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들로 융성하게 하소서, 정의와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게 하소서,
다투지 않고 하나되게 하소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시사 한겨레로 인하여 모두가 흐뭇하게 하소서”
창간 6주년에 드리는 인사말씀
6년이 금세 흘러갔습니다. 젖먹이 아이가 벌서 유치원을 오가는 재동이가 된 것을 봅니다. 사람들이 나이들고 변한 것 만이 아닙니다. 세상도 많은 변화가 오고 갔습니다. 정치가 바뀌고 사회가 달라지고 민족들간의 소통과 감정이 변했습니다. 인터넷과 정보기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의 혁신에 놀랍니다. 경제가 출렁이고 엄청난 재해와 재난들이 불안을 증폭시켰습니다.
인류의 발걸음은 연륜과 함께 전진해간다고 말들 합니다. 그런데 지난 수년의 그 많은 변화들은 유감스럽게도 나빠지고 어두워진 게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가까이는 이 곳 한인사회의 발자취에서도 업그레이드 보다는 답보나 퇴보로 안타까움을 자아낸 일들이 많음을 봅니다.
세상이 넉넉하고 풍성해져야 인심이 후해지고 사람들 마음이 열립니다. 그래야 신문도 재미있고 신이 납니다. 그런데 지난 6년 동안 사회의 거울인 그 신문지면이 갈수록 재미없고 삭막해지고 예민해진 것이 아닌지, 세상이 오히려 각박해지고 사람들 마음은 갈등과 번민이 많아진 듯해서 아쉬움이 큽니다.
물론 우리 동포사회 역시 안팎의 환경에 종속변수인 것은 당연합니다. 거기에 이민유입이 늘지않고, 경제는 어려워지고, 다툼은 격해지고… 어쩌면 모국의 심화된 갈등양상이 이곳 한인사회에 그대로 옮겨 온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격화된 보-혁대결과 좌-우의 편가름 양상까지… .
갈등과 대립이 격한 사회에서는 언론의 진로 역시 험난합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에는 귀를 닫고 무조건 적(敵)으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신문의 정론직필(正論直筆)과 불편부당(不偏不黨)은 위기를 맞습니다. 민주사회의 생명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임을 잘 알면서도, 현실은 너무 거리가 멉니다. 자기 주장에 맞서면 싫은 게 사람 속성이라지만, 우리네 습벽은 반대의견과 시시비비는 아예 묵살해 버리는 정말 고약한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정론을 설파한다 해도, 신문 또한 감정적인 네 편·내 편의 대상으로 삼고 마는 편협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시사 한겨레가 쉼없이 달려온 지난 여섯 해를 돌아보면, 순탄치 않았음을 절감합니다. 험한 가시덤불을 헤치며 속을 태우고 눈물을 삼키기도 했고, 호-불호(好不好)의 독자반향에 당혹할 때도 많았습니다. 이민동포들이 종래 접해보지 못했던 영역을 조명하는 진취적인 신문컬러가 다소 생소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부당함을 쫓지 않고, 바른 길 가야 할 길을 향해 함께 달려가려 고심해온 것도 저희의 진심입니다. 뜻있는 독자들, 광고주 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는 저희가 여섯 살이 된 오늘까지 정말 큰 용기의 원천이었고, 가슴 뿌듯한 감동의 자산이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지난 세월 기도하며 정성을 쏟아 온 간절한 소망은 단 하나였습니다. ‘성실한 보도, 따뜻한 신문, 동포의 번영 겨레의 미래’ -, 바로 시사 한겨레가 태어날 때 다짐한 사시(社是)에 충실하고,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간구입니다. 물론 저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 꿈을 향해 뛰어갈 것입니다.
올해는 특히 다사다난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꿈과 사명을 향한 의지도 새로이 다지며,이렇게 간절히 기도합니다.
『좋은 일들로 융성하게 하소서, 정의와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게 하소서, 다투지 않고 하나되게 하소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시사 한겨레로 인하여 모두가 흐뭇하게 하소서…』
오늘까지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리며, 저희 시사 한겨레에 사랑을 주신 모든 분들께 엎드려 인사 드립니다.
“축복의 새해 맞으소서!”
2012년 1월 5일
김 종 천 (金鍾天) <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