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 다시 선정할 것"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다주택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자진해서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합니다.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합니다"라는 두 문장짜리 글을 남겨 사퇴를 알렸다.

 

김 후보자는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와 서초구 잠원동 상가를 포함해 4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내 연배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오름으로써 자산이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었다.

 

이튿날 서울시의회는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이 담긴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의결했다. 그는 29일 보유 부동산 4채 중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의회 민주당은 30일 입장문에서 김 후보자가 과거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의 다주택을 강하게 비난한 점을 들어 "역대급 내로남불"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날 시의회 국민의힘은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같은 당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SNS에 "서민주택 공급책임자에 다주택자를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토록 촉구했다.

 

시의회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서울시장은 SH 사장을 임명할 수 있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김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 시장이 지난 4월 취임한 후 처음으로 지명한 산하 기관장이다. 첫 기관장 인사부터 물의를 빚으면서 오 시장의 정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 후보자의 다주택이 작년 국회의원 재산 공개 당시부터 알려졌던 내용이라는 점에서 서울시가 다주택 문제를 안일하게 생각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4채를 보유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부동산 보유 목적과 세부 내용까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오 시장이 현업 부서에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 검증시스템 보완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새로운 후보자를 지명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에 차질이 없도록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후보자를 선정하겠다"고 했다.

 

 

 

야구도 미국전 패배…여자배구는 한·일전 대역전승 8강행 확정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확보, 양궁 5개 전 종목 석권 불발

 

올림픽 첫 메달 건 여자 사브르 단체: 한국 여자 펜싱 샤브르 대표팀 (왼쪽부터) 최수연, 김지연, 서지연, 윤지수가 31일 일본 마쿠하리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샤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 종목에서 한국 대표팀이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2020 도쿄올림픽 개막 후 8일째 경기에서 여자 펜싱 동메달을 추가했다.

 

우리나라는 31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 극적인 45-42 역전승을 거뒀다.

 

김지연(33), 윤지수(28·이상 서울시청), 최수연(31), 서지연(28·이상 안산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이날 4강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26-45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15-26, 11점 차로 끌려가다 이를 뒤집고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단체전 4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권에 진입했다. 남자 사브르 금메달, 여자 에페 은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에페와 여자 사브르는 동메달을 챙겼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동메달을 더해 펜싱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막을 테면 막아 봐!'=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김연경이 시마무라 하루요, 모미 아키를 피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열린 축구, 야구, 배구의 '빅 매치'에서는 여자배구만 웃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조별리그 4차전에서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승리했다.

 

특히 5세트 12-14로 끌려가다가 연달아 4점을 따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3승 1패가 된 우리나라는 남은 세르비아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8강행을 확정했다.

 

울음 터진 이동경= 31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6대3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4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 이동경(왼쪽) 등 선수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와 야구는 나란히 패배를 떠안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멕시코와 8강전에서 3-6으로 참패해 탈락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8강에서 온두라스에 졌고, 이번에도 8강 벽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연령 제한이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의 굴욕까지 당했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득점기회=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예선 한국과 미국의 경기. 7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타자 박건우가 아웃되자 선수들이 실망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 역시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로 무릎을 꿇었다.

 

1회 먼저 한 점을 냈지만 4회 트리스턴 카사스에게 투런포를 내줬고, 5회에도 닉 앨런의 솔로 홈런과 다시 3연속 안타를 맞고 1-4까지 벌어졌다.

 

우리나라는 9회 한 점을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야구는 이날 졌다고 탈락이 아니라는 점에서 축구보다는 다행인 경우다. 한국은 8월 1일 오후 7시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고 이기면 멕시코-이스라엘 승자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마지막까지 활시위 당기는 김우진=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이 31일 일본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8강 당즈준(대만)과의 경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김우진은 이날 경기에서 4-6(28-28 27-29 28-27 28-28 27-28)으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석권하겠다는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이날 양궁 남자 개인전 준준결승에서 김우진(청주시청)이 당즈준(대만)에게 4-6(28-28 27-29 28-27 28-28 27-28)으로 분패해 탈락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양궁에서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휩쓸었고, 안산(광주여대)은 한국 선수 사상 최초로 하계 올림픽 단일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남자 개인전 금메달은 메테 가조즈(터키)에게 돌아갔다.

 

득점 성공한 한국 선수들= 31일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준결승 한국 김소영-공희용 대 중국 천칭천-자이판 경기. 한국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배드민턴에서는 동메달 1개를 확보했다.

 

이날 여자복식 4강에 출전한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와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 조가 모두 패하면서 8월 2일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하게 됐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로써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최근 2회 연속 동메달 1개로 올림픽을 마쳤다.

 

남자 단식 조별리그에서 세계 1위 모모타 겐토(일본)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허광희(삼성생명)는 8강에서 케빈 코르돈(과테말라)에게 0-2(13-21 18-21)로 져 4강에 들지 못했다.

 

배드민턴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여자복식 동메달(정경은-신승찬) 1개로 마감했다.

 

이소희 ‘가자’= 31일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준결승 한국 이소희-신승찬 대 인도네시아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 경기. 한국 이소희가 공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날까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7개로 메달 순위 7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이 금메달 21개로 1위, 일본이 17개로 2위에 올라 있으며 미국은 금메달 16개로 3위다.

 

나이지리아 단거리 육상 선수 블레싱 오카그바레는 도핑 테스트에서 성장 호르몬 양성 반응을 보여 이번 대회 첫 도핑 적발 선수가 됐다.

 

여자 100m 예선에서 11초 05를 찍고 준결선에 오른 오카그바레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멀리뛰기 은메달리스트다.

 

 

여자배구 이탈리아, ROC, 미국, 터키 모두 8강에서 만날 수 있는 복잡한 상황

 

여자배구, 이제 8강이다!: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김연경(10), 오지영(9) 등이 일본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한 뒤 기념 촬영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김연경과 황금세대'가 허들 하나를 넘었다.

 

이제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여러 차례 '배구 인생 마지막 목표'라고 공언한 올림픽 메달도 시야에 들어온다.

 

하지만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아직 한국 배구가 손에 넣지 못한, 올림픽 메달을 얻기 위해서는 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세계랭킹 14위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7월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A조 예선 4차전에서 일본(5위)을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꺾고, 8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도쿄올림픽 배구는 승수, 승점, 세트득실, 점수득실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3승 1패(승점 7)로 세르비아(10위)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2일)만 남겨둔 상황에서 최소 조 3위 자리를 확보했다.

 

A조에서는 브라질(2위)이 4승(승점 11), 세르비아(10위)가 3승 1패(승점 9)로 1, 2위가 매우 유력하다.

 

브라질은 A조 최약체로 4패를 당한 케냐(27위)와 2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세르비아는 2일 한국전에서 세트 두 개만 얻으면 2위 자리를 확보한다.

 

연일 혈전을 펼친 한국이 굳이 세르비아전에 3-0, 3-1 승리를 거두고자 힘을 쏟을 필요는 없다.

 

한국에 패해 5위로 내려앉은 일본(1승 3패·승점 4)은 4위 도미니카공화국(1승 3패·승점 5)과 8강행 여부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

 

기뻐하는 김연경=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이 득점하자 김연경이 기뻐하고 있다.

 

B조에서는 8강에 진출할 4팀이 모두 정해졌다.

 

그러나 1∼4위 세부 순위는 마지막 날 결정된다.

 

이탈리아(6위),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9위), 미국(1위)이 물고 물리며 3승 1패로 1∼3위에 자리했고, 터키(4위) 2승 2패가 B조 4위를 달린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우승팀이자, 세계랭킹 3위인 중국은 1승 3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아르헨티나(19위)는 4패를 당했다.

 

김연경이 "A조도 어렵지만, B조에 들어가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B조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올림픽 2연패 달성을 노렸던 중국이 혼돈의 희생양이 됐다.

 

한국의 8강 상대도 8월 2일에나 결정된다.

 

예상대로 한국이 A조 3위를 하면, B조 2위와 8강에서 대결한다.

 

이탈리아, ROC, 미국은 물론이고 터키도 B조 2위에 오를 수 있다.

 

터키는 2일 예선 최종전에서 ROC에 승리하면, 이탈리아-미국전의 패자를 밀어내고 2위로 예선을 마친다.

 

4개 팀 모두 한국이 상대 전적에서 밀린다. 한국은 이탈리아에 13승 16패, ROC에 8승 51패, 미국에 22승 38패, 터키에 2승 7패로 열세였다.

시민단체가 모욕 · 명예훼손 혐의로 소마 공사 고발

 

경찰은 1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에게 일본 외무성이 귀국을 명령했지만, 출국 전까지 수사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소마 공사가 국내에 있는 동안 면책특권을 포기할 것인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인지 등을 묻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소마 공사를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다.

 

소마 공사는 지난달 15일 국내 언론과의 오찬에서 성적인 표현을 쓰며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폄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마 공사는 외교관으로서 주재국의 사법절차를 면제받는 면책특권을 적용받는 만큼 수사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 외무성 '문 대통령 비하' 소마 총괄공사에 귀국 명령“

정기인사 형태로 교체하는 모양새를 취해 ‘애매한 경질’

 

일 소마 공사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성적 표현을 써가며 망언을 한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에게 1일부로 귀국 명령을 내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임 공사도 거의 2년 만에 이동했다”며 “소마 공사도 2019년 7월 부임해 2년이 지난 것을 근거로 해 가까운 시일 내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마 공사 망언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감”이라고 말한 만큼, 이번 조치가 사실상 경질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정기인사 형태로 교체하는 모양새를 취해 ‘애매한 경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일본 정부는 소마 공사 경질 문제에 “인사에 대해서는 외무상이 (주한일본대사관)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 처분을 내리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마 공사는 지난 16일 한국의 <제이티비시>(JTBC) 기자와 오찬 간담회를 하면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하고 있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기자

30일 오전 혼자 결정…이준석 대표와도 사전논의 안해

당안팎 경쟁자들 공세집중 예상… “본격 검증대 올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지난달 29일 대선 도전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이다. 야권 지지율 선두인 윤 전 총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제1야당행’을 택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만난 뒤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해가는 게 도리이고, 보편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야권이 하나가 돼야 하고, 저 자신이 국민의힘 초기 경선부터 참여해야 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제가 늘 공정과 상식을 주장하면서, 다른 대안을 생각하긴 어려웠다”고 했다.

 

윤 “입당 결심한 지 몇시간 안 됐다”

 

무엇보다도 궁금증을 자아낸 것은 전날까지도 “조금 더 지켜봐 달라”며 입당 시점을 밝히지 않았던 그가 갑자기 ‘기습 입당’을 결심한 배경이었다. 그는 “이제 더이상 입당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이 오히려 정권교체와 정치활동을 해 나가는데 어렵다고 생각했다. 국민께도 제가 입당을 분명하게 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혼선과 누를 끼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결심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스스로 “입당을 결심한 지 몇시간 안 됐다”고 밝힌 것처럼, 그는 이날 아침 입당을 혼자 결심한 뒤 캠프와 측근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국민의힘 쪽에도 이날 아침 야권 후보 단일화의 ‘셰르파’ 역할을 맡은 권 위원장에게 알렸을 뿐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도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 이 대표는 이날 호남을 방문 중이었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휴가중이었다.

 

윤 전 총장이 이처럼 갑자기 입당을 마음 먹은 데는 최근 격화된 네거티브 공방과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처가 리스크’, 지지율 정체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허를 찌르는 신속한 결정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했다는 해석이다. 윤 전 총장이 “이제 논란을 좀 종식하고 본격적으로 더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편으론 국민의힘 울타리 안에 들어가서도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윤 전 총장 입당에 주요한 역할을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지지율 때문에 위기의식을 느끼다가, 그 뒤 며칠간 큰 변동이 없다는 게 확인되니까 국민의힘에 들어가서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입당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빠른 입당으로 국민의힘은 8월 말 ‘경선 버스’ 정시 출발이 가능해졌다. 여야 모두와 거리를 두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제외하곤, 야권의 주요 주자들이 모두 당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슈퍼 경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날 호남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주장한 (8월) 경선버스론에 대해서 윤 전 총장이 화답해줬고, 심지어 버스 출발 한 달 전에 먼저 앉아있겠다고 했다. 그것에 대한 의미가 상당하다”고 추어올렸다.

 

2일 초선 모임 강연 예정…당내 스킨십 강화 나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대선 판을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 경쟁 주자들의 견제와 검증이 당분간 윤 전 총장 쪽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한겨레>에 “당 안팎의 검증 압박이 동시에 벌어질 것이다. 관련 이슈가 정쟁화되면서 지지율이 출렁이는 강도나 폭이 더 커질 것”이라며 “국민의힘 소속 세력과의 관계 구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중도층의 지지 흐름이 변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진 ‘회동 정치’였다면 앞으론 당내 노선 투쟁, 강도 높은 검증 단계가 기다리고 있다”고 짚었다.

 

윤 전 총장은 일단 다음달 2일 첫 당내 행보로 초선 모임 ‘명불허전보수다’ 강연자로 나서 스킨십 강화에 나선다. ‘윤석열이 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주제로 1시간 30분분 가량 강연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당내 주자들은 입당을 환영하면서도, 은근한 경쟁심리를 드러냈다. 홍준표 의원은 “야권 분열 카드가 소멸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된 기쁜 날”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상호 검증하고 정책 대결을 펼쳐 무결점 후보가 본선에 나가 원팀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하자”고 밝혔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당원과 국민의 걱정을 크게 덜어주셨다”며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또 정권교체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하겠다.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선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국민의힘으로 쏠릴 것이 예상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긴장도도 높아졌다. 이용빈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정치검찰의 커밍 아웃” “정치적 파산 선언”이라고 규정하면서 “정치를 바꾸겠다는 포부는 온데간데없이 현 정부를 비난하며 교체만을 부르짖다가 결국 보수 본당에 몸을 의탁한 것을 국민께서 납득하실지 의문스럽다”고 비난했다. 김미나 배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