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지방 다이어트”열풍… 효과 있나 없나?

건강의 적은 무엇인가? 탄수화물인가, 지방인가? 최근에 다시 논란이 붙었다. 주류 영양학계에서 건강의 적은 지방으로 간주되어 왔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주로 먹되 지방은 될 수 있으면 줄이라고 각국 정부는 권장한다. 요약하자면 하루 식사에서 탄수화물을 45~50% 안팎 섭취하고 지방은 20~25% 밑으로 잡아두는 ‘고탄수화물 저지방’ 식사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방이 누명을 썼다’며 탄수화물에 화살을 겨누는 학자들이 생겨났다. 이들이 대안으로 삼는 건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사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비만센터)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관해 묻는 환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사는 지방 70~75%를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5~10%로 대폭 줄이는 것이다. 지방은 최대한 줄이고 탄수화물에서 열량을 가져오라는 게 그간의 정석이었다. 그런데 두 영양소의 자리가 바뀐 것이다.


영국에서 논란은 지난 5월 민간단체인 ‘전국당뇨포럼’과 ‘대중건강협의회’(Public Health Collaboration)가 정부의 ‘영양섭취 가이드라인’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몸에 나쁜 것으로 알려진 포화지방조차도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비만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들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두 단체가 낸 보고서가 주류 과학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두 단체는 식품산업과 전문가들의 유착을 제기했다. 담배와 폐암의 관계를 일부 과학자들이 은폐했듯이, 영국 정부가 펴낸 영양섭취 가이드라인도 식품업계의 전문가들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등의 식품 표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바로 반격에 나섰다. 국가보건서비스(NHS)는 두 단체의 보고서가 학술지를 통해 학자들에 의해 검증되어(peer-reviewed) 생산되지 않았으며 유리한 결과만을 취사선택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방 과다 섭취와 포화지방의 위험성이 간과됐다며 국민의 주의를 당부했다.


“고탄수화물도 대사증후군 연관”
사실 영양소의 선호도는 과학기술과 문화의 변화와 함께 바뀌어 왔다. 한때 부자 음식의 상징이었던 지방은 공장식 축산의 등장과 함께 건강의 적으로 떠올랐다. 박혜련 명지대 교수(식품영양학)는 “기름진 음식과 육식이 많아지면서 지방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며 “과학자들이 식품과 질병의 관계를 파고들어 지방이 암과 심혈관질환 등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각국 정책에 지방 소비를 줄이라는 지침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나라는 지방 섭취 비율을 20~25% 이하로 줄이라고 권고한다. 반면 탄수화물은 주요 에너지원이다. 45~50% 먹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많은 과학자들이 지나친 탄수화물 의존의 폐해에 대해 연구한다. 20세기 중반 미국 사람들은 계란노른자조차 버리고 시리얼을 먹기 시작했지만, 비만율은 되레 늘었다. 가공식품은 탄수화물과 설탕 덩어리다.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당으로 분해된다. 당뇨병과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한국에서도 2014년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이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1998~2009년)를 이용해 고탄수화물 식사군과 고지방 식사군 청소년을 비교 분석한 적이 있다. 결과는 고탄수화물 식사군이 대사증후군과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고지방 식사군보다 상대적으로 중성지질이 높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가 낮게 나타난 것이다. (물론 이 조사에서 고지방 식사군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서처럼 지방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식사보다 지방을 조금 더 먹은 정도였다.)


<한겨레>가 조언을 구한 전문가들은 최근 불고 있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사’의 열풍을 우려했다. 이 식사의 원조 격인 ‘앳킨스 다이어트’(황제 다이어트)가 나왔을 때 학계에서 이미 정리된 사안이라며, 식사 한 끼를 지방으로 때우는 건 위험하다고 했다.
다만 ‘지방도 억울하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과거에는 지방을 나쁘다고 하면서 무조건 안 먹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에는 지방을 종류별로 접근하는 추세”라며 “이를테면 불포화지방(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은 괜찮지만, 트랜스지방(가공식품에 함유되는 고체성 기름)과 포화지방(고체 상태의 동물성 기름)이 암이나 성인병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지방 다이어트를 하면 당 섭취량 자체가 줄기 때문에 초반에는 살이 빠진다. 그러나 식습관을 계속 유지하지 않는 한 살은 찌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고지방 다이어트는 어쨌든 당류 섭취를 줄여주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는 일부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의견을 낸 전문가도 있었다.


그럼 탄수화물은 어떨까? 탄수화물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 탄수화물은 현미나 통밀 등 통곡식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밀가루는 쉽게 단당류로 분해되기 때문에 안 좋다. 강재헌 교수가 말했다. “과거 한국인은 밥을 주로 먹었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율이 80%대였다. 지금은 65% 정도인데도 한국인들의 비만율이 높다. 그 이유는 설탕을 비롯한 정제당류 섭취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맛의 대부분을 설탕에 의존하는 가공식품 문화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탄수화물이 아니라 설탕을 줄이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지난 4월 ‘설탕과의 전쟁’을 개시하고 가공식품에 강화된 당류 표시 기준을 도입했다. 지방이 좋다고 해서 탄수화물 전체를 건강의 적으로 몰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설탕이다.
현대 영양학자들이 놓지 않은 가치는 ‘균형’과 ‘양질’이다. 학계에서 정리된 의견은 통곡식 중심의 ‘양질의 탄수화물’, 포화지방이 적은 닭고기나 콩 등의 ‘양질의 단백질’ 그리고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을 피한 ‘적절한 지방 섭취’이다. 영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을 차단했다. 균형과 양질의 법칙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 남종영 기자 >


대만 “2025년 원전 제로” 선언

● WORLD 2016. 11. 1. 19:02 Posted by SisaHan

재생에너지 발전량 늘려‥
태양광 발전 확대에 43조 투입

대만 정부가 ‘2025년 원자력 발전 제로(0)’를 목표로 삼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대만 행정원(정부)이 지난 20일 재생에너지 사업에 민간 참여를 촉진시키는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연내 입법원(의회) 심의를 거쳐 통과되도록 추진 중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선거에서 ‘원전 제로’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돼 지난 5월 취임한 차이잉원 총통은 “이번 개정안은 ‘원전 제로’를 진행해 전력 구성을 바꾸겠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에서는 현재 원전 3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전체 전력의 14.1%를 생산했다. 2025년이면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수명을 다하게 된다. 개정안은 ‘모든 원전의 가동 정지’를 명시하고 있어, 기한 연장의 여지를 일단 없앴다. 대만은 원전 발전량 만큼의 전력 부족분을 태양광·풍력 등으로 채우기 위해, 현재 4%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화석연료(30%)와 천연가스(50%) 비중은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태양광 발전량을 2년 안에 152만㎾ 증산하겠다는 단기 목표와, 전력구매가 20년 보증 및 우대금융 등 민간투자 촉진책도 제시됐다.
기후에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의 효율성 유지를 위해 절전·축전기술 향상 추진도 병행된다. 정부 당국은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1조2000억대만달러(약 4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


비선모임서 장관인사도 결정

최순실 국정농단

청와대 부속실장이 매일 보고자료 배달
“사실 최순실 씨가 대통령에게 이래라, 저래라 시키는 구조”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는 이 자료를 가지고 국정 전반을 논의하는 ‘비선 모임’을 운영했다고 한다. 이런 진술은 최씨와 가까웠던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9월7일부터 9월25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16시간 동안 진행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일관되게 말한 내용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최씨는 주로 자신의 논현동 사무실에서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대통령의 향후 스케줄이나 국가적 정책 사안을 논의했다”며 “최씨는 이런 모임을 주제별로 여러개 운영했는데, 일종의 대통령을 위한 자문회의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비선 모임의 참석자와 관련해 “적을 때는 2명, 많을 때는 5명까지 모였다. 나도 몇번 참여한 적이 있다”며 “모임에 오는 사람은 회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지만 차은택씨는 거의 항상 있었고 고영태씨도 자주 참석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광고감독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고 있는 인물이다. 고씨는 최씨와 막역한 사이로 그가 만든 가방을 박근혜 대통령이 들고다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이어 최씨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항상 30㎝가량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가 놓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자료는 주로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한테 보고한 것들로 거의 매일 밤 청와대의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사무실로 들고 왔다”고 이름을 분명히 밝혔다. 정호성 제1부속실장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비서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최순실씨는 모임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자료를 던져주고 읽어보게 하고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며 “최씨의 말을 듣고 우리가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 올리면 그게 나중에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 문건이 돼 거꾸로 우리한테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이런 말을 하면서 <한겨레> 기자에게 자신의 아이폰에 사진파일로 저장된, 자신이 작성한 뒤 다시 청와대 문건 형식으로 내려온 문건들을 비교해 보여줬다. 그는 또 자신의 핸드폰에 저장된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비서관 20여명의 전화번호를 보여줬는데 <한겨레>가 나중에 파악해보니 실제 전화번호와 일치했다.


그는 비선 모임의 논의 주제와 관련해서는 “한 10%는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일이지만 나머지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게 대부분으로 최순실씨는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임에서는 인사 문제도 논의됐는데 장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장은 “이런 얘기는 통념을 무너뜨리는 건데, 사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도 사실 다들 최씨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김의겸·류이근 기자 >


외신들 “부패추문” 보도

잇따른 언론 보도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번 의혹을 ‘부패 추문’으로 명명하며 크게 보도하고 있다.
25일 AP, AFP 등 외신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AFP> 통신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씨 일가로 유출된 공문서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be forced into a public apology)”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최순실씨가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으며, 이를 미르·K스포츠 재단과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한국 언론을 인용했다.


<AP> 통신 역시 최순실씨와 관련된 의혹을 ‘부패 추문’(corruption scandle)이라고 표현하며 자세히 전했다. 통신은 민간인인 최순실씨가 ‘대통령 기록물’인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시로 고쳤으며, 국정에 개입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자세히 인용했다.
통신은 최순실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도, 최순실씨를 지난 1994년 죽기 전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로 활약했던 최태민 목사의 딸로 소개하며 “최태민씨는 죽기 전까지 여섯 번의 결혼을 했고, 박근혜와의 관계를 이용해 정부 관료와 사업가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던 인물”이라 전했다.
< 황금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