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상술… ‘화장품 종교’

세상에는 아무리 얘기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이 있다. 예를 들어 1920년 인도에서 발견된 늑대소녀는 한 과학자가 조작한 쇼였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사실로 인식된다. 이미 진실로 각인된 뒤라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화장품의 진실도 마찬가지다. 매스미디어와 기업이 조작된 정보를 퍼뜨리면 그것이 대중에게 각인된다. 각인된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식이 되고 신념이 되어버린다. 더구나 화장품은 외모를 다루는 예민한 산업이기에 여자들의 불안감만 잘 건드리면 신념을 넘어 종교로 만들 수도 있다.
 
“이중세안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말은 화장품교의 대표적 교리이다. 필자도 이 교리에 푹 빠져 산 세월이 20대 중반부터 무려 십수년이다. 그러다가 미국과 유럽의 여자들은 간단한 세수만으로 화장을 지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경악을 했지만, 막상 세수만으로 화장을 지워보니 깨끗이 지워졌고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후로 하나둘 화장품교의 교리들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피부 결을 정돈해준다는 토너는 얼굴을 물로 적시는 것 외에 별다른 기능이 없고, 낮 전용 로션과 밤 전용 크림은 유분의 함량 외에는 다를 것이 없었다. 아이크림의 성분이 여느 크림들과 똑같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자외선차단제를 낮 전용 모이스처라이저로 인식하는 일은 아주 힘들었다. 세수를 끝낸 맨얼굴에 자외선차단제를 철썩 바르는 건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일단 해보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을 해방시키기는 쉽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화장품의 진실을 알리는 책이 여러 권 나왔고 많은 여자들이 읽었지만 아직도 이 교리들은 꾸준히 실천되고 있다. 드러난 진실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찾아낸다. 화장품이 별다를 게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더 좋은 것, 더 비싼 것을 사고 싶은 게 당연하지 않으냐고 한다. 유기농 화장품의 효과가 과장되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엄마 마음에 아기에게 화학화장품을 바르게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한다. 튼 살이나 셀룰라이트 제거 크림이 효과가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한다. 안다는 건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그건 여전히 마음속에 의심과 불안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알고 행해야 비로소 기업들이 우리를 두려워하기 시작할 것이다.

< 최지현 화장품 비평가 >


평생 괴로운 알레르기 질환

● 건강 Life 2013. 5. 24. 19:16 Posted by SisaHan


젖먹이 때부터 예방·관리 중요

알레르기 물질 일찍 노출될 수록 잘 걸려
6개월까진 모유로… 환경·위생관리 철저

의학의 발달과 함께 질병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알레르기 질환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알레르기 환자가 매년 0.25%씩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민 5명중 한 사람이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알레르기 환자가 늘어가는 주된 요인은 실내 생활의 증가와 실내 흡연, 자동차 배기가스 증가, 신소재의 개발, 외국으로부터 이물질 유입 등과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의 급증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같은 환경의 변화가 유전적 요인들과 함께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다. 젖먹이나 아이들의 감염질환 감소도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어릴 적에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을 억제하는 Th1세포가 만들어지는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Th2 세포가 생성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적당히 아파야 면역력도 길러진다는 말이 맞는 셈이다. ‘면역’이라는 말은 ‘Immunity’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는데 질병으로부터의 방어, 저항, 면제, 해방 등의 의미가 있다.

알레르기질환에는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 식품알레르기 등이 있는데 이런 질환들은 동시에 혹은 시간을 두고 일정한 순서를 밟으며 나타나는, 즉 ‘알레르기 행진’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아이에게 맨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아토피피부염이다. 즉 생후 1~3개월부터 얼굴의 양 볼에 습진이 나타나고, 가렵고, 잘 트게 되는 피부를 갖게 되는데, 흔히 ‘태열’이라고 부른다. 이런 시기를 보내면서 우유나 모유를 먹고 자주 토하거나 설사를 하고 보채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은 음식물에 의해서 위장관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다 생후 6개월~1년쯤 되면 자주 기침을 하고 숨소리에 가래가 찬 것 같은 소리, 또는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리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가 자꾸 반복되고 쉽게 낮지 않기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관지 천식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상태로 천식에 시달리다 6~7세 정도가 되면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를 자주 하고, 코가 막히는 알레르기비염 증상이 나타나고 일부에서는 눈이 가렵고, 자주 충혈이 되는 알레르기결막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알레르기 행진을 거치지 않고 한 질환에 머물거나, 한두 개쯤 뛰어넘거나 혹은 동시에 여러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둘째,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질환은 유전되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피부염도 예외가 아니어서 가족 중에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경우에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등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아토피피부염이 더 잘 생긴다. 식구 중에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있는 가족 내에서 아토피피부염을 갖고 있는 아기가 훨씬 많고, 형이나 누나가 천식인 경우에는 그 동생이 알레르기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셋째,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아기가 일찍 노출될수록 알레르기질환에 잘 걸린다. 따라서 초봄에 태어난 아기는 가로수 등 수목 꽃가루에 알레르기를 나타내는 빈도가 높고, 늦봄이나 여름철에 태어난 아기는 잔디 꽃가루에, 가을철에 태어난 아기는 잡초 꽃가루에 알레르기를 잘 나타낸다. 알레르기 발생 정도는 증상이 나타난 시기의 꽃가루 양보다는 태어난 처음 맞이하는 계절의 꽃가루 양에 더 영향을 받는다. 
알레르기 질환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는 만성병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환자의 보호자는 갑자기 병세가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응급처치법과 함께 꾸준한 관리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알레르기 질환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병이 되기 쉽다고 한다. 이는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 섣부른 치료방법을 사용하다가는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따라서 알레르기의 바른 이해는 필수라고 하겠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알레르기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은 없다. 하지만 증상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길러주는 방법이 있어 꾸준히 노력한다면 알레르기로부터 해방될 수도 있다. 또한 병원 치료만으로는 안되고 집에서 환경을 개선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등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환경관리=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완전히 차단한다면 알레르기 질환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 꽃가루 등을 생활에서 완전히 차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다만 알레르기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알레르기 질환의 유발을 억제할 수 있다. 

●약물치료=알레르기질환의 가장 전통적인 치료 방법은 이상 반응에 의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제나 가려움이 심할 경우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알레르기약이나 항히스타민을 사용한다. 물론 모든 약이 그렇듯이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부작용이 따르게 되며, 이 방법 역시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와 정확한 약물치료는 꼭 필요하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잇점과 부작용에 대하여 파악하여 사용하는 하는 것이 좋다.

●면역치료= 약하게 만든 병원균을 일부러 몸 안에 투여함으로써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예방주사처럼 알레르겐을 소량 투입하여 면역력을 길러주면 알레르기 질환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예방주사를 맞아도 그 감염병에 걸릴 수 있듯이, 몸의 면역계를 길들인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병원체에 대한 면역계보다 알레르기에 대한 면역계는 더욱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치료는 전문의와 상의하여 필요한 경우에 대하여 상세히 파악하고 치료해야 한다.
 
그러므로 최근 알레르기질환은 치료보다는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모유를 생후 6개월까지, 이유식은 6개월 이후 시작하고 실내 환경과 위생관리에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

 

복부마사지 오장육부 ‘편안’

● 건강 Life 2013. 5. 8. 18:16 Posted by SisaHan

따뜻한 손으로 ‘쓱쓱‥꾹꾹’

온몸 기혈순환 도움‥ 아이 성장발달도 좋아
잠자리 전후 ‘특효’ ‥ 고혈압 환자등은 삼가

선조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산모에게 “아기 배를 항상 따뜻하게 하라”고 말했다. 이런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할머니들이 손주를 돌볼 때 아이가 밤에 이불을 걷어차면 다시 배를 덮어주고,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따뜻한 손으로 배를 문질러 준다. 대대손손 이어져 온 이런 건강법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해당된다.

한방전문의들은 “복부와 흉부는 오장육부(장부)가 자리잡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의 기능이 원활해야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할 수 있다고 본다. 장부는 서로 경락으로 연결돼 있고, 장부와 온몸도 경락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복부에는 12장부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혈자리인 복모혈이 있다. 따라서 복부 마사지를 통해 장부의 기혈 순환을 돕고 경락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면 배가 따뜻해지면서 전신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각종 임상 연구에서 복부 마사지는 복부 근육을 강화시켜 변비나 복통 등 위장관 증상을 개선시켰다. 2009년 학술지 <국제 간호 저널>에는 60명의 변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집단은 변비약을 먹이면서 동시에 복부 마사지를 하고, 다른 집단은 변비약만 먹인 뒤 4주 및 8주 이후 위장관 증상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 연구에서 복부 마사지를 함께 한 집단은 4주째나 8주째 모두 전체 위장증상 정도와 변비, 복통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하지만 8주 이후 변비약 사용량에서는 두 집단 사이에 별 차이가 없어 복부 마사지가 변비약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고 보조적 수단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2011년에는 복부 마사지의 변비에 대한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30명의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복부 마사지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임상시험을 한 결과, 두 집단 모두에서 4주째 변비 증상이 완화되었는데 복부 마사지군에서 변비 증상의 개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개별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복부 마사지가 변비와 복통 등을 감소시켜 위장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부 마사지 단독 치료가 변비약 효과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지에 대한 임상시험은 부족하므로 건강의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복부 마사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의학에서는 맨손으로 경락과 경혈을 만지거나 쓰다듬거나 누르는 도인법을 활용해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장부 경락의 기능을 돕는다. 도인법을 하기 전에는 먼저 손과 복부를 닦고, 편안하고 느슨한 복장을 한다. 편안하게 눕고 무릎 뒤에 베개를 놓아 무릎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진 상태를 유지하고 마사지를 한다. 마사지를 하기 전에 손을 비벼 손을 따뜻하게 한 다음 아래와 같은 순서로 가볍게 쓸어내리듯 마사지를 한다.
 
① 명치 위에서 배꼽을 향해서 쓸어내린다. ② 갈비뼈 주변을 양쪽으로 쓸어내린다. ③ 배꼽에서 좌우로 2㎝ 정도 떨어진 부위인 천추 주변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린다. ④ 서혜부(넓적다리와 아랫배가 만나는 앞쪽 부위) 양쪽을 바깥쪽에서 안쪽 방향으로 쓰다듬어준다. 마사지를 하면서 통증이나 불편감 또는 차거나 따뜻한 부위가 있는지 살펴본다. ⑤ 배꼽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 쓰다듬어준다. ⑥ 그림(3)과 같은 8부위를 지그시 눌러준다. 이때 호흡은 내쉬면서 누르며, 통증과 불편감이 약간 있을 정도로 누른다. 15~30초 정도 유지한 뒤 손을 떼고, 30분~1분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반복을 한다. 모두 5~10회 정도 한다. ⑦ 마무리로 다시 한번 ①~④ 마사지를 한다. 
복부 마사지는 아침에 일어날 때 공복에 하면 밤에 잠들어 있던 장부와 경락을 가볍게 깨울 수 있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 복부 마사지를 하면 하루의 피로도 풀 수 있다. 소화불량이 있다면 위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중완혈(명치와 배꼽 사이)을 마사지해서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고, 요실금이나 전립선염 등이 있으면 중극혈(목에서 발끝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아랫배 부위)을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또 어린아이들은 복부를 전반적으로 마사지해주면 성장과 발달에 도움이 된다.
 
복부 마사지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부위가 아물지 않았거나 복부 피부에 상처나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칫 수술 부위를 손상시키거나 피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손을 얹기만 해도 복부의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급성 염증이거나 위급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복부 대동맥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복부를 가볍게 만져도 유난히 박동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복부 마사지를 하면 복부 대동맥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위험하다. 이외에도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나 암이나 근종 등 복부 장기 및 복강 내의 질환을 진단받은 경우에도 마사지를 하다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를 해야 한다. 여성은 월경과 관계된 질환이나 증상이 있을 경우에도 출혈이나 월경 이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양선아 기자 >


감기와 ‘세트’ 어린이 중이염… 예방과 대처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쉽게 걸리는 감기에 자주 동반되는 질환이 바로 중이염이다. 특히 아이들에게서 흔한데, 중이염으로 병원 외래를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10살 미만이다. 대부분의 중이염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좋아지지만, 드물게는 만성중이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간접흡연을 하게 된 아이들이 중이염에 더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아이가 담배연기를 맡지 않도록 해야 하며, 중이염의 원인균인 폐렴구균 등에 대한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 영유아의 80% 한번 이상 걸리는 바이러스 질환
중이염은 귀의 안쪽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해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귀의 통증이나 발열이다. 감기에 걸린 아이가 자꾸 귀를 만지거나 통증을 호소하면 의심해볼 수 있다.
중이염은 3살 미만의 영유아 가운데 80%가 한번 이상 걸리고, 소아의 30% 이상이 한해 세번 이상 걸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통계 자료를 보면 전체 중이염 환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10살 미만 아이들이다. 주로 생후 6개월부터 발생 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해 만 2살을 앞뒤로 가장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중이염이 잘 생기는 이유는 신체적인 특성의 영향이 크다. 아이들은 귀와 코를 연결하는 유스타키오관이 어른에 견줘 짧고 굵으며 평평하다. 코에 생긴 염증이 귀로 쉽게 전달될 수 있는 신체 구조를 가진 셈이다. 

■ 합병증으로 드물게 청력장애
다행히 대부분의 중이염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아이가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귀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38.5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 항생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또 중이염에 잘 걸리지 않는 6개월 미만인 아이가 걸렸을 때나, 6개월 이상~두 돌 미만인 아이가 급성중이염으로 확진받았을 때에는 항생제를 쓰도록 하는 지침도 나와 있다. 이런 상황이 아니면 2~3일 동안 진통소염제를 쓰면서 증상을 완화시키되, 2~3일 안에 병원을 다시 방문해 중이염의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더 이상 진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항생제 치료는 필요없다. 
드물지만 만성중이염으로 진행되거나 염증 때문에 생긴 고름이 배출되지 않는 경우 고막의 변성이나 청력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 예방접종 챙기고 감기에 주의
중이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은 감기다. 이 때문에 감기 예방 습관을 잘 지키면 중이염도 덩달아 예방된다.
우선 규칙적으로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과 함께 적당한 야외 활동을 통해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 봄철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도 좋다. 외출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귀 안을 만지는 습관을 갖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영유아들의 경우 아이를 눕혀 분유를 먹이거나 잠잘 때 공갈젖꼭지를 물리면 귓속의 압력 변화로 중이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런 행동은 삼가야 한다. 엄마 젖을 먹일수록 중이염 발생이 줄어들고, 간접흡연에 노출될수록 중이염 발생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부모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적극적인 예방법으로는 예방접종이 있다. 의료계는 감기 및 폐렴의 흔한 원인균인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경우 과거보다 예방하는 균 종류가 많아진 것도 있고, 최근에는 영유아 및 미숙아 전용 예방접종도 나와 있다. 
이른바 ‘이른둥이’인 미숙아의 경우 폐렴구균에 감염돼 관련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2.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