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재판 합의 내용을 공개한 이정렬 부장판사에게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신뢰 보호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재판 합의 비밀유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징계의 표면적인 형식논리나 절차상의 하자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징계 수위는 사안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일선 판사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 부장판사가 스스로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며 재판 합의 내용을 공개한 것은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었다. 영화 <부러진 화살>로 국민의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소송 항소심 주심으로서 법원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려는 목적이었다. 사법부로서는 내심 고마운 일이니 보통의 경우라면 정상참작을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과도한 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가카새키 짬뽕’ 등의 대통령을 비하하는 패러디물을 올린 것과 떼어놓고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서기호 판사 재임용 탈락 조처에 이은 대법원의 잇따른 초강수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올해 초 시무식에서 ‘법관의 품위와 자질’을 강조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비록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품위와 자질이 미달된 판사’들이 이정렬·서기호 판사 등 몇몇 ‘튀는 판사’들을 지칭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했다. 결국 대법원은 양 대법원장의 뜻을 충실히 받들어 눈 밖에 난 판사들을 철저히 응징하고 솎아냈다.
 
문제는 대법원의 ‘정화조처’로 사법부 품격이 높아지고 국민 신뢰와 존경이 되살아났는가 하는 점이다. 국민은 고사하고 대법원의 무리수는 판사들 한테조차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판사들이 법관 재임용 제도와 근무평정 공정성 문제 등을 논의할 판사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법원 내부게시판에는 “법원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등 판사들의 개탄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법원 수뇌부는 일선 판사들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불투명한 근무평정 방식과 허점투성이 판사 재임용 제도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손질해야 마땅하다. 특히 지금 사법부에 필요한 것은 그런 차원 이상이다. 정치권력 눈치를 보지 않는 꿋꿋함, 힘없는 소수자를 감싸는 따뜻함, 재판 당사자들과 소통하는 열린 마음 등을 북돋우기는커녕 튀는 판사 몇몇 때문에 법원 품위가 떨어진다는 좁은 소견에 갇혀 있는 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은 돌아오지 않는다.


[1500자 칼럼] 내(네) 생각은 어디에?

● 칼럼 2012. 2. 20. 15:09 Posted by SisaHan
- Where is your idea ? -

옛날에 학교 다닐 때, 나는 문과를 공부해서 에세이를 자주 써야 했다. 항상 돌려받을 때 낙제를 간신히 면하는 점수를 받으면서 부족한 영어실력보다 먼저 받던 지적이 있었다. “Where is your idea?” 이 사실이 나를 많이 괴롭혔다. 과연 책을 읽고 나는 내 생각을 또는 느낌을 갖지 못하는 것일까? 처음에는 내 영어실력이 모자라서 표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내 생각이 나가서는 내 생각을 말하기에 익숙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일에 표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깊이 들어가 내 나름대로 분석을 하고 내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나의 생각을 남 앞에서 말할 때 왠지 자신감이 없었다. 이미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온 나로서는 내 생각을 말하기에 습관이 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옆에 사람들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그리 현명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요즘 와서는 다른 이유로 내 생각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오랜 이민생활 탓이기도 하겠지만, 하루하루 너무 생각 없이 그리고 느낌 없이 살고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반복되는 생활,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 같은, 생활은 없어지고 생존만 남아있는 날들, 왜 나는 이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갈까? 아는 체 하지 말고 살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이것이 쉽고 편하게 살아가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어느덧 나는 나이가 들은 탓도 있겠지만, 모든 일에 부닥치기보다 피해가기에 길들여져 있다.  이제 이민 온지 35년이 넘었는데, 나는 아직도 한글로 글을 쓴다. 어떤 친구는 나에게 한국말을 잊어버려 글쓰기가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오기도 한다. 물론 문학은 언어의 예술이고 언어도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해 한국어가 일상어인 곳을 너무 오랫동안 떠나와 그 언어로 글을 쓰기가 쉽지않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글을 쓰기가 정말 어려운 이유는 생각도 없이 느낌도 없이 살아지는 나날 때문이다. 나의 글쓰기는 결국 만나지 못한 사람과의 대화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하루하루 살면서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또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만나고 나를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요즘 한국은 SNS시대라고 한다. 페이스 북과 트위터 등에서 사람들은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에 바쁘다. 컴퓨터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 IT 강국답게 적지않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컴퓨터를 사용함은 물론 휴대폰 전화로 SNS를 사용해, 언제 어디서라도 편하게 자기 의견을 말한다. 한국사회가 오랫동안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경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모두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보고 있는가? 익명으로 댓글을 달아 일방적인 자기주장 그리고 욕과 쌍소리가 난무하던 때에 비해 훨씬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덧 그 컴퓨터 속의 공간에서도 그룹이 형성되어 사람들이 몰려다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할 말 하지 못할 말 마구 하면서 말의 홍수를 이루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다른 목소리에 쏟아지는 무차별한 폭격. SNS세상에서도 다수의 의견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냈다가는 설 자리가 없다. 결국 큰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를 모두 삼켜버리는 것 같다. 각자 다른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회는 언제 올까?


[칼럼] 박근혜, 리더인가 팔로어인가

● 칼럼 2012. 2. 20. 15:07 Posted by SisaHan
새누리당이 13일 전국위원회 의결로 새단장을 마무리지었다. 당명과 로고, 정강·정책을 바꾸고 새출발을 선언했다. 총선 목전의 부산한 치장을 국민이 변신으로 봐줄지, 본디 모습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려는 변장으로 치부할지 모르지만, 보수정당도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의 변화 요구가 거세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새출발에 대한 기대에 설렌 듯했다. 전국위 연설에서 “당의 겉모습과 속 내용을 확 바꾸고 공식적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역사적인 날을 맞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짧은 연설에서 ‘새로움’이란 표현을 10차례나 사용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은 당을 바꾸는 데 무슨 기여를 했을까. 별로 없다. 오히려 변화에 반대하며 저항하다가 대세에 떠밀려 할 수 없이 수용한 게 대부분이다. 비대위 구성과 박근혜의 전면 등장도 그의 결단에 따른 게 아니었다. 그는 인기없는 여당의 얼굴로 나서기를 머뭇거렸다. 최고위원 3명의 동반사퇴로 지도부 공백이 초래돼 추대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은 뒤에야 나섰다. 당명과 로고 개정도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를 거부하다가 찾은 절충점이었다. 
그는 정강·정책 개정에 대해 “새로운 시대정신과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당이 나갈 비전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라고 상찬했다. 실천이 문제지만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은 데 대해선 평가가 좋다. 이걸 박 위원장이 주도했나? 아니다. 
박 위원장은 꺼렸고 김종인 비대위원이 사퇴 배수진을 친 끝에 관철했다는 게 정설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연말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해 최상위 부유층의 세금을 늘리는 방안에도 끝까지 반대하다가 의총에서 다수가 찬성해 대세가 결정된 뒤에야 반대론을 접었다. 그러고도 본회의 표결에는 불참했다.
 
정강·정책에 ‘유연한 대북정책’과 ‘인도적 지원’을 삽입한 것 등도 전향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천안함 발언’을 문제 삼아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을 부결시키면서 이런 평가가 무색해졌다. 박 위원장이 눈짓으로라도 가결 신호를 보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조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천안함 문제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는데 박 위원장은 요지부동이다. 친박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남북관계 변화를 주도할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탄식이다. 
박 위원장이 변화를 주도한 게 있다. 지도부 회의 방식이다. 지도부가 아침 공개회의에서 마이크를 잡고 돌아가며 한마디씩 하는 것은 한국 정당의 유구한 전통이다. 진보정당들도 이 전통은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비대위 공개회의는 박 위원장 말이 끝나면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한다. 다른 비대위원들 앞에 있는 마이크는 무용지물이다.
 
박 위원장은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하겠다고 누차 얘기했는데, 그를 뺀 다른 비대위원들은 공식회의 자리에서 국민에게 공개발언할 기회조차 원천봉쇄당한다. 쇄신보다 퇴행에 가까운 변화다. 
박 위원장은 이제 명실상부한 정치 주류다. 10년간의 야당생활에 이어 여당 의원이 된 18대에도 대통령의 견제를 받는 비주류였으나 지금은 대통령이 눈치를 살펴야 하는 여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이자 대표다. 그에겐 이제 힘이 생겼다. 바꾸려고 마음먹으면 정책이든 행태든 얼마든지 과감하게 바꿀 수가 있다. 
변화를 거부하다 대세로 확인된 뒤에야 수용하는 것은 리더보다 팔로어에 가깝다. 
그가 변화를 망설이며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여당의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킬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이상은 아니다. 

<임석규 - 한겨레 신문 정치부 정치팀장>


토론토 아버지학교 제20기

● 교회소식 2012. 2. 18. 19:43 Posted by SisaHan

▶12일 주일 오후 이글스필드 교회에서 열린 아버지학교 준비모임 스탭들의 기도 모습.


3월16일부터 이글스필드 교회


‘가정을 세우는 사람들’을 기치로 내건 두란노 아버지학교의 ‘토론토 제20기’ 강좌가 3월16일(금)~17일과 토요일인 24일, 31일 각각 오후 5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이글스필드 한인교회(담임 고영민 목사: 2501 Eaglesfield Dr., Burlington, L7P 3Z7)에서 열린다.
아버지학교 운동본부 토론토 운영위원회(위원장 김민규 나아이가라한인교회 장로) 주관으로 개최하는 이번 20기 강좌는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이 세상의 어떠한 성공도 가족의 소중함을 대신할 수 없다’는 슬로건 아래 아버지의 사명과 영성, 바람직한 가정 등을 주제로 3주에 걸쳐 나흘간 총 20시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통상 2주 동안 주말 이틀씩 개강해온 아버지학교가 3주에 걸쳐 진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참가자들의 생업 등 시간적 편의를 고려해 토요일 개강을 늘린 것이다. 
이번 강좌에도 그동안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30여명이 스탭으로 참여해 프로그램 진행을 돕는다. 
참가자는 80명을 모집하며, 등록비는 교재와 식사비를 포함해 $150이다.
아버지학교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경적인 아버지상을 제시하고 가정과 교회 및 사회에서 사명을 감당해 나갈 수 있도록 격려와 훈련으로 삶과 가치관을 변화시켜 나가는 영적운동으로, ‘강력한 성령운동’ ‘삶의 실천운동’ ‘평신도 운동’을 3대 특징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개강해 큰 반향을 얻고있다.
아버지학교 운동본부는 이번 20기 강좌를 위해 지난 5일 주일부터 매 주일 오후 이글스필드 한인교회에서 봉사자 준비모임과 기도회를 열고있다.

< 문의: 905-704-8046, 905-482-96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