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육군회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취임 후 가장 힘쓸 과제로 “12·3 불법 내란 계엄으로 인해 상처받은 군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안규백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 후보자로 이 자리에 섰다”며 “12·3 불법 내란 계엄으로 군심이 흐트러져 있고,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군의 정신력과 상실된 자긍심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2008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을 해왔고, 40여 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익혔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우리 군을 참 국방, 진정한 국방,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12·3 불법 계엄에 관여한 군 관계자 엄중 문책 방침도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일제 강점과 5·16 쿠데타, 12·12 군사반란을 거론하며 “과거에 대한 청산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계속 반복돼서 일어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12·3 불법계엄 문제를 척결하지 않고 간단하게 소독약만 뿌리고 덮고 가면 또 다른 아픔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도려낼 부분을 도려내서 새살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대가 예전 군대하고 달랐고, 달랐기 때문에 결국은 12·3 내란 계엄이 실패한 것 아니겠냐”며 “신상필벌의 원칙에 의해서 잘한 사람들은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들은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방비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요구에 대해선 “국익 관점에서 접근하되, 더 당당하고 더 자신감 있게 대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전면 효력 정지시킨 9·19 군사합의와 관련해선 “합의 복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지금 바로 복원하는 것보다는 상황과 여러 가지 여건 등을 종합해 보면서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지, 어떤 것이 남북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인지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12·3 내란사태로 미뤄진 군 장성 인사와 관련해서는 “군에 몸담은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여러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보고 거기서 최적의 방안을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 권혁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용산 골목을 걸어가는 사진을 27일 에스엔에스에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 에스엔에스.
이재명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64%로 나왔다. 6·3 대선 때 이 대통령 득표율은 49.42%였다. 이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았던 이들 상당수가 취임 20여일이 지난 이 대통령 지지로 돌아선 셈이다.
한국갤럽이 24∼26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4%,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인터뷰)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4%, ‘잘못하고 있다’는 21%였다. 15%는 의견을 유보했다. 서울, 인천·경기, 대전·세종·충청, 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수도권·충청·영호남 모두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더 많이 나왔다. 정치 성향이 중도라고 답한 이들 중에도 69%가 ‘잘하고 있다’고 했다. 보수층에선 ‘잘못하고 있다’(47%)가 ‘잘하고 있다’(37%)는 응답보다 많았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14%) △추진력/실행력/속도감(13%) △소통(8%) △인사(6%) △외교(5%) △공약 실천(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취임 후 첫 직무 수행 긍정률을 보면, △노태우 29% △김영삼 71% △김대중 71% △노무현 60% △이명박 52% △박근혜 44% △문재인 84% △윤석열 52%였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무총리로 적합한지도 물었다. 43%가 ‘적합하다’, 31%가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갤럽은 “총리 후보에 지명되고부터 이번 주 이틀간 인사청문회에 이르기까지 증인 채택, 자료 제출, 재산 형성 과정 등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했다. 2주 전 여론(적합 49%, 부적합 23%)과 비교하면 부정적 기류가 늘었으나, 여전히 적합론자가 더 많다”고 했다.
과거 정부에서 인사청문회 뒤 국무총리 후보자 적합도 조사와 비교하면 김민석 적합론(43%)은 30%대였던 박근혜·윤석열 정부 때 총리 후보자 적합도에 견줘 높은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 때 총리 후보자는 △정홍원(적합 28%, 부적합 20%) △문창극(적합 9%, 부적합 64%, 낙마) △이완구(적합 29%, 부적합 41%) △황교안(적합 33%, 부적합 30%), 윤석열 정부 때는 △한덕수(적합 30%, 부적합 37%)였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3%, 조국혁신당·개혁신당 각 4%, 진보당 1%였다. 무당층은 24%였다. 2주 전 조사 때는 민주당 46%, 국민의힘 21%였다. 갤럽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와 국민의힘 지지도 격차가 2주 전 25%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줄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여야 정당 지지도 급등락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 김남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세청장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임 후보자가 임명되면 현직 의원 출신이 국세청장이 되는 첫 사례가 됩니다.
임 후보자는 1994년 행정고시 38회로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2021년 국세청 차장까지 취임했다가 이듬해인 2022년 퇴임했습니다. 평생 국세청에서만 근무한 '조세 행정 전문가'입니다.
그는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습니다. 당시 이재명 대표가 적극적으로 임 후보자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 후보자는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순번 4번을 받았습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임 후보자를 안정적인 당선권에 배치한 이유가 정권교체 이후를 대비한 행정가적인 포석이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조사국장만 6번... 국세청 '조사통' 탈세 전문 임광현
임 후보자를 가리켜 '조사통'이라고 합니다. 그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4국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2·4국장, 본청 조사국장 등 조사국장만 6차례나 맡았던 보기 드문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국세청의 가장 큰 무기는 '세무조사'입니다. 그래서 기업의 탈세를 조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조사국'은 국세청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재들만 모입니다. 임 후보자가 조사국장만 6차례를 했다는 사실은 그가 국세청 엘리트였음을 보여줍니다.
▲2020년 2월 18일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이 국세청사에서 전관특혜 전문직·스타강사 등 탈세혐의자 138명 세무조사 착수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국세청 제공
임 후보자는 국세청 조사국장 시절 전방위적인 세무조사를 지휘했습니다. 코로나 시기 마스크를 매점매석하며 수십억 원 상당의 폭리를 취한 유통·판매업자와 한 강좌당 수백만 원에 이르는 고액 과외나 입시컨설팅을 했던 사교육 업자들의 세무조사도 진행했습니다.
아울러 변호사·회계사·변리사·관세사 등 '전관 특혜' 전문직과 불법대부업자 등 탈세 의혹이 있는 이들의 숨겨진 자금까지 집요하게 찾아내는 '추적 과세'도 실시했습니다.
당시 임광현 조사국장은 "반사회적·불공정 탈세 행위로 얻은 이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세 누적 체납액만 110조원... 이재명 정부 '탈세' 추적 시작?
지난 10일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 710명을 올해 재산추적조사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체납한 세금만 1조 원이 넘습니다. 매년 재산추적조사 대상자를 발표하지만, 이번은 과거와 다르다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세금 체납이나 탈세를 정리하면 어느 정도 (재정) 여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재정 위기의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세 누계 체납액은 110조 7000억 원으로 이 대통령의 주장처럼 세금 체납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재정에 여유가 생길 순 있습니다. 다만, 지난해 국세청이 재산 추적 등을 통해 확보한 세수가 2조 8000억 원에 불과했고, 체납 세금의 80%가 징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정리 보류' 체납액이라는 점에서 쉽진 않습니다.
국세청장이 바뀔 때마다 내거는 캐치프레이지를 보면 '신뢰'와 '세수 증대', '조세 정의' 등입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정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안정적인 세수확보를 확보하는 것이 국세청의 목표인 셈입니다.
이 대통령이 '조사통' 임광현 후보자를 국세청장에 지명했다고 '조세 정의'와 '세수 확보'가 완전히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역대 정권에서 세무조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례가 있어 정당한 세무조사라도 비판을 받을 수도 있고,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같은 비리라도 터지면 한순간에 신뢰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이 이재명 정부의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합니다. 경제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국세청의 수장으로 지명된 임광현 후보자의 활약을 기대하면서도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 임병도 기자 >
▲동남아에 도피중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최근 자신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돈을 보낸 것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인터뷰를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도피 직전인 지난 2022년 5월 회사가 후원하는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배 회장의 모습이다. ⓒ KH그룹 홈페이지 캡처
쌍방울그룹과 함께 대북송금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KH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최근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관련 내용을 밝히기 시작해 주목된다. 이들이 밝힌 내용은 지금까지 검찰의 공소사실, 나아가 대법원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확정판결 내용과도 차이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정치검찰 조작 기소 진상규명 TF' 발족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권 초반기인 2022년 6월 동남아로 출국해 도피중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최근 자신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돈을 보낸 것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배 회장은 지난 24일 보도된 S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측에) 비밀스럽게 돈을 주는데 경기도가 어떻게 끼겠습니까"라며 "이재명 지사님하고 경기도하고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보낸 800만 달러가 경기도지사 시절 이 대통령의 방북 및 경기도 사업 대가였다는 김성태 쌍방울 회장 및 검찰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오마이뉴스>는 최근 KH그룹 부회장 조아무개씨가 이 전 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에게 밝힌 녹취록을 확인했다. KH그룹에서 알펜시아 관련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조씨는 "우리 셋(조씨, KH 배상윤, 쌍방울 김성태)은 도원결의한 형제"라며 "관계가 30년이 넘었다, 우리 셋은 그냥 눈빛만 봐도 안다, 뭘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라고 말했다. 조씨는 현재 다른 사건에 연루돼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2023년 1월 태국에서 잡혀 국내로 송환된 김성태 전 회장이 "이재명과 경기도의 관련성에 대해 모른다"던 초기 입장에서 180도 바뀐 이유에 대해 조씨는 "검찰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때 왜 얘(김성태)가 넘어갔냐. 원래라면 안 넘어갈 거였습니다. 왜냐하면 얘가 의리가 있었습니다. 뭐든지 다 지키려고 그랬고. 근데 회사가 문제가 됐습니다. 주변에 열명이 넘는 우리 식구들을 (검찰이) 싹 다 잡아갔습니다. (김 전 회장) 친동생도 구속시켰습니다. 방용철(부회장)도, 양선길(사촌), 박OO, 엄OO 다 구속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회사가 엉망이 되고, 제수씨들은 국세청 동원해서 다 신용불량자 만들어버리고... 그러니까 얘가 이제 이러다 죽겠다 싶으니까 맞장구 치고 나간 거죠."
- 그럼 그때 검찰에 요구한 거는 이화영이 김성태에게 부탁해서 대북 송금했다는 것? "이화영이를 잡아, 제대로 잡자, 그러면 이재명이 자동으로 잡힌다, 이런 이제 스토리 테마였죠."
조씨는 "검찰에서 제시한 건 형량과 횡령금액을 줄여주고, 주가조작한 것에 대한 것(무마)이었다"며 검찰의 압박뿐 아니라 회유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씨는 논란이 됐던 소위 '검사실의 연어술파티'에 대해서도 "회, 도시락은 자주 왔다"며 "술자리가 (공개적으로) 밝혀진 거는 그때 그거 하나뿐이지만, 그 전에도 자주 갔다. (쌍방울 이사인) 박OO이가 직접 물건을 실어올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복적으로 이뤄진 술파티에 대해 "참 분위기 좋았다,"며 "화요도 먹고, 소주 화요. 25만 원짜리 도시락을, 돈 아끼지 말고 그냥 좋은 걸로 쓰라고 그래서..."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같은 KH그룹 회장과 부회장의 발언은 대법원 유죄가 확정된 뒤에도 "검찰의 조작 사건"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이 전 부지사는 뇌물 및 정치자금법,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지난 5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돼 복역중인데, 유죄의 핵심 근거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이었다. 1심(수원지법 형사11부, 부장판사 신진우)부터 대법원까지 재판 내내 ▲연어술파티 등 검찰과 쌍방울의 회유 의혹 ▲북한공작원 리호남 존재 논란 등이 불거졌지만 법원은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김 전 회장과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1심 유죄가 나온 지 닷새 만에 이 대통령을 북한에 보낼 돈을 쌍방울이 대신 내게 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했고, 이 재판은 이 대통령 취임 후인 현재까지 아직 공식적으로 정지되지 않는 상태다.
▲2024년 10월 2일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 유성호
쌍방울 측 반박 "배 회장은 깊숙이 관여돼 있지 않았다"
KH그룹 핵심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김 전 회장 재판을 담당하는 쌍방울그룹 핵심 관계자는 "배상윤 회장측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배 회장은 대북 사업에 깊숙이 관여돼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배 회장 측이) 검찰에 제출한 서류에도 이 사업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수동적으로 따라간 분이라고 했다"며 "KH그룹에서 돈이 나가거나 한 적이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KH와 쌍방울 사이에 실무담당자는 소통하지 않는다. 다만 수뇌부 사이에서 어떤 소통이 오가는지는 모르겠다"고 다소 여지는 열어놨다.
공소사실과 완전히 배치되는 KH그룹 측 주장에 대해 검찰은 "수사 상황은 확인이 곤란하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배상윤-김성태 모두 조폭 출신, 사석에서 "상윤이형" 호칭... 사건 기록 곳곳 KH그룹 등장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모두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져있다. 사석에서 김 전 회장은 두 살 많은 배 회장에게 '상윤이형'으로 부른다. 사진은 2024년 7월 12일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고 나오는 김 전 회장 모습이다. ⓒ 이정민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모두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져있다. 2007년 이후 코스닥 상장사 인수합병(M&A) 시장에 거의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며 제도권으로 들어온 두 사람은 2010년께 모두 쌍방울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배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1대 주주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이후 자금이 부족해 김 전 회장에게 소유권을 넘겼다. 배 회장은 2016년 조명회사인 필룩스를 인수했고, 2019년 그랜드하얏트호텔과 2021년 강원 알펜시아리조트 등을 사들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사석에서 김 전 회장은 두 살 많은 배 회장을 '상윤이형'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회장과 KH그룹은 대북송금 사건 기록 곳곳에 등장한다. 핵심 관련자 중 한 명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회장의 1심 판결문에는 "아태협은 2019년 1월 22일 배상윤이 회장으로 있는 KH그룹 계열사인 삼본정밀전자 주식회사 및 주식회사 필룩스로부터 각 1억 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며 "이후 피고인(안부수)은 중국 심양에 있는 식당에서 김성태, 방용철 등 쌍방울그룹 임원들, KH그룹 회장인 배상윤, 송명철 등 조선아태위 관계자들과 함께 식사 및 술자리를 가졌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피고인은 2019년 2월 13일 중국 심양에서 방용철, 북한의 이명운(리호남)을 만나 쌍방울그룹과 조선아태위 사이의 2019년 1월 17일 자 합의서에 따른 추가 협약 체결, 쌍방울그룹뿐만 아니라 KH그룹 계열사인 주식회사 장원테크 내지 필룩스의 협약식 참석, 아태협과 민화협의 평화 마라톤 대회 개최, 민화협을 통한 쌍방울그룹 임원들의 방북초청 등을 논의하였다"라고 적혀있다.
검찰은 KH그룹이 쌍방울그룹과 마찬가지로 대북 경협 사업권을 얻기 위해 북한 측에 돈을 보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2019년 김 전 회장이 중국에서 북한 관계자를 만나 북한 희토류 주요 매장지인 단천 특구 광물자원 개발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을 때 배 회장 역시 동석해 합의서를 함께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26일 "정치검찰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대북송금을 지시·승인했다는 혐의를 덮어씌우는 이른바 '이재명 죽이기' 수사 공작을 설계하고 조작해 왔음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라며 "27일 정치검찰 조작 기소 진상규명 TF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북 송금 의혹 사건에 대하여 즉각 재수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누가 이런 공작을 지시했고 관여했는지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야 한다"며 "윤석열씨의 '이재명 죽이기' 전위부대 역할을 했던 정치검찰의 무도한 행태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종훈 기자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모습. 논란이 되고 있는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곳이다. ⓒ 연합
민주당 김병기 “정치검찰의 대북송금 조작 수사 진상조사 TF 구성”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대북 송금에 연루됐다는 주장에 대해 “국민을 기만하고 사법정의를 농락하는 정치검찰의 대북송금 의혹 조작사건을 철저히 재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북송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배상윤 케이에이치(KH)그룹 회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지사님과 경기도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며 “이 증언은 정치검찰이 있지도 않은 죄를 조작해 수년간 이재명 대통령을 괴롭혀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2019∼2020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8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하게 하고, 그 대가로 김 전 회장에게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보증’을 약속한 혐의(제3자 뇌물) 등으로 지난해 6월12일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정치검찰 조작수사 진상조사 티에프(TF)를 출범한다”며 “끝까지 파헤쳐 진실을 규명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김성회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검찰 조작수사 진상조사 티에프 단장은 한준호 최고위원, 공동부단장은 김용민·최기상 의원이 맡을 예정”이라며 “국민의힘의 조작된 프레임을 이용한 기소행태를 방지하고 적시 대응을 위해 구성했다”고 말했다. < 기민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