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망에 글 올린 뒤 보직해임... 감사원 직원들 "표적감찰" 비판

 
 
                         감사원 모습. 김혜윤 기자 
 

감사원 간부가 지난 3월 내부 게시판에 지휘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가 감찰 대상이 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지난 3월 정광명 당시 지방행정감사1국장이 내부 게시판에 최재해 원장을 비롯한 현 지휘부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올렸고, 그 직후 보직해임과 감찰조사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당시 감사원 내부 게시판에 “이제 스스로 자성하고 돌이키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개혁할 의지가 없는 간부들은 조용히 몇 달 먼저 자리를 비켜주셔도 좋지 않을까 감히 건의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을 올리기에 앞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최달영 사무총장 등 지휘부에 감사원 개혁을 위해 자진사퇴할 것을 개인적으로 건의했다가 뜻이 수용되지 않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문제 공론화에 나섰다.

 

정 국장은 이 글에서 “(감사원은 현재 감사원 기능의) 국회 이관 등 새로운 조직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으로 공직사회, 학계, 국민들에게 신뢰를 많이 잃고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에 대한 의심을 받고 그 존립의 위기를 갖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며 “내부 출신 원장이 탄핵되고 예산이 삭감되는 참혹한 현실 속에도 내부 구성원들은 일사분란한 단결심을 요구받는 등 조직의 위기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직원들은 사석에서는 감사원이 정말 위기라고 입을 모아서 얘기한다”며 “최근에도 (입직) 몇 달도 안 된 수습직원이 사표를 쓰고, 인사팀 출신 중견 직원이 타부처로 전출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원의 미래가 어둡다는 생각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 글을 올린 직후 지난 3월18일 지방행정1국장에서 보직해임 됐고, 지난 4월엔 감찰조사 출석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병가중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함에 따라 감찰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한겨레에 “감사원을 정상화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모두의 반대에도 공직을 마무리할 각오로 2월 하순부터 3월 초까지 원장과 사무총장, 직원들에게 합법적 틀 안에서 자진 사의 또는 자발적 개혁을 촉구하는 릴레이 상소를 혼자 진행했다”며 “상소 후에도 자성은 없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을 자초하는 통계감사 등을 공개하거나, 비판적 간부들에 대한 무리한 감찰을 지금도 시도하는 걸 보면서 감사원을 얼마나 바닥으로 떨어뜨리려고 하나 환멸스러웠다”고 말했다.

 

감사원 직원들 사이에선 지휘부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표적감찰’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사원의 한 직원은 “자유로운 토론의 장에서 한 발언에 대해 문제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정 국장에 이어 지난 11일엔 김남진 감사원 국민제안3과장이 최 원장 등 지휘부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추가로 올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표적 감찰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은 법령과 규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한 감찰 업무를 수행 중”이라면서도 “감찰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만 말했다. 또 정 국장 보직해임에 대해서도 “정 국장의 병가 신청으로 국장직이 공석이 됐기에 실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신형철 기자 > 

12일 이어 13일도 아크로비스타 목격담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상가를 지나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착한 사진이 올라왔다. 전날 반바지 차림과 달리 이날은 긴 바지를 입었다. 엑스 갈무리

 

지난 12일 경찰의 2차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상가에서 포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또 다른 목격담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출석에 불응한 바로 다음 날로 추정된다.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상가에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윤 전 대통령을) 봤다”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윤 전 대통령이 반소매 웃옷과 긴 바지 차림으로 경호원 2명을 대동하고 자택이 있는 아크로비스타 상가 내부를 걸어가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목격자 ㄱ씨는 “(경찰) 출석에 응하지도 않고 너무 괘씸하다”며 “몇 달 전만 해도 저 인간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모였는데 저러고 있는 걸 보면 어이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크로비스타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ㄱ씨는 “저번에는 알바하다가 김○○도 봤다”며 김건희씨로 추정되는 인물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ㄱ씨의 게시물에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이) 극장도 가고 산책도 하고 버젓이 떳떳하게 돌아다닌다니 세상이 고장 났다”는 댓글이 달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경찰 특별수사단의 2차 출석 요구일인 12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지 않은 채 반바지 차림으로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상가를 활보하고 있다. 이날은 반바지 차림이었다. 한국일보 제공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은 3월8일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후 재판 출석 말고도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그의 모습은 여러 차례 시민과 언론에 포착된 바 있다.

 

5월30일 온라인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목격 사진. 엑스 갈무리

 

최근에는 12일 반바지 차림으로 아크로비스타 상가를 활보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날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경호처에 자신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도록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와 경호처에 계엄에 연루된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로 입건된 윤 전 대통령에게 출석하라고 2차 소환 통보를 한 날이어서 더욱 시선을 끌었다. 한국일보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 있는 한 갤러리에서 나와 건강·미용 관련 가게들이 모여있는 구역으로 이동했다. 역시 경호원을 대동한 채였다.

 

5월30일에도 온라인에 윤 전 대통령이 강남 거리를 걷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친구가) 집 앞에서 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검은색 경량 패딩에 긴 바지를 입고 모자를 쓴 채 앞뒤로 경호원의 경호를 받고 있었다.

 

어린이날인 5월5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 전 대통령이 반려견과 한강 공원을 산책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윤 전 대통령이) 동작대교 아래서 리트리버 한 마리와 경호원 세 명 정도를 대동하고 한가로이 산책하고 있었다”며 “자유롭게 밖에 나다니는 꼴을 보니 속이 터진다”고 적었다.

 

4월23일에 윤 전 대통령은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보리밥 정식집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오마이뉴스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으로 서울 한남동 관저를 떠나 자택으로 되돌아간 뒤 자택 이외 지역에서 목격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5월5일 서울 동작대교 부근 한강공원에서 포착된 윤석열 전 대통령.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러다 보니 윤 전 대통령의 체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3차 소환에 불응할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해서 검찰이 청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고 묻자 “그건 가능하다. 19일 3차 수사까지 불응하면 체포영장이 신청 발부될 것이고, 체포를 하면 아마 구속영장까지 같이 청구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앞서 특수단은 윤 전 대통령이 2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자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오는 19일에 출석하라는 3차 출석 요구서를 윤 전 대통령에게 보낸 상태다. 경찰 특수단이 윤 전 대통령에게 3차 소환을 통보한 건 ‘최후통첩’ 성격이 강하다. 통상적으로 피의자가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수사기관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선다. < 신윤동욱 기자 > 

 

“조은석 특검 어떻게 보시나?”…윤석열, 묵묵부답 법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6차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특별검사가 임명된 뒤 16일 처음으로 법원에 나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 검은색 차량을 타고 도착한 윤 전 대통령은 ‘조은석 특검 임명을 어떻게 보는지’, ‘특검에서 소환 조사를 요구하면 응할 건지’ 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 모습은 지난달 12일 3차 공판기일 때부터 윤 전 대통령의 지하주차장 출입이 제한되면서 공개되고 있는데, 윤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적은 한번도 없다. 윤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포토라인에도 서지 않았다.

 

이날 공판에는 김철진 국방부 군사보좌관과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이재식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 오연서 기자 > 

 

대통령실 “추천 사유가 중요…이번에 임용 안 되도 추후 인사에 활용”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추천제 마감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의 장·차관 후보자 등을 추천하는 ‘국민추천제’가 16일 오후 6시 마감되는 가운데, 전날까지 총 7만4000여 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히며 “접수 마감 이후 객관적 평가를 거쳐 대상자가 선정되면 투명한 검증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국민주권 정부’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는 고위급 인사를 기용할 때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난 10일부터 국민들로부터 인사 추천을 받고 있다. 장·차관 후보자를 포함해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주요 공직 후보자가 대상이며, 인사혁신처의 국민추천제 누리집, 이 대통령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전자우편 등을 통해 추천이 이뤄지고 있다.

 

강 대변인은 “인기투표가 아닌 만큼 추천 횟수는 단순한 참고 사항일 뿐”이라며 ”추천 횟수보다 추천 사유가 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국회의원실 등에서 조직적으로 후보자를 추천한 정황이 드러나자, 이 같은 ‘추천 늘리기’는 인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한 것이다.

 

강 대변인은 이어 “추천된 인재는 이번에 임용이 되지 않더라도, 엄격한 검증을 거쳐 인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이재명 정부의 추후 인사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국민추천제를 통해 접수된 후보군에 대한 검증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을 마친 후 내각 인사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 신형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