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9월21일 미국 뉴욕 시내 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있다.
한국이 베트남에 내달 중 100만회 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시내 한 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방역 물자를 나누며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그동안 한국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COVAX AMC)에 올해와 내년 2억 달러 공여를 약속하는 등 재정 지원만 해왔다. 특정 국가에 직접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평한 백신 공급에 기여하겠다는 기조에 따라 이번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한·베트남 보건·백신 파트너십 구축, 베트남의 질병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질병예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준비하고 있는 백신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베트남 당국의 지원과 협조에 대해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6년을 맞아 경제 협력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2023년 교역액 1천억 달러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분야 협력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인프라, 금융 분야에서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며 베트남 측의 관심을 요청했다.
푹 주석은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상호 신뢰 기반의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바이오, 의학, 첨단기술, 국방, 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베트남에 투자해 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푹 주석은 "한국의 팬데믹 관리, 사회경제적 회복 등 베트남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며 2009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두 정상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베트남이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자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인 베트남의 역할을 당부한다"고 했다.
문화 교류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베트남이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한 것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푹 주석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팀을 잘 이끌어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데 다음 경기는 호주, 중국"이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베트남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선전을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기조연설 하는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를 여는 문"이라며 종전선언을 제안한 뒤 이번에는 선언 주체를 6·25 전쟁 당사국들인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 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을 향해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며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조속한 추진,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등을 통한 감염병·자연재해 대응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30년 전 남북의 유엔 동시가입에 대해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남북이 주변국들과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할 것이고,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게 끊임없는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내년 5월로 임기를 마치는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으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며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최근 잇단 미사일 발사 등 북한에 의해 한반도에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데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구공동체 시대'가 탄생했다고 짚으면서 "지구공동체 시대는 서로를 포용·협력하는 시대"라며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는 코로나 위기로부터의 포용적 회복, 기후위기 대응,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포함한 평화롭고 안전한 삶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취임 후 5번째이자, 임기 마지막으로 이뤄졌다.
한순간도 포기한 적 없는 ‘종전선언’ 유엔총회서 세번째 제안 나서
불가역적 비핵화 · 평화 마중물 강조해…3자 또는 4자 ‘주체’ 명시
‘중국 역할’ 기대 메시지로 넉달 뒤 베이징올림픽 무대 고려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6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한반도 평화의 문을 열 열쇠말로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남·북·미·중은 한국전쟁 당사국이고 북·미·중은 정전협정 서명국이다.
‘불가역적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마중물’로써 ‘종전선언’은 문 대통령이 임기 중 한순간도 포기하거나 철회한 적이 없는 지론이다.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직접 거론·제안한 게 이번을 포함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첫 정상회담(4·27 판문점 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9월26일 73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2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선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강렬한 열망에도 임기 중 ‘종전선언’이 실현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2019년 2월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사실상 끊겨 한반도 정세가 장기 교착의 수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라며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대화를 촉구한다”고 강조한 까닭이다.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을 문 대통령이 그럼에도 ‘종전선언’의 화두를 유엔총회 연설에서 다시 꺼내든 까닭을 다각도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내년 3월9일 대통령 선거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까지 정상외교를 핵심으로 한 이른바 ‘톱다운 방식’으로 정세 돌파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내년 2월초로 예정된 베이징겨울올림픽 등을 ‘종전선언 외교’의 중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당장의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로 나아갈 징검돌로써 ‘종전선언’의 중요성을 북·미·중 3국과 국제사회에 각인하려는 전략적 화두 제기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에서부터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이번에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라고 종전선언의 주체를 새삼스레 명시적으로 거론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액면만 보자면, 이는 2018년 4·27 판문점선언 3조3항의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의 재확인이다.
유엔방문을 마치고 하와이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하지만 문 대통령이 2018년과 2020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할 땐 선언 주체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2018년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2018·2019년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2019년 6월30일 사상 첫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등 최근 몇 년새 한반도 정세의 거대한 전환이 ‘남북미 3자’를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문재인 정부는 ‘3자’보다 ‘4자’ 종전선언에 힘을 실어왔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이 이번에 “남북미중 4자”에 의한 ‘종전선언’ 방식을 다시 소환한 건, 중국의 구실을 기대한다는 외교적 신호로 읽힐 여지가 있다.
문 대통령이 대놓고 강조하진 않았으나, ‘중국의 적극적 구실’과 한-중 협력 노력을 지금까지보다 강화해 한반도 정세 돌파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 조정’을 염두에 둔 언급일 수 있다. 평창겨울올림픽이 2018년 정상외교의 무대를 열었듯이, 내년 2월 베이징겨울올림픽이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하고 북·미 정상이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4·27) 판문점선언 재확인”을 확약했음에도 ‘종전선언’이 실현되지 않는 까닭은 근본적으론 북-미 간 불신 증폭과 미국의 소극적 태도에 있다.
미국은 ‘종전선언’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사실이 없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종전선언’도 미국 패권전략의 핵심 군사수단인 주한미군의 주둔 명분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종전선언’ 추진에 적극적이지 않다. ‘종전선언’을 북한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일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제안은 오히려 예외적이다.
북한 쪽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종전선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적이 없다. 대신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대조선적대시정책 철회”(김정은, 1월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라며, 대미 요구를 단순화했다.
하지만 4·27판문점선언이 웅변하듯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우호적이다. “종전선언은 조선반도에서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의 첫 공정”(2018년 9월4일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장)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2018년 9월28일 리용호 외무상 유엔총회 연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2일 “북한의 반응이 핵심”이라고 하는데, 외교안보 분야 원로는 “종전선언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제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국민들은 모두가 안전하지 않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국제 협력의 여정에 언제나 굳건한 동반자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에 참석해 “인류가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첫 걸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뉴욕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참석으로 유엔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2015년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인류의 2016년∼2030년 공동 비전으로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슬로건 아래 인류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인간·지구·평화·번영·협력 등 17개 항목의 목표로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고위급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국가 정상 자격으로 연설을 하면서 “우리는 위기 극복을 넘어서서 ‘보다 나은 회복과 재건’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평한 접근과 배분을 시작해야한다고 했고, 국경을 넘는 협력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을 언급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과 미래세대를 존중하며 세대 간 공존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빈곤과 불평등, 기후변화 같은 기성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것은 기성세대의 의무이기도 하다”면서 “기성세대가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 젊은 세대의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연합뉴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비티에스(BTS·방탄소년단)가 함께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민간 특사 BTS와 함께하는 오늘의 자리가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미래세대의 선한 의지와 행동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 연설에 이어 유엔총회장에 오른 BTS는 7명의 멤버들이 돌아가며 미래 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뷔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다”면서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페이지가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엔딩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TS의 리더인 아르엠(RM)은 “지금의 10대, 20대들을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 가장 다양한 기회와 시도가 필요한 시기에 길을 잃게 되었다는 의미에서다”라고 한 뒤 “그런데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진은 “그런 의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변화에 겁먹기보단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라고 의미를 짚었다. RM은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있으면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고, 제이홉도 “중요한 건 변화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아닐까요”라면서 ‘희망’을 전했다.
이와함께 BTS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함께할 것을 호소했다. RM은 “백신 접종은 저희를 기다리는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끊어야 하는 일종의 티켓 같은 거였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오늘 전해 드린 메시지처럼,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분명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선택은 그 선택이 곧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다. 엔딩이 아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연설을 마무리했다.
유엔TV를 통해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공연 영상 ’퍼미션 투 댄스’ 이미지. 연합뉴스
BTS는 연설을 마친 뒤 유엔총회장 현지에서 찍은 ‘퍼미션 투 댄스’ 공연 동영상을 공개하며 ‘웰컴 제너레이션에 대한 인사’를 전했다. BTS는 3년 전 유엔총회장 연설때는 아르엠이 영어로 말했지만, 이번 연설때는 한국어로 했다.
이완 기자
문대통령 "추석 전 접종률 70% 달성…세계서 앞서갈 것"
전용기 내에서 녹화…"어려운 분 많지만 격려하는 명절"
추석 인사 영상메시지 캡처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민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큰 산 하나를 넘어 추석을 맞이했다"며 "국민들께 약속한 추석 전 백신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해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이면 접종 완료율도 세계에서 앞서가게 될 것이고 우리는 점차 일상을 되찾게 될 것"이라며 "힘들어도 조금만 더 힘내시기를 바란다. 애써주신 의료진과 방역진, 인내로 이겨온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19일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한 채 이번 영상을 녹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추석 연휴에 유엔 총회에 참석하게 됐다. 뉴욕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 제 좌석에서 국민 여러분께 추석 인사를 드린다"며 "유엔 총회를 무사히 마치고 더 큰 희망과 함께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가위 보름달은 소원을 들어준다. 저희 부부는 국민 한 분 한 분의 건강과 안전을 빌 것"이라며 "명절을 잘 보내자고 하기도 어려울 만큼 힘든 분이 많지만 어려워도 가족 간, 이웃 간의 사랑은 줄지 않는다. 서로 격려해주고 격려받는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여사는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백신 접종 속도를 빠르게 올렸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웃과 더 많이 나누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은 언제나 든든하다. 힘든 나날 속에서도 둥근 달은 변함없이 동산에 뜨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도 그대로"라며 "예년 같지 않아도 환한 내일을 기대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춤추는데 허락은 필요없죠" 유쾌하게 유엔총회장 누빈 BTS
총회장 연단 · 유엔본부 배경으로 '퍼미션 투 댄스' 퍼포먼스
연설에선 '팬데믹 속 청년세대' 목소리 전달… 문대통령이 직접 소개
SDG Moment 발언하는 BTS=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유엔 총회에 청년세대 대표로 참석한 방탄소년단(BTS)이 각국 정상들이 연설하는 유엔 총회장을 누비며 유쾌한 화합의 무대를 선사했다.
BTS는 20일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행사에서 사전 녹화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퍼포먼스 영상을 공개했다.
BTS가 지난 7월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는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는 메시지와 팬데믹 종식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 곡이다.
◇유엔 배경으로 '수어 댄스'…화합 메시지
이번 퍼포먼스 영상은 실제 총회장을 비롯한 뉴욕 유엔본부에서 녹화가 이뤄져 의미를 더한다.
카메라가 유엔 엠블럼을 비춘 뒤 총회장 연단에서 수트를 입은 정국과 RM이 '퍼미션 투 댄스' 도입부를 부르며 등장했다. 이른바 '외교의 슈퍼볼'로 불리는 유엔 총회에서 매년 9월 각국 정상들이 발언하는 곳이다.
유엔 배경으로 '퍼미션 투 댄스' 군무 펼치는 BTS와 댄서들 [빅히트뮤직 제공]
이어 RM과 주먹인사를 나누며 등장한 지민 등 멤버들이 한 명씩 합류해 유쾌하게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각국 대표들이 앉는 회의장 좌석을 흥겹고 경쾌하게 누볐다.
멤버들은 총회장 문을 열고 나와 로비를 거쳐 야외로 이동한 뒤 유엔본부 건물을 배경으로 군무를 선보였다.
탁 트인 잔디밭으로 나가자 청명한 하늘과 유엔본부 건물, 뉴욕의 마천루가 펼쳐졌고, 곳곳에 있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BTS와 어울려 마음껏 춤을 추기 시작했다.
BTS와 댄서들은 '퍼미션 투 댄스'의 메시지처럼 유엔본부를 배경으로 자유롭게 춤사위를 펼쳤다. 국제 수어를 활용해 '즐겁다', '춤추다', '평화'의 뜻을 표현해 사회적 울림을 줬던 '퍼미션 투 댄스' 후렴 퍼포먼스도 함께 했다.
유엔 총회장에 선 BTS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처]
◇청년들 목소리 모아간 BTS, 유엔총회장 연단에…백신접종도 간접 독려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된 BTS는 이날 퍼포먼스 영상 공개에 앞서 총회장 연단에서 연설을 하며 팬데믹 시대 청년들에게 "가능성과 희망을 믿자"는 메시지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 청년들과 교감하고 있는 탁월한 청년들", "이 시대에 최고로 사랑받는 아티스트"라며 이들을 직접 소개하고 박수로 맞았다.
먼저 연설에 나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BTS의 참여에 대해 "아주 훌륭한 도움을 줬다"(fantastic contribution)고 언급했다.
말쑥한 수트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BTS 멤버들은 한국어로 한 명씩 돌아가며 차분하게 준비한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두 번의 유엔 연설에서 BTS 자신들의 실제 경험을 풀어냈다면, 이번 연설에선 청년 세대의 대표로서 이들이 전해온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비교적 집중했다.
BTS는 총회 참석에 앞서 지난 13일부터 '#유스투데이'(#YouthToday·오늘날의 청년들)라는 해시태그로 젊은 세대의 팬데믹 경험을 듣는 SNS 캠페인을 벌였다.
유엔본부 배경으로 선 BTS [빅히트뮤직 제공]
이들은 "유엔에서 여러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며 "여러분의 세상을 이루고 있는 소중한 것들 또는 현재의 나를 자유롭게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고, 많은 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화답했다.
진과 지민 등 멤버들은 이렇게 모인 청년들의 경험담과 사진을 직접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BTS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 '아미'를 보유하기 때문에 청년 당사자의 경험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멤버들이 백신 접종 사실을 연설에서 직접 공개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팬들에게 백신 접종을 간접적으로 독려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홉은 "저희가 유엔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백신 접종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면 저희 일곱 명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고, RM은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유튜브, 100만명 가까이 접속…팬들 "우리의 자랑"
이날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SDG 모멘트 행사는 유엔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만 100만 명 가까운 인원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트위터에서는 유엔 총회를 의미하는 'UNGA'와 '아워 프라이드 BTS'(우리의 자랑 BTS) 해시태그
유엔총회 연설하는 BTS [빅히트뮤직 제공]
BTS가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8년 9월에는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발표 행사에 참석, RM이 대표로 "스스로를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자"는 연설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 특별 연사로 나서 팬데믹 상황에 놓인 미래 세대에게 응원을 건넸다.
유엔(UN) 산하 기구인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20일 오후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GII)에서 한국이 역대 최고 수준인 5위를 차지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특허청이 전했다. 아시아 지역에선 1위 기록이다.
132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평가에서는 스위스, 스웨덴, 미국, 영국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란히 1위부터 4위를, 아시아에서는 한국에 이어 싱가포르가 8위, 중국과 일본이 각각 12위, 1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작년(10위)보다 5계단 상승하며 상위 20개국 중 혁신 역량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국가로 평가됐다.
글로벌 혁신지수 평가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 유럽경영대학원(INSEAD) 등이 전 세계 지식재산권기구 회원국을 대상으로 미래 경제발전 등의 주요 원동력인 혁신 역량을 측정해 각국에 공공정책 또는 경영전략 수립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7년부터 시작됐다.
한국이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이러한 투자가 무형 자산의 창출, 확산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산업부는 풀이했다.
한국은 투입부문 5개, 산출부문 2개 등 총 7개 평가 분야 가운데 미래에 대한 투자를 측정하는 인적자본·연구 분야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국내외 지식재산권 출원 증가 등으로 혁신 활동의 성과를 측정하는 산출부문 2개 평가 분야에서 작년 10위에서 올해 5위로 대폭 올랐다. 2020년 기준 국내 지식재산권 출원은 전년보다 9.1% 증가했고, 국제특허출원(WIPO)은 5.2% 늘어, 독일을 제치고 11년 만에 국제특허출원 순위 4위를 차지했다.
81개 세부지표별로 살펴보면, 한국은 작년보다 5개 많은 9개 지표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9개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허 출원·특허협력조약(PCT) 출원·특허 패밀리(2개국 이상 출원)·디자인출원, 인구 대비 연구원·기업연구원, 정부 온라인 서비스, 전자정부 온라인 참여, 하이테크 수출 비중이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글로벌 혁신지수가 상승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노력과 이에 따른 성과가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특허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의 결과물인 지식재산권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혁신과 경제발전이 선순환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각) 화상으로 열린 2021년 글로벌 혁신지수 발표 행사에는 한국, 스위스, 스웨덴 등 6개 국가 장관급 인사들이 각국의 혁신정책과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의 코로나 방역 등 혁신 노력과 성과를 설명하고 탄소 중립, 미래유망 산업에 대한 투자 등을 소개했다. 김영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