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식 회견…"당 포용력 키울 것" 지지기반 확대 강조
캐나다 제1야당인 연방 보수당의 에린 오툴 신임 대표는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성소수자(LGBT) 및 동성 결혼과 낙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오툴 대표는 이날 오타와에서 새 대표로 가진 첫 공식 회견에서 보수당의 다양성과 지지 기반 확대 방침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툴 대표가 성소수자 및 낙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전임 앤드루 쉬어 대표와 다른 유연한 노선으로 국민을 상대로 당의 포용성을 키우기 위한 작업으로 분석된다.
오툴 대표는 지금까지 보수당이 캐나다 국민을 항상 반영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하고 "내가 그것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를 찬성하는 보수당 의원으로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했다"며 "이 같은 리더십으로 제1야당을 이끌고 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밝은 미래를 확실히 이끌기 위해 캐나다 국민의 권리를 지켜내는 정치를 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툴 대표는 "의정 경력에서 분명한 투표 기록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양성애자 권리 신장을 위한 법안에 찬성했던 보수당 의원 18인 중 한 사람이라고 상기했다.
오툴 대표는 전날 총선 패배 후 새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4명의 후보가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최종 경선 투표에서 57%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지난주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조치로 폐회 중인 하원은 내달 23일 새 회기로 개회하면 총리 신임 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며 투표 결과에 따라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수당 새 대표 에린 오툴은 군헬기 조종 경력 3선
오툴 대표는 지난 2012년 토론토 더럼 지역 보궐선거에서 처음 하원의원으로 당선, 정계에 진출한 3선 의원이다. 공군에서 헬리콥터 조종사로 12년을 재직했고 10년간 기업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2017년 대표 경선에도 출마해 3위에 그친 바 있다.
이번 경선 기간 총선 패배 후 당의 단합을 다짐하고 정권 탈환을 위해 중도 지대를 향한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오툴 대표는 당선 확정 후 회견에서 "여러분은 제게 분명한 임무를 부여했다"며 "우리 당을 단합시키고 보수당의 원칙을 받들어 쥐스탱 트뤼도 정부가 위대한 우리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주지의 사실을 캐나다 국민에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집권 자유당의 실정과 부패를 끊임없이 지적해야 한다"며 "동시에 캐나다 국민에 더욱 강하게 번영하는, 단합된 캐나다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툴 대표는 개인적 배경이나 특정 정당과의 연계와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보수당의 문호가 개방돼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원은 트뤼도 총리의 전격적인 폐회 조치로 지난주부터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내달 23일 새 회기를 시작할 하원에서 총리 신임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총선 실시 여부가 주목된다.
트뤼도 총리는 부인 등 가족이 연루된 자선단체 '위 채리티(We Charity)'에 대한 정부의 특혜 논란으로 하원의 재무 및 윤리 위원회가 청문 조사를 하는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상 깨고 유력 후보 피터 맥케이 전장관 눌러
다음 총선에서 자유당 물리치고 정권탈환 과제
연방 보수당 새 당수에 더럼 출신 MP 에린 오툴(Erin O'Toole)이 선출됐다.
23일 당 대회 당수 선거에서 우편 투표지 손상 문제로 6시간 가까이 지연된 개표결과 오툴은 강력한 당선예상 후보 피터 맥케이 전 장관을 물리치고 새 당수에 당선, 다음 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할 경우 연방총리에 오를 수 있게 됐다.
24일 새벽 1시가 넘어서야 개표결과 당선 확정된 오툴 신임 당수는 보수당의 재통합과 재건을 강조하며 “캐나다인들에게 더 강하고 번영하며 더 통합된 캐나다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당선 연설했다.
오툴 당수는 "우리는 계속해서 자유당의 실패와 부패를 지적해야 하지만 캐나다가 더 잘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하며, 보수당은 다음 선거에서 캐나다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당선을 축하하는 앤드류 쉬어 직전 당수(오른쪽 2번째)와 오툴 신임 당수 가족.
더럼에서 2012년 보궐선거로 처음 선출된 전직 각료인 오툴은 스티븐 하퍼 전 당수(총리)와 맥케이가 2003년 캐나다 연합과 진보 보수당의 통합으로 만든 현 보수당의 세 번째 당수가 됐다.
오툴은 MP 선거 당시 보수당 연합의 이질적인 요소들, 즉 사회 보수주의자들을 포함한 보수당 연합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겨냥해 무공천 캠페인을 펼쳐 더럼 MP로 승리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당시 오툴의 캠페인은 그를 접근하기 쉽고 상냥한 보수당 하원의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맥케이와 그의 진보 보수당 색채와 차별화하기 위해 전국 언론들과 ‘극좌파’를 상대로 한 ‘진정한 청색’ 즉 참 보수를 표방하는 보수주의자로 인식시켰다.
그의 이런 전력은 이번 선거에도 효과를 발휘해 Fred Deorley, Wallied Soliman, Melanie Paradis와 같은 캠페인 베테랑들이 이끄는 그의 팀이 사회 보수주의자로 출마한 다른 두 후보인 Leslyn Lewis와 Derek Sloan의 ‘하향 평준화’ 지원에 초점을 맞춰 승리를 일궈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당수선거에서 ‘대관식’을 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예상외로 패배한 노바스코샤 출신의 각료이자 진보 보수당의 마지막 당수였던 피터 맥케이의 당황스런 결과는 3년 만에 두 번째가 됐다. 이 유력한 후보는 당의 ‘풀뿌리 지지’를 확보하는데 실패했고 당원과 전국 언론과의 친숙함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오툴 신임당수와 피터 맥케이 전 당수(오른쪽)
새로 연방 보수당호를 이끌게 된 오툴 당수는 전임 앤드류 쉬어 당수로부터 하퍼 총리 이후 선거승리를 위해 연합을 이뤄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를 물려받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알버타와 서스캐처원에서 투표율이 70%에 그쳐 앤드류 쉐어가 2019년 10월 총선 패배에서 보여준 것처럼 정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여건이 아니라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오툴 당수가 서부 지역의 보수당에 대한 실망을 달래고 GTA와 퀘벡 지역의 중요한 싸움터에서 당의 매력을 확장하는 ‘섬세한 노선’을 선보임은 물론, 보수당 연합- 전 개혁파, 진보 보수파와 사회 보수파-를 결집시키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정가의 시각이다.
정가 관측통들은 또한 오툴 신임 당수가 하퍼에 이어 캐나다 보수주의에 대한 비전도 분명히 밝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 COVID-19 팬더믹 상황에서 하퍼 당시의 정책 마인드로는 캐나다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난점이 있으며, 조기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 전에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시간적 여유 조차 없을 수도 있다는 불리함을 지적한다. 가령 사무실 운영과, 선거팀 구성, 플랫폼 결정 등 선거전략과 일정은 물론 유권자들과 친숙해질 시간도 넉넉치 않다는 것이다. 반면 자유당은 수 주 안에도 선거를 치를 수있는 ‘임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
한편 이날 6시간 가까이 개표가 지연된 데 대해 보수당 관계자들은 봉투 개봉 기계에 의해 수천 개의 투표용지가 손상돼 수동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일일이 확인하며 작업을 한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연방보수당수 선거 출마했던 4 후보: From left, Derek Sloan, Erin O'Toole, Peter MacKay and Leslyn Lew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