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는 방법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 연기의 이유로 주장하는 우편투표가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워싱턴주 렌턴에서 처리되고 있다. 렌턴/로이터 연합뉴스

        

전당대회가 끝나고 미국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들을 보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큰 차이로 이길 거로 보인다.

그러나 이건 정상적인 선거가 아니다. 가장 큰 의문부호는 트럼프 자신이다. 트럼프는 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이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쓸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고자 시도할 방법들은 아래와 같다.

옵션 1: 거짓말

올여름 트럼프는 2만번째 거짓말을 했다. 미국 대중과 언론을 끊임없는 거짓말에 익숙하게 만든 트럼프는 거짓말을 새로운 차원으로 가져가고 있다. 그는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이 아니라 버니 샌더스인 것처럼 이번 선거를 미국인 대 사회주의자의 대결이라고 말한다. 트럼프는 사실과 다르게, 바이든이 경찰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해왔다. 대통령이 진실을 잘못 묘사할 수는 있지만, 느닷없이 지어내는 것은 다른 얘기다. 트럼프는 진실과 완전히 따로 논다. 그는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할 것이다.

옵션 2: 폭력 선동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몸을 쓰도록 반복적으로 독려했다. 2016년 대선 때 그는 기자를 들어 던진 친트럼프 정치인을 내 타입이라며 칭찬했다. 그는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시위대를 두들겨 패라고 하면서 법적 비용을 자신이 대겠다고 했다.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폭력 경찰과 신나치를 옹호했다. 그는 연방수사국(FBI)이 테러 위협으로 간주하는 큐어넌(QAnon) 음모론을 칭찬했다. 선거 60일을 앞두고 트럼프는 사실상 지지층에게 내전을 시작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두 사람을 죽인 자경단원이자 트럼프 지지자인 카일 리튼하우스를 옹호했다. 언론인 존 캐시디가 <뉴요커>에 썼듯이, 트럼프는 지금 파시스트 지도자의 특징인 군중 폭력 선동의 문턱을 넘어섰다.

옵션 3: 선거 훔치기

트럼프는 법치에 관심이 없다. 그는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법을 어기는 데에 죄책감이 없다. 공화당은 사람들이 유권자 등록하는 것을 막고 투표소를 폐쇄하는 등 광범위한 투표 억제 활동을 벌여왔다. 트럼프는 우편투표를 폄하함으로써 투표 절차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많은 유권자들은 우편투표를 할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우체국이 투표용지를 처리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려 하고 있다. 그는 우편 시스템이 수요에 맞추지 못하도록 추가 자금 지원을 막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런 투표 억제의 결과는, 트럼프가 대선 당일에는 이기지만 우편투표가 개표되는 하루 이틀 뒤에는 패배하는 붉은 신기루일 수 있다. 트럼프는 그때 선거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옵션 4: 백악관에서 버티기

다른 모든 것이 실패하면 트럼프는 그저 백악관을 비워주는 걸 거부할 수 있다. 그는 선거가 조작됐고 자신이 실제로 이겼으며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와서 자신의 승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트럼프는 거짓말, 도둑질, 폭력 선동 등 모든 옵션을 하나로 묶어서 민주주의를 독재로 바꿀 수 있다. 지난 몇달 동안 트럼프는 긴급상황에서 자기가 의지할 수 있는 군대가 무엇인지 정확히 봤다. 미군은 행정부의 시위대 진압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 주방위군은 워싱턴디시(DC)를 제외하고는 주지사들이 통제한다. 이것이 트럼프가 시위 진압을 위해 포틀랜드에 국토안보부, 연방보안관, 관세국경보호청 소속 연방 요원들을 보내는 이유다. 트럼프는 이들 부대에 더해 친트럼프 무장단체와 자경단에 자신의 정부 전복 시도를 지원하라고 호소할 것이다. 다행히도 미군의 지원 없이는 트럼프는 헌법을 중단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시킬 수 있는 충분한 화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가 11월 투표로 퇴임하지 않는다면 그는 백악관에서 끌려나오게 될 것이다.

<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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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 아닌 사람을 목표 삼는 수사

박용현 논설위원

어느 검찰총장의 연설 중 일부다.

검사라는 직책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사건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사가 사건을 고른다는 것은 곧 피고인을 고를 수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것이 검사의 권한에 내포된 가장 큰 위험이다. 즉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 사건을 고르기보다 잡아넣고자 하는 사람을 고르게 된다는 점이다. 법전에는 수많은 범죄가 규정돼 있으니 검사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작은 법 위반 행위라도 찾아낼 수 있다. 사람을 선택한 뒤 그에게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법전을 뒤지거나 수사관에게 조사를 시키는 식이 된다. 검사가 싫어하거나 괴롭히고 싶은 사람 또는 사회적 혐오 대상을 선택하고 그들의 범죄 혐의를 찾는 방식이야말로 검찰권의 가장 큰 남용 위험이 도사린 지점이다. 여기에서 법 집행은 사적인 것으로 전락한다. 기득권·지배층이 싫어하는 사람, 잘못된 정치적 태도를 지지하는 사람, 검사에게 혐오스럽거나 방해가 되는 사람 들이 진짜 범죄자를 대체하는 것이다.”

연설을 한 사람은 미국 연방 검찰총장을 지낸 로버트 잭슨(1892~1954)이다. 2차 세계대전 뒤 전범재판에 미국을 대표하는 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1940년 검찰총장에 임명된 뒤 연방검사라는 제목으로 검사들에게 한 이 연설은 검사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 통찰을 담은 명연설로 평가받는다. 검사의 막강한 재량권을 어떻게 독립적이면서도 책임있게 행사할 것인가. 이 질문에 잭슨은 사람이 아닌 를 봐야 한다고 답한다.

며칠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소되자 변호인단은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인지는 별도로 살펴보겠지만, 그 자체로 눈길을 끈다. 내로라하는 전직 특수통 검사들이 포진한 변호인단에서 검찰이 죄가 아닌 사람을 목표로 수사한다는 인식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검찰의 집단적 경험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인식이 아닐까 싶다. 이제껏 무수한 사건에서 검찰이 보여온 행태가 그렇기 때문이다. 멀게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부터 가깝게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까지 왜곡·조작된 공안사건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비롯해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사건, ‘피디수첩사건, 미네르바 사건 등 정권의 눈엣가시를 표적 삼은 사건들.

이와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게 검찰의 봐주기 수사. 죄가 아닌 사람을 기준으로 사건 처리가 달라진다는 점에선 본질상 같다. 현직 시절 후배 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3일 법정구속된 진아무개씨처럼 검사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감찰을 받고도 징계 없이 퇴직해 대기업에 임원으로 취직까지 했다가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2018미투국면에서야 기소됐다.

죄가 아닌 사람을 겨냥한 수사는 잭슨이 지적한 삿된 동기들이 작동하는 점, 그러다 보니 수사가 정상적인 궤도를 벗어나 비례성을 잃어버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럼 이재용 부회장 수사는 어떤가. 삼성 변호인단은 무엇보다 검찰이 이 부회장을 목표물로 삼은 동기를 적시하지 못한다. 변호인단뿐 아니라 그 누구도 검찰의 부당한 동기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50여차례의 압수수색과 몇백차례의 임직원 소환조사를 과잉수사라고 주장하는 축도 있는데, 사건의 중대성과 복잡성에 비춰보면 최선을 다한 수사였을 뿐이다.

잭슨의 연설을 읽으며 떠오르는 것은 그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다.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라는 동기 분석이 나오고, 70여차례 압수수색으로 상징되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아무리 봐도 기소된 혐의와 수사 규모·강도가 비례하지 않는다.

잭슨의 통찰은 검찰의 독립성·중립성·공정성 같은 추상적 원칙들을 하나의 표지로 쉽게 갈무리했다. 죄냐 사람이냐. 이 시선으로 검찰을 감시하다 보면, 검찰이 잭슨이 말한 두 극단의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검사는 본래 역할을 다할 때 사회에 최선의 기여를 하는 권력이지만, 악의나 비열한 동기로 행동할 때는 최악의 권력이 될 수 있다.”

< 박용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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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위험한 방역 훼방언론

 [최선영의 미디어전망대]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는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야 한다. 추측성 기사나 과장된 기사는 국민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감염병을 퇴치하고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우리 언론인도 다 함께 노력한다. 감염병 관련 기사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한 뒤 작성하도록 하고, 과도한 보도 경쟁으로 피해자들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지난 428일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감염병 보도준칙전문이다. 구구절절 언론에 바라는 바다. 그러나 감염병 보도준칙 제정위원장을 맡았던 <에스비에스>(SBS) 권태훈 기자는 한 기고문에서 이 준칙제정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토로한 바 있다. 언론에 기준을 요구하면 자칫 언론 통제가 될 수 있고, 방역 당국과 의료진이 잘못할 경우 언론 아니면 누가 사실 확인과 위험 경고를 알리는가에 대한 기자 사회의 반론도 컸다고 한다. 일견 일리 있는 주장이다. 보도의 자유와 사실을 알릴 의무는 소중하니까.

그런데 지금 감염병보다 위험한 것은 보도의 자유와 사실 보도 의무라는 목적 없는 명분을 앞세운 언론이다. 일부 언론인은 마치 방역 당국과 리턴매치를 별러온 것처럼 연일 불안과 갈등을 조장하는 기사를 생산 중이다. 국민의 안전이 그토록 싫었는지 자칭 대한민국 대표 신문이라는 언론사들은 한술 더 떠 코로나19 방역에 반하는 8·15 집회 지면 전면광고로 수익을 보기까지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21일 발표에 따르면 715일부터 집회 당일 815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를 조사한 결과 <조선> <중앙> <동아> 3개 신문은 이 기간에 전면광고를 포함한 총 36회의 문재인 탄핵집회 광고를 실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날과 서울시가 이 시설에 폐쇄 명령을 내린 날에도 광고 게재를 멈추지 않았다. ‘걸을 수 있는 사람은 다 나오라’ ‘주민번호 있는, 군번 있는 국민은 모두 모이자며 감염확산 경로가 된 이 집회를 홍보하고 선동했다.

감염병에 모범적으로 대응해온 방역 당국의 지침을 어떻게든 훼방하고 방역의 실효성을 깎아내리는 언론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와 무력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들의 폭주를 보고도 막을 수 없는 게 너무 분하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협력이 중요한 지금, 국민이 알아야 할 기본 정보와 사실 보도는커녕 정쟁과 감염병을 혼합한 괴담과 나쁜 정보를 여론인 양 퍼 나르는 건 언론이 할 짓이 아니다.

감염 가능성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전문가 의견과 연구 결과를 종합해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 기자들 스스로 채택한 감염병 보도준칙을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읽고 기사 작성하는 언론인이 많기를 기대한다. 특히 감염 가능성에 대한 보도와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주기를 요청한다. 정치와 감염병을 인과적으로 연결해 제목을 달거나 과장되고 자극적인 수식어로 혼란을 주는 일은 멈추기 바란다.

포스트 코로나는 오지 않았다. 어쩌면 오랜 시간 위드(with) 코로나상태로 살아갈 수 있다. 부디 많은 언론인이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보도로 위기 극복에 일등 공신이 되어, 신뢰도 꼴찌라는 불명예를 터는 날을 빨리 맞이하길 응원한다.

<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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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물에 독 퍼부은 자, 그 옆의 바람잡이들

              

목사라는 전씨의 발언과 행태는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다. 수구보수 정치인들은 그가 준비한 무대에 올라 궤변과 기행에 맞장구쳐주며 극우에 한표를 구걸했다. 전씨 일파가 온 국민이 마시는 우물에 독 푸는걸 방조하던 언론이 이젠 코로나 정치운운하며 대놓고 감싼다.

         

지난 7개월여, 일자리 끊기고 학교 문 닫는 고통까지 감내하며 온 국민이 버텨온 보람도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광화문 집회전광훈의 책임이 도드라진다. 목사라는 전씨가 오래전부터 해온 발언과 보여온 행태는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다. 대통령에게 × ×’ 하는 건 기본이고 하나님 까불면 죽어운운하는 망언까지 쏟아내자 한 기독교단체는 규탄 논평을 냈다. 지난해 1221일 집회에선 ‘5·16으로 나라 바로 세운 군대가 문재인을 체포하라며 위험한 선동 발언을 했다. 103일 집회를 앞두고는 순교할 사람 모집한다는 광고를 내고, ‘순국결사대라 쓴 옷 입은 이들을 앞세워 청와대로 향했다. 시위대 선두는 사다리 타고 청와대 담장을 넘겠다며 각목까지 휘둘렀다.

막말이나 폭력의 피해는 현장에 그치지만 바이러스는 엔(n)차 감염으로 온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 전씨는 보건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집회 나오면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혹세무민하더니 결국 코로나 확산 시점에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마지막까지 자기 교회가 바이러스 퍼붓는 테러를 당했다며 궤변을 늘어놓았지만 실제론 그들이 온 국민에게 바이러스 테러를 가한 꼴이 됐다. 24일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만 875명에 이른다.

개신교계에서 비주류 목회자였던 그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질 것이라며 정치에 뛰어들었고, 이후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며 극우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가 막말과 노이즈 마케팅으로 이름을 알리기까지 옆에서 바람 잡던 이들이 여럿이다. 수구보수 정치인들은 그가 준비한 무대에 올라 궤변과 기행에 맞장구쳐주며 극우에 한표를 구걸했다. 전씨와 함께 여러 무대에 오른 황교안 전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심재철·김진태 등 여러 정치인이 여전히 미래통합당에 몸담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 8·15 집회에 당 차원에서 참가하진 않았지만 전·현직 의원들의 개인적 참가는 막지 않았다. 코로나로 위험하니 참석하지 말란 말 한마디 하지 않았으니 공당으로서 바이러스 확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수구보수 언론 역시 전씨의 막가는 행태를 경고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겼다. 지난해 6월부터 전씨 일파가 청와대 인근에 천막 치고 장기 농성에 들어가자 소음 공해와 교통 방해로 주민들이 몸살을 앓았다.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이 탄원하고 주민들이 청원을 넣는데도 이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런데 노조나 진보단체 집회엔 사소한 시빗거리도 침소봉대해 비판하던 <조선일보>는 청와대 앞에서 각목 휘두르며 난동 부리는 전씨 일파를 두둔하고 나섰다. ‘폭력집회라 비판하는 여당을 오히려 비난했다. 그러고는 현 정권 세력은 제정신이 아니다우리는 재앙을 막아야 한다며 전면 인터뷰로 그의 망동에 힘을 실어줬다. 조선일보가 전씨를 제대로 비판한 건 딱 한번.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계 독자정당을 만들자 칼럼에서 보수 대통합을 흩트리지 말라고 한 게 전부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일정을 잡자 조··동은 다시 이들에게 지면을 내줬다. 코로나 확산으로 서울시가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온 국민이 걱정하는데도 조선일보는 광화문으로 모이라는 광고를 3개 면이나 실어줬다. 집회 뒤엔 정부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검사를 강요해 확진자 수를 확대하고 있다는 가짜뉴스 광고까지 실었다. 조선일보는 전씨 일파의 막가파식 행태를 비난하기는커녕 비난하니까 숨지 않느냐며 오히려 정부·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연일 코로나 정치라며 방역 문제에까지 정치 프레임을 씌웠다. 그러자 전씨 일파 역시 경찰과 총리까지 고발하겠다며 정쟁화에 나섰다. 전씨 일파가 온 국민이 마시는 우물에 독 퍼붓는걸 뻔히 보면서도 방조하던 언론이 아예 대놓고 공조하는 모양새다.

광화문 집회는 부정선거 규탄을 내세운 단체의 신청을 법원이 허가하는 바람에 커졌다. 조선일보는 선관위가 정권 하수인으로 비치신뢰를 잃었다며 연이은 칼럼으로 이들의 터무니없는 부정선거 주장을 논쟁거리로 키웠다. 집회를 허가한 판사가 이 글들을 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회까지 집회의 자유란 이름으로 보호받아야 하는가. 판사 해임을 청원한 27만명이 던지는 질문이다. 아무리 종교의 자유가 있다 해도, 정부 공격에 맞장구치느라 정치 목사바이러스 테러까지 감싸는 게 과연 언론이 할 일인가. 여기엔 조선일보가 대답해야 한다.

< 김이택 한겨레신문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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