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개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7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렸다. 사실상 마지막이 될 이날 회담은 공단 존폐를 가늠하는 고비다.
최대 쟁점은 지난 6차례의 회담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유사사태 재발방지 문제와 이번 사태의 책임주체 문제로, 남북한이 모두 긍정적 태도로 회담에 임해 정상화 합의 기대를 높였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본 개성공단 모습이 평화스럽다.



모기·벌레 물려 긁어 부스럼… 농가진

산이나 계곡 등 여름 휴가지에서 모기나 벌레에 물린 뒤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는 바람에 나타날 수 있는 피부 질환이 있다. 긁어서 피부에 생긴 상처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농가진과 같은 질환이 대표적이다. 한번 생기면 다른 부위로도 쉽게 전파가 되는 농가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특히 휴가철인 7~8월에 가장 많다. 관련 전문의들은 모기 등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물린 뒤에는 긁어서 피부에 상처가 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7~8월에 가장 흔한 농가진= 피부의 상처 부위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가 침투해 염증이 발생하면서 물집과 진물이 생기고 딱지가 지는 2차 감염병을 농가진이라 부른다. 모기 등 벌레에 물리거나 아토피 피부염으로 가려운 피부를 긁어서 난 상처에 주로 황색포도알균이나 화농성 사슬알균이 침투해서 생긴다. 손이 잘 닿는 얼굴이나 팔다리에 잘 생긴다.
덥고 습한 날씨에 이런 세균이나 곰팡이들이 잘 자라고 여름철에 모기나 각종 벌레도 많기 때문에 주로 7~8월에 환자 발생이 많다. 

● 면역력 떨어진 사람들 주의해야= 세균 활동이 활발한 여름철이라고 해도 피부에 상처가 난 사람들이 모두 농가진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면역력이 보통 성인에 견줘 약한 영유아들이나 산모, 노인 등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또 아토피 피부염이 있어 쉽게 피부를 긁는 아이들에게서 흔하다. 게다가 무더위와 높은 습도는 보통 사람도 지치게 만들어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하기 때문에 평소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농가진은 보통 항생제를 바르는 치료만으로도 쉽게 좋아지며, 항생제를 바른 뒤 원래 상처 주변으로 더 이상 물집이 번지지 않으면 전염성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관하다. 하지만 농가진은 드물게는 합병증이 생겨 발열·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이들은 신장 염증이나 폐렴 등과 같은 합병증도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농가진의 합병증으로 급성 신장염에 걸리면 눈 주위나 다리가 붓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며, 합병증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모기 물린 뒤 침 바르면 감염위험= 농가진의 가장 큰 특징은 한번 생긴 부위를 긁으면 옆으로 쉽게 번진다는 것이다. 긁어서 생긴 상처로 세균 감염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농가진을 예방하고 감염의 확산을 막는 것은 모두 긁지 않는 데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모기에 물린 뒤 침을 바르고 긁으면 입속이나 피부에 사는 세균이 긁어서 생긴 상처를 통해 침투할 수 있다. 긁는 대신 물린 부위를 찬물로 씻거나 얼음팩 등을 활용해 가려움이 덜하도록 하거나 항히스타민제 등이 든 연고나 로션 등을 바르는 것이 권고된다. 
이와 함께 영아는 손에도 양말 등을 씌워 긁지 않도록 하고, 아이들은 손톱을 잘 깎아 줄 필요가 있다. 또 외출에서 돌아온 경우는 물론 평소에도 자주 손을 씻어 피부 세균의 감염을 막도록 해야 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상상을 뛰어넘는 식물의 지혜로운 소통방식

식물은 초식 곤충의 습격을 받으면 휘발성 화학물질을 방출해 주위에 경보를 발령한다. 잔디를 깎을 때 나는 상큼한 냄새가 바로 이 물질이다. 그런데 식물의 소통방식이 이제껏 알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진딧물이 날아와 수액을 빨아먹기 시작했다고 치자. 식물은 방출하던 화학물질 성분을 재빨리 초식 곤충이 싫어하는 성분으로 바꾼다. 이 화학물질은 진딧물에 기생하는 말벌을 끌어들이는 구실도 한다. 말하자면 공격을 당한 식물이 포식곤충에게 “도와줘요!”하고 외치는 꼴이다.
 
그런데 핀란드 연구자들은 참새 목의 작은 새들도 도움을 청하는 식물의 화학신호를 알아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새들은 식물에 붙어있는 곤충 애벌레를 귀신같이 찾아내는데, 잎에 벌레가 갉아먹은 흔적이나 시든 잎 등 시각적 단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각적 단서를 완전히 차단한 나무 안쪽에서 애벌레가 식물을 먹도록 했는데도 새들은 벌레를 정확히 찾아냈다. 식물이 초식 곤충의 공격을 당했을 때 내는 화학물질을 단서로 보이지 않는 곳의 벌레를 찾은 것이다.
 
물론 나무가 낸 이 화학물질이 새들만을 위한 신호는 아니고 기생 말벌과 포식성 진드기도 유인하는 것이지만, 식물이 무척추동물뿐 아니라 척추동물까지 끌어들이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연구로 드러났다.
식물은 잎뿐 아니라 뿌리를 통해서도 화학물질을 분비해 다른 식물과 곤충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단지 뿌리가 아닌 곰팡이의 균사를 통신망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곰팡이와 식물의 공생은 매우 널리 퍼져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식물 뿌리와 곰팡이의 균사가 땅속에서 얽혀 균근을 이루는 것이다. 곰팡이는 유기물을 분해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질병과 기생충도 막아준다. 식물은 곰팡이에게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로 보답한다.
영국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균근이 영양분뿐 아니라 경고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 구실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진딧물의 공격을 받은 식물의 신호물질이 균근을 통해 이웃 식물에 전달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공기를 통한 화학물질 전달을 차단한 콩에 진딧물을 넣자 균근으로 연결된 콩은 진딧물에 대항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했지만, 균근을 차단한 식물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식물은 땅속에서 균근으로 연결돼 있어 이런 네트워크를 통한 신호 전달은 큰 의미를 갖는다. 진딧물은 한 번 끼면 급속히 번창하기 때문에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식물에 큰 이득이 된다. 또 곰팡이도 자신에게 한 몫이 돌아올 탄수화물을 진딧물에게 빼앗기기는 싫을 것이다. ‘균근 통신망’은 이런 상호 이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진화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이 발견을 유기농에 응용할 수도 있다. 작물 사이사이에 진딧물에 아주 민감한 식물을 심어놓는다면, 이 식물은 일종의 조기경보 장치로 작동해 다른 식물이 진딧물을 퇴치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도록 해 줄 것이다. 진딧물이 번진 뒤 허둥지둥 약을 칠 필요가 없어진다.
유럽의 농부들은 고추밭에 바질을 함께 심는다. 토양의 습기를 지켜주는 천연 멀칭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바질은 허브의 일종으로 다량의 휘발성 물질을 내보내 잡초를 억제하고 천연 살충제 구실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농부의 지혜가 옳았음이 호주의 생물학자가 수행한 정밀한 실험에서 밝혀졌다. 바질과 함께 심은 고추의 발아율은 그렇지 않은 고추보다 높았고, 반대로 또 다른 허브인 회향과 함께 심은 고추의 발아율은 떨어졌다.
고추는 누가 좋은 이웃이고 누가 나쁜 이웃인지 안다는 것인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제까지 식물 사이의 소통을 매개하는 수단이던 빛, 화학물질, 물리적 접촉이 아닌 제 3의 신호를 통해 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감각이 중요한 까닭은 곁에 누가 있는지 씨앗 때부터 알아내 싹틀지 말지, 빨리 자랄지 말지를 미리 정하는 것이 나중에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 새로운 매체가 음향 신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세포내 생화학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로서 세포 골격을 이루는 여러 부위가 “나노 기계적 진동”을 일으켜 만든다는 것이다.
식물이 우리가 몰랐던 미세한 음향 소통을 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인데, 그래서 음악을 들려주면 식물이 열매를 잘 맺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