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감동 드라마’…남북 셀카에 “올림픽 정신 보여줘”

 

 

숨가쁘게 달려온 2024 파리올림픽이 보름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2일(한국시각) 새벽 폐막했다. 한국에 100번째 금메달을 선사한 파리올림픽은 끝났지만 선수들의 도전은 다음 올림픽을 향해 계속된다. 위부터 우상혁, 반효진, 탁구 혼합복식 시상대에 선 선수들. [파리/강창광 기자,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올림픽이 12일 폐막했다. 대한체육회가 내건 목표(금메달 5개, 종합 15위)를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훌쩍 넘은 데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의구심을 확신으로 뒤집은 선봉장에는 ‘총·칼·활’이 있었다. 사격·펜싱·양궁에서 금메달 10개가 나왔다. 양궁 김우진은 대회 3관왕(개인·혼성·단체)에 오르며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5개)로 우뚝 섰다. 사격에선 2007년생 16살 반효진(여자 공기소총 10m)이 한국 여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역대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메달리스트가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고 흘린 눈물은 금빛 메달 못지않게 빛났다. 늘 환하게 웃어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이 붙은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7위를 한 뒤 펑펑 울었다. 메달을 못 따서가 아니다. 슬럼프에 빠져 좌절하던 그에게 손 내밀어 이끌어준 김도균 감독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서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서도 스포츠여서 가능했던 훈훈한 장면은 희망을 안겼다.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임종훈·신유빈(동메달)이 북한(은메달)·중국(금메달) 선수들과 셀피(셀카)를 찍는 장면에 전세계인들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며 감격했다. 복싱 여자 54㎏에서 임애지와 함께 나란히 동메달을 딴 북한의 방철미는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냉랭했다. 하지만 둘이 서로 안아줬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임애지가 “비밀로 하겠다”고 답하자 방철미는 미소를 보이며 분위기를 데웠다. 이제 웃음과 눈물, 감동을 뒤로하고 4년 뒤를 기약한다. 2028년 올림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다.        < 파리=장필수 기자 >

 

이념·가치 둘러싸고 분열…‘세계 축소판’ 파리올림픽

 
 
미국 남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파리/AFP 연합]
 

17일 동안의 여정을 마친 2024 파리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 속에서 열렸다. 파리 시내는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가득했고, 실제 대회 기간 통신망과 철도가 공격을 받기도 했다. 큰 사고 없이 대회를 마쳤지만, 개회식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이념과 가치를 둘러싸고 갈수록 더 분열하는 세계의 모습을 보여준 올림픽이었다.

파리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의 출전을 불허했지만, 가자지구를 공격한 이스라엘의 참여는 허가했기 때문이다. 서구 언론을 중심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 등이 열릴 때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것에 대한 반작용까지 더해져 아랍·중동권에서 비판 목소리가 특히 컸다.

아랍·중동권에서는 올림픽이 보편적 가치를 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서구적 가치만을 대변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어느 때보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던 대회 개회식은 성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 등의 메시지를 담았는데, 무슬림은 이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여기에 프랑스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히잡을 쓸 수 없다는 점까지 알려지면서 사실상 무슬림을 배제하는 대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이유로 일부 무슬림은 에스엔에스(SNS)에서 대회 보이콧 운동까지 벌였다.

개회식 등에서 파리올림픽이 보여준 가치에 대해서는 서구권에서도 그동안 정치적 올바름을 비판해왔던 이들을 비롯해 우파와 가톨릭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대통령궁) 대변인을 통해 “국제 올림픽 운동이 체면을 잃고, 때로는 변태에 가까운 유사 자유주의적 표현의 희생자가 됐다”는 논평을 냈다. 이처럼 이번 대회는 세계가 점점 더 복잡한 양상의 문화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알제리 복싱 국가대표 이만 칼리프가 9일(현지시각)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에서 중국 양류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런 논란의 정점은 여자 복싱에 출전한 알제리 이만 칼리프(25)와 대만 린위팅(28)에 대한 공격이었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가 엑스와이(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두 선수가 여성임을 명확하게 확인했고, 이후 국제복싱협회 검사의 신빙성에 대한 의혹도 커졌지만 논쟁은 멈추지 않았다. 서구권에서는 각종 정치인과 유명인이 이 문제를 쟁점화했고, 아랍·중동권에서는 서방이 아랍 여성(칼리프)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올림픽은 앞으로도 점점 더 이런 갈등이 드러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조금이라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엄격히 금지해왔다. 하지만 2021년 열린 도쿄 대회를 기점으로 성평등, 인종차별 반대 등에 대한 목소리에 대해선 보편적 가치라는 이유로 조금씩 빗장을 풀었다. 이를 두고 여러 집단에서 ‘왜 우리 목소리는 보편적 가치가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이준희 기자 >

‘파리 폐막식’ 날아다닌 톰 크루즈…올림픽기 넘겨받고 LA 앞으로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서 케이블을 타고 스타디움 천장에서 하강하는 스턴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크루즈는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에게서 올림픽기를 건네받았다. [생드니 AP/연합]

 

“빰 빰 빠밤, 빰 빠 빠밤∼”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무대가 됐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스다디움 지붕에 나타난 것이다.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막식에서 스턴트 공연을 선보이며 등장하고 있다. [파리/연합]

 

밝은 조명이 그가 선 곳을 비추자 관중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크루즈는 관중들을 내려다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대담한 스턴트를 선보이며 올림픽기를 넘겨받고 오토바이를 타고 스타디움을 빠져갔다. 이후 대형 화면에 나타난 그는 대서양을 넘어 엘에이(LA)의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간판 앞에 도착했다.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차기 개최지인 미국(LA)의 배우 톰 크루즈가 공중에서 스턴트 낙하하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올림픽이 4년 뒤 엘에이 올림픽을 기약하며 11일(현지시각)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폐막식은 각국 선수단이 자국 국기를 들고 차례로 입장하며 막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태권도 박태준(남자 57㎏ 금메달)과 복싱 임애지(여자 54㎏ 동메달)가 폐막식 기수를 맡아 행진했다. 북한 선수단 기수는 리세웅과 김미래가 맡았다.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에서 동메달을 딴 리세웅은 인공기를 힘차게 흔들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스타디움 내 대형 스크린에서는 북한 선수단이 휴대전화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등장해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에게서 받은 올림픽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크루즈는 케이블을 타고 스타디움 천장에서 하강하는 스턴트 공연을 선보였다. [생드니 로이터/연합]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서 오륜기를 뒤에 매단 채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고 있다. 차기 하계 올림픽 개최지인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크루즈는 이날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에게서 오륜기를 건네받았다. [생드니 로이터/연합]
 

폐막식은 올림픽이 잊힌 미래에서 온 탐험가가 차례로 오륜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공연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스타드 드 프랑스 공중에 오륜이 완성되는 순간, 동그란 지붕을 타고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관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프랑스의 ‘국민 밴드’ 피닉스의 공연이 열렸고, 수많은 선수단이 단상 주변에 모여 축제를 즐겼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올림픽은 올림픽 최초로 여자 마라톤 메달 시상식을 폐회식에서 했다. 역대 올림픽 폐막식 시상식의 주인공은 남자 마라톤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마라톤을 여자 마라톤보다 일찍 시작했고, 여자 마라톤을 폐막식 당일 치렀다. 42.195㎞를 완주한 영웅들은 주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 앞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부터 메달을 받았다. 금메달은 시판 하산(네덜란드), 은메달은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 동메달은 헬렌 오비리(케냐)에게 돌아갔다.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입장하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준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각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과 휠체어를 탄 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이 단상에 올랐고, 관중들과 선수단의 축하를 받았다.

파리올림픽은 이날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역대 올림픽 중 최초로 센강에서 선수들을 태운 크루즈들이 행진하는 방식의 야외 개막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고, 약 1만500여명의 선수가 32개 종목 329개 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 파리=장필수 기자 >

[국가별 메달 수]

   
1
USA
 
 
 
⁨40⁩ gold medals ⁨44⁩ silver medals ⁨42⁩ bronze medals ⁨126⁩ total medals  
2
CHN
 
 
 
⁨40⁩ gold medals ⁨27⁩ silver medals ⁨24⁩ bronze medals ⁨91⁩ total medals  
3
GBR
 
 
 
⁨14⁩ gold medals ⁨22⁩ silver medals ⁨29⁩ bronze medals ⁨65⁩ total medals  
4
FRA
 
 
 
⁨16⁩ gold medals ⁨26⁩ silver medals ⁨22⁩ bronze medals ⁨64⁩ total medals  
5
AUS
 
 
 
⁨18⁩ gold medals ⁨19⁩ silver medals ⁨16⁩ bronze medals ⁨53⁩ total medals  
6
JPN
 
 
 
⁨20⁩ gold medals ⁨12⁩ silver medals ⁨13⁩ bronze medals ⁨45⁩ total medals  
7
ITA
 
 
 
⁨12⁩ gold medals ⁨13⁩ silver medals ⁨15⁩ bronze medals ⁨40⁩ total medals  
8
NED
 
 
 
⁨15⁩ gold medals ⁨7⁩ silver medals ⁨12⁩ bronze medals ⁨34⁩ total medals  
9
GER
 
 
 
⁨12⁩ gold medals ⁨13⁩ silver medals ⁨8⁩ bronze medals ⁨33⁩ total medals  
10
KOR
 
 
 
⁨13⁩ gold medals ⁨9⁩ silver medals ⁨10⁩ bronze medals ⁨32⁩ total medals  
11
CAN
 
 
 
⁨9⁩ gold medals ⁨7⁩ silver medals ⁨11⁩ bronze medals ⁨27⁩ total medals  
12
NZL
 
 
 
⁨10⁩ gold medals ⁨7⁩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20⁩ total medals  
13
BRA
 
 
 
⁨3⁩ gold medals ⁨7⁩ silver medals ⁨10⁩ bronze medals ⁨20⁩ total medals  
14
HUN
 
 
 
⁨6⁩ gold medals ⁨7⁩ silver medals ⁨6⁩ bronze medals ⁨19⁩ total medals  
15
ESP
 
 
 
⁨5⁩ gold medals ⁨4⁩ silver medals ⁨9⁩ bronze medals ⁨18⁩ total medals  
16
UZB
 
 
 
⁨8⁩ gold medals ⁨2⁩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13⁩ total medals  
17
IRI
 
 
 
⁨3⁩ gold medals ⁨6⁩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12⁩ total medals  
18
UKR
 
 
 
⁨3⁩ gold medals ⁨5⁩ silver medals ⁨4⁩ bronze medals ⁨12⁩ total medals  
19
SWE
 
 
 
⁨4⁩ gold medals ⁨4⁩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11⁩ total medals  
20
KEN
 
 
 
⁨4⁩ gold medals ⁨2⁩ silver medals ⁨5⁩ bronze medals ⁨11⁩ total medals  

 

 

'뉴라이트' 논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발 거세져

민주당 등 야6당도 "관장 임명 취소하지 않으면 불참" 선언

 

광복절에 즈음한 정당 현수막= '뉴라이트 계열 인사'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79주년 광복절을 나흘 앞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국민의힘(위부터),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가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광복회가 김 관장 임명에 반발해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한 데 이어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하고, 별도의 광복절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8.11 [연합]
 

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발해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잇따라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을 선언하고 별도의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은 김형석 관장의 임명을 취소하지 않으면 정부기념식에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오는 15일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광복절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항단연 사무총장을 맡은 민성진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은 1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야당에도 참가를 제안하고 있고, 다른 단체들에도 함께하자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나 함세웅 신부(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항단연 소속 단체장들이 행정안전부의 (광복절 기념식) 초청장을 받았지만 참석은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사무총장은 "김형석 관장이 사퇴하기 전까지는 3·1절이나 순국선열의 날 등에 열리는 다른 정부 기념행사도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단연은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독립운동가 후손 오찬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앞에서 김 관장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광복회도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15일 오전 10시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자체 거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복회를 비롯해 37개 독립운동 관련 단체가 결성한 '독립운동단체연합'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항단연이 여는 행사와는 별개이며, 광복회는 항단연에도 행사를 함께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광복회는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일제 강점은 불법적이고 무효임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임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다.

앞서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주 정부 기념식과 윤 대통령 오찬 불참을 선언했다.

뉴라이트 계열 독립기념관장 제청 규탄=광복회 이해석 이사(왼쪽 세번째) 등 광복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뉴라이트 계열 독립기념관장 제청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8.5 [연합]
 

항단연에 속하지 않은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인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측에서도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을 검토하고 있다.

홍범도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내일(12일) 임시총회에서 선출될 새 이사장이 기념식 초청장을 받게 되는데, 그러면 저희는 광복회와 보조를 맞춰 불참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저희도 독립기념관장 인사는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미 사직 의사를 밝혔기에 이번 불참 결정 검토와는 무관하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각종 독립운동가 선양단체와 독립유공자·유족 단체가 독립기념관장 인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김 관장은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형석 관장은 이날  "광복은 주권을 되찾는다는 의미로 1919년 임시정부 수립에서 시작해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게 제 견해이며,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부정하지 않는다"라며 "저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민과 한 약속이 2027년 8월 7일까지 독립기념관장을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12일 오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해명할 예정이다. < 연합= 김주성 기자 >

광복회 “정부는 일제 강점이 불법임을 부정하는가?”…입장 요구

 
광복회 이해석 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 등 광복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제청’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광복회는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15일 오전 10시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자체 거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체 기념식은 광복회를 비롯해 37개 독립운동 관련 단체가 결성한 '독립운동단체연합'이 함께 주최한다. 앞서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주 정부 기념식과 윤 대통령 초청 오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념식 2부에서는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이 ‘1948년 건국과 식민지배 합법화’라는 주제로 강연회도 연다. 광복회는 기념식이 끝난 뒤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일제 강점은 불법적이고 무효임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임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다.

광복회가 정부와 별개로 광복절 기념식을 여는 것은 정부의 ‘건국절 추진’과 뉴라이트 독립 기념관장 임명 등 일련의 움직임이 일본 우익의 식민지배 합법화에 동조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10일 특강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수면 위로 재부상한 ‘1948년 건국절’의 핵심을 이렇게 짚었다. “1948년 건국절은 그 이전 나라가 없었다는 일본 정부가 주장해오던 것을 우리가 인정하는 것이다. 1948년을 건국절로 하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36년 식민지배는 정당화된다.” 이런 우려에서 광복회는 조태열 외교장관에게 ‘일제 강점은 불법이고 무효임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인지’를 다시 묻겠다는 것이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뒤 3·1절과 8·15 기념사에서 일본의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찬성 협상 과정에서 일본의 전시 내용에 ‘강제동원’ 표현이 빠진 것도 식민지배를 합리화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오는 15일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광복절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항단연은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독립운동가 후손 오찬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앞에서 김 관장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항단연에 속하지 않은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인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도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을 검토하고 있다.  < 박민희 기자 >

독립기념관, 37년만에 광복절 경축식 취소

● Hot 뉴스 2024. 8. 12. 10:4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관장은 다른 기념식 참석... 경축 문화행사만 개최

 
                              독립기념관

 

독립기념관은 오는 15일 열기로 했던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하지 않는다고 12일 밝혔다.

광복절 경축 문화행사 '그날이 오면'은 예정대로 열린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그동안 광복절 경축식은 정부, 충남도, 천안시와 함께 열거나 자체 행사 등의 방식으로 매년 진행해 왔다"며 "올해는 신임 관장님이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하고 자체 경축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축식이 열리지 않는 것은 1987년 8월 15일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경축식이 취소됐지만 공군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 에어쇼, '한얼국악예술단' 타악 퍼포먼스, '비단' 퓨전국악 공연, '카르디오' 팝페라 공연, '콰르텟 코아모러스 위드 크로스오버 하나린' 재즈 공연, 가수 '코요태' 공연 등 경축 문화행사는 다채롭게 펼쳐진다.

독립투사 무드등 만들기, 태극기 아쿠아 캔들 만들기 등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유료), 'C-47 수송 비행기' 탑승 체험, 광복 주제의 특별 전시해설, 광복 1년 전 한인들의 삶과 독립운동을 만나는 특별기획전, 충청권 역사동아리 학생들이 재구성한 독립운동 사적지 특별전 및 전시해설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만날 수 있다. < 유의주 기자 >

전의비 "정부는 대한민국 의료붕괴 방관…학생들 목소리 듣길"

 

끝없는 의료공백(연합)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지역·필수의료가 붕괴 중이라며, 초유의 비상 상황에서도 정부가 맹목적으로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2일 입장문에서 "정부는 대한민국 의료 붕괴를 방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의비는 "교수들은 중증·응급 질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강도 높은 근로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료 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교수들은 사직을 선택하고, 연구 활동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살리겠다고 호언한 지역 대학병원은 존폐 위기에 직면했고, 미래 의료를 담당할 학생과 전공의들은 학업과 수련을 포기했다"며 "당장 내년부터는 전문의 배출이 중단돼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현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 채 편법만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의비는 "정부는 맹목적인 의대 증원만을 완수하고 의사 집단을 억압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불합리하고 위험한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며 "의대생들의 휴학을 허가하지 말라면서 탄력적 학사 운영이라는 미명 아래 편법을 조장하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 기준을 조정하고 인증 평가를 방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을 각종 편법으로 유급 못하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게 과연 올바른 것이냐"며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휴학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

이들은 오는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가 함께 여는 '의대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의대 증원 결정 과정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의비는 "정부는 의대 교육이 부실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과도하고 급격한 의대 증원으로 인해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는 건 분명하다"며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 결정과 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들이 투명하게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 김잔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