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사제지간폴 밀그럼과 로버트 윌슨

 

202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밀그롬(왼쪽) 교수와 로버트 윌슨 스탠퍼드대 교수. AP 연합

 

202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경매 이론을 연구한 미국 경제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폴 밀그럼(72)과 로버트 윌슨(83) 스탠퍼드대 교수를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다. 노벨위원회는 경매는 어디에서든 벌어지고,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이들은 경매 이론을 개선했고, 새로운 형식의 경매 형태를 발명해 전세계 매도자와 매수자, 납세자에게 혜택을 줬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경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응찰자들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를 이론적으로 명확히 했다. 이를 주파수 매매나 공항에서 특정 시간 동안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 등 기존의 방법으로 매매가 어려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매 방식을 개발하는 데 이용했다. 밀그럼과 윌슨이 개발한 새로운 경매 방식을 활용하면 이익 극대화보다는 광범위한 사회적 혜택을 목표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밀그럼은 현직 스탠퍼드대 교수로 게임·경매 이론, 가격 전략의 전문가다. 윌슨 교수는 스탠퍼드대 명예교수이며, 경영과학 분야에서 유명하다. 수상자인 윌슨 교수의 지도를 받은 김정유 경희대 교수(경제학)과거 경매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분야에서 방법을 연구해낸 것이 성과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196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경제학상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지금까지 52회에 걸쳐 86명이 수상했다. 시상식은 코로나19를 고려해 온라인으로 1210일 열릴 예정이다. 상금은 1천만 크로나(13억원)로 두 명이 나눠 갖는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날 경제학상 수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발표는 마무리됐다. 김소연 이정훈 기자



캠프 핵심참모 첫 단독 인터뷰'전략적 인내' 용어 선 그으며 "상황 변했다"

실무협상 선행 강조하며 비핵화 전략 전제로 북미정상회담 카드도 배제 안 해

"제재, 목적 아닌 외교전략 일환한중일과 협의해 대북외교접근 최선책 모색"

"대북 인도지원 지지·이산상봉 한국과 협력"남북 경제협력엔 "예단 않겠다"

 

바이든 캠프 외교고문 브라이언 매키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대선 승리시 북한에 대해 버락 오마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바이든은 오바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탄탄한 실무협상을 전제로 내세우며 바이든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단순 회귀하기보다 일정한 유연성을 가지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 주목된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 부통령실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최측근으로 현재 캠프에서 국무장관 등에 거론되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등과 팀을 이뤄 외교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외교담당 핵심인사가 대선을 앞두고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다.

매키언 고문은 8일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다를 것이라고 분명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은 북한 문제가 꽤 복잡하다는 것을 안다. 그다지 중대하거나 새롭지 않은 합의를 내놓는 두어번의 정상회담으로 풀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이어갈 계획인지에 대해 "나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수년간 일했지만 누군가 전략적 인내라는 말을 쓰는 걸 들은 적이 없다""내가 아는 한 정책지침이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은 오바마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세계는 4년 전과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바이든)가 넘겨받는 상황을 평가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20171월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는 시행되고 있는 기존 제재를 포함해 모든 상황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면서 "제재는 목적이 아니고 외교적 전략의 일환으로서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 취임하면 상황 평가를 먼저 할 것이고 한국과 일본, 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진지한 외교적 접근에 있어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인내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칭하는 비공식 용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대가로 식량 지원을 하는 2·29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경제제재로 압박하며 기다리는 전략을 썼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매키언 고문은 전략적 인내라는 용어에 선을 그으며 바이든 후보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차별성을 내세운 셈이다.

바이든 후보(왼쪽)와 매키언 고문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여부에 있어서는 실무 수준의 협상이 선행돼야 할 필요성을 내세우면서도 "바이든이 절대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는 비핵화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실제적 전략의 일환이라면 그(김정은)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매키언 고문은 다만 충분한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와 같은 과제에 대한 복잡한 협상은 두 정상의 한두시간 만남으로 (해결)될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면서 실무 수준의 진지한 외교적 노력이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키언 고문은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기는 했으나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해왔고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며 한국을 위협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비판을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았다면서 "바이든이 트럼프와 같은 접근을 할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외교적 해법 모색과 별개로 북한의 핵능력 증강과 압박 행보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지원을 분명히 지지한다고 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도 이를 권장하는 조처를 하는 것을 포함해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제재로 막힌 남북 경제협력 재개와 관련해서는 예단하고 싶지 않다는 정도로만 답했다.

매키언 고문의 발언을 토대로 볼 때 바이든 후보는 백악관 입성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식' 대북외교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해 단순히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기보다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한중일과 더불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구상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러나 매키언 고문이 강조했듯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응할 경우 우선 시간을 두고 실무협상을 통해 실질적 결과를 도출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미 민주당은 지난 8월 공개한 정강정책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장기 목표'로 제시하며 동맹과의 조율된 외교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브라이언 매키언 외교고문(왼쪽)과 바이든 후보. 2009124일 촬영된 사진. [데이비드 리네만 촬영. 매키언 고문 측 제공]

 

바이든 외교고문 "주한미군 철수 없을 것트럼프는 동맹 갈취"

"바이든 취임 즉시 핵심동맹과 통화해 '미국 돌아왔다' 말할 것"

"한국 방위비 협상 트럼프 행정부와는 분명히 다르게 접근할 것"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갈취하듯 대해왔다면서 바이든 후보는 "다르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최고의 동맹이라며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철수나 중대한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선 대폭 증액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동맹을 경시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한국 등 동맹과의 공조 강화를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하겠다는 것으로 주한미군과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간 현안에서 긴밀한 조율을 통한 해결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 부통령실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최측근으로 현재 캠프에서 국무장관 등에 거론되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등과 팀을 이뤄 외교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매키언 고문은 8일 전화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약화한 동맹 관계를 회복하고 강화할 것이라면서 특히 한미 관계와 관련,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매키언 고문은 주한미군과 관련, 완전 철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대 감축 가능성에도 의문을 표하면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의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이 취임하면 국제적 병력 태세 검토를 지시할 것"이라며 "국내외 병력 태세의 어떤 조정도 검토 결과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토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주한미군 완전 철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오늘날의 안보 상황을 보면 그가 중대 감축을 검토하리라는 것에는 매우 의문"이라고 말했다.

매키언 고문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군사 훈련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이는 의미 있거나 가시적인 대가를 얻지 못한 양보라고 생각했다고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연합 훈련이 양국 군 연합 준비태세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12년 단위로 순환 근무하는 미군 특성상 배치 기간에 큰 훈련을 하지 않으면 준비태세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매키언 고문은 동맹의 방위비 분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이나 아시아 모두에서 동맹을 대한 방식은 조약과 오래 공유한 역사로 묶인 파트너십이라기보다는 폭력단의 보호비 갈취 행위처럼 대해왔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히 다르게 협상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해선 "합의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객관적 방법으로 접근하고 거래적 방식으로 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키언 고문은 동맹 관계에 대해 "바이든이 하려는 일 중 하나는 동맹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것"이라며 "그는 취임하면 유럽과 아시아의 핵심 동맹 일부와 즉시 통화해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가 도와주겠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말하겠다고 종종 언급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동맹의 중요성을 아주 많이 믿고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후보는 앞서 8월 자신의 '공약집' 격인 민주당 정강정책을 통해 전통적 동맹을 복원하는 대외 정책 기조를 밝힌 바 있다.

매키언 고문은 특히 한미 동맹에 대해 "한국은 최고의 동맹 중 하나"라며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문화의 강국이며 "미국의 훌륭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믿거나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는 한국을 무임승차자라고 부르며 동맹을 계속 비난했고 분담의 대폭 증가를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의 지난 역사와 강력한 인적 유대, 미국에 엄청나게 기여하는 수백만 명의 한국계 미국인 등을 진정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매키언 고문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과 관련해선 "바이든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발전시킬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했던 것처럼 핵심 동맹을 회복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책의 핵심 요소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 중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마음대로 이웃을 위협할 수 없는 지역의 능력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키언 고문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관계가 악화해 유감"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시절 한일 협력을 촉진하려는 몇 가지 노력에 착수했었다면서 필요할 경우 한일 협력 증진을 위한 활동에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그림자' 외교정책 핵심 매키언 "한국은 최고의 동맹"

"한국계 미국인 엄청 기여동맹을 거래방식으로 대하진 않을것"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한국은 최고의 동맹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들이 미국에 엄청 기여하고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매키언 고문은 8일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와 매우 달리 한미관계를 보고 있다. 그것은 명확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무임승차자라고 비난하며 방위비 대폭 증대를 요구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동맹 회복과 강화를 특히 강조했다.

매키언은 바이든 대선캠프 외교정책 고문으로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외교안보팀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1980년대부터 바이든 상원의원을 보좌했고 바이든이 위원장을 맡았던 상원 외교위의 수석고문을 역임했고, 바이든 부통령 당시이던 20092012년 부통령실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내는 등 '바이든의 그림자' 같은 인물로 통한다.

부통령 부보좌관을 지낸 뒤 대통령 부보좌관과 국가안보회의(NSC) 사무국장 등을 거쳐 2014년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에 임명됐다.

다음은 매키언 고문과의 일문일답.

--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철수·감축 우려에 대한 바이든 후보 입장은.

한미는 (상호방위)조약 동맹이다. 한국전쟁에서 어깨를 걸고 싸운 후 수십년간 동맹으로 긴밀히 협력해왔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국제적 병력태세 검토를 지시할 것이다. 국내외 병력태세의 어떤 조정도 검토 결과에 따라 이뤄질 것이고,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주한미군 완전철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안보상황을 보면 그가 중대 감축을 검토할 것이라는 데는 매우 의문이 든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의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다.

-- 북한 핵·미사일 대응 관련, 트럼프 정부와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인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바이든은 북한 이슈가 꽤 복잡하다는 것을 안다. 그다지 중대하거나 새롭지 않은 합의를 내놓는 두어번의 정상회담으로 풀 수 없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와 지역의 항구적 평화·번영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된 대응을 하고, 중국과도 협력할 것이다.

-- 바이든에게 북미정상회담 등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어떤 (정상)회담도 실무수준에서의 진지한 외교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북핵 같은 과제에 대한 복잡한 협상은 정상 간 한 두시간 만남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상들이 승인·검토·서명할 수 있게 자세한 협상과 이해, 서면으로 작성된 문건이 있어야 한다. 바이든이 절대로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진 않겠다. 비핵화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실제적 전략의 하나라면 만날 의향이 있다고 본다.

--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이어갈 것인가. 변화가 필요한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누구도 전략적 인내라는 말을 쓰는 걸 들은 바 없다. 내가 아는 한 정책 지침이 전혀 아니다. 바이든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니고, 세계는 4년이 지난 지금 달라졌다. 북핵 프로그램은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넘어갔고, 우린 바이든이 넘겨받을 상황을 평가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20171월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 바이든이 취임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대북 제재를 계속 부과할 것인가.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제재를 포함해 전체 상황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제재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북한 정권을 압박하고 비핵화 협상을 위한 도구다.

-- 한미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했다.

대규모 군사 훈련 축소 결정이 내려졌을 때 개인적 느낌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의미 있거나 가시적인 대가도 얻지 못한 양보였다는 것이었다. 미군은 교대로 순환 근무를 한다. 장기간 배치돼 있지 않고 보통 12년 배치된다. 어떤 큰 훈련 없이 2년 정도 지나면 그건 군의 준비태세에 손상을 입힐 것이다.

--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제재로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경제 교류가 차단됐다. 남북 간 교류 재개에 동의하나.

바이든은 수년간 고통을 겪어온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실히 지지한다. 북한 정권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에 대한 음식·의약품보다 고위 지도부와 엘리트를 위한 무기와 사치품에 돈을 쓰는 것을 선택했다. 우리는 인도적 지원이 북한에 들어가도록 보장하고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이런 물품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기존 제재 틀 내에서 검토하길 원한다.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측면에서도 한국 정부와 협력해 이산가족 상봉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함해 그 목표를 진전시킬 것이다.

-- 인도주의적 교류는 남북한의 경제 협력 재개를 포함할 수 있나.

예단하고 싶지 않다.

-- 바이든은 북핵 제거를 위해 어떤 새로운 접근법이나 전략을 갖고 있나.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 한국·일본·중국과 협의해 북한의 도전에 대해 진지한 외교적 접근을 할 수 있는 최선의 진전책을 찾고 결정할 것이다.

-- 바이든이 승리하면 교착에 빠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될 수 있나.

바이든이 취임할 때까지 협상이 결론나지 않으면 논의된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우린 객관적 방법으로 접근하지, 동맹에 대항하는 거래적 방식으로 동맹을 대하진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아시아 모두 동맹을 대하는 방식은 파트너십이라기보다는 폭력단의 갈취 행위처럼 대해왔다는 것이다. 우린 분명히 다르게 접근할 것이다.

-- 트럼프 정부가 쿼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역시 지금 같은 다자체제 추진에 공감하는가.

바이든은 국가안보 목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번영을 발전시킬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쿼드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이는 국무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어서 예단하고 싶지 않다. 분명 우리는 파트너 간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항상 열려 있다.

--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비난과 적개심을 어떻게 평가하나.

인도·태평양의 더 큰 전략 관점에서 들여다볼 것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호주·필리핀·태국이든 핵심 동맹을 회복·강화하고, 우리의 정치·안보적 관계에 투자하는 일이다. 적극적인 외교 활동과 정기적인 외교회의 참석은 관계를 유지·강화하는 데 필수다. 우리 정책의 핵심 요소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 중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마음대로 이웃을 위협할 수 없는 지역의 능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 바이든은 미국이 동맹에 전념하고 있음을 동맹국에 확신시킬 수 있나.

그가 하려는 일 중 하나는 동맹을 회복·강화하는 것이다. 그는 취임하면 유럽·아시아의 핵심 동맹 일부와 즉시 통화해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가 도와주겠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말하겠다고 종종 언급한다. 그는 동맹의 중요성을 매우 믿는다.

-- 한국과 일본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의 문제로 관계가 악화했다. 트럼프 정부는 사실상 중재를 거부했다. 바이든 승리시 개입할 것인가.

(한일) 관계가 악화해 유감이다. 지역 안보, 특히 북핵 이슈와 관련한 안보가 중요하며 대유행 종식과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확실히 우리는 (향후) 그런 종류의 활동에 열려 있을 것이다.

--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미국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언급했는데, 한국이 주요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도 아시아 배치에 동의하는가.

우린 아직 중거리 미사일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러시아 연방과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금지한 미사일이어서 (배치 얘기는) 시기상조다. 국방부의 (중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현황을 모르지만, 새로운 미사일과 관련된 주요 획득 프로그램은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나로서는 그들(현 국방부)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게 너무 이르다.

--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바이든이 동맹을 믿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와 동맹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최고의 동맹 중 하나다.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문화 강국이며, 미국의 훌륭한 파트너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믿거나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고, 그는 한국을 무임승차자라고 부르며 동맹을 계속 비난했고, (방위비) 분담의 대폭 증가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동맹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전쟁당시 한미 군인들의 희생, 우리나라의 역사, 강력한 인적 유대, 심지어 우리나라에 엄청나게 기여하는 수백만 명의 한국계 미국인 등을 진짜 이해 못하는 것 같다.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매우 다르게 한미관계를 보는 것 같다. 그것은 명확하다.


백악관 발코니서 지지자들에 연설 상태 좋다며 감염 뒤 첫 공개행사

주치의 타인 감염시킬 위험 없어” ‘음성 판정 받았냐질문엔 답 안해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유세 예정열세 추세 굳어지면 대패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 백악관 블루룸의 발코니에서 유세하면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열흘 만인 10(D-24) 백악관 블루룸의 발코니 연설을 시작으로 격리에서 벗어나 재선 운동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앞에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연 유세에서 민주당의 공약을 사회주의를 넘어, 공산주의로 몰아붙이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흑인과 중남미계 공화당 지지 운동을 벌이는 블렉시트라는 단체가 조직한 이 집회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 어떤 대통령보다 흑인 사회를 위해 한 일이 많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발목 잡는 코로나19

코로나19 감염 이후 처음으로 공개 대중행사를 연 트럼프는 자신의 상태가 아주 좋다며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설 직전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전날 미국에서 58302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14일 하루 64601명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로는 최대다. 이날 발표된 <ABC>/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5%만이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처를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0%대 초반인 트럼프의 지지율 수준에도 못 미치는 냉정한 평가다.

이날 연설 역시 트럼프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확인하고 이뤄진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는 이날 대통령이 안전하게 격리를 끝낼 수 있는 질병통제예방센터 기준을 충족하고, 타인을 감염시킬 위험이 더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고만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 발표가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의미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의 체온을 재고,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빽빽하게 몰려 있는 등 방역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또 다른 슈퍼전파자 집회를 갖는 것은 도덕적으로 파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합주로 향하는 두 후보들

트럼프의 이날 집회 참가는 자신의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여론을 떠보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 재개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트럼프는 12일 플로리다 올랜도, 13일 펜실베이니아 존스타운,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대규모 유세를 이어간다. 모두가 역대 대선을 좌우한 경합주들이면서, 현재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뒤지는 곳이다.

대선을 3주 앞둔 상황에서 두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등 전통적 경합주들에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에리 카운티를 순회하며 표 다지기에 나섰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0.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에리 카운티는 가장 치열한 경합 카운티다.

<워싱턴 포스트>는 펜실베이니아가 경합주 중에서도 당락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라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고 당파색이 옅은 백인 주민이 많은 지역으로, 경합주의 향방을 가르는 지표 구실을 하고 있다. 바이든은 현재 펜실베이니아에서 7%포인트 안팎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 전국 지지율에서 10% 안팎으로 뒤지는데다, 경합주에서도 대부분 열세다. 펜실베이니아뿐 아니라, 지난 대선 때 각각 0.2%포인트, 0.8%포인트, 1.2%포인트 차로 이겼던 미시간, 위스콘신, 플로리다에서 모두 여론조사에서 3~7%포인트 뒤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굳어진다면,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선거인단에서도 100명 이상의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길 기자

 

"트럼프, 퇴원시 슈퍼맨 티셔츠 착용 '깜짝쇼' 계획했었다"

NYT보도 "'힘의 상징' 보여주고 싶어해" 실행하진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과거 리트윗한 동영상에 나오는 슈퍼맨 합성 장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당시 슈퍼맨 티셔츠를 입는 '깜짝쇼'를 계획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10일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공개 행사를 연 상황을 다루면서 이러한 뒷얘기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입원한 뒤 3일만인 지난 5일 퇴원, 백악관으로 복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있던 지난 주말 주변 인사들과 가진 여러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고려하고 있는 구상을 공유했다고 NYT가 관련 대화에 대해 알고 있는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와이셔츠 속에 슈퍼맨 티셔츠를 입은 채로 병원을 나서면서 대중이 자신을 처음 봤을 때 쇠약한 듯 보이다가 와이셔츠를 벗어젖히며 '힘의 상징'으로 슈퍼맨 티셔츠를 내보이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이러한 '깜짝쇼'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슈퍼맨의 상징인 'S' 문양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자신이 강한 사람이며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라는 것을 '과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촌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20일에는 배경음악으로 슈퍼맨 주제곡이 흐르고 슈퍼맨의 몸통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붙인 합성화면이 담긴 동영상을 리트윗하는 등 평소 슈퍼히어로 이미지를 선망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에도 약해 보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강한 전사'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지난 4일에는 입원 도중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쇼'를 연출했으며 주변의 만류에도 조기 퇴원을 강행했다.

그는 10일 백악관 행사에 이어 12일 플로리다, 13일 펜실베이니아, 14일 아이오와를 차례로 방문, 대규모 유세를 가지며 선거전을 본격 재개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 모인 수백명의 군중을 상대로 백악관 발코니에서 연설하면서 참석자들이 단체로 입은 푸른색 티셔츠를 주목하며 "나도 흰색 셔츠 대신 그 셔츠를 입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30분간 연설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실제 발언 시간은 18분에 그쳤다고 NYT가 보도했다.

 

바이든, 트럼프에 12%P 차로 앞서'코로나 확진' 후 격차

"트럼프, 코로나19 대처 잘못" 58%, "바이든, 여성·중도파 압도적 우위

 

미국 대선의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12%포인트 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이 지난 69일 전국의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likely voters) 7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4%, 42%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 범위는 ±4%포인트다.

바이든 후보는 특히 유권자 중에서도 여성, 소수인종,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59%의 지지율을 보여 트럼프(36%)23%포인트 차로 앞섰고, 중도성향(Moderates)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지지율은 69%를 기록해 25%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무려 44%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같은 여론조사의 '등록 유권자'(registered voters) 879명 대상 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53%의 지지율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41%)을 역시 12%포인트 차로 눌렀다.

등록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처가 잘못됐다고 답한 비율은 58%, 잘했다는 응답(41%)보다 많았다.

또한 바이든 후보가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55%였지만, 트럼프가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38%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12%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이전에 실시된 조사 때보다 좀 더 벌어진 것이다.

WPABC방송이 지난달 2124일 실시한 공동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3%, 트럼프 대통령은 43%로 격차는 10%포인트였다.

WP"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1TV토론과 부통령후보 TV토론, 그리고 자신의 코로나19 양성 판정에 따른 입원을 포함하는 격변의 시기에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 좁히기에 실패했다"고 촌평했다.

이어 "대선일이 3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위상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에 대한 불신에 의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추격하며 촌각을 다투는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로·사망자 주검 교환 휴전 돌입, 서로 포격” “미사일 공격비방전

··프 등 평화협상 중재 앞두고 유리한 고지 차지하려 집중 교전도

 

지난 10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사는 한 노인이 발코니 빨랫줄에 청바지를 널고 있다. 옆 발코니에는 불발된 로켓탄이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AP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교전 2주 만에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한 시간도 안 돼 서로 공격받았다고 비방했다. 분쟁의 핵심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영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등은 10일 새벽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포로와 사상자 교환을 위해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하고, 이날 정오부터 휴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중재로 전날 모스크바에서 만나 10시간 넘게 회담을 했다.

휴전 합의에 따라 양쪽은 국제적십자위원회 규정에 맞춰 포로와 사망자 시신을 교환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교전으로 300~400여명이 죽고 수만 명이 이재민이 되었다. 휴전 기간은 포로와 사망자 교환이 완료되는 때까지로 제한된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양쪽은 또 이번 사태를 초래한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대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분쟁 해결을 위해 꾸려진 민스크 그룹공동 의장국들이 협상 중재에 나선다. 일시 휴전이 아닌 근본 해결을 위한 탁자가 놓인 셈이다.

그러나 휴전 직후 양쪽은 상대가 휴전 합의를 어기고 자신들을 공격했다고 상호 비방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휴전 발효 5분 만에 아제르바이잔 군이 아르메니아 남부 마을 인근을 포격해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는 아르메니아군이 밤사이 간자시 주거지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7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휴전을 앞두고 양쪽은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집중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시 휴전이 자칫 더 큰 희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슬람국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해온 터키 외무부는 성명을 내어 휴전 합의는 중요한 첫 단계지만, 지속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옛 소련 시절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지만 기독교를 믿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했다. 소련 붕괴 뒤 이 지역에 독립공화국이 들어섰고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쪽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그 결과 이 지역은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분쟁지역이 됐다.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2017아르차흐 공화국으로 명칭을 바꿨다. 양쪽은 지난달 27일부터 14일간 격전을 벌였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