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의원들과 정의당 의원들은 반대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대안)'이 재석 229인 찬성 181인 반대 33인 기권 15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국회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6일 본회의를 열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가결했다. 이날 특별법 통과로 가덕도 신공항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고 사전타당성조사도 간소화되는 등 사업 조기착공의 걸림돌이 대부분 사라졌다. 4월 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담합해 ‘선거용’ 입법을 밀어붙였다는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29명 가운데 181명 찬성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33명이 반대했고, 15명이 기권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 상당 수는 이 법안에 찬성했다. 국민의힘 대구 지역 의원 등 일부 야당 의원들과 정의당 의원 전원이 투표에서 반대 의견을 냈다.

이 특별법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고, 신속하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원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은 국가재정법 38조 1항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국가재정법에서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공사에 12조 8천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회가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이러한 조사도 건너뛸 수 있게 됐다. 사전타당성 조사도 간소화된다. 노지원 기자

“극단적 외교·안보 대립 가능성…한-미 인내심과 유연성 발휘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각계 공동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범여권 국회의원 35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3월에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국회의원 성명서’를 내고 “현시점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측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고 극단적인 외교·안보 대립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국방부는 종전에 실시해온 것처럼 방어적 성격의 연합지휘소 훈련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미가 인내심과 유연성을 발휘할 경우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긴장 완화 조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이후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라며 “군사적 핫라인도 끊어진 상황이라, 휴전선 일대의 사소한 오해와 불신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위험도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신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에 대한 정리된 입장을 만들기 전까지 역내 긴장을 심화시키는 것은 향후 남북, 북미 관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박완주·이학영·강훈식 의원 등 33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참여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북남관계에서 근본적인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첨단 무기 반입 중단과 함께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김원철 기자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45돌 맞아 공개

 

1976년 ‘3·1 구국선언 사건’으로 투옥된 김대중 전 대통령이 79년 12월27일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부인 이희호 여사와 권노갑 전 의원 등과 함께 출소하고 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민주주의만이 우리 국민의 국민적 합의의 근원입니다. 다른 어떤 주의 갖고도 3500만 국민을 합의시킬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밖에는 없습니다. 또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보였습니다.”

김대중은 법정에 섰으나 조금도 흔들림 없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3‧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구속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76년 12월20일 항소심 최후진술이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사건 45주년을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항소심 최후진술 육성자료를 최초로 공개했다. 김대중도서관은 이날 공개한 자료가 김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했던 진술 내용이 음성으로 남은 유일한 자료라고 밝혔다.

https://soundcloud.com/lee-jaeho/sets/president-kim-dae-jung-statement-on-the-trial-against-dictatorship

자료를 보면, 김 전 대통령은 항소심 최후진술에서도 마치 대중연설을 하듯 당당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소신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위대한 국민이라는 역량을 발휘했고 그것이 바로 2000년 동안 이 나라를 지켜오고 동학 농민, 3‧1운동 이런 데서 면면히 흘러가는 우리 국민의 능력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대목도 존재한다. 김 전 대통령은 “폭력으로 현 정부의 독재를 앗아갈 수 없습니다. 인도에서 간디가 반영투쟁을 할 때 절대 폭력을 금지하면서 줄을 지어서 감옥에 들어가게 했습니다”라며 “1000분의 1만 감옥에 갈 각오한다면 우리가 이 정부를 반성시켜 능히 우리의 목적을 평화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3‧1민주구국선언은 1976년 3월1일 명동성당 앞에서 김 전 대통령과 윤보선‧함석헌‧문익환 등 한국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재야인사 10명이 서명한 민주구국 선언문을 발표한 사건이다. 당시 유신독재정권은 이 선언을 정부 전복 선동사건으로 규정하고 관계자들을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같은 해 3월10일 구속된 뒤 같은 해 8월28일 1심에서 징역 8년, 자격정지 8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항소했지만 같은 해 12월29일 2심에서도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이듬해 상고가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김 전 대통령은 1979년 12월27일 형집행정지로 석방될 때까지 2년10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김대중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정권에서 3번, 전두환정권에서 1번 옥살이를 했는데, 이중 법정진술 내용이 음성자료로 남은 사례는 이 자료가 유일하다”며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시절 유신체제의 문제점을 비판한 음성 자료라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강재구 기자

 

경기 수원시 수원고등농림학교 학생 운동지를 항일독립운동지로 알리는 안내판.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3·1운동 102돌을 맞아 ‘친일기념물’ 161건에 친일 행적 안내판 설치에 나섰으나, 친일 인물의 후손 등은 “후손이 무슨 책임이 있냐”며 반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2019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경기도 친일문화 잔재 조사 연구에서 친일기념물로 확인된 161건의 기념비와 송덕비에 친일 행적을 기록한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도는 이들 기념비 외에 친일 인물과 관련된 동상 등이 75건, 건축물 46건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 한 절에는 <친일인명사전>에 친일 문학가로 확인된 이광수의 추모비가 있고, 도내 한 대학에는 친일 작곡가로 분류된 홍난파의 흉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기도는 우선 친일 인물의 기념비와 송덕비에 친일 행적 안내판을 세우기로 하고 해당 시·군에 설치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후손들의 반발 우려 등을 이유로 ‘설치 가능하다’고 한 곳은 16곳에 불과했다. 실제로 안내판 설치 추진이 알려지자, 친일 인물의 후손들은 ‘그분들 때문에 왜 후손이 고통을 받냐’, ‘후손들이 무슨 책임이 있느냐’는 등의 항의를 경기도에 쏟아냈다.

김도형 경기도 문화정책팀장은 “안내판 설치는 교육적으로 후세들에게 역사적 공과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올해 10개를 시범 설치하고 추가로 나머지 친일기념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120곳에는 항일독립유적지 안내판을 세우기로 했다. 앞서 경기도는 친일 작곡가 이흥렬이 작곡한 <경기도가>를 폐지하고, 도민 참여로 새 경기도 노래를 만들어 지난 1월부터 쓰고 있다. 홍용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