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은 국정원장 해임해야

● 칼럼 2014. 4. 21. 19:12 Posted by SisaHan
국가정보원의 간첩혐의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국정원 수뇌부의 책임은 묻지 않고 3급 직원 선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이런 검찰 수사가 남재준 국정원장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착각이다.
국정원은 특정인을 간첩으로 몰아가기 위해 재판에 제출할 증거를 위조하고 조작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를 감추려고 또다른 거짓말로 덮었고, 언론 공작까지 서슴지 않았다. 재판 증거 조작은 그 자체로 중대한 문제지만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은 정치적으로 훨씬 죄질이 나쁘다.
 
검찰 발표대로 국정원 직원들이 남 원장 등 국정원 최고 수뇌부의 지시 또는 묵인 없이 사건의 은폐까지 주도했다고 상상하긴 어렵다. 특히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국정원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대목은 남 원장 책임이 크다.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엔 남재준 원장이 전반적인 대응책을 지휘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설사 이런 국기문란 범죄가 수뇌부도 모른 채 벌어졌다고 해도 심각한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국정원이 통제불능의 콩가루 집안이라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3급이라곤 하지만 국정원 직원들이 사법체계를 흔드는 증거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이상,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이 부분에서도 남재준 원장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법적 책임은 논외로 하더라도 남재준 원장은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당장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국정원장으로서 품위를 지키는 최소한의 태도일 것이다. 그가 그대로 직을 유지하는 것은 하급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비겁하고 옹졸한 짓이다.
 
이런 범죄행위는 박근혜 대통령과 남재준 원장 취임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다. 국정원은 수시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남 원장이 책임을 회피한다면 임면권자가 적절한 책임을 묻는 게 합당하다. 박 대통령이 남 원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박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감당해야 할 책임도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지난해 대선개입 사건으로 국정원 개혁 요구가 빗발쳤을 때 남 원장에게 이른바 ‘셀프개혁’을 주문하며 남 원장을 감쌌다. 새누리당에서조차 ‘남재준 경질론’이 불거졌지만 외면한 채 끝내 침묵했다. 국정원의 최악의 국기문란 사건은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14일 ‘소형 무인기 추락 사건’을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청와대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공동조사 제의를 대남 선전전으로 보고 말려들지 않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상황을 좀더 진지하게 볼 필요가 있다. 남북이 함께 사건의 진상규명에 나서면 실체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도 있고, 서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악화일로의 남북 경색 국면을 뚫고 나갈 기회를 열 수도 있다. 북한의 제안을 내치기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북한의 공동조사 제안이 정부의 분석대로 심리전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제안의 형식과 내용으로 가늠해볼 때 나름의 무게가 있어 보인다. 북한은 14일 하루에만 두 차례 공식기구를 통해 우리 정부의 무인기 조사 결과에 적극 반응했다. 특히 북한의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가 직접 나서 발표를 반박하며 공동조사를 제의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또 진상조사의 남쪽 대표로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을 특정하고 “북남관계를 악화시키는 장애물을 제거할 의사가 있다면 공식석상에 나와 문제해결에 당당히 임하라”고 말했다. 공동조사의 상대를 구체적으로 지명한 것을 볼 때 북쪽의 제의를 단순한 선전공세로만 보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범죄 피의자가 범죄 수사의 증거를 조사하는 일은 없다”며 단칼에 거부했다. 지혜로운 대응이라고 하기 어렵다.
사실 이번 무인기 사건은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가 새로 드러나지 않는 한 추정만 남긴 채 미제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11일 무인기 사건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방부는 정황증거만 내놓고 직접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국방부는 무인기에 내장된 지피에스(GPS)의 복귀 좌표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해독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 지피에스를 해독한다면 사건을 해결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북한이 공동조사에 참여해 지피에스 해독을 함께 한다면, 사건은 의외로 깨끗하게 정리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아가 무인기 사건 공동조사를 계기로 삼아 남과 북이 서로 접촉면을 넓힌다면 그 자체로 남북 경색을 완화하고 대화의 문을 여는 구실도 할 수 있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 때도 남쪽에 공동조사를 제의한 바 있다. 그때 남쪽이 북의 제의를 거절하지 않고 조사에 동참시켰다면, 그 뒤에 벌어진 남북간·남남간의 엄청난 소모적 갈등을 처음부터 완화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악재는 대응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호재로도 바꿀 수 있는 법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북한의 무인기 사건 공동조사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봄이다, 기지개켜고‥ 걸어보자

● 건강 Life 2014. 4. 21. 19:04 Posted by SisaHan

대표적 유산소운동… 사전 스트레칭 충분히
11자로 걸으면서 시선은 10~15m 앞 주시

한낮 기온이 10도를 오르내리는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추위에 미뤄둔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특히 걷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으로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한테 권장된다. 하지만 겨우내 운동을 쉬었거나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처럼 쉬운 걷기 운동을 하다가도 다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운동 강도를 서서히 올리는 것이 중요하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는 게 좋다.
 
◐ 잘못된 자세는 발바닥·허리 통증 유발=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인 걷기는 하루에 30분~1시간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가슴과 등을 쭉 펴고 바른 자세로 걸으면 척추 주변의 근육이 강화돼 척추 디스크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겨우내 늘어난 몸무게를 고려하지 않고 평소보다 무리하게 걸으면 발바닥을 지탱하는 근육이나 인대가 압력을 받아 발바닥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발뒤꿈치의 아킬레스건이나 무릎 관절의 통증도 드물지 않은 부상이다. 
걷기 운동을 할 때 상체 자세가 잘못되면 허리와 목의 척추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허리를 뒤로 젖히고 팔자걸음을 걸으면 척추관을 좁게 만들어 관 안의 척수 신경을 압박하게 돼 허리 통증이나 다리에 뻗치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개를 내민 채 구부정하게 걷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자세는 머리 무게를 목의 척추가 감당하게 만들어 목 관절 및 디스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 걷기의 좋은 자세= 8자걸음보다는 11자에 가깝게 걸어야 하며,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시선은 10~15m 앞을 보는 것이 좋다. 등과 가슴을 쭉 펴서 어느 한쪽으로 몸무게 부담이 쏠리지 않도록 한다. 발목이나 무릎 등 주요 관절의 부상을 막으려면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에는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중앙 바깥쪽, 새끼발가락, 엄지발가락 쪽으로 부드럽게 이동하며 엄지발가락 쪽에서 마무리돼야 한다.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로 준비 및 마무리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운동 강도는 처음 5~10분 정도는 몸을 준비시킨다는 정도로, 그 뒤 20~30분은 본격적인 속도로 걷고, 나머지 5~10분도 다시 속도를 줄여 걷는 게 좋다.
 
◐ 젊은층, 관절 불안정증 유의해야= 관절 부상은 주로 나이든 사람들한테 흔하지만 신체 활동이 활발한 젊은층이 기온이 오른 봄이라고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관절 불안정증이 올 수 있다. 이는 관절 주변 인대가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주지 못해 사소한 충격에도 관절이 삐끗하는 질환이다. 습관적으로 반복되면 인대 및 관절 안 연골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관절 불안정증이 잘 생기는 부위는 발목·무릎·어깨 등인데, 우선 발목은 운동을 하다가 한번 접질린 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 무릎은 무릎 안에서 관절을 지탱하고 안정성을 지키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는 십자인대의 손상으로 불안정증이 잘 생긴다. 십자인대는 굵기가 가늘어 외부 충격에 매우 약하다. 관절 불안정증 예방은 준비운동을 철저히 해 인대나 근육의 부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약 다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해당 관절의 운동을 하지 않거나 완전히 회복된 뒤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