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한국 천주교 대전교구 교구장인 유흥식 라자로 주교(70)를 임명하고, 대주교 칭호를 부여했다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밝혔다. 성직자성은 전 세계 사제와 부제들의 모든 직무와 생활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부처다.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차관보 이상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교황청 장관 임명으로 유 대주교는 추기경에 서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역대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은 모두 추기경직으로 임기를 마쳤다. 한국의 추기경 수는 지난 4월 정진석 추기경 선종으로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78) 한 명만 남은 상태다.

 

충남 논산 출생인 유 대주교는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한 뒤 현지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대전가톨릭대 교수·총장을 거쳐 2003년 주교품을 받았다.

 

유대주교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개최된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교황을 안내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각별하게 소통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유대주교는 지난 4월에도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나 최양업 신부 시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이슈 등을 설명한 바 있다.

현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서기 및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조현 기자

 

한국 첫 교황청 장관 유흥식 대주교 “교황 방북 주선 노력할 것”

“아시아 출신 장관 2명으로…한국 위상 교황청도 인정”
 사제 성화의 날 맞춰 임명 발표…“교황께서 직접 결정”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12일 오후 세종시 반곡동 천주교 대전교구청에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임명과 관련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 최초로 교황청 고위직인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70) 라자로 대주교는 12일 "교황님의 방북을 주선하는 역할이 맡겨진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주교는 이날 세종시에 있는 대전교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님께서도 북한에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고립되면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북한이 교황님을 초청한다면 북한으로서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바티칸 현지에서도 저의 임명이 북한이나 중국 문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유 대주교는 "성직자성 장관의 역할을 교황님을 보좌하면서 전 세계 사제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미래의 사제인 신학생들이 잘 준비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돕는 일"이라며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며 받아들일 줄 알고,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나설 줄도 알고, 민족·종교 구분 없이 사람을 대하는 형제애를 가진 사제를 양성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대주교는 한국에서 교황청 장관이 배출된 것과 관련해 "교황님께서 아프리카 출신 장관은 두 분이 계신데 아시아 출신은 한 분 뿐이라고 하시며, 장관직을 제안하셨다"며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높아진 위상을 교황청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교황님께서 발표하실 때까지 장관직 제안 사실을 비밀에 부치라고 하셔서 어제(11일) 저녁 7시까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주변 누구도 몰랐다"며 "8월 이후 행사 일정도 잡지 못하며 50일 동안 보안을 유지하느라 매우 힘들었다"고 웃었다. 장관 임명 사실 발표일과 관련해서는 "어제는 모든 사제가 예수님의 넓고 깊고 뜨거운 마음을 본받으라는 사제 성화의 날"이라며 "교황님께서 직접 그날에 맞춰 발표하시겠다고 직접 결정하셨다"고 설명했다.

 

유 대주교는 다음 달 말 교황청이 있는 로마로 출국하며, 8월 초부터 성직자성 장관직을 수행한다. 통상 장관 임기는 5년이다. 연합뉴스

15% 수용 허용...서부장로교회 11일. 밀알교회 12일 등 대면예배 공지

 

 

온타리오 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강화조치로 전면 온라인 예배를 드려온 교회들이 두 달 만에 다시 제한된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다.

 

지난 7일 온타리오주 더그 포드 수상은 최근 COVID-19 백신접종 가속화와 함께 신규 확진자가 줄고 감염률도 낮아짐에 따라 봉쇄조치를 완화, 6월11일(금)부터 경제-사회 재개장 1단계에 돌입한다면서 교회예배와 결혼식·장례식 등의 참석 가능인원도 수용능력의 15%까지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지난 4월19일부터 ‘Stay at Home’연장 등과 함께 예배 참석인원을 10명 이내로 제한하면서 사실상 전면 비대면-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던 교회들이 다시 제한적이긴 하나 예배당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다.

 

서부장로교회(담임 박헌승 목사)는 주정부 발표 하룻만인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봉쇄완화 당일인 6월11일 저녁 7시30분 금요 성령기도회부터 현장 예배로 전환한다고 알렸다. 서부장로교회는 15% 수용인원 허용에 따라 베들레험 성전은 135명까지, 나사렛 성전은 45명까지 참석해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밝히고, 새벽기도회와 수요 오전 및 저녁예배를 포함한 현장 예배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성도들에게 당부했다.

 

밀알교회(담임 노승환 목사)도 이번 주말 12일(토) 새벽기도회부터 현장예배를 재개한다고 8일 공지했다. 밀알교회는 주일 오전 8시30분 1부 예배의 경우 65세 이상인 다윗공동체와 늘푸른회 성도들만 참석해 예배를 드리며, 10시30분 2부 예배는 65세 미만 성도들 가운데 OR코드를 미리 신청한 교인 100명까지 참석을 제한하여 예배를 드린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영유아와 유치부, 아동부, 청소년부는 당분간 계속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이밖에 다른 교회들도 주정부의 봉쇄완화 발표를 반기면서, 13일 주일부터 혹은 20일 주일부터 대면 예배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올들어 교회들은 COVID-19 상황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예배를 반복해왔다. 확진자가 늘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드려오던 교회들은 지난 3월 중순이후 수용인원의 15%까지 허용되면서 제한된 대면예배를 재개했으나, 3차 재유행으로 확산세가 거세지자 봉쇄강화 조치와 함께 지난 4월 중순 이후 다시 전면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바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이번 역시 대면 예배 일부 허용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예배는 계속 병행하면서 추후 현장예배 전면 허용단계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어른도 희생자 될 수 있다 인정...범죄땐 성직 박탈·교회법상 처벌

‘그루밍’도 성범죄로 규정하고 고위 성직자의 재량권 없애기로

 

필리포 이안노네 대주교(오른쪽)가 1일 가톨릭 교황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정 교회법을 설명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가톨릭 교황청이 1983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교회법을 개정해, 성직자의 신자 성추행 등을 명시적으로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번 개정 교회법은 14년 검토 끝에 나온 것으로, 가톨릭 내부의 규율 시스템이다. 세계 13억명에 이르는 신자들을 대상으로 적용되며, 일반인에게 적용되는 국가의 사법체계와는 별개다. 개정된 교회법에 따라 해당 범죄를 저지른 사제는 성직 박탈과 동시에 교회법상 처벌을 받게 된다. 새 교회법은 12월8일부터 효력이 생긴다.

 

1983년 개정 교회법은 성직자들의 교회 내 성범죄를 다루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주교 등 고위 성직자의 재량권을 과도하게 용인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미국과 아일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성직자들의 성범죄가 드러나 논란을 겪을 때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과 프란치스코 현 교황이 내놓았던 임시 조치들이 이번 개정을 통해 정식 교회법에 포함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핵심 개정 내용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 신자들도 권위를 남용하는 성직자에 의해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번에 학교장이나 교구 사무 담당자 등과 같이 교회의 직책을 수행하는 평신도도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 신도를 성적으로 학대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번 개정 교회법에 처음 명시됐다. 그동안 교회법이 피해자 구제와 정의 회복에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개정 교회법은 성직자들이 청소년이나 일반 신도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성적 착취를 하는 이른바 ‘그루밍’도 성범죄로 규정했다. 주교 등 고위 성직자가 관할 교구에서 발생한 성직자의 성범죄를 다루도록 허용했던 재량권도 대부분 없애고 모두 교황청에 보고하도록 했다. 보고를 누락하는 주교에게는 직위 박탈 등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교황청 교회법평의회 회장인 필리포 이안노네 대주교는 이날 회견에서 교회 내 소아성애의 심각한 사례가 있었다며 개정 교회법 조문이 “이들 범죄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희생자들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입법자들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원교단 등 앞장

기후위기의 진실 바로 보아 극복 위한 행동 나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서명을 마친 뒤 서명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국교회가 기후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포식'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기후위기에 대해 책임이 있음을 깊이 반성하고 참회하며, 기후 위기의 진실을 바로 보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교단과 지역교회들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기후위기 비상행동 플랫폼 사업의 실행, 생태목회 매뉴얼 개발, 기후위기에 대응할 연구자와 신학자, 기독시민운동그룹 적극 지원 등의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정욱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산돌학교 황수한(맨뒷줄 왼쪽부터), 김혜진 학생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포식'에서 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서명식을 마친 뒤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