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각, 취향에 맞는 물건들을 찾고 모아 정리하는 재미 쏠쏠
“그게 문화고 예술이죠”

봄을 맞이하며 “버려야 산다”는 ‘버림교’가 유행하게 되지만 오래된 수집 본능을 누를 수 있을까. 
우리 시대의 신종 수집가들은 단돈 몇푼이면 살 수 있는 싸구려 상품들을 모은다. 예술의 눈으로 보면 키치에 가깝다. 필리프 블롬은 <수집>이라는 책에서 “키치는 기계생산시대에 수집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대량생산이 이루어짐으로써 사람들은 비로소 완전한 세트를 갖춘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는데 이는 구할 수 있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수집하던 시대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수집가들은 오랫동안 모아온 것들을 함께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전시라지만 값비싼 미술품은 없다. 일상 잡화 신봉자인 이들은 코카콜라 캔, 스타벅스 텀블러, 베어브릭 인형, 플레이모빌 같은 완구류, 심지어는 오래된 잡지 표지를 곱게 모아 정리하기도 했다. 쉽게 사고 쉽게 버려지는 물건들이 수집가의 손에 들어가면 새 생명을 얻는다. 
코카콜라 캔은 세계 어디서나 1달러 남짓한 돈으로 살 수 있는 값싼 전리품이다. 그러나 구하기 어려운 캔이나 병은 수집가들 사이에 비싼 값으로 거래되기도 한단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호돌이가 그려진 코카콜라병이 나왔다. 외국에서는 지금 우리 돈으로 5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희귀 품목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추첨 행사장에서만 돌려졌던 코카콜라병은 20만원 정도다. 이쯤 되면 콜라를 마시면 병을 버리기가 아까울 만도 한데 그 값은 영원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카콜라 수집품을 전시한 김근영씨는 “지금 값싼 아이템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예전엔 대부분 화폐나 우표를 모으던 사람들이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 때 수집품들의 가치가 갑자기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많은 수집가들이 없어졌다. 수집한 물건들이 가치가 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뒤늦게 모으기 시작해도 무섭게 모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수집의 경향이 투자보다는 순수한 취미로 돌아왔다는 말이다.
 
‘저장 강박자’, ‘소비 중독자’, ‘불안증 환자’. 어떤 말로 공격해도 소용없다. 
수집가인 김상윤 씨는 바로 그러한 수집가들의 오타쿠적인 측면이 문화를 만든다고 봤다. 김 씨가 “수집은 예술적인 활동”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수집은 일상의 속도를 조절하고 싶은 욕망에서 나오며 주변의 무엇인가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은 개인이 예술가가 되는 작은 단계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책을 모으는 사람은 애서가라고 칭송받지만 장난감을 모으는 사람은 유치하다는 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김 씨는 “책을 읽다 보면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수집하다 보면 모으지 않은 수집품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수집은 맥락을 캐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건축가인 강기표 씨는 영화티켓, 포스터 등을 모은다. 개인적인 수집을 자산 삼아 영화 강연도 하게 됐다. 레고와 플레이모빌을 모아온 이주학 씨는 수집품들이 감당 못할 양으로 쌓이자 토이 뮤지엄을 열기도 했다. “십여년 전부터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외국의 색다른 상품을 접하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때부터 우리나라에도 수집동호회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주학 씨 말대로라면 수집이 시작된 지 10년, 이제 전시의 단계에 이른 셈이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씨는 지난해 <수집미학>이라는 책을 썼다. 그의 연구실은 수집가들의 마음이 편안해질 성소 같은 곳이다. 연구실 안에는 사람 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책장을 빼곡히 들여놓았다. 책장과 책상 사이사이에는 그가 하나하나 발품 팔아 정성껏 마련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박영택 씨는 “문구류, 특히 예쁜 볼펜은 환장하며 사는 것 같다. 끊임없이 나를 사로잡는 걸 찾아 전시장도 다니고 수없이 많은 가게들을 들락거린다. 전시장에 가서 작품을 쉽게 살 수는 없다. 대신 값싼 공산품을 끊임없이 산다”고 했다. 그는 책에서 “매일 무언가 수집하고 바라보고 좋아하면서 은밀한 시간을 보낸다. 
이 자폐적인 사물과의 독대는 그것들이 발화하는 음성을 듣는 일이자 그 생김새와 색채, 질감을 편애하는 일”이라고 썼다. 그 쾌락을 물신주의라고, 공허한 소유욕이라고, 무엇이라 불러도 좋다. 다만 이 순간만은 온전히 수집가의 것이다. “내 감각, 기호, 취향, 이런 것을 만족시키는 물건들을 찾아내 그런 것을 삶의 근거리, 내 손이 닿는 곳에 놓았을 때 즐겁다. 그게 문화고 예술”이라는 게 박영택 씨의 생각이다.
< 남은주 기자 >


수집과 중독 사이…
『나는 수집한다, 고로 존재한다』

남성잡지 <GEEK>에서 일하는 김도훈 기자는 자타 공인 스니커즈 수집광이다. 그가 지금 가진 스니커즈는 30켤레 정도. 특히 하얀색 스니커즈를 좋아해 4~5켤레는 항상 가지고 있다. 그의 광범위한 스니커즈 소장품 중에는 60만원이 넘는 신발도 있단다. “옷 같은 걸 소비하는 것은 여자의 영역으로 간주되니까 자연 남자들은 신발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신발 수집의 변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에서 보면 나이키 한정 스니커즈를 주제로 모인 카페가 여럿, 회원들 대부분이 남자다.
 
남자가 신발이라면 여자의 수집목록 1위는 단연 향수다. 이선주(46)씨는 1989년부터 향수를 모으기 시작했다. 모으고 선물받은 향수가 지금은 1500개를 넘는다. 처음에는 자신의 블로그(blog.naver.com/olive67)에 향수를 구입한 이야기, 시향기를 올리다가 향수 광고, 꽃 전시회, 향수에 관한 소설 등 향기를 주제로 점점 폭을 넓히고 있다. 이씨가 향수를 모으는 이유는 “모든 향기는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병 자체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란다. 십수년이 지나 지금은 쓸 수 없는 향수도 많다. 향수는 태어나면서부터 변한다. 금세 변질될 변덕스러운 패션 아이템을 모으는 이유는 변하는 것을 붙잡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단종과 품절은 수집가들의 늪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물건이 곧 사라진다는 생각이 저장 강박을 부추긴다. 
전지영(38)씨는 17년 간 화장품을 모아왔다. 배우 심은하가 칼리 모델을 하다가 은퇴하면서 갑자기 그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 뒤, 뜨는 화장품은 반드시 모은다. 중독되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벼룩시장에서 산 구두든, 마놀로 블라닉 매장에서 집어든 신발이든, 빛나는 것은 그들의 분신이다.


독소 뺄 해독요리 현미·식초·생강‥
 
봄맞이 대청소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길었던 겨우내 방 구석구석 쌓인 먼지도 털고 가구도 옮긴다. 한결 산뜻해진 집안 풍경은 유쾌한 봄의 시작이다. 우리 몸도 비슷하다. 몸 안에 묵은 찌꺼기들을 빨리 수거해야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해독이 주목받는 이유다. 해독은 체내에 생기는 활성산소(유해산소)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유해성분을 막는 항산화제를 꾸준히 섭취하는 게 한 방법이다.

개그우먼 권미진씨의 다이어트 성공 비결로 알려진 해독주스는 채소가 주재료다. 채소에는 항산화제가 많다. 해독주스만 있을까? 해독음식은 없을까? 두 전문가가 해독음식에 대해 조언한다.
해독주스를 만든 이로 유명한 대한자연치료의학회 서재걸 원장은 현미를 첫째로 꼽는다.
현미는 깔깔한 식감 때문에 정붙이기가 쉽지 않다. 유창한 영어 실력도 ABC부터 시작하듯이 현미 섭취도 초급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부드러운 찹쌀과 현미를 섞어 만든 찹쌀현미죽을 아침식사로 추천한다. 현미의 양을 점차 10%씩 늘려 우리 몸이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점심에 집밥을 먹을 수 없는 직장인들은 현미밥을 도시락에 싸서 가져가길 권한다. 동료들 앞에서 주섬주섬 도시락을 꺼내는 모양새는 왠지 궁색해 보인다. 부끄러움은 잠시뿐, 어느 틈에 고운 피부를 자랑하게 된다.
 
간 해독에 좋은 현미밥
해독은 간에서 시작한다. 현미는 용왕이 탐낸 간의 해독에 좋다. 서 원장은 현미밥 반 공기와 된장국, 삶은 양배추를 사흘간 먹은 뒤 비타민C 1g을 보충하는 방법도 권한다. 된장국이나 된장찌개, 청국장 등은 해독의 특효인 발효식품이다. 비타민은 사과, 포도, 매실차(매실원액과 물을 1 대 1로 탄 것)를 먹어 섭취한다. 
해독에는 조리법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몸 밖에서 으깬 것을 먹느냐, 몸 안에서 으깰 것이냐 선택해야죠.” 그가 만든 해독주스는 채소 몇 가지를 삶는다. 삶으면 비타민C가 파괴되기도 한다. “생채소의 우리 몸 흡수율은 5%, 많아야 10%지만 삶으면 60%로 올라가요. 비타민C가 조금 파괴되더라도 좋은 영양소를 더 많이 흡수하게 되는 겁니다.” 해독에는 흡수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식초도 우리 몸에 잘 흡수되는 식품이라고 한다. 식초와 물을 1 대 1로 섞어 30㏄ 정도를 매일 먹으면좋다. 매실이나 3개월 이상 발효된 식초는 우리 몸 해독에 자주 등판하는 선수들이다. 생강도 만만치 않은 선수다. “위도 근육입니다. 헐고 상처가 많으면 안 좋아요. 위축성위염(위의 점막이 만성염증으로 얇아진 상태)은 흔할 정도죠, 혈액이 잘 안 돌죠.” 생강은 우리 몸을 따스하게 해 혈류 증강에 도움이 된다. 장기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노폐물이 쌓인다.
 
어른들은 예전부터 생강을 꿀에 절여 차로 마셨다. 따끈한 차 한 잔이 건강음료였다. 찬 성질을 가진 녹차와 완전발효차인 홍차를 반씩 섞어 마시는 것도 좋다. 생강과의 울금(강황의 뿌리를 말려 가루로 만든 향신료)이나 피망도 좋은 해독식품이다. 
나른한 봄날 ‘핫한 해독음식’은 봄나물이나 새싹채소다. “제철에 에너지를 가장 많이 담고 있어요.” 발효식품인 고추장을 넣어 비빈 새싹채소비빔밥은 맛도 영양도 해독에도 최고봉이다. 표고버섯도 해독에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폐 해독에는 으뜸이라고 한다. “(표고버섯을) 하루 5개씩 먹는 게, 1년에 딱 한번 산삼을 먹고 밀가루 음식을 즐기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한다. 
그는 어떤 음식이 해독에 좋으냐를 따지기보다 해독 능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아는 것도 중요해요. 해독 방법이 달라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대사(우리 몸이 영양소를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과정) 능력은 떨어진다. 해독 능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피곤하다, 더부룩하다”는 생각이 들면 해독 능력이 떨어졌다고 봐도 된다. 식도, 위, 간, 십이지장, 장으로 이어지는 장기들이 잘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기는 안 움직이고 차가워집니다. 해독 기능을 멈춰요. 혈류가 잘 안 돌죠.” 몸에 찌꺼기가 쌓인다.
걷는 것은 건강에 최고다. 음악, 그림, 스포츠 등 감성적인 활동도 즐긴다. 그처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개발이 필요하다. 해독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 매일 숙제하듯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리하는 한의사’ 왕혜문씨가 추천하는 해독음식도 큰 차이는 없다. “간 해독이 중요하죠. 바지락 같은 조개류나 황태가 좋아요.” 음주에 지친 이들의 구세주다. 
황사가 몰아치는 봄철에는 버섯류다. “장내의 노폐물을 빼주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신맛의 음식들은 항산화작용뿐만 아니라 항균·살균 등의 활동도 한다. 자고로 깨끗한 환경은 건강한 생활의 기초라고 했다. 음식이나 소스에 레몬즙을 넣는 방법, 고추장에 레몬즙을 살짝 뿌리는 방법 등은 인상을 찡그리지 않고도 섭취하는 묘책이다. 왕씨는 시중에서 파는 인공제품보다 생레몬을 권한다. “(하지만) 위장에 문제가 있는 이들은 피하는 게 좋죠.” 검은콩은 만능선수다. 간과 장의 해독에 좋다. 피로가 쌓이고 열이 많이 나서 피부에 종기 등이 나면 녹두나 숙주나물을 먹는 게 좋다. “열이 많으면 독이 돼요.” 톳 같은 해조류도 해독식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다. 
당귀·구기자 같은 약재가 해독식품으로 나설 때가 있다. “혈액순환에 좋아요.” 약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차가 좋다고 말한다. 당귀는 15분 정도 끓이는 게 적당하다. 당귀 10g과 구기자 10g을 물 1.5ℓ에 넣어 같이 끓여도 된다. 
봄철 해독에 좋은 약초는 민들레란다. 왕씨는 보양도 강조한다. “몸이 튼튼하면 해독도 촉진됩니다.” 서양의 대표 해독식품은 올리브다. 요즘 우리 식탁에도 자주 등장한다. 왕씨도 조리법을 따진다. “즙을 내거나 끓여 먹는 것은 효능을 올리지만 튀김은 아니에요.” 
< 박미향 기자 >

 


29년 베테랑 전문의가 말하는 성형

‘성형왕국’이라는 달갑지 않은 명성을 얻고있는 한국의 성형 붐은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가.
무분별한 성형에 대해 권위있는 성형 전문의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하지않는 게 좋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인 제가 봐도 우리나라 성형, 너무 많이 합니다. 성형으로 완전히 자기 모습을 재건축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초등학생들조차 연예인처럼 성형하겠다고 병원에 오는 세상이니까요. 구순열(언챙이)처럼 신체 기능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은 만 18살 이전에는 성형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9년 동안 성형 전문의를 해온 조성덕 박사는 최근 ‘관훈초대석’ 강연에서 성형수술에 대한 조언과 함께 현 실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털어놨다.
강북삼성병원과 강남 차병원 등에서 성형외과 과장을 역임한 성형 수술 분야 권위자인 조 박사는 성형의 종류와 범위가 얼마나 다양한지 구체적으로 사진과 함께 설명했다. 눈 성형, 코 성형, 흉터 성형은 기본이고 안면윤곽 성형, 입술 성형, 유방 성형, 체형 성형, 유두 성형, 질 성형, 모발 이식, 액취증 수술, 눈썹 성형, 주름 개선 등 다양했다.
 
성형을 하는 사람들의 부류도 과거에는 여성들이 주였다면, 요즘에는 남성들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젊은 남성들이 딱 달라붙는 티셔츠를 많이 즐겨 입는데 여성처럼 가슴이 많이 나온 경우 유방을 교정하는 성형을 하기도 하고, 눈썹이 없는 남성들은 모발 이식을 통해 눈썹을 만들기도 한다고도 했다. 
조 박사는 “아이들은 아무 생각도 없는데 부모들의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성형외과에 끌고 와 상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수술도 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아이들의 자존감에 엄청난 상처를 주는 일임을 부모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박사는 아이들이 흉터나 혹 때문에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다거나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의사와 상의해 신중하게 성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또 “성형수술을 너무 어린 나이에 하게 되면 흉이 같이 커지기 때문에 커서 다시 재수술을 해야 한다. 따라서 만 18살 이전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코 수술의 경우 코뼈와 골막 사이에 고형물을 넣는데 골막이 떨어지면 뼈 성장에 방해를 받으므로 청소년들은 코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우리나라가 ‘성형 공화국’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내면의 가치를 중시하지 않고, 외모도 실력이다라는 관념이 퍼지면서 무분별한 성형이 판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 병원에서도 성형을 무분별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성형 전문의에게 성형을 하는 경우는 약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는 “성형은 양 날의 칼을 가지고 있다. 지나치게 의존하지도 말아야하고, 이유없이 배척할 필요는 없다”며 성형을 고려하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제시했다. 
화장으로도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면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해야한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부터, 가장 부작용이 없는 방법부터, 원 상태로 복원이 가능한 방법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한꺼번에 여러 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한꺼번에 성형을 하려는 사람들은 거의 ‘미친 짓’이나 다름 없다고 그는 말했다.
“성형외과 의사가 성형하지 말라고 하니까 이제까지 성형해놓고 무슨 소리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29년 성형을 해온 전문의로서 봤을 때 요즘 성형 문화는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습니다.”
무분별한 성형은 자칫 의료 사고와 각종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양선아 기자 >



양악수술 선호… 평생 후회할 수도‥

최근 부정교합 치료와 성형수술을 동시에 하는 양악수술이 인기다. 병원가에서는 개원의 뿐 아니라 대학병원에도 양악수술 문의가 전년대비 20% 이상 늘어났다고 관계자들이 전한다. 요즘 추세는 미용 목적이 크지만 원래는 부정교합 치료가 목적이었다. 위아래 치아의 교합이 맞지 않아 음식물을 씹는 데 문제가 있거나 턱관절이 삐뚤어져 통증이 있고, 소리가 날만큼 상태가 심해 교정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환자가 대상이었다.
 
양악수술은 뼈 외에도 피부와 피하조직, 근육, 치아의 조합까지 고려해야 하는데다 얼굴의 복잡한 혈관과 신경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주로 이뤄졌다. 유난히 한국에서만 예뻐지는 수단으로 각광받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치료와 미용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어서 외국에서도 시술은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치료목적이 우선이고, 미용의 경우에도 뚜렷한 이목구비를 위해 아래턱을 밖으로 빼내는 반면 한국은 V라인 얼굴형을 만들기 위해 아래턱을 돌려 집어넣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또 광대뼈 축소술이나 사각턱 수술과 같은 안면윤곽수술을 동시에 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대중화되고 있다해도 그 위험성은 암수술에 뒤지지 않아 자짓 평생 후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술의 난이도가 높은 것은 물론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불명끝에 사망하거나자살한 사건들, 부작용은 물론 재수술 건수도 증가해 위험성을 말해준다. 얼굴의 주요 신경이 지나가는 위, 아래턱의 뼈를 다루다 보니 자칫하다가는 감각이 돌아오지 않거나 턱관절 장애와 부정교합이 생길 수도 있다. 또 기대했던 모습과 다를 경우 재수술을 해야한다.
전문의들은 만약 수술을 해야겠다면 수술의사가 해당 분야에 수술경험이 많은지, 마취과 전문의는 상주하는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지 등을 살피는 것은 필수 고려사항이라고 환기시킨다.


아이를 크게 키울 현명한 잔소리법

감정적·일방적·통제하려다 대화만 단절
마음 위로하고‥감정 조절해주며 기다려야
성별·기질에 맞게 대처
보석으로 다듬길

아이들이 부모와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잔소리 때문이다. 부모들은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를 위해 잔소리를 하지만, 그 잔소리 때문에 아이가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와 가장 가까운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닫은 아이들은 자기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지고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하는 말은 아이의 성격을 만들어가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끄는 통로이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그 도구를 잘못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같은 잔소리라도 아이를 키우는 잔소리가 있고, 아이를 죽이는 잔소리가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아이를 죽이는 잔소리는 어떤 경우일까? 전문가들은 “부모가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아이의 말을 일방적으로 끊고,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고, 일방적으로 명령을 하면 이런 잔소리는 아이를 죽이는 잔소리”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성적이 오르지 않아 속상해한다고 해보자. 그럴 때 엄마가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도대체 네가 잘하는 것은 뭐가 있니?” “이것 밖에 못해?!”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반대로 이런 경우 부모가 아이에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지 않아 답답하고 속상하지?”“지금 당장은 네가 노력한 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네가 노력한 것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아. ”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뭔지 말하면 엄마도 같이 더 노력해볼게”라고 말해준다면, 이런 부모의 말은 아이에게 잔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의 그런 말들이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아이에게 용기를 주게 된다. 이렇게 부모로부터 위로와 공감을 받은 아이들은 다시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자기 감정을 조절할 능력이 생기게 되고,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게 된다. 또 언제든 부모에게 다가와 자기 마음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 공감을 받는다.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하는 이유는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감정을 조절해주고, 기다려주는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화를 통해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는 얘기다. 단지 어떤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고 부모가 명령하는 대로 아이에게 하라고만 한다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에게 대안을 주고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해 아이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잔소리를 하는 심리의 밑바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이를 사랑해서 잔소리를 한다고 부모들은 말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아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 엄마로서의 자존감 부족, 아이와 나를 분리하지 못하고 동일시하는 마음이 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잠재력을 키우고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잔소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부모 스스로 감정 조절을 잘 하고, 아이 입장에서 이해를 하고, 아이가 먼저 말하고 표현하게 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최대한 짧게, 한 번에 하나씩,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에게 대안을 주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 아이의 특성과 눈높이에 맞추어 얘기하는 것도 좋다. 
아이의 특성에 맞춰 대화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유아기, 아동기, 사춘기마다 아이들의 발달 상황과 심리적 특성이 다르니 부모들은 먼저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음으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는 다르다. 또 남자 아이라도 여자 같은 남자 아이가 있고, 여자 아이라도 남자 같은 여자 아이가 있다. 따라서 그런 특성들을 고려하며 대화를 하면 좋다. 모든 아이들은 다른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 그 기질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부모들은 기질이라는 원석을 잘 다듬어 보석을 만들어야 한다. 부모들이 대표적으로 걱정하는 아이들의 기질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하면 좋은지 알아보자.
 
첫번째로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기질의 아이들이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수줍음이 많다고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모든 기질에는 강점과 단점이 있다. 따라서 강점을 칭찬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을 많이 쓰고, 다른 사람의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은 “너는 왜 다른 애들 같지 않아?”“다른 사람이 널 어떻게 생각하겠니? 답답해 죽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대안을 제시하고 선택하게 하고, 역할 모델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다.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어렵지? 노래는 힘들지만 책은 읽어줄 수 있지?”“수줍은 사람 중에도 성공한 사람 많아. 누구누구는 이렇게 성공했잖아”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두번째로 부모들이 걱정하는 기질 중의 아이는 느리고 답답한 아이다. 이런 아이들은 꼼꼼하고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의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빨리 빨리 좀 해”라고 야단치면 안 된다. 오히려 “기다려줄게. 꼼꼼하게 잘 했네. 고민을 많이 했구나. 다음엔 어떻게 할까?”라고 말하며 기다려줘야 한다. 또 반복을 통해 숙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번째로 부모들이 걱정하는 기질 중에는 산만한 아이들이 있다. 산만한 아이들은 굉장히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절대 부모들이 이런 아이들에게 “너 왜 이렇게 산만하니?”라고 말하면 안 된다. 오히려 “아까 본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뭐야?”라고 에너지를 모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기질에 맞춰 키운다는 것은 감정을 구체적으로 칭찬해주고 약점은 나아지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준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양선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