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민간차원 소통채널 복구 필요"…19일부터 속속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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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북한으로 보내는 수재민 지원 물자를 싣는 적십자 봉사자들 [연합 자료사진] 
 

이재명 정부가 전 정부에서 사실상 차단한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연합뉴스에 "민간 차원의 대북 소통 채널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민간의 북한주민 접촉신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지난 19일 인도적 지원 목적의 북한 주민 접촉 신고 2건을 수리했다. 이는 작년 8월 북한의 수해 후 예외적으로 민간 인도주의 협력단체의 접촉 신고를 수리한 후 처음이다.

 

이 당국자는 접촉 신고 수리에 대해 "민간 차원의 남북 소통채널 복구 및 대화·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후에도 여러 건의 접촉 신고를 수리했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이 이사장으로 복귀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도 대선 이튿날인 지난 4일 통일부에 온라인으로 문화교류를 위한 북한 주민 접촉 신고서를 제출한 후 지난 24일 수리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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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도발과 남북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2023년 하반기부터 민간의 대북 접촉 신고를 사실상 불허했는데, 남북관계 복원을 최우선 대북 정책으로 천명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방침이 달라진 것이다.

 

민간 단체도 이러한 기조 변화를 예상, 교류협력단체와 종교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발 빠르게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단체들은 통일부의 정책 전환을 반기면서도 정부 성향에 따라 민간의 남북 소통 채널이 끊기지 않도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문협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민간의 대화채널마저 다 단절돼 이제 복원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민간의 대북 접촉에 대해 재량권을 남용하지 않도록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 차해림 박수윤 기자 >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연구관 보고서' 정보도 비공개
5월 1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준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지난 5월 1일 대법원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2025도4697)을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다시 판단하라며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 판결은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 경향과 정반대의 판결을 내린 것으로도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선고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이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대략적인 과정은 이렇다. 지난 3월 26일 2심의 무죄 판결 즉시 검찰은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했다. 본래 대법원 소부인 2부에 배당되었던 사건을 4월 2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였다. 놀랍게도 회부 당일 바로 첫 심리가 열렸고 4월 24일 두 번째 심리 후 5월 1일 원심을 파기하는 선고가 이뤄졌다. 말 그대로 속전속결이었다. 이 대통령의 사건은 대법원 접수부터 선고까지 이르는 과정이 단 34일 걸린 셈이다.

정치계와 법조계, 언론들도 최소 4~5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되던 판결이 불과 한 달 만에 선고가 이뤄지니 나라 전체가 뒤숭숭했다. 대법원 판례 경향을 거스르는 판결이 그것도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니 법원 내부에서도 비판과 불신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법원 내부 인트라넷인 코트넷에서는 현직 판사들이 대법원의 합의와 선고에 대한 비판을 잇달아 제기했다. 특히 유력 대선 후보를 대상으로 대통령 선거 불과 한 달 전에 무리하게 선고가 이뤄졌다는 맥락에서 '사법부의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사법부에 대한 여론은 삽시간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2심까지 오며 누적된 6만 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사건기록을 대법관들이 실제로 검토했냐는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국 사법정보공개포털에는 대법관들의 재판시스템 로그 기록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가 2만 건 넘게 접수되었다. 대법관들이 사건기록을 열람했는지, 열람했다면 어느 정도 시간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정보공개 청구들이었다. 불신을 초래한 대법원의 행태에 대응해 정보공개 청구를 도구로 시민들이 직접 행동을 한 셈이다.

재판연구관 보고서 생산일, 배부일, 분량 정보공개 청구

정보공개센터는 대법원 선고에 대응해 앞선 시민들과는 다른 내용의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했다. 대법관들은 재판 기록을 검토한 재판연구관들의 보고서를 토대로 기록을 검토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복수의 대법원 관계자 진술이 언론 보도에서 발견되는데, 바로 이 '재판연구관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관련해 보고서의 생산일, 대법관 배부일, 보고서의 권 수 및 권 당 쪽 수'에 해당하는 정보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정보공개 청구한 것이다.

만약 이 청구를 통해 사건 접수일부터 재판연구관 보고서가 작성되기까지의 시간과 보고서가 대법관들에게 배부되어 선고까지 대법관들이 검토한 시간, 그리고 보고서의 분량 정보 등이 공개된다면 판결에 대한 의혹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정리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취지에서 진행한 정보공개 청구였다.

그런데 지난 5월 29일 법원행정처는 정보공개센터의 청구에 대해 '비공개 통지'를 해왔다. 재판연구관 보고서에 관한 청구 정보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제1항제4호에 해당하는, 공개될 경우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하고, 법원조직법 제65조에 따라 심판의 합의는 원칙적으로 비공개한다는 이유였다.

정보공개센터는 '청구한 정보가 실질적인 재판 내용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고, 단순히 재판연구관 보고서의 존재 유무와 생산 시기, 대법관 배부 시기, 자료의 분량에 한정되는 단순 정보로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거나 관련된 직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객관적인 사실이나 우려가 없다는 취지'로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출했다.

재판 내용과 관련 없는 단순 정보까지 무조건 비공개

법원행정처의 이의신청기각결정통지서법원행정처는 정보공개센터의 재판연구관 보고서의 생산일, 대법관 배부일, 보고서 분량에 해당하는 정보가 공개 정보라는 이의신청에 대해 신청 하루 만에 기각처분을 해왔다.정보공개센터


법원행정처는 정보공개센터가 제출한 이의신청마저도 6월 19일에 기각 처분을 내렸다. 더구나 이의신청을 심의하는 정보공개심의회 개최도 없이 이의신청 제출 단 하루 만에 처분이 이뤄졌다. 대개 비공개결정통지의 이의신청 처리에는 이의신청서에 대한 검토, 심의회 개최 여부만 판단해도 일주일 가량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출된 이의신청 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내부 논의가 있었는지조차 의문이다.

기각 사유도 동일했다. 재판연구관이 작성하여 대법관에게 제출한 보고서가 합의 절차에서 기초로 사용되기 때문에 법원조직법 제65조에서 비공개하도록 하는 '심판의 합의'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한 재판연구관 보고서에 관한 청구 정보가 공개될 경우 재판에 관해 '내·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공격이나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하고, 이로 인해 재판의 독립성을 저해함으로 공정한 재판업무에 지장을 줄 우려가 크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의 논리와 주장은 지나치게 협소하고 방어적이다. 비록 원심 파기환송 선고로 이 대통령의 사건 자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법원의 합의는 이미 종결된 절차이고 합의 과정에서 작성된 보고서의 생산 시기, 대법관 배부 시기, 자료의 양과 같은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이미 종결된 합의와 그와 관련된 업무에 어떤 영향도 발생시킬 수 없다. 또한 법원조직법 제65조는 '심판의 합의를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는데 청구 정보와 같은 재판연구관 보고서에 관한 단순 정보들이 과연 '심판의 합의'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까?

결국 대법원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그저 '내·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공격이나 불필요한 오해'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법원 선고 절차에 대한 알권리의 최소한의 요구이고, 사법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대법원에 대한 비판이다. 이를 '부당한 공격'이나 '불필요한 오해'로 치부해 시민들의 신뢰를 더 잃어서는 안 된다.

정보공개센터는 법원행정처의 이번 비공개·이의신청 기각 처분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행정심판 및 정보공개 소송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 정보공개센터 >

"모든 국민과 정부가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열린 공간"

 
 
                              모두의 광장 누리집 갈무리

 

국정기획위원회가 국민의 정책 제안과 민원을 모으는 소통 플랫폼 명칭을 ‘모두의 광장’으로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모든 국민과 정부가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열린 공간이라는 의미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명칭 공모를 진행했고, 접수된 4544건의 의견 중 국민 선호도 조사와 내부 심사 등을 거쳐 최종 명칭을 결정했다.

 

모두의 광장은 경제·사회·외교·안보·정치·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국민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하고 토론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18일 개통 뒤 이날 0시 기준 온·오프라인을 통해 25만9828건의 의견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정책 제안은 총 2336건에 이른다. 다음 달 23일까지 간편 인증을 거쳐 누구나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다.

 

접수된 제안은 에이아이(AI) 기반에 따라 제안 내용이 분석되며, 소관 분과의 검토 과정을 거쳐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정기획위는 모두의 광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토론게시판 운영이나 국민과 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오프라인 토론회 등도 기획 중이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국민 한분 한분의 목소리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 큰 힘이 된다”며 “모두의 광장을 통해 더 많은 국민 참여와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 고경주 기자 >

 

 

 

 

국정기획위서  징계 철회 요구 일주일 만에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2월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월 정례브리핑에서 공익 신고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국민권익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는 성명을 낸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징계 요구를 3개월 만에 철회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지난 24일 인사혁신처에 한삼석 상임위원에 대한 징계 요구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징계 심의를 하루 앞두고 철회 결정을 한 것이다.

 

한 상임위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사흘 뒤인 12월6일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권익위는 지난 3월 한 상임위원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인사처 중앙징계위에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이후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19일 권익위 업무보고를 받으며 한 상임위원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 장나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