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등이 낸 소송, 법원 추가 심리 필요3월 재개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처음으로 승소한 8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고 배춘희 할머니를 비롯해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오는 13일 예정됐던 일본군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의 일본정부 상대 두번째 손해배상 선고가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재판장 민성철)11, 이용수 할머니와 고 곽예남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사건 선고를 연기하고 오는 324일 심리를 재개하기로 했다.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가 판결을 미룬 것은 이 사건의 판단을 위해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재판부가 석명권 행사를 통해 추가 심리가 필요한 사항을 당사자에게 알리고 변론을 준비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선고 연기에 소송 대리인단은 “6차례에 걸쳐 충분한 심리를 했음에도 선고 이틀 전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변론 재개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판결을 기다리는 분들이 세상을 떠나는 현실에서 헌법과 국제인권에 기반한 판결이 신속히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 곽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와 숨진 피해자의 유족 등 20명은 201612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한국 법원에 냈다. 앞서 고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20161월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 민사34(재판장 김정곤)는 지난 8“1억원씩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조윤영 기자

               

위안부 증언 30년만에…“일 배상하라” 한국법원 첫 판결

   피해 할머니 12명에 1억씩 배상정의연 기념비적 판결

   법원 반인권적 위안부 범죄 일본 정부 주권면제 안 된다

   스가  소송 기각돼야반발, 한일 여건상 집행 쉽지 않아

           

법원이 국내 법원이 외국 정부에 대한 소송에서 재판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국제 관습법상의 주권면제(국가면제) 원칙을 깨고,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보편적 정의와 인권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첫 판결이라는 의미가 깊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반대를 꺾고 배상금을 받아낼 실효적 수단을 찾는 게 쉽지 않아 상징적 결론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재판장 김정곤)8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1억원씩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161월 사건이 정식 재판으로 회부된 뒤 5년 만의 선고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보편적 인권 기준에서 판단할 때 명확한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인 위안부 문제에 주권면제 원칙을 적용해야 할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위안부 제도는 일본 제국에 의해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이 사건의 행위가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 해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 피고(일본 정부)가 국가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를 파괴하고 반인권적 행위로 인해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가했을 경우에까지 (원고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최종적 수단으로 선택한 민사소송에서 재판권이 면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부당한 결과가 도출된다고 판단했다.

19918월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밝힌 김학순 할머니의 첫 고발이후, 일본 정부에 의한 정치적 타협(1995년 아시아여성기금), 일본 법원을 통한 소송(3건 모두 패소), -일 정부 간 외교적 타협(201512·28 합의) 30년에 걸친 길고 긴 우여곡절 끝에 한국 법원이 피해자들이 소망해온 법적 배상요구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 판결은 201810월 대법원 판결의 논리적 연장선상에서 판단할 때 당연한 결론이라 해석할 수 있다. 당시 대법원은 일제 강점기에 이뤄진 강제동원 피해가 1965년 한-일 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반인도적 불법행위라고 판단하며, 원고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그보다 더 위중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의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배상 요구를 주권면제를 이유로 들어 배척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 정신과 인류의 보편적 정의 관념에 비춰 볼 때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고심을 담아 재판부는 절대규범을 위반하여 타국의 개인에게 큰 손해를 입힌 국가가 국가면제 이론 뒤에 숨어서 배상과 보상을 회피할 기회를 줘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힌 김학순 할머니.

하지만 한국 앞에 가로놓인 외교 현실로 눈을 돌릴 때 이 판결이 원만히 집행되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대법원 판결 때도 원고인단이 판결 이행을 위해 일본 기업 자산의 압류·매각 절차를 진행하자, 일본 정부는 크게 반발하며 20197월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3개 물질의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등 보복 조처를 쏟아냈다. 이후 한·일 양국에서 서로를 향한 분노와 증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등 한-일 관계는 사상 최악의 위기로 빠져들었다.

이날 판결의 피고인 일본 정부는 판결 자체를 국제법 위반이라 주장하며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을 만나 국제법상 주권국가는 타국의 재판권에 따르지 않는다소송은 기각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1965년 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8일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국제법상 주권면제 원칙을 부정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낸 것은 매우 유감이며 일본 정부로서는 이 판결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만약 앞으로 강제징용 및 위안부피해자 등 원고인단이 일본 정부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 나선다면 양국 관계는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다. 7월 도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활용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한다는 정부의 계획도 난망해진다. 외교부는 오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나갈 것이다. 이 판결이 외교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이후 이어온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악영향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길윤형 김소연 장예지 기자

                   

위안부 피해자들 승소에 외신 "중대한 판결" 주목

NYT "상징적 의미 책임 물었다는 점에서 중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8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처음으로 승소한 데 대해 외신들도 "중대한 판결", "획기적 결정"이라며 주목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판결을 서울발 기사로 상세히 보도하면서 "상징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NYT는 이 판결로 아시아 내 미국의 핵심적인 두 동맹 간 냉기류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특히 "북핵 위협, 중국의 아시아 내 군사력 강화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을 가깝게 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또 윤지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이 "이번 판결은 한국법원이 일본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중대하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도 이날 판결의 의미와 배경 등을 자세히 보도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통신은 그러면서도 이번 판결이 "양국 간 외교적, 역사적 불화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진단을 덧붙였다.

이번 판결이 나온 시점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과 맞물린 기사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정부가 일본에 위안부 보상을 명령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고, 특히 "조 바이든 취임 직전 미 동맹국 사이에 긴장을 끌어올린 획기적 결정"이라고 짚었다.

프랑스 AFP 통신도 "중국 및 북핵에 맞서 공동 전선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한일 간 심화된 균열은 당장 외교 정책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일 외교장관, 위안부 판결 통화강경화, 과도 반응 자제 주문

강 장관, 일 모테기 외상 요청에 20분 통화하며 상호 입장 설명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모테기 일본 외무상.

강경화 장관은 9일 위안부 피해자 배상 책임을 물은 한국 법원 판결에 반발하는 일본 정부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의 요청으로 약 20분간 통화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판결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모테기 대신은 일본 측 입장을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정부가 이미 밝힌 입장을 설명한 후 일본 정부 측에 과도한 반응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양 장관은 위안부 판결을 비롯한 다양한 한일 간 현안에 대해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김정곤 부장판사)는 전날 일본 정부가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에게 1인당 1억 원씩을 위자료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일본 정부는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가면제 원칙을 내세워 판결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또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피해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일본 정부가 스스로 표명했던 책임 통감과 사죄·반성의 정신에 부응하는 행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전날 외교부는 판결에 대해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혀 이번 판결로 한일관계가 악화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국가면제론 깬 재판부  일제 반인도 범죄, 한국에 재판권

헌법·유엔인권선언 보장한 재판받을 권리 실효성 인정해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이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8일 오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원이 8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것은 반인권적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타국의 주권 행위는 재판할 수 없다는 국가면제론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피해를 오랜 관습법으로 굳어진 국가면제론이 아닌 헌법적 권리와 인권 문제로 보고 사법적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 사건이 2013년 처음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 뒤 1심 선고까지 무려 8년이 걸린 것도 일본의 국가면제론주장과 관련된다. 위안부 피해자인 배 할머니 등은 20138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원고 1명당 각 1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조정 신청을 처음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는 2011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양쪽 당사자의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조정을 신청했지만, 일본 정부는 국가면제론을 이유로 수년째 조정에 응하지 않았다. 그사이 배 할머니와 김외한 할머니 등이 별세했다. 결국 피해자들의 요청으로 사건은 20161월 정식 재판으로 회부됐다. 지난해 1월 법원은 일본 정부에 공시송달로 소장을 접수해 소송이 개시된 것으로 간주했고, 피고(일본 정부)석이 빈 채로 4회의 변론 끝에 1심을 선고했다. 앞서 1998년 위안부 및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일본 야마구치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 지부에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관부재판이라 불림) 1심에서 일부 승소한 사례가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한국 법원에서 타국의 주권적 행위에 대한 배상 책임을 전면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우리 헌법을 근거로 이 사건에서 가장 쟁점이 된 피해자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인정했다. 일본이 반인권적 범행을 저지른 사건임에도 국가면제론을 이유로 소 제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반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헌법 27(재판청구권)와 유엔 세계인권선언도 재판받을 권리를 천명하고 있다.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는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공허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중대한 인권침해를 겪은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권리 구제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성적 착취와 폭력 등의 불법행위는 국제법상 강행규범(절대규범)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러한 범행까지 국가면제를 이유로 책임을 덜어줄 순 없다고도 판단했다. “국가면제 이론은 주권국가를 존중하고 함부로 타국의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도록 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해 타국의 개인에게 큰 손해를 입힌 국가가 국가면제 이론 뒤에 숨어 배상과 보상을 회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한국에서의 이번 재판이 피해자들로선 최후의 수단인 점도 강조했다. ‘위안부피해자들은 일본과 미국 등 법원에서 수차례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되거나 각하됐다.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 배상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본 최고재판소도 피해자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역시 피해자가 배제된 양국 간 협의로 헌재도 이 합의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조치는 아니란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청구권 협정, 2015년 합의도 피해자 개인에 대한 배상을 포괄하지 못했다. 협상력, 정치적 권력을 갖지 못하는 개인에 불과한 피해자로선 이 소송 외에 손해를 배상받을 방법이 요원하다고 했다.

고 곽예남 할머니 등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대리하는 이상희 변호사는 앞서 독일의 나치 범행에 대해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이는 피해자 개인의 인권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국제법적 흐름을 공고히 한 것으로, 이를 시발점 삼아 이 사안을 인권의 차원에서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장예지 기자

 

변협·민변 “‘위안부손해배상 역사적 판결일제히 환영

 

변호사단체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이찬희 협회장)8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일본국 상대 손해배상을 인용한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변협은 일본군 위안부 사건은 나치전범과 함께 20세기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임에도 양국의 무책임 속에서 오랜 기간 피해회복에 소극적이었다이번 판결은 이런 상황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피해자들의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를 위한 발판이 됐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진일보시켰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이 사건 행위가 계획·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써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이고, 일본제국에 의해 불법점령 중이었던 한반도 내에서 우리 국민인 원고들에게 자행된 것으로서 대한민국 법원이 이 사건에 대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판단했다나아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한일 양국 간 1965년 청구권협정이나 2015위안부피해자 관련 합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청구권이 소멸하였다고 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변협은 이번 법원 판결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은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면서 법원이 앞으로도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 인권을 보호함은 물론 한일 간 법치주의를 확장·강화하는 역사적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김도형 회장)도 이날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을 위한 역사적인 걸음을 내디딘 사법부 판결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변은 이번 판결이 인도에 반하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서 최종적 수단으로 선택된 민사소송에까지 국가면제를 적용하는 일은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한 우리 헌법질서 및 국제인권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천명한 최초의 판단이라며 특히 국제인권법상의 피해자 중심주의를 적극 반영함으로써 세계 인권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긴 역사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피해자들의 연령이 90살을 훌쩍 넘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더 늦게 전에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4(부장판사 김정곤)는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옥기원 기자

 

외교부 판결 영향 면밀 검토-일 협력 유지 위해 노력

 

외교부가 8일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외교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이 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법원이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을 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대변인 논평을 내어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 나갈 것이다. 이 판결이 외교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한일 양국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대일 외교의 연장선에서 이 판결이 양국 관계에 미치는 약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앞선 201810월 대법원 판결 때는 사법부의 판결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이듬해 한-일 관계를 사상 최악의 벼랑 끝 대치로 몰아갔었다.

외교부는 또 이날 논평에서 “201512월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12·28합의)가 양국 정부의 공식 합의라는 점을 상기한다고 덧붙였다. 12·28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20181월 발언 이후 사실상 거의 처음 이 합의를 언급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10억엔의 국가예산을 지급한 당시 합의의 정신에 기초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말로 해석된다. 길윤형 기자

 

스가 총리 위안부 배상 판결 결코 수용할 수 없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도쿄/AF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8일 한국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을 만나 국제법상 주권국가는 타국의 재판권에 따르지 않는다소송은 기각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스가 총리는 재판 직후 나온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1965년 일한(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인 원고에게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법원 판결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한국이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소연 기자

                

법원 “반인도적 행위 ‘위안부’에 1억원씩 배상”

위안부피해자들 일본정부 상대 5년만의 승소

 

2019814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정의기억연대의 주최로 제14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및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을 세계연대집회가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재판장 김정곤)는 고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1억원씩 배상하라고 8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161월 사건이 정식 재판으로 회부된 뒤 5년만의 선고다. 재판부는 “(일본정부의) 반인도적 행위는 국가면제 이론을 인정할 수 없다일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고 피해자들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배 할머니 등은 위안소에서 강간과 구타, 굶주림 등에 시달리며 노예적 상태에 놓여 있었고, 위안소 설치와 운영 또한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유 등으로 20138월 처음으로 위자료 1억원씩을 청구하는 조정신청을 법원에 냈다. 그러나 일본이 자국의 사건을 타국 법정에서 재판받을 수 없다는 주권면제원칙을 들어 관련 서류 송달을 거부했다. 결국 법원은 직권으로 공시송달로 일본 정부에 소장을 접수했고, 2016년에 정식 재판으로 회부된 뒤 지난해 4월에야 첫 재판이 열렸다.

배 할머니 등이 낸 사건 외에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대리하는 고 곽예남 할머니 등의 또 다른 위안부 소송도 13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장예지 기자

 

일본 외무성, 위안부 판결 항의 남관표 주일대사 초치

 

일본 외무성은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한국 법원이 위자료 배상 판결을 내린 것에 항의해 남관표 일본 주재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남관표 대사는 이날 오전 1125분께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외무성 청사로 정문을 통해 들어간 뒤 9분 만에 나왔다.

남 대사는 외무성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에 "일본 정부 입장을 들었다"면서 "우리로서는 한일관계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해결될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차분하고 절제된 양국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남미를 순방 중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을 대신해 남 대사를 만난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사무차관은 "(한국 법원이) 국제법상의 주권면제 원칙을 부정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교도통신은 다른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국제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남관표 주일 대사가 8일 외무성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주일 한국 대사를 초치한 것은 20198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와 관련해 남 대사를 부른 이후 14개월여 만이다.

일본 정부는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한국대법원이 잇따라 배상 확정판결을 내린 201810월과 11월에도 이수훈 당시 주일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김정곤 부장판사)는 이날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에게 1인당 1억원씩을 위자료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가운데 판결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창일 주일대사 "위안부판결 의미 커정치적 지혜 필요"

8일 공식 대사임명"한일관계 정상화 위해 혼신의 노력"

 

강창일 주일본대사는 8"난마처럼 꼬여있는 한일관계를 정상화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어서 마음도 무겁고 어깨도 무겁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임명된 강 대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대사는 이날 한국 법원이 일본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에 대해 "삼권분립 때문에 사법부 판결에 대해 평가하기 그렇지만, 이 판결이 가진 의미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로 한일관계 정상화가 더 어려워질 수 있지만 이런 문제까지 포함해서 정치적으로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그래서 더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17대부터 20대 국회까지 4선 의원을 지냈으며 정치권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도쿄대에서 동양사학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당시 한일의원연맹 회장 신분으로 청와대와 교감하며 의원외교를 이끌기도 했다.

강 대사는 지난해 11월 내정됐으며,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가려는 의지를 담은 인사로 풀이됐다.

일본 우익 신문 등이 그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한때 일본 정부의 아그레망(외교 사절 파견에 대한 주재국의 동의)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해 말 동의를 받았다.

주한 일본대사로 내정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이스라엘 일본대사도 이르면 이달 말 부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해에 양국 대사 모두 바뀌게 됐다.

한편, 홍석인 주미국공사는 주호놀룰루총영사로 임명됐다.

북한 석달 만에 열병식 개최…신형 SLBM 공개

● COREA 2021. 1. 8. 14:19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개량형 이스칸데르도 모습 드러내... 신형 ICBM은 등장 하지 않은 듯

 

북한이 14일 밤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석달 전 공개한 미사일(아래)보다 탄두부의 모습이 길어졌다. 연합뉴스

           

북한이 석달 만에 진행한 열병식에서 신형으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새 전략 무기를 추가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15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14일 저녁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하게 거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열병식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지난해 1010일 열린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 석달 만에 북한이 어떤 새로운 전략 무기를 공개할지 여부였다.

이날 통신에 공개된 여러 장의 사진들을 보면, 석달 전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이는 신형 SLBM북한판 이스칸데르등의 전략·전술무기가 등장한 점이 눈에 띤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SLBM ‘북극성-5’(추정)은 석달 전에 등장한 북극성-4보다 탄두부가 다소 길어졌다. 통신은 이 무기의 등장 장면에 대해 세계를 압도하는 군사기술 강세를 확고히 틀어쥔 혁명 강군의 위력을 힘 있게 과시하며 수중전략탄도탄, 세계 최강의 병기가 광장으로 련이어 들어섰다고 적었다.

하지만, 최근 열병식에서 줄곧 등장했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이번에는 동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석달 전 열병식에는 길이가 약 25~26m, 지름이 2.5~2.9m 정도로 추정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처음 공개해 국내외의 비상한 이목을 끌었었다. 그밖에 석달 전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길이가 길어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도 처음 등장했다.

14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단거리 4종 세트 중 하나인 북한판 이스칸데르미사일. 연합뉴스

통신은 첨단무기들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우리 군대의 위력을 확증해줬다”, “우리 나라를 명실공히 세계적인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부상시킨 (중략)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영광과 뜨거운 고마움의 인사를 드렸다는 말로 이번 열병식의 의의를 정리했다.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가 자리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위원장은 7일 진행된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북한이 앞으로 추진해 갈 핵전력 강화사업으로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 초대형 핵탄두 생산 15000안의 전략 대상에 대한 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비행비행전투부 지상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 핵잠수함·수중발사핵전략무기(SLBM) 등을 열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추운 날씨 탓인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는 러시아식 털모자(샤프카)를쓰고 현지 지도에서 착용하던 긴 가죽 재킷과 장갑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연설하지 않았고 대신 김정관 국방상이 연단에 섰다. 김 국방상은 적대세력이 국가 안전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 동원해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광장에서는 축포와 함께 전투기 비행이 이어져 야간 열병식의 화려함을 더했다. 열병식 후에는 무도회와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날 행사를 마지막으로 5일부터 시작한 당대회 본회의와 기념행사까지 총 열흘간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정부 소식통은 전날 오후 67시께 열병식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ICBM 없고 김정은 연설 안해북한, 바이든 취임 전 수위조절?


14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이라는 이름의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이번에 공개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지난해 10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보다 탄두를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북한이 석달 만에 야간 열병식을 열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공개했다. 미 대륙을 사정권에 둔 전략유도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은 등장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종 전술·전략무기를 동원해 무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이지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선보였던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비교해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향후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나름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15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14일 저녁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하게 거행됐다며 행사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0깜짝심야 열병식이 열린 지 석달 만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주석단에서 행사를 지켜봤으나, 지난해 10월 행사 때와 달리 직접 연설은 하지 않았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이라고 적힌 새로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운반 차량에 실려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북극성-4을 처음 공개한 지 석달 만에 또다시 신형 잠수함용 탄도미사일을 선보인 것이다. 북극성 숫자 뒤에 붙은 ’(시옷)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시옷의 의미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수상, 수중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번 북극성-5은 탄두 부분이 북극성-4보다 더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된 영상에선 북극성-4이 실린 차량 앞부분에 병사 4명이 나란히 올라타 있었는데, 이번에는 병사들이 보이지 않았다. 북극성-5의 몸집이 병사들의 탑승 자리까지 차지할 만큼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5이 더 커진 것이 최근 김정은 총비서의 핵잠수함 개발 공식화와 맞물려 더 강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 시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지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4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그동안 북극성 계열 탄도미사일을 고체연료 2단 로켓으로 개발한 뒤 북극성-1형과 2, 3형까지만 몇 차례 시험발사를 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북극성-4은 물론 이번에 공개된 북극성-5에 대해선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 이들 북극성-4이나 북극성-5이 과연 실전배치가 가능한 전력인지에 대해 의문도 제기된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전술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도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됐던 KN-23형과 비교하면, 탄두 모양이 좀더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한 축 늘어났다. 지금으로선 이런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나, 성능 개량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KN-23 미사일은 기존에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스커드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 등과 달리 저공비행이 가능하다. 사거리가 400~600안팎으로 추정되면서도 최고 고도가 50를 넘지 않는 것이다. 또 하강 단계에서는 동체에 달린 꼬리날개를 움직여 재상승하는 이른바 풀업 기동’(pull-up·활공 및 재상승)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풀업 기동을 하면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의 포물선과 다른 궤도운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미사일방어망의 요격을 피하는 데 유리하지만, 풀업 기동으로 재상승할 때 공기저항으로 미사일의 속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밖에 이날 열병식에는 북한판 에이태큼스라는 전술지대지미사일 KN-244연장·5연장·6연장·12연장 등 다양한 발사대를 탑재한 방사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지상전력 등이 줄지어 등장했고, 공군의 항공전력들도 축하 비행에 참여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이들 신형 무기에 대해 북한이 실제 시험발사 등을 한 사례가 없어서 당장 정확한 성능을 확인하기 어렵다북한군의 동향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수 기자

     

김정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에 결사적 투쟁”

   노동당 8차 대회 8일 만에 폐막자력갱생 통한 정면돌파 노선 강조

   대회 결론서 경제 중심 노선 강조  핵억제력 강화해 군사력 키워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3일 당 8차 대회를 8일 만에 마무리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사회주의경제건설은 오늘 우리가 총력을 집중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혁명과업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2일 막을 내린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경제 중심노선을 다시 강조했다. <노동신문> 13일치 1~2면에 실린 결론에서 김 총비서는 사회주의 건설의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비상히 증대시켜 모든 분야에서 위대한 새 승리를 이룩해나가자는 것이 조선로동당 제차대회의 기본 사상,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말하여 우리의 내부적 힘을 전면적으로 정리 정돈하고 재편성하며 그에 토대하여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하면서 새로운 전진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본 대회를 통하여 재확인된 조선로동당의 혁명적 의지라고 덧붙였다. 8일 만에 폐막한 이번 당대회의 결론은 대내외적 난관을 정면돌파하면서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가깝게는 지난 201912월 제시한 경제를 기본전선으로 한 자력갱생식 정면돌파전’(노동당 중앙위 75차 전원회의)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김 총비서는 20184경제·핵 건설 병진노선의 종료를 선언하고 사회주의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새 전략노선으로 제시(노동당 중앙위 73차 전원회의)한 바 있다.

김 총비서는 당대회 결론에서 무엇보다도 국가경제발전의 새로운 5개년계획을 반드시 수행하기 위한 결사적인 투쟁을 벌려야 한다제일 걸리고 있는 경제문제부터 시급히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을 경제발전의 관건적 고리로 틀어쥐고 농업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향상시키며 경공업부문에서 원료의 국산화 비중을 높일 것을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중심과업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가경제발전의 새로운 5개년계획 수행의 성패는 경제관리를 어떻게 개선하는가 하는 데 달려있다고 했다. 김 총비서는 국가의 통일적인 지휘와 관리 밑에 경제를 움직이는 체계와 질서를 복원하고 강화하는 데 당적, 국가적 힘을 넣어야 하겠다당대회 이후에도 특수성을 운운하며 국가의 통일적 지도에 저해를 주는 현상에 대해서는 그 어느 단위를 불문하고 강한 제재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5개년계획 기간 나라의 과학기술수준을 한단계 올려세우고, ·군의 자립적이며 다각적인 발전을 추동하여 지방경제를 끌어올리는데도 주목하겠다고 했다.

사회주의경제건설 계획에 당대회 결론 대부분을 할애한 김 총비서는 뒷부분에서 국가방위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는 것을 중요한 과업이라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그는 핵전쟁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면서 인민군대를 최정예화, 강군화하기 위한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하여 그 어떤 형태의 위협과 불의적인 사태에도 국가방위의 주체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할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남, 대미 메시지는 따로 내놓지 않았다.

이날 결론에서 김 총비서는 사회주의위업의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며 혁혁한 전진을 이루려면 보다 힘겨운 정면돌파전을 각오해야 한다이제 적대세력들은 더욱 미친듯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으려 할 것이며 세계는 우리 당의 정치선언과 투쟁강령이 어떻게 실현되여나가는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 제재를 전제로 이어온 자력갱생을 통한 대내외 정세 정면돌파노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회에서 총비서에 오른 김 총비서는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당을 대표하고 책임진다는 성스러운 사명감을 깊이 자각하고 당대회가 제시한 투쟁강령을 실현하기 위하여 전력을 다할 것이며 위대한 우리 인민을 내 운명의 하늘로 여기고 참된 인민의 충복답게 위민헌신의 길에 결사분투할 것임을 엄숙히 선서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개회한 당대회는 12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렸다. 이는 12일에 걸쳐 열렸던 1970년 노동당 제5차 대회 이후 두번째로 긴 일정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회의가 오는 17일 평양에서 소집된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이번 당대회의 후속조처로 조직문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과 관련한 법령채택문제, 2020년 국가예산집행의 결산과 2021년 국가예산에 대한 문제가 토의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당직 낮아진 김여정, 강경 대남 담화로 건재 과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제8차 당대회가 폐막한 지난 12일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당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된 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하얀 원)이 넷째 줄에 서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북쪽의 열병식을 정밀 추적 중이라고 밝힌 남쪽을 향해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내 직위가 낮아졌지만 김 부부장이 여전히 대남 사업 총괄로서 건재함을 드러낸 셈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13<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12일자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담화에서 남조선 합동참모본부가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 추적 중이라느니 희떠운 소리를 내뱉었다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자 해괴한 짓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는 말로 담화를 마쳤다. 담화는 북한 인민들이 보는 내부용 매체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담화에서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김 부부장의 직위가 기존 당중앙위 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한 단계 낮아진 점이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직을 내놨지만 중앙위원직은 직위가 낮아진 채 유지했다. 하지만 당직의 변화에도 김 부부장이 김정은 총비서의 동생이자 최측근으로서 국정 전반을 보좌하고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위상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대남 메시지를 내놓은 이번 담화는 김 부부장의 기존 구실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다. 또 김 부부장의 당직이 낮아졌지만 대회 개막식 때와 마찬가지로 12일 폐막식에서도 주석단에 앉아 있는 사진이 <조선중앙통신>13일 공개되기도 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1우리 군은 북한이 10일 심야시간대에 김일성 광장에서 당대회 관련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미 정보당국이) 정밀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당대회 기념행사를 예고했으나 열병식 개최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군당국은 열병식이 주말 전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은 이제훈 기자

       

김여정,  ‘열병식 추적합참 발표 비난 담화희떠운 소리

중앙위 부부장명의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 “해괴한 짓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남조선합동참모본부가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 추적 중이라느니 희떠운 소리를 내뱉았다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자 해괴한 짓이라고 밝혔다고 13<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으로 공개된 12일자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담화에서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리고, 일반 인민들이 보는 내부용인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김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은 이번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에 다시 뽑혔지만 기존의 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직위가 한 단계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대목은 그럼에도 대남 사업 총괄이라는 기존 구실에 변화가 없음을 방증한다는 점이다. 공식 당직의 변화에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친동생이자 최측근으로서 위상과 구실에 큰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김 부부장이 12일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당직이 낮아졌지만 대회 개막식 때와 마찬가지로 폐막식에서도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담긴 사진이 <조선중앙통신>으로 13일 공개된 사실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의 집 경축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포착'이니, '정밀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남의 집 경축행사를 '정밀추적'하려 군사기관을 내세우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그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의 숨김없는 표현이라고 짚은 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평양의 경축행사에 남보다 관심이 높다든가 그 또한 아니라면 우리의 열병식 행사마저도 두려워 떨리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하여튼 그 동네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이라며 세상사람 웃길 짓만 골라하는데 세계적으로 처진머리 골라할 줄 모르는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머저리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제훈 기자

     

김정은 ‘당 총비서’로…김정일과 동등 지위

   8차 당대회서 추대 시진핑, 축전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서 빠져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회의실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차 전원회의가 열렸다고 11<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총비서에 추대됐다. 조선노동당이 8차 대회(이하 대회’)에서 김정은 동지를 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는 내용의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노동신문>11일 보도했다.

노동당 총비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때 맡은 당직으로 역사성과 상징성이 강한 직책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2년 집권 초 당 제1비서를 거쳐 2016년부터 당 위원장으로 불렸다. ‘노동당 총비서혁명의 최고 뇌수, 영도의 중심, 단결의 중심으로서 수령의 지위를 차지한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앞서 대회는 9일 노동당규약을 개정해 20167차 당대회에서 채택한 당 위원장 체제를 5년 만에 비서 체제로 되돌렸다. 원칙적으로 합의제인 위원회에 비해 비서국 체제는 위계가 분명하다.

김 총비서의 친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중앙위원직은 유지했으나 정치국 후보위원직은 내놨다. 김영철 당 정치국 위원은 대남사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에 19개월여 만에 복귀했다. 대미 외교의 대표선수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에서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한 단계 강등됐다.

김정은 총비서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려온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새로 합류하며 권력 서열 5로 약진했다. ‘빨치산 1세대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오일정 당 중앙위원은 군을 지도·통제하는 핵심 전문부서인 노동당 군정지도부의 부장직을 꿰찼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 공산당 총서기 명의로 축전을 보내 김정은 위원장이 당 총비서에 추대된 것을 환영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중국통 김성남 뜨고, 대미 최선희 강등김영철 통전부장 복귀

    김성남 당 국제부장 발탁 북중관계 활로 모색 포석

    관록의 김영철 남북관계 정비대남 담당 비서는 임명 안해

   ‘김정은의 그림자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 등 요직 꿰차

북한 8차 당대회 6일차 회의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10일 열렸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1<노동신문>에 공개된 조선노동당 8차 대회 주요 당직 인사 내용을 보면, 대남·대외 관계를 맡아온 주요 인물의 구실과 위상에 적잖은 변화가 있다. 대체로 공식 당내 지위가 낮아졌다. 더구나 새로 꾸려진 당 중앙위 비서국 7인 비서에 대남 및 국제 담당 비서는 없는 듯하다. 2018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 담당을 포함해 관련 인사들이 약진한 선례와 대비된다.

2019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미 관계가 장기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남쪽은 북남합의 이행을 위해 움직이는 만큼, 미국은 강 대 강, 선 대 선 원칙에 따라 상대하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총비서가 정책 우선순위를 낮추며 내가 먼저 움직이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중국통인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국제부장으로 승진하고, 대미외교의 간판 격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당 중앙위원에서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강등된 외교 분야 인사의 함의를 짚기는 어렵지 않다. 노동당 8차 대회 개막을 알린 <노동신문> 6일치에 중국공산당 중앙위 축전이 크게 실린 데서 드러나듯, ‘중국통 국제부장의 등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북-중 관계 강화로 활로를 모색할 뜻이 있음을 방증한다.

최선희 제1부상의 강등, 대미 접근의 쌍두마차이던 리수용 당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201912월 해임돼 무대에서 사라진 선례를 떠올리게 한다. ‘대미 핵외교의 산증인인 김계관 외무성 고문도 노환 탓인지 당 중앙위원직을 내놨다. 다만 김 총비서가 대외정치활동을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힌 터라, 최 제1부상의 퇴장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남 부문 인사는 함의 파악이 쉽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1980년대 말 남북고위급회담 때부터 30년 넘게 남북관계에 깊이 관여해온 노장 김영철의 통일전선부장 복귀다. 그는 새로 꾸려진 당 중앙위 비서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남비서직은 내놓은 듯하다. 김영철 통전부장 체제의 복원은, 20194장금철 통전부장체제 등장 이후 존재감 없는 통전부장과 김여정·김영철의 ‘3인 체제에 따른 조직·정책 혼선을 재정비하려는 김 총비서의 판단에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대남 담당 비서를 임명하지 않은 대목은 두 갈래로 짚을 수 있다. 대남 사업의 우선순위를 낮추겠다는 조직적 표현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남북관계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대리인 노릇을 해온 친동생 김여정의 존재를 고려한 자리 비워두기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사태 때 대남사업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에서 지시를 내린 이가 김영철 동지와 김여정 동지였던 사실(<노동신문> 202069일치 2)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당 지도부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합류한 조용원이다. 그는 김정은 총비서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수행하는 김정은의 그림자인데,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도약하고, 당 중앙군사위 위원, 중앙위 비서직을 두루 꿰찼다. 5인 상무위원이 김 총비서 외에는 의회(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내각(김덕훈 총리) 안배 당연직의 성격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조용원의 존재감을 가늠할 수 있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조용원의 위상과 구실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비견할 만하다우리의 대통령 비서실장쯤으로 이해하면 무난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정은, ‘총비서됐는데김여정·현송월·최선희는?

    김여정, 당중앙위원 유지, 정치국 후보위원 내놔

    최선희, 당중앙위원당중앙위 후보위원 강등

    현송월, 당중앙위원직 유지

 

김여정, 현송월, 최선희.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친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공식 승진은 없었다. <노동신문>11일 보도한 노동당 8차 대회 공보당 중앙위 81차 전원회의 공보를 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은 21번째로 당 중앙위원으로 호명됐다. 정치국 후보위원직은 내놨다.

북한 읽기에 밝은 전직 고위 관계자들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직을 내놨지만 중앙위원직은 유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변화는 아니다라며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과 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5일 노동당 8차 대회 개막일에 4·25 문화회관 대회장으로 들어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바로 옆에서 수행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한 소식통은 이번 대회는 총비서에 추대된 김정은 위원장한테 모든 관심이 집중돼야 하는 행사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뒤로 빠졌을 수도 있다김여정 제1부부장이 실제 어떤 일을 맡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에서 북한 대미외교의 대표선수노릇을 하며 승승장구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내 지위가 중앙위원에서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한 계단 낮아지며 상승세가 꺾였다. 전직 고위관계자는 대미외교에서 성과가 없었던 사실에 대한 조처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지난 20182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김 제1부부장,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최선희 제1부상은 20182월 외무성 부상에 오른 뒤, 이듬해 3월 최고인민회의 14기 대의원에 뽑혔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20194월엔 당 중앙위원,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 국무위원, 외무성 제1부상을 한꺼번에 꿰차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김여정 제1부부장에 이어 김정은 총비서의 새로운 수행비서구실을 해온 현송월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중앙위원직을 유지했다. 노래 준마처녀로 유명한 보천보전자악단의 가수였던 현송월은 모란봉악단장을 거쳐 201710월 당 중앙위 후보위원이 됐고, 2018년 삼지연관현악단장에 올랐다. 이어 20192월 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부부장, 20194월 당 중앙위원이 됐다.

김여정 제1부부장과 최선희 제1부상, 현송월 부부장은 김정은 총비서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4인방으로 꼽힌다. 이제훈 기자

  

김정은 "남 태도에 달려…'3년전 봄날' 돌아갈 수도"

"개별관광·방역협력·인도지원 필요없다"북한식 금강산 관광 지시도

 

 8차 당대회에서 '총화보고'를 하고있는 김정은 위원장.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남북 간 합의 이행 태도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 진전이 달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57일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남조선에서는 의연히 조선반도정세를 격화시키는 군사적 적대행위와 반공화국모략소동이 계속되고 있고 이로 말미암아 북남관계 개선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남조선당국은 방역협력, 인도주의적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경제부문 관련 보고에서 "금강산지구를 우리 식의 현대적인 문화관광지로 전변시켜야 한다"며 남측 관광시설 철거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이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관리하고 근원적으로 제거해버릴 때 비로소 공고한 신뢰와 화해에 기초한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남측의 첨단무기 도입과 무력증강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간 군사합의 이행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만약 남조선당국이 이를 시비하려면 첨단군사자산획득과 개발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느니, 이미 보유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보다 더 정확하고 강력하며 더 먼 곳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느니, 세계최대수준의 탄두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고 계속되는 첨단공격장비반입 목적과 본심을 설득력 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남조선 당국이 이중적이며 공평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고관점을 가지고 '도발'이니 뭐니 하며 계속 우리를 몰아붙이려 할 때에는 우리도 부득불 남조선을 달리 상대해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남북관계와 관련,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되는가 못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으며 대가는 지불한 것만큼, 노력한 것만큼 받게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시점에서 남조선당국에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하여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주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남조선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염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미국에 강대강·선대선 원칙누가 집권하든 실체 불변"

"'최대 주적 미국적대세력 핵 사용 않는 한 핵무기 남용 안해"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9일 미국을 겨냥해 강대강·선대선 원칙을 강조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 사흘간(57)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보도에서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며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을 겨냥해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 무력을 과시하면서도 이를 남용하지는 않겠다고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가방위력이 적대 세력의 위협을 영토 밖에서 선제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한반도 정세 격화는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의 안보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스스로 "책임적인 핵보유국"이라고 자처하며 "적대세력이 우리를 겨냥해 핵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을 것을 확언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새 핵잠수함 설계 끝나ICBM 15km 명중률 제고해야"

"핵무기 소형 경량화·초대형 핵탄두 생산 지속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 도입"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9'핵잠수함'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보도에서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개조해 해군의 현존 수중 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언급된 핵잠수함은 기존 디젤 방식이 아닌 원자력 기반 엔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또 "15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전했다. 사거리 15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면 미 본토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현대전에서 작전임무의 목적과 타격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하고 초대형 핵탄두 생산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감으로써 핵 위협이 부득불 동반되는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각종 군사적위협을 주동성을 유지하며 철저히 억제하고 통제·관리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 수중 및 지상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케트 개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김정은 “대남문제 고찰, 대외관계 전면 확대발전” 밝혀

     조선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당대회 연설 전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7일 노동당 제8차 대회 사흘째 회의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하고 있다. 연설을 하는 김 위원장의 오른쪽 주석단에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노동신문>8일치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치 1면 전체에 펼친 기사에서 “7일 노동당 8차 대회 3일회의가 진행됐다. 김정은 동지께서 2일 회의에 이어 당중앙위 7기 사업총화보고를 계속하셨다며 이렇게 전했다.

김 위원장이 대남문제대외관계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내놨는지 <노동신문>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동신문>1578자 분량의 당대회 기사에서 대남문제대외관계와 관련해 이 한문장을 빼고는 어떤 추가 언급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 전문이 공개돼야 구체적인 내용과 맥락을 살필 수 있겠지만 일단 <노동신문> 기사만을 놓고 보면, “대남문제고찰이란 중립적 개념으로 표현한 반면에 대외관계전면적 확대발전이라는 적극적 어휘를 선택한 대목이 눈에 띈다. 다만 대외관계관련 표현을 대미정책과 바로 연결해 해석할 일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대외관계 전면적 확대발전이란 표현은 중국·러시아·쿠바·동남아 등 북쪽과 관계가 좋은 나라들과의 관계를 포함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노동신문>7일치에선 김 위원장이 6일 보고에서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려는 중대 의지를 재천명하고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인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기간 대남·대외·국방 분야 발언과 관련해 <노동신문>에 공개된 내용은 추상적 표현으로 이뤄진 이 두 문장이 전부다.

<노동신문>사업총화는 계속된다6·7일치와 달리 이날은 대회는 계속된다고 밝혀,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는 5~7일 사흘로 끝났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노동신문>은 이날치에선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5년 전 7차 당대회 때 대회 사흘째인 201658일치에서 김 위원장의 이틀에 걸친 사업총화보고 전문을 9개면에 펼쳐 보도한 전례와 다르다. 다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역대 당대회 사업총화보고 전문이 공개돼온 전례에 비춰, 김 위원장의 이번 사업총화보고 전문도 조만간 공개되리라 예상된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가 우리 혁명의 내적 동력과 발전 잠재력을 남김없이 발휘해 직면한 모든 장애와 난관들을 성과적으로 극복해나갈 방략을 명철하게 밝혔으며 대회 참가자들이 크나큰 격정 속에 접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혁명의 내적 동력과 발전 잠재력을 남김없이 발휘라는 구절은, “첩첩난관을 가장 확실하게 빨리 돌파하는 묘술은 주체적 역량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데 있다고 밝힌 김 위원장의 대회 개회사와 맞닿아 있다. 김 위원장이 사흘에 걸친 사업총화보고에서 자강력제일주의에 따른 자력갱생식 난관 돌파 의지를 강조했음을 방증한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가 이민위천의 이념과 인민대중제일주의사상이 구절구절 차넘치는 내용들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백성을 하늘처럼 소중히 여긴다는 뜻의 이민위천(以民爲天)”은 김 위원장이 대표적 통치철학으로 내세우는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사실상 같은 뜻이며, “일심단결과 함께 평양 4·25문화회관 노동당 8차 대회장의 벽면에 걸린 양대 구호의 하나다.

이밖에도 김 위원장은 사업총화보고 사흘째인 7교육, 보건, 문학예술을 비롯한 사회주의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일대 혁명을 일으켜 새로운 개화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방략과 방도들비사회주의적 요소들을 철저히 극복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국가사회제도의 우월성과 위력을 높이 발향시키기 위한 실천적 방도들등을 제기했으며, “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들이 자기 사명과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지적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은 언급 없고 부드러워진 김정은의 신년 메시지

총화보고 사회주의건설 평화환경 수호의지 재천명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주석단 사진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파란색 동그라미)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려는 중대의지를 재천명하고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하였다<노동신문>7일치 1면 전체에 걸쳐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5일에 이어 6일 계속된 노동당 8차 대회 당 중앙위 7기 사업총화보고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는 (7일에도) 계속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둘째날 사업총화보고 내용을 전하는 <노동신문>699자 분량의 기사에서 국가방위력과 관련한 내용은 이 한 문장뿐이다. 김 위원장이 보고를 모두 마친 뒤 공개될 전문을 봐야겠지만, 일단 7일치 <노동신문> 보도문의 내용은 공격적이지 않다. ‘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아울러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라는 표현은,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는 평화적 환경을 필요로 한다2018년 남북·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2018929)과 큰 틀에서 맥락이 같다.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고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했다<노동신문> 보도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당대회 이후 한반도 정세의 진로와 관련해 핵심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다만 중대의지를 재천명했다는 표현은 김 위원장이 이전에 한 발언과 같은 취지의 의지를 밝혔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 75차 전원회의(20191228~31)에서 강력한 핵억제력의 동원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할 것이며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없이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7<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국가방위력관련 한 문장을 빼고는 모두 넓은 의미의 경제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김 위원장은 이틀째 보고에서 교통운수, 기본건설 및 건재공업, 체신, 상업, 국토환경, 도시경영, 대외경제를 비롯한 주요부문들경제관리분야의 실태를 분석하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기간 해당 부문들에서 혁신과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목표와 실천방도들을 상정했다. 아울러 농업, 경공업, 수산업 부문에서 계획적이며 지속적인 생산장성을 이룩하고, “·군들을 자립적·다각적으로 발전시켜 인민생활에서 폐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해결방책들을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5일 사업총화보고 첫날에는 새로운 5개년 계획에 따라 나라의 전반적 경제를 한계단 추켜세우기 위한 사업을 전개할 데 대해 언급하고, “금속, 화학, 전력, 석탄, 기계, 채취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기간공업 부문의 현 실태를 분석하고 과업을 제기했다<노동신문>은 전한 바 있다.

<노동신문> 보도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의 첫날과 둘째날 사업총화보고에서 경제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김 위원장은 36년 만의 당대회였던 7차 당대회(201656~9)에도 사업총화보고를 이틀만 했는데, 이번엔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세부적으로 짚고 있다는 뜻이다.

<노동신문>7일치에서 노동당 대회 소식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의 이틀째 사업총화보고를 전한 1면의 699자짜리 짧은 기사 한건만을 보도했다. 그리곤 2면에 베트남공산당과 라오스인민혁명당 중앙위가 축전을 보내왔다는 소식을 2면에 전했을 뿐이다. 북한 최대의 정치행사인 당대회 이틀째 보도로는 예상 밖으로 단출한 편이다.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가 사흘째 계속돼 보고 전문을 소개할 수 없는 사정 탓으로 풀이된다. 이제훈 기자

 

김정은 경제목표 엄청나게 미달”...전례없는 실패인정

북한 8차 당대회 발언 최고지도자 목표 미달언급 파격

미국 제재 등 외부탓 대신 주체역량 백방으로 강화강조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5일 개막한 노동당 제8차 대회 개회사를 통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동신문> 6일치 2면에 실린 4400자 분량의 개회사에서, 20165월 노동당 7차 대회 이후 5년간을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최악 중의 최악으로 계속된 난국에 비유하며 이렇게 평가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7차 대회 이후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세세연년 믿음직하게 수호할 강력한 담보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20171129국가 핵무력 완성선언 등을 염두에 둔 평가다. ‘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표현법이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개회사를 보면, 김 위원장의 최대 관심사이자 근심거리는 경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7차례에 걸친 이전의 조선노동당 대회에선 최고지도자가 목표 미달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개회사의 엄청나게 미달이라는 표현은 파격적이다. 김 위원장 특유의 솔직 화법’ ‘실용주의 리더십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북한 경제의 후퇴는 예견된 일이다. 미국·유엔의 고강도 장기 제재에 더해 2020초대형 돌발 악재인 코로나19와 여름철 수해라는 ‘3중고가 북한 경제를 뿌리부터 흔든 탓이다.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취약한 보건의료 기반 탓에 장기 국경 폐쇄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북한 경제의 외부 생명선으로 불리는 북-중 무역을 지난해 10월 이후 ‘0’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98%를 차지한다. 2012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경제의 3대 성장축구실을 해온 시장화 진전~-중 무역 확대~국영제조업 회복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 불능에 빠진 듯하다는 진단도 있다.

개회사만 놓고 볼 때, 김 위원장은 경제 실패의 주된 원인을 북쪽의 전통적 수사법인 미제와 남조선의 적대시 고립말살 정책에서 찾으려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전진을 방해·저애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존재하고 있다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주체의 역할을 높여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원칙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당대회 소집 결정 이후 넉달 동안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농민, 지식인 당원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도록 했다거나 지난 5년간의 당 재정사업을 분석총화하고 개선 대책을 연구했다고 밝힌 대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7차 당대회에서 항구적 전략 노선이라 규정한 자강력 제일주의에 따른 자력갱생식 난관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김 위원장의 처방이 사상만을 강조하는 주의주의로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공산당 중앙위 축전전문이, 당대회 첫날 소식을 전한 <노동신문> 6일치 5면 전체에 실린 사실은 곱씹어볼 만하다. 축전은 중국 측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실현하는 데 새롭고 적극적인 기여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북-중 관계 강화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제도권 편입 움직임속 유통물량 줄어 가격 출렁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4천만원을 넘어섰다. 3천만원을 넘은 지 11일 만이다.

7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시세를 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2% 오른 4160만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때 4237만원까지 올랐다. 미국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서도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코인당 37200달러(4045만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이 점차 제도권으로 편입될 움직임이 보이면서 가격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 보도를 보면,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증시 상장에 필요한 서류를 냈다는 것이다. 뉴욕 자산운용사인 반에크 어소시에이츠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설립을 재추진한다고 지난해말 공개했다. 이 회사도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상품 승인을 요청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다우존스는 올해 안에 암호화폐 지수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에서 유통가능한 물량이 줄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여 실제 유통물량은 420만 개에 불과해 조금만 매수세가 붙어도 거래량이 실리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이 출렁거린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총 공급량은 2100만개로 한정되도록 설계됐다.

비트코인 가격의 이러한 높은 변동성 때문에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비중은 운용자산의 1% 이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많은 기관투자자와 거액 자산가들은 비트코인 자체의 투명성 이슈를 근거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광덕 기자

우즈 사생활 다큐 예고편 공개…섹스 스캔들 주로 다뤄

● 토픽 2021. 1. 8. 14:13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이번 주말 방영'성적인 내용 지나치게 많이 다뤘다'는 비판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의 사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국 데일리 스타, 호주 폭스 스포츠 등 매체들은 8일 미국 HBO가 제작한 우즈에 관한 다큐멘터리 예고편 내용을 소개했다.

이 매체들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우즈가 외도 등으로 섹스 스캔들을 일으켰던 2009년에 관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우즈는 200911월 여러 여성과 외도한 사실이 밝혀졌고 20108월에는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과 이혼했다.

호주 폭스 스포츠는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가 2006년 세상을 떠난 이후 우즈의 인생에 큰 변화가 생겼으며 그때부터 우즈는 라스베이거스에 정기적으로 다니며 주말에만 10만 달러(1억원) 이상을 유흥에 쓰곤 했다"고 전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당시 우즈를 고객으로 맞았던 이들의 증언이 나온다.

미셸 브라운이라는 여성은 "우즈는 선호하는 여성 스타일이 있다""젊은 대학생 스타일, 바로 이웃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타입을 좋아했고 금발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명의 여성을 동시에 부르기도 했는데 많을 때는 한 번에 10명도 불렀다"고 덧붙였다.

로리다나 졸리라는 여성은 "우즈는 역할극을 좋아했다""여자 여러 명이 있는 가운데 우즈는 양복을 입고 있었고, 우리는 작은 인형이 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2009년 우즈의 스캔들에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 레이철 우치텔이라는 여성도 인터뷰에 참여했다.

그는 "우즈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많이 했다""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실제 모습을 숨기려 했고, 자신의 실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매우 꺼렸다"고 밝혔다.

"우즈는 나를 보면 '기운을 얻고 충전이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항상 잠들기를 어려워해서 수면제를 먹어야 했으며 일어나서는 시리얼을 먹고 만화를 보는 등 아이처럼 행동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골프 다이제스트의 조엘 빌이라는 기자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와 비교하면 너무 외설적인 내용이 많다""실연당하거나 원한을 품은 사람들이 쓴 편지 같다"고 이 다큐멘터리를 깎아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시간으로 11일에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