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난 1년 기후 대응, 그 어떤 진전도 없어”

● WORLD 2024. 10. 31. 03:0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유엔환경계획,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24’ 발표

2일 모로코 남동부에 있는 마을로 ‘사하라 사막’ 관문인 메르주가에 있는 야자수가 폭우로 반쯤 잠겨 있다. AP 연합
 

각국이 지금보다 더 강력한 환경 정책을 통한 감축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지구 기온이 21세기 동안 최대 3.1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유엔의 진단이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발표한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24’(EGR)를 통해 “각국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따르지 않는 상황이 지속하면 이번 세기 안에 지구 기온은 2.6도에서 최고 3.1도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2%, 2035년까지 57% 감축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에 기반해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수립되고 있지만, 정작 이행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각국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고 해도 국제사회의 목표치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내지 2.0도 상승’을 훨씬 넘는 2.6∼2.8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상 최대인 571억톤을 넘어섰다. 이중 가장 큰 배출원은 26%을 차지한 전력 부문이었고, 농업 및 토지 이용(18%)과 운송 부문(15%)이 그 뒤를 이었다. 연간 배출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문은 항공으로, 2022년과 2023년 사이 19.5%나 증가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시나리오별 지구 온난화 도달 온도. 현재 각국의 정책을 유지하면 21세기 안에 3.1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환경계획
 

가장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나라는 중국으로, 160억톤을 배출해 한 해 전보다 5.2% 늘었다. 미국은 1.4% 감소한 60억톤을 배출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은 1.8% 증가한 409억톤을 배출했다. 주요 20개국의 배출량은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유엔은 중국과 인도 등 7개 회원국의 배출량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려면 매년 7.5%씩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드러난 배출량(과 목표 사이의) 격차는 명확하며, 우리는 지금 불장난을 하는 셈”이라며 “정책 목표와 실행 사이의 격차, 재정 계획의 격차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겨레 윤연정 기자 > 

이스라엘 당국과 협력하는 문화기관 거부
정보라·황정은·안톤 허 등 초기 서명자로

 

‘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 일부 갈무리.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세계 작가 및 출판 관계자들이 진행하는 ‘이스라엘 출판 기관을 통한 공모를 거부한다’는 ‘보이콧 선언’에 국내 작가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

한국 작가 및 출판 관계자들의 서명을 받기 위한 우리말 문서가 만들어져 공유되고 있으며, 정보라, 천희란, 최돈미, 황정은, 검은새 작가와 안톤 허(허정범) 번역가가 초기 서명자로 나섰다. 30일 오후 1시 기준 국내 작가, 편집자,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 도서관 및 서점 관계자, 디자이너, 연구자 등 92명이 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이스라엘 출판 기관을 통한 공모를 거부한다’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세계 작가 및 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이다. 아니 에르노, 주디스 버틀러, 나오미 클라인 등 팔레스타인 지지 작가들도 서명 명단에 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대상으로 벌이는 전쟁에 대해 “21세기 가장 심각한 도덕적, 정치적, 문화적 위기”이자 “집단 학살”이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우리의 생활로 들어와 심장을 찌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이스라엘 문화 기관들이 ‘아트 워싱’을 통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박탈과 억압을 교묘하게 감추고 위장해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극심한 탄압에 연루되어 있거나 침묵으로 방관하는 이스라엘 문화 기관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하면서, 전세계 동료 작가, 번역가, 출판 노동자 등에게 선언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 한겨레 양선아 기자 > 

굳이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훈장 거부” 

 

                                      국립 인천대학교 김철홍 교수가 대통령 훈장을 거부하며 쓴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

 

정년 퇴임을 앞둔 김철홍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훈장을 거부한 데 이어 내년 2월 퇴임하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 한 교사도 대통령 훈장을 거부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교육청은 내년 2월 28일 퇴임하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 A교사(61)가 대통령 훈장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A교사는 교직에 33년 근무하고 내년에 정년 퇴임한다. A교사는 최근 인천시교육청의 훈·포장 수요조사에서 훈장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A교사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도 않고, 계속해서 실정만 펼치고 있어 굳이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훈장을 거부했다”며 “이는 개인적인 신념”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달 초 퇴임을 앞둔 교사들을 상대로 훈·포장 수요조사를 했다. 앞서 지난 9월1일까지 퇴직한 교사 125명 중 중등교사 1명도 정부 포상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앞서 훈장을 거부한 중등교사는 왜 포상을 거부했는지 알 수 없다”며 “A교사처럼 대통령 훈장을 거부한 사례는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33년 이상 경력을 인정받아 근정훈장 수여 대상자인 국립 인천대학교 김 교수도 교육부에 제출할 공적 조서를 제출하지 않아 퇴임식에서 수여하는 대통령 훈장을 거부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8일 경향신문에 보낸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면서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함에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경향 박준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