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올림픽 남북 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세계인들 앞에 큰 감동을 전해주며 20일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스웨덴과의 7~8위 결정전에서 단일팀은 14일 일본전에 이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등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북쪽 황충금 선수가 남쪽 최지연 선수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관중석엔 한반도기가 나부꼈다. 선수들은 링크 중앙에 함께 둘러서 “하나 둘 셋, 팀 코리아”라는 구호를 외치며, 짧았지만 큰 울림을 준 ‘팀 코리아’ 일정을 모두 마쳤다. 돌아보면, 숨가쁜 순간의 연속이었다. 대회를 한 달 남겨두고 급작스레 단일팀이 결정돼 선수들은 당혹스러워했다. 여론도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남북 선수들은 함께 훈련하며 금세 ‘언니, 동생’이 되어 서로 돕고 감싸안았다.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질주하며 울고 웃었다. 여기에는 세라 머리 감독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논란 초반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며 선수들을 다독이는 한편, “선수를 고르는 건 내 권한”이라며 중심을 잡아 남북 선수들이 모두 믿고 따를 수 있게끔 했다.


단일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외침 속에 ‘작은 통일’의 감격을 누렸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정치와 이념을 떠나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 되어 땀 흘리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을 수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남북 단일팀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앞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다시 만들어질지는 알 수 없다. 애초 단일팀을 제안했던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단일팀이 출전할 수 있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2021년 겨울 아시아경기대회의 남북 공동개최가 성사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는지 모른다. 그러나 만일 단일팀 논의가 다시 이뤄진다면, 이번 사례를 본보기 삼아 관계 당사자들과 일찍부터 깊이 있게 논의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한 ‘팀 코리아’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안긴 감동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설날 대축제 민속놀이 대회

● 한인사회 2018. 2. 27. 20:38 Posted by SisaHan

토론토 한인회와 평통 토론토 지회는 2월17일 설날 대축제 민속놀이 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참가자들의 팔씨름 장면.


호남향우회는 2월17일 오후 토론토 한인회관에서 신년하례 겸 설 잔치와 정기총회를 열어 구정을 맞은 회원들이 새해 인사를 나누고 지난해 사업보고 및 결산과 올해 사업계획을 정하는 한편, 회장선거에서 광주 및 전남지역이 맡는 순번에 따라 최종수 향우(여수)를 새 회장으로 뽑았다. 이날 총회에서는 향우회와 한인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전 한인회장 윤택순 향우와 Touch Cash 대표 김소일 향우를 선정해 ‘자랑스런 호남인 표장(表章)’을 향우 이름으로 수여했다. 또 9명이던 고문단에 마보훈·박주삼 향우를 고문으로 추가 추대했으며, 6년 만에 수정 발간한 300명 규모의 ‘호남인명록’을 배포했다.

총회에서 김종천 회장은 “호남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잃지 않으면서 동포사회와 모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호향의 전통과 명예를 이어가기를 소망한다”며 지난 2년간의 협조와 동참에 감사를 표했다. 광주광역시 윤장현 시장과 송하진 전북지사, 이재영 전남지사 대행은 동영상으로 향우들에게 신년인사를 전했고 ‘전라도 정도(定道) 1000년’에 즈음한 올해 ‘전라도 방문의 해’ 및 관광 100선 소개영상 시청도 있었다. 이날 1백여 명의 향우들은 만찬 후 전통무용 공연과 라인댄스, 노래자랑과 경품 추첨 등으로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 문의: 416-773-0070 >


박근혜 기소에서 구형까지

변호인단 사퇴로 국선변호인 선정
재벌총수 검찰 조서 동의
법정 증인출석 부담 없애줘
이재용 선처 탄원서 제출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파면된 대통령의 형사재판은 끝내 주인공 없이 마무리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개월(316일) 동안 이어진 재판 중 절반에 가까운 4개월가량 출석하지 않으면서 형사법정을 정치투쟁의 무대로 삼았다.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이 나온 지 38일 만인 지난해 4월17일 18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공범 최순실씨 재판을 진행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가 심리를 맡았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를 선임했고, 이후 지법 수석부장판사 출신인 이상철 변호사 등을 추가하며 변호인단 7명이 대형을 갖췄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준비 절차 뒤 정식재판이 시작된 지난해 5월23일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색 정장에 검은색 머리핀 4개로 만든 올림머리 차림이었다. 이후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재판이 열리는 동안, 박 전 대통령은 비교적 조용한 피고인이었다. 어떤 증인에게도 질문을 던지지 않았고, 유 변호사와 귀엣말을 나누거나 조는 모습을 주로 보였다. 자신의 발언권을 활용해 증인을 공격하는 최씨와도 대조적이었다. 재판 간간이 “내가 대통령님 딸”이라거나 “대통령님께 경례!”를 외치다 퇴정당하거나 과태료를 물게 된 지지자들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10~13일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연거푸 재판에 불출석하다 재판부 경고를 받고서야 샌들을 신고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7월10일 ‘삼성 뇌물’ 공여자로서 증인석에 앉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법정 대면도 이뤄지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다른 ‘국정농단’ 관계자 재판에 여러 차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한번도 나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13일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박 전 대통령은 10월16일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날 ‘선언’은 그가 재판에서 남긴 가장 긴 발언이었다. 유 변호사 등 변호인단도 일괄 사퇴했다.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하고 그해 11월28일부터 궐석재판을 열었다. 하지만 피고인을 접견하지 못한 변호인들은 종종 변론에 애를 먹었다.

4개월간 두문불출하던 박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재벌총수 구원투수’로 나서며 소식을 알렸다. 지난달 11일 재벌총수들의 검찰 진술조서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덕분에 이들은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됐다. 또 지난달 16일에는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에 이 부회장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 불출석 이후 방청석도 부쩍 한산해졌지만, 27일 결심 공판에는 40명이 넘는 방청객이 몰렸다. 최순실씨 변호인 이경재·권영광 변호사도 재판을 지켜봤다.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하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연신 탄식을 쏟아내거나, “대통령이 한 게 왜 다 범죄가 되냐”, “30년이면 백살이여”라며 웅성거렸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 근처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현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