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장 “서부지법 현장 10~20배 참혹, 심각한 중범죄”

윤석열 지지자 불법 난동 현장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전 서부지법 외벽과 창문 등 시설물이 파손돼 있다. 연합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동 사건이 벌어진 서울서부지법을 긴급 점검한 뒤 “티브이(TV)를 통해서 봤던 것보다도 10배, 20배 참혹한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며 “판사들 신변에 지장이 없도록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19일 오전 대법원에서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실무 간부들과 긴급 점검 회의를 마친 뒤 서울서부지법으로 이동해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섰다. 현장을 둘러본 천 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법원 내부 기물 파손 등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참혹한 상황”이라며 “1층 접수 현장뿐 아니라 위층 여러 층까지 시위대가 들어왔다는 현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속히 밤을 새워서라도 내일 정상적 업무가 가능한지 확인을 하고 있다”며 “많은 불편을 국민들에게 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장실 등이 있는) 6층까지 피해가 있냐’는 질문에 천 처장은 “피해가 없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천 처장은 시위대의 이런 행위를 두고 “법치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행위이자, 형사상으로 보더라도 심각한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모든 것은 우리 헌법이 정한 사법절차 내에서 해결돼야만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천 처장은 이어 “판사들이 신변에 대한 위협 없이 재판을 소신껏 독립적으로 할 수 있어야만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신변에 지장이 없도록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상계엄부터 탄핵 절차에 이르기까지 국민 여론이 분열된 상황인 건 잘 알지만, 우리 헌법이 정한 사법절차 내에서 해결돼야만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새벽 3시께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에 항의하는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법원 청사를 부수는 소동을 벌였다. 천 처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분쟁과 그 시시비비는 헌법이 정한 사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만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며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정확한 피해 사항을 확인하고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 한겨레 장현은 기자 >

 

법원행정처장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한 19일 오전 서부지법 창문이 파손돼 있다. 연합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에 대해 “법치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도전”이라며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산하 사법행정을 관장하는 기구인 법원행정처를 이끄는 천 처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분쟁과 그 시시비비는 헌법이 정한 사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만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며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사실 확인과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며 “법원은 정확한 피해 사항을 확인하고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새벽 3시께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에 항의하는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법원 청사를 부수는 등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전날 서부지법 앞 집회 중 공무집행방해, 월담행위, 공수처 차량방해 등의 혐의로 40명을 연행했다. 이날 새벽 3시께부터 서부지법에 집단 침입해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46명이 추가로 연행됐다. < 장현은 기자 >

 

대법원, ‘윤석열 지지자 법원 폭력·난동’ 긴급 대책 회의

 

 
 
                       서울 서초동 대법원 모습.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법원행정처가 19일 오전 대법원에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과 관련해 비상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실장급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서부지법 피해 상황 등을 보고받고 보안 대책 전반을 논의하는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새벽 3시께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에 항의하는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법원 청사를 부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천 처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분쟁과 그 시시비비는 헌법이 정한 사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만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며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정확한 피해 사항을 확인하고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 한겨레  장현은 기자 >

 

윤 체포 뒤에도 뜨거운 광장…7차 시민대행진

"내란 사태 언제든 온다…'윤석열 2' 절대 안돼"
"새로운 세상서 차별없이 안전하게 일하고 파"

박석운 "내란 조기종식해야 민생경제 되살려"
"최상목 내란특검법 거부하면 심판 직면할 것"

촛불행동은 헌법재판소 인근서 '파면 콘서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7차). 2025.1.18. 비상행동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18일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구속하라" "헌재(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내란공범 국민의힘 즉각 해체하라"고 외쳤다. 아울러 지난달 3일부터 이어온 내란 사태의 '조기 종식'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는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7차)'가 열렸다. 집회에는 주최 쪽 추산 15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레빗'(활동명)은 여는 발언을 통해 "윤석열이 체포된 이후 조금 편하게 잘 수 있게 됐다. 구속까지 되면 더 편히 잘 것 같다"며 "윤석열을 체포한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지만, 윤석열에게 그 심판을 받게 한 것은 우리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다 만들어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을 지, 밥상을 뒤엎을 지 그들이 선택할 일만 남았다"며 "윤석열의 가증스러운 영상 편지를 보지 않을 때까지 우리는 외칠 것"이라고 했다. 또 "시민이 아닌 윤석열을 선택한 내란공범 국민의힘과, 국가인권위원회 공직자들도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도 성소수자, 청소년,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형형색색 깃발과 응원봉만큼이나 이들의 목소리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색채를 띠었다.

 

영국에서 공부 중이라고 소개한 박시온 씨는 "파도처럼 출렁이는 연대의 물결이 얼마나 강력한지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지,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토론해야 하고, 살아가기 위해 갈등해야 하고, 답을 찾기 위해 질문해야 하고, 편안하기 위해 불편해야 하고 공감하기 위해 분노해야 하고, 타오르기 위해 냉철해야 하고, 자유롭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7차)에서 발언하고 있는 시민 박시온 씨. 2025.1.18. 비상행동 유튜브 영상 갈무리
 

그는 "지금도 끔찍하게 많은 이들이 혐오와 차별에 집어삼켜져 인권을 훼손하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미디어와 이권 다툼 속에서 뉴라이트, 극우는 파시즘, 포퓰리즘과 결착해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테러리스트를 양성한다"며 "우리의 역할은 끊임없이 사유하고 생각해, 우리가 깨달은 민주와 평화를 이룩하고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등학생 김민욱 군은 "윤석열이 어떻게 뽑혔나.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망언이 나왔고, 당시 국힘 대표라는 사람(이준석)은 장애인의 절박함을 조롱했다. 우리 사회가 혐오를 제대로 자정하지 못해서 절반 가까운 유권자가 선동에 홀라당 넘어갔다. 이보다 큰 실수가 있는가"라며 "8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윤석열 투(two, 2)'가 나와야겠는가. 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와 장애인, 성소수자를 지지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고 했다.

 

연대의 다짐도 이어졌다. 졸업을 앞둔 중학생 3학년생이라고 밝힌 익명의 청소년은 "부모님 걱정에 몰래 집회에 나온 적도 있었다. 힘들었지만 연대의 힘을 느끼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깃발과 응원봉이 아름다웠고 감동을 받아 눈물났다"며 "윤석열 구속과 퇴진 이후 세상이 이치에 맞게 흘러가길 바란다. 범죄자는 제대로 된 벌을 받고 여성, 청소년, 장애인, 노동자 등 모든 사람이 차별없는 세상에서 살길 바란다"고 했다.

 

대학생 이주원 씨는 "오색찬란한 깃발이 휘날리는 광경을 잊지 못할 것이며, 용기를 내 행동한 순간은 후에 또다시 민주주의 훼손되면 용기를 내도록 도와줄 것"이라면서 "우리는 옳은 일에 아무런 조건없이 동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탄핵이 끝이 아니다. 내란동조 국힘 정당해체, 장애인 이동권 보장, 노조법 2·3조 개정, 대학등록금 인상 반대, 생활동반자법 제정 등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목소리 내고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7차). 2025.1.18. 비상행동 유튜브 영상 갈무리

 

광주에서 온 20대 다은 씨는 "국가는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지키지 못했다. 다시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지금 분노를 연료삼아 지켜나가자"고 했다. 경기도에 사는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시민은 "이번 같은 상황 다시 오지 않으리라 장담하지 못한다. 그때 오늘을 기억하자"면서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 와도 단념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각계각층의 노동자들도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 유니온' 소속 조합원은 "창원 부산 울산 대구 구미 대전 성주 수원 등 거쳐서 서울에 왔다"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채워줄 연대의 연료와 환대 덕분에 배달 라이더들도 우리 사이에 당당한 시민이자 노동자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 사태 이전에 '일상의 윤석열'인 배민(배달의 민족)·쿠팡은 우리를 괴롭혔다. 최저임금 미만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고, 수많은 동료가 다치고 죽었다. 와닿지 않는 변화 속도에 좌절했다"며 "그러나 전국 대행진에 다양한 시민이 있었다. 우리도 앞으로 수많은 시민들의 권리가 보장될 민주주의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하겠다"고 했다. 시민들은 조합원과 함께 "라이더 안전은 시민의 안전"이라고 외쳤다.

 

특성화고를 졸업해 고졸 노동자로 살아가는 2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신은지 씨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윤석열 이후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심지어 윤석열 정권은 현장실습 모니터링 예산과 직업계고 자격증 지원 예산을 삭감했다"며 "특성화고 재학생과 고졸 노동자들도 학력 차별없이 안전하게 일할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7차)에서 발언하고 있는 라이더 유니온 조합원의 모습. 2025.1.18. 비상행동 유튜브 영상 갈무리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선박을 만드는 하청 노동자로 일한다고 소개한 오세일 씨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여전히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 원청이 어려우면 해고와 임금삭감 등으로 차별받는다. 조선 산업이 호황이면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골병들고 죽음을 당한다. 죽음에도 차별 당하는 현실"이라며 "안전하게 퇴근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쳤다.

 

23년차 소방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동욱 씨는 "내란 세력들이 소방관들에게 몇몇 건물에 단수·단전을 명령했다. 소방청장은 그 범법적인 명령에 협조하고 지시했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할 소방청장이 내란세력에 협조했다"며 "소방청장은 역사 앞에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국민이 소방관에게 준 무한신뢰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25년 을사년은 120년 전 을사 5적과 그 잔당들을 처리하지 못한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내란 우두머리와 그 동조 세력을 이 땅에서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며 "2025년 이후 다가올 세상은 남녀가 평등하고, 세대 갈등이 없고, 힘 있는 자와 힘 없은 자, 가진 자와 덜 가진 자가 평등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중히 여기는 세상, 이 광장에 모인 분들이 정치인이 되고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박석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은 대표 발언으로 집회를 마무리 했다. 박 의장은 "내란의 진실은 덮어질 수 없고, 그들의 구질구질한 지연작전은 필경 헛된 발버둥에 그치고 말 것"이라며 "현실의 주요 과제는 내란의 조기 종식이다. 친위 쿠데타로 인해 실추된 한국의 국제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민생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내란 조기종식은 필수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란의 조기종식은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함으로써 일단락될 것이지만,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뿐 아니라 내란 동조자와 선전선동자들도 제대로 수사하고 처단해야 마땅하다"며 "그런 점에서 내란특검법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법 실행은 여야간 이해관계 문제나 보수와 진보간의 입장차를 넘어서는 헌법질서 수호의 문제다. 이런 점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엄중 경고한다"며 "만일 이번에도 특검법에 거부권 행사한다면 내란에 동조하는 행위로 용서받을 수 없고, 엄중한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7차). 2025.1.18. 비상행동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날 집회에서는 '이소선합창단', 여성 록 보컬리스트 '김뜻돌', 재즈 보커릴스트 '말로', 밴드 '허클베리핀' 등의 문화 공연도 이어졌다. 본집회를 마친 뒤, 디제이(DJ) 록시의 공연과 함께 시민들은 신나는 노래에 발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대열은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출발해 안국동, 을지로입구역, 한국은행 등을 지나 서울광장 인근까지 이어졌다.

 

한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윤석열)파면 콘서트'를 열었다. 앞서 촛불행동은 연말에 콘서트를 계획했으나 무안 제주공항 참사로 일정을 연기했다.

 

콘서트에는 김미화와 호세윤 밴드, 극단 경험과 상상, 타카피', 가수 백자, 가수 최도은, 백금렬과 촛불밴드, 노래로물들다, 가수 성국,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래단 빛나는 청춘, 촛불합창단, 작은노래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노래패), 시민 김수근 씨, 시민 김찬영 씨 등 가수부터 일반 시민까지 총출동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한남동 체포영장 집행 때보단 주목도 떨어져

로이터 "법원, 윤 구금 연장…증거 인멸 우려"

 

세계 주요 통신들은 '내란 우두머리(수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긴급뉴스로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 법원, 윤 대통령 구금 연장'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통신은 서울서부지법이 일요일인 19일 12·3 불법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청구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면서 발부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윤석열이 최고 20일까지 구속되며 서울구치소에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CNN도 로이터 보도를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19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민들이 윤 대통령 구속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2025.1.19 연합
 

AP 통신은 "한국 법원이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탄핵소추된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공식 구금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번에 발부된 구속영장에 따라 이미 체포 상태인 윤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체포영장 집행 시점 기준으로 20일로 늘어난다"고 전했고, 일본 교도통신도 연합뉴스 를 인용해 "한국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승인했다"고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러시아 반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도 연합뉴스를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의 한 지방법원이 격렬하게 권력 장악을 시도해 일시적으로 직무 정지된 대통령 윤석열을 구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을 태운 호송차와 경호차들이 영장실질심사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1.18 [공동취재] 연합
 

그러나 서울서부지법의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 결정이 일요일 새벽에 내려진 탓인지, 지난 15일 한남동 관저에서 농성 중이던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세계 다른 주요 신문, 방송의 주목도는 떨어진 듯했다.

 

밤을 새며 윤석열의 구속 결정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절대다수 한국 국민의 심정과는 꽤 거리가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한편 이날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전날 불법 계엄령 선포를 통해 국회 무력화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탈을 주도해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석열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법원 창문과 외벽을 깨고 난입 “판사 나오라” 욕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뒤 지지자 수백명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법원 청사로 진입하고 있다. 천지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흥분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법원 청사를 부수는 등 큰 소동을 벌였다. 법원에 난입한 지지자 수백명은 영장발부 판사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법원 창문과 외벽을 깨부수고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19일 새벽 3시께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에 대한 거친 욕설을 시작했다. 뒤이어 “후문이 뚫렸다”는 외침이 지지자들 사이에 전해졌고, 지지자들은 서부지법으로 난입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지지자 수백명이 서부지법에 들어서며 법원은 아수라장이 됐다. 지지자들은 “영장기각”을 연호하며 법원 창문을 깨부수고 외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일부는 1층에 있는 법원 민원실 창문을 깨고 법원 청사 안으로까지 진입했다.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겠다”는 등 흥분한 모습으로 법원 안을 돌아다닌 것이다. 법원 청사 앞은 소화기가 뿌려진 듯 흰 연기가 가득 차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피를 흘리거나 쓰러진 지지자들도 보였다.

 

새벽 3시40분 현재 경찰도 대거 투입되며 난입한 지지자들을 끌어내는 등 진압이 시작돼 지지자들은 서부지법 밖으로 나오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 후문 쪽으로 진입하며 여전히 법원에 들어섰다. 경찰은 건조물 침입과 불법집회 등을 경고하며 이들을 해산하고 있다.

 

이날 내란죄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구속됐다.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한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새벽 3시께 윤 대통령에 대해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김가윤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 마포대로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지지자 17명 현장 체포…서부지법 담 넘어 난입

 
 

 

담을 넘어 서부지법에 진입하려던 이들이 경찰에 붙잡혀 모여있다. 김가윤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는 동안, 흥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담을 넘어 서부지법에 진입하려다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7일 오후 5시24분께 서부지법 후문 쪽 담장을 넘은 남성 1명과 저녁 6시5분께 같은 자리서 담장을 넘은 16명 등 17명을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부지법 주변으로 몰려든 지지자들은 흥분 상태에서 서부지법 통행을 제한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 욕설과 과격 행동을 이어갔다. 저녁 5시20분께가 되자 이 가운데 일부는 서부지법 뒷편 담을 넘어 진입을 시도했다. 한 지지자는 담을 넘은 뒤 “빨갱이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 끝장을 보겠다”고 외쳤다. 이어 저녁 6시께 같은 담장에서 지지자 여러명이 담을 넘었고 16명이 한번에 붙잡혔다. 대부분 20~30대 청년으로 보였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 마포대로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들이 체포당하는 모습을 보며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중년남성이 “기각되면 청년들이 바로 담을 넘어가야 한다”고 외치자, 주위의 다른 지지자들은 “왜 어린애를 이용하려 하느냐”며 다투기도 했다.

 

법원 청사와 가장 가까운 뒷편 골목은 이날 발 디딜틈 없이 지지자들이 몰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건물 3층에 대통령님이 있습니다”라며 환호성을 질렀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불법영장 기각하라”,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담장을 지키는 경찰들에게는 “빨갱이 경찰”이라며 소리를 지르고 욕설하는 등 과격 행동을 이어갔다.  < 한겨레 김가윤  고나린  정봉비 기자 >

 

공수처 차량 파손하고 ‘난동’…윤석열 지지자들 ‘무법천지’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가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이 공덕역 부근에서 시위대에 가로막혔다. 고나린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이 탄 차량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법원 앞에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위협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마저 밀치고 나서며 위험천만한 상황이 이어졌다.

 

18일 경찰과 공수처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저녁 공수처 검사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탄 차량은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빠져나오던 길에 삽시간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크게 파손됐다. 앞서 이날 저녁 6시56분께 법원 청사를 나온 공수처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결한 정문 앞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30분가량을 차 안에서 대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차량이 저녁 7시33분 출발하면서 공수처 차량 2대도 뒤따라 나갔다.

 

하지만 차량이 공덕역을 지나가던 중 지지자들이 길을 가로막으며 사달이 났다. “공수처 차량”이라는 외침이 전파되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순식간에 차 주변으로 몰려들어 차를 흔들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차 앞유리에는 ‘탄핵무효 이재명 구속’, '위조공문 불법침탈' 등 손팻말을 붙였다. 선팅된 창문에 플래시를 비추며 타고 있는 사람을 확인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곳곳에서 “오동운(공수처장)이 타고 있다”는 외침이 일며 지지자들은 한층 거세게 차량을 밀치기 시작했다. 이날 오동운 처장은 서부지법에 오지 않았다.

 

경찰 기동대가 투입돼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자 지지자들은 “팔짱 끼자. 같이 밀자”며 수십명이 밀려들었고, 경찰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밀집되며 여기저기 비명이 터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상황은 1시간 가까이 이어지다가 저녁 8시30분께 경찰 장비와 인력이 투입돼 공수처 차량이 빠져나가며 상황은 정리됐다. 다만 공수처 차량은 유리가 깨지고 타이어에 구멍이 났으며 차체에 금이 가는 등 크게 파손됐다고 한다. 경찰은 공수처 차량에 위협을 가한 윤 대통령 지지자 중 일부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서부지법 주변에는 지지자 4만4천여명(경찰 비공식추산, 오후 4시40분 기준)이 모여들었다. 법원과 공수처를 향해 욕설을 했고, 법원 담장을 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 한겨레 김가윤  고나  배지현 기자 >

 

전광훈 “탄핵 반대 집회에 사람 데려오면 1인당 5만원 주겠다” 선동

 

 
 
유튜브 ‘전광훈 TV’ 화면 갈무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자를 데려오는 교인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수도권 자유마을 대회’를 열고 유튜브 채널로 이를 생중계했다.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1000만명을 동원해야 한다. 사람들을 모집해 오는 교인들에게 인당 5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50만원씩 주고 싶은데, 내가 돈이 떨어져 5만원씩 주겠다. 여러분 전화비도 내가 주겠다. 빨리빨리 휴대전화로 전파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잘 데리고 나오기만 하면 3500만명도 모일 수 있다. 제2의 건국을 해야 한다. 이 나라는 수리해서 쓸 수 없게 됐다. 나라가 다 망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에 참석한 다른 목사는 “언론이 또 애국 세력이 돈을 받는다고 사진을 찍는다. 바깥에서 돈 세지 말고 그냥 집어넣으라”고 말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는 “활동비를 지원하겠다”는 전광훈 목사의 발언은 모두 편집된 상태이다.   < 한겨레 최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