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 불출석’ 김건희 동행명령장 발부

● COREA 2024. 10. 21. 13:4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법사위, 모친 최은순 씨도 동행명령장 발부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국회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은 김건희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법사위는 2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날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김 여사의 동행명령장 발부 건을 의결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 여사는 (국정감사의) 중요 증인”이라며 “국회는 국민 법 앞에 평등하단 정신에 맞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야당 단독 의결로 김 여사와 어머니 최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최씨에 대한 동행명령장도 발부됐다. 정청래 위원장은 “김 여사와 최씨의 경우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고 왜 나오지 않는 지도 알려지지 않았기에 동행명령장 발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동행명령장은 국회 쪽을 통해 용산 대통령실로 전달될 예정이다. 국회증언감정법(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동행명령을 거부하거나 고의로 명령장 수령을 회피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여당은 망신주기라고 반발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건 망신주기 외엔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이미 관련 수사를 통해 (김 여사) 혐의점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도 “(야당의) 증인소환과 조사가 남발되고 있다”며 “피감기관과 국정감사를 하는 자리에서 단지 (김 여사에게) 창피를 주고, 동행명령장에 응하지 않으면 고발할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  배지현 강재구 기자 >

2년 전 고발된 사건을 올 들어 강제수사.. 후원금 등 조사

 
 
    촛불행동이 5일 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09차 촛불 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매주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의 회원 명단을 경찰이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2년 전 고발된 사건을 올해 들어 일선 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으로 넘기고 최근엔 이 단체의 전직 회계 담당자까지 소환 조사하면서 ‘윤 대통령 퇴진 주장에 재갈을 물리려는 압박 수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촛불행동의 회원관리프로그램 업체를 압수수색해 6300여명의 회원 명단(성명, 연락처, 후원 금액, 후원자별 후원 일자, 입금자 메모)과 촛불행동의 후원금 총액, 출금액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애초 경찰은 촛불행동 회원들의 출금계좌 정보도 압수 대상에 포함했으나 이는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지난 8일엔 촛불행동의 전 총무 ㄱ씨를 출석시켜 회원가입 절차와 현장 모금 방식, 납부자 명단 작성 여부 등을 물었다. 이 사건은 2022년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수사가 시작됐지만 촛불행동 쪽은 고발인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한 채 2년을 보냈다. 올해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경찰청은 후원 내역 전반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촛불행동의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1천만원 이상을 모금할 경우 관할 관청에 등록해야 하고, 1년 이내의 구체적인 모집 계획 등을 밝혀야 한다(기부금품법 4조)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최근 촛불행동이 ‘윤석열 탄핵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5억원 목표 모금과 촛불대행진 현장·계좌 후원금 등을 불특정 다수에게 받는 ‘기부금’으로 보고,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경찰이 지난달 26일 촛불행동 회원관리프로그램 업체 대상으로 실시한 압수수색 영장 일부. 촛불행동 제공
 

그러나 촛불행동 쪽은 그동안의 모금 활동이 같은 법 2조에서 ‘기부금품이 아닌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회단체 등이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위한 일’에 해당하므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한다. 앞서 대법원은 2016년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안티2MB)의 기부금품법 위반 사건에서도 ‘안티2엠비’를 사회단체로 판단하고 ‘비회원으로부터 모금한 금액이 1년에 1천만원 이상이어야 처벌이 가능하지만, 이런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촛불행동 쪽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의 송금, 인터넷 뱅킹 등 대부분의 모금액은 회원들이 내는 회비”라며 “집회 현장에서는 굿즈 같은 것을 판매해 집회 운영비를 충당하는 것이므로 비회원으로부터 모금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사건을 묵히다 최근 들어 회원 명부까지 확보하고 나서면서 정부 비판 집회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촛불행동 쪽 법률대리인인 이제일 변호사는 “(명부 압수는) 회원들의 사생활의 비밀 등에 직접적인 제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시민 모금 활동과 대통령 퇴진 집회를 위축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촛불행동 쪽은 지난 11일 “(2022년부터) 3년 가까이 수사를 성실히 받으며 모든 금융거래정보 등을 경찰에 제출했는데도 이와 중복되는 부분을 압수수색했다”며 압수수색 취소를 요청하는 준항고를 제기했다. 최용문 변호사(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도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사건을 강제수사하려면 의심이 아닌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예전처럼 촛불집회가 커질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법과 절차를 준수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촛불행동이 매주 서울 도심에서 여는 대통령 퇴진 집회는 최근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과 맞물리며 세를 불리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오후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1차 촛불대행진 10월 전국 집중 촛불’ 집회에는 1만2천여명(주최 쪽 추산)이 참석해 숭례문 방향 4차선 도로 170m가량을 메우고 ‘윤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쳤다.    < 김가윤 임재희 기자 >

전국집중촛불 "윤석열 탄핵으로 계엄·전쟁 막자"

● COREA 2024. 10. 21. 13:3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111차 촛불대행진에 1만 2000명 시민 모여

"주가조작 김건희·최은순 불기소, 정권 몰락"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도 무죄…사법 망가져"

촛불행동 직인 찍힌 '윤석열 탄핵 소추안' 공개
’전쟁 모략꾼‘과 김건희 현수막 찢는 퍼포먼스
'흑백요리사' 패러디 "한동훈 님 탈락!" 웃음도

25일 대구서 '탄핵 유권자 대회', 전국 각지 개최

 

19일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1차 촛불대행진 10월 전국집중촛불'이 열렸다. 2024.10.19. 이호 작가
 

19일 오후 3시 서울시 중구 시청역 앞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1차 촛불대행진 10월 전국집중촛불’이 열렸다. 윤석열 정권이 전쟁과 계엄을 조장하는 것과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혐의가 불기소된 것에 분노한 시민들이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다'고 모여 집회에 참여하고 시청역에서 숭례문까지 행진했다. 이날 전국집중촛불에는 1만 20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여했다.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윤석열 부부 일당이 벼랑 끝으로 돌진하고 있다"고 말하며 집회의 문을 열었다. 김 공동대표는 "주가조작을 한 김건희 씨와 최은순 씨는 불기소됐고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도 모두 무죄"라며 "사법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각종 특혜와 의혹에도 김건희 씨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건희 씨한테 불러 다닌다"면서 "이 정도면 김건희 왕국이다. 정권이 김건희 씨 한 명을 지키려고 몰락하고 있다"고 외쳤다.

김 공동대표는 "대선 여론조작 정황도 드러났다. 이젠 대선 무효를 외쳐야 한다"며 "김건희 씨의 처벌이 시작되려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채해병 사건의 진상규명도 윤석열 탄핵이 우선이다. 이제는 전쟁하겠다고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다. 탄핵으로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은 "이대로는 전쟁이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정농단 비리 주범 윤건희(윤석열+김건희)를 끌어내리자!"고 구호를 외쳤다.

 

19일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열린 111차 촛불대행진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웬만해야 집에 있지!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4.10.19. 이호 작가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윤석열 정권의 군부 사조직을 지적했다. 권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소수의 정치군인인 군부 사조직 충암파를 앞세워 대한민국 전체를 전쟁 구렁텅이로 끌고 가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부정하는 국민이 80%인데 이 국민을 국가 반대 세력으로 몰아 계엄으로 진압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전쟁을 살길로 찾은 것이다. 이에 대한 국민의 입장은 '윤석열을 탄핵하자'는 것"이라며 "22대 국회에 명령한다. 국회는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지금 당장 탄핵을 집행하라"고 했다. 또 "촛불행동은 국민 요구를 담은 '윤석열 탄핵 소추안'을 공개한다. 지난 2년간 촛불시민이 거리에서 써 내려간 판결문이자 명령서"라며 "22대 국회가 민심을 어떻게 대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촛불행동 직인이 찍힌 윤석열 탄핵 소추안에는 '헌법 제65조 및 국회법 제130조의 규정에 의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소추한다'고 기록돼 있다. 탄핵 사유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부정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인접국 권리 포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 방기 ▲채해병 사망 사건에 대한 직권 남용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의 국정농단 ▲당무 개입, 중립의무 위반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의 직권 남용 등이다.

권오혁 공동대표는 "전국이 탄핵 열풍이다. 11월에는 100만 명의 촛불 시민을 만들어 내자"면서 "윤건희 일당의 전쟁 계엄을 막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준비하자"고 호소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19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10월 전국집중촛불에 참석해 권력 앞에 무너진 공권력을 비판했다. 2024.10.19. 이호 작가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인 김규현 변호사는 권력 앞에 무너진 공권력을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벌써 채수근 해병이 순직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고 박정훈 대령은 1년째 수사를 받고 있다"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이제 와서 'vip'라고 말한 것이 거짓말이었다고 한다. 내가 제보자다. 그런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과 이 전 대표는 나를 고발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언론사는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압수수색을 당하고 구속기소 되지만 김건희 씨는 명품백을 받아도 면죄부를 받았다. 또 김건희 씨가 가진 도이치모터스 계좌만 48개고 주식을 3300원에 8만 주를 매도해달라고 한 정황이 있는데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이런 일이 왜 계속 벌어지냐. 우리가 왜 고통을 받아야 하나. 하나의 촛불은 약하지만, 우리가 모두 채 해병, 박 대령이 되면 이 무도한 정권을 쓸어버릴 화산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휴태 안산·울산촛불행동 회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자고 강조했다. 이 회원은 "노 전 대통령의 경북 봉화마을 사저에는 '우공이산'이라는 사자성어가 붙어있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의미다. 노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굳게 마음을 먹고 끝까지 수행하면 (탄핵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촛불은 시대적 사명이다. 모두 일어나서 촛불을 외치자! 촛불이여 활활 타올라라!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말했다.

 

윤석열 탄핵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농성단은 19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10월 전국집중촛불 무대에 올라 민중가요 '바위처럼'을 불렀다. 2024.10.19. 이호 작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래단 '빛나는 청춘'은 19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10월 전국집중촛불 무대에 올라 촛불 음반 2집에 수록된 곡을 불렀다. 2024.10.19. 이호 작가
 

막간을 이용해 <백지의 퇴진 뉴스> 백지은 씨는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패러디해서 지난 한 주 동안 일어난 일을 희화화했다. 백 씨는 주가조작을 한 김건희 씨를 비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를 두고 "그놈이 그놈이다. 결국 김건희 씨 라인의 1번 주자가 한동훈 당대표"라며 "그런데 어깨 뽕을 너무 사용했다. 전혀 필요가 없는 재료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한동훈 님은 탈락!"이라고 말해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문화 공연의 시간도 있었다. 대구촛불행동이 <아모르파티>를 패러디한 <아모르탄핵파티>,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래단 '빛나는 청춘'이 촛불 음반 2집에 수록된 곡을 불러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 시간도 있었다. 촛불행동이 준비한 현수막에는 ’전쟁계엄 모략꾼‘이라고 적혀 있었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국군 방첩 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 사령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사진이 있었다. 시민들은 "전쟁과 계엄을 꿈꾸는 윤석열 일당을 몰아내자!"고 외치며 현수막을 찢었다. 다음으로 김건희 씨의 현수막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전쟁 폭군 비리 왕초 윤건희를 타도하자!"고 외치며 김건희 씨의 현수막을 찢었다.

 

19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10월 전국집중촛불에서 시민들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국군 방첩 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 사령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10.19. 이호 작가
 

끝으로 고경하 제주촛불행동 대표, 구민회 구미촛불행동 대표, 이해성 청주촛불행동 대표가 결의문을 낭독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윤석열 탄핵 명령 서명을 확산하자. 탄핵 소추안 서명이 늘어나는 만큼 시간도 앞당겨진다. 민심의 마음을 받아들여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탄핵 유권자 대회에 참가하자. 정당과 함께 유권자 대회를 성대하게 개최하자. 다음 달 16일 서울에 총 결집해 윤석열 탄핵을 외치다. 100만 촛불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촛불행동은 오는 25일 대구시 달성을 시작으로 '윤석열 탄핵 유권자 대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10~11월 전국 각지에 개최된다. 112차 촛불대행진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시청역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대한민국발 무인기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정됐다”에 합참 “확인해줄 수 없다”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 군부깡패들의 중대 주권침해 도발사건이 결정적 물증의 확보와 그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명백히 확증되었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
 

북한 군당국이 평양에서 한국군이 운용하는 무인기(드론)와 같은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고 재발 땐 “즉시 보복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 관계자는 이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무인기 문제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기존 태도를 유지했다.

북한은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의 담화에서 유엔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한국 군부의 도발 책동을 규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지난 13일 사회안전성 평양시안전국은 평양시 형제산구역 서포1동 76인민반 지역에서 추락된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며 “조사 결과 대한민국발 무인기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고 1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전문가들은 추락된 무인기가 한국 군부의 ‘드론작전사령부’에 장비돼 있는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으로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된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 군부깡패들의 중대 주권침해 도발사건이 결정적 물증의 확보와 그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명백히 확증되었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
 

북한이 지목한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은 지난해 9월26일 국군의 날 행사 때 공개된 것이다. 국내 한 업체가 만든 무인기를 기반으로 2021년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발사대에서 쏘는 방식으로 이륙해 사전 입력된 경로에 따라 자동 비행한 뒤 낙하산을 펴 착륙하는 방식이다.

용도는 ‘유사시 적 종심지역으로 은밀하게 침투하여 적 핵심 표적에 대한 정보 획득’이다. 최대 속도가 시속 150㎞이고 최대 비행시간은 4시간 이상이라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평양까지 왕복할 수 있다.

이 무인기는 애초 100대가 도입됐으나 운용 중 추락 사고 등으로 현재 90대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이 드론작전사령부의 무인기 보유 현황 등을 확인하면 북한 주장의 사실 여부를 바로 알 수 있다.

하지만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발표를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군당국은 북한 주장을 확인해주는 것이 곧 북한에 휘둘리는 것이고, 북한이 노리는 ‘남남갈등’의 소지를 만드는 일이라며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한국군의 ‘원거리 정찰용 소형드론’ 사진은 지난해 9월26일 국군의날 행사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한국군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이 동일 기종일까.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과거 북한은 미국의 글로벌호크 같은 무인기 외형을 그대로 복제한 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무인기도 북한 복제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자작극’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와 달리 한 민간 군사전문가는 “두 무인기가 단순 외형뿐만 아니라 주요 부품들의 위치와 형태까지 거의 같다”며 “국내 개발 군용 무인기라 민간이나 국외에서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이를 완벽하게 복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추락 무인기가 실제 ‘평양 전단 살포’에 투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수거된 무인기가 기체 외형이나 비행 추정 시기, 기체 아래 삐라(전단) 살포통이 그대로 부착돼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평양시 중심부에 대한 삐라 살포에 이용된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리 판단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결론은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북한도 이번에 발견했다는 무인기 잔해를 평양 상공에 침투해 전단을 살포한 그 무인기로 확정하지는 않고 있다는 얘기다.            < 권혁철 이제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