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긴 완전히 하하하(웃음) 무사하지 못할 거야 아마 (폭로성 비판 보도를 해온 열린공감TV를 지칭하며) 거기는 이제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알아서 경찰(열린공감TV 쪽은 “검찰”로 얘기하고 있음)들이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거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가운데 공개 여부를 두고 다툰 대목 가운데 하나다. 국민의힘은 이를 공개하겠다는 인터넷매체 ‘열린공감TV’를 상대로 방영금지 및 배포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19일 사생활 대목을 제외한 나머지 보도가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해당 발언은 <한겨레>가 입수한 7시간 통화 내역 등에 따르면,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지난해 11월15일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로 확인된다. 발언 자체만큼이나 전체 대화 맥락이 중요해 보이는 통화가 이뤄진 날이다. 30분 이상 이어진 이날 전체 대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대선 판세 분석 전망으로, 열흘 전인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로서, 본격화할 대선전에 대한 자신의 분석과 전략 등을 과단하게 드러내 보인다.
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한 시기였다. <티비에스>(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1월 5~6일 실시한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 대상·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도 윤 후보 지지율은 43%로 이 후보(31.2%)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1월 8일∼9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도 윤 후보는 지지율 41.7%를 받으며 이 후보(32.4%)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6.3%)를 앞섰다.
이날 통화에서 김건희씨는 “중도표가 중요하다, 이걸 가져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즈음해 발생했던 이재명 후보 부인의 낙상사고에 대한 이 후보 쪽 대응이 “가식적”이라 “표를 많이 잃었다”고 분석하는 반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은 “이제 마음먹고 언론플레이 하고 다 까지면 다 무효화가 된다. 그때 되면 우리가 더 올라간다. 지금 처가 리스크가 있잖아, 다 우리가 안 깠으니까, 공격적으로 안 했으니까”라고 말한다.
이 후보에 대해선 “이번에 낙상사고, 자기 눈 떠 보니까 울고 있더라 이런 게 난 내가 이재명 캠프에 있으면 절대 그런 짓 못하게 했을 것”이라며 “가식적이잖아… 진보 보수 다 이념에 관계없이 상식적인 정서가 있고 인식 수준이 그 정돈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나에 대한 사건들은 조금 있으면 하나하나 해명될 거다. 거짓말한 게 없거든”이라며 서울대 석사 학위를 포함, 학력위조 의혹 등을 부인한다.
이러한 구도에서 “처가 리스크가 너무 많이 왜곡됐다”며 이를 특히 부각하는 ‘인터넷매체’의 향후를 사실상 경고하는 보복성 발언을 이씨에게 한 것이다. ‘처가 리스크’는 윤석열 후보의 장모가 연루된 형사사건,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과거 이력의 진위 등이 후보 검증 과정에서 변수로 떠오르며 나온 말이다.
김씨는 ‘적폐에 대한 분노’가 표심을 작동시킨 과거와 달리 “경제 문제”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때문에 유권자들 사이 정권교체 열망이 높다고 그는 봤다. 이렇게 진보-보수 대결 구도를 논하던 중에 “조국의 진짜 적은 유시민이다, 유시민이 너무 키웠다”며 “가만히 있었으면 조국 그냥 정경심도 가만히 있고 이렇게 구속 안 되고 넘어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고 검찰을 몰아붙이면서 판을 키운 ‘친조국 세력’이 결과적으로 조 전 장관 쪽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김건희씨는 다 “해명될 것”이라던 가족 리스크 가운데 계속 제기된 자신의 경력위조 의혹을 두고 통화 한달여 만인 12월26일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용서해달라”고 처음으로 밝혔다. 장필수 김완 임인택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선거대책본부 합류 조건으로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2곳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20일 드러나며 국민의힘이 종일 들끓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홍 의원의 행동을 “구태“로 규정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전날 두 사람의 만찬회동으로 기대를 모았던 ‘원팀 구성’ 계획은 더욱 꼬이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 다수의 말을 종합하면,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의 만찬 자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3월9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각각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탈락 뒤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고, 이 전 구청장은 홍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했을 때 도왔던 지역 내 측근으로 이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홍 의원은 윤 후보와 19일 만찬 회동 뒤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선대위 상임고문 합류 조건으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에 대한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로 측근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20일 당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 자격은커녕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지도급 인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구태’란 표현까지 동원해 홍 의원의 공천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비쳐졌다.
윤 후보도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관위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 놨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까지 밝혔다. 사실상 홍 대표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략 공천 방침에 대해 “보궐선거 공천 문제는 지난 월요일(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홍 의원은 자신의 전략공천 요구가 윤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재형 같은 사람은,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능력이 뛰어나서 국정운영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선 전면에 나서야 선거가 된다”며 “내가 그래서 (전략공천)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윤 후보에게 제안한 내용이 바깥으로 알려진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해야지 후보와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는지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데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당 안에선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 상황이 노출되며 윤 후보의 원팀 구상이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윤 후보 쪽에선 보수 결집을 위해 홍 의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홍 의원 역시 끝까지 협조하길 거부하다간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는 선에서 극적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윤 후보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 전 감사원장을 직접 만났다. 홍 의원과의 협력의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윤 후보는 회동 뒤 기자들에게 “최 전 원장이 조건없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도 “종로 출마 건으로 홍 의원과 상의한 적이 없다”며 “지금은 정권교체에 집중해야지, 어디를 출마한다고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해정 기자
홍준표 “그럼 날 왜 끼우려 하나”…측근 공천 요구 반발에 불쾌감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공천 요구…구태정치 비판에 “잿밥만 관심, 대선 되겠나”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전당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자신의 측근들에 대한 재보궐 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당내 비판이 제기되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이날 ‘전날 말한 전략공천에 내부 이견이 나온다’는 <한겨레>의 질문에 문자메시지로 “자기들끼리 하면 되지. 그럼 나를 왜 끼우려고 하나”라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태도로 대선 되겠나”라고 답했다. 홍 의원이 전날 윤 후보와 비공개로 만나,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종로 지역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뒤, 당 안에서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다.
홍 의원이 전략공천을 요구한 최 전 원장은 지난해 10월8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14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인사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전날 홍 의원의 요구에 윤 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 내가 약속할 수 없다”고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선 홍 의원의 전략 공천 요구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정 운영 능력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 사람을 꽂겠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특히 대구는 전략 공천이 아니라 경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의원 합류를 위해 윤 후보가 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결국 함께 가야 하지 않겠나. 홍 의원 합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전날 비공개 만찬 회동이 끝난 뒤,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청년의 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첫째는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배지현 기자
홍준표 ‘측근 공천 요구’까지…대선 경선보다 뜨거운 재보선 공천
홍준표 측근 공천 요구 대구 중·남구 경쟁 치열
김재원 최고위원 · 박근혜 측근 유영하 등 거론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할 듯…이준석 출마 부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3월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물밑 경쟁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목표로 공관위원장을 물색하고 있다. 당헌당규상 공관위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안팎 인사 1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돼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간상 다음주에는 공관위 구성을 해야 한다”며 “공관위원장은 만장일치 의결이어야 가능하다. 현재 지도부가 한명씩 (후보) 카드를 꺼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서울 종로를 제외한 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상당, 경기 안성 등은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으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공천이 곧 당선’ 지역인 대구 중‧남구는 당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홍준표 의원이 전략공천을 요구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뿐 아니라 김재원 최고위원,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배영식 전 국회의원, 이진숙 전 <대전 문화방송>(MBC) 사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구 전략공천은 내부 반발이 매우 커 전략공천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는 한때 이준석 대표의 출마가 거론됐지만, 이 대표가 강하게 부인하면서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이 지역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천을 윤석열 후보에게 요구했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갑에는 전희경 전 의원과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경기 안성에는 김학용 전 의원, 충북 청주상당에선 정우택 전 의원이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배지현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로를 향해 “옹졸하다” “비열하고 야비하다”는 원색적 비난까지 쏟아내며 맞부딪치고 있다. 이번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나날이 신경전이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정작 안 후보와 ‘대결’을 벌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짐짓 물러서 있는 사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앞장서 ‘안철수 때리기’에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특징은 곧 죽어도 자기 손해 보고는 못 배기는 스타일”이라며 “아직도 옹졸한 마음을 못 버리셨다”고 말했다. 자신이 <제이티비시>(JTBC) 프로그램에 가면을 쓰고 출연해 안 후보를 공격한 대해 국민의당이 반발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안철수를 비판하기 위해서 방송에 나갔다는 생각은 자기중심으로 세상이 도는 것”이라며 “본인이 하는 거 하나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그냥 아직까지도 ‘나 때리면 가만 안 둘 거야’ 이런 느낌으로 정치하고 계시니까 옹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가 아니라 ‘간일화’(간보는 단일화)란 말이 나온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날도 “옹졸하다”는 말까지 쏟아내는 등, 선을 넘나드는 정도로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를 두고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기싸움 작업에 돌입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협상’ 대상자인 안 후보를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을 두고 개인적 ‘구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돈다. 이 대표와 안 후보는 한때 바른미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으나, 여러 차례 갈등을 빚으며 갈라선 바 있다.
안 후보 쪽에선 이 대표의 ‘도 넘은 발언’을 두고 “초조함의 발로”라고 맞섰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 선대본부장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 윤 후보의 지지층이 무너지게 돼 있다.당의 분열과 혼란 과정에서 (이 대표) 본인 책임이 적지 않으니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열하고 야비한 표현을 쓰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설 전 양자토론을 추진하는 것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자 티브이(TV) 토론 결정에 대해 이 본부장은 “안 후보의 상승세를 누르고 설 밥상에 기득권 양당 후보 둘만 올라가려고 한다. 국민에게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구나’라는 착시현상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나 기자
“안일화? 아니, 간일화던데”…단일화 없다면서 기싸움은 팽팽
안철수 “이준석, 내가 무서운 것” 맞불
대선 40여일 앞두고 단일화 압박 거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국민의당 대전시당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에서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양쪽 모두 경쟁 우위를 주장하며 ‘단일화는 없다’고 벼르고 있지만, 야권에선 정권교체를 위해선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며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해도 산술합으로 지지율이 나오는 일은 드물다”며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는 2등과 3등의 전략”이라며 “우리 후보는 선대본부 개편 뒤 대부분의 조사에서 1등을 하는데, 어떻게 단일화 이야기를 꺼내겠나”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를 향해 “2030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안 후보에게) 이전돼서 수치가 상승했던 것에 너무 고무돼서,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 이런 말도 만드셨더라”며 “제가 인터넷 가보면 ‘안일화’보다는 ‘간일화’(간 보는 단일화)라는 단어가 더 뜨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2012년 대선과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완주하지 않아 ‘간철수’란 별명이 붙은 점을 비꼰 것이다.
안 후보는 “이 대표는 내가 무서운 것”이라며 맞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인들은 아무런 신경을 쓸 게 없으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위협이 될 때만 발언을 한다”며 “(이 대표의 발언은) ‘안철수가 무섭다, 내가 초조하다’ 이렇게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두 진영이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야권에선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김영환 전 선대위 영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철수 후보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석열-안철수의) 공동정부가 되면 문과 이과가 연합하는 정부,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4차 혁명시대 과학기술의 시대가 함께 열릴 것”이라며 “설 명절에 국민들께 이보다 더 큰 희망의 선물이 어디 있겠나”라고 촉구했다. 최근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보수는 한 집안이다. 현실적으로 봐서 윤 후보가 혼자 해도 (된다며) ‘3자 필승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이 대표가 대표적으로 그런 사람”이라며 “그거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확실한 변수가 될 단일화라도 설 이후엔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자신들이 굿을 했다는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내용에 대해 “허위 날조”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경쟁했던 두 사람 모두 발끈하고 있어 ‘원팀’ 구상이 더 꼬이는 모양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내용 중 김씨가 자신이 굿을 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허위 날조”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건희씨가 녹취록에서 저에 대해 말한 부분은 모두 허위 날조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저는 굿을 한 적이 없다. 저는 고발사주를 공작한 적이 없다. 언급할 가치조차 없지만 사실 관계를 분명히 알린다”고 밝혔다.
김씨가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소속 이아무개씨와 통화하던 중 자신을 둘러싼 무속 굿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유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굿을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전날 <문화방송>(MBC)을 통해 보도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김씨는 당시 통화에서 “이 바닥에선 누구 굿하고(하는지) 나한테 다 보고가 들어와. 누가 점 보러 가고 이런 거. 나한테(나는) 점집을 간 적이 없거든. 나는 다 설이지. 증거 가져오라고 해. 난 없어, 실제로”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씨가 “홍준표도 굿했어요? 그러면?”이라고 묻자 김씨는 “그럼”이라고 답했고, “유승민도?”라는 물음에도 “그럼”이라고 답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앞서 공개된 녹음파일에서도 김씨는 윤 후보가 검찰 고발사주 의혹에 휩싸인 것과 관련 이씨에게 “그(러)니까 우리는 한 적이 없는데 정치공작 하는 거예요. 유승민 쪽하고 홍준표 쪽하고 공작을 하는 거지. 우리 남편을 떨어뜨려야 자기네가 나오니까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원래 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그랬잖아요”라고 말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에 앞서 홍 의원도 이날 김씨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청년의꿈’ 게시판에서 김씨가 7시간 통화 녹음에서 ‘홍 의원도 굿을 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내 평생 굿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며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 경선 결과 발표 전 김씨가 통화에서 “홍준표는 끝났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무서운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김미나 기자
홍준표, ‘공천 제안’ 논란 뒤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주면…”
‘청년의꿈’ 댓글에서 4번이나 ‘출당’ 언급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내 발로는 못 나가겠고, 권영세 말대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들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전략공천’ 요구에 대해 당내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다. 홍 의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해서는 ‘면후심흑’(面厚心黑·‘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는 뜻)이라고 직격하며 연일 날 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 문답 코너에 올라온 “어처구니 없는 경선 결과와 지금의 비리 대선 상황에 한숨밖에 나질 않는다”는 게시글에 이처럼 댓글을 달았다. 홍 의원은 ‘이제 윤석열과 인연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에도 “권영세 말대로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라도 편하겠다. 대선이 잘못되면 이놈들 내 탓만 할 테니”라고 답했다. 비슷한 다른 게시글에도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 줬으면” “차라리 권영세 말대로 출당시켜 주면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라는 댓글을 달며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만나 선대본부 상임고문 제의를 받았으나, 그 자리에서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구태’란 당내 비판이 일자 선대본부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홍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핵관’을 거론하며 “선대위(선대본부) 합류 무산을 두고 윤핵관들이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다른 건 몰라도 합의 결렬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 모함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국민공약 발표 행사를 마친 뒤 ‘홍준표 의원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기자들의 말에 웃으며 “누가 뭐라고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건 이제 그만하자”고 답했다. ‘홍준표 의원이 출당시키라고 했다’는 기자들의 말에도 “그러니까 내가 지금 얘기했잖아요”라고 말한 뒤 웃었다. 홍 의원과의 공방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청년의꿈’ 게시판에서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씨가 7시간 통화 녹음에서 ‘홍 의원도 굿을 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홍 의원은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 내 평생 굿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경선 결과 발표 전 김씨가 통화에서 “홍준표는 끝났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무서운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김가윤 기자
윤석열 "누가 뭐라 했는데 어떻게 생각? 이런건 그만하자"
기자들에게 먼저 말꺼내…홍준표 · '김건희 통화' 질문에 답변 피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3일 "누가 뭐라고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건 이제 그만하자"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국민공약 발표 행사를 마친 뒤 현안 관련 질의응답을 하려는 기자들에게 먼저 말을 꺼내며 이같이 밝혔다.
취재진이 '홍준표 의원이 불쾌감을 말하고 있는데'라며 질문을 이어가려고 하자, 윤 후보는 "그러니까 내가 이야기했잖아요"라며 답변을 삼갔다.
이어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나오는 길에도 취재진이 '부인 김건희 씨 통화 녹취를 MBC가 메인뉴스 프로그램에서 보도하는데 어떻게 보나', '홍준표 의원 합류를 위해 다른 노력을 할 계획이 있나' 등 질문했지만 굳은 표정으로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가 이날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홍 의원 문제나 무속 논란 등과 관련해 껄끄러운 언급을 피하려 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 후 공천 요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사실상 '원팀 결렬'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문제의 본질은 국정 운영 능력 보완과 처가 비리 엄단을 요구한 것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윤 후보 측을 비판했다.
김건희 씨와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의 '7시간 통화' 녹취가 추가로 공개되면서 무속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힘 굿바이, 원팀…홍준표, "윤석열 얼굴 두껍고 마음 검다”
‘청년의꿈’ 게시판에 답하며 “면후심흑(面厚心黑)”
이준석 대표에겐 “왔다갔다한다”며 서운함 드러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해 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는 뜻의 ‘면후심흑’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왔다갔다한다”며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홍 의원은 21일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 문답 코너에서 윤석열 후보와의 회동에 대한 질문에 “선의가 악의로 둔갑했다” “기막히다”는 답글을 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홍 의원은 최근 윤 후보에게 선대위 상임고문 제의를 받았으나,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전략 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산됐다. 홍 의원은 “뻔뻔하다는 말에 윤석열이 먼저 떠오르는데”라는 글에 “면후심흑(面厚心黑·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 중국제왕학”이라고 답글을 달았다. 홍 의원은 경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같은 사자성어로 비판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윤 후보 옹호 발언 등을 한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왔다갔다한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준석은 ‘젊은 김종인 버전’ 아닌가”라는 질문엔 “제 잘난 맛에 사는게 인생인데”라며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표현했다. “누구 옆에 붙어 있는 암 덩어리들 수술하느라 힘들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어느 정당에나 그런 사람 다 있다”고 답했다. 지지자들의 응원에는 “고맙다”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고 썼다.
그는 22일 자신의 상황을 ‘일모도원’(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에 비유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홍 의원은 이날 ‘청년의꿈’ 게시판에 최근 지병으로 세상을 등진 동창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제 나도 살아온 날보다 훨씬 짧은 살아갈 날이 남았다. 죽음은 한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처럼 온다고 한다”며 “갈 길은 멀고 해는 저물고 있다”고 한탄했다. 장나래 기자
국민힘 굿바이, 원팀…홍준표 “윤핵관 모함정치” 선대위 불참 공식화
홍 “합류 조건 아닌 공천으로 꼬투리
날 구태 정치인 몰아” 노골적 불쾌감
본전도 못 찾은 윤석열- 홍준표 회동
당 내 원팀 필요성도 약해지는 기류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해 10월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무산된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선대위 불참을 공식화했다. ‘원팀’ 구성의 기대를 모았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이 공천 논란으로 얼룩지며 불협화음만 가중된 모양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4차례 글을 올리며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두 시간 반 동안의 화기애애한 만찬이었다. 공천 추천 문제는 막바지 가서 1분도 소요되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튿날 느닷없이 수하들이 나서서 잠깐 제안했던 합류 조건도 아닌 공천 추천 문제를 꼬투리 잡아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공격한다. 모함정치를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전략 공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홍 의원은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는 “대구 이진훈 후보야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재형 원장이 어찌 내 사람이냐”며 “대선에 도움 될 것이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공천 추천을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둔갑시켰다”고 했고, “그 외 대선 전략 논의는 왜 공개하지 못하냐”며 역공 태세를 취하기도 했다.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도 했다.
다만 당 내에선 홍 의원과의 ‘원팀’ 필요성이 우선순위에서는 밀리는 기류다.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도 붙은데다 홍 의원을 지지했던 2030 남성의 표심이 윤 후보 쪽으로 어느 정도 옮겨왔다는 판단에서다.
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홍 의원의 합류 여부가 앞으로 주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나치게 원팀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어느 특정인에게 의존해서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겠다는 이런 생각은 애초에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홍준표 “윤석열 캠프 합류 일방적으로 파기…가증스럽다”
“문제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과 처가 비리 엄단 요구
공천 추천 꼬투리… 윤핵관 앞세워 날 구태 정치인 몰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제의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가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전날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누구나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는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루어지면 되는 것인데 그걸 꼬투리 삼아 후보의 심기 경호에 나선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선거를 어떻게 할 거냐”고 했다. 또 윤 후보를 겨냥해 “자신을 위해 사전 의논 없이 공천 추천을 해 주었는데 그걸 도리어 날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데 이용당하는 사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불편한 진실은 회피한다고 덮히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과 당원들은 바보가 아니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홍준표, 윤석열 만남 후…전략공천 요구에 들끓는 국민힘 꼬이는 원팀
홍, 윤석열 만나 ‘종로 최재형’ 요청에 윤 “공천 관여할 생각 없다”
권영세 선대본부장 “구태” 저격…이준석도 “연대 대가인 소값” 비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선거대책본부 합류 조건으로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2곳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20일 드러나며 국민의힘이 종일 들끓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홍 의원의 행동을 “구태“로 규정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전날 두 사람의 만찬회동으로 기대를 모았던 ‘원팀 구성’ 계획은 더욱 꼬이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 다수의 말을 종합하면,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의 만찬 자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3월9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각각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탈락 뒤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고, 이 전 구청장은 홍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했을 때 도왔던 지역 내 측근으로 이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홍 의원은 윤 후보와 19일 만찬 회동 뒤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선대위 상임고문 합류 조건으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에 대한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로 측근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20일 당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 자격은커녕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지도급 인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구태’란 표현까지 동원해 홍 의원의 공천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비쳐졌다.
윤 후보도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관위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 놨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까지 밝혔다. 사실상 홍 대표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략 공천 방침에 대해 “보궐선거 공천 문제는 지난 월요일(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홍 의원은 자신의 전략공천 요구가 윤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재형 같은 사람은,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능력이 뛰어나서 국정운영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선 전면에 나서야 선거가 된다”며 “내가 그래서 (전략공천)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윤 후보에게 제안한 내용이 바깥으로 알려진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해야지 후보와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는지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데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당 안에선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 상황이 노출되며 윤 후보의 원팀 구상이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윤 후보 쪽에선 보수 결집을 위해 홍 의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홍 의원 역시 끝까지 협조하길 거부하다간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는 선에서 극적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윤 후보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 전 감사원장을 직접 만났다. 홍 의원과의 협력의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윤 후보는 회동 뒤 기자들에게 “최 전 원장이 조건없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도 “종로 출마 건으로 홍 의원과 상의한 적이 없다”며 “지금은 정권교체에 집중해야지, 어디를 출마한다고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해정 기자
홍준표 “그럼 날 왜 끼우려 하나”…측근 공천 요구 반발에 불쾌감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공천 요구…구태정치 비판에 “잿밥만 관심, 대선 되겠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자신의 측근들에 대한 재보궐 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당내 비판이 제기되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이날 ‘전날 말한 전략공천에 내부 이견이 나온다’는 <한겨레>의 질문에 문자메시지로 “자기들끼리 하면 되지. 그럼 나를 왜 끼우려고 하나”라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태도로 대선 되겠나”라고 답했다. 홍 의원이 전날 윤 후보와 비공개로 만나,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종로 지역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뒤, 당 안에서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다.
홍 의원이 전략공천을 요구한 최 전 원장은 지난해 10월8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14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인사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전날 홍 의원의 요구에 윤 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 내가 약속할 수 없다”고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선 홍 의원의 전략 공천 요구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정 운영 능력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 사람을 꽂겠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특히 대구는 전략 공천이 아니라 경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의원 합류를 위해 윤 후보가 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결국 함께 가야 하지 않겠나. 홍 의원 합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전날 비공개 만찬 회동이 끝난 뒤,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청년의 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첫째는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배지현 기자
홍준표 ‘측근 공천 요구’까지…대선 경선보다 뜨거운 재보선 공천
홍준표 측근 공천 요구 대구 중·남구 경쟁 치열
김재원 최고위원 · 박근혜 측근 유영하 등 거론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할 듯…이준석 출마 부인
홍준표 의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3월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물밑 경쟁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목표로 공관위원장을 물색하고 있다. 당헌당규상 공관위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안팎 인사 1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돼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간상 다음주에는 공관위 구성을 해야 한다”며 “공관위원장은 만장일치 의결이어야 가능하다. 현재 지도부가 한명씩 (후보) 카드를 꺼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서울 종로를 제외한 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상당, 경기 안성 등은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으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공천이 곧 당선’ 지역인 대구 중‧남구는 당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홍준표 의원이 전략공천을 요구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뿐 아니라 김재원 최고위원,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배영식 전 국회의원, 이진숙 전 <대전 문화방송>(MBC) 사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구 전략공천은 내부 반발이 매우 커 전략공천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는 한때 이준석 대표의 출마가 거론됐지만, 이 대표가 강하게 부인하면서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이 지역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천을 윤석열 후보에게 요구했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갑에는 전희경 전 의원과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경기 안성에는 김학용 전 의원, 충북 청주상당에선 정우택 전 의원이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배지현 기자
홍, 윤 만나 “두 가지 엄단 선언하면 선대본 합류” 밝혀
처가 비리 엄단 - 국정 운영 능력 담보할 만한 조처 요구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전당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조건부로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본부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처와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한다면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강남구 한 식당에서 윤 후보와 식사하면서 이런 의사를 밝혔다고 자신의 누리집 ‘청년의꿈’을 통해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밤 9시5분께 글을 올려 “오늘 저녁 두 시간 반 동안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 요청을 했다”며 “첫째,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처를 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 둘째, 처가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윤 후보의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홍 의원은 지난달 15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대구 지역 고문으로 합류한 바 있으나,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이날까지 본격적인 지원 행보는 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경선 과정에서 2030 세대의 적극적 지지를 받아 온 홍 의원이 선거 운동에 적극 나선다면 윤 후보 지지율 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동으로 홍 의원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또 다른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의 만남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