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으로 낸 5번째 저서 출판 기념회에서 한글본을 들어보이며 인사하는 박하규 목사.


‘하나님 증거’ 원로 열정담은 역저
하나님존재 10가지 증명… “은혜와 생명 기쁨 주기를”

팔순을 넘기고도 정력적인 필력으로 ‘하나님을 증거’하는데 시간과 땀을 쏟고 담아낸 학자요 원로목회자의 아름다운 열정에 뜨거운 박수가 전해졌다. 
박하규 목사(83)가 5번째로 펴낸 「하나님은 계신다, 그 증거」의 영문판 저서 「Does God Exist? Yes, here is the Evidence」 출판기념회가 지난 7월27일 오후 더퍼린 서울관에서 디모데장로교회(담임 김인기 목사) 성도들과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축하예배를 겸해 진행된 이날 출판기념회는 디모데장로교회 손동휘 목사의 사회로 개회, 윤지영 목사가 기도하고 김인기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요한복음 20장 31절 『이 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는 말씀을 인용, “글 쓰는 것이 어렵고 고통스런 일임에도 박 목사께서 수많은 자료서적을 읽고 정리하고 파헤쳐 꿰뚫어보며 알기쉽게 평하고 기술해 역저를 펴냈다”면서 “책이 하나님이 계심을 증거하고, 많은 이들에게 은혜와 새 생명의 기쁨을 안겨주게 되기 바란다”고 축원했다. 김 목사는 앞서 「하나님은 계신다, 그 증거」 한글본을 읽은 20대 여성이 직접 교회를 찾게 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유인 장로의 축송에 이어 전영석 집사가 저자소개에 나서 서울대문리대(정치)와 한국신학대(신학), 고대 대학원(서양철학), 토론토대 임마누엘 칼리지 및 신대원(박사:조직신학) 등 학력과 캐나다 연합교단 목사안수(1974), 원주민·백인 및 한인교회 목회(1973-90) 등 경력, 저술 등을 전했다. 독후감을 전한 김정태 목사(하이파크 한인교회)는 “저자는 신학과 철학, 과학 등의 심오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주의 현상과 인간의 체험, 성경 등을 통해 하나님이 계시다는 10가지 증거를 집약했다”면서 “학자다운 연구와 통찰력으로 하나님이 계심을 이해하기 쉽게 증명해 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자가 한글판을 못 읽겠다고 해서 간추린 영문판을 쓰게 됐다”고 전하며 인사에 나선 박 목사는 “불신가정에서 자라며 과연 하나님이 계신가 의문을 가졌고, 하나님의 존재여부는 인생관·세계관·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주는 삶의 근본문제라고 생각했다”고 저술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목사는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존재를 알기란 불가능하고 하나님도 원치 않으시지만, 암시와 증거는 주셨다”면서 “직접 창조하신 우주와 자연현상 등을 자연과학과 수학, 철학 및 추리로, 또 우리의 정신적 도덕적 경험과 직감, 그리고 성경 등으로 하나님의 존재가 증명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하나님은 계신다. 그 증거」 한글본을 2002년에 펴냈으며, 「한국교회 어떻게 살릴 것인가?」(1995),「The Roman Catholic Church- A Appraisal」(2008), 「What is the True Christianity?」(2012) 등 앞서 모두 4권의 저서를 낸 바 있다. 이날 축하예배는 박 목사의 축도로 마치고, 이영정 목사(덴토니아 파크 연합교회 담임)의 기도로 참석자들은 만찬과 친교를 나웠다. 또 박 목사의 83세 생일축하 및 케이크 자르기도 진행됐다.
 
< 문의: 416-626-6282, 905-275-0035 > 


어르신들 붐빈 축제

● 한인사회 2013. 8. 11. 18:56 Posted by SisaHan


한카노인회 (회장 조영연)가 지난 3일 노스욕 G Ross Lord Park에서 개최한‘시니어 대축제’에 근래 드문 5백명 가까운 한인 노인들이 모여 야유회를 즐겼다. 조 회장은 350명을 예상했다가 음식을 추가 주문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면서“많은 참석자들이 너무 즐거워하고 고마워하면서 이런 행사를 가끔씩 열어달라고 부탁하더라”고 전했다. 이날 노인들은 노래와 댄스·무용 등 공연과 경품추첨 등을 즐겼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 곳곳에 새로운 버섯이 생겨난다. 검버섯, 반점, 주근깨, 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식용버섯이 이렇게 번성한다면 대풍년이 될 조짐이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이 주요 부위에 나타나니 거울을 볼 때마다 마음이 심란하다. 악성 유전자는 성질이 고약하여 언제고 그 값을 한다더니 양친의 그것들을 함께 물려받은 모양이다. ‘에이, 이런 건 주시지 않아도 되는데.’ 하며 볼멘소리를 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인생의 훈장인 주름살이 아직은 스케치 단계라 차후에 하회탈이 될지 놀부의 그것이 될지 나의 역량에 달렸음이다. 오십 이후의 얼굴은 자신이 살아온 궤적이라고 했던가. 이번 여름 여행에서 내 작품의 모델이 될 사람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최근 하이킹 동호인들과 캐나다 동쪽 끝 섬 뉴펀들랜드를 다녀왔다. 대서양과 세인트로렌스만 사이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그 섬을 향해 차와 배를 번갈아 타며 한없이 나아갔다. 스물다섯 시간이란 긴장도 끝에 도착한 그곳은 어촌 특유의 비릿한 냄새도 관광지의 술렁임도 없었다. 지역 특산 어족인 대구를 보호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조업을 중단시킨 탓에 만선으로 넘쳐야할 항구마다 겉 자란 해초만 파도에 넘실거리고 있었다. 나는 이런 광경을 목도하며, 대대로 살아 내려온 삶의 근간을 거세당한 상실감이 주민들 심중에 자리하고 있으리라 짐작했다. 섬사람들에게 고기잡이란 그들의 삶이며 낙이었으련만, 이십여 년 가까이 묶여 있었으니 당연한 추측이었는지 모른다. 주민들의 기본적 생활 유지는 정부의 몫이라고 해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며칠 하이킹을 하면서 간간이 들여다본 거기엔 나의 생각이 기우였으며 오히려 그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싶은 충동까지 일었다. 
한반도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섬을 서남쪽에서 동북쪽으로 하이킹과 드라이브를 병행하며 횡단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은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주민들의 생활환경 또한 쾌적하고 여유로웠다. 간간이 스쳐가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순박한 인간미는 도회지에서의 그것과 확연이 달랐다. 특히 빠듯한 일요일 아침 시간을 할애해서 열두 명의 우리 일행을 두 팀으로 나누어 낚시질을 시켜주었던 에릭은 모두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어느 이른 아침, 조그만 모터보트에 일행 몇 명과 함께 승선했다. 우리가 며칠 묵었던 카티지 주변에 살았던 에릭은, 하이킹 후 짬짬이 낚싯대를 드리우는 강태공들을 가상히 여겨 그의 배로 초대해 준 것이었다. 상쾌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물살을 가르는 기분도 황홀했지만 주인장 에릭의 일거수일투족이 더 나의 시선을 끌었다. 오십대 중반인 그는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를 가진 것도 모자라 만면에 진중한 미소를 담고 있었다. 혼자서 낚싯줄을 당길 때나 일행들의 어구를 손 봐 줄때도 그 표정은 여전했다. 나는 문득 그에게서 헤밍웨이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의 산티에고 할아버지를 떠 올렸다. 그는 고기잡이 팔십 사일은 공치고 팔십오일 만에 전무후무한 큰 고기를 만나 이틀 동안 사투를 벌여 잡았지만 배에 묶어 돌아오다 상어 떼에게 모두 빼앗기고 만다. 할아버지는 실패한 원인을 자신의 과대한 욕심으로 단정하며 곤고한 어부의 일상이 큰 행복이었음을 주지시킨다. 에릭은 비록 작가가 묘사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삶의 진솔함이 배어있는 그의 행동이며 표정은 산티에고 할아버지의 승화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십년 후의 온화한 자화상을 위해 지금부터 각진 모서리 손질을 해야 할까보다.

< 임순숙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에세이스트’로 등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