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 이어 이라크 "미군 감축"…우방 국가 길들이기?

● WORLD 2020. 6. 13. 10:57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트럼프 측근 “한국서도 줄일 가능성” 국방부 “한-미간 논의된 사항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한 데 이어 미국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을 수개월 안에 감축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도 한국을 포함한 해외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외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에 군불을 때며 우방 국가들을 길들이려는 모양새다.

미국은 11일 이라크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략대화를 열어 몇달 안에 미군을 줄이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두 나라는 “이슬람국가(IS) 위협 제거에 있어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며 “몇달 안에 미국이 이라크에서 병력 감축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감축 병력 규모가 얼마가 될지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이라크에는 약 52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 미군을 감축하되 전원 철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군 철수 결정은 지난 1월 미국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라크의 동의 없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이후, 이라크 내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온 것과도 연관이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측근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독일 일간지 <빌트>와 한 인터뷰에서 미군의 독일 철수를 언급하며 “한국 등에서도 미군을 데려오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일본과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와 함께 주둔 미군 감축 대상 국가로 언급했다. 현재 한국엔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그리넬 전 대사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는 “한-미 간 감축 관련해 논의된 사항은 없다”며 “한·미는 매년 개최되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를 위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공약을 재확인해왔다”고 밝혔다. < 김소연 기자 >


오는 18~19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리는 ‘2020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 주요 참석자 명단.

             

덴마크 민주주의연맹 주최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

차이잉원 ’중화민국’ 총통 코로나19 성과 소개 연설 예정

홍콩 활동가 조슈아 웡·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대담자로

     

중국이 눈엣가시처럼 여길 만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제행사가 마련돼 관심을 끈다. 행사의 내용도 중국이 불편해 할 만한 주제로 채워져 있다.

12일 대만 중앙통신(CNA)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덴마크의 비영리단체인 민주주의연맹(AoD)이 오는 18~19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하는 ‘2020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홍콩 청년활동가이자 2014년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도 참가한다.

민주주의연맹 쪽이 낸 자료를 보면, 웡 비서장은 행사 첫날인 18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홍콩의 전장에서’란 주제로 첫번째 대담자로 나선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의 성과를 알리고, 홍콩 보안법 입법의 위험성을 경고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은 행사 이틀째인 19일 ‘코로나19 사태 속 민주주의 지키기’를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특히 행사 자료에 차이 총통의 직함이 대만의 공식 국호를 사용한 ‘중화민국 총통’이라고 소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임에도 대만은 중국의 반발에 밀려 지난 5월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 참가하지 못한 바 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중국과 자유사회의 도전’을 주제로 대담을 하게 된다. 미국 내 ’중국 때리기’의 선봉장 격인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책임론부터 홍콩, 대만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에 대해 중국에 대한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 뿐이 아니다. 맬컴 턴불 전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권위주의 차단-외국의 민주주의 간섭’을 주제로 대담에 나선다. 턴불 전 총리는 현직에 있던 2018년 6월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내정 간섭 금지법’ 입법을 주도했다.

또 ‘코로나19 시대 민주주의 보호방안’을 주제로 베라 요로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의 대담도 예정돼 있다. 요로바 부위원장은 지난 10일 유럽연합이 작성한 ‘코로나19 허위사실 대응전략’ 보고서를 발표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중국을 꼬집어 비판한 바 있다.

행사 주최 쪽인 민주주의연맹은 덴마크 총리와 나토(NATO) 사무총장을 지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이 지난 2017년 창설한 단체다.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이번이 3회째로, 2018년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행사 땐 우자오셰 대만 외교장관이 연설을 한 바 있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극우 맞선 유쾌한 할머니들 ‘끔찍한 과거 반복 안돼’

● WORLD 2020. 6. 13. 10:52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극우에 맞서는 할머니들’(Omas gegen Rechts) 그룹은 2017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결성됐으며 현재 3천여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독일 100여개 그룹 ‘차별에 맞불’ 할머니 그룹 오마스(Omas)

인종차별, 성차별, 파시즘 맞선 시위 나서는 50~80대 오마스

 

“우리의 영혼과 정신은 젊습니다. 불의·차별로 나라 망가지는 것 원치 않아, 다음 세대, 모두 위해 투쟁할 것”

이주·난민 여성과 함께 일하는 국제 페미니스트 그룹인 ‘국제여성공간’(IWS)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등 모든 차별에 맞서 투쟁하고, 그 가운데 여성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이 그룹에서 나의 주된 업무가 기록이다 보니, 베를린의 다양한 진보 단체가 조직하는 여러 집회에 자주 참석한다.

‘극우에 맞서는 할머니들’(Omas gegen Rechts. 이하 오마스)이라고 적힌 피켓을 처음 발견한 건 2018년 5월, 나치 반대 집회에서였다. 당시 극우주의자들이 조직한 집회에 5천명이 모였고, 그들의 5배 규모인 2만5천여명의 시민이 극우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맞불 시위를 열었다. 당시 베를린의 큰 클럽과 극장, 예술단체 등이 시위를 주도한 덕에 거리는 음악과 춤으로 가득 찼고 나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다.

2017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

그 이후로 할레에서 벌어진 극우주의자의 유대교회당 테러(2019년 10월) 규탄 시위, 하나우(Hanau)에서 극우주의자에 의해 벌어진 총기 난사 테러(2020년 2월) 규탄 집회, 지난 5월8일 종전기념일에 맞춰 도시 곳곳에서 열린 ‘파시즘 해방의 날’ 집회에도 오마스 그룹은 함께했다. 세계 여성의 날이나 임신중단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형법 ‘218조 폐지’ 촉구 시위 등 페미니즘 이슈에 관한 집회에도 오마스 회원들은 피켓을 들고 등장했다. 인종차별과 성차별, 신자유주의, 파시즘 등에 맞서 투쟁하는 베를린 시위 현장에 그들은 늘 함께 있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믿습니다. 우리의 육체는 늙었으나 영혼과 정신은 젊습니다. 우리는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여러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모 세대로부터 전쟁과 독재 체제에서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배웠습니다. 그러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결의를 다졌습니다. 우리는 불의와 차별로 나라가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으며, 다음 세대 그리고 모두를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Omas gegen Rechts’ 선언문 중에서)

오마스 활동은 2017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됐다. 모니카 잘처(72)가 페이스북에 그룹 계정을 만들면서 빠른 속도로 회원들이 생겨났고, 이후 민주주의를 외치는 현장이나 집회에 ‘극우에 맞서는 할머니들’ 피켓이 등장했다. 이후 2018년 1월부터는 베를린, 함부르크, 브레멘과 보훔, 뮌헨 등 독일 전역에서 100개가 넘는 ‘오마스’ 그룹이 생겨났다. 현재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 총 3천여명의 회원이 함께 활동 중이다.

지난 5월19일, 베를린 템펠호프 공원에서 오마스 베를린 지부에서 활동 중인 베티나(왼쪽)와 아네테를 만났다. 베를린 지부에는 60여명 회원이 활동 중이다.

5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활동가로 구성된 오마스 그룹은 대부분 나치의 ‘국가사회주의’(Nationalsozialismus)나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세대다. 그리고 파시즘은 여전히 독일 사회의 주요 과제다. 몇년 사이 독일에서는 극우세력에 의한 테러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이들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독일 연방 내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우익세력에 의해 발생한 범죄 건수는 총 2만2342건으로 전해에 비해 9.4% 증가했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은 2013년 창당 이후, 2017년 9월 연방의회 선거에서 12.6%를 득표하며 제3정당으로 의회에 진출했다.

오마스 그룹은 지역별로 저마다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지만, 그들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은 같다. 모든 차별이 금지되고 이주자와 난민에게 열린 사회, 성적 정체성에 상관없이 모두 존중되고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그룹이 연대해 공평하고 자유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사회다. 그들이 꿈꾸는 사회를 위해 오마스 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및 이동제한 조치 속에서도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마스 그룹의 베를린 지부는 요즘도 매주 한두 번 비디오 회의를 연다. 혼자 사는 회원이 고립되지 않도록 안부를 묻기 위한 이유도 있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베를린 지부에는 60여명이 활동 중이며, 평균 연령대는 60대 후반이다. 최근 회의에서는 그간 연계 활동을 펼쳐온 여성, 환경 단체들과 새로운 온라인 행사 기획, 6월에 열리는 큰 예술축제 참여 방법 등을 논의했다. 의료진, 법조인, 활동가 등 각기 다른 직업군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회원들은 극우세력 확장을 두고 볼 수만 없다는 마음으로 오마스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베를린 지부에서 활동 중인 베티나(73)는 2008년과 2012년 남미 니카라과에 머물면서 정치 세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독일로 돌아와 우익세력이 가하는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깨달았고 무언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오마스 회원들이 매주 토요일, 크로이츠베르크 동네에 위치한 카페 ‘마다메’에서 모인다는 정보를 접했고, 바로 그 카페로 찾아가 활동에 합류했다. 은퇴 전 변호사로 일했던 그는 법적 문제를 겪고 있는 이주민과 난민 아동을 위해 난민 지위 신청 등에 필요한 서류 작업을 도와주고 독일어 수업 등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9월21일 ‘성적 자기결정권을 위한 행동의 날’을 맞아 열린 집회에 참석한 오마스 베를린 지부 활동가들 모습.

아네테(58)는 베를린 지부가 꾸려진 2018년 초기부터 오마스 그룹에서 활동해왔다. 헤센주에 살다가 1998년 베를린으로 이주한 아네테는 노인 간호 전문가로 일해오면서 환경, 빈부격차 등 여러 사회문제를 접하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특히 2015년 독일이 난민을 대거 수용한 이후로는 극우세력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것을 발견했고, 나치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가 오마스 그룹을 만나 활동을 시작했다.

베티나와 아네테는 “전쟁과 나치를 경험한 우리는 미래를 위해 두 번 다시 끔찍한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며 “극우세력으로 하여금 당신들은 우리 사회의 주요 세력이 아니며 언제나 우리가 더 큰 사회 세력으로 맞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거리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미래를 만드는 것, 청년만의 몫 아니야

현재 오마스 베를린 지부는 매주 토요일마다 극우세력 위주로 열리고 있는 ‘코로나 봉쇄령 반대’ 시위에 맞서는 집회를 조직하고 있다. 또한 5월부터 50명 이하의 소규모 집회가 허용된 상태라,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하고 큰 광장인 알렉산더광장에서 월 1회 진행해온 홍보 활동도 이어간다. 홍보는 피켓을 들고 서서 홍보물을 배포하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시리아에서 온 청년이 독일에서 직업훈련을 받으며 정착하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랩 음악을 하는 청년이 자신의 작업에 함께 참여해줄 수 있는지 의사를 물어온 적도 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시민과 논쟁도 벌인다. 오마스 활동가들은 “우리의 목소리와 의견을 전달함과 동시에 다양한 시민과 소통하는 것도 우리의 주요 활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4년 동안 여러 현장에서 오마스 활동가들을 만나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청년 세대만의 몫이 아님을 다시금 깨달았다. 역사의 산증인으로 통찰과 혜안의 힘을 지닌 그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결의로 길 위에 서 있다. 여성의 정치적 저항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상징인 핑크 모자(Pussyhat)를 쓰고서. ‘두 번 다시 파시즘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다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외치는 오마스 활동가들을 오래도록 만나고 싶다. < 채혜원 통신원 >


‘투표 장벽’ 깨기 나선 미 흑인들, 11월 대선판 흔드나

● WORLD 2020. 6. 12. 04:1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년 11월6일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스타 르브론 제임스(오른쪽)와 함께 나란히 손을 흔들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마이클 조던 이어 르브론 제임스 흑인 투표참여 독려 단체 설립

“투표로 바꾸자” 목소리 더 커져 ‘유권자 등록’ 등 여전히 장벽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시작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 확산하면서, 11월로 예정된 미 대선을 통해 “투표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8년 버락 오바마를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흑인들이 다시 변화의 주체로 나서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0일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다른 유명 운동선수 및 연예인들과 함께 흑인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모어 댄 어 보트’(More Than a Vote)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종잣돈을 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배우 케빈 하트와 농구스타 유도니스 해즐럼 등이 그와 함께한다. 제임스는 이 신문에 “사람들이 마침내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금이 우리가 차이를 만들어낼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우선 11월 대선에 맞춰 흑인들의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고, 이후에는 선거권 제한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을 해나갈 예정이다.

앞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향후 10년간 인종차별 반대 단체 등에 1억달러 기부 의사를 밝혔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함께 “투표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 미 대선 승패, 흑인 투표율이 가른다?

미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 버락 오바마가 미국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된 2008년 흑인 투표율은 64.7%로, 2004년 대선 때보다 4.7%포인트나 올랐다.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한 201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흑인 투표율(66.2%)이 백인 투표율(64.1%)을 앞질렀다. 반면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한 2016년 대선 때는 백인 투표율이 65.3%로 소폭 늘었지만, 흑인 투표율은 59.6%로 크게 떨어졌다.

당시 클린턴이 오바마처럼 흑인 표를 흡수했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도 있었다. 힐러리는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위스콘신주 등 3곳에서 1만~4만표, 득표율로는 0.2~0.7%포인트 차이로 졌는데, 이들 3개 주의 선거인단 수는 46명에 이른다. 두 후보의 최종 선거인단 수 차이가 77명임을 고려하면, 세 지역의 승패가 뒤바뀌었다면 최종 결과도 바뀔 수 있었다. 민주당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는 올해 대선에서 2012년 투표율을 재현하면 민주당이 미시간 등 4개 경합 주를 탈환해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 투표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 아직도 존재

흑인이 제대로 된 투표권을 확보한 것은 1965년 ‘투표 권리법’이 제정되면서다. 1964년 마틴 루서 킹 목사 등이 이끈 흑인 인권 운동의 결과로 쟁취한 ‘투표 권리법’은 흑인 등 소수 인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유권자 자격이 있는지 심사하는 시험을 금지하고, 영어를 모르는 유권자에게 이중언어로 된 선거자료를 제공하는 것 등이다. 당시 미국 남부의 일부 주는 읽기·쓰기 등 ‘문맹’ 시험을 통과해야 선거인 명부에 등록하고 투표권을 줬는데, 문맹률이 높은 흑인들에게 불리한 제도였다.

하지만 아직도 흑인 투표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벽이 존재한다. 가령 조지아주의 경우, 2018년 중간선거 당시 유권자 정보가 여러곳에서 정확하게 일치해야 유권자 등록을 받아주는 ‘정확한 일치법’을 실행해, 5만여명의 유권자 등록을 거부했다. 이들 중 70%가 흑인 거주지 출신이었다.

2018년 미국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친 <원 퍼슨, 노 보트>를 쓴 캐럴 앤더슨은 “미국인들이 1965년 투표 권리법 제정 이후 투표권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해왔지만, 투표에 대한 권리는 더욱 악화돼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유색인종 비율이 늘고, 2008년 흑인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교묘하게 투표 장벽을 높이는 작업이 많아졌다고 주장한다.

플로이드 죽음에 냉정한 태도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흑인의 지지가 절실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이드 장례식에 ‘영상 추모사’를 보내는 등 공감하고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은 이번주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도 <시엔엔>(CNN) 기준 14%포인트까지 벌렸다.< 최현준 기자 >

‘노예제 옹호’ 장군 이름 딴 기지 개명 요구에 트럼프 “못 바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흑인 지지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부터 오클라호마주에서 유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남북전쟁 때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군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를 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 뜻을 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자, 인종 문제 논란을 격화시켜 지지층을 다지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군 기지 개명 요구에 대해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이들의 이름을 딴 기지가 “위대한 미국 유산의 일부로 승리와 극복, 자유의 역사가 돼왔다”며 이렇게 밝혔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이 전날 기지 명칭 변경을 위한 “초당적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히는 등 군 기지 개명 논의가 탄력을 받을 조짐을 보이자,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앞서 미 해군은 지휘관들에게 “작업장, 군 시설 관련 일반인 접근 구역 등 안에서 남부연합 군 깃발 및 관련 상징들의 전시를 파악하고 제거하라”는 명령까지 내린 상황이었다. 중부군 사령관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한 언론 기고에서 군 기지에서 남부연합 장군들의 이름을 지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미국에는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브래그, 텍사스의 포트후드, 조지아의 포트베닝 등 남부연합군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가 10여곳 있다. 이들 기지는 대부분 남부연합군의 근거지였던 남부 주에 몰려 있다. 이 지역은 트럼프의 지지층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날 흑인 유권자 지지층과의 원탁회의 1시간 전에 군 기지 개명 반대 트위트를 올렸다. 남부의 보수적 백인 유권층을 겨냥해, 미리 쐐기를 박아둔 것이다.

트럼프 쪽이 인종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최근 여론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번주 <CNN>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41%의 지지율로, 55%를 얻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무려 14%포인트나 뒤졌다. 역대 최대 격차다. 트럼프는 “가짜 조사”라고 반발했고, 대선 캠프 쪽에선 아예 <CNN> 방송에 사과와 함께 조사 결과를 취소하지 않으면 법적 조처에 나서겠다는 ‘경고’ 서한까지 보냈다. <CNN> 방송 쪽은 여론조사 결과를 취소하라는 요구는 처음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트럼프 쪽이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 취소까지 요구한 것은, 최근 지지율 추세가 재선에 실패한 과거 대통령들의 사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선거전문매체 <538>은 11월 대선을 147일 남겨둔 10일을 기준으로 트럼프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39.6%)과 지미 카터(39.5%), 조지 H. W. 부시(35.7%) 세 사람뿐이라고 전했다. 이들 중 트루먼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재선에 실패했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