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임기 절반 채우면 나라 거덜난다"

"이상한 지도자가 모조리 나락에 빠뜨려"
"잠시도 쉬지 않고 나라를 망치고 더럽혀"

"뽑을 뿐만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있어"
"나라를 바로 세우자, 대통령을 파면하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 50주년 기념 미사. 2024.9.23. 이호 작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선언 대열에 천주교 사제들도 동참했다.

천주교 사제 1466인은 28일 오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는 김선태 주교(전주), 김종강 주교(청주), 김주영 주교(춘천), 문창우 주교(제주), 옥현진 대주교(광주, 이상 가나다순)를 비롯해 전국의 교구 및 수도회·사도생활단 소속 사제, 해외에 있는 사제까지 동참했다.

사제들은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다.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니"라며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고,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다"면서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 하는 비탄에 빠지고 만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라고 직격했다.

사제들은 특히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면서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이며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이며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제들은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이라고 불렀다"면서 "그러는 통에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친 선열과 선배들의 희생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양심과 이성은 그가 벌이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사제들은 "그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므로 그를 위해 기도한다. 하지만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 윤석열 씨가) 버젓이 나도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오,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사제들은 신자와 시민들에게 "나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우자. 아울러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하자"면서 "헌법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하자"고 했다.

사제들은 끝으로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이라며 "아무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이 열리고 있다. 2024.11.23. 사진 이호 작가
 

전통을 중시하는 천주교회에서 1446인의 사제들이 시국선언으로 뜻을 모은 것은 그만큼 교회 내부에서도 현 정세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는 최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의 발언에서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이 주교는 지난 18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50주년 심포지엄 격려사에서 박정희 유신시대와 10·26 사건 등을 언급하며, 사제단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주님의 예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하는 한편, "세상은 이제 교회를 향해 새로운 희망의 길이 무엇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고 끊임없이 묻고 있다. 우리는 의로움 때문에 고난을 겪을지라도, 사람들이 우리를 두렵게 할지라도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희망을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주교의 발언도 현 시국에 대한 심각성과 교회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천주교 사제 1446인이 대규모로 시국선언을 낸 만큼, 종교인들 시국선언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 발표 당시에도 천주교뿐 아니라 개신교와 불교 등에서 수천 명의 종교인들이 시국선언을 한 바 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다음은 천주교 사제 1446인 시국선언문 전문.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주셨던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로마 3,23) 

  1.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2.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습니다.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입니다. 

  3.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창세 11,6) 하는 비탄에 빠지고 맙니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 그이에게만 던지는 물음이 아닙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로마 7,19) 인간의 비참한 실상을 두고 가슴 치며 하는 소리입니다. 하느님의 강생이 되어 세상을 살려야 할 존재가 어째서 악의 화신이 되어 만인을 해치고 만물을 상하게 합니까? 금요일 아침마다 낭송하는 참회의 시편이 지금처럼 서글펐던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나는 내 죄를 알고 있사오며 내 죄 항상 내 앞에 있삽나이다 … 보소서 나는 죄 중에 생겨났고 내 어미가 죄 중에 나를 배었나이다."(시편 51,5.7)

  4.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입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입니다.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입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입니다.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입니다.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다니 7,7)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는 통에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친 선열과 선배들의 희생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양심과 이성은 그가 벌이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5. 그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므로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마르 7,21-22)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오천년 피땀으로 이룩한 겨레의 도리와 상식,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본분을 팽개치고 사람의 사람됨을 부정하고 있으니 한시도 견딜 수 없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사회의 기초인 친교를 파괴하면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조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도 그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버젓이 나도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오,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6. 그가 세운 유일한 공로가 있다면, '하나'의 힘으로도 얼마든지 '전체'를 살리거나 죽일 수 있음을 입증해 준 것입니다. 숭례문에 불을 지른 것도 정신 나간 어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이기로 말하면 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요, 우리야말로 더 큰 하나가 아닙니까? 지금 대한민국이 그 하나의 방종 때문에 엉망이 됐다면 우리는 '나 하나'를 어떻게 할것인지 물어야 합니다. 나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웁시다. 아울러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합시다. 헌법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합시다!

  7.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아무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입니다.  

2024.11.28.

하느님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며 

천주교 사제 1,466인

□ 김선태 주교(전주), 김종강 주교(청주), 김주영 주교(춘천), 문창우 주교(제주), 옥현진 대주교(광주) (이상 가나다 순)

□ 교구(가나다 순)

△ 광주대교구(160명)

강기남 강기표 강상구 강종훈 고근석 고성귀 고을식 고제희 권다혁 김계홍 김권일 김대건 김도균 김동일 김동하 김명섭 김민석 김민성 김민수 김상훈 김선웅 김성기 김성용 김승건 김승제 김안식 김양수 김양회 김영권 김영남 김영수 김영철 김영호 김용민 김용빈 김재학 김정용 김제인 김종대 김종복 김종주 김준오 김지민 김진수 김창근 김형진 노성기 류기전 류하백 문병구 문현철 민경철 민세영 박래형 박병철 박붕수 박상선 박성열 박시흥 박재완 박재율 박창진 박혁진 박홍기 방래혁 배상원 배재승 변찬석 서달원 성종명 손대철 손병현 송종의 송홍철 신동술 신 혁 안세환 양귀선 양  완 양요섭 양필선 오갑현 오동흔 오요안 옥준상 왕승수 우원주 유엘임 유창훈 윤근일 윤영남 윤용남 윤장근 윤종윤 이  건 이경철 이봉문 이성규 이영선 이옥수 이요한 이재경 이정남 이정주 이 준 이준용 이준한 이준호 이창현 이창훈 이현석 이  호 이호진 이홍석 임근배 임병태 임재정 임창훈 임호준 장민휘 장승용 장원형 장현욱 정규현 정민식 정영빈 정일준 정형태 조발그니 조영대 조영선 조용한 조정훈 조창현 주선호 주성호 진우섭 천정기 천정선 천정철 최기원 최길주 최성욱 최시영 최용감 최 운 최윤복 최종서 최종훈 최철성 표양권 한덕수 함경주 허우영 허찬 홍진국 홍진석 황성호 황양주 황인수

△ 대구대교구(23명) 

강진기 구자균 김영우 김종호 나경일 나기정 노건우 류지현 박윤조 박장근 성용규 이기수 이민락 이성구 이응욱 임종필 전광진 전세혁 주국진 채홍락 최성준 하창호  허광철 

△ 대전교구(61명) 

공재호 구본국 김 기 김대건 김문수 김석태 김선태 김영삼 김용태 김유정 김은석 김재준 김정찬 김종기 김준성 김태일 나두영 나봉균 남광근 노승준 맹세영 박상병 박진규 박진용 박진홍 배승록 백종관 송국섭 송준명 안두현 안상철 여준구 오세정 오종진 원유진 윤종관 윤종학 이강우 이건석 이성호 이용호 이의정 이의현 이재훈 이준석 이진욱 이화상 장우일 정병선 정우석 정윤식 조수환 조장윤 주상연 최견우 최교선 최선종 최용상 최일현 최현민 황화인 

△ 마산교구(41명) 

강윤철 강형섭 김국진 김유겸 김정우 김종원 김종필 김  현 박진우 박창균 박철현 박혁호 백남해 서시몬 신호열 여인석 이상록 이상원 이수호 이시몬 이재혁 이재호 이원태 이제민 임상엽 임효진 전병이 정연동 정연우 정윤호 정진국 조영희 진동길 차광호 최경식 최진우 하춘수 한주인 황인균 허성학 허철수  

△ 부산교구(89명)

강병규 강인구 강정웅 경훈모 계만수 고원일 권경렬 권동국 권순도 김기영 김대성 김두완 김두윤 김  무 김무종 김문경 김병희 김상효 김수환 김영수 김재관 김정욱 김진영 김진우 김진호 김창석 김태균 김해인 김  현 김현영 김효경 박규환 박상운 박정용 박 혁 서강진 서현진 성경오 손태성 송기인 송창석 신문갑 양요섭 유상우 유연창 유영일 윤명기 윤성완 윤정환 윤희동 이강수 이광우 이균태 이동화 이민 이상윤 이상일(타) 이세형 이승훈 이영창 이영훈 이재만 이재원 이재현 이종헌 이주홍 이차룡 이철희 임성환 임영민 장용진 장훈철 전동기 전수홍 전재현 정 호 조광우 조성문 조성제 조영만 조욱종 조재문 조항희 조현우 차광준 천경훈 최성욱 최윤호 한종민

△ 서울대교구(95명)

강선훈 강재홍 강현우 고형석 곽희태 김기화 김남길 김덕재 김도연 김도훈 김동원 김동춘 김동호 김명섭 김범준 김성권 김세진 김숭호 김시몬 김영관 김영규 김원호 김태홍 김홍진 김효석 나승구 남국현 남상근 남학현 박경근 박명근 박은호 박정우 소영섭 손진석 손  훈 송정섭 신동원 신희준 안충석 양장욱 양  홍 우창원 원주호 윤슬기 윤정한 이강서 이계철 이계호 이광휘 이기안 이상용 이상원 이성원 이성훈 이승현 이영우 이용현 이용희 이재경 이 철 이철학 이충희 이태규 이현석 이형기 이호섭 인완식 임용우 임용환 전종훈 정성윤 정수용 정연섭 조영식 조재형 조해붕 주수욱 차바우나 천만성 최대식 최부식 최석수 최양호 최재용 하상진 하성용 한호섭 함세웅 허 근 허윤진 현대일 황경원 황영욱 황중호

△ 수원교구(141명)

강정근 견덕호 고태훈 권오진 권태영 기정만 김건태 김기원 김기창 김대영 김동우 김동원 김동진 김만희 김민호 김민휘 김선복 김승만 김승호 김영주 김우정 김유곤 김의태 김정곤 김정념 김정욱 김종용 김종훈 김준교(토마스) 김지수 김지훈(요한) 김진우 김찬수 김창해 김태규 김형중 김희강 나경환 나광선 나형성 노희철 도승현 민윤섭 박경민(베네딕도) 박경민(프란치스코) 박요셉 박준후 박찬호 박찬홍 박한현 박현창 박형주 박희석 방구들장 배경석 배명섭 배성진 배수훈 배영호 백승현 서동조 서북원 서상진 서용석 서종엽 설종권 신정윤 안병선 안상일 안성노 안준성 양기석 양두영 양태영 여승모 염지원 우종민 원우재 유승우 유재훈 유주성 유희석 윤동출 윤민서 윤병진 윤석희 윤성민 이강건 이규성 이병문 이상권 이상선 이상헌 이상훈 이성민 이용규(요한) 이용화 이재열 이재욱 이정석 이정혁 이재혁 이종덕 이종우 이준섭 이찬종 이철구 이헌우 이형동 이형묵 임재혁(스테파노) 장동주 장명원 장찬헌 전합수 전 홍 정상균 정연혁 정영철 정진만(안젤로) 정진성 정현호 조성경 조영준 조원식 조한영 주현하 최규화 최변재 최재철 최종관 표창연 한기석 한영기 허규진 현민수 현정수 홍요셉 황규현 황용규 황치헌

△ 안동교구(58명)

권상목 권중희 권형배 김기현 김기환 김도겸 김시영 김영식 김우진 김원현 김유강 김정현 김종길 김종섭 김지성 김진조 김학록 김한모 남상우 남정홍 류한빈 박윤정 박재식 박지훈 배인호 백동수 사공균 서동호 손성문 송정현 신기룡 신대원 신동철 안영배 양호준 오정형 우병현 윤정엽 이성길 이준건 이형철 이희정 임준기 장현준 정도영 정상업 정성호 정철환 정희완 조종율 차광철 차호철 최상희 최숭근 최한별 최형규 황영화 황재모

△ 원주교구(28명) 

고은락 구회륜 김종인 김찬진 김창수 김하수 김한기 박홍표 박무학 박정원 신동영 심유섭 심한구 유충희 이동훈 이우갑 이은빈 이재희 이진규 이진희 전덕중 전봉환 조규정 주상현 최재도 최종복 최기식 황보위

△ 의정부교구(126명)

강승한 강주석 강진구고병관 고종향 곽준영 권찬길 금기종 김경민 김경진 김규봉 김도현 김동훈 김동희 김명식 김민우 김민준 김민철 김민호 김상기 김상엽 김승범 김승연 김승한 김시용 김여명 김연상 김영철 김오석 김인석 김일현 김종민 김주헌 김준영 김청렴 김학수 김항수 김현균 김현배 김형근 나인구 남궁경 남덕희 노연호 도현우 라병국 류달현 류동열 문주석 맹제영 박규식 박명기 박병주 박성욱 박인수 박재범 배존희 백병훈 백종하 변승식 상지종 서근수 서춘배 성세현 손강윤 송영준 신기배 양기승 양종석 양현우 원동일 오  근 오정석 오재우 용하진 유경재 윤종식 이규섭 이범주 이병헌 이상민 이상진 이승룡 이승엽 이영재 이용호 이원희 이은형 이정우 이정윤 이재원 이재정 이재현 이종경 이종원 이학민 이해일 이현섭 이현승 장세훈 전솔이 장순관 장원제 전형석 정석현 정성훈 정재웅 정종희 조문혁 조병길 조원행 추교윤 최상훈 최용혁 최인혁 최재영 최중복 하정호 한정수 한종운 한만옥 황주원 현우석 홍기환 홍승권 홍유선 (김종원 추가)

△ 인천교구(120명)

강영식 강윤희 고동수 김규성 김기태 김동성 김동영 김동철 김미카엘 김민우 김민중 김상인 김성수 김성휘 김승욱 김영욱 김원영 김일회 김재욱 김정수 김종성 김준우 김준태 김지훈 김진규 김태헌 김태현 김태환 나기원 나범율 남재현 류범선 문용길 박광선 박병석 박복남 박성경 박요환 박유양 박종훈 박진양 박형순 박희중 배효식 배희준 백순기 서강휘 설 재 손광배 송용민 송형훈 신대근 신형학 신희섭 안승현 양경일 양성일 양주용 오병수 오용호 유동식 유두환 유승학 유영욱 유창우 이경환 이관희 이규원 이근일 이상영 이성만 이완희 이용권 이용옥 이윤하 이재천 이재학 이준희 이찬우 이충현 이치국 이현종 이현창 이홍일 임현택 장동훈 장성진 장태식 전대희 전승진 정귀호 정동채 정병덕 정봉 정성일 정연섭 정인화 정천 정희채 조광호 조영승 조용필 조호동 지성용 채명성 최경일 최동건 최상진 최한별 최화인 한관우 한덕훈 한의열 한현철 허홍 현명수 현정민 호인수 황상근 황창희

△ 전주교구(221명)

강구종 강덕행 강명구 강석희 강승훈 강  호 경규봉 고봉호 고장원 공현성 공현식 권순호 권완성 권이복 길성환 김  훈 김건솔 김경수 김경훈 김관우 김광석 김광태 김교동 김기곤 김기남 김남기 김대영 김두열 김병운 김병조 김병환 김병희 김봉술 김상용 김성봉 김순태 김영복 김영수 김영신 김영태 김요안 김용태 김원중 김의철 김정민 김정현 김종성 김종신 김주남 김주형 김준호 김지광 김진오 김진철 김진화 김창신 김태윤 김태환 김혁태 김형성 김형수 김환철 김회인 김희남 김희태 나궁열 나춘성 남종기 두성균 리수현 문규현 문선구 문정현 박기준 박대덕 박문수 박민호 박병준 박성문 박성팔 박성환 박인근 박인호 박종근 박종충 박종탁 박중신 박진량 박찬길 박찬희 박창신 박현웅 방의성 백수현 백승운 백승호 백재욱 범선배 범영배 범진우 서광석 서동욱 서동원 서석구 서석희 서정현 서철승 서철완 성태수 성현상 소명섭 소재나 송광섭 송년홍 송영진 송현석 송형석 송호석 신원철 안봉환 안철문 양석현 양승욱 양재철 엄기봉 여혁구 연규영 염태성 오성기 오재교 오주환 오창훈 왕수해 원종훈 유  영 유관희 유승현 유일환 유정현 유종환 윤양호 윤에릭 윤영현 윤태종 이  동 이  훈 이가진 이국환 이금재 이덕근 이득재 이명재 이봉석 이사정 이상섭 이상용 이상욱 이상훈 이선홍 이성우 이세민 이수현 이영우 이영춘 이완재 이우신 이원재 이원철 이장춘 이재후 이정석 이정원 이정현 이준형 이치선 이태신 이태주 이한유 임범동 장대성 장상원 장상호 장우용 장진석 전대복 전보근 전우진 전종복 정광철 정동수 정범수 정삼권 정성만 정세진 정승현 정식수 정양현 정유진 정천봉 정태현 정현수 조민철 조정오 지봉규 진일종 채주원 최요왕 최용준 최재환 최종수 최태현 하성훈 한기호 한병헌 한정현 한주환 현유복 홍석진 황규진 황의현 황인규 

△ 제주교구(20명) 

고남일 고승건 김태정 김형민 라치현 부영호 설교빈 송승진 양용석 양창조 이승협 이찬홍 임남용 임문철 최현철 허준혁 현성훈 현요안 홍석윤 황태종  

△ 청주교구(86명)

강신남 강우신 강찬석 강희성 곽동철 권진원 김경환 김남오 김상수 김성규 김성우 김세빈 김영수 김영철 김웅렬 김윤수 김인국 김정민 김지석 김진철 김태원 김한수 나광남 나정흠 남궁현우 민상천 박규성 박동규 박민호 박영봉 박용근 박용수 박청일 박헌일 박호성 박효철 백수현 석근웅 신광호 신동운 신인용 안광성 안철민 양윤성 엄은혁 연용모 연제식 오동영 우상일 유대건 윤기국 이건희 이경호 이광하 이수한 이기주 이동식 이명재 이범현 이상백 이성재 이원순 이재민 이제현 이준연 이태종 이해상 이효종 임정진 장인석 장홍훈 전명수 정광열 정상기 조병환 조영현 조성학 최광조 최기훈 최문석 최법관 최용석 최인섭 최정묵 추윤석 황광현 

△ 춘천교구(61명)

강성구 강재원 권오준 김길상 김도형 김동훈 김만식 김병운 김상혁 김영태 김용주 김종광 김충연 김택신 김학배 김학수 김현국 문양기 박명수 박순호 박우성 박종수 방기태 방상훈 배광하 배종호 서범석 서성민 손웅락 송준호 신정호 안상용 안효철 오경택 오대석 오세민 원용훈 윤헌식 이기범 이상철 이승구 이영주 이일환 이정행 이종찬 이  준 이지철 이창섭 이태원 이태혁 임헌규 임홍지 정기원 정영우 정  홍 조영수 조철희 최창덕 최현규 현광섭 홍기선 

△ 오스트레일리아(1명) 

이춘일

□ 수도회·사도생활단(131명)

△ 글라렛선교수도회(1) 

이회진  

△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15)  

강주현 권정대 김용기 김효근 문동기 박명진 서영섭 오상환 윤종일 이다한 이민우 정진철 최문기 한규희 홍민용

△ 꼰솔라따 선교수도회(1) 

한경호  

△ 도미니코수도회(4)  

노경덕 배수판 조성하 홍승국  

△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1) 

오흥서  

△ 마리안힐 수도회(1) 

김인준

△ 살레시오회(14) 

김대호 김선오 김창호 나명옥 남상헌 박성재 성하윤 양지훈 위원석 유명일 임호순 장대건 허득진 현경수  

△ 삼위일체수도회(1) 

이영민  

△ 성골롬반외방선교회(6) 

강승원 김종근 남승원 안광훈 오기백 함패트릭 

△ 성바오로수도회(4) 

김용석 김태훈 백기태 황인수  

△ 성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1)

최종근 

△ 성아우구스띠노수도회(1) 

양지훈  

△ 예수고난회(3)  

강수근 최진욱 오성균 

△ 예수성심전교수도회(2) 

김상식 박창일  

△ 예수회(25)  

권오면 김민호 김성환 김영근 김용해 김정욱 김형철 류형렬 박상훈 박종인 심백섭 안정호 오세일 이영석 이재욱 이흔관 정만영 조진배 조현철 최대제 최성영 최영민 최홍대 한현배 황정연 

△ 작은형제회(8+1) 

김재인 김정훈 김종관 김현홍 양두승 유이규 조기영 주수영 호명환

△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9) 

김동욱 김성 류지인 이상윤 이성호 지민준 한정식 이동철 한장호  

△ 한국외방선교회(33)  

곽용호 권효준 김경주 김동주 김병수 김성남 김윤일 김지민 김지환 김학현 김형준 김희근 류종구 박광기 박서필 박영주 서용범 안장근 안형렬 양금주 유가별 유준호 이계풍 이상헌 이성규 임기선 임정환 정두영 정재건 조대윤 조창선 최강 한문석 

<끝> 

경희대 서울캠퍼스 노천극장 게시판에 부착된 경희대 24학번의 대자보 ⓒ 김수정
 


전국적으로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 발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4천명이 넘는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에 비해 같은 대학 구성원인 학생들은 잠잠하다며 비교하는 보도 역시 눈에 띈다. 하지만 지난 26~27일 둘러본 대학 내 풍경은 달랐다.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 부착된 대자보를 시작으로 서울 지역 대학 곳곳에는 학내 게시판에 부착된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자보 옆에 학생들의 대자보가 자리잡고 있었다.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기존에 발표된 시국선언문과는 다른 '나의 이야기'가 적혀있어 더 공감이 된다는 반응이 많다.

양심과 부끄러움 앞에서 터져 나오는 '윤석열 퇴진'

26일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안에 부착된 윤석열 퇴진 대자보 "양심에 찔려 위기를 모른 척 할 수 없습니다." ⓒ 김수정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내부에는 졸업을 앞둔 재학생 명의로 작성된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는 기존의 윤석열 퇴진의 이유를 밝히는 시국선언과는 사뭇 달랐다. 윤석열 정권 아래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느끼는 진솔한 고백이 담겨 학생들의 공감을 더욱 받고 있다.

시국선언문을 쓴 이는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와 관련 공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외면할 수 없는 윤석열 정권 아래 벌어지는 국정농단 사태와 실정에 삶이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 특히 그는 "속이 답답하기만 한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제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면서 "윤석열을 뽑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내 삶이 고통스러워야 하는지,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시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부끄럽게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나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대통령을 그냥 둘 수 없습니다.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대통령을 그냥 둘 수 없습니다. 나와 우리를 갉아 먹으며 제왕적인 권력을 누리는 대통령을 그냥 둘 수 없습니다.


서울여대 24학번 아동학과 재학생이라고 밝힌 이가 쓴 윤석열 퇴진 서울여대 학생 시국선언문 주변엔 공감을 표시하는 포스트잇이 붙기도 했다. 시국선언문을 쓴 학생은 윤석열 정권에 느낀 실망감과 임기 2년 반을 우울하고 희망이 없는 시간으로 보낸 마음을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무기력함으로 표현한다. 이어서 " 투표권이 없던 나는 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내가 사는 나라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실감했다" 며 "더이상 외면할 수도 타인을 원망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27일 서울여대 학생누리관 안에 부착된 아동학과 24학번의 시국선언 대자보 ⓒ 김수정
 

 

과거의 나를 위해 지금의 내가 <서울여대 학생 시국선언>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2022년 3월 10일 새벽의 나를 기억한다. 그날의 나는 무력하기 그지없었다. 만 17세의 나이로 투표권이 없던 나는, 그날 새벽을 눈 뜬 채로 지새워야만 했다.

남몰래 조금 울었던 것 같기도 하다. 투표권을 가진 어른들을 원망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무력함에 대해 자책했다. 그날 개인 SNS에 캐나다 오타와의 사진을 올리며 이민을 가야겠다고, 한국을 떠나야겠다고 울부짖었던 기록은 여전히 남아 그날의 나를 상기시킨다.

그날 이후로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졌던가.

투표권도 없던 나는 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내가 사는 나라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실감했다. 친구와 전화기를 붙들고 한 시간이 넘도록 역정을 내고 한숨을 뱉어 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밖에 없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주위를 돌아보던 시선을 거두고 나의 삶만을 영위했다.

2024년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지금의 나는 12월 7일 그날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가진 참정권을 이대로 썩힐 수 없어서, 타인을 원망하고 싶지 않아서,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며 결국 또 무력했던 자신이라 기억하지 않았으면 해서.

12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퇴진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린다. 나와 같은 기억, 다짐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 지난 과거의 내가 내지 못했던 목소리를, 지금의 내가 내고자 한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에 부착된 학생 시국선언은 현 정권아래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시국선언문은 높은 물가 속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청년들의 삶을 지켜주기보다는 청년예산삭감으로 일관하는 앞뒤 다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더이상 이 나라는 어려울 때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일갈했다.

쿠팡에서 내 시급과 맞먹는 계란 한 판 가격을 보며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물가가 계속 오르지만 최저시급은 그만큼 오르지 않는 현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27일 서울과기대 향학로 게시판에 붙은 21학번 행정학과 재학생의 시국선언 대자보 ⓒ 김수정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21학번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2022년 여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파업 당시 들었던 구호를 시국선언문 제목으로 삼았다. 시국선언문에는 노동혐오를 조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절박하게 외친 그들의 구호가 머릿속을 맴돕니다. 또, 특진을 내걸고 경찰력을 동원한 윤석열 정권에 맞서 차마 그 모욕감을 견디지 못해 자신의 몸에 불을 댕길 수밖에 없었던 건설노동자가 떠오릅니다.

마지막 순간 그가 느꼈을 외로움과 분노가 가슴 깊숙한 곳을 찌르듯 파고듭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노동혐오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에 대한 외면 뿐만 아니라 살고자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며 "뿌리부터 썩은 정권, 어쩌면 최근 밝혀지고 있는 명태균과 김건희의 국정 농단은 국민을 하찮게 여기고 무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해도 되는 행동이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썼다.

각 대학들의 시국선언은 12월 초에 발표할 예정으로 학생들의 연명을 진행하고 있고, 대자보가 부착되고 있는 학교들 역시 더욱 늘어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아래 살아가는 청년들은 더 이상 또래의 계속되는 죽음 앞에서 숨어버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자신의 양심 앞에서 더 이상 자책만 하고 싶지 않다며 윤석열 퇴진에 목소리를 높이는 대학생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 말미에는 대부분 '12월 7일 윤석열 정권퇴진 범국민대회에 함께 나가자'는 호소가 담겨 있다. 더 이상 참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12월 7일 광장으로 나와 다시 촛불을 들지 주목된다.

27일 광운대 중앙도서관 로비에 부착된 " 청년은 한톨의 희망도 느낄 수 없다." 학생 시국선언 대자보 ⓒ 김수정
 
지난 17일 오후 서울대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 행정관, 공과대학 게시판 등에 '국민의 적 윤석열을 타도하자'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또 게재됐다. 지난 8일, 13일에 이어 세 번째 대자보다. 이번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은 "앞서 붙은 대자보를 보고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 중앙도서관, 행정관, 공과대학 총 네 곳의 게시판에 '국민의 적 윤석열을 타도하자'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생활과학대학과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학부생 두 명이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 앉아 전횡하는 윤석열은 국민의 공적"이라며 "스스로 물러나라. 그리하지 않으면 분노한 국민의 손으로 타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의 죄가 매우 많아서 하나씩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란다. 이미 (그 죄가) 두루 알려져 있어 분명하지 않은 바가 없으므로 간단히 적는다"라며 ▲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 ▲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 R&D 예산 삭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 명태균씨 국정 개입 의혹 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실정과 무도함에 국민은 지쳐버렸다"며 "지난 대선, 국민 여론을 어떻게 조작했을지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라며 "대한민국은 공화국이고 왕이 되려 하는 대통령이 설 자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탄핵이든 개헌이든 빠르게 정권 종식해야"

대자보를 작성한 A씨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정권의 폭정, 김건희 여사의 국정농단 등으로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졌다"며 "먼저 대자보를 쓴 다른 학생들을 보고 용기를 냈다. 저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번 대자보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서울대 출신이란 게) 정말 부끄럽고 더 이상 우리 학교에서 이런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윤 대통령을 탄핵하든 (임기 단축) 개헌을 하든 이 정권을 빠르게 종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지난 8일자 대자보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붙어 있다. ⓒ 박수림
 


한편 지난 8일에도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평범한 학부생' 명의로 학생회관·중앙도서관 게시판에 게재됐다.

지난 13일엔 '윤석열 퇴진 대학생 운동본부'와 '윤석열 탄핵 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농성단'이 서울대 내 버스정류장에 "윤석열과 하루도 더 함께 할 수 없다", "끌어내리자" 등의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게재하기도 했다.  < 오마이 박수림 기자 >

아래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대에 게재된 대자보 전문이다.

국민의 적 윤석열을 타도하자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 앉아 전횡하는 윤석열은 국민의 공적이다. 윤석열의 죄가 매우 많아서 하나씩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라거니와 이미 두루 알려져 있어 분명하지 않은 바가 없으므로 간단히 적는다. 말 같지 않은 해명으로 국민에게 청력 테스트를 시키며 지록위마의 고사를 상기시키고, 한낱 똥별 놈을 감싸려고 채수근 상병의 억울한 죽음과 박정훈 대령의 충정에 모욕을 주며, 미래 성장 동력인 자연과학과 공학에는 R&D 예산 삭감의 치명타를 날리더니, 심지어는 괜한 이웃 나라의 심기를 건드려 적의 동맹을 만들어 주고, 공연히 남의 나라 전쟁에 참견하여 전쟁의 참화를 불러오고 있다. 윤석열의 실정과 무도함에 국민은 지쳐버렸다. 집권 이후 이룬 것이 무엇이 있나? 매번 전 정권 탓만 하고 정적 제거에만 몰두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명태균 같은 정치 잡상인을 권력 속에 초청한 것은 참을 수가 없을 따름이다. 지난 대선, 국민 여론을 어떻게 조작했을는지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대한민국은 공화국이다. 왕이 되려 하는 대통령이 설 자리는 없다. 국민의 신뢰가 바닥나고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국민이 윤석열을 믿지 않으니, 아직 존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국민의 적 윤석열은 스스로 물러나라. 그리하지 않으면 분노한 국민의 손으로 타도될 것이다.

-서울대학교 학부 재학 우국 청년-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으로

 

 

 
                       서울대학교 정문. 
 

윤석열 대통령 모교인 서울대학교 교수와 연구자들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한다.

27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서울대 교수·연구자 일동’이라고 밝힌 이들은 다음날 오후 3시 윤 대통령 퇴진 요구를 담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민생에서부터 외교에 이르기까지 위험하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현재 시국을 걱정하며 의견을 내는 것은 지식인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 초안에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사죄와 통탄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한다”며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도 적었다고 한다. 발기인으로 나선 교수 61명이 적은 시국선언문 초안은 연명자 명단을 최종 취합해 공식 발표된다.

지난달 28일 가천대 교수 노조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과 지역에서 잇따른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대학 교수는 최소 3천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각 학교 동문회와 학생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국선언에 나서고 있다.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연구자들은 지난 13일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시국선언문을 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한겨레 임재희 기자 >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 “尹, 언론탄압 인사 방통위·방심위 임명 작태”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 촉구
호남권 대학교수·연구자들도 “아내에겐 관대하지만 언론엔 기소·수사 남발”
방통대·성균관대도 정부 언론탄압 비판 “언론·집회의 자유 군사 독재 수준”

 
 
▲서울대학교 정문. 사진=서울대학교 사진갤러리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교수들이 정부가 언론탄압 논란이 있는 인사를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임명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대뿐 아니라 호남권 29개 대학, 한국방송통신대, 성균관대에 나온 교수·연구자 시국선언에서도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대 교수들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 시국선언을 오는 28일 최종 발표한다. 61명이 시국선언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현재 추가 서명자 명단을 취합 중이다.

서울대 교수들은 “정치를 정적과 비판 세력에 대한 수사와 기소로 대체한 검사 출신 대통령과 권력 비호에 앞장서는 검찰로 국민들은 더 이상 사정기관과 사법기관의 공정성과 정의를 믿을 수 없게 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인권과 언론 자유를 지켜야 할 감시 기구에 반인권적 행태와 언론탄압을 자행해 온 인사를 임명하는 작태가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탄핵 소추로 직무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MBC 재직 시절 노동조합 탄압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5기 방심위는 류희림 위원장 체제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 보도를 인용한 KBS·MBC·YTN·JTBC에 과징금 제재를 결정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대 교수들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사죄와 통탄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한다”며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 교수들은 “한국 사회의 장래를 위해 윤 대통령의 사퇴는 필연적이다. 이제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한다”며 “김건희를 둘러싼 각종 의혹, 그것을 은폐하기 위한 권력의 자의적 남용,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은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는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호남권 29개 대학에 소속된 교수·연구자 217명 역시 지난 27일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윤석열 정부가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국정농단과 부패 의혹을 규명하라는 특검법을 반복해서 거부하고 있다”며 “아내에게는 관대하면서 언론인이나 야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인 수사와 기소를 일삼는 이중적인 ‘내로남불’ 대통령에게 도덕성과 공정성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23명은 지난 26일 시국선언을 통해 “지난 2년 반의 임기 동안 대통령 윤석열은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해 왔다”며 “장기간의 의료대란 방치와 심각한 반노동 정책으로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주의, 경제, 언론, 인권,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불합리한 퇴행을 자행한 사실들이 다수 있으나, 이를 모두 적시하기에는 지면이 모자르다”고 했다.

성균관대 교수·연구자 137명과 민주동문회 336명은 지난 23일 발표한 시국선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리더십 부재 속에서 정치적 혼란을 넘어 경제 위기와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언론과 집회의 자유는 군사독재 시절 수준으로 후퇴시켰다”고 했다.          < 미디어 오늘 윤수현 지자 >

         

숙명민주동문회 “ 12월4일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 개최"예고

 

 
지난 10월8일 서울공항으로 입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가 석사학위를 받은 숙명여대의 동문으로 구성된 숙명민주동문회가 “김 씨의 석사학위 논문 심사 결과를 신속히 발표할 것”을 학교 쪽에 촉구했고 김 씨에게는 학위 반납을 요구했다.

숙명여대는 김 의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2022년 2월 예비조사에 이어 그해 12월 본조사에 착수했지만 2년이 다 되도록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숙명민주동문회는 27일 성명을 내어 “학교가 여전히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의지 부족이며 학교의 책임”이라며 “논문 표절은 명확한 문제이기 때문에 ‘청문회’가 열린다면 학교의 큰 망신이므로 자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12월4일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를 개최한다. 이 집회에는 구연상 교수와 재학생, 동문이 함께할 예정이다. 모두 한마음으로 숙명을 위해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소속인 구연상 교수는 김건희 의 석사 학위 논문이 자신의 논문을 표절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9월 취임한 문시연 총장은 총장 선임 과정에서 김건희 논문 검증 의지를 밝혀 학생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숙명민주동문회는 “문시연 총장께서 취임하셨을 때 새로운 변화와 진정성 있는 대처를 기대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대답은 이전 총장과 다르지 않게 ‘하고 있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독립기구이다’ 등 원칙적인 답변만 반복됐다”고 했다. 이어 “논문 심사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지가 있는 사람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하면 된다. 본조사위원회는 5인 이상 구성되며, 외부인 비율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공정과 상식을 아는 분들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숙명민주동문회는 “학교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학교가 공정과 원칙을 지키는 결단을 내리는 용기를 내주길 요청한다”면서 김 를 향해 “대통령 선거 당시 외쳤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약속을 숙명여대 석사 학위 반납으로 지켜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성명을 맺었다.

숙명여대는 김 가 1999년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 대한 표절 시비가 벌어지자 2022년 조사에 착수했지만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8일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김건희 여사의 논문표절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숙명여대, 명예로운 길과 망신의 길 : 선택은 학교의 몫입니다”

문시연 총장 취임 후, 학교의 태도에 대한 실망

2024년 9월1일 문시연 총장께서 취임하셨을 때, 우리는 새로운 변화와 진정성 있는 대처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의 대답은 이전 총장 시절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고 있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독립 기구이다” 등 원칙적인 답변만 반복되었습니다.

지난 11월12일, 재학생 비대위가 주관한 학교와 재학생 간의 대화 자리인 ‘눈송회담’에서도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여전히 구체적 답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시연 총장은 총장 선거 당시 “진상을 파악하겠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소통의 노력 또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사 의지 부족, 학교의 책임

논문 심사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지가 있는 사람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하면 됩니다. 본조사위원회는 5인 이상으로 구성되며, 외부인 비율이 30% 이상이어야 합니다. 공정과 상식을 아는 분들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전 총장 재임 시절 심사를 1000일이나 지연시킨 변명을 인정하더라도, 이미 2개월이 추가로 지났습니다.

논문 본문은 50페이지에 불과합니다. 학교가 여전히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의지 부족이며 학교의 책임입니다.

논문 표절은 학문적 도둑질

논문 표절은 학문적 도둑질이며, 이를 바로잡는 것은 학문 윤리를 지키고 성실히 학업에 임하는 학생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결론 발표가 계속 지연되면서 학교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는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통해 학문적 윤리를 회복하며, 구성원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사회적 압력과 학교의 명예

숙민동은 총장이 바뀐 후 학교가 스스로 명예를 지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회는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전국의 교수들과 재학생들까지 시국 선언에 나서고 있습니다. 학교가 권력의 눈치를 보며 망설인다면, 결국 외부의 정치적 논쟁의 장으로 불려 나갈 것입니다. 논문 표절은 명확한 문제이기 때문에 ‘청문회’가 열리게 된다면, 이는 학교의 큰 망신이 될 것입니다.

스스로 망신의 길을 갈 것입니까? 숙명여대가 자발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적 압력에 의해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

이에 숙민동은 12월4일,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를 개최합니다. 이 집회에는 구연상 교수와 재학생, 동문이 함께할 예정입니다. 동문, 교수, 재학생 모두 한 마음으로 숙명을 위해 호소할 것입니다.

김건희 여사에게 보내는 요청

마지막으로, 김건희 여사께 요청합니다. 학교의 운영이 교육부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학 현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학교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학교가 공정과 원칙을 지키는 결단을 내리는 용기를 내주기를 요청합니다. 공정과 원칙은 숙명여대가 200년, 300년 동안 지속될 기반이 될 것입니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학문과 명예는 무한합니다.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길은 김건희 여사께서 석사 학위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것입니다. 대통령 배우자로서, 책임 있는 인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학교의 부담을 줄여주길 바랍니다.

대통령 선거 당시 외쳤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약속을 숙명여대 석사 학위 반납으로 지켜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숙명의 명예와 미래를 위해

11월 27일 숙명민주동문회

 < 한겨레 고경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