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가 찬성, 허위보도 줄면 국민의 자유 역시 커진다"

 

발언하는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30일 "'논두렁 시계' 같은 가짜뉴스, 수사 정보를 흘리는 검찰의 인권침해와 그것을 받아쓰기하던 언론의 횡포에 속절없이 당해야 했던 것이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자 노무현 정신과 어긋난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당한 것처럼 국민도 검찰개혁, 언론개혁에 한마디도 못 하고 검찰과 언론에 당해야 한다는 것이냐"며 "일부 언론의 가짜뉴스에서 국민을 구하는 것이 왜 노무현 정신에서 배치되느냐"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 80%가 찬성하는 언론중재법이다. 허위보도가 줄면 국민의 자유 역시 커진다"며 "야당도 개혁 퇴행의 강에 빠지지 말고 언론과 국민 모두의 자유를 확대하는 언론중재법 처리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당 미디어혁신특위 부위원장인 김승원 의원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언론중재법은 국민과 언론과 정치, 경제권력이 대등하게 공동선을 추구하는 관계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야당 요구로 전문가 간담회도 했고, 5번 상임위 소위를 열었다"며 "법에 따라 의결한 것이니 불법도 날치기도 아니다. 상임위 (전체회의)도 그렇지 않겠느냐"며 강행 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어제 경찰에 신고 41건 접수…'쥴리' 뮤직비디오도 등장

 

지워지는 '쥴리'=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한 건물 관계자가 벽화의 글자를 흰색 페인트로 칠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게시된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앞은 벽화가 논란을 빚으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보수 유튜버와 시민들이 몰려와 1인 시위를 하는가 하면 벽화가 보이지 않도록 차량을 세워놓고 스피커로 노래를 틀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폭행 시비로까지 이어졌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 55분까지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중고서점과 관련한 112 신고는 모두 41건 접수됐다.

 

벽화를 막기 위해 세운 차량이 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을 막으면서 교통불편을 호소하는 신고가 15건이었고 소음 8건, 미신고 집회 6건, 행패소란 5건 등이었다.

 

전날 오후 4시 30분께는 70대 남성이 1인 시위를 하며 벽화를 가리고 있다는 이유로 50대 남성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같은 날 오후 7시 50분께도 30대 여성이 유튜브 촬영을 하지 말라며 30대 남성을 때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도 오전 8시 30분께부터 유튜버들이 서점 앞으로 몰려들었다.

 

보수 유튜버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차량 2대로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김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내용이 적힌 벽화 앞에 세워 가려놓고 1인 시위를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벽화 제작을 지시한 서점 주인이자 건물주 여모씨는 전날 '쥴리의 꿈' 등 지적된 문구를 전부 지우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전 9시 14분께 서점 직원 1명이 나와 흰 페인트로 김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그림 옆에 쓰인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과 또다른 벽화에 쓰인 '쥴리의 남자들' 등의 문구를 덧칠해 지웠다. 문구 삭제는 불과 4분 만에 이뤄졌다.

 

문구가 지워진 뒤에도 일부 유튜버들이 자리에 남아 소란이 이어졌다.

 

벽화 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문구가 등장했다. 이에 30대 여성 김모씨가 '극우 유튜브 OUT' 등을 쓴 게시물을 붙이면서 유튜버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문 대통령 비하 문구는 이날 오후 2시께 한 시민이 와서 물티슈로 지웠다.

 

'쥴리를 찾는 사람들'은 서점에 "사장님은 최고의 건물주이십니다"라는 문구를 달아 꽃다발을 보내기도 했다.

 

쥴리 벽화에 이어 뮤직비디오 영상도 등장했다. 가수 백자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나이스 쥴리'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소개글에는 "치열한 공방전에 돌입한 쥴리. 후대에 쥴리전이란 판소리가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는 자막을 올렸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등에서 김씨의 예명으로 거론됐다. 벽화는 연결된 철판 6장 위에 각각 그려져 있으며, 건물 옆면을 가득 채웠다.

 

'쥴리의 남자들'이라고 적힌 첫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있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까지 벽화와 관련해 종로경찰서에 접수된 고소·고발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격 김민정 여자 25m 권총 은, 펜싱 남자 에페는 동메달 획득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한국 육상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행

 

안산, 금메달이 3개= 2020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대표팀 숙소에서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산(20·광주여대)이 2020 도쿄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 첫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슛오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꺾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획득한 안산은 이번 대회에서만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전 종목을 통틀어 금메달 3개를 따낸 선수는 안산이 처음이다.

 

사격의 비탈리나 바차라시키나, 수영의 예브게니 릴로프(이상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장위페이(중국)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낸 것이 안산 다음 기록이다.

 

안산은 또 한국 선수 최초로 하계올림픽 단일 대회 3관왕에도 올랐다.

 

하계 올림픽에서는 단일 대회 2관왕이 한국 선수 최다관왕 기록이었고, 동계 올림픽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쇼트트랙 안현수와 진선유가 3관왕에 오른 사례가 있다.

 

안산은 올림픽 양궁 역사도 새롭게 썼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는 남녀 개인전, 단체전 등 금메달 4개였던 양궁에 이번 대회부터 혼성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 가운데 4개를 석권했고 남은 남자 개인전에서는 31일 김우진(청주시청)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민정, 은메달 입니다= 김민정이 3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보여주고 있다.

 

사격에서는 여자 25m 권총에 나선 김민정(24·KB국민은행)이 은메달을 추가했다.

 

김민정은 이날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바차라시키나와 슛오프 접전 끝에 1-4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이날 첫 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을 따낸 바차라시키나는 이번 대회 10m 공기권총 금메달,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 은메달 등 메달 3개를 따냈다.

 

펜싱 남자 에페, 중국 꺾고 동메달= 한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일본 마쿠하리메세 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단체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준, 마세건, 박상영, 송재호.

 

또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동메달 결정전에서 45-41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남자 사브르(2012 런던, 2020 도쿄 금메달), 여자 에페(2012 런던, 2020 도쿄 은메달), 여자 플뢰레(2012 런던 동메달)에 이어 남자 에페에서도 올림픽 단체전 메달을 수확했다.

 

30일 우리나라는 활 종목인 양궁에서 금메달, 총을 쏘는 사격에서 은메달, 칼을 다루는 펜싱에서 동메달 하나씩을 따냈다.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한 한국은 메달 순위 7위를 유지했다.

 

중국이 금메달 19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개최국 일본이 금메달 17개로 그 뒤를 잇는다. 미국이 금메달 14개로 3위다.

 

일본은 종전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이던 1964년 도쿄, 2004년 아테네 대회의 16개를 넘어섰다.

 

기분좋은 우상혁= 30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우상혁이 2.17미터 1차시기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육상과 수영 등 기본 종목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들이 나왔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은 2m28을 넘어 전체 9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는 2m30을 넘거나 전체 33명 중 상위 12명 안에 들면 결선에 오른다.

 

한국 육상의 트랙, 필드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25년 만이다.

 

우상혁은 8월 1일 13명이 겨루는 결선을 치른다.

 

김수지의 경기 모습.[AFP=연합뉴스]

 

수영 다이빙에서는 김수지(울산시청)가 여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5차 시기 합계 304.20점을 받아 전체 27명 중 7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 다이빙 선수가 올림픽 예선을 통과한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에 이어 김수지가 두 번째고, 여자 선수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지는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여자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획득, 한국 다이빙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른 선수다.

 

김수지는 31일 준결승에 나가 상위 12위 안에 들면 8월 1일 결승까지 나갈 수 있다.

 

요트 레이저급 하지민(해운대구청) 역시 한국 요트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 레이스에 진출했다.

 

하지민은 레이저급 10차 레이스까지 7위를 차지해 상위 10명이 겨루는 메달 레이스에 올랐다. 메달 레이스는 8월 1일에 열린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 참석자만 11명

강성현 · 심동보 · 오승철 · 장기표 등 군소후보도

선관위 · 정당 후보 등록 기탁금만 총 6억원 소요

 

내년 3월9일에 실시될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예비 후보자 등록이 12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후보들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9일 오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는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가 열립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는 후보자는 11명. 아직 당 밖에 있는 야권 대선주자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제외하고도 이미 열 손가락을 넘어선 숫자입니다. ‘쩐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대선판. 너도나도 출마를 선언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넘쳐나는 대선 후보들, 그들은 누구인가

 

국민의힘은 이날 경선 후보 간담회 행사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태호·박진·윤희숙·하태경·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안상수·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후보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면면을 놓고 보면 정치 경력도 적지 않고, 유명세도 있는 분들인데요. 현역, 중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이들이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여론조사 지지율로 보면 1%대를 넘어서지 못한 후보들이 다수입니다. 지난 22일 전국지표조사 결과(조사 기간 19∼21일, 성인 1003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를 보면 국민의힘 소속 대선주자 중 홍준표 의원이 4%로 가장 앞섰고, 최재형 전 원장(3%), 유승민 전 의원(2%), 황교안 전 대표(1%) 등이 조사 결과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정치권에선 ‘마의 5% 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아쉬운 지지율을 받아들고도 후보들은 공약을 발표하고, 캠프를 꾸리고, 대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아예 예상도 못했던 ‘군소후보’들도 이번엔 여럿 대선 경선에 참여할 뜻을 보였습니다. 지난 27일에는 국회 전시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누드 풍자화를 파손한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심동보(67) 해군 예비역 준장이 출마를 선언했고요. 지난 5일에는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노동운동가’ 출신 장기표(76)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이도 있습니다. 20대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 소속 인물 중에선 직업을 “시장 상인”이라고 소개한 강성현(56)씨, 정치리더십연구회 회장이라고 소개한 오승철(64)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무소속으로는 윤석열 전 총장과 함께 최대집(49)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기천(62) 닥터김 대표 등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대선후보 기탁금 선관위에만 3억원, 당에도 3억원인데…

 

공직선거법 제56조에는 선거 기탁금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대선 기탁금 제도는 후보자 난립을 방지할 목적으로 1987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처음엔 5천만원(무소속은 1억원)이던 기탁금이 1992년 3억원, 1997년 5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2008년 11월, 헌법재판소는 “5억원의 기탁금은 대통령 선거 입후보예정자가 조달하기에 매우 높은 액수임이 명백하다”며 “개인에게 현저하게 큰 부담을 초래하고, 재산의 다과에 따라 공무담임권 행사 기회를 차별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2011년 12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직선거관계법심사소위에서 대통령 선거 기탁금을 3억원으로 내리기로 합의하면서 기탁금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억’ 소리가 납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이들이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때는 기탁금 3억원의 20%를 내야 합니다.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은 이미 ‘대선 출마’ 입장료로 6000만원을 썼습니다.

 

기탁금은 당선된 경우, 후보자가 사망한 경우,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유효투표 총수의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할 경우에는 기탁금의 절반만 돌려받게 됩니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이 10% 벽을 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당에 소속돼 대선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당 기탁금도 추가로 내야 합니다. 국민의힘 경우엔 지난 27일 경선준비위원회 회의에서 경선 기탁금을 총 3억 원으로 책정했는데요. 주자들은 컷오프 단계별로 1억 원씩 내게 됩니다. 한 번에 3억원을 내는 것보다 후보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네요. 그래도 당 경선을 통해 대선에 출마하려면 기탁금만 6억원이 필요한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비경선 1억원, 본경선 3억원 등 총 4억원을 내야 했습니다. 컷오프 전 정세균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통해 스스로 물러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국민 면접, 티브이(TV) 토론회에 참석하는 값을 1억원을 쓴 셈이죠.

 

대통령 당선 말고 ‘다른 노림수’가 있다?

 

정치는 ‘쩐의 전쟁’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것 같습니다. 출마하겠다는 의사만으로 수억 원씩 들어가는 대통령 선거에 너도나도 출마하려는 이유, 무엇일까요. 특히 20대 대통령 선거를 7개월여 앞둔 현재, 여야 모두 어느 때보다 후보 ‘풍년 상태’입니다.

 

돈 없인 엄두도 못 낼 대선에 출마하는 이들 중엔, 실제 당선 말고도 다른 ‘기대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일은 이름을 알리고, 인지도도 쌓고, 주요 정치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죠. 특히 내년 6월엔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예정돼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이름을 더 알려야 하는 정치인들에게 대선은, 솔깃한 이벤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군소후보를 돕는 한 관계자에게 출마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의제를 알리기에 대선만큼 좋은 선거는 없다. 언론에 언급되고, 토론회를 하면서 인지도가 오르는 것에 비하면 기탁금은 큰 부담은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특히 20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후보가 넘쳐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를 두고 여야 모두 굳건한 ‘오너’가 없다는 점이 후보 숫자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춘추전국시대에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지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겨레>에 “누구나 출마해 어느 정도의 리더십을 구축하면 당내 입지를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 출마를 독려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굵직한 ‘보스 정치인’보다 ‘스몰 리더십’이 주목받는 사회 분위기, 20·30세대 등 지지층의 분화와 변화, 다양한 요구들이 강하게 분출되면서 여러 주자가 도전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짚었습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