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첫날 금메달 1 동메달 2 … 기대 못미쳐

 

첫 금메달을 따낸 김제덕과 안산

 

역시 믿고 보는 양궁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활에서 나왔다. 양궁 대표팀 막내들이 일을 냈다.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강해지는 승부사 기질이 빛났다.

 

김제덕(17·경북일고)과 안산(20·광주여대)은 23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5-2(35:38/37:36/36:33/39:39)로 네덜란드를 꺾고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다. 이날 경기가 열린 유에노시마는 ‘꿈의 섬’이라는 뜻의 인공섬이다.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안성맞춤 장소였던 셈이다.

 

대표팀 막내인 두 선수는 23일 열린 개인 랭킹전에서 남녀 부문 각각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혼성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번 대회 처음 신설된 혼성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두 선수는 올림픽 양궁 사상 최초 3관왕에 도전할 기회도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 선수의 강심장이 빛났다. 강한 바람도,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도 이들을 흔들지 못했다.

 

“일 한 번 단단히 낼 눈매”(류수정 양궁대표팀 감독)라고 평가받던 김제덕은 첫 올림픽 출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활을 쐈다. 우렁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친 뒤 날카롭게 과녁을 노렸고, 양궁팀 동료와 관계자들이 “화이팅!”으로 화답하며 힘을 보탰다. 과감하게 당기는 활시위에서는 그 기백이 그대로 느껴졌다. 만 17살3개월인 김제덕은 이날 한국 양궁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기록도 썼다.

이번 대회에서 “목표 순위는 1위”라고 당당히 밝혀온 안산도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3관왕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기본기가 워낙 좋고, 키 172㎝로 신체조건이 좋아서 더 기대되는 선수”(류수정 감독)라는 평가처럼 이날 안산은 흔들림 없는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대표팀 내에서 “어디서도 주눅 들지 않는 성격이 강점”이라고 평가받는 만큼, 향후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날의 금메달은 양궁대표팀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일군 결과다. 양궁대표팀은 지난겨울 진천선수촌에 들어간 뒤 단 한 번도 밖에 나가지 못했다. 혹시라도 감염되면, 대회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외부인의 방문도 어려웠기 때문에, 지난달 28일 미디어데이를 맞아 기자들을 만난 것이 유일한 외부 접촉일 정도로 고립된 생활을 해왔다.

 

고된 상황 속에서도 어김없이 금메달을 선물한 양궁은 대회 전반부에 일정이 집중돼있다. 25일 여자 단체전 결승, 26일 남자 단체전 결승, 30일 여자 개인전 결승, 31일 남자 개인전 결승이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에 대회 초반 한국 선수단의 대표적인 금밭이 될 전망이다. 도쿄/이준희 기자

 

‘화끈한 발차기’  장준, 동메달로 아쉬움 달랬다

펜싱서 김정환, 올림픽 2회 연속 동메달 찔렀다

 

 

태권도 국가대표 장준(21·한체대)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준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장준은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 오마르 살림을 46-16으로 꺾고 3위에 올랐다. 태권도 대표팀에서 나온 첫 메달이다.

 

이날 장준은 1라운드까지는 비교적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특기인 발차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라운드 초반에는 12-10까지 점수를 따라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몸이 풀린 장준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상대를 공략해 폭발적인 점수를 내기 시작했다. 3라운드 들어서도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장준은 34점을 득점하는 동안 상대에게는 단 6점만을 내주는 괴력을 선보였다.

 

남자 58㎏급 세계랭킹 1위인 장준은 대표팀 막내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 체급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왔다. 올림픽 첫 출전임에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이유다. 하지만 장준은 이날 먼저 열린 준결승전에서 랭킹 23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만나 19-25로 패하며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장준을 괴롭힌 건 올림픽의 중압감이었다. 이날 장준은 16강 커트 브라이언 바르보사(필리핀)를 3라운드 13초 만에 26-6으로 꺾은 뒤 “긴장한 나머지 매트에서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라며 압박감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전 경험의 부족이 드러난 듯 보이기도 했다.

 

8강에서도 비교적 불안한 모습을 보인 장준은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스페인)를 상대로 21-17의 신승을 거뒀다. 우여곡절 끝에 준결승에 오른 장준은 젠두비에게 무릎을 꿇으며 결국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삼켰지만, 뒤늦게 터진 화려한 발차기로 결국 동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펜싱에서도 동메달을 하나 추가했다.

 

펜싱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26)의 멘토는 김정환(38)이다. 그는 “김정환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 묵묵하게 검객의 길을 걸어온, 그래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선수가 김정환이다.

김정환은 24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현란한 발놀림을 보이면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5-11, 승리를 거뒀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12-6으로 앞서다가 내리 9점을 내주면서 12-15로 역전당한 악몽을 1시간 만에 훌훌 털어내고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정환은 2016 리우올림픽 때도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노장은 살아있다”는 말로 기억되기를 원하는 그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베테랑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 상대 바자제가 8강전에서 오상욱을 떨어뜨린 터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 때 구본길 등과 함께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한민국 펜싱 역사에 첫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이번에도 오상욱, 구본길(32), 김준호(27) 등과 함께 단체전(28일)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정환은 평소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그가 개인전의 기세를 이어 후배들과 단체전 우승을 일궈낼 지 지켜볼 일이다. 김양희 기자

 

‘첫 코로나 부전승’…체코 비치발리볼 선수 확진에 일본 진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도쿄올림픽 첫 부전승이 발생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24일 오전 시오카제공원. 일본 이시이 미키·무라카미 메구미 짝은 자신들과 체코의 마르케타 슬루코바·바보라 헤르마노바 짝과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체코팀은 경기장에 나올 수 없었고, 이날 경기는 일본의 부전승으로 끝났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 뒤 첫 부전승이다.

 

체코가 출전하지 못한 건 코로나 감염 때문이다. 슬루코바는 이번 주 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헤르마노바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혼자서 경기에 나설 수는 없었다.

 

초유의 전염병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국제올림픽위원회도 관련 대책을 준비했다. 이번 대회에서 코로나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팀이나 선수를 실격이 아닌 미출전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은 체코의 미출전으로 2-0 부전승을 거두게 됐다.

 

한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집계·발표한 대회 관련 감염자는 123명에으로 늘었다. 이날 조직위원회는 선수 1명을 포함해 17명이 추가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선수 1명을 제외한 14명은 조직위 위탁 업무 관계자, 2명은 대회 관계자다. 대회 관계자 2명 중 1명은 선수촌에 투숙하고 있었다.

 

조직위원회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크리스토프 두비 국제올림픽위원회 올림픽 수석국장이 교도통신과 통화에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참을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는 제재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티브이로 생중계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부 선수단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아예 미착용한 상태로 다른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 등이 그대로 중계됐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조직위의 방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서울시,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물품 정리 시도

● COREA 2021. 7. 24. 04:4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유족들 제지에 한시간여 만에 철수

 

23일 오후 서울시가 물품정리를 시도하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4·16연대 회원들과 유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내부의 사진과 물품 정리작업을 시도했다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제지로 한시간 남짓 만에 철수했다.

 

4·16연대와 서울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4시께 서울시 총무과 공무원 10여명이 광화문 기억공간에 도착해 공간 내부의 물품 정리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과 4·16연대 회원들은 정리작업을 제지했고, 시청 직원들은 오후 5시20분께 현장에서 철수했다. 서울시는 앞서 오후 3시40분께 종로5가 4·16연대 사무실을 찾아 기억공간 내부 물품 정리와 기억공간 철거 계획을 담은 공문을 4·16연대에 전달했다고 한다.

 

김상한 서울시 행정국장은 “유가족 분들께 물품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드렸으나 아무런 답이 없고, 기억공간의 이전 설치를 주장하시다보니 (서울시가) 전시물을 정리하려 했던 것”이라며 “유가족분들이 못하게 하시니, 물리적으로 충돌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 철수했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하고 있는 서울시는 오는 26일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는 뜻을 지난 5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기억공간을 세종로공원 등 다른 곳으로 이전설치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지난 17일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접 만나 “공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이전할 의사가 있으며 이를 위한 협의기구를 꾸리자”는 뜻을 전했지만, 서울시는 이날 오후 협의기구 구성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기억공간은 2019년 6개월을 기한으로 만들어진 임시가설축조물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시작되면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공사가 미뤄져 계속 유지돼왔던 것일 뿐”이라며 “8월 초에는 기억공간이 있는 위치에서 공사가 시작돼야 하는 상황이어서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이전설치 요구에 대해선 “(기억공간이) 서울 중심부 콘셉트와 맞지 않다. 역사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기억의 공간을 만들면 전부 기억의 공간만 있게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적인 기억공간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방안들이 고민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의 물품을 정리해 서울기록원에 보관해뒀다가 경기 안산에 설치될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이전할 방침을 밝혔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지난 1일 설계공모 당선작이 발표됐다.

 

유가족들은 기억공간에서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김종기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가족들은 이 광장이 가족만의 광장이 아니라 시민의 공간이 됐다고 생각했고, 1년 전부터 이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서울시는 아무런 대안 없이 철거만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대안을 만들 때까지 노숙농성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이승욱 기자

8월8일까지 거리두기 유지…중대본 “상황이 낙관 불허”

결혼식 친족 관계없이 49명…2주 뒤 위험시설 집합금지 등 검토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처가 다음 달 8일까지 2주 연장된 23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중앙공원 벤치에 출입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5일 끝나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처를 2주 연장했다. 정부는 이 2주 동안 “수도권 하루 평균 확진자 수 1000명 미만”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4단계 적용 11일째가 되는 23일에도 신규 확진자 수는 1630명을 나타내는 등 4차 유행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26일부터 50대를 대상으로 하는 예방접종이 본격화하지만, 단기간에 접종률을 크게 올리기는 어려운 실정이어서 2주 뒤에도 단계를 낮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3일 “수도권 전체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하여 26일 0시부터 8월8일 자정까지 2주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수도권 유행 확산 속도가 줄고 있으나, 여전히 하루 천명 내외로 발생 규모가 크고, 감소세로 반전됐다고 평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 체계를 유지하며 유행 상황 관찰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4단계 2주 연장과 더불어 실외 체육시설 샤워실 운영 금지와 야구와 풋살 등 스포츠 경기 사적모임 예외 적용 중단, 숙박 동반 공무·기업 필수 경영 행사 금지 등 추가로 방역 수칙을 강화했다. 다만, 친족만 최대 49명까지 참석을 허용하던 결혼식과 장례식은 친족이 아니더라도 최대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중대본은 이날 “이번 4단계 조치를 통해 유행 증가세를 감소세로 반전시키고, 수도권 하루 평균 확진자 수를 3단계 기준(500~1000명 미만) 이내로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2주 뒤에는 위험시설 집합금지, 운영시간 제한 강화 등 강력한 거리두기 강화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현재 수도권의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962.2명으로 수치상으로는 3단계 기준에 해당하는 상태다. 4차 유행 확산세가 급속도로 올라가면서, 수치 기준과 관계없이 최고 단계로 격상했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는 조금만 늘어도 1천명대를 넘어가는 상황으로 800~900명대가 되더라도 확실하게 감소하는 추세로 반전됐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소세로의 전환’을 목표로 둔 정부와 달리 방역당국은 앞으로 유행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은 낙관을 불허한다. 4차 유행을 3차와 비교해보면 상황이 도리어 안 좋게 전개될 요인이 더 많다”며 “델타 변이와 같이 전파력과 위중도를 높이는 변이가 유행을 갈수록 주도한다는 점, 베이스라인(기준점)이 3차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는 점 등을 볼 때 4차 유행이 정점에 이르기까지도 아마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권준욱 제2부본부장은 아울러 “3차 유행 당시엔 정점에 이르는데 6주가 걸렸으나, 4차 유행은 3주 밖에 되지 않았다”며 “안정화 국면으로 내려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21일 “아직 정점이 아니다”라며 “유행 정점이나 기간이 3차 유행 때보다 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질병청은 자체 수리모델링 분석 결과, 당시 상황(감염재생산지수 1.22)이 유지될 경우 7월 말~8월 초에 1800명대, 8월 중순엔 2331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비슷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아직 정점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더 유행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2주 뒤에도 감소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고위험군인 50대 접종이 완료되는 8월말까지는 현재 수도권의 거리두기 상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빨리 예방접종률을 올릴 수 있느냐다. 문제는 단기간에 접종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앞서 이달 중순 모더나 주별 공급 물량 문제로 질병청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55~59살 185만명의 예약만 받고 1차 예약을 중단한 바 있다. 이날 0시까지 전 국민 인구수 대비 1차 접종률은 32.6%로, 2주 뒤 185만명의 접종이 끝나도 1차 접종률은 36%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이 방역 완화를 논의할 기점으로 언급한 접종률 60%까지는 꽤나 갈 길이 먼 셈이다.

 

한편, 청와대는 오는 25일 비수도권 거리두기 조정과 방역 대책 등을 논의하는 중대본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은 지난해 2월23일과 12월13일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김지훈 기자

정청래, 윤호중 원내대표에 "협상 깨라" 압박

당 지도부는 언론법안 속도전 국면전환 모색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기기로 한 여야 합의를 두고 후폭풍에 직면했다. 당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다.

 

이른바 '문자폭탄' 등 강성 당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친문 당심에 민감한 대권주자들이 앞다퉈 비판 대열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6일 페이스북에서 "무소불위 권한을 가진 법사위를 야당에 내주는 것을 당원과 국민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당에 합의 재고를 요청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합리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 법사위 원래의 역할을 복원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제도개혁을 선행한 뒤 법사위원장을 야당에게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전날 밤 "잘못된 거래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 간 합의는 존중될 필요가 있다"며 온도차를 보였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파열음이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법사위 개혁에 논의가 집중돼야 한다"며 "청와대와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여당으로서, 국회 5분의 3을 채우도록 선택받은 정당으로서 야당과의 협치보다 국민들에게 책임을 지는 정치가 더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지금 합의안은 법사위 기능을 전면적으로 고치는 것도 아니면서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는 것"이라며 "이후 우리가 추진하려는 여러 입법이 오히려 발목 잡히게 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호중 원내대표를 겨냥, "잠자코 법사위원장을 하고 있었으면 내년 후반기 개원협상 때나 벌어질 일"이라며 "법사위의 월권을 실질적으로 빼버리는 협상안을 국민의힘이 못 받겠다면 '진정한 법사위 개혁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협상을 깨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는 분출하는 반대 목소리에도 번복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다.

 

동시에 '개혁입법 속도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8월 국회에서 문체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기 전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안을 담은 언론중재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을 넘겨줘서 모든 개혁법안이 좌초될 것처럼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언론중재법은 상임위에서 속도를 내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제주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언론중재법 처리 방향과 관련, "내일 법안소위가 열릴 것"이라며 "각 상임위에서 내실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이 뒤집어씌운 독주의 족쇄를 벗어던진 만큼 더욱 과감히 수술실 CCTV 법, 공정한 언론생태계 조성 입법, 사법개혁과 2단계 검찰개혁 입법, 한국판 뉴딜, 부동산투기 근절 입법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강경파에서는 2단계 검찰개혁 과제에도 속도를 붙이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늦었지만 검찰개혁을 완수할 시간임이 아주 분명해졌다"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사위 후반기 국민힘 양보에...추미애 "잘못된 거래, 철회를"

"법사위원장 '야당 양도' 잘못, 당리당략 아닌 국민 먼저 생각해야 "

 

추미애, 대전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7월 22일 대전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는 25일 21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여야 합의와 관련,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야당 양도 합의의 잘못된 거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기한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였다고 하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여야는 지난 23일 법사위원장을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계속 맡되 후반기에 야당인 국민의힘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한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바 있다. 여야는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 심사에 국한하고,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는 "별도의 전문가로 구성한 기구를 구성해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의 법체계와 자구를 심사·보완하는 심의기구를 두자"며 "정부의 법제처 같은 체계·자구 전문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사위 권한을 사법 관련 업무로 한정해야 한다"며 국회법 개정을 촉구하면서 "후반기부터 이를 시행하도록 준비하고 국민의 대의성을 반영하는 국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법사위가 체계 자구 심사를 빌미로 법안 상정의 발목을 잡는 구실을 해왔고, 그래서 여당은 법사위원장을 지키려 하고 야당은 기어코 빼앗으려고 했다"며 "법사위가 어느 당의 흥정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국회도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상왕 법사위' 손질 속도…"정기국회 전 반드시 처리“

 

"거래 3인방" 박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7월 23일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기는 전제 조건으로 여야가 합의한 '법사위 월권' 방지 작업에 본격 속도를 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여야 합의대로 정기국회 이전인 8월 25일 본회의에서 법사위의 '상왕' 기능을 없애는 방안을 담은 국회법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내달 국회법 처리를 위해 국회법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 논의부터 빠르게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법사위에 오른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줄이고,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심사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또, 국회법에 명시하지는 않지만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땐 장관이 아닌 차관이 참석하게 하고, 60일이 경과한 법안은 지체없이 소관 상임위에서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하는 '신사협정'도 맺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신사협정을 한 부분도 국회법에 명문화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야당이 반대했다"며 "야당이 신사협정을 어기면 이 부분을 명시해 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 이번 합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 등엔 법사위원장을 넘긴 것에 대한 비판과 입법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글들이 올라왔고 당 지도부와 대선 경선 주자들엔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정청래 의원은 앞서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용민 최고위원도 "여러모로 힘에 부친다. 죄송한 마음을 개혁 의지와 추진력으로 승화시키겠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입법 동력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넘기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법사위원장의 법안 '발목잡기'인데, 이번 합의는 국회법 개정이 전제돼있고 의석수도 170석이 넘는 만큼 얼마든지 견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내린 불가피한 용단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가장 아쉬운 점으로 법사위원장을 내준 점을 꼽으면서도, "안전장치를 다 마련했다. 상원, 상왕 노릇 하던 법사위와 법사위원장을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 독식구조가 해소돼 그동안 의회 독재, 입법 폭주라는 말이 부담스러워 적극 추진하지 못한 언론·검찰개혁에 대해 족쇄를 벗어버리고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상임위원장 재배분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회 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엔 부담"이라며 "'입법 독주' 프레임도 내년 대선에서 득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 후반기 국민힘 양보에 민주당원들 강한 반발

"법사위 내주고 무슨 개혁?"… 여 '당원 문자폭탄'

 전국민 재난지원금 무산에도 당내에서 볼멘소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회 원구성 협상 타결과 2차 추경 합의처리에 따른 당내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6월부터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는 합의에 대해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24일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법사위를 내주고 무슨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가", "법사위가 야바위 흥정 대상이 될 정도로 가볍나", "의원총회에서 법사위를 넘기는 것에 찬성한 의원 104명 명단을 공개하라", "당대표는 사퇴하라" 등의 항의 글이 이어졌다.

 

민주당 인스타그램 최근 게시물에는 "법사위를 왜 넘겨주나요? 너무 황당하네요", "법사위를 국민의힘에 넘긴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당장 내려와라", "이러라고 180석 주고 지지한 것 아닐 텐데요. 이 무슨 삽질인가요? 당 해체하세요", "법사위에 재난지원금 88%까지, 참 일 못 한다" 등 비판 댓글이 수백개가 달렸다.

일부 강성 지지층은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 지도부와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등 대선경선 주자들에게도 '문자폭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업무방해를 그만하라. 법사위를 야당으로 넘기지 말게 해 달라는 것인데, 문자폭탄 선동을 계속하면 응분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자제를 호소하는 글을 남겼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열성 당원들의 지지세가 높은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여러모로 힘에 부친다. 죄송한 마음을 개혁 의지와 추진력으로 승화시키겠다"고 쓰기도 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국민의힘이 고안한 '거대여당 독주' 프레임을 깨고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을 당원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당론으로 추진했던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기획재정부와 야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소득하위 88% 지급안'으로 후퇴한 것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이재명 지사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소득상위 12%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어려울 때는 콩 한 쪽도 나눈다고 하는데 얼마나 섭섭하겠느냐. 연대 의식이 훼손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SNS에서 "전국민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대단히 실망스럽다. 여야정이 흥정하듯 숫자를 더하고 뺐을 생각을 하니 화가 날 뿐"이라며 "당이 정부·야당 반대를 핑계로 삼아 너무 쉽게 손을 놓은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당 관계자는 "송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추경 협의 과정에서 접한 재정당국의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진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끝내 재정당국과 야당을 설득해내지 못해 송구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께 지원금을 드리고 소상공인 지원을 두텁고 폭넓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야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 타결

민주당 11 국민의힘 7 상임위 합의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3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3일 상임위원장을 국회 의석수대로 분배하고 법제사법위원장은 여야가 2년씩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갈등 끝에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며 문을 연 21대 국회가 1년2개월 만에 제모습을 찾으며 뒤늦게 협치의 시동을 걸게 된 것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두 차례 회동을 이어간 끝에 원구성 협상을 타결했다. 21대 국회 전반기인 내년 5월까지 민주당은 운영위, 법제사법위, 기획재정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외교통일위, 국방위, 행정안전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보건복지위, 정보위, 여성가족위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은 정무위, 교육위, 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 예산결산특위 등 7개 상임위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법사위원장은 21대 국회 전반기 2년은 민주당이, 후반기 2년은 국민의힘이 맡기로 하는 절충을 통해 오랜 갈등을 해소했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이 맡고 있는 법사위원장 자리는 내년 6월부터 국민의힘으로 넘어간다. 여야는 이와 함께 그동안 국회 안에서 상왕·상원 노릇을 하던 법사위를 개혁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법사위의 기능을 다른 법률과의 충돌 여부나 문구가 적정한지를 따지는 ‘체계자구 심사’로 엄격하게 한정하기로 한 것이다.

 

법사위는 그동안 다른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률을 받아 본회의로 올리기 전 체계자구 심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 법안의 본질적인 내용을 손질하는 월권을 행사해 ‘상왕·갑질 상임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야는 또 법사위의 심사기한 초과 시 다른 상임위가 본회의 부의를 요청할 수 있는 기간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시키기로 했다. 입법 길목에서 과도한 권한 행사로 사실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본질까지 바꾸는 역할을 함으로써 항상 시한폭탄 같았던 법사위의 힘을 빼고, 위원장 자리를 여야가 공유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총선 뒤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상태로 일방통행되던 21대 국회 원구성은 정상화됐다. 국민의힘은 통상 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던 관행을 들며 4·15 총선 참패 뒤 법사위원장을 요구해왔지만, 여당이 거부하면서 협상은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 이후 민주당이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수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자 국민의힘은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 자리도 거부하며 국회 파행은 장기화했다. ‘여당 독식’의 원구성으로 21대 국회는 주요 법안 처리 때마다 ‘기립 표결’ ‘야당 패싱’ 등 논란을 낳으며 협치의 정신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는 민주당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결국 여야는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국회 운영을 정상화하면서 새로운 협치의 시작을 알렸다. 여야 합의 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사위 기능을 조정하고 개선해 정상적인 상임위가 될 수 있는 단초를 열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여야가 더욱더 협력해서 통큰 협치를 이뤄나가는 데 함께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회가 협치의 장으로서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여당이든 야당이든 협조하는 마음으로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운영돼 국민에게 좋은 정치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