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20 대형 수송기 등 16대, 영유권 다툼 루코니아 암초 지나

말레이 공군 전투기 대응 출격...중 “통상 훈련”…말 “주권 침해”

 

말레이시아 군당국이 공개한 중국군 항공기 비행 궤적. 가운데 빨간색 별 모양이 두 나라가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루코니아 암초 부근이다. 말레이시아 공군 트위터 갈무리

 

중국 군용기가 말레이시아와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지역 인근 상공에 무더기로 들어와 말레이시아 공군이 대응 출격에 나서는 긴박한 상황이 펼쳐졌다. 중국 쪽은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주장했지만,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주권과 영공을 침범한 행위”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일 <뉴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말레이시아 공군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52분께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 부근 상공으로 진입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항공기 16대를 감지했다.

 

신문은 말레이시아 군 관계자의 말을 따 “중국군 항공기는 60해리 간격으로 대형을 형성해 전술 비행을 하고 있었으며, 싱가포르 비행정보구역(FIR) 쪽 상공 7~8.2km 고도에서 약 290노트 속도로 보르네오섬 코타키나발루 비행정보구역으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비행정보구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 교통 관제를 위해 각 나라가 담당하는 공역을 나눈 것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군 항공기는 이어 사라왁 주 해안에서 약 60해리 떨어진 거리까지 근접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의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공군 당국은 즉각 중국군 항공기 쪽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반응이 없자, 오후 1시33분께 전투기를 대응 출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시아 공군은 대응 출격을 통해 중국군 항공기가 일류신 I1-79과 윈-20 등 대형 수송기인 것을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군당국이 공개한 중국군 항공기의 비행 궤적을 보면, 양국이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남중국해 루코니아 암초(말레이명 베팅 파탕기 알리) 인근 상공을 지나 보르네오섬 해안에서 45해리(83km) 떨어진 제임스 암초 쪽으로 선회했다. 두 암초 모두 말레이시아의 배타적 경제구역(EEZ) 안에 있지만, 중국과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은 이 일대에 자주 출몰하는데, 지난 3월에도 중국 선박 100여척이 루코니아 암초 부근으로 몰려온 바 있다. 미국 <디펜스 뉴스>는 소식통의 말을 따 “문제의 중국군 항공기는 중국이 남중국해 암초에 건설한 해상기지가 아닌 중국 본토에서 발진한 것”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의 통보를 받은 말레이시아 외교부 쪽은 전날 밤 긴급 성명을 내어 중국 쪽에 항의 전문을 보내는 한편,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주권과 영공을 침범한 행위”에 대해 소명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히샤무딘 후세인 외교장관은 “말레이시아의 입장은 분명하다. 특정 국가와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국가 주권을 타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 쪽은 반박 성명을 내어 “통상적인 비행훈련이었을 뿐”이라며 “훈련은 관련 국제법규에 따라 진행됐으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특정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확실한 답 얻지못한 채 추정으로 끝날 것"

 

    스콧 고틀리브 전 미 FDA 국장. [AFP=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 국장이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武漢)의 연구소에서 기원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고틀리브 전 FDA 국장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도전은 이것(코로나19)이 연구소에서 나왔다고 시사하는 회계장부의 항목이 계속해서 확장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CBS는 고틀리브 전 국장이 코로나19의 연구실 유출설과 관련한 논란이 지난주 재점화된 이래 이런 정황이 계속 늘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그것(코로나19)이 동물원성(原性) 감염원, 즉 자연으로부터 나왔음을 시사하는 회계장부의 항목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회계장부의 그쪽 항목(자연 기원설)은 축소했다고 할 수 있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이른바 중간 숙주, 즉 인간에게 전염시키기 전에 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동물을 철저히 수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동물을 못 찾았다"고 덧붙였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의 시장이라는 가설은 이제 "전적으로 사실이 아님이 입증됐다"며 중국이 기원을 파악하도록 도울 수 있는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한연구소 연구원들의 혈액 샘플, 염기서열 분석이 가능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원형과 초기 샘플 등을 증거의 사례로 들었다.

그는 만약 연구실 유출설이 사실일 개연성이 있다면 그에 따라 대응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종류의 고위험 연구에서는, 그리고 이런 연구를 수행하는 생물학적 안전성 4레벨(BSL-4)의 고등급 보안 연구소에서는 통제를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연구실 유출은 드문 일이 아니며 이런 사고가 미국에서도 일어난 적이 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연구실 유출 가능성을 이해하는 것은 그런 시설에 대한 국제적 주의를 더 높이기 위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앞으로 추가 조사가 이뤄지더라도 이 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한 가능성만 알 수 있을 뿐 확실한 답은 얻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이게 연구소에서 나왔는지 아닌지를 결코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며 운이 좋아서 중간 숙주를 찾아내거나, 가능성은 없지만 중국 내 내부고발자가 나오거나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한 추정, 가능성으로 끝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주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그리스 문자를 활용한 새로운 명칭을 발표했다.

WHO는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변이(B.1.1.7)는 '알파'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B.1.351)는 '베타'로 명명했다.

 

또 브라질에서 처음 보고된 변이(P.1)는 '감마'로,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B.1.617.2)는 '델타'로 이름을 붙였다.

이들은 모두 '우려 변이'(Variants of Concern) 단계에 있는 변이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나 치명률이 심각해지고 현행 치료법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커져 초기 조사가 진행 중일 때 이같이 분류된다.

아울러 WHO는 이보다 아래 단계에 있는 '관심 변이'(Variants of Interest) 바이러스 6종에 대해서도 각각 그리스 알파벳 이름을 부여했다.

 

WHO는 "사람들은 종종 변이가 감지된 장소에 따라 그것을 부르는 것에 의지하는데, 이것은 낙인을 찍거나 차별을 유발한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WHO는 국가 당국이나 언론 매체 등이 새로운 명칭(label)을 채택하는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이름이 현재의 과학적 명칭을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간 더타임스 “정보당국 조사 중”보도

“바이러스, 인위적으로 만들어” 논문도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해 5월 방역요원들이 출입이 통제된 주민들에게 전달할 식재료를 들고 거리를 걷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영국 정보기관이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바이러스가 처음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영국을 비롯한 서방 정보기관은 초기에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기원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지만 재평가 결과 개연성 있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들도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기원설을 현재 조사 중이다. 영국의 관련 조사에 대해 아는 한 서방 정보기관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우리를 한 방향으로 이끄는 증거들이 있고,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증거들도 있다"면서 "중국은 어느 쪽에서나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정보기관은 중국 내에 인적 정보망(휴민트)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에서 나오는 정보의 수집은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 가능한 웹)에서 중국 정보기관원을 포섭하는 작업에 치중해 이뤄진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다크웹에서는 중국 측 정보원들이 당국에 체포될 위험이 없이 익명으로 자신이 가진 정보를 서방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세인트 조지 대학교 앵거스 달글리시 의대 교수와 노르웨이 바이러스 학자 비르게르 쇠렌센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밝혔다고 일간 데일리메일과 미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들이 작성한 22쪽 논문에 따르면 인체 침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유기화합물의 구조가 발견됐다. 스파이크에서 양전하(+)를 띠는 4개의 아미노산이 한 줄로 늘어선 배열이 발견됐는데, 이는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아미노산이 음전하(-)를 띠는 인체 세포에 자석처럼 달라붙게끔 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배열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야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시작되지 않았음을 가리키는 독특한 지문들이 발견됐고, 중국 연구기관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의 전염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적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이런 주장을 펴왔지만 학계에서 무시당했다며 국제학술지 'QRB 디스커버리(Quarterly Review of Biophysics Discovery'에 논문을 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한 후부터 바이러스의 기원을 다시 조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SJ는 지난 23일 비공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세 명이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에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고 보도해 실험실 기원설을 재점화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정보당국의 코로나19 기원 판단이 엇갈린다며 90일 내 다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