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장 중하류 폭우 계속될 듯이재민 3800만명·경제손실 14조원

          

중국 남방 지역에서 한 달 넘게 계속되는 폭우로 양쯔강(창장·長江) 등 주요 강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우려가 일고 있다.

13일 관영 CCTV에 따르면 예젠춘(葉建春) 중국 수리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국무원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433개의 하천에서 경계 수위를 넘는 홍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33곳은 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창장과 황허(黃河) 상류, 주장(珠江) 유역과 타이후(太湖) 등지에서 홍수가 났다.

현재 창장 본류 일부 구간과 대형 호수인 둥팅후, 포양후, 타이후는 경계 수위를 넘은 상황이다.

창장 유역의 6179일 평균 강수량은 369.9로 대홍수가 있었던 1998년 같은 기간보다 54.8많으며 1961년 이후 역대 2번째라고 신경보는 전했다. 22년 전보다 강한 비가 내린 기간이 길고 영향권도 더 넓은 것이 특징이다.

예 부부장은 현재 창장과 타이후 유역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하순에서 다음 달 초순에는 화베이(華北)와 둥베이(東北) 지역에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기상대는 창장 중하류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부터 16일까지 다시 폭우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장시(江西)와 안후이(安徽),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등지에서 전날까지 3789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4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2246천명이 피난했다.

주택 28천채가 파손되고 농경지 3532천헥타르가 물에 잠겼으며, 직접 경제손실은 8223천만위안(141천억원)에 이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지금은 홍수 방지의 결정적 시기"라면서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로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재개발로 집 잃고 분노 폭발, 추락해 21명 죽고 15명 다쳐

          

지난 7일 중국 구이저우 안순시에서 저수지에 추락한 버스를 구조대원들이 건지고 있다. 이 사고로 2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지난 7일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 안순시에서 승객 30여명을 태운 버스가 가드레일을 받고 저수지로 추락해 2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은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중국 가오카오가 열리는 첫날로, 버스에는 대입 수험생 12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수험생 중에서도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고 원인을 두고 의문이 나왔다. 왕복 6차선 도로의 맨 끝 1차선을 달리던 버스가 달리던 도중 갑자기 속도를 높이고 5개 차선을 가로질러 반대편 홍산 저수지로 돌진했기 때문이다.

12일 경찰 조사 결과, 이 사건은 재개발로 옛 직장에서 배분받은 집이 철거돼 불만을 품은 버스 운전사 장아무개(52)씨가 고의로 저지른 사고로 드러났다.

장씨는 2016년 도시 정비 프로젝트에 포함된 본인 집의 보상비로 지난달 72천위안(1234만원)을 받기로 했으나, 이보다 많은 보상을 원했다고 한다. 그는 공공임대 주택을 신청했지만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시 당국에도 전화해 이런 문제에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사고 당일 오전 장씨는 동료에게 업무 교체를 부탁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아침 바이주(백주) 한 병을 사서 음료수 병에 담았고, 승객들이 타고 내릴 때 이를 마셨다. 사고 30여분 전에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 삶이 역겹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부검 결과, 장씨는 운전 중 만취 상태였다고 한다. 승객 누구도 그의 운전을 막지 못했다. < 최현준 기자 >


중국-이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체결 임박

중국, 향후 25년 동안 4천억달러 규모 이란에 투자

미국 이란 협력 중국 업체 지속적 제재 부과할 것

         

2016123, 이란을 방문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왼쪽) 이란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중국과 이란이 기간산업에 대한 막대한 자금 투자를 대가로 값싸게 원유를 공급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포괄적 협력에 관한 협정을 곧 체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핵 개발을 이유로 이란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여, -중 갈등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2<뉴욕 타임스>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은 향후 25년 동안 이란의 금융, 통신, 항만, 철도를 비롯한 각 분야에 걸쳐 4천억달러(48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중국 쪽은 대폭 할인된 값에 안정적으로 이란 원유를 공급받게 된다. 신문은 이런 내용을 담은 18쪽 분량의 중국-이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초안이 이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조만간 이란 의회에 제출돼 비준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협정문 초안에 언급된 약 100건에 이르는 중국-이란 합작사업 대부분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포함된 것이라며 공항·고속철도·지하철 등 교통분야 투자와 함께 이란 서북부 마쿠, 걸프 연안 아바단 지역과 케슘 등지에 자유무역지대가 건설되고, 이란의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도 중국이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테러전과 마약거래·인신매매 등 다국적 범죄에 대한 대처를 명분으로 군사·안보 분야 협력도 대폭 강화된다. 또 양국군 합동군사훈련과 무기류 공동 연구·개발, 정보 공유 등도 추진된다. 일부에선 중국이 투자시설 보호를 명분으로 전략적 요충인 이란에 자국군을 주둔시킬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강대국에 대한 등거리 외교를 원칙으로 삼아온 이란이 중국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과 봉쇄로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 탓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원유산업은 미국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데다, 시설 낙후로 개·보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이란의 유전과 정유시설을 포함한 원유산업 기반시설 현대화에만 최대 150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중국 쪽도 이란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파키스탄-이란으로 이어지는 3각 체제를 형성해 미국-인도의 영향력에 맞설 수 있다. 이란이 시아파 종주국이란 점에서 이란-이라크-시리아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를 통해 중동 일대에서 미국과 맞서는 구도를 이룰 수도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기존 중동의 전략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따 이란과 중국의 이번 협정은 단순히 상호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게 아니라, 미국과 맞서는 데도 필요할 일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협정이 체결되면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선 두고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 -중 갈등의 추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쪽은 <뉴욕 타임스>중국 업체가 이란과 제재 가능한 거래를 지속하도록 허용·지원함으로써 중국 정부는 스스로 주장해온 안정과 평화 촉진이란 국가적 목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인 이란을 지원하는 중국 업체에 지속적으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상하이지수 최근 14% 올라 선전증시 올해 30%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같은 효과? 단기 과열 경계도

 

24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화웨이의 공식 대표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마스크를 쓴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 증시가 빠른 경기회복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은 되레 중화권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12일 중국 증시 지표를 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지난달 30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10일 하락세로 반전됐지만 이 기간 14.2% 치솟았다. 신산업 비중이 높은 선전증시의 종합지수는 올 들어 30.6% 올라 나스닥 지수 상승률(18.3%)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증시에서도 주도주를 뜻하는 백마주인 소비재·기술주 등에 매수세가 몰리며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백마주의 대장격인 마오타이주 제조업체 귀주모태주의 시총은 현재 21529억 위안(370조원)으로 불어나 직전 시총 1위였던 공상은행(14074억 위안)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김선영 디비(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 무역분쟁과 코로나 책임공방으로 발생한 애국 마케팅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회계감사 규정을 따르지 않는다며 퇴출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의 본국 회귀 가능성도 중국 증시에 호재로 돌아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서비스하는 시나는 나스닥 상장 철회를 앞두고 있다. 박기현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복귀를 수차례 요청한 바 있어 시나와 바이두 등이 나스닥 상장폐지 뒤 중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반도체주도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이은택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압박은 한-일 관계로 보면 일본의 수출규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 중국의 반도체주 랠리는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효과를 연상시킨다고 짚었다.

외국인 자금은 최근 홍콩을 거쳐 중국 증시에 대거 유입되고 있다. 주가가 경기에 너무 앞서나간 미국보다는 가장 먼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중국을 대안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6일 발표될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4개월 연속 경기 확장국면을 가리키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증시의 유동성 잔치가 마무리되고 실물경제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하반기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기회복 강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로빈후드처럼 중국도 부추라고 불리는 16천만명에 달하는 개미들이 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윗부분을 잘라내도 다시 자라난다는 의미의 부추는 2030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증시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잔고가 각각 4~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감독당국은 불법 대출업체 명단을 공개하고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이 중국증시 강세를 가치투자의 승리라고 추켜세운 것도 논란이 됐다. 중국 증권보는 6일치 1면 사설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알리는 황소의 발굽 소리가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언론이 치어리더로 변신하면 증시에 비이성적 과열이 일어난다. 건강한 황소는 풀만 뜯게 해야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 한광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