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정치와 대중의 망각

● 칼럼 2012. 12. 4. 21:01 Posted by SisaHan
정치는 대중의 망각을 먹고 자라는 것일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가 24일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씁쓸하다.

노병이 돌아왔다. 미국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했지만, 한국 정치의 노병은 사라지는 법이 없다. 게다가 귀환한 노병은 적잖이 흡족한 표정이다. 이 전 총재는 “박 후보가 저희 집으로 찾아와 매우 정중하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유비의 ‘삼고초려’에 마음을 연 제갈공명에 자신을 비견하는 듯한 태도다.
하지만 이 전 총재가 누군가. 그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 부패인 불법 정치자금의 상징이다.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16대 대선 후보로 나선 2002년에 그의 측근들은 재벌들로부터 823억원의 대선자금을 받았다. 현금이 실린 차를 통째로 넘겨받아 ‘차떼기’라는 전무후무한 별칭까지 얻었다. 아랫사람 10여명이 처벌받고 자신은 불입건됐지만, 차떼기의 정점에 그가 있음은 불문가지다. 823억원은 당시 대선 후보의 법정 선거비용 한도인 226억320만원의 3.6배나 됐다.
 
앞서 1997년 15대 대선에서도 이 전 총재의 주변 인사들은 대기업들에서 166억3000만원을 불법모금했다가 적발됐다. 이 사건은 당시 임채주 청장과 이석희 차장 등 국세청 고위간부들이 개입한 탓에 ‘세풍 사건’으로 불렸다. 국가기관까지 불법 대선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동원했으니 국기를 뒤흔든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박 후보는 그런 이 전 총재를 삼고초려해 손을 잡았고, 그 순간 박 후보가 주장해온 정치쇄신은 빛이 바랬다. 정치쇄신은 경제민주화와 함께 박 후보가 일찍부터 내세운 대표상품이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재벌개혁 포기와 함께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팽’하면서 한쪽 날개를 꺾었고, 이번엔 이 전 총재를 끌어들이며 정치쇄신의 날개마저 접었다.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 사건에 연루돼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영입하자 “쇄신 이미지가 깨졌다”며 반발했던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이 전 총재에 대해선 별말이 없다. 안 위원장은 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 차떼기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당사자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박 후보만 나무라긴 어려운 일이다. 선거철에 표가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할 사람이 바로 정치인이다. 지도자가 되려는 정치인이 말과 행동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지 못하는 경우는 대중이 제대로 감시하고 기억할 때뿐이다. 정치인의 혹세무민은 그 절반의 책임을 대중의 망각에 물어야 옳다.
박 후보와 이 전 총재가 손을 잡은 지 사흘 뒤 안대희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쇄신의 대장정을 촉구했다. 그 정치쇄신의 주요항목에 선거쇄신이 포함돼 있다. 일체의 불법 선거자금을 근절하고 그 위반행위를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박 후보에게 선거쇄신 의지가 있다면 말에 앞서 두 차례나 불법 대선자금에 연루된 이 전 총재와 거리를 뒀어야 마땅하다.

올해 하반기에 관심을 끈 영화 가운데 <MB의 추억>이라는 작품이 있다. 영화는 5년 전 이명박 대선 후보가 어떤 약속을 했는지 꼼꼼하게 복기해 지금 상황과 비교한다. 대중의 망각이 어떤 잘못된 결과를 낳는지 경고하기 위해서다.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인상적인 장면 하나. “여러분,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놈입니다. 그러나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입니다!” 
이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의 말이다. 우습지만 틀린 얘기는 아니다. 두 번 속으면 그것은 기억하지 못한 자의 책임이다.
< 한겨레신문 정재권 논설위원 >


▶갤러리아 사랑의 김장 품앗이 행사에 참여해 김장을 담그는 자원봉사자들.


갤러리아 슈퍼마켓(사장 민병훈)은 지난 23일 오후 욕밀점 주차장에서 제4회 김장 품앗이 행사를 진행, 배추 1,000포기로 담근 사랑의 김치를 한국노인회, 성인장애인 공동체, 조이모자 선교회 등 사회봉사 단체 11곳에 전달했다.
 
7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한 김장담그기 품앗이 행사에는 15명의 중국인과 현지인도 참가, 김치담는 법을 배우며 사랑을 나누는 행사의 의의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안농장이 배추 1,000포기를 후원했고, Triple A, Petra Global 등 여러 업체들도 후원했다. 
한편 이날 참가해 직접 김치를 담그기도 한 Michael Coteau MPP(Don Valley East)는 갤러리아 슈퍼 민병훈 사장에게 영국여왕 재위60주년을 기념하는 Queen’ Jubilee Medal을 전달했다.
 
< 문의: 905-532-0325 >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4일 측근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 시점과 방안을 논의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2시55분께부터 약 20분 동안 서울 종로구 공평빌딩 사무실에서 전직 캠프 관계자 10여명과 만나 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마친 안 전 후보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바쁘게 캠프를 떠났다.
 
이날 회의 내용과 관련해 유민영 대변인은 "(안 전 후보가)소통자문단 오찬 끝나시고 잠깐 캠프 사무실에 들렀다"며 "사무실에 남아있는 관계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문재인 후보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안 전 후보에게 지역포럼 현황 등을 전달했고 자신들의 근황을 소개했다. 긴급회의 중이라는 속보가 뜨자 안 전 후보는 참석자들과 함께 웃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5~6일 사이 문 후보 지원이 시작된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에 대해 어떤 말씀이 없었다"며 "방침이 결정되면 자연스럽게 일정이나 방식을 알려드리겠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 지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를 넘기냐는 질문에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방침이 정해지면 후속으로 여러 가지가 정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이날 낮 1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모 중국음식점에서 조용경 단장을 비롯한 전직 국민소통자문단 위원들과 비공개 점심식사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안 전 후보는 이 자리에서 "어제 유민영 대변인이 설명한 발언 내용 3가지(백의종군과 정권교체 기여,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 지원 호소, 앞으로 문 후보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중 앞의 2가지는 맞는데 마지막 3번째는 아직 고민 중"이라며 위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안 전 후보는 또 "돌이켜보니 사퇴하기까지 실패의 원인이 10여가지 된다"며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신조다. 원인을 리뷰해서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는 데 참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레이스 불붙었다

● Hot 뉴스 2012. 12. 1. 23:46 Posted by SisaHan


유세 본격 개시… ‘과거 : 미래’ 프레임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첫 유세부터 상대 후보를 직접 비난하며 정면충돌했다. 첫 유세부터 상대 후보를 거칠게 몰아붙이는 난타전 양상이다. 
박 후보는 문 후보를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라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를 ‘5.16 군사쿠데타, 유신독재 세력 잔재의 대표자’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가 노무현 정권의 승계자임을 부각시키려 했고, 문 후보는 박 후보가 박정희 정권의 후계자임을 강조하려 했다. 박 후보는 ‘박정희 대 노무현 구도’를, 문 후보는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 구도’를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는것 같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 선거는 정권을 놓고 겨루는 한판승부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력 후보들이 첫번째 유세부터 상대 후보의 개인적 약점을 직접 공격하고 나선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이번 대선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격렬하게 치러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후보 격돌의 원인은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기선제압이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모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은 유리한 고지에 서고 상대방은 불리한 계곡에 가두려 한다.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이념투쟁 세력’으로 몰고, 자신은 민생을 위해 일하는 후보로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에 문재인 후보는 자신을 ‘새정치’, ‘서민후보’, ‘국민과 소통하고 동행하는 대통령’으로, 박근혜 후보를 ‘낡은 정치’, ‘귀족후보’,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짠 프레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첫날부터 목청을 높인 것이다.
 
둘째, 역사성이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대한민국 근대사의 역사성이 후보 개인에게 고스란히 체화되어 있는 전형적인 인물들이다. 박근혜 후보는 근대화와 독재를 상징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화와 진보를 상징하는 노무현 정권의 비서실장이다. 두 사람의 격돌은 필연적으로 근대화와 민주화 세력의 싸움인 동시에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결이라는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역대 선거와 다른 독특한 선거지형 탓도 있다. 보수와 진보 세력이 거의 분열하지 않고 역량을 한 후보에게 몰아주는 상황에서는 충돌이 좀 더 격렬할 수밖에 없다.
 
셋째, 후보들의 개성도 짚어볼 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진정성과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인들이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직설적이다. 완곡하고 유연한 화법과는 거리가 멀다. 
박근혜 후보는 2008년 총선 공천, 세종시 백지화 등 이명박 정권 내내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온 승부사형 정치인이다. 문재인 후보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면모가 있다. 이런 두 사람의 특질이 첫날유세부터 강 대 강 충돌 양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두 사람의 격돌은 12월4일 저녁 8시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첫번째 법정토론회에서 고비를 맞게 될 전망이다. 초반의 기세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대선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성한용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