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31일 본회의 통과 예정…국힘  “나라 전체 멈추려는 의도”

 
박성준 국회운영위원회 소위원장이 28일 오전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의 운영개선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가 28일 운영개선소위원회(소위)에서 대통령이나 그 가족을 수사하는 상설특검 후보 추천시 여당을 배제하는 내용의 국회 규칙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퇴장한 뒤 “나라 전체를 멈추게 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소위는 이날 민주당 소속 박성준 소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대통령 또는 그 가족을 상대로 한 상설특검을 실시할 땐, 특검 후보 추천위원회 7명 가운데 현재 2명인 여당 몫을 모두 야당 몫으로 돌리는 내용의 규칙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와 함께 소위는 △불출석 증인의 동행명령권을 국회 청문회 등으로 확대하고,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예산안·세입부수법안 자동부의제도(국회가 11월30일까지 예산안·세입부수법안 심사를 못 마쳤을 경우 그 다음 본회의에 이를 자동으로 부의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국회의원이 구속·기소되면 세비를 지급하지 않는 국회법 개정안 등도 통과시켰다. 세비 관련 개정안은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앞의 세 법안 처리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퇴장한 탓이다.

박성준 소위원장은 “31일 운영위 전체회의에 이들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위를 통과한 규칙 개정안은 운영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행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상설특검 후보추천위의 여당 몫 2명은 비교섭단체 중 의석수가 많은 2개 정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게 된다. 의석수가 같으면 선수(選數)가 앞선 국회의원이 있는 당이 우선한다.현재 의석수를 고려하면 조국혁신당과 재선 윤종오 의원이 있는 진보당이 각각 추천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도 진보당과 같은 3석이지만, 모두 초선이다.

후보추천위는 국회의장의 요청 또는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으면 소집되고, 재적위원 과반 찬성으로 후보자를 의결한다.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 당연직 3명이 참여하지 않아도 야당 몫 4명만으로 후보추천위를 소집하고 후보자 의결이 가능한 구조다.

후보추천위가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이들 중 1명을 임명해야 한다.다만 임명하지 않았을 때 대안 조항이 없어 윤 대통령이 상설특검 임명을 미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또한 당장 후보추천위를 구성하기보다 수사 범위와 기간, 수사관 규모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특검법 추진을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기자회견을 열어 “운영위가 민주당의 독단과 위선으로 가득한 편파 운영으로 무너졌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소위에 45개 법안이 상정됐는데 겨우 2시간 토론 뒤 박성준 소위원장이 ‘충분히 토의했다’며 의결하자고 했다”며 “‘법안 어느 하나 동의한 적 없는데 어떻게 의결하냐’고 했지만 (박성준 소위원장이) 강행처리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법안을 졸속처리하는 건 입법독재를 뛰어넘어 우리나라 전체를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상설특검 후보 추천 관련 국회 규칙 개정안을 두고는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축구선수가 심판을 보는 것과 다름 없는, 심각한 오류가 있는 법안”이라고 날을 세웠다. <  전광준  기민도 안채원 기자  >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구성, 관련 제보 등 대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일인 2022년 3월9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선거대책본부(캠프)가 명태균씨의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로 전략회의를 했다는 주장을 놓고 야당이 총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을 꾸려 관련 제보 등을 정리하는 한편, ‘김건희 특검법’ 수용 압박 수위를 더 높이기로 했다.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준비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별도의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을 만들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살펴보기로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작, 국정 개입 등 명씨 의혹 관련 제보를 받고, 자료를 수집해 정리하려고 한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중요하게 다뤄지겠지만, 명씨 의혹이 추가되고 있고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자들의 말이 자꾸 바뀌고 있어 그 밖에 다른 것들이 확인되면 ‘김건희 특검’과 별도 트랙으로 (명씨 의혹의 진상 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김 여사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티에프(TF)’도 꾸리기로 했다.

김건희 특검법 수용 압박을 위한 전면적인 여론전도 편다. 11월2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민주당은 1천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의 주장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 서 전 교수는 전날 ‘대선 당일에도 명씨가 한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캠프에서 회의를 했다. 윤재옥·이철규 의원 등 핵심 관계자 20여명이 매일 하던 회의였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경선 이후 윤 대통령이 명씨와 교류를 끊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말일뿐더러, 여론조사 비용 지급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도 있다. 최고위 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신용한씨의 폭로로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 대선 전략을 뒷받침한 점을 더는 숨길 수 없다. 이 사태는 윤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라며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은 신 전 교수를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신 전 교수 역시 출석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준비 중이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당대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법률가 출신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 조만간 초안이라도 공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지난 26일 원내정당으로는 처음으로 연 윤 대통령 탄핵 집회를 매달 이어가는 한편, 11월2일 대구부터 매주 전국을 돌며 ‘탄핵다방’을 열어 여론전을 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 종식 방식은 탄핵도 있지만, 퇴진이나 개헌이나 하야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며 “어떤 방식이 가능할지는 향후 정국의 상황, 정국을 바라보는 정치주체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을 부끄러워하는 보수층까지 포함하는 다수파 연합이 필요하다.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 온 줄 안다’는데, 저는 오동잎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며 보수층에 윤 대통령과의 ‘결별’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 상황실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한겨레에 “신용한이라는 사람은 기억이 안 난다. (캠프에 드나드는) 사람이 바뀌지만 나는 몇달간 고정 멤버였는데, 내가 모를 정도면 그 사람은 중심 인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혹을 제기한 신 전 교수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박 전 장관은 또 “당시 여론조사가 언론사에서 쏟아지고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에서도 자체 조사를 했는데, 명씨 보고서가 무슨 가치가 있다고, 그걸로 토론을 했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말했다. 이날 신 전 교수는 “캠프 관계자들의 전략조정회의는 윤재옥 의원이 주관했고, 이철규 의원은 들어올 때도 있고 안 들어올 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날도 명씨와 불법 여론조사 의혹에 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한겨레 고경주  서영지 기자 >

공천 발표 8일 전 명태균 - 강혜경 통화
김 여사 ‘여론조사 대가 공천’ 주도 의혹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 발표를 약 일주일 앞두고 “여사가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 자기 선물’이라고 했다”고 말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가 김건희 여사를 언급한 게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겨레21은 28일 명씨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2022년 5월2일 통화 녹음을 입수했다. 이 통화에서 명씨는 강씨에게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보고 고맙다고”라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고 보안을 요구했다.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김 전 의원 공천 발표(2022년 5월10일) 8일 전이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 2021년 4월부터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까지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명씨가 그 비용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김 전 의원은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선거운동 비용으로 연구소의 여론조사 비용 채무 일부를 상환하고, 국회의원 세비를 명씨와 절반씩 나눠 쓴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결국 김 전 의원 공천 배후에 관심이 쏠렸는데, 이와 관련한 명씨의 발언은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9일 강씨와 전화 통화에서 “사모(김 여사)하고 전화 해가 대통령 전화해갖고.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했는데’ 이라대. 그래서 (김 전 의원 공천에 반대하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끝났어”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 이날 공개된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이를 고마워하며 김 전 의원 공천을 약속했다는 명씨 발언은, 여당 공천에 대통령 부인이 개입했다는 유력한 방증이어서 향후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선 후보를 위해 3억7천여만원을 들여 81차례 여론조사를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명씨 등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지난 25일 미래한국연구소 김아무개 전 소장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27~28일엔 김 전 소장을 소환 조사했다.    <  한겨레 김완 곽진산 채윤태 기자 >

 

“김건희 여사 ‘오빠한테 전화 왔죠?’ 통화음, 나도 들었다”

강혜경씨 “김 여사 공천 개입” 이어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장도 증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명씨와 공천 논의 정황을 보여주는 김건희 여사의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는 통화 음성을 들었다는 증언이 추가로 확인됐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위해 3억7천여만원을 들여 81차례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명씨 주변 압수수색을 통해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에게 명씨가 버리라고 지시했던 하드디스크를 확보하고, 명씨와 가족이 쓰던 휴대전화와 태블릿피시(PC) 6대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이 분석 중인 압수물 중에 김 여사의 통화 음성이 담긴 녹음 파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이었던 김태열씨는 27일 한겨레21에 “나도 (그 음성을) 들었다. 장소는 김영선 의원 사무실이었다. 그때 직원들은 그 음성을 모두 들었을 거다. 명씨는 그 음성은 세상에 없다고 얘기하지만, 녹취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앞서 강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명씨에게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고 말한 통화 음성을 들었다며 “오빠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해당 통화가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직전 이뤄졌다며, “잘될 거”라는 김 여사 발언은 김 전 의원 공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명씨가 윤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명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런 녹취는 세상에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여사 통화 음성을 “분명히 들었다”는 김태열씨의 추가 증언이 나오면서, 검찰이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열쇠가 될 이 통화 음성을 명씨로부터 찾아낼 수 있을지가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한겨레 곽진산  김완 기자 >

 

명태균·김영선 소환 임박…주변인물 잇따라 조사받아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명태균씨, 김영선 전 의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국회의원 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명태균씨 주변인물들을 잇따라 불러서 조사하고 있다. 핵심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전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28일 “김아무개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등기부상 대표를 지낸 사람이다. 김씨가 이 사안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25일과 27일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다.

검찰은 또 지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1억2천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이아무개씨를 전날 불러서 조사했다. 검찰은 역시 명씨에게 1억2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경북지역 정치인 배아무개씨도 곧 불러서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23일엔 김 여사가 2022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47)씨를 불러서 조사했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28일 이들의 조사내용에 대해 “조사할 내용이 많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서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전 국회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김 전 의원과 명씨, 이씨, 배씨 등 4명을 수사의뢰했다.

김씨는 김 전 의원의 집안 조카로, 김 전 의원의 보좌관 등을 지냈다. 또 명씨가 운영했던 인터넷매체 ‘시사경남’의 보도국장·발행인 등을 지냈고, 미래한국연구소 대표이사도 맡았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지난 대통령선거 때 윤석열 후보를 위해 81차례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씨는 “(미래한국연구소 대표로) 이름만 빌려줬을 뿐 실소유주는 명씨”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일을 도와줬을 뿐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창원지방검찰청 전경. 최상원 기자
 

강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직전 김 여사가 명씨에게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고 말한 통화 음성을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김씨 역시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이 통화 음성을 들었다고 ‘한겨레21’ 취재진에게 말했다. 또 강씨는 국정감사에서 명씨의 지시로 이씨와 배씨에게서 돈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명씨는 이씨와 배씨에게서 받은 돈으로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후보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와 배씨는 지난해 선관위 조사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운영자금 명목으로 차용증을 받고 돈을 빌려줬으며, 선거 이후 일부 돈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자신의 지방선거 공천을 위해 명씨에게 돈을 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 한겨레 최상원 기자 > 

 

"완전 정신나간 작자들…탄핵이 평화다"
송영길 "10월 26일, 안중근을 생각한다"

"소년이 온다 문재학 마음으로 싸워야"
강경민 목사 "친일 망국 독소 제거해야"

"매국노 광기 정권…독도도 지우려해"
시민들 "불안해서 못살겠다 끌어내리자"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2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0.26. 이호 작가
 

대통령실과 여당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북한군을 폭격해서 심리전으로 활용하며 '신(新) 북풍몰이'를 기획한 데 대해, 시민들이 "탄핵이 평화이고 민주"라면서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2차 촛불대행진'에서는 연인원 8000여 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이 참가해 "이대로는 전쟁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불안해서 못 살겠다 전쟁 정권 끌어내리자"고 외쳤다.

앞서 지난 24일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신북풍몰이'로 규정하고 신 실장 해임을 촉구하는 등 강력 대응했다.

이날 집회에서도 한 의원과 신 실장의 문자 내용을 두고 시민들의 규탄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집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한 의원과 신 실장의 문자를 언급한 뒤, "완전 정신나간 작자들 아니냐"며 "이자들이 북한군 파병설 퍼뜨리는 이유, 목적은 무인기 사건과 김건희 주가조작 불기소 덮으려는 수작질 아니냐"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윤석열 정권 들어서 사건을 더 큰 사건으로 덮어왔다고 해도 이건 미친 짓"이라며 "다른나라 전쟁에 참전해서 대한민국을 전시동원 체제로 만들고 한반도에 전쟁을 끌고 들어올 판이다. 김건희 살리려고 한반도와 전세계를 전쟁터로 만들겠다는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2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4.10.26. 사진 이호 작가
 

유정숙 배우는 격문 낭독을 통해 "마음놓고 주가를 조작하고 멋대로 도로를 틀고 혈세를 탕진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를 유린하고 수틀리면 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댈 욕망"이라며 "로마의 네로처럼 모두를 불구덩이에 몰아 아비규환을 만들면 그만이라는 끔찍한 계산"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이) 돌을 맞더라도 갈 길 가겠다고 했는가. 그러나 길은 없다"며 "우리는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너를 탄핵시켜 공정과 상식의 정수를 보여줄 것이다. 탄핵이 법치고 탄핵이 정의"라고 외쳤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안중근의 의사가 만주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권총을 발사한 날이 1909년 '10월 26일'임을 상기하며 윤석열 정권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살의 청년 안중근이 육혈포(리볼버) 권총을 가슴에 안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기차역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코코체프 러시아 재무장관 회담을 마치고 러시아 병사들이 삼엄했던 그 순간에, 그 떨리는 긴장 속에 7발의 총알을 든 권총을 들고 기다린 안중근을 생각한다"고 했다.

또 송 대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실제 주인공인 문재학 군을 언급하면서, "님을 위한 행진곡 윤상원 형과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1980년 5월 27일 새벽 4시에 계엄군 총탄에 쓰려진 그 문재학, 꽃같이 아름다운 16살 소년이 우리에게 왔다. 이 소년의 뜨거운 피에 꽃다운 피 흘림이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돌아왔다. 소년이 왔다"면서 "이 소년의 죽음을 다시 음미하면서 이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와 평화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외쳤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2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2024.10.26. 사진 이호 작가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공동대표인 강경민 목사는 윤석열 정권의 친일 기조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강 목사는 "지난 9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여성인권을 위한 중요한 토론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북한 대표는 2차 대전 당시 위안군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솔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당연한 요구다. 북한과 일본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반론에 재반론을 하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며 "그러나 한국대표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그건 사실상 일본의 역사왜곡에 동조하고 동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그 중요한 유엔총회 이슈를 대부분의 국내 언론이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유엔 한국 대표의 이상한 침묵과 국내 언론의 침묵은 윤석열 정권 대일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건 명약관화한 사실"이라며 "무슨 뉴라이트니 어쩌니 하는 자들이 역사의 정신을 해석하고 보존하고 전승해야 할 중요한 자리들을 꿰차고 일제 식민지 기간에 대한민국도, 대한민국 국민도 없었다는 망언을 일삼더니 이제는 일본의 일방적 역사왜곡까지 수용할 태세"라고 했다.

강 목사는 "윤석열 정권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우리 선조들의 피눈물 젖은 역사를 외면한 매국노들의 광기가 가득한 정권이다. 이 매국노들은 여기저기서 독도까지 지우려는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망국의 기운이 이 나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서 스멀거리고 있다. 우리는 이 망국의 독소가 온몸에 퍼지기 전에 신속하고 완전하게 그 독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본 집회는 전북 남원의 '지리산 노래패'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노래패는 <노래여 날아가라> <민주승리가> <파도 앞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노래를 불러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2차 촛불대행진에서 지리산 노래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2024.10.26. 사진 이호 작가
 

시민들은 공연 직후 도심 집회에 나섰다. 행진 대열은 시청역을 출발해 프라자호텔, 을지로 입구역, 명동입구, 한국은행 앞 교차로, 숭례문을 지나 본집회장인 시청역 앞으로 돌아오며 "위기탈출용 공안탄압 윤석열을 끌어내리자" "불안해서 못살겠다 전쟁정권 끌어내리자" "범죄중독 비선실세 김건희를 구속하라" "사기꾼들이 판치는 윤건희 정권 몰아내자" "계엄음모 전쟁조장 윤석열을 탄핵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대회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지날 때에는 "탄핵이 추모다 윤석열을 탄핵하자" "탄핵이 진상규명이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탄핵이 책임자 처벌이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참사 앞에 나몰라라 윤석열을 탄핵하자"라고 외쳤다. 이에 길을 걸어가던 시민들도 박수를 치거나 주먹을 쥐고 구호를 함께 외쳤다.

한 시민은 즉석에서 종이 팻말을 받고 행진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나가는 행진 대열로부터 '윤석열 탄핵 김건희 탄핵'이 적힌 팻말을 받아서 지하철 역 앞에서 흔드는 시민도 있었다. 명동 인근을 지날 때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하기 위해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집회 장면이 신기한 듯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모습을 연신 촬영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2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2024.10.26. 사진 이호 작가
 

촛불대행진은 종착지인 시청역에서 정리집회를 갖고 마무리됐다. 정리집회에선 '독도의 날(10월 25일)' 기념 독도 플래시몹이 진행됐다. <독도는 우리 땅> 노래에 맞춰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간단한 율동을 했다. 극단 '경험과 상상'은 <민중의 노래> <촛불이여 타올라라> <우리의 촛불은> <벨라 차오> 등 수준 높은 노래 공연을 선보였다.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등에 참석했다.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3차 촛불대행진'은 다음 달 2일 오후 5시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