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210일 시작

정근식 위원장 "진실 규명과 화해는 국민적인 합의"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 위치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민원실에서 진실규명 신청을 받고 있다.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2기는 그동안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인권탄압 사건과 1기 위원회에서 진실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던 과거사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위원회(진실화해위)10일 형제복지원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접수하며 출범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위원회 민원실에서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자모임 대표가 제출한 진상규명 신청서를 직접 접수했다. 정 위원장은 한 대표가 두툼한 서류 뭉치를 내밀자 "작성하느라 고생 많으셨다"며 접수 담당자란에 도장을 찍었다.

한 대표는 정 위원장에게 "지금까지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선 단 한 번도 (국가가) 진상규명을 해준 적 없었다""위원회가 꼭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대한민국이란 걸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정 위원장은 "최선을 다해 진상규명하고 신청에 대한 응답을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수용시설처럼 운용된 형제복지원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원 자체 기록에 따르면 12년간 513명이 사망했고 주검 일부는 암매장됐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신도 있다.

피해자 170명을 대리해 신청서를 제출한 한 대표는 취재진에 "진실화해위가 국가폭력에 정확한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국가가 잘못했다면 국민한테 사과할 줄 아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 피해자들은 국가의 사과를 받아내면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2기 진실화해위는 20062010년 조사 활동 후 해산한 1기 위원회에서 규명되지 않은 사건과 형제복지원이나 선감학원 등 새로 드러난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설립됐다.

일제강점기 이후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 등이 2기 위원회의 진상규명 대상이다.

진실화해위 2기 출범 회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2기 정근식 위원장이 10일 중구 남산스퀘어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위원회는 과거 문제를 다루긴 하지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창조하는 토대를 만드는 기구"라며 "미래 세대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상상을 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토대가 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1기 때보다 직권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도 피력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진 만큼 새로운 각도에서 과거 문제를 검토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는 사안에 대해선 과감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돼서 신청되지 않는 사건 등이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활동기간 3년 동안 정권이 바뀌어 조사가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진실화해위는 여야 합의로 탄생했고 진실을 규명해 화해로 나아가자고 하는 건 국민의 합의"라면서 "그런 전망은 조금 섣부르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추천하는 위원 4명이 아직 공석이라 위원회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데 대해 정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야당 지도부를 찾아뵙고 원활한 업무 개시를 위해 협조를 부탁드릴까 한다"고 했다.


국제 연구팀 베트남 재래종 꿀벌 대상 연구에서 첫 확인

유럽꿀벌 방어책 없어 속수무책꿀벌 도구이용 첫 사례

 

벌통 입구에 동물 배설물로 '똥칠'을 한 아시아 재래종 꿀벌

 

꽃을 찾아다니며 꿀과 꽃가루만 수집하는 줄 알았던 꿀벌이 ''을 지키기 위해 다른 동물의 배설물을 실어다 입구에 '똥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이 말벌 등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보여왔지만 다른 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하는 것은 처음 밝혀졌다.

미국 웰슬리 칼리지 생물학 부교수 헤더 마틸라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베트남에서 재래종 꿀벌(Apis cerana)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미국 공공 과학도서관(PLoS)이 운영하는 개방형 정보열람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꿀벌 특히 재래종 꿀벌은 봉군(蜂群) 침입자를 공처럼 둘러싸 열에 못 견뎌 죽게하거나 '쉿쉿'하는 경고음을 내고, 무리를 지어 동시에 똑같이 움직이는 등 나름의 방어책을 갖고있었다.

그러나 베스파 소로르(Vespa soror)와 같은 장수말벌 종()은 집단으로 봉군을 공격해 수천 마리의 일벌을 죽이고 궁극에는 벌집 안에 있던 새끼까지 죽이는 탐욕스러운 포식자여서 지금까지 알려진 방어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베트남의 아시아 재래종 꿀벌 양봉장 3곳에서 관찰연구와 실험을 통해 재래종 꿀벌의 똥칠 전략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 꿀벌들은 V. 소로르 종이 다녀간 뒤 다른 동물의 배설물을 찾아 작은 덩어리로 만들고 벌집으로 가져와 입구에 묻혔다. 그러나 집단 공격을 하지 않는 작은 장수말벌 종인 베스파 벨루티나(V. velutina)가 찾아왔을 때는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V. 소로르 종 장수말벌이 집단공격 목표물을 표시하는데 이용하는 분비물에 노출된 벌통의 입구에 6시간 만에 다른 봉군보다 더 많은 똥칠을 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벌통 입구의 장수말벌

장수말벌은 똥칠이 많이 된 벌통 입구에는 덜 내려앉고, 입구에 앉은 뒤에도 꿀벌을 공격하는 시간이 94%나 적은 것으로 관찰돼, 꿀벌의 똥칠 전략이 포식자의 봉군 점령을 막아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꿀벌이 수집한 동물의 배설물에 장수말벌이 싫어하는 화합물이 포함돼 있거나 집단공격 목표물을 표시하는 데 이용한 분비물의 화학 성분을 가리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꿀벌이 식물이 아닌 물질을 수집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꿀벌의 도구 사용에 관한 분명한 첫 사례를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마틸라 부교수는 "아시아 재래종 꿀벌의 동물 배설물 이용은 가장 위험한 포식자로부터 봉군을 방어하기 위해 개발해온 인상적인 무기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는 방어책을 갖지 않은 유럽 꿀벌들이 장수말벌이 침입했을 때 쉽게 굴복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자치경찰 시·도 관리 국수본은 평시 경찰청장 지휘 제외

시민사회 "권한 커졌는데 제대로 된 견제장치 없어" 비판

 

9일 경찰을 국가·자치·수사경찰로 나누는 내용을 담은 경찰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경찰 조직에 사상 유례없는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큰 변화는 지휘·감독 체계다. 국가경찰은 원래대로 경찰청장의 지시를 받지만, 자치경찰은 시·도별 독립 행정기관인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관리를 받게 된다. 수사경찰은 국가수사본부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법 개정 목적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지는 경찰 권력을 분산·통제하려는 것이지만, 제대로 된 견제 장치가 없다는 비판도 시민사회에서는 나온다.

일상 업무는 시·도별 자치경찰 몫"일상 치안 서비스는 차이 없어"

자치경찰은 관할지역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교통·학교폭력 업무·다중 운집 행사 안전관리 등을 담당하고, 국가경찰은 자치경찰 사무를 제외한 정보·보안·외사·경비 등 임무를 맡는다. 수사경찰은 범죄 수사를 맡는다.

역할의 구분은 생겼지만 국가·자치·수사경찰은 기존처럼 같은 경찰관서에서 함께 근무한다. 업무 혼선을 줄이고, 조직·시설 신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국민이 경험하는 일상적인 치안 서비스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가령 긴급한 112 신고를 받으면 소속을 불문하고 가까이에 있는 경찰관이 출동해 초동조치를 하는 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치경찰의 방범·순찰·교통·여성·청소년 등과 관련한 치안 서비스는 지방자치단체 업무와 바로 연결이 된다""지역 여건에 맞게 주민 요구에 반응하고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자치경찰위원회는 경찰관이 아닌 법조계나 학계 출신 등의 민간인 7명으로 구성되며, ·도지사와 의회, 국가경찰위원회 등이 추천한다. 정책 입안권이나 인사 계획, 징계요구권, 감찰요구권, 감사권 등의 권한을 행사한다.

국가수사본부 신설경찰청장 평상시 수사 구체적 지휘 못해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치안행정을 담당하는 일반 경찰과 분리돼 수사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국수본은 경찰청 산하 조직으로, 본부장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이 맡는다.

권력 분산의 취지에 따라 경찰청장은 국수본 수사에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할 수 없다. 다만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의 수사'에 대해서는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했다.

국수본은 원래 국가정보원이 담당하던 국내 대공 업무를 넘겨받았고, ·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게 됐다.

2년 단임 임기의 국가수사본부장은 필요할 경우 외부 전문가에게도 개방된다. 특정 정당에 소속됐거나 선거로 취임하는 공직자는 후보에서 배제된다.

본부장이 정치적 중립 등 헌법·법률을 위반할 경우 국회의 탄핵 소추 대상이 된다.

한편 국가경찰에 속하는 정보경찰의 임무는 기존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에서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로 수정됐다.

치안정보의 개념이 모호해 정보경찰이 월권행위를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개정된 경찰공무원법은 경찰공무원이 정치정보를 수집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이럴 경우 최대 형량이 일반 공무원과 같은 3년 이하의 징역이었다.

대공업무까지 맡는데 견제 장치는 빠져"경찰 권한 오히려 늘었다"

개정된 경찰법은 당장 내년부터 시행된다. 법 개정시 통과 후 시행까지 몇 달의 유예기간이 있는 것이 통례지만, 이번 경우는 시행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치경찰을 도입할 시·도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고 경찰위원회를 꾸리는 인선 작업도 해야 해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간에도 준비를 해왔고, 법안 특례규정에 따라 통과 시점부터 착수가 가능해 조정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 권한의 분산·견제나 민주적 통제 강화라는 경찰개혁의 원칙이 관철되지 않았다며 개정 법을 비판하고 있다.

경찰이 대공수사권까지 가져간 상황에서 그간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 등이 주장한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 견제 장치들은 법안에서 대부분 빠졌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등이 참여한 경찰개혁네트워크는 "경찰의 권한과 기능을 분산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거꾸로 권한만 늘린 것"이라며 "애초에 정부·여당에 권력기관인 경찰의 권한을 분산·통제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간 비판해온 정보경찰에 대해서도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 관련 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라는 개념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이 정도 개정으로 정보경찰의 무분별한 정보 생산과 수집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종사 140명 비행훈련승객들에게 기종 사전 공지

 

브라질 항공사 골(Gol)이 연이은 추락사고로 지난해 3월부터 운항이 중단됐던 보잉 737 맥스의 운항을 9일 재개했다.

보잉 737 맥스의 운항이 재개된 것은 약 21개월 만이다.

골 항공사는 이날 상파울루에서 포르투 알레그리로 운항, 전 세계에서 보잉 737 맥스의 운항을 재개하는 첫 번째 항공사가 됐다.

골 항공사 최고경영자(CEO)인 파울루 카키노피는 "보잉 737 맥스를 비행에 복귀시키게 돼 기쁘다"면서 "앞선 두 차례의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 항공사는 운항에 앞서 승객들에게 기종이 737 맥스라는 사실을 공지했으며, 737 맥스 탑승을 원하지 않는 승객에게는 다른 항공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브라질의 골 항공사가 9일부터 보잉 737 맥스 운항을 본격 재개했다. 브라질에서는 골 항공사가 유일하게 737 맥스 기종 7대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달 18일 보잉 737 맥스 기종에 대한 운항 재개를 허용했고, 이어 브라질 민간항공관리국(ANAC)25일 보잉 737 맥스의 자국 내 운항을 허용하기로 했다.

ANAC는 보잉 737 맥스가 안전성과 관련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고, 그로부터 1주일 만에 운항 재개 결정을 내렸다.

브라질에서는 골 항공사만 보잉 737 맥스 기종을 7대 보유하고 있으며, ANAC는 운항에 앞서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고 충분한 교육을 이행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골은 운항 재개에 앞서 약 140명의 조종사에게 비행훈련을 실시했다.

보잉 737 맥스는 201810월과 지난해 3월 발생한 잇단 추락사고로 346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운항이 정지됐다가 결함 보완 작업을 거쳐 지난달 18일 미 연방항공청이 20개월 만에 운항 재개를 허가했다.

이에 미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2일 취재진 등을 태우고 737 맥스에 대한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다만 아메리칸항공은 일반 승객을 태운 운항 재개는 오는 29일 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