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전 간부 “2022년 2~3월 가평 천정궁에서 2차례 받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8일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전 고위 간부가 ‘권 의원에게 한학자 총재가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쇼핑백에 대선자금 명목의 현금이 담긴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한겨레 취재 결과, 윤아무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권 의원이 2022년 2~3월 한 총재가 기거하는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두 차례 방문해 쇼핑백을 받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쇼핑백을 건네주는 걸 봤다”며 “(권 의원이) 한 총재에게 큰 절을 하고 받아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천정궁을 방문한 시점이 2022년 대선 전후라는 점에서, 권 의원에게 현금을 포함한 금품이 건네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김 여사 청탁용’ 금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월5일 권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공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를 위해 사용하라는 취지에서 현금 1억원을 공여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혔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현금을 건넨 뒤 권 의원에게 “윤석열 후보를 위해 잘 써달라”는 문자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을 전달한 경위에 대해 “한 총재의 결정과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통일교는 교단 차원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건넸다는 1억원도 통일교 자금이라는 의심을 품고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또 한 총재를 포함한 통일교 수뇌부의 원정도박 의혹 수사 정보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핵관’(윤석열 측근 의원)도 권 의원으로 특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윤 전 대통령과 통일교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고 의심한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통일교 관련 단체 주선으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만났고 이를 권 의원이 주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직접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 통일교 쪽은 “불법적인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며 “그 밖의 사항에 대해선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대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권 의원에게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1일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배지현  김가윤 기자 >

 

김건희 특검, 권성동 ‘통일교에 수사정보 누설·1억 수수’ 적시

‘김건희 청탁’ 의혹 윤 전 통일교 본부장 영장
“통일교, 권성동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김경호 선임기자
 

윤아무개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한학자 총재의 원정도박 의혹 수사 관련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언급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으로 구속영장에 적시된 사실이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곧 권 의원을 불러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겨레 취재결과 전날 구속된 윤아무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통일교 관련한 수사에 대비하라는 말을 윤 전 본부장에게 전해 준 인물로 권 의원이 적시됐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2023년 6월 통일교 관계자와 대화에서 “(검·경 수사 대비를) 누가 알려줬냐, 윤핵관이 나한테. 어머니(한 총재)께 내가 보고를 드렸지”라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은 2022년 6월 한 총재 등이 교단 자금으로 미국에서 600억원대 도박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수사는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에게 한 총재의 원정도박과 관련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적용하면서 수사 정보 등을 전달한 당사자로 권 의원을 지목해 구속영장에 적시했다고 한다. 권 의원이 윤 전 본부장에게 수사 정보를 전달한 시기는 2022년 10월로 구속영장에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특검팀은 통일교 쪽이 권 의원에게 준 불법 정치자금을 1억원대로 특정해 윤 전 본부장의 영장에 적시했다.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고위인사들과 공모해 각종 현안 해결을 목적으로 이 같은 금품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같은 진술을 윤 전 본부장에게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윤 전 본부장을 구속한 특검팀은 이후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일교로부터 1억원대의 정치자금을 받은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는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 배지현  김가윤 기자 > 

 

대북송금 연루 KH그룹 배상윤 회장 최측근 녹취록
"평창동 김륜희 여사가 김건희 통해서 조희대를…"

김성태, 석방 며칠 뒤 김륜희 찾아간 흔적도 확인
"김건희, 밤에 수시로 평창동 갔다는 경찰 쪽 제보"
김륜희, 무속 관련된 듯…측근은 정재계 인맥 보유

직접 돈 주지 않았어도 모종의 로비 이뤄졌을 가능성
"김성태 주가조작" 의심도 안한 신진우 판사 판결문

 

조희대 대법원장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에 참석, 입술을 다물고 있다. 2025.5.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보석 석방을 위해 김건희 인맥을 동원해 판사 등을 상대로 로비를 폈다는 배상윤 KH그룹 최측근의 녹취록이 확인됐다. 로비를 위해 김건희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에게 20억 원이 건네진 흔적도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이 검찰에 이어 판사를 상대로도 거액을 들여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어서 사실 확인 여부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평창동 김륜희 여사가 김건희 통해서 조희대를…"

 

5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확보한 녹취 내용을 종합하면, 조아무개 KH그룹 부회장은 지인에게 "김성태는 장기 보석으로 지난해 1월 23일 나온 건데 그것도 20억 들어간 것"이라며 "신진우 부장판사가 1년 보석 만기 안 해주기로 했던 거 평창동 김륜희 여사님이 해준 거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움직였다. 평창동 김륜희 도사에게 20억을 약속하고 김륜희가 김건희한테 얘기해서 (법원이) 풀어준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륜희는 김성태, 배상윤이 해외로 도망가기 전 발원문, 축원문 써서 기도도 해주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김성태 전 회장과 배상윤 KH그룹 회장 등을 위한 검찰 로비 명목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48억 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데 이어 김 전 회장의 보석 석방을 위해 판사 상대로도 로비를 했다는 주장을 편 것이라 주목된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23일 구속기간 만기 보석으로 석방됐다.

 

KH그룹 로비스트 조아무개 부회장과 평창동 김륜희가 주고 받은 문자. 2025.8.5.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김성태, 석방 며칠 뒤 김륜희 찾아간 흔적 확인

 

조 부회장의 주장은 어디까지 검증 가능할까. <워치독>은 우선 '김륜희라는 인물을 통해 판사 로비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김륜희 씨에게 20억 원이 건네진 흔적으로 볼 수 있는 조 부회장의 문자 기록 ▲조 부회장이 지인에게 "김륜희는 서울 하얏트 호텔 지하 1층 식당에서 코바나 콘텐츠 관계자(실장)와 만나 김성태 석방을 위해 논의했다"고 설명한 편지 등을 확인했다. 다만 김륜희 씨가 이후 누구에게 연락해 돈을 뿌렸는지 등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조 부회장은 모두 5만원권 현금으로 지급됐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이외에도 조 부 회장은 지인에게 '김성태 전 회장이 보석 석방 며칠 뒤 김륜희 씨를 만나러갔다'고도 말했다. "2024년 1월 29일께 김성태 전 회장은 평창동 김륜희 집을 방문했고, 수행비서 박○○, 운전기사 ○종오 씨가 동행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수 양수경 씨가 택시를 타고 김륜희 씨 집에 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워치독>은 조 부회장이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 씨에게 2024년 1월 말 "서울 종로구 평창동 ○○길○○" 이라는 내용의 김륜희 거주지 추정 주소를 보낸 문자 메시지도 확보했다. 수행비서 박 씨는 김 전 회장의 해외도피를 돕다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고 알려진 인물로 김 전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해왔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65) 부인 김건희(53) 씨가 21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6.3 [공동취재] 연합

 

"김건희, 밤에 수시로 평창동 갔다는 경찰 쪽 제보"

 

'판사 로비를 위해 김건희 쪽을 접촉했다'는 김륜희라는 인물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살며, 무속과도 관련됐다는 것 외에 지금까지 세간에 잘 알려진 적이 없다. 다만 김륜희 씨 측근 인사가 정재계 인사들과 두터운 인맥을 보유하고 가수 양수경 씨와의 교류한 흔적 등은 인터넷 기록 등으로 확인된다. 양수경 씨는 KH그룹 계열사 엔터테인먼트 소속이기도 하다. 김건희를 오랫동안 추적한 최재영 목사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김건희가 밤에 서울 평창동에 자주 갔다는 소문을 경찰 쪽 통해 들은 적 있다. 다만, 김륜희라는 인물을 만나러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워치독>은 김륜희 씨에게 전화해 ▲김성태 구명 로비 시도 여부와 이유 ▲김성태와 조○○ KH그룹 부회장 과의 관계 등을 물었지만 김 씨는 "내가 김성태 구명로비를 왜 하냐. 김성태와 조○○ 부회장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김 씨가 조 부회장 등과 나눈 문자 메시지 등을 보면, 김 씨는 조 부회장과 여러차례 문자를 교환하고 따로 만난 사실도 있기 때문에 해명의 신빙성은 떨어진다. 김성태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 씨는 <워치독>의 답변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800만 달러 대북송금 및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0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2. 연합

 

"김성태 주가조작" 의심도 안한 신진우 판사 판결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재판장을 맡은 신진우 부장판사(판결 당시 수원지법 형사11부)가 실제 로비의 영향을 받아 판결에 임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법조계에선 신진우 판사에게 돈이 직접 전달됐다기보다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통해서 모종의 로비가 벌어진 것 아니냐고 분석하는 편이다. 대북송금 사건을 잘 아는 한 변호사는 <워치독>에 "신진우가 꿈쩍을 하지 않아 조희대가 나섰다는 풍문이 법조계에 돈 적 있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2년 근무를 채워서 인사교체 대상이었던 신진우 수원지법 형사합의 11부 재판장을 지난해 2월 그대로 유임시켜 대북송금 재판을 마무리 하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윤석열이 흠결이 있는 인물을 써야 자기 말 잘 듣는다고 조희대를 대법원장 임명한 것도 이유가 있겠네요"라는 지인의 문자에 윤석열 내란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지귀연 판사가 "긍께(그러니까)"라고 답하는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로비 성사 여부와 관계 없이 '대북송금 사건' 관련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신 판사의 판결문에는 여러모로 무리한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쌍방울그룹이 북한 고위 관계자를 접촉해 대북사업을 명목으로 주가를 조작하려 한다"는 국정원 문건 내용에 대해 신 판사는 "신빙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배척하고, "김성태는 국내 기업의 CEO 인데 주가조작만을 위해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을 경험칙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썼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주가조작 범죄 경력은 인터넷 포털 뉴스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김성태 전 회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통화 당시에 대해 법정에서 '이재명 지사가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하다는 취지로 말했냐'는 검사의 질문에 "만취한 상태라 기억은 안나지만 그런 취지로 얘기했던 것 같다"고 답변했었다. 그러나 신 판사는 "만취한 상태"를 언급했던 김 전 회장의 표현은 판결문에서 누락했다.

 

2024년 7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수원지법 1심 판결 때 주요 혐의였던 자본시장법 혐의가 빠지고 특가법상 횡령 배임 등이 일반 횡령 배임으로 조정돼 신진우 판사가 특혜 판결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2025.8.5. 리포액트 자료

 

검찰이 2023년 2월 3일 김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경가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했지만 2024년 7월 김 전 회장의 1심 판결 때 자본시장법위반에 대한 판단이 빠진 점도 석연치 않다. 신 판사는 판결문에서 "해당 혐의 변론 분리 결정을 하였다"는 설명만 짧게 하고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또 김 전 회장은 특경가법상 횡령 배임으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일반 횡령 배임 사건으로 낮춰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워치독>에 "김성태 같은 기업의 수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징역 1~2년 집행유예 같은 판결이 아니라, 기업 비자금을 지키는 것이다. 신진우 판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분리 판결해주고 특경가법상 횡령배임 사건을 일반 횡령 배임 사건으로 판단해준 것은 특혜 판결로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 허재현 김성진 워치독 기자, 강진구 뉴탐사 기자 >

 

 

통일부는 “민간단체 대북접촉 성사되면 협력기금 지원 방침" 밝혀

 
                  2004년 6월 중부전선에서 고정식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국방부는 4일 “군은 오늘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며 “이는 군의 대비 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지금 남북 간의 제일 핵심은 신뢰”라며 “(대북 확성기 철거는) 무너진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조치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6월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 이후에 후속 조치 차원에서 국방부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다”며 “수일 내로 철거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심리전에 사용되는 대북 확성기는 고정식과 차량에 실어 운용하는 기동식이 있는데, 이번 철거 대상은 고정식이다.

 

군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6월11일 오후 2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다음날인 12일부터 북한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일부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을 뿌린 이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지시하면서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어온 접경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오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취재진과 만나 대북 고정식 확성기 철거에 대해 “대통령의 지시로 확성기 방송이 중지된 그 연장선상에서 철거 조처는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철거는 지난 6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처럼 북한과 사전 협의 없이 남쪽이 먼저 결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6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이후 국방부 내부 논의와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가 ‘선공후득’(먼저 주고 나중에 얻는다), ‘선이후난’(쉬운 것부터 먼저 하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 한다) 방식으로 무너진 남북 간 신뢰를 다시 쌓겠다는 것인데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4일 장병들이 전방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아직까지 북한군의 다른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정비하는 모습들이 일부 있었고 철거하는 모습은 없었다”며 “(대남 확성기에서) 잠깐 동안 지지직 소리가 났으나 대남 방송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비 차원에서 점검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에 맞서 지난해 6월9일부터 방송을 재개했다. 특히 지난해 7월19일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 200여개를 띄운 뒤에는 동·서부 전선에서 매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한편 철거된 확성기는 2018년 방송 중단 때와 마찬가지로 인근 부대에 보관된다. < 권혁철 기자 >

 

4일 장병들이 전방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4일 장병들이 전방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4일 장병들이 전방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정동영 통일장관 “민간단체 대북접촉 성사되면 협력기금 지원하겠다”

4일 북민협 회장단 만나... 조계종 총무원장도 예방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회장단을 만나 “단체들의 (대북) 접촉이 재개되면 남북협력기금 지원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제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4일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회장단을 만나 “단체들의 (대북) 접촉이 재개되면 남북협력기금 지원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민협 회장단을 만나 “지난해 정부와 민간, 국제기구를 통한 방식 등을 통틀어 대북 인도적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은 경악할 만한 일이고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조차 허용하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통일부가 그간 민간의 대북접촉 신청을 (남북교류협력법의 신고제 취지에 어긋나게) 허가제처럼 운영한 건 명백히 국민주권 제약이고 잘못이라 판단해 통일부의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폐기했다”며 “앞으로는 신고만 하고 자유롭게 만나시라”라고 권했다.

 

북민협 부회장인 최창남 ’기아대책’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접촉 불허 방침 탓에) 지금까지는 북한에 제3국 국적을 가진 활동가들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제 인도주의적인 것은 열어준다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화답했다. 이주성 북민협 사무총장은 “앞으론 일방적으로 지원하거나 도움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전염병과 기후위기 대응 등 남과 북이 한반도에 사는 모두의 안전을 위한 협력 관계로 전환하자는 신호를 북쪽에 보내는 게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정 장관은 이에 “통일부에 (사회적 대화를 위한) ‘국민주권 대북정책 추진단’(가칭)을 상설기구로 만들어서 그간 간헐적으로 이뤄져온 정부와 민간의 소통을 상시 소통과 대화로 바꿔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북민협은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벌여온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1999년 구성된 남북 사회문화교류단체들의 협의체로, 기아대책·어린이어깨동무·월드비전 등 6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로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오른쪽 셋째)을 찾아가 “공존을 강조하는 불교의 가르침과 사상이 남북을 다시 평화공존으로 이끄는 위대한 사상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통일부 제공

 

앞서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로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을 찾아가 “공존을 강조하는 불교의 가르침과 사상이 남북을 다시 평화공존으로 이끄는 위대한 사상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진우 총무원장은 “금강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걸 기회로 삼아 내년쯤 남북 사찰의 공동 법회 등을 추진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5월27일 북한의 금강산 지역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 권고’ 결정을 발표했다.      < 이제훈 기자 >

 

추미애 의원실 “육군 관계자 내부 증언 확보”

 

 
 
                           아파치헬기. 클립아트코리아

 

지난 12월3일 비상계엄을 앞두고 육군 아파치 공격헬기가 북방한계선(NLL)에 근접 비행하면서 북한 공격을 언급하는 ‘위장 통신’으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한 정황이 담긴 군 내부 증언이 추가로 나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4일 ‘지난 가을 아파치 헬기가 기동하면서 북한 특정 지역을 타격하겠다는 통신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안다’라는 취지의 육군 관계자의 내부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지난해 6~11월께 실무장한 아파치 헬기를 북방한계선을 따라 비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이와 관련해 당시 비행이 ‘정찰 목적 등이 아니라 북한에게 적발되길 바랬던 것으로 추정된다’ ‘작전과 관련해 도청이 가능한 일반 통신을 사용했다’ 등의 취지가 담긴 헬기 조종사들의 녹취록을 입수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이같은 녹취록을 바탕으로 당시 아파치 헬기의 전방 비행 및 위장 통신이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북한의 도발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합참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언급하기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합참은 북한한계선 근처 아파치 공격헬기의 활동이 북한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정상적인 작전이었다"는 설명을 해왔다.

                                                          < 강재구  권혁철 기자 > 

 

2024년 10월 19일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2024.10.19 ⓒ 연합뉴스/평양조선중앙통신


지난해 10월~11월 북한 지역에 침투했던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 소속 무인기가 무기체계에 필수적인 보안모듈 검증 등 최소한의 보안 요건조차도 충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무인기가 국가정보원의 암호화 모듈 검증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공개 업무자료를 소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군 개발 암호모듈' 또는 '검증필 암호모듈'을 사용하도록 규정한 '국방 정보보안시스템 업무 훈령'을 정면으로 위배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4일 <오마이뉴스>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방첩사는 해당 무인기에 대해 2024년 8월 14일 보안측정 당시 '암호화(KCMVP) 미적용', '임무계획 프로그램 보안대책 미흡'을 이유로 '재측정이 필요하다'고 드론사에 통보했다.

하지만 드론사는 아무런 보완 대책 없이 2024년 10월과 11월, 평양과 남포, 차호 등지로 무인기를 침투시켰다. 드론사가 북한에 보낸 무인기는 '소형 정찰 드론 I형'으로 분류된 기종이다.

방첩사는 지난 6월 4일에도 해당 무인기를 다시 측정했지만, 여전히 임무계획 프로그램 보안기능 설정 등이 미흡해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드론사에 회신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론사는 후속조치 결과를 통보해오지 않아 여전히 '보안측정 미완료' 상태로 남아있다.

군에서 운용하는 드론의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국방부가 마련한 지침인 '국방 드론 보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군이 도입한 드론은 크게 '비밀 소통용'과 '비공개 업무자료 소통용'으로 구분된다.

비밀 소통용 무인기는 '국방보안업무훈령' 제19조에 따라 분류된 비밀정보를 수집·저장, 송·수신하기 위해 국가용 암호장비(이동기기용 암호칩 포함)을 이용하는 드론체계를 뜻한다.

비공개 업무자료 소통용 무인기는 비밀을 제외한 군 관련 자료 중 대외누설시 군사적으로 유해하거나 군 또는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보호가 필요한 사항을 수집·저장, 송·수신하기 위해 '검증필 암호모듈(KCMVP)'과 '군 개발 암호모듈'을 사용하는 드론체계를 말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무인기 기체의 경우 구동부, 제어부, 페이로드(센서·카메라·살포장치 등 임무장치) 그리고 통신부 각각 데이터 유출이나 신호도청에 취약하다고 지적됐다. 지상제어장치(GCS) 관련해서는 "암호키 노출"과 "데이터 탈취"를 대표적 취약점으로 꼽았다. 무선통신과 관련해서는 공중으로 전파되는 무선통신 신호를 교란(jamming), 변경(spoofing), 탈취(hijacking) 등의 가능성이 거론됐다.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극히 예민하고 비밀스러운 군사작전을 실행하면서도 암호화 모듈 검증은 고사하고, 이보다 완화된 기준인 검증필 암호모듈 검증조차 받지 않은 무인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또 군사 기밀 노출을 막을 최소한의 보호 조치도 없이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행위는 결과적으로 안보를 위협하고 기밀을 유출해 북한을 군사적으로 이롭게 한 행위로, 일반이적죄를 구성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승찬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드론사는 최소한의 암호화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북한에 보내 우리 군사정보를 북한이 쉽게 탈취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는 일반이적죄에 해당하며, 평양 무인기 침투가 정상작전이 아니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