통이 -중 간의 대리전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점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아프리카 출신 세계무역기구 사령탑을 미국이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는 지난달 28(현지시각) 갑작스럽게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데이비드 워커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 의장은 이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 회원국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얻었다며 그를 “20248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1995년 창설된 세계무역기구의 사무총장 선출 관례를 살펴 볼 때 이 시점에서 승부는 사실상 결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 결정에 반대하는 딱 한개 국가가 있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었다. 키스 로크웰 세계무역기구 대변인은 “27개국 대표들이 이날 회의에 참가했다. 그 중 한나라 대표만 응고지를 지지하지 않고, 한국의 유 본부장을 계속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것은 미국이었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이 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의 콘센서스에 사실상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고발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지난달 29미국이 반대 의사를 밝히지 마자 유럽의 동맹들, 중국, 캐나다,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20개 넘는 국가 대표들이 반발했다. 한 유럽 국가의 대표는 미국이 반대를 하려면 좀 더 일찍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굴하지 않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발 더 나아가 세계무역기구가 대대적인 개혁(major reform)을 하려면 적임자인 유명희 본부장이 직책을 맡아야 한다는 이례적 성명까지 내놨다.

키스 로크웰 세계무역기구 대변인은 28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 본부에서 응고지 후보에 반대한 국가는 미국 한 나라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왜 이렇게 무리를 하는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응고지 전 재무장관이 무역 분야에 큰 경험이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실제, 미국의 한 고위 관료는 <월스트리트 저널>과 인터뷰에서 응고지 전 재무장관은 대부분의 경력을 세계은행에서 보내 무역 분야에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보다는 25년 동안 무역과 통상 분야에서만 잔뼈가 굵은 유 본부장이 더 적임자란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속내는 더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세계무역기구가 미국에게 불공정하다며 불만을 터뜨리며 여러 차례 실력 행사를 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12월 복심제인 세계무역기구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Appellate Body) 위원 임명을 반대한 것이다. 미국이 상소기구 위원의 임기가 만료될 때마다 새 위원의 임명을 반대해 왔다. 그로 인해 7명 정원인 상소기구는 지난해 1211일 위원회 가동을 위해 필요한 최소 인원인 3명을 채우지 못해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월스트리트 저널>미국은 시장을 왜곡하는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 시스템과 맞서려면 세계무역기구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야(major overhaul) 한다고 보고 있다는 미 고위 관료의 말로 현재 이 기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세계무역기구의 대대적인 개혁을 위해선 중국의 영향력에 취약한 응고지 전 재무장관보다는 미국의 동맹국이자 통상 전문가인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더 낫다고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30일치에서 미국이 응고지에 반대하는 것은 중국이 찬성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에서 개발도상국 대우를 받으며 무역에서 여러 혜택을 받아왔다고 비판해 왔다. 아프리카 출신의 사무총장이 취임하면 개발도상국에 유리한 무역정책이 늘어나 수 있다는 경계심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일정이다. 세계무역기구는 9일 열리는 일반 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164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사무총장을 뽑아온 관례를 생각할 때 미국의 반대가 이어지는 한 이날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세계무역기구는 그럴 경우 규정에 근거해 투표를 통해 사무총장을 뽑겠다는 뜻을 언뜻 비췄지만, 실제 투표를 결단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일부 외신들은 응고지 전 재무장관과 유명희 본부장의 대립이 이어질 경우 1999년 사무총장 선거 때와 같이 두 후보가 3년씩 임기를 나눠서 하는 타협안이 도출될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현재 남은 변수는 두 가지다. 첫번째는 3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결과다. 그동안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세계무역기구와 대립해 온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패배하고 동맹과 조화를 강조해 온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두번째 변수는 한국의 동향이다. 세계무역기구의 결정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달 29일 실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유명희 본부장의 명예로운 퇴각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청와대에서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입장에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유명희 본부장의 당선을 위해 총력 외교를 펼쳐 온 상황이라 섣불리 패배를 인정하기 쉽지 않다. 외교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절차와 관련해 어떻게 할지 내부 검토 중이다. 종합적으로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 정부는 주변국의 따가운 눈총을 견디며 미 대선 결과와 그 이후 미국의 대응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1999년과 같은 무승부로 몰고 갈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인식한 듯 <니혼게이자이신문>이번 선거에서도 (1999년과 같이 대립하는 두 후보가) 3년씩 임기를 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열세였던 한국으로선 충분히 성과를 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길윤형 기자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을 치르고 있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 지난 7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할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의 유명희 지지·타후보 거부에 한국정부 향후 행보 아직 못 정해

종합 검토,조만간 방침 결정 예상.  WTO도 대응 고심미 대선 주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의 윤곽이 28일 드러났지만 새 사무총장 추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공개 지지하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다. 세계무역기구 지도부도, 유 본부장의 당선을 위해 전력을 쏟았던 한국 정부도 선뜻 다음 행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고민은 데이비드 워커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 의장이 28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컨페션'(Confession·고해성사)으로 부르는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추대 절차는 일반 선거처럼 다득표자가 무조건 이기는 구조가 아니다. 일반이사회 의장과 분쟁해결기구(DSB) 의장, 무역정책검토기구(TPRB) 의장 등 3명이 회원국의 선호도뿐 아니라 각 후보에 대한 지지국의 지역적 분포 및 경제적 수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 한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았다면 얼마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는지에 따라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유 후보가 전체 득표력에서 열세였음에도 북미, 중남미, 아시아, 중동 등에서 고루 지지를 확보한 것을 기반 삼아 한국인 여성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이라는 꿈을 꿀 수 있었던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뿐 아니라 각 공관에서도 막판까지 총력을 다했다.

지난해 9, 타이 방콕 총리실 청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환영식 행사에 앞서 한국측 수행단이 함께 서있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장관.

하지만 유 후보가 예상보다 적은 지지를 얻었다고 파악되면서 정부는 29일부터 향후 행보를 둘러싼 논의를 본격화했다. 세계무역기구의 추천을 받아들여 유 본부장이 사퇴하는 방안과 미국의 지지가 확고한 만큼 사퇴하지 않고 역전을 노리는 방안을 두고 검토가 이뤄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절차와 관련해 어떻게 할지 내부 검토 중이라면서 종합적으로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절차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고 우리 정부는 회원국들의 입장과 기대, WTO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존중하면서 종합적인 판단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외교부와 산업부는 판세가 기운 데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감을 표하는 나라들도 있는 점을 고려해 유 후보의 사퇴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의식해 마냥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회원국의 전체 합의(컨센서스)로 최종 추대되는 사무총장 선거에서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결론이 나기 힘든데, 이 과정에서 미국이 세계무역기구를 사실상 마비시킨다는 비판이 한국 정부에 향할 수도 있다. 일반이사회 의장이 한쪽 후보를 추천한 이상 유 본부장의 아름다운 퇴장이 국제사회의 관례상으로 자연스럽다는 인식도 외교부와 산업부 쪽 판단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119일 특별 일반이사회까지 시간과 협의 절차가 남았는데 먼저 백기를 들 수 없다는 쪽에 가깝다고 전해진다. 미국이 유 본부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중도 하차 방침을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실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아직 특별이사회 등 공식 절차가 남았다고 했다. 최종 방침은 조만간 유관 부처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이 사퇴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한국 정부가 미국에도 퇴각을 요청하며 양해를 구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된다. 외신은 유 본부장 쪽이 사퇴 의향 등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29일 전했다.

앞서 미국은 28일 회원국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의 추대에 반대하는 한편,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주말께 유 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 정부에 끝까지 사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대선 접전지역인 애리조나주 굿이어에 있는 피닉스 굿이어 공항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세계무역기구 쪽도 뚜렷한 대응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외신은 세계무역기구가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미국의 거부권을 기각하는 방안과 113일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본 뒤 행보를 결정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29일 트위터에 회원국들 사이에서 가장 크고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후보자로 선언된 점을 매우 겸허하게 받아들인다일시적인 지장(hiccups)에도 우리는 119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 딜레마의 끝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김지은 기자

 

        

WTO "미국, 유명희 지지 밝혀…최종 합의까지 바쁠 듯"  

전체 회원국 의견일치 거쳐 내달 9일 일반이사회 사무총장 추대

 

미국이 28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우세를 점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이날 오후 3WTO 본부에서 열린 전체 회원국 대사급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알렸다.

그는 "한 대표단이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의 입후보를 지지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표단은 미국이었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선거를 관장하고 있는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과 다시오 카스티요 분쟁해결기구(DSB) 의장, 하랄드 아스펠륀드 무역정책검토기구 의장 등 3명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회의에서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워커 의장 등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그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제안했다고 회원국 대사들에게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2개월가량 수장 공석 사태를 겪고 있는 WTO가 위축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지난 1927일 진행한 선호도 조사에서 함께 결선에 오른 유명희 본부장보다 더 많은 국가의 지지를 받아 유리한 입지를 점했지만, 모든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얻어야 사무총장으로 최종 선출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WTO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강대국의 반대가 없는 게 중요한데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합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록웰 대변인은 컨센서스 도출 과정에서 "정신없이 매우 많은(frenzied) 활동"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WTO는 이를 통해 전체 회원국이 합의한 후보를 다음 달 9일 열리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대한다는 방침이다.

           

   나이지리아 손 들어준 WTO…유명희, 사퇴 · 버티기 갈림길

   119일까지 회원국 설득 시간 있지만 큰 표 차 쉽지 않아

   정부, 정확한 판세 분석하며 향후 대응 고민· 미국과도 협의

        

첫 한국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28일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아직 전체 회원국의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미국 등 그동안 한국을 지지해준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지만,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인다.

WTO28일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오전 11(한국시간 오후 7) 제네바 주재 한국과 나이지리아 대사를 불러 두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한국시간 오후 11) 전체 회원국을 소집한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가 후보가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그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28일 오후 11시 제네바에서 소집된 WTO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WTO 일반이사회 의장인 데이비드 워커 뉴질랜드대사는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최종 선출을 위해서는 향후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 도출 과정을 거쳐 합의한 후보를 11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대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유명희 본부장은 WTO의 제안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119일까지 버티는 방법이 있다.

WTO 규정상 선호도 조사에서 더 낮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 차가 당초 정부 예상보다 커 오래 버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총 163개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 104개국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한국 정부에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큰 차이로 앞섰다고 통보하면서도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방침을 결정하기 전에 판세를 다시 분석하면서 회원국 동향을 살피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뒤집기 힘든 상황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우리를 지지해온 미국 입장도 있어 사퇴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사무총장 선거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5일 자국 재외공관 일부에 주재국 정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하는 전문을 보냈는데 이는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로 외교가는 해석했다.

WTO에서 영향력이 큰 강대국 입장이 중요한 상황에서 그동안 유명희 후보를 지지해온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비토하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전체 회원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다자주의 회복을 주창해온 만큼 역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 사무총장 선출을 지연시키면서까지 선거전을 끌고 가기보다는 선호도 조사결과에 승복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으며,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그간 유명희 본부장 낙선을 위해 물 밑에서 움직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WTO에서 미국과 대척점에 선 중국은 어느 후보를 지지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어 오콘조이웨알라 편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유명희 경쟁자에 뒤져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경쟁 상대인 나이지리아 전 재무부 장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8일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무역기구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게 세계무역기구를 이끌 것을 제안했다고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사무총장 최종 선출은 세계무역기구 164개 회원국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도출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당선되면 세계무역기구 25년 역사상 첫 여성이자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이 된다.

앞서, 외신들은 유럽연합(EU)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 이어 유럽연합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에 나서면서 그에게 유리한 판세가 펼쳐졌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서 미국이 유 본부장 선호를 내비쳤으나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당선을 반대하는 정도까지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계무역기구는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사무총장이 지난 5월 임기를 1년여 남기고 돌연 사임을 밝히면서 6월부터 차기 수장 선출 작업을 시작했다. 조기원 기자

 

   

"EU, WTO 총장 선거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 합의"

AFP, 소식통 인용 보도"27WTO에 결정 전달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26)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AFP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EU가 오는 27일 공개적으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EU 회원국 대사들은 결선에 진출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가운데 선호 후보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이날 만났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첫 회의에서는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했으나 이후 다시 모여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

한 유럽 소식통은 7개 회원국이 유 본부장을 선호한다는 것을 성명에 기록할 것을 요구했으나 다른 국가들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프리카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상호 신뢰의 신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앞서 EU 회원국의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는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세계은행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고려한 한 데 따른 것이라고 관리들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도 EU 대사들이 이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두 명의 EU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수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를 원했으나 동유럽과 발트3국 일부 국가가 이에 의문을 표하면서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헝가리와 라트비아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저녁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번 결정은 27WTO에 전달될 예정이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는 27일까지 예정돼 있다.

사무총장은 선출시한인 117일 전까지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 선출된다.

 

 "EU, WTO 총장 선거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 접근" <블룸버그>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결선에 진출한 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 가운데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지난 23일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가운데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제안을 밀고 나아갔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익명의 관리들이 말했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이에 저항하고 있는 5개 회원국을 설득하기 위한 내부 논의를 아마도 주말 동안 계속하면서 EU26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를 위한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 관리는 말했다.

올해 하반기 EU 순회 의장국인 독일이 이 같은 노력을 이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EU의 최선호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EU의 움직임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세계은행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한 데 따른 것이라고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는 오는 27일까지 예정돼 있다.

            

이르면 28일 WTO 총장 선출​…‘유명희 지원’ 총력전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거의 끝나가면서 최종 결선 승자 발표가 임박했다. 164개 회원국들과의 최종 협의 절차는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는 27일 종료된다. 유명희(53)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전 세계은행 부총재) 중에 누가 총장으로 뽑혔는지 빠르면 28일 발표될 수도 있다. 늦어도 117일까지는 확정된다.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면 곧바로 차기 총장으로 추대된다. 이 현저한 격차를 근거로 다른 후보를 지지한 국가들까지 다시 설득해 컨센서스(만장일치)로 뽑는다. 지지 선호도가 엇비슷해 박빙으로 나타나면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즉 유럽연합·미국·중국 등 통상 강국들끼리 만나 물밑에서 추가 협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 선출자를 내놓았더라도, 무역 강대국 중에 한둘이 그 후보는 마음에 안 든다며 끝까지 반대하면 이제 표결로 가게 된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1995년 출범)에서 표결까지 간 사례는 전신인 가트(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1947년 창설) 체제까지 포함해 70여년 동안 단 한번도 없었다. 강대국이라도 이런 전통을 굳이 깨면서 반대하기란 어렵다.

최신 동향을 보면,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 대선(113) 이전에 발표될 공산이 크다고 관측한다. 고위 경제당국자는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대선과 상관없이)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여태까지 중립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전임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 남겨놓고 도중에 사임하는 사태에 이를 정도로 이 기구가 무기력하게 표류하고 있는 사정에 스스로 상당한 책임이 있는 국가라서 이번 결정에 별다른 권력을 행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총장 향배를 쥐고 있는 쪽은 이 기구를 태동기 때부터 이끌고 있는 유럽연합(EU·27개국)이다. 유럽연합은 공동으로 선호 후보를 제시할 예정인데, ”이번은 아프리카 순서라는 분위기가 꽤 있는가 하면 일부는 유명희를 내세우고 있어 다소 어수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선거전은 인물보다는 지역적·역사적으로 가까운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지역·연고주의 결집행태가 뚜렷하다. 164개 회원국은 아프리카 44개국, 유럽 37개국, 아시아·태평양 49개국, 중남미 31개국, 북미 3개국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주에만 인도·덴마크·룩셈부르크·이탈리아·이집트·오스트레일리아·브라질·말레이시아 등 10여개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해 유명희 지원총력전을 펼쳤다. 중국·일본·아프리카 쪽은 나이지리아 지지를 이미 표명한 터라, 우리에게 우호적인 남미·유럽·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해 설득·교섭하는 전략이다. 고위 통상당국자는 이제는 무역·통상 사안을 넘어 한국과 나이지리아 사이의 국가 자존심 대결도 걸려 있는 외교 이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3개월 전에 유 본부장이 입후보할 당시엔 정부 안에서 회의적인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한 경제당국자는 처음에 외교 쪽에서 당선 확률이 낮다며 발을 빼기도 했다고 말했고, 선거전 초반에 또 다른 고위 당국자도 외교부가 적극 나서 줘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선거 중반부터 직접 지휘하고 유 본부장이 최종 결선에 오르자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유 본부장은 우리가 여러 중견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두텁게 구축한 상호 신뢰·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상대 후보는 제3세계 및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돕는 세계은행에 25년간 근무(부총재 역임)한 정치적 이력을 바탕으로 여러 개도국 각료들과 친분·인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무역기구는 유엔 같은 다른 국제기구에 견줘 사무총장(임기 4) 개인의 권한이 덜하고, 제네바 주재 164개 개별 회원국 대사들이 서로 협력·갈등하면서 함께 움직이며 끌고 가는 조직이다. 총장 역할 수행에 필요한 덕목으로 통상분야 전문성뿐 아니라 지역·국가 간 무역 분쟁을 조정할 정치·외교 역량 발휘도 고려한다는 얘기다. 청와대·정부는 만만치 않은 상황을 헤치고 선전해온 유 본부장의 분투결과를 겸손하게 기다리고 있다.

세계무역기구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사실상 좌초한 채 무용론마저 대두하고, 통상 대국들이 자유무역 규범을 대놓고 무시하는 일도 빈번하다. 배가 표류해 침몰하고 있는데 선장은 도망가버린 형국이다. 다자·자유무역체제의 대표 수혜국으로서 우리는 이 기구의 빠른 정상화·복원을 위해서도 한국인 총장 탄생소식을 고대하고 있다. 조계완 산업부 기자

         

일본, 유명희 어깃장"WTO 총장에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 방침"

교도통신 "분쟁 해결 절차 공정성에 영향 있을 것으로 판단한 듯"

WTO 사무총장 선거 합의 중시"유명희 지지 많으면 수용할 듯"

 

일본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아닌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이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WTO 사무총장은 개별 분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는 유 본부장이 당선되는 경우 분쟁 해결 절차의 공정성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는 전했다.

유 본부장은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이 문제를 WTO에 제소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일본 정부에는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이 되는 경우) "분쟁이 공정하게 처리될 것인지 불안이 생긴다"(외무성 관계자)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며 일본 정부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 유 본부장을 포함해 8명이 출마한 올해 7월부터 오콘조이웨알라 등 아프리카 출신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으로 조율해 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각료로 활동한 경험이 있고 세계은행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등 국제 실무에 정통해 적임자라고 보고 있으며 조만간 WTO 측에 일본의 입장을 전달한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규정상 투표로 결론을 낼 수 있지만, 관례적으로 합의를 중시하며 투표까지 이어진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유 본부장이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면 최종적으로는 그의 사무총장 취임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는 관측했다.

 

검찰개혁 저항 검사들에 엄중 대응 촉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공개 반대하는 일선 검사들에게 정부가 사표를 받는 등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40만명을 넘는 동의를 표하며 계속 늘고있다.

해당 청원은 지난달 30일 올라온 것으로, 불과 이틀 만인 1일 오후 24만여명이 찬성 의사를 밝힌데 이어 사흘만인 3일 오전에는 42만2천2백여건에 달했다.

청원인은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검찰이 이제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자성의 목소리 없이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추 장관 공개 비판)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달라. 그것이 검찰개혁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서는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하고 있다.

 

조국 "MB·김학의 유죄판결엔 왜 자성없나"검사들 공개비판

"사표 받아라" 청원도 등장9년 전 조국 발언과 겹쳐 눈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잇따른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발동에 반발하는 검사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개 시민 입장에서 수사권·기소권·감찰권 등을 보유한 검찰에 묻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혐의에 대한 무혐의 처분 2013년과 2015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 20155월 진동균 전 검사의 사직 처리 등을 거론했다.

조 전 장관은 "시민들의 비판이 쌓여 진실이 드러나고 마침내 유죄판결이 난 지금 자성의 글이나 당시 수사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대한 비판은 왜 하나도 없느냐""검찰은 무오류의 조직이라는 신화를 여전히 신봉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외에 선택적 순종과 선택적 반발의 이유는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정치인 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다""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정치검찰이 이제는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이어 "검찰개혁의 시작은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는 일부터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적폐 청산의 출발, `검찰개혁' 갑시다"라고 밝혔다.

이 국민청원은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 시절인 201112`검찰개혁 토크 콘서트'에서 검찰개혁을 제안하면서 내놓은 언급과 맞닿아있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빨리 보내줘야 한다"면서 "집단 항명으로 검사들이 사표를 제출하면 다 받으면 된다"고 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조 전 장관의 당시 발언을 소개하며 "100명도 좋고 200명도 좋다. 어차피 검찰개혁 본류에 들어서면 검사들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면서 "요새 밖이 많이 춥다. 변호사일 옛날 같지 않으니 참고하시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불편한 진실 이어져야윤석열, 지방돌며 내부 단속

추 장관 이 정도인지 몰랐다집단 반발에도 검사 거듭 비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의 집단 반발에도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를 거듭 비판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내부 비판에 추 장관이 좌표찍기식으로 대응하며 불거진 평검사들과의 갈등이 정리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1일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글을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이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썼다. 추 장관이 공유한 김씨의 글은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그대로 옮겨 담고 있다. 강 기자는 이 글에서 검사 협박 혐의로 긴급체포된 피의자를 접견까지 금지하며 가혹하게 벌인 수사에 대해 이환우 검사는 검찰 지휘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실토했다고 적었다.

추 장관의 이번 글은 검사들이 무더기 댓글형태로 반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첫 반응이다. 앞서 추 장관은 검찰 내부망에서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며 자신을 비판한 이 검사에 대해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가혹한 수사가 검찰 지휘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면 그 윗선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추 장관은 자신을 비판한 검사 개인을 겨냥하면서 평검사들의 반발을 불렀고 그 부분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지방검찰청의 차장검사는 많은 검사들이 들고일어나기는 했지만, 그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막막한 상태라며 추 장관이 검사 개인을 겨누고자 한 것은 아니다라는 정도의 뜻만 밝혔어도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국정감사 뒤 공개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윤 총장은 지난주 대전고검·지검 방문에 이어 이달 3일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새롭게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식사를 함께 할 계획이다. 대검은 교육과정에 항상 포함되며 이미 확정된 일정이라며 의미 부여를 경계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내부 다독이기차원의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재우 기자

          

추 법무, 윤석열 감찰진행 밝혀…조선∙중앙 사주와 회동 조사

   삼바 분식 TV조선 배임 수사때 홍석현 방상훈 만남 의혹 감찰 중

   옵티머스 무혐의 처분도 감찰 뜻  보고 안 받았다는 증언 납득안돼

  ‘수사지휘권 위법윤석열 발언엔  그런 말은 총장직 내려놓고 해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감찰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었다. 감찰 대상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와의 회동 여부, 수사 의뢰됐던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무혐의 처분 건이다.

추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윤 총장과 보수언론 사주의 만남에 대해 검사윤리강령 위배 여지가 있어 현재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서는 윤 총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회동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과 조선일보사의 티브이조선 주식 매매 배임 의혹 등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 이뤄진 부적절한 회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윤 총장은 상대방 입장도 있기 때문에 누구를 만났는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 총장-언론사주 회동 건에 대해) 진정이 들어와 진상조사 중인 단계로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조처를 검토하게 된다. 진상조사 단계도 넓은 뜻의 감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수사 의뢰를 무혐의 처분한 과정도 감찰할 뜻을 밝혔다. 옵티머스에 1060억원을 투자했던 전파진흥원은 2018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부적격 투자라는 지적을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수사팀은 이듬해 5월 이 사건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총장은 대검 국감에서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사건 자체가 부장(검사) 전결 사건이기 때문에 아예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사건을 배당받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이 윤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유철 현 원주지청장이고, 윤 총장이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던 국정농단 특검팀의 이규철 전 특검보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점을 들어 무혐의 처분 과정에 다른 힘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이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고 이 자리(법사위 국감장)에서 증언한 부분은 상당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감찰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이 위법·부당하다는 윤 총장의 국감 발언에 대해 언행 불일치라며 공개적으로 수사지휘가 위법하다고 확신한다면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런 말은 직을 내려놓으면서 검찰조직을 지키겠다고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참여 여지를 남긴 윤 총장 발언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총장으로서는 선을 넘는 발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검찰총장이 검찰조직을 정치의 늪으로 자꾸 끌고 가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감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임재우 기자

 

추 법무 라임 김봉현 검찰 술접대사실 확인밝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라임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주장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김 전 회장의 진술에 의하면 강남 술집에서 고액 향응을 받은 검사가 바로 이 사건 수사팀장으로 투입돼 복도에서 마주쳤다. 깜짝 놀랐다. 아는 척하지 말라라고 (법무부 감찰 조서에) 돼 있다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되고, 이 부분에 대해 수사 의뢰가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회장이 검사 3명을 접대한 룸살롱을 4월에 검찰이 조사했고, 그 자리에 금감원 소속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 라임 부사장까지 7명이 자리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감찰 결과와 언론 보도는 거의 비슷하다고도 밝혔다. 김 전 회장이 술자리를 주선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검찰 출신 이아무개 변호사 등 의혹의 당사자들은 검사들이 합석한 술자리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 장관은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와 감찰 지시가 김 전 회장의 옥중 편지내용만을 근거로 한 것인지 묻는 질의에는 서신의 주장만 믿고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증거에 의해서 이미 압수수색까지 진행됐고 제보자의 주장이 정황과 부합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성급한 결론을 내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남부지검의 야당 정치인 로비 수사 상황이 대검 반부패부를 건너뛰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직보된 일에 대해 중요 정치인에 관한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반부패부를 통해서 보고되는 것이 통상 관례다. 반부패부가 전혀 몰랐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증언했다.

               

안하무인 고자세 응수…윤석열의 ‘국감 정치’

대검 국감서 총장은 장관 부하 아니다주장

지휘권 박탈 불만 맹공 퍼붓는 의원들에 맞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윤석열 총장의 안하무인격 거침없는 맞발언으로 시종 언쟁이 벌어졌다. 국감에서의 소란스러운 풍경은 여야 의원들 간의 정치적 공방에서 비롯된다. 피감 기관의 장들은 그저 여야 의원들의 지루한 입씨름을 지켜보는 게 통상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이날 피감 기관의 증인으로 나온 윤석열 검찰총장은 달랐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빚어진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해 지지않겠다는 태도로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의 거센 공격에 윤 총장은 거칠고 감정적인 말로 맞섰다. 총장 가족 사건까지 포함한 추 장관의 무더기 수사지휘, 국감 하루 전 추 장관의 장외 공격이 더욱 예민하게 자극한 측면도 있지만, 윤 총장의 거침없는 고자세 국감 태도가 정쟁의 불을 댕겼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국감 초입부터 “‘중상모략이라는 말은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였다며 일전을 예고했다.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는 전날 추 장관 발언에 대한 반응이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를 만났느냐는 질의에는 상대가 있어 답을 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언론사 관련 사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진행된 상황에서의 부적절한 만남 아니었냐는 지적이었다. 이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윤 총장은 “(그 말이) 선택적 의심 아닌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자신에게 적대적인 태도로 변한 현 여권에 대한 공격이었던 셈이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고 이는 또 다른 논쟁을 불렀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장이 죄가 있다 없다가 아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수사지휘권 행사에) 일리가 있다, 필요하다, 불가피하다, 그렇게 대통령과 장관이 필요하다는 수사지휘권인데, 국감에 나와서 불법이라고 했다이게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여당 의원의 거듭된 지적에 윤 총장은 저는 평소에 부하라는 말 안 쓴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내 명을 거역한다는 등 이렇게 말하니까 그건 부하한테 말하는 얘기라고 맞받았다. 올해 1월 검찰 인사를 둘러싼 충돌 과정에서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는 추 장관 주장에서 부하 취급을 받았다는 설명이었다. 윤 총장은 그러면서 거취 문제는 임명권자가 아직 말이 없기 때문에 임기는 처음 취임한 이후로 국민들과의 약속이니까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 소임은 다할 생각이라며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 나왔을 때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전해주셨다고도 밝혔다.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국감에서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틀어진 여권과 법무·검찰권 행사를 둘러싼 추 장관과의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갈등을 예고했다. 추 장관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법무부는 라임 사건 관련 검사 술접대 진술을 받은 적이 없다는 윤 총장과 서울남부지검의 설명이 맞는지 야당 정치인 수사 보고 과정에서 차별적 수사지휘가 이뤄진 건 아닌지 등에 대해 대검 감찰부와 함께 진상 확인을 위한 감찰을 지시했다. 김태규 기자

 

추미애 검찰총장은 장관 지휘·감독 받는 공무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을 두고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한 문장을 짧게 올렸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만약 부하라면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 정무직 공무원이라며 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라는 게 정치인 지위로 떨어지기 때문에 정치적 독립이나 사법의 중립에 맞지 않으며 과거엔 (검찰을 법무부의) 외청이라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추 장관은 라임 사건과 윤 총장 가족 및 측근 관련 사건에서 윤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김정필 기자

                   

윤석열 국감 답변 태도 비판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

                

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등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 "선을 넘었다"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은 기어코 선을 넘었다. 독단과 아집이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과연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판단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위원이기도 한 김종민 의원도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두고 "제가 인사청문회에서 보증했던 윤 총장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오늘 발언하는 내용을 보면 싸우러 온 것 같다. 뭔가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윤 총장은 박근혜 탄핵 때 특검하더니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라고 썼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제가 왜 조폭검찰의 검찰 정치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는지, 생방(생방송)으로 겪어보니 확실히 아시겠죠"라고 했다.

           

윤석열 중앙지검장때 옵티머스 무혐의논란

피해자 눈물 안 보였나” “보고 못받아해명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의뢰 사건이 무혐의 처분돼 지금의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윤 총장은 당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 총장은 해당 사건을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건 자체가 부장(검사) 전결 사건이기 때문에 아예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이 이번 라임 사태, 옵티머스 사태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해서 (총장은) ‘대규모 펀드사기를 저지른 세력을 단죄해달라고,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라고 했다. 지난해 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눈물이 안 보였나라고 따져 묻자 윤 총장은 “(전파진흥원에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다. 전파진흥원은 이미 (투자금이) 다 회수된 상태에서 검찰에 수사의뢰가 온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전파진흥원은 관계가 없지만 다른 피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수사의뢰한 거다. 당시 (옵티머스 수사의뢰 사건) 무혐의는 잘못된 결정이었다. 그때 막았으면 이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지금 보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전파진흥원은 201810월 옵티머스에 748억원을 투자했다가 감사에서 부적격 업체에 투자됐다는 지적을 받은 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5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총장이었다. 옵티머스에 대한 전파진흥원의 투자액은 1060억원까지 불어났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 펀드를 보니 너무 수상해서 다수 피해가 날 것 같다고 수사의뢰를 한 것이라며 옵티머스 수사의뢰 사건을 규정에 따라 보고받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윤 총장은 이에 “(내용을) 알아야 관심을 갖지 않겠나라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정필 기자

 

한동훈 비호비판에 식물총장이 비호가 되냐주장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비호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비호할 능력 없는 식물총장이라고 맞받았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 의원은 윤 총장에게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관련해) 한동훈은 대한민국 아는 사람들은 다 윤석열 사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총장이 소집권 가진 수사전문자문단, 또 신청에 의해 수사자문위원회 온갖 제도 동원해 한동훈 비호하려고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총장은 채널에이 사건은 지금 현재 뭐가 나온 것이 없다한동훈 검사를 비호하려고 한 적도 없고 비호가 되냐. 여러 매체, 여권의 힘 있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데 한동훈 검사가 잘못했으면 제가 어떻게 비호하냐고 항변했다. 이에 박 의원이 재판이 끝나지 않았는데 나온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이 비호다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저는 (채널에이 사건) 지휘권이 배제됐다. 그러면 박 의원은 누구를 비호하는 거냐고 맞받았다. 이어 윤 총장은 제가 한동훈 검사를 비호할 능력도 없고 인사권도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밖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냐. 비호가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환봉 기자

         

[사설] 수사지휘 수용하고 국감서 비난 쏟아낸 윤석열 총장

   검사 향응 의혹에 유감 표명조차 않고, 가족 수사도 일축

   언론사주 질문 회피국민 불신 안중없는 검찰 지상주의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라임 사건 및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추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한 사흘 전엔 곧바로 수용해놓고 국정감사장에서 뒤늦게 비난을 쏟아내는 걸 보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윤 총장은 또 가족 관련 사건이나 언론사 사주 만남 등에 대해선 전혀 성찰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장관의 수사지휘가) 근거·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야당 정치인과 검찰 로비 관련 폭로를 두고 한 말이다. 김 전 대표의 폭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폭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인데다, 편파 수사와 검사 비위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윤 총장이 이 사건을 지휘해온 책임이 있기 때문에 수사지휘권이 행사된 것이다. 그런데도 국감장에 와서 위법한 수사지휘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하다.

윤 총장은 검사들의 룸살롱 향응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과나 유감 표명을 거부했다. 이 정도 의혹이 제기되고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검찰 조직을 책임지는 총장으로서 자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도리다.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윤 총장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부당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부인과 장모가 고발을 여러 건 당하고 일부 기소도 이뤄진 것은 차치하더라도,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즈음 부인이 연 전시회에 검찰 수사, 재판과 관련된 기업 다수가 후원한 것은 누가 봐도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이다. 수사 중인 이들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근거 없다고 말한 것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와 만난 게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언론사 사주들을 만난 일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이던 2018년 옵티머스 고발 사건이 무혐의 처리된 것도 보고받지 못했다는 말로 넘어갔다.

윤 총장의 국감 발언에서는 검찰은 어떤 통제도 받지 않겠다는 검찰 지상주의가 두드러졌다. 법률상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게 분명한데,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도발적 발언을 한 것부터가 부적절하다. 하고 싶은 말은 장황하게 하면서 껄끄러운 질문은 얼버무리며 무시하는 윤 총장을 보면서 검찰총장이라기보다 정치인이 연상됐다. 검찰이 많은 국민들에게 불신받고 있고 수사의 공정성마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후보 발언 때 상대방 마이크 음소거 도입

트럼프, 규정 지키며 첫 토론 때보다 얌전

북한 공방바이든, 김정은을 히틀러 빗대기도

CNN 조사 바이든 잘했다’ 53%, ‘트럼프’ 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대선 전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을 하고 있다. 내슈빌/UPI 연합뉴스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에서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에게 밀리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113일 대선 전에 바이든을 면전에서 흔들어댈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첫 토론 때보다 얌전했고, 바이든도 트럼프의 공세에 휘청이지 않았다. 첫 토론이 트럼프의 끼어들기로 아수라장이 된 뒤 대선 토론위원회는 후보자의 2분 답변 시간 동안 상대방 마이크 음소거를 하는 새 규정을 마련했고, 두 후보 모두 90분 동안 이를 잘 따랐다.

국가안보 주제에서 북한 문제를 놓고 한동안 공방이 벌어졌다. 진행자가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고 자랑해온 것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최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것이 자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여기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는 아니다라면서 자신 덕분에 북한과 전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약 970만명인 서울 인구를 “3200만명이라고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핵 능력을 축소하는 데 합의하는 것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전제조건이라고 답하면서도, 북한과 트럼프를 비난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바이든은 김 위원장을 폭력배”(thug)라고 두 차례 말하고, “우리는 히틀러가 유럽 침공을 하기 전까지는 관계가 매우 좋았다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이날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기업에서 부정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파고 들려 했다. 최근 보수 매체 <뉴욕 포스트>는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에서 임원으로 일하던 헌터가 당시 부통령이던 아버지와 이 회사 인사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이메일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토론에서 나는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돈을 안 받지만 바이든은 받는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이 의혹을 거론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평생 어떤 외국에서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중국에 비밀 은행계좌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세금신고서를 공개하라고 맞섰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트럼프를 몰아세웠다. 그는 그처럼 많은 죽음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은 누구든 미국의 대통령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코로나19가 고비를 넘겼다학교와 식당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토론 때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하지 않아 후폭풍을 받은 트럼프는 에이브러햄 링컨을 제외하고 나보다 흑인 공동체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한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 방(토론장)에서 가장 덜 인종주의적인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에 바이든은 여기 있는 링컨은 현대사에서 가장 인종주의적 대통령이라며 그는 모든 인종주의 불에 기름을 붓는다고 반격했다.

트럼프는 워싱턴 정치에 첫발을 들인 지 47년 된 바이든을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 정치인으로 색칠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바이든이 정책 비전을 설명할 때마다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8년 동안엔 왜 안 했냐고 되물었다. 바이든은 자신을 트럼프와 대비되는 품격의 리더로 부각하려 했다. 그는 대선 투표용지에 미국의 성품과 품위, 존중이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을 12일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은 판세를 흔들 큰 변수는 못 될 것으로 보인다. <(CNN>이 이날 토론회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잘했다는 응답이 53%, 트럼프가 잘했다는 답변은 39%로 나왔다. 지난달 토론 때는 바이든 60%, 트럼프 28%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두 후보 대규모 법률팀대선결과 법정분쟁까지 대비

양측 우편투표 시한확대 등 놓고 이미 소송전 진행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3일 대선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 대비한 법률팀을 구성했다.

AP통신은 23일 두 후보 모두 대선 결과가 투표함이 아니라 법정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대비해 강력한 '변호인 군단'을 모집해 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양측 변호사들은 우편투표 시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발생한 다른 선거 관련 이슈를 놓고 이미 법정에서 충돌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법무부 전직 고위 관료를 포함해 수백명으로 구성된 특별국가소송팀을 구성했다.

또 투표소에서 발생하는 유권자 방해와 싸우고 유권자의 투표가 정확히 집계되도록 법률 상황실을 만들었다.

유권자의 투표 접근을 넓히기 위해 미 전역에 걸쳐 법정 소송을 담당하는 팀도 있다.

이 팀은 주 정부들을 향해 우편투표 접수 마감시한 확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최근 연방대법원에서 펜실베이니아주에 대해 선거일 3일 후까지 도착한 우편투표의 집계를 허용하도록 하는 판결을 끌어내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를 이끈 제이 세큘로우를 포함해 법률팀을 구성했다.

민주당이 경합주에서 투표 접근 확대를 위한 소송전에 나서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명의 변호사와 저명한 로펌을 확보했다.

또 이미 수천명의 변호사들이 선거일 운영과 투표 감시 등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스틴 리머 공화당 전국위원회 수석고문은 "우리는 1년 넘게 이 일을 준비해 왔다""재검표와 선거일 운영 전략, 소송 전략에 관해 대선 캠프와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선거일 이후 개표 결과를 둘러싼 법정 분쟁을 대비하는 것도 양 법률팀의 중요한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편적 우편투표 실시가 부정선거로 이어진다면서 선거에 패배할 경우 불복하거나 소송을 벌일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바이든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로 이기지 못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지연과 맞물려 근소하게 패배하는 상횡이 생길 경우 법정 분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극렬 반대를 무릅쓰고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절차를 서두르는 것은 이같은 선거 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AP통신은 두 대선 캠프가 대선 이후 연방대법원으로 올라갈 법정 분쟁을 준비하기 위해 대규모 법률 작전을 수립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기투표 벌써 4400만명…민주 희색, 공화 “당일투표 집중

우편투표 3208만명, 사전 현장투표 1193만명

2016년 총투표수의 31.3% “4년전DML 3.5

민주 좋은 출발이다공화 개표 하면 이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오른쪽) 전 부통령의 얼굴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콤보 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페레스 미술박물관에서 NBC방송과 타운홀 행사를 벌였다. 바이든 후보 역시 이날 같은 시간대에 필라델피아의 국립 헌법센터에서 ABC방송과 타운홀 행사를 했다.

    

11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기투표 열기가 뜨겁다. 민주당은 이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한 신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113일 당일투표에 집중하고 있는 공화당은 최종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민주당의 조기투표와 공화당의 당일투표가운데 어느 쪽이 강력할지 겨루는 모습이다.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가 운영하는 미국선거프로젝트 집계를 보면 22일 오전 2시 현재까지 이미 표를 행사한 사람이 약 4401만명에 이른다. 우편투표 3208만명과 사전 현장투표 1193만명을 합친 숫자다. 이는 2016년 대선 때 전체 투표수의 31.3%에 이르는 수준이다. 민주당 쪽 정치분석 업체인 타깃스마트의 자료를 토대로 조기투표를 집계하는 <NBC> 방송은 조기투표 참가자가 2016년 대선 때 같은 시기와 비교해 3.5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이에 따른 우편투표 편의성 확대, 투표 참여 욕구 등이 반영돼 조기투표 열기가 역대급으로 달아올랐다.

민주당은 이를 반기고 있다. 조기투표 참가자에는 민주당 지지층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선거프로젝트 집계를 보면 지지정당 정보를 공개한 19개 주에서 모두 1961만여명이 이미 투표를 했다. 이 중에 민주당 지지자가 51.8%(1015만여명)로 공화당 지지자 26.1%(512만여명)의 두 배에 이른다. 트럼프가 우편투표를 사기라고 부르며 신뢰를 깎아내린 데에 그의 지지자들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달 21~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선거 당일에 투표하겠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58%, 바이든(39%)19%포인트 앞섰다. 반면 조기투표 하겠다는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67%, 트럼프 31%로 바이든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민주당은 조기투표 참가자들의 지지 정당 비율 외에, 그 구성에도 고무돼 있다. 지난 18<액시오스>는 타깃스마트 자료를 인용해, 조기투표 참가자들 가운데 이번에 처음 투표하는 사람의 비율에서 민주당이 14%로 공화당(7%)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투표를 가끔 하는 사람비율도 민주당 18%, 공화당 8%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신규 유권자를 더 많이 끌어들였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처음 투표한 이들의 59%가 민주당인 반면, 공화당은 19%에 그쳤다. 박빙 지역인 플로리다에서도 처음 투표층비율에서의 민주당 우위 격차가 2016년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텍사스 민주당의 아비 라만 공보국장은 <NBC>좋은 출발이라며 그러나 어느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투표 증가가 반드시 민주당 승리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투표하려던 민주당 지지층이 그 시기만 앞당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텍사스나 미시간 등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 공화당 지지층도 조기투표 참여 비율이 높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이 선거 당일 현장투표로 몰려들어, 조기투표에서의 민주당 우위를 희석할 수도 있다.

미시간 공화당의 토니 재밋 공보국장은 우리는 선거 당일투표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개표를 해보면 공화당이 이길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컨설턴트인 마이크 마이어스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투표를 일찍 해야 할 필요성은 적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러스트벨트, 이번엔 바이든 손들어 줄까…펜실베이니아 초접전

트럼프·오바마 하루차 유세 맞불,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3곳 선거인단 합쳐 46명이지만 4년 전엔 클린턴 패배에 결정타

민주, 높은 우편투표 열기 고무공화, 유권자 등록 늘면서 반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는 가운데, 대형 스크린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얼굴이 보인다. 이리/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에 이어 일주일 만인 20일 또 펜실베이니아주로 날아갔다. 그는 이리국제공항에서 한 유세에서 우리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전체를 이기는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을 맹비난하는 한편, “코로나19의 전환점을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인 21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바이든 지지 유세에 나선다. 코로나19를 고려한 드라이브인 방식이긴 하지만, 그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뒤 처음으로 하는 현장 대면 유세다. 오바마는 흑인들의 투표 참여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지역 매체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하루 시차를 두고 펜실베이니아에서 격돌하는 것은 113일 대선에서 이 지역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4년 전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중서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러스트벨트에서 박빙 승리한 게 결정적이었다. 그 전까지 6~7차례 대선에서 내리 민주당을 찍다가 2016년 트럼프(공화당)로 돌아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 주가 그 주역이다. 민주당은 당연히 이길 걸로 믿었던 이들 지역에서 성난 백인 노동자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의 손을 들어준 데 충격을 받았다. 바이든으로서는 이들 지역을 되찾아오는 게 4년 전의 악몽을 씻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들 3개 주의 선거인단을 합치면 46명이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각각 확보한 선거인단은 각각 306, 232명이었다. 바이든이 이번에 4년 전 클린턴이 이겼던 주들을 지켜내고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미시간(16위스콘신(10) 3개 주만 추가로 이기면 선거인단 278명을 확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270)을 넘겨 대통령이 된다는 얘기다. 4년 전처럼 이번에도 러스트벨트 3개 주가 민주당의 운명을 쥐고 있다. 이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데다 갈수록 박빙으로 치닫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들의 평균치를 실시간으로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집계를 보면,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12일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7.3%포인트 우위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유세를 본격화하면서 격차가 줄더니 20일 현재 3.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시간·위스콘신주에서 바이든의 우위가 6~7%포인트 차로 유지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13~19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주일 전의 7%포인트 격차가 4%포인트(바이든 49%, 트럼프 45%)로 줄었다. 남부 지역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선거인단 29) 또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로 20일 현재 트럼프가 1.6%포인트 차이로 바짝 따라붙은 가운데, 바이든으로서는 펜실베이니아 승리가 더욱 절박해졌다.

열흘 남짓 뒤 펜실베이니아가 누구의 구세주가 될지를 놓고 양쪽 모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높은 우편투표 열기에 고무돼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이날 현재까지 우편투표를 하겠다고 당국에 요청한 사람은 약 277만명인데, 이 중 64%인 약 180만명 정도가 민주당 등록 유권자들이다. 공화당은 약 702000명으로 25%에 그쳤다.

공화당도 믿는 구석이 있다. 미국에선 투표에 참여하려면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2016년 대선 이후 펜실베이니아에서 공화당 등록 유권자는 174000명 늘어난 반면, 민주당 유권자는 31000명 줄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공화당 관계자들은 이게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겨레>“4년 전 이 무렵의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트럼프 경제우위도 잃었다, 46%트럼프 정책이 미 경제 훼손

코로나19 팬데믹 부실 대응 등 영향 올 들어 부정 평가가 처음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20일 이번 대선 승부처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 북서부 이리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이리/AP 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비해 강점으로 내세웠던 경제우위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보수층을 결집시켰던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평가마저 부정적인 쪽으로 돌아서면서, 트럼프 대선 캠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재정분야를 연구하는 피터 G. 피터슨 재단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46%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를 훼손했다고 답변했다고 20(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8~10,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방식을 통해 실시된 이 조사(표본오차 ±3%포인트)에서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또한 트럼프 집권 전인 4년 전보다 재무적으로 나아졌다고 응답한 이들도 32%에 그쳤다. 지난해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발표된 <뉴욕 타임스>와 미 시에나대의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에 대한 트럼프의 경제 우위가 사라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지난 15~18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987명으로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표본오차 ±3.4%포인트)에서, 응답자들은 누가 더 경제를 잘 운영할 것이라고 신뢰하느냐는 물음에 트럼프(48%)와 바이든(47%)을 비슷한 비율로 꼽았다. 이처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 우위가 꺾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 19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3월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11%포인트나 높았다.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 했다는 비판 여론 속에, 그나마 경제는 잘 할 거라는 신뢰마저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다시금 급격히 오르면서 경제 회복 기대감도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파이낸셜 타임스> 조사에서 미국 경제가 1년 안에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답변한 이들이 10명 중 3(31%)에 불과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믿고 있던 경제 우위마저 무너지면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도 점점 옅어지는 분위기다. <파이낸셜 타임스><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전국 단위 조사에서 바이든이 각각 9.1%포인트, 9%포인트 격차로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1980년 대선 당시 ‘4년 전 보다 살기 나아졌냐는 질문이 제기되면서, 현직 대통령인 지미 카터가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패배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트럼프는 발에 땀이 나도록 경합주 유세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 나흘간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한 걸 제외하곤 마지막 티브이(TV) 토론을 준비하며 공개 행사를 자제하고 있는 바이든과는 달리, 트럼프는 미시간과 위스콘신(17노스캐롤라이나(18애리조나(19펜실베이니아(20) 등 하루도 빠짐 없이 경합주 유세에 나서고 있다. 이정애 기자

 

바이든, 트럼프에 대선자금 실탄도 지출도 `압도'

바이든 8월부터 우위향후 TV 광고 예약도 2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자금 모금과 지출 규모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바이든 후보의 선거자금 잔고는 17700만달러(24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자금 잔고는 약 3분의 1 수준인 6310만달러(714억원)를 나타냈다. 선거자금 모금에서의 차이가 지출 및 잔고의 차이로 이어졌다.

지난 9월 바이든 캠프는 28160만달러를 모금해 28500만달러를 지출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캠프는 8310만달러를 모금해 13930만달러를 사용했다.

광의의 선거자금 모금 규모에서도 바이든 캠프가 압도했다.

바이든 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의 선거자금 모금은 938300만달러를, 공화당전국위원회와 2개의 공동 선거자금 모금위원회 등을 포함한 트럼프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은 247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바이든 캠프는 압도적 우위의 선거자금을 바탕으로 광고 등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비해 트럼프 캠프는 여름 이후 자금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해 주요 경합 주 등에서 예정됐던 광고 중 일부를 일시적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더힐은 전했다.

바이든 캠프는 이달 1일부터 123일 대선일까지 16200만달러어치의 TV 광고를 예약한 데 비해 같은 기간 트럼프 캠프의 광고 예약은 7900만달러에 그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부터 선거자금 모금 규모에서 바이든 캠프가 트럼프 캠프를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가운데 경합주에서는 최근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흔들리는 조짐 바이든 되면 체계적 북미협상’에 나설 것

김동석 한인유권자연대 대표, 트럼프 비선조직경합주 공략이 변수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현장분석 [인터뷰].


 

세계를 바꿀 선거13일 앞으로 다가왔다. 113일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뚜렷히 앞서고 있지만, 누구도 결과를 장담하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다.

30년간 미국 정치 현장에서 활동해왔고, 선거 현장에 가장 밀착해서 판세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매우 조심스럽게 바이든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는 바이든이 우세하지만, 트럼프가 진다고 얘기할 수 없는 선거라면서도,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혼란을 뚫고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보다는 클린턴 행정부 말기의 체계적인 북미 대화가 다시 진전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미국 정치의 판이 바뀌면서 한국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도, 기회를 살리는 것은 한국의 노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여러차례 전화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진행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계속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아직 트럼프 아웃을 예상할 수는 없는 상황인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판세이지만, 트럼프가 진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4년 전에도 막판 여론조사에선 힐러리가 앞섰다며 조심스러워 한다. 하지만 4년 전 막바지 선거운동에 비해 트럼프 선거운동의 기동성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조지아의 유세에서 패한다면 어쩌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한 게 눈에 띈다. 선거운동 캠프 내부가 흔들린다는 소식도 있다. 트럼프에겐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불복하는 한가지 선택지만 남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단언할 수는 없다. 백인들의 표심과 로저 스톤이 이끄는 트럼프 비선조직의 선거전이 변수다. 트럼프 선거운동의 핵심은 공식캠프가 아니라 이 비선캠프다. 4년 전 스톤이 이끄는 비선조직이 맨해튼에 들어온 러시아 비자금을 활용해 트럼프 선거운동을 한 것이 러시아 스캔들의 본질이다. 지금도 트럼프 진영이 비선조직을 움직여 불법·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막지 못하고 있다.

나는 2016년에 차를 몰고 트럼프 유세 현장을 직접 쫓아다니면서, 중서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시골에서 세상을 등지고 은둔해 살다시피하던 레드넥’(하층계층의 백인)들을 트럼프가 지지자로 끌어내는 현장을 직접 봤다. 러스트벨트는 산업화와 호황을 경험한 뒤, 무분별한 세계화로 제조업이 다른 나라로 이전하면서 폭망한 지역이다. 높은 실업률에 계속 정전이 되고 도로에 포장도 안 돼 있는 곳이 많다. 트럼프 비선캠프는 마을 단위까지 정교하게 민심을 분석해 표가 움직일 수 있는 지역만 골라서 영리하게 공략했다. 그런 방식으로 공화당의 내로라 하는 정치인을 다 떨어뜨리고 후보가 되었고, ‘샤이 트럼프를 결집해 대통령이 되었다. 최근 트럼프가 퇴원해 선거운동을 재개한 뒤, 승부를 가를 경합주 6곳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여전히 바이든에 뒤지긴 하지만 2~3%씩 급격히 올랐다. 거기서 비선캠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바이든이 4년 전 힐러리에 비해 유리한 요소는 무엇인가?

“2016년에는 힐러리에 대한 비호감이 너무 높았다. 민주당 내 백인 노동자들이 힐러리가 싫어서 투표를 안 했다. 당시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1% 미만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막판 뒤집기로 다 이겼다. 지금 바이든이 강력한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비호감도는 높지 않다. 지지율이 계속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힐러리가 싫어서 투표를 안 했던 민주당 백인들이 올해엔 반트럼프 입장으로 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양쪽 모두 6개 경합주에 집중하고 있는데,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니아 3개주는 이미 바이든 쪽으로 기울었고, 애리조나도 바이든 우세가 유지되고 있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여전히 박빙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우편투표가 늘면서 바이든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다.

두번째로, 경합주의 백인 노인층이 이제서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을 깨닫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는 러스트벨트 지역에는 코로나가 심각하지 않고 사망자도 없었다. 그래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코로나가 감기 같은 것이라는 트럼프 말을 믿었다. 이제는 코로나가 경합주의 시골까지 퍼졌고, 트럼프 본인까지 확진자가 되면서 코로나가 선거의 핵심 이슈가 됐다. 트럼프가 코로나 통제와 방역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종주의 극우 무장 세력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들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요소요소에 숨어있던 인종주의 범죄집단들이 고개를 들고 사회로 나와 미국 대도시를 활보하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 쪽이 이런 폭력집단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연계를 맺고 자금을 지원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개호루라기’(지지층만 이해할 수 있는 신호)를 드러낼 때마다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 해제정책에 반대하며 대립했던 미시간 주지사를 납치해 살해하려던 울버린 파수꾼이라는 극우단체의 음모까지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 때문에 내가 승리하기 어려울지 모르는데 그것은 부정선거다. 공정하게 감시할 준비를 빨리해야 한다고 말한 뒤 사흘 만에 5만명 열혈 지지층이 자원봉사자로 몰렸다 트럼프 캠프에서 이들을 플로리다·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4개 지역으로 나눠서 보냈다.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에서 재검표를 하게 돼 부시가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동부선거운동을 맡고 있던 로저 스톤이 뉴욕의 폭력배 5백명을 동원해 대학생처럼 옷을 입혀서 재검표가 예정된 4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을 감싸고 위협했던 상황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대선 역사상 초유의 불복 사태가 예상되고 있는데, 미국 선거 시스템이 해법을 찾을 수는 있나?

전문가, 언론들이 선거 이후에 대해 내전 상황이라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고 쓰고 있다. 트럼프가 무장한 세력을 결집해 불법을 저질러도 막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패자가 승복을 해야 승리 발표를 한다. 후보가 패배 인정을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선거 당일 개표 결과와 우편투표까지 포함된 결과가 다를 수 있고, 내년 120일 임기 마지막날까지 새 대통령이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원이나 대법원에서 결론을 내야 하는 전례 없는 고약한 상황도 예상된다. 미국 ()법은 평화적 권력 이양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했는지 몰랐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4년 전에도 트럼프의 불복에 대비해 초당적인 수습위원회를 구성하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초당적인 해법이 어렵다. 지금 미국 정치권은 민주당, 공화당, 그리고 트럼프에게 열광하는, 미국인의 30%가 넘는 광적인 지지자로 분열돼 있다.

하지만, 미국 시민사회의 힘에 기대를 건다. 미국 시민사회는 큰 사건이 나면 굉장히 침착하고 차분해진다. 선거 뒤 내년 120일까지 트럼프 쪽 행동으로 혼란이 오더라도 미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시민사회가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지금은 어려운 시기지만 체제를 정비하고 복구해서 결국 올바른 길로 갈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 사회의 분열과 혼란에 전세계가 놀라고 있다. 미국 사회는 왜 이렇게 망가졌는가?

미국 기득권층과 지식인들의 탐욕, 나태, 오만의 결과, 이렇게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민주·공화 양당 정치가 시민사회의 요구를 자기 당의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했다. 냉전이 끝나고 9·11 테러와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의 정당 정치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지금 미국의 핵심 모순은 계급 문제, 빈곤의 문제다.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한 무분별한 세계화의 후유증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후에 공화당은 9.11 테러 이후 전쟁을 치르면서 빈곤 문제를 계속 외면했고, 그런 상황에서 무책임한 티파티 세력이 당을 장악하며 무너졌다. 2007~2008년 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를 휩쓸었고 오바마 행정부가 집권했지만 일단은 월스트리트를 살려야 하니까, 막대한 구제금융이 다 부자들한테만 들어가 버렸다. 이제 코로나19 상황이 닥치면서, 미국에선 20세기 초의 스페인 독감과 대공황,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에서 나타났던 3가지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순식간에 분노가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35년 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인종 문제에 대한 분노가 이렇게 급속하게 확산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인종차별 반대와 함께 성난 빈곤 계층이 함께 거리로 나섰기 때문이다. 억눌렸던 분노가 대도시들에서 확 번졌다. ‘부자들을 잡아먹자’, ‘부자들을 공격해라같은 구호가 곳곳에서 나왔다.

트럼프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고 법과 질서를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다. 성경의 언덕 위의 하얀집구절을 끌어와 백인들에게 침략자인 시위대, 흑인, 히스패닉들로부터 미국을 지키자고 선동했다. 미국 사회의 인종 문제를 가지고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미시간주 노바이에서 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노바이/AFP 연합뉴스

미국 사회가 이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변화는 만들어지고 있는가. 민주당 내부 급진 진보진영은 미국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희망인가?

민주당의 혼란은 클린턴 행정부가 민주당의 원칙을 허물고 무차별적 세계화 등 우경화 정책을 펴면서 시작되었다. 민주당 내 진보적 정신을 대표하던 캐네디 가문은 2008년 힐러리 클린턴과 오바마가 대선 후보가 되려고 경쟁할 때 오바마를 지지했다. 오바마는 민주당의 방향을 설정해 당을 통합했다. 오바마 다음은 그의 진보 이슈를 진전시킬 후보가 나와야 했다. 그런데,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려는 뜻을 포기하지 않았고, 오바마는 힐러리의 다음 대선 출마를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 2016년 민주당 진보진영에서 후보가 나와야 했는데, 보수적인 힐러리가 출마하게 되니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 세력들이 갈 곳을 잃고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에게로 결집했다. 힐러리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샌더스에게 승리했고 그에 대한 반발도 커졌다. 민주당 내 노선 싸움이 안에서 정리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 내 젊은 진보세력으로 주목받는 오카시오 코르테스, 로 칸나 급진 좌파들이 미국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을 아직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가치, 인종 문제에 대한 급진적 변화도 중요하지만, 지금 미국을 바꾸려면 중산층의 지지도 같이 받지 않으면 안 된다.

바이든은 우선 이렇게 분열된 민주당을 흩트러뜨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바이든은 중도파이지만 정강 정책을 만드는 태스크포스는 진보 진영에서 주도했고, 경제 정책에 오바마케어, 그린 뉴딜 같은 진보 이슈들이 모두 포함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의 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제인스빌/EPA 연합뉴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다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고,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식의 전망이 한국에서 많이 나온다. 그래서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트럼프가 계속 대통령인 게 낫다는 논리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까워졌던 것 때문에 그런 주장들이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전쟁 위기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김 위원장과 협상을 한 것은 좋은 역할이지만, 충동적인 정치인인 그가 항구적 평화체제 기반을 만드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바이든의 한반도 정책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의 재판으로 예상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정책을 펴는 동안, 바이든이 부통령이긴 했지만 당시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를 주도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었다. ‘전략적 인내에는 그런 방향을 원했던 당시 한국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영향도 컸다.

바이든의 외교 정책을 이해하려면 클린턴 행정부 막바지를 봐야 한다. 바이든은 상원의원이던 38년의 거의 대부분을 외교위원회에서 전세계 외교를 주도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바이든이 협력해, 북한 조명록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하고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회담을 하는 외교를 펼쳤다. 바이든은 대중국 관계에서 북한을 미국 쪽으로 끌어당길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1994년 제네바합의부터 6~7년 동안 북한과의 협상을 추진했다. 바이든이 트럼프의 대외 정책 가운데 크게 비판하지 않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대중국 정책이고 또하나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다. 민주당도 트럼프의 북한과의 대화는 잘 한 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은 북한을 미국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체계적 외교를 진전시키려 할 것이다.”

미국 정치권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명심해야 하는 점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신이 어마어마하다는 현실이다. 이걸 돌파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초기에 북한의 협상 의지를 보증하는 역할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북한이 거기서 벗어나서 부딪히고 있다. 워싱턴 이너서클의 북한에 대한 불신, 인권·가치 이슈와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중요한 과제다.

한국 진보진영이 아직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 내 인권단체나 한인들 중에도 보수 쪽 목소리가 강하고, 이쪽 사람들이 미국 주류와 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들은 북한과의 대화는 불가능하고, 북한은 소멸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미국 주류 정치권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문재인 정부가 평화와 종전선언 구상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보다 훨씬 더 크다. 한국의 구상에 가장 반대하는 사람들과 계속 얘기하면서, 그들이 점점 더 유연해지고 덜 반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의 진보 정치인들이 미국에 오면 쉽게 얘기할 수 있는 정치인들보다는 입장과 견해를 달리하는 쪽의 의원들을 더 적극적으로 만나야 한다. 예를 들면 종전 결의안을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원들 하고만 의논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성사될 수가 없다. 현재 종전결의안에 동의한 40여명의 의원들 중에는 단 한명의 공화당 의원도 없다. 이것은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에서 한국 정부의 현안에 가장 반대하는 사람부터 만나서 설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지지가 넓어진다. 나는 한국 진보 정치인들에게 프리덤 코커스(공화당 내 강경 보수세력)를 먼저 찾아가라고 조언한다. 한국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약자는 더 영리하게 움직여야 하고, 편의주의와 관성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

미국의 무기산업 등 기득권층이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물러나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북한과의 긴장 유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의 자본가들이 정치권력에 대해 지금처럼 영향력이 적었던 적이 없다 이전까지는 미국 정치가 자본에 종속돼 있었는데 오바마 시기 구제금융을 기점으로 역전이 됐다. 산업과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군수산업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의 긴장 해소를 원치 않는 측면은 분명 존재하고 있고 무시할 순 없지만, 우리가 그것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인식하는 면이 있다. 현실이 변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방위산업이 정치 쪽에 선을 대려 무척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므로 정치권력을 먼저 설득해야 한다. 종전선언도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게 아니다. 백악관은 의회의 반대를 거스르면서까지 외교를 강행하지는 않는다. 의회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은 안보, 특히 대북한 이슈에 대해 초당적인 입장과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한국의 야당 인사들이 워싱턴을 방문해 정부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일에 늘 충격을 받고 있다. 이런 점이 큰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트럼프 또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미중관계는 각각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모두 반중국 입장이다. 미국 민심이 그렇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중국 때리기는 고립주의를 강조하는 미국 국내 정치에 기반한 전략이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의 이해관계만 본다. 중국과 갑자기 타협할 수도 있다.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은 미국 시민사회의 여론, 경제·사회적 가치 문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토니 블린큰(바이든 부통령 시절의 국가안보보좌관·국무부 부장관), 제이크 설리번(바이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수전 라이스(오바마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가 핵심이다. 바이든 진영은 현재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보편적 가치를 버리고 권위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부통령 시절 시진핑과 만났던 바이든은 시진핑에 큰 실망을 느끼고 있고 함께 국제사회 규범을 지킬 동반자가 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본다. 트럼프처럼 거친 대중국 정책은 아니지만, -중 관계의 긴장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미국의 아시아 정책은 미일동맹을 중심의 외교였다. 미국의 일본 일변도 아시아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나?

한국이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워싱턴 정계에서 외교전략의 초점은 반중국이고 그 가운데 90%는 미일관계다. ‘반중국 친일만 있는 이 판을 냉정하게 보고 앞으로 우리가 3·5·10년에 걸쳐 어떻게 바꿔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대만의 외교는 주목할 만하다. 대만이 살아남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기 때문에 워싱턴 정계에서 대만의 영향력이 강력하다. 일본과 미국의 관계가 매우 오래된 긴밀한 관계이고, 최근 중국 견제를 위해 미일관계가 더욱 중시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 의지를 가지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노력하니 트럼프 행정부가 움직이도록 할 수 있었다. 한국의 청와대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한국이 장단기 프로젝트를 구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미국의 주류, 이너서클이 흔들렸다. 이번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의회 선거에선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치가 공화당 극우파인 프리덤 코커스와 민주당 내 급진파로 양극화돼 있어, 오랫동안 정계를 주도해온 중도파들이 대거 낙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 교체가 큰 폭으로 일어나고 초선의 시대가 열린다. 우리가 이들 초선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어떤 외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생긴다. 주류가 흔들릴 때 소수에겐 기회가 온다.

저는 미국에 사는 250만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 시민의 힘을 결집시키는 데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정부, 특히 국무부에 많이 진출하라고 조언한다. 미국 외교는 지금 아시아를 가장 중시하고 있고, 한국계가 외교 영역에서 적극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전망하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다. 한국의 미국 전문가들이 외교·안보나 경제에만 집중해 미국 사회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는데, 미국을 제대로 보려면 미국 시민의 눈으로 미국 사회 내부의 변화를 깊이 있게 살펴야 한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시민의 힘, 유권자의 힘으로 미국 내 한인들의 정치적 지평을 넓히고 미국 정치에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게 하려는 풀뿌리 시민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1985년 미국으로 가 정치학을 공부한 뒤 1996년 뉴욕에서 한인유권자 운동을 시작했다. 한인들의 미 의회와 정부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투표 참여를 늘려,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게하는 것이 목표다. 2008년 오바마 대선 선거 캠프에서 활약하는 등 미국 정치권 인사들과 오랫 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미국 정치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2007년에는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결의안이 통과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과 미국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해왔다.

그는 한국이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국 시민의 눈으로 미국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봐야하고, 선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미국 정치에 한인들과 한국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려면 미국내 한국계 시민들이 유권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이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안보동맹이라는 지정학적 중요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인 250만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의 미국 사회에 대한 기여를 더욱 중시한다며 한국계 미국인들의 미국 의회와 시민사회에 대한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민희 논설위원


바이든,  4년 전 대선 때보다 경합주에서 지지율 호조

선거 막판 트럼프,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격차 줄여

트럼프, 대형유세 지지층 결집 역전 전기 만들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애리조나 투손 국제공항에서 대선 선거유세 집회를 갖고 지지층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코로나19에 회복된 뒤 트럼프가 열고 있는 경합주의 대형 유세 집회는 올해 대선에서 그의 역전의 전기를 만들 마지막 변수로 평가된다. 투손/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 선거 때처럼 막판 역전승을 할 가능성이 존재하나?

트럼프는 대선을 2주 정도 남긴 20일 현재 전국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승부의 관건인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으로 뒤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4년 전에도 이 정도 격차로 뒤지다가 막판 맹추격을 통해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눌러 선거인단 득표에서 승리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아직 있는 것인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릭틱스평균지수를 보면, 투표를 15일 남긴 지난 18일 현재 트럼프는 42.4%로 바이든의 51.3%에 비해 8.9%포인트 뒤진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이 무렵 클린턴에게 전국 지지율에서 5%포인트 뒤졌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역전승을 일궈낸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경합 6개주 평균 지지율 지수에서도 트럼프는 45%로 바이든(49%)4%포인트 격차로 밀렸다. 2016년 대선 때(4.8%포인트 격차)보다 좁혀진 것이다.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만 보면, 트럼프는 2016년에 비해 지지율이 좋은 편이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때와 같은 역전의 조건이 없지는 않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역전승을 한 이유는 막판 변수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클린턴의 우세를 점친 여론조사들이 클린턴 우호 성향이 큰 대졸 등 고학력 응답자들의 의견을 과대 대표한 반면 트럼프 우호 성향인 저학력 응답자들은 과소 대표한 왜곡이 있었다.

부동층이 막판에 트럼프 쪽으로 크게 기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사용 사건에서 진전이 있다는 발표를 한 것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대선 투표 3주를 남긴 시점에서 트럼프는 미시간에서 12%포인트, 펜실베이니아 및 위스콘신에서 7%포인트나 뒤진 상태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선거일 전 마지막 주까지 지지율 격차를 줄여 나갔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3%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포인트, 플로리다에서는 5%포인트나 줄였다. 부동층 다수가 선거가 다가오자 트럼프 쪽으로 기운 것이다. 주요 경합주에서 뒤늦게 표심을 결정한 부동층에서 트럼프는 두자리수 이상의 비율로 우세했다. 민주당 쪽은 이런 트럼프의 추격이 투표를 앞두고 이뤄진 연방수사국의 클린턴 개인 이메일 사용 수사 발표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민주당 쪽은 현재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크게 앞서고 있지만 2016년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를 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외곽조직이자 모금기구의 하나인 ‘PAC 프라이어티즈 유에스에이는 지난 1년 동안 바이든이 역전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나리오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전하는 이 시나리오는, 바이든이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는 여론조사보다도 3%포인트 지지율이 더 적고, 흑인 등 비백인 유권자층에서는 투표율이 4%포인트 적게 나오는 것을 상정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9일 현재 선거인단 표수에서는 257, 트럼프는 239명이다.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이 초경합 상태라 당락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시간이 가면 트럼프의 선거인단 승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선의 경우, 선거 막판 대형 정치적 사고에 해당되는 바이든 아들의 동영상 폭로가 최근 터졌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때 터진 클린턴 이메일 사건만큼 큰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 나아가 트럼프 쪽의 공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올해 여론조사 기관들은 2016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트럼프에 우호적인 저학력층 등의 표본을 더 반영하는 등 정확성을 기하는 보정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은 트럼프가 우세했던 노년층과 무당파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백인 고학력층에서도 클린턴에 비해 더 좋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2016년 대선 때와 같은 막판 출렁임의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가 위스콘신 등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로 승리하는데 일조한 녹색당 등 제3후보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점도 바이든에게는 유리하다.

하지만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후 대중유세를 재개한 트럼프는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 규모가 큰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를 중심으로 바이든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평균지수에 따르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127.3%포인트 격차에서 193.8%포인트로 격차를 줄였다. 플로리다에서는 지난 74.5%포인트 격차에서 181.4%포인트까지 따라붙었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트럼프의 막판 대추격이 지지층의 투표율과 등록율에 미칠 영향이다. 그가 경합주에서 펼치는 대규모 유세 운동이 지지층 사이에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다. 정의길 자

 

2016년 트럼프 당선시킨 노인·백인여성·무당층 줄줄이 이탈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113일 미국 대선 경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2016년 대선 때의 지지층을 잃고 있다. 65살 이상 노인과 백인 여성, 교외 거주자, 무당층이 그들이다.

가장 큰 폭의 이탈은 노인층에서 벌어지고 있다. 2016년 대선 출구조사를 보면 당시 65살 이상 투표자의 52%가 트럼프, 45%가 힐러리 클린턴을 찍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경제전문매체 <아이비디>(IBD)와 여론조사기관 티아이피피’(TIPP)가 지난 12~17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연령대에서 바이든이 55.1%, 트럼프(40.9%)보다 14.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엔비시>(NBC) 방송의 930~101일 조사에서는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노인층에서 27%포인트나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노인층의 급격한 이탈은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는 모든 연령에서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지만,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노인층의 불안감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19일 재선 캠프 직원들과 한 전화회의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을 재앙이라고 부르며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의 얘기를 듣는 데 지쳤다고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74살인 트럼프는 지난 8일에는 아무도 모르지만, 나도 노인이라며 노인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플로리다 등 노인 비율이 높은 경합주들에서는 이들의 선택이 대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외 지역 거주자들의 변심도 크다. 이들은 대체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도시 지역과 공화당 성향인 시골 사이에 사는 이들이다. 2016년 이들은 49%(트럼프) 45%(클린턴)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그러나 <야후 뉴스>유고브가 지난 16~18일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는 바이든(50%)에 대한 지지가 트럼프(36%)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지난 6~9<워싱턴 포스트><에이비시>(ABC) 조사에서도 바이든 53%, 트럼프 44%로 바이든이 9%포인트 우위였다.

여성 표심도 흔들린다. 2016, 여성들은 전체적으로는 트럼프(41%)보다 클린턴(54%)을 택했다. 하지만 이 중에 백인 여성으로 좁혀 보면 트럼프 52%, 클린턴 43%로 무려 9%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 <아이비디> 조사에서는 백인 여성 사이에서 바이든(47.6%)과 트럼프(47.1%)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거주지와 성별을 합쳐 보면, 트럼프와 가장 거리가 먼 계층은 교외 거주 여성이다. <워싱턴 포스트> 조사에서 이들 계층은 바이든 62%, 트럼프 34%로 바이든이 무려 28%포인트나 앞선다. 교외 여성들은 이미 2018년 중간선거 때 트럼프와 공화당에 등을 돌렸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교외 여성들이여, 제발 나 좀 좋아해주겠냐고 호소했다.

무당층도 지난 대선 때는 46% 42%로 트럼프 쪽에 섰지만, 이번 <야후 뉴스> 조사에선 39% 37%로 바이든의 2%포인트 우위로 역전됐다. 이번 대선에서 무당층은 크게 줄어들어 결과에 큰 변수가 못 된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막판 선택은 바이든 쪽으로 좀 더 기울었다는 얘기다.

<야후 뉴스> 조사에서, 4년 전 트럼프를 찍었던 이들 가운데 이번에는 바이든을 찍겠다는 답변도 9%에 이르렀다. 반면, 2016년 클린턴을 찍은 이들 가운데 이번에 트럼프를 찍겠다는 이는 4%로 더 적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미 대선 마지막 TV토론 '끼어들기' 차단트럼프캠프 반발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 마지막 TV토론에서는 후보가 상대방의 발언을 자르고 끼어들어 방해하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강제로 차단하는 조치가 시행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선토론위원회(CPD)19일 오는 22TV 토론에서 개별 토론주제에 대해 각 후보에게 2분간의 답변 시간을 보장하면서 이 시간에 상대방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차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22일 오후 9(한국시간 23일 오전 10) 테네시주 벨몬트대에서 열리는 이번 토론은 대선 전 마지막 TV 토론이다.

코로나19 대응 미국의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의 6개 주제당 15분씩 배당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분씩 답변하고 자유토론을 이어가는 형식이다. 전체 토론 시간은 총 90분이다.

CPD는 이번 토론에서는 1차 토론 때와 달리 후보별로 주어지는 2분간의 답변 시간에 상대방의 '말 자르기'를 차단하기 위해 상대 후보의 마이크를 강제로 차단하기로 했다. 2분간의 답변 이후 이어지는 자유토론에서는 상대방의 마이크를 다시 켜고 토론을 진행한다.

CPD"(토론과 관련해 기존에) 합의된 규칙을 더 잘 준수하기 위한 조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런 토론 방식 변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은 "대선토론위원회가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바이든)에 유리하도록 막판에 규칙을 바꿨다"고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규칙 변경에도 조 바이든과의 토론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또 미리 선정된 6개의 토론주제에 외교 관련된 것이 적다면서 주제 선정 또한 바이든 측에 유리하게끔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빌 스테피언 선대본부장은 이날 CPD에 보낸 서한에서 대선토론을 외교정책토론회라고 해놓고 바이든은 자신의 외교정책 공과에 대한 언급을 기를 쓰고 피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위원회의 친() 바이든 조처들이 토론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대중이 토론의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측은 CPD의 발표나 토론 주제 선정에 대해 별다른 공식반응은 내놓진 않았으나 환영하는 기류다.

앞서 지난달 29일 진행된 1TV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발언 도중 계속 끼어들며 방해하는 바람에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두 후보가 동시에 설전을 벌이면서 말이 뒤엉키는 등 난장판에 가까운 장면이 연출됐다.

1차 토론 직후 CDP는 대선 후보 간 질서 있는 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 방식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서둘러 내놓은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TV 토론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한 기자가 오는 22TV 토론 전에 검사를 받을 것이냐고 질의하자 "그것은 내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나는 지금 완전히 (바이러스가) 없다"면서 "그들이 말하길 나는 면역이 생겼다. 한번 그것(코로나19)에 걸리면 면역이 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낙선 땐 각종 소송 휘말릴 것"

CNN 전망수사 · 소송에 '대통령 지위' 활용해 대응

대통령 지위 잃으면 방어막 사라져 곤경,어려움 예상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중 마스크를 벗어 청중들에게 던지고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11.3)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해 대통령 지위를 잃으면 각종 민·형사소송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 및 소송에 '대통령의 법적 지위'를 내세워 대응해왔지만, 재선에 실패하면 방어막이 사라지면서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것이다.

CNN방송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선거캠프가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과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건네는 과정에 그룹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조사중이다.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룹이 금융·보험사기와 탈세를 저질렀는지 여부도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맨해튼지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8년 치 납세자료를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형사소송에서 대통령의 광범위한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자료 제출을 거부해왔다.

그는 납세자료를 제출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최근에는 연방대법원에 자료제출을 막아달라는 긴급요청서를 냈다.

맨해튼지검과 별개로 뉴욕주 검찰도 트럼프그룹이 대출과 탈세 목적으로 자산가치를 부풀리거나 줄였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주 검찰은 이달 초 그룹 부대표인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를 조사했다.

에릭은 선거운동으로 바쁜 상황이고 자신의 진술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대선 이후로 조사를 미룰 것을 요구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잡지 칼럼니스트 진 캐럴이 제기한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면서 "내 타입이 아니다"라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도 피소됐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대통령이 직무수행 중 성폭행 의혹에 대응하다가 명예훼손소송을 당했다"면서 피고를 트럼프 대통령에서 정부로 바꿔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정부는 명예훼손 소송의 피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법원이 법무부 요청을 받아들이면 소송은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인 시절 진행한 TV'어프렌티스' 출연자 서머 저보스가 제기한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인신공격을 가했다는 이유로 역시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이 소송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헌법에 따라 주법원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봇물 터지듯 소송이 추가로 제기될 수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앞서지만민주, 4년 전 역전패 데자뷔 불안

여론조사 우위에도 신중론 실제 지지율은 더 낮다 경계심도

낮은 비호감도, 노인·교외 유권자 강세 긍정적"추격자 행동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3일 대선을 2주가량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원들은 2016년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4년 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다가 정작 대선일 투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 힐러리 후보도 그랬다""민주당원에게 이는 걱정스러운 선거운동 데자뷔"라고 19일 전했다.

WP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전국 단위 조사에서 10~12%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고,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우위는 평균 8%포인트다.

그러나 펜셀베이니아 아빙턴의 간부인 빌 볼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면서 "나는 매우 불안하고, 낙관과 두려움 사이의 덫에 갇혀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 민주당 의장인 라보라 반스는 "2016년 일어난 일 탓에 사람들은 여전히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어떤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팀 머토 대변인은 "주류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 지난 4년을 보냈다. 왜 이런 기관이 지불한 여론조사를 신뢰해야 하느냐"며 여론조사 정확성에 의문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인 에드 렌덜은 4년 전보다 여건이 더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서도 "사람들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반응한다. 감성적으로는 같은 (패배) 시나리오가 다시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젠 오말리 딜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도 최근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투표율 같은 변수를 고려할 때 많은 결정적 주에서 함수적으로 동률이라며 "추격하는 것처럼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프라이오리티 USA'(Priority USA)는 지난 1년간 대선 결과 예측 프리젠테이션 때 충격적 시나리오를 포함했다.

이는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바이든 후보의 실제 지지율은 백인 노동자에서 3%포인트, 유색인종에서 4%포인트 더 낮다는 내용이다.

또 지난 9일 기준 538명의 선거인단 중 바이든 후보가 257, 트럼프 대통령이 239명을 확보한 가운데 3개 경합주 개표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바이든이 대선 승리에 필요한 '매직넘버'270명을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만 바이든 캠프는 2016년에 비해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캠프의 여론조사 담당인 존 안잘로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의 부정적 시각이 매우 강한 반면 바이든 후보의 경우 4년 전 힐러리 후보에 비해 부정적 관점이 덜하다는 점을 꼽았다.

바이든 후보는 무당파, 노인, 백인 대졸자, 교외 유권자에게서 우위를 보이는데, 이는 힐러리 후보 때 볼 수 없었던 양상이다. 3의 후보에게 투표하려는 유권자가 훨씬 줄어든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캠프 선임고문인 애니타 던은 민주당이 여론조사에 훨씬 더 신중해졌고 의도적으로라도 여론조사에 덜 의존해 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위스콘신주 민주당 의장인 벤 위클러는 "민주당원 사이의 인식은 매 순간 어느 것이라도 잘못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것"이라며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선거인단 2배 확보트럼프는 플로리다에 사활 걸어야"

WSJ 분석결과 비경합주 바이든 226, 트럼프 125명 각각 확보

"산술적으로 바이든 우위지만 11개 경합주 등에 187명 걸려있어"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일단 유리한 위치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등 선거인단이 많은 경합주를 차지해야 승산이 커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19일 바이든 후보가 확보할 가능성이 크거나 확실시되는 선거인단 합계는 226명으로 트럼프 대통령(125)의 두 배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투표 결과 각 후보가 확보한 주별 선거인단을 전국적으로 합산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 대선에서는 전체 538명 가운데 270명 이상을 얻어야 당선될 수 있다.

WSJ은 쿡 폴리티컬 리포트, 인사이드 일렉션스, 래리 사바토의 크리스털볼(버지니아대 정치센터) 3개 초당적 정치분석기관이 산출한 지지율을 합산해 이같이 추산했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산술적인 우위를 안고 출발하는 셈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특정 후보 쪽으로 완전히 기울지 않은 나머지 11개 경합주와 2개 선거구(메인주 2선거구, 네브래스카주 2선거구)에 주어진 187명의 선거인단을 고려하면 승패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하원 선거구별 승자에게도 1명씩 선거인단을 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러한 경합주 선거인단을 다수 확보하면 바이든 후보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

WSJ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 마지노선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의 수는 104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64개보다 많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 놓칠 수 없는 경합지역은 플로리다와 텍사스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수 있는 64가지 방법 중 91%가 플로리다를 포함하고, 98%가 텍사스를 포함한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를 차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모든 시나리오는 오하이오를 포함한다고 WSJ은 전했다. 플로리다를 뺏기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이기는 104가지 방법 중 플로리다 또는 텍사스를 포함하는 경우는 각각 11%, 10%에 그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가져간다면 위스콘신이 전체 승패의 열쇠를 쥔다고 WSJ은 분석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68가지로 이 중 44%가 위스콘신을 포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45가지로 이 중 58%가 위스콘신을 포함한다.

 

트럼프, 파우치에 "재앙" 독설"멍청이들 말 듣는데 진절머리"

참모들과 전화 회의"대선 승리 가장 좋은 느낌, 우리가 이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미국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로 통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재앙"이라며 독설과 조롱을 퍼부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캠프 참모들과 전화 회의에서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의 얘기를 듣는데 진절머리를 낸다"고 말했다.

그는 파우치 소장을 향해 "그가 TV에 나올 때마다 항상 폭탄이 있다""내가 그를 해고하면 더 큰 폭탄이 있다. 그러나 파우치는 재앙이다"라고 비난했다.

또 파우치 소장이 일관성 없이 조언했다면서 파우치의 말을 따랐다면 지금 미국에는 70~80만명의 사망자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사망자는 전세계 최고인 22만명에 육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이 오랫동안 NIAID 소장을 지낸 것을 염두에 둔 듯 "그는 여기에 500년 동안 있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잘못됐다고 말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윗을 통해서도 "파우치 박사는 우리가 TV 출연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는 어젯밤에도 그를 (TV에서) 봤다"며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파우치 소장이 과거 마스크 착용이 필요 없다고 하고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박사가 미국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스크를 착용하면 안 된다면서 야구 역사상 최악의 시구 장면을 자신에게 상기해준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과거 파우치 박사가 서툰 시구 장면을 보여줬다고 비꼰 것이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후 유세장에 복귀한 지 일주일 만에 정부 과학자들을 비난했다며 일관된 메시지 부족, 코로나19 급증, 파우치 소장 등 공격은 지지기반 확대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팀원인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위험성을 경시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을 면전에서 쓴소리하는 것도 불사해 '돌직구'로도 불리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상당한 대중적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심 과학을 믿으면서도 약하게 보일까 봐 마스크 착용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염된 것을 보고 놀랐느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 "감염될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3일 선거를 보름 앞두고 2천여명의 캠프 관계자와 연결된 이날 전화 회의에서 대선 승리는 물론 의회의 상·하원에서도 다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이든, 이번 대선이든 이날처럼 승리할 가능성에 대해 좋은 느낌이 든 적이 없다며 "우리가 이길 것이다. 나는 3주 전, 2주 전에는 이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이 더 벌어졌지만 이후 유세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서면서 격차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5~18일 각종 여론조사 취합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국 단위로 42.4%로 바이든 후보(51.3%)8.9%포인트 차로 뒤쫓고 있다. 이는 지난 1110.3%포인트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6개 경합주 지지율 격차는 4.1%포인트로 더 좁혀져 있다.

       

트럼프 '격정' vs 바이든 '침착'… 2차 토론 '간접 대결'

시종일관 진행자와 부딪힌 트럼프차분하지만 '밋밋한' 바이든

 

미국 대선을 20일가량 앞두고 동시간대에 방영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담방송이 극도로 대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미 CNN방송 등 외신이 15일 평가했다.

당초 이날에는 두 후보 간 2차 대선 TV토론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후 미 대선 토론위원회(CPD)가 결정한 화상토론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 측이 거부하며 무산됐다.

그 대신 두 후보는 각각 다른 방송에서 유권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는 행사를 열어 간접 대결을 벌였다.

두 후보 모두 강도 높은 질문 세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와 시종일관 날 선 공방을 벌이며 격정적으로 대응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NBC방송과 타운홀 행사에 참여한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인 서배너 거스리 앵커와 쉬지 않고 부딪치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NBC방송의 서배너 거스리 앵커의 질의에 답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당신은 항상 그 질문으로 시작한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다른 사람한테도 이런 식이다듣고 있나? 나는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한다. 다음 질문은 뭔가?"라고 받아쳤다.

거스리가 연이어 관련 주제를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작이군"이라며 불평했다. 이날 그는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을 부인해달라는 질문에 끝내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를 언급하자 진행자가 말을 끊으며 이를 즉시 지적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거스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사람의 8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말하자, 그가 인용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해당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마스크의 효능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서배너, 우리는 같은 편이다""마스크 쓰는 것에 아무런 불만도 없다"며 물러섰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러브 차일드 레스토랑에 모인 주민들이 15일 동시에 각각 진행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타운홀 행사 방송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같은 시간 ABC방송에서 방영된 바이든 후보의 타운홀 행사는 이보다 더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바이든 후보 역시 연방대법관 증원 문제, 흑인 감금을 크게 증가시킨 1986·1994년 법안 통과에 기여한 이력 등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지만, 진행자나 청중의 말을 끝까지 듣고 대체로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다.

때때로는 난감한 질문에 돌려 말하는 듯한 장황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CNN은 이런 차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방송을 보다가) 바이든의 타운홀 행사로 채널을 돌린 유권자들은 다른 우주에 간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는 비교적 무난하게 타운홀 행사를 마쳤지만, 트럼프 대통령보다 방송의 화제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타운홀 행사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큐어넌 관련 자극적 헤드라인을 끌어들일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행사는 대통령의 새로운 논란거리에 묻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운홀서 속사포 질문으로 트럼프 당황케 한 NBC 앵커 거스리

"몇년동안 기다렸던 인터뷰어떻게 '신문'하는지 보였다" 호평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인터뷰한 NBC 앵커 서배너 거스리

 

15일 미국 NBC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진행한 타운홀 행사에서 질문을 맡은 유명 여성 앵커 서배너 거스리(49)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거스리가 타운홀 미팅의 대부분 시간을 속사포 같은 논쟁적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맹렬히 공격하는 데 썼다"라며 "다른 진행자와 달리 그는 이런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회피식 화법을 들춰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거스리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할 만한 단순 명쾌한 질문을 빠른 속도로 던졌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간결하면서도 단호하게 설전을 주고받았다"라고 묘사했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을 모른다고 하자 "당신은 안다"라고 즉시 받아치면서 이 단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막힘없이 설명해 반박했다.

이어 큐어넌의 음모론을 한 번만 부인해 보라고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 단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라고 재차 부인하자 거스리는 "내가 지금 설명했지 않느냐"라고 압박했다.

NYT는 이 장면에 대해 거스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반박하는 화법을 구사했다고 해설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우리가 몇 년 동안 기다렸던 트럼프와 인터뷰를 거스리가 해냈다"라며 "그를 어떻게 '신문'해야 하는지 보였다"라고 호평했다.

이 매체는 "거스리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라며 "모든 질문은 여러 차례의 재반박으로 이어졌고 근거 없는 (트럼프의) 모든 주장은 반론을 당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스리는 빠르고, 정보가 충분했으며 제대로 준비해 타운홀 행사에 임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설명하도록 하는 질문에 진실인 답만 하라고 요구했다고 해설했다.

복스는 "거스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하게 했다"라며 "거스리가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끝까지 캐묻는 태도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거스리의 전략은 복잡하지 않았다. 정직이었다"라며 "종종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쉬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데 거스리가 이를 일깨웠다"라고 평가했다.

27년 경력의 방송 언론인인 거스리는 2007NBC에 입사해 2012년부터 이 방송사의 간판 아침 시사방송인 '투데이'의 공동 진행자를 맡았다. 2018년엔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선정될 만큼 인지도가 높다.

미국인 아버지의 직장이 있었던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난 뒤 미국에서 자랐다.

 

 바이든 "트럼프, 세계 폭력배들 포용김정은과 가장 친한 친구"

", 더많은 폭탄·미사일 가져" "미 우선주의 더 고립, 덜 안전해져"

 

타운홀 행사에 나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관련,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미국이 더 고립됐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모든 폭력배(thug)를 포용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지도자를 언급했다. 북한과 이란의 무력 증강을 지적하며 미국이 덜 안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ABC 방송과 가진 타운홀 행사에서 한 질문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안 추진과 해외 병력 감축 등을 '현대판 기적'이라면서 외교 정책에서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묻자 "조금"이라며 "하지만 많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고립된 위치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을 혼자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북한 등을 거론, "이란은 폭탄을 만들기에 충분한 핵물질을 보유하는 데 더 가까워졌다""북한은 사용할 수 있는 더 많은 폭탄과 미사일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잘 돼가고 있다면서 미국이 어느 때보다 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극동과 서태평양 지역에서 고립돼 있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