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접종횟수 4월 최고치 대비 84% 급감…30개주 접종률 50% 미달

 

    성조기 마스크를 착용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민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급감하면서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5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계속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대유행"이라며 "미국민의 50%가 아직 완전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고 진단했다.

 

CNN은 "올해 봄과 대비해 백신 접종률이 급락하면서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 23일 기준 하루 평균 백신 접종자는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많은 미국인이 마침내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근심 걱정 없는 여름을 희망했지만, 최근 코로나 급증은 빠르게 다른 현실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 등을 인용한 백신 접종 현황 사이트를 통해 23일 기준 백신 접종 횟수는 53만7천여 건으로, 4월 13일 최고치(338만 건)와 비교해 84%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UPI=연합뉴스]

 

CDC에 따르면 2차 접종까지 마친 완전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기지 못한 곳은 미국 전체 50개 주(州) 가운데 30개 주에 달했다.

 

코로나 확산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23일 기준 일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4만9천300여 명으로 한 달 전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

 

플로리다주는 신규 확진율이 7월 첫째 주 7.8%에서 셋째 주 15.1%로 2주 만에 거의 두 배 늘었다.

 

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와 샌디에이고 카운티의 주간 코로나 발병률은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미접종자 사이에서 델타 변이가 계속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델타 변이는 미국에서 신규 감염 사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 종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비베크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은 "백신은 코로나 감염과 입원을 피할 강력한 기회를 준다"며 "백신을 맞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는 돌파 감염이 나타나더라도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파우치 "면역 저하된 일부 미 국민 부스터샷 필요할 수도"

"추가접종 필요 결정하기 위해 당국 검토"…마스크 착용 부활 옹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로이터=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5일 면역이 저하된 일부 미 국민은 부스터 샷(3차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3번째 접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이식 환자, 암 화학요법, 자가면역질환, 면역 억제 요법을 받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사람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도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미 보건 당국은 언제 추가 접종이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역동적인 상황이며 전염병의 다른 많은 영역과 같이 코로나19 상황이 진화하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부스터 샷 (3차 접종) 해야하나?

 

파우치 소장은 또 전염성 강한 인도발(發)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치솟는 것과 관련, 백신 미접종과 일부 지역의 대응 미흡을 지적했다.

 

그는 백신을 다 맞은 사람이 여전히 미 국민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지 모르겠지만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에겐 두 종류의 미국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델타 변이가 퍼져 확진자가 늘자 의무화 또는 권고 형태로 마스크 착용을 부활하는 지방 정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강세 지역 등 일부에선 규제 강화에 여전히 미온적이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 착용 명령을 다시 부과하기로 한 로스앤젤레스와 세인트루이스의 결정을 옹호하면서 "지방 정부는 현장 상황에 맞는 규칙을 도입할 재량권이 있다"고 말했다.

 

또 각 도시의 조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와 양립할 수 없다면서 당국 권고에 보조를 맞출 것을 강조했다.

현재 4명 사망 확인…지하철 침수 이은 또다른 참사 우려

20일 이후 허난성 전체 사망자 58명으로 늘어…실종 5명

 

    23일 중국 정저우 징광터널 침수피해 현장 (AP=연합뉴스)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에 최근 내린 기록적 폭우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 침수 참사(12명 사망)에 이어 터널 침수에 따른 복수의 인명피해가 확인됐다.

 

24일 신화통신과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간 동안 20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을 때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鄭州) 시 중심부의 징광(京廣) 터널이 물에 잠겼다.

 

필사적인 물빼기 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징광터널을 구성하는 3개 터널 중 정저우 남북을 잇는 길이 1.835km, 양방향 총 6차선의 징광북로(北路)터널에서 24일 오전 기준 200대 이상의 차량이 발견됐다고 펑파이(澎湃)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확인된 사망자는 이날 오후 현재 4명이지만, 건져낸 차량 댓수로 미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2일 배수작업 진행중인 중국 정저우 터널 (신화=연합뉴스)

 

일부에서는 침수 당일인 지난 20일 불과 5분 정도 만에 터널이 물에 잠겼다는 증언도 나왔다.

 

앞서 지하철 참사때 열차 운행 중단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처럼 터널 사고에 대해서도 '인재(人災)'의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징광터널에서 최근 5년간 매년 1차례 꼴로 폭우에 따른 침수 사례가 있었는데다, 당일 폭우로 적색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관리 당국이 터널을 봉쇄하거나 교통 통제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온라인상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민일보 인터넷사이트에 따르면 허난성 당국은 24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 현재 이번 수해로 인한 성내 총 사망자수는 58명(이중 정저우시 56명), 실종 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정저우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사흘간 누적 강수량이 617.1㎜에 이르러, 연간 강수량 평균 640.8㎜에 근접한 바 있다. 지하철와 터널 침수가 발생했던 20일에는 오후 4∼5시 사이 최대 201.9㎜의 폭우가 내렸다.

 

    23일 촬영한 중국 정저우의 침수 도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거주민 중국 강제 송환 위해 감시·협박”

‘여우사냥 작전’ 참여 중 현직 검사·경관 등 기소

중 “부패사범 송환”  VS  서방 “비판세력 탄압”

 

중국 오성홍기와 중국 성조기.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반부패 활동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여우사냥 작전’과 관련해 미국 검찰이 중국 현직 검사 등 2명을 추가 기소했다.

 

23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 뉴욕시 동부지검은 전날 “미 법무부에 신고하지 않은 채 중국 정부를 대신해 미국 거주민의 중국 강제 송환을 목적으로 불법·비밀 감시와 협박 등을 한 혐의”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한양 지역 인민검찰원 소속 현직 검사 등 2명에 대한 추가 기소장을 관할인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시작된 해당 사건 수사에 따른 기소 대상자는 9명까지 늘었다.

 

미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중국 쪽은 이미 기소된 뉴욕 경찰 출신 미국인 탐정을 고용해 지난 2010년께 미국 뉴저지주로 이주한 전직 중국 지방 공무원과 그 가족을 추적·감시했다. 또 그의 귀국을 종용하기 위해 고령의 부친을 중국에서 데려와 압박·위협했다. 또 피해자의 집을 찾아와 강제 진입을 시도하는 한편, ‘순순히 귀국해 징역 10년을 복역한다면, 아내와 자녀들은 무사할 것’이란 내용의 협박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신문은 “중국 쪽에선 뉴저지로 이주한 전직 공무원이 횡령·뇌물수수·권력남용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다”며 “그의 부인 역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두 사람 모두 중국으로 송환되면 각각 최고 사형과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 미 뉴욕시 동부지검은 22일 이른바 ’여우사냥 작전’이란 이름으로 중국 당국이 벌인 미국 거주자 강제 송환 시도와 관련해 9명이 기소됐다고 밝혔다. 누리집 갈무리

 

이 과정에서 중국 쪽 현직 검사가 사전에 미국을 방문했으며, 귀국 이후엔 중국 현지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한편 수사망이 좁혀 오자 관련 증거를 폐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동부지검 쪽은 자료를 내어 “등록하지 않은 외국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10년형에, 증거 인명 등 사법 방해죄가 확정되면 최고 20년형에 각각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여우사냥 작전’은 시진핑 국자주석 집권 초기인 지난 2014년부터 중국 당국이 외국으로 도피한 ‘범죄 용의자’를 송환시키기 위해 시작한 조처다. 중국 쪽에선 반부패 정책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에선 “정적이나 재야 비판세력을 강제 귀국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비판한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독일인 시민 가장해…이름 빼고 내용 같아

"일본 충분한 배상과 사죄 했다고 확신"

"일본이 폴란드 희생자 조각상 세우면 어떻겠나"

황당해 하는 실무진 실소... 업무 마비 지경

 

일본이 독일 뮌헨에서 전시 중인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전시회 실무진에게 다양한 독일 시민 명의로 똑같은 내용의 이메일이 하루에 수십 통씩 배달되고 있어 배후가 주목된다.

 

실무진들은 개인 명의와 전시장 명의 이메일 계정으로 보낸 사람 이름만 다른, 똑같은 내용의 메일이 지금까지 수백통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푸념했다.

 

독일 문화예술가단체 '아트5'는 오는 9월 15일까지 뮌헨 슈퍼+센터코트와 플랫폼에서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한국과 일본 작가 기획전을 개막했다.

 

* 뮌헨 도심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21일 오후 독일 뮌헨 도심의 슈퍼+센터코트 전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23일 복수의 전시회 실무진이 받은 독일인 명의의 이메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름을 제외한 내용은 모두 일치한다.

 

독일인 시민을 가장해 쓴 듯한 이메일의 내용을 보면 아트5가 주최하는 예술과 민주주의 전시회에서 위안부 조각상을 전시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이어 해당 조각상은 매우 논란의 여지가 많고 한일 간 분쟁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한다.

 

이 주제는 인권보다는 정치와 관련이 많고, 독일의 역사를 고려한다면 이에 참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을 확신한다는 주장이다.

 

독일인으로 위장한 것 같은 메일 전송자는 이어 '독일 민족'으로서 갑자기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의 폴란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운다면 심경이 어떨 것 같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본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독일인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할 게 명백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제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과 같은 국가에 끼친 피해는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독일도 끔찍한 만행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거의 600만 명의 폴란드인이 독일 정부에 의해 학살됐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들과 문제 인식을 기반으로 보면 독일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관여하는 게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이 자주 위안부 조각상을 활용해 일본에 추가적인 공식 인정과 배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본은 충분한 배상과 사죄를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독일도 폴란드에 대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은 영원히 용서되지 않는다는 게 어떻게 느껴지는지 아는 만큼, 과거사로 인해 다른 나라에 대해 갖는 증오감을 독일이 지원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마무리 지었다.

 

* 독일 뮌헨 평화의 소녀상 전시 실무진에 쇄도중인 이메일 갈무리 [아트5제공 = 연합뉴스]

 

이메일 폭탄에 시달려온 전시장 실무진은 특히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폴란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우면 독일인으로서 어떨 것 같냐는 대목을 가장 황당해했다.

 

한 전시장 관계자는 "개인계정과 전시장 계정을 통해 매일 각각 수십 통씩 지금까지 모두 3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받아서 괴롭다. 친구들에게 이메일 확인을 제때 못해도 양해해 달라고 공지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이메일은 모두 같은 내용으로 각기 다른 독일 이름으로 보내졌다"고 확인했다.

 

그는 "특히 독일 민족으로서 일본이 폴란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운다면 어떤 심경일 것 같냐고 반문하는 게 가장 황당하다"면서 "당연히 좋은 일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전시장 관계자는 "전시에 관계된 사람들의 메일주소를 수집해서 이메일을 보내기까지 큰 노력을 들였을 텐데, 얼마나 속이 타면 전시 방해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메일 내용도 실제로 대화를 시도했기보다는 허점이 곳곳에 보이는 훈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도 "이메일 안에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행한 잔학한 만행을 추모하는 조각상을 폴란드나 다른 나라에 세우면 심경이 어떻겠냐는 게 사례로 제시돼 있는데, 웃긴 것은 이는 좋은 것 아니냐"라고 거듭 반문했다.

 

그는 "기억하고, 인정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있어서도 구원이 된다"면서 "모든 사람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말한다면 모두가 승자가 될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뮌헨 도심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21일 오후 독일 뮌헨 도심의 슈퍼+센터코트 전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이번 소녀상 전시와 관련해 일본 측은 철거 요구를 예고하며, 집요하게 방해 공작을 벌였다.

 

뮌헨 주재 일본총영사관은 "일본 정부의 입장과 양립하지 않는다"며 소녀상이 철거되도록 관계자를 상대로 설명을 계속하고 설득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전했다.

 

일본 영사관 측은 뮌헨시와 바이에른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 페트라 켈리 재단,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 등 후원단체에도 소녀상 전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