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

● WORLD 2021. 7. 5. 12:5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CNN, 최근 미국·캐나다 등 지구촌 폭염 사태 분석

 

 

지난 2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데카호 남서쪽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전례없는 폭염, 사망자 수백명, 그리고 황폐화된 마을. 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

 

미국 CNN은 4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며 수백명을 숨지게 한 폭염 사태를 전하며 “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미뿐 아니라, 러시아와 인도, 이라크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폭염 사태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뜻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도시 리턴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49.6℃까지 치솟는 등 사흘 연속 캐나다에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평상시 리턴의 6월 최고 기온이 25℃ 정도임을 감안하면 거의 두배에 육박한다. 리사 러포인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주일간 719명이 돌연사했다며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캐나다 CBC 방송이 전했다. 러포인트 검시관은 고온으로 인해 사망자 수 증가가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에 따른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폭염은 더위로만 끝나지 않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150여건 이상 산불이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화재로 리턴의 대부분 지역이 재가 됐고, 주민들은 대피했다.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도 폭염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두 곳의 폭염 사망자는 각각 95명과 30여명으로 집계됐다. <시엔엔>(CNN)은 “자동세척기, 드라이어, 고통스럽지만 심지어 에어컨까지, 전력망을 지키기 위해 전력 소모가 많은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뉴욕 주민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지난달 23일 34.8℃를 기록해 역대 6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시베리아의 농부들은 폭염으로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다. 심지어 북극권의 기온이 30도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38도를 기록하자, 세계기상기구는 북극권 북쪽의 기온 측정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온인지를 평가하고 나섰다.

 

인도 북서부 주민 수천만명도 폭염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인도 기상당국은 지난달 30일 수도 뉴델리와 주변 도시들이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다며 기온이 계속 40℃를 웃돌아 평소보다 7℃ 정도 높다고 밝혔다. 더위와 늦은 장마는 라자스탄주와 같은 지역의 농부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는 폭염으로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지난 1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50℃가 넘는 고온과 전력 시스템 붕괴 등으로 일하거나 공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CNN에 이런 기상 이변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정확히 짚어내는 것은 어렵지만, 북반구 일부 지역에 폭염이 동시에 들이닥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영국 왕립기상학회 리즈 벤틀리 등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을 꼽는다. 3만피트(약 9.144㎞) 상공에서 찬 공기와 따듯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해 ‘지붕'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뜨거운 공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이다.

 

6월 중순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멕시코와 애리조나주 피닉스 같은 곳에서 최고 기온 기록을 깼다. 몇주 후 북서쪽 상공에 고기압 돔이 형성됐고, 워싱턴과 오리건, 캐나다 북서부에서 기록이 깨졌다. 그는 “우리는 전례 없는 기온을 보고 있는데 기록이 단지 몇도 정도 깨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박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학자 니코스 크리스티디스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없다면,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남서부의 폭염은 “수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지만, 현재는 “15년 정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세기가 바뀔 무렵엔 이런 폭염이 1~2년마다 한번씩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정윤 기자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아타미(熱海)에서 발생한 산사태 현장에서 4일 구조대가 진흙더미를 헤치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난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당국이 5일 산사태로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는 64명의 명단과 성별, 주소를 공개했다.

 

이들은 주민등록상 피해 지역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 215명 중에서 이날 오후까지 연락이 닿지 않은 사람들이다.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에서는 3일 오전 10시 30분께 폭우의 영향으로 약 10만㎥의 토사가 2㎞가량 떨어진 해안 주변까지 급류를 타고 쏟아져 내리는 산사태가 일어나 이날까지 총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최소 130채의 가옥이 유실될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큰 점으로 미루어 명단이 공개된 64명(남성 35명, 여성 29명) 중 적지 않은 사람이 희생됐을 개연성이 큰 상황이다.

 

시즈오카현은 이들 가운데 퇴거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다른 곳으로 이사한 사람이 포함됐을 수 있다면서 관련 정보를 광범위하게 구하기 위해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과 소방대, 육상자위대원들은 이날 사흘째 산사태 피해지역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벌여 2명의 사망자를 수습했다.

 

토사 순식간에 주택지 덮쳐…주민 "폭격과 같은 소리 났다"

장마전선 정체로 이틀 동안 최대 400~500㎜ 폭우 쏟아져

 

시즈오카현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지를 덮친 장면 :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 아즈산(伊豆山)에서 3일 오전 10시 30분께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0채가 떠내려가 20명 정도가 실종됐다. 토사가 주택지를 덮친 장면.

 

일본 간토(關東·수도권)와 도카이(東海)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시즈오카(靜岡)현에서 3일 산사태가 발생해 약 20명이 실종됐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 아즈산(伊豆山)에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0채 이상이 떠내려가면서 20명 정도가 행방불명됐다.

 

경찰과 소방대, 자위대가 구조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실종자로 추정되는 2명이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산사태로 긴급 대피한 주민은 약 180명이며, 피해 주택은 100~300채에 달한다.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는 2명이다.

 

피해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요미우리신문에 "폭격과 같은 소리가 났다"고 산사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본 네티즌들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산사태로 발생한 토사가 주거지역을 순식간에 덮쳤다.

 

아타미시는 연안 지역으로 토사는 주택과 버스, 승용차 등을 집어 삼기며 수백m 앞 항구까지 도달했다. 심폐정지 상태의 2명은 항구에서 발견됐다.

 

*시즈오카현 산사태로 토사가 버스를 덮친 장면: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 아즈산(伊豆山)에서 3일 오전 10시 30분께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0채가 떠내려가 20명 정도가 실종됐다. 토사가 버스를 덮친 장면.

 

일본에선 활발해진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10시까지 이틀 동안 시즈오카현과 가나가와(神奈川)현, 지바(千葉)현 등 태평양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400~500㎜의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사태가 발생 지역의 관측 지점에선 최근 48시간 동안 320㎜가 넘는 비가 내려 1976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시즈오카현 모리마치(森町)에는 이날 오전 6시 5분까지 24시간 동안 340㎜의 강수량을 기록해 기상 관측 사상 하루 최대를 기록했다.

 

*폭우로 산사태 발생한 일본 시즈오카…약 20명 행방불명: 3일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여러 채의 주택을 덮친 가운데 도로가 진흙과 각종 잔해로 뒤덮여 있다. 이날 산사태로 약 20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선 활발해진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최근 48시간 동안 시즈오카현과 가나가와현을 중심으로 최대 400~500㎜의 폭우가 내렸다.

 

7월 강수량으론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시즈오카현 하라쓰카(平塚)시에선 가나메카와(金目川) 등 시내를 흐르는 6개 하천이 범람할 위험이 커져 주변 주민 약 20만명을 대상으로 '긴급안전확보'가 발령됐다.

 

긴급안전확보는 일본 정부가 올해 5월부터 변경한 5단계의 재해 경계 수위 중 가장 높다. 긴급안전확보 발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사태 피해 지역인 아타미시에는 3단계 '피난 준비·고령자 등 비난 개시'가 발령됐다가 산사태 후 5단계 긴급안전확보로 상향 조정됐다.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시즈오카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뒤늦은 경계 수위 상향에 대해 "결과적으로 (잘못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와카쓰 지사는 산사태 원인에 대해서는 "폭우가 오래 지속된 것과 지반이 약해진 것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기록적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20여명의 피해자를 낸 사고 현장.

 

장마전선이 태평양 연안에 정체되면서 폭우가 쏟아지자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를 오가는 도카이 신칸센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5시 폭우 피해 대책을 논의하는 관계 각료 회의를 총리관저에서 개최했다.

 

회의를 주재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추가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최대한 경계할 것을 관계 각료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피해 상황 파악과 응급 대책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스가 총리는 또한 지자체의 피난 정보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 신속히 생명을 지키는 행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유혈탄압 사망자 1천명 육박, 난민 25만명,

경제 18% 후퇴…코로나 무기 악용 인명피해 폭증

중·러 '몽니'에 유엔은 무기력·아세안도 '빈수레만 요란'…

70년 갈등에 연방군 창설 더뎌

군부서도 코로나 지원모색 목소리

2008년 인도적 지원 재현? 국제사회 개입 단초 주목

 

    시위대가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포스터를 짓밟는 모습.[AFP=연합뉴스]

 

1일로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지 정확히 6개월이 됐다.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이유를 내세워 문민정부를 뒤집은 미얀마 군부는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숨진 이만 1천 명에 육박했다. 난민도 25만명 넘게 발생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 비판에는 '모르쇠'였다. 내정이기 때문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몽니'에 유엔은 무기력했다.

 

군정에 맞선 민주진영이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추진 중인 연방군 창설은 70여 년 대결의 간극을 쉽게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시민불복종 운동(CDM)으로 대표되는 국민 저항은 계속됐다. 쿠데타 수장조차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6월부터 무서운 기세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민 고통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코로나19를 국민을 굴복시킬 무기로 악용했던 군부도 내부에서조차 확진자가 급증하자 국제협력을 모색하겠다는 기류다.

 

문이 꽁꽁 닫혀있던 미얀마 사태에 국제사회가 개입할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저격용 소총을 들고 만달레이 시위대와 대치하는 군인(가운데).[AFP=연합뉴스]

 

◇ 유혈 탄압 사망자 아동 80명 등 1천명 육박'…공습에 난민도 25만명

 

지난 6개월간 군부의 폭력은 악랄하고도 잔인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사망자는 지난달 29일 현재 936명으로 1천명에 육박했다. 체포·구금된 이도 7천명에 달한다.

 

사망자 중에는 아동도 약 80명 포함됐다.

 

    3월말 미얀마군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카렌족 마을 모습 [SNS 캡처]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충돌하며 접경 지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25만명 가까이 난민 신세가 됐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카야주와 샨주에서 약 10만명이, 카렌주에서 7만명 이상이 정글이나 난민촌에서 생활하면서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로이터=연합뉴스]

 

◇ 유엔, 중-러 '몽니'에 무기력…합의에도 3개월 허송세월한 아세안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개별적으로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경제 제재 등을 단행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하고도 광범위한 제재가 가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무력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내정이라며 부린 '몽니'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양희 전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가 굉장히 무기력하다.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21세기 냉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보고관은 특히 쿠데타 직후부터 군부를 지지한 중국에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가 국제사회와 중국간 긴장 관계의 틈을 파고들며 미얀마에 무기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조금 더 골치 아픈 상황에 부닥쳤다"고 진단했다.

 

미얀마를 회원국으로 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은 4월 24일 특별정상회의에서 즉각적 폭력중단과 인도적 지원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합의 실천의 가장 기본이 될 특사 선정도 못 하고 있다.

 

    시민들이 양곤 시내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EPA=연합뉴스]

 

◇ 시민불복종부터 납세거부까지 강력한 저항

    쿠데타 수장도  "이 정도일 줄 예상 못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미얀마 국민은 반년간 저항 의지를 안 굽혔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차단을 뚫고 SNS를 통해 폭력의 실상을 외부로 전했다. 의료진 등은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군정에 타격을 가했다. 시민들도 전기료 납부 거부 등으로 저항에 동참했다.

 

연방군 창설이 지연되면서 시민방위군(PDF)이 결성돼 게릴라식 무장투쟁을 벌였다. 제2도시인 만달레이까지 확산했다.

 

6월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의 킨 마 마 묘 국방부 차관은 "많은 PDF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적정한 시기에 NUG가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6월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저항이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렌민족연합(KNU) 반군들이 열병식을 하는 모습. [KNU 제공/AFP=연합뉴스]

 

◇ 민주진영-소수민족 '신뢰 부족'에 연방군 더뎌…"민주진영, 수치 그늘 벗어나야"

 

군사정권에 맞서 4월말 출범한 NUG가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추진 중인 연방군은 속도가 더디다.

 

NUG의 만 윙 카잉 딴 총리는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 군대가 패퇴하고 모든 이들이 원하는 연방 민주연합이 실현된 이후 탄생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늦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1948년 독립 이후 70여년간 소수민족과 주류 버마족 사이의 내전 과정에서 생긴 뿌리 깊은 불신의 강을 몇 달 만에 건너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렌민족연합(KNU) 외교담당 책임자인 파도 소 토 니는 연합뉴스에 연방군 창설은 가능하다면서도 "KNU와 소수민족들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NLD가 지난 5년 집권 기간 소수민족과 관계 개선을 도외시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LD가 주축이 된 NUG가 연방민주주의를 약속했지만, 약속이 지켜지리라는 보장은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보고관은 "소수민족은 한 걸음 물러서고, NUG는 수치의 그늘에서 벗어나 미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달레이의 코로나19 사망자 시신 앞에서 개인보호장비(PPE)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기도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군부 코로나 '무기'로 악용하려 방치하다 사태 키워…"국민 절반 감염될지도"

 

미얀마 국민은 6월부터는 코로나19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군부가 저항하는 국민들을 굴복시키려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이를 '무기'로 삼았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군부에까지 급속히 퍼지면서 상황이 어디까지 악화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하루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구호단체는 주장한다.

 

바바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 대사도 29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2주 안에 5천400만명 인구의 절반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데타와 코로나 '이중고'로 미얀마 경제는 올해 18%나 후퇴할 걸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국제분쟁 전문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선임 연구원 리처드 호시는 "군부는 전역을 장악하지도 못했고 통치 능력도 못보여줬다. 반군부 세력도 광범위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군정을 몰아내지 못했다"면서 "국민만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 2008년 사이클론 참사 당시 인도적 지원 재현?…국제사회 개입 단초 될 수도

 

미얀마의 코로나 위기는 사상 최악의 국가적 재난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제사회의 긴급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군부 내부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흘라잉 사령관이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더 큰 국제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관영 일간지가 지난달 말 보도했다.

 

2008년 5월 사이클론 '나르기스'의 내습으로 10만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자, 미얀마 군정은 유엔과 아세안의 구호 인력에 제한적이나마 문을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및 아세안이 코로나19 지원을 통해 미얀마에 들어갈 수 있다면, 국제사회의 개입이 원천 차단됐던 미얀마 사태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보고관은 "유엔과 아세안이 함께 미얀마로 들어가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으로 시작하지만, 이를 계기로 고도의 정치력과 외교력을 발휘, 군부가 더는 미얀마 국민을 상대로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부 쿠데타 6개월'…미얀마 시민 940명 군경에 살해돼

만달레이 규탄 시위…인권단체 "군부 폭력진압, 인도주의 협약 위반"

군부 "희생자 수 과장돼…국가안보 위협에 대처"

 

    군부 쿠데타 성토하는 미얀마 시위대 [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6개월 동안 군경에 의해 시민 940명이 목숨을 잃었다.

 

1일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부가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군경의 반군부 시위 유혈진압 등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이같이 집계됐다.

 

또 5천444명이 구금됐으며, 1천964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른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정치인들을 대거 구금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쿠데타 발생 전에 군부의 부정선거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전날 2대 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대학생들이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들은 오토바이를 탄채로 빨간색과 녹색 깃발을 흔들면서 군부와의 어떤 대화도 거부하겠다고 저항 의지를 다졌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성명을 내고 군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과 저항세력 체포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인 협약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브래드 애덤스 HRW 아시아 담당 국장은 "군부의 폭력행위는 범죄나 다름없으며 관련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군부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시민들의 수는 인권단체에 의해 과장됐으며 정부군도 다수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부의 대응은 국가 안보 위협에 대처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규범을 위반한게 아니라면서 저항세력은 테러리스트라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미얀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전역에서 지역감염이 빠른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부의 코로나19 대처 방식과 역량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바바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 대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향후 2주 안에 5천400만명에 달하는 미얀마 인구의 절반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군부는 반박 성명을 내고 "날조되고 왜곡된 일방적인 정보에 근거한 내용"이라면서 "감염 확산을 억제하고 예방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군부 민주진영 "국제사회, 독재국가 출현 용인할건가"

국민통합정부 카잉 딴 총리 인터뷰 군부 제재 강조…"연방군 창설, 늦어지는 것 아냐"

"군부, 고문·살인 안통해 코로나 무기화"…"인접국 위협" 주장 국제사회 지원 촉구

 

            대국민 연설을 하는 국민통합정부(NUG) 만 윈 카잉 딴 총리.[국민통합정부 SNS 캡처]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과 맞서는 국민통합정부(NUG)의 만 윙 카잉 딴 총리는 1일 "이 쿠데타가 성공한다면 또 다른 독재국가의 출현을 용인하는 것임을 국제사회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NUG는 문민정부를 이끌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인사들이 주축이 돼 4월말 출범했다.

 

카잉 딴 총리는 쿠데타 6개월을 맞아 연합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로서는 쿠데타를 거부하고 군부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 외에 어떤 것도 효과적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수민족 무장조직과의 연방군 창설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늦어지는 게 아니다. 연방 민주연합이 실현된 뒤 탄생의 씨앗을 뿌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시민들과 소수민족 형제들 모두 연방 민주연합 설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군부가 저항을 꺾기 위해 6개월간 체포, 고문, 살인을 저질렀지만, 시민들이 굴복하지 않자 코로나19를 무기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얀마의 코로나19 위기는 이웃 국가들에도 심각한 전염 위협이 됐으며,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며 유엔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촉구했다.

 

    사제총을 만들어 훈련하는 미얀마 시민방위군(PDF) [AFP=연합뉴스]

 

다음은 카잉 딴 총리와의 일문일답. 

 

-- 쿠데타 6개월이 지났다. 국제사회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민주주의 복귀 가능성도 적어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

 

▲ 미얀마의 어려움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줄어들었을 수는 있다. 이는 좋은 일은 아니다.

국제사회는 이번 쿠데타가 성공한다면 또 다른 독재국가의 출현을 용인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다만 국제사회 관심이 감소했다고 해서 미얀마 민주주의 복귀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미얀마 내 소수민족을 포함해 미얀마 내 모든 투쟁의 주역 및 시민들이 연방 민주국가 형성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NUG가 추진하던 연방군 창설이 지지부진하지 않나.

 

▲ 연방군 창설이 늦어지거나 미뤄지고 있는 게 아니다.

테러리스트 군부가 패퇴하고 모든 이들이 원하는 연방 민주연합이 실현된 이후에 탄생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 국제사회로서는 이 쿠데타를 거부하고 군부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 외에 어떤 것이 효과적일지 모르겠다.

 

 

만달레이의 코로나19 사망자 시신 앞에서 개인보호장비(PPE)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기도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미얀마의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NUG는 최근 유엔에 인도주의적 긴급 지원을 요청했는데.

 

▲ 테러리스트 군대(땃마도)는 체포, 고문, 살인을 통해 시민들의 저항 정신을 꺾으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에 굴하지 않았다. 대신 땃마도에 대한 혐오와 분노만 커졌다.

이것이 그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무기화한 이유다.

그들은 코로나19를 통제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강제로 학교와 시장, 식당 등을 열게 했다.

자원봉사를 하는 의료진을 잡기 위해 덫을 놓았으며, 필요한 환자들에게 산소통이 가는 것도 막았다. 결국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극적으로 증가했다.

미얀마의 코로나 위기는 이웃 국가들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

이것이 바로 NUG가 유엔과 유엔 산하 기구 그리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다.

다만 테러리스트 군대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을 자신들을 합법화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

 

-- 쿠데타 6개월 이후 NUG 중점 활동 목표는.

 

▲ 미얀마 군사 독재정권의 종식을 계속해서 모색할 것이다.

 

정의와 평등, 자유로 모든 민족과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연방 민주국가 수립을 위해 연방 민주헌법 초안도 만들 계획이다.

 

 '22222 총파업'을 맞아 각지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민들 모습. 왼쪽 위는 양곤.[트위터 캡처]

 

-- 쿠데타 6개월을 맞아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미얀마 국민은 살인과 체포, 고문에도 겁먹지 않고 전국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이는 등 6개월간 저항을 유지해왔다.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또 해외 미얀마 교포들도 시위를 계속하며 군부 독재를 반대하고 NUG를 지지해줬다.

모든 시민과 소수민족 형제들이 모두가 바라는 연방 민주 연합을 수립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

 

미얀마 쿠데타 수장 생일에 곳곳서 사진·관 불태우며 시위

65세에 물러나야 했지만 쿠데타 일으킨 뒤 정년 규정 폐지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사진을 불태우는 양곤 시위대. [SNS 캡처]

 

미얀마 곳곳에서 3일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65번째 생일을 맞아 사진과 모형 관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SNS에는 미얀마의 장례식 때 조문객들에게 제공되는 전통 쌀국수인 모힝가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한 양곤 시민은 통신에 "흘라잉 생일에 모힝가를 만들었다. 그가 곧 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시민은 "많은 죄 없는 사람들이 흘라잉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그가 죽으면, 모든 나라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전날까지 군경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이는 888명에 달했다.

 

*만달레이에서 모형 흘라잉 관이 불타는 모습.[SNS 캡처]

 

양곤은 물론 제2도시 만달레이 등에서는 시위대가 도심 한복판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면서 흘라잉 사진이나 모형 관을 불태웠다.

 

한 시민은 "저주의 의미로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흘라잉이 죽기를 바라는 구호도 외쳤다고 네티즌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생일과 죽는 날이 같기를' '오래 살지 않기를' '편히 잠들지 않기를' 등과 같은 문구가 적힌 장례식 화환의 모습도 SNS에 올라왔다.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이유를 들어 2월1일 문민정부를 전복시킨 군부는 그 직후 총사령관 및 부사령관 정년을 65세로 정한 기존 규정을 폐지하고, 자발적으로 퇴진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현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 중 5층 건물…층층이 내려앉는 '팬케이크 붕괴'

 

워싱턴서도 건물 붕괴…1일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공사 중인 건물이 붕괴해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에서 1일 공사 중인 건물이 무너져 노동자 5명이 부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북쪽으로 약 8㎞떨어진 브라이트우드파크 지역에 건설되던 5층 건물이 완전히 붕괴했다.

 

현장 건설노동자 5명 중 4명은 출동한 구조대에 바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부상도 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한 명은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여 찾아낸 뒤 90여 분간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잔해더미에서 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구조된 노동자는 잔해 속 지름 20㎝가량 공간에 갇혔다 구조됐다.

 

매몰된 상태에서 구조대원과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이 있었고 부상도 위독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도 다층 건물이 층층이 내려앉는 '팬케이크 붕괴'였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은 붕괴 원인과 함께 적합한 공사허가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미국에선 지난달 24일 플로리다주(州) 12층 고급아파트가 붕괴해 아직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아파트도 팬케이크처럼 붕괴해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8명이고 145명이 실종된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참사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고 구조대를 격려했다.

 

 

아파트 참사 현장 찾은 바이든…실종자 가족 3시간 넘게 위로

"기다림 견딜 수 없지만 희망 잃지 말라"…가족 잃은 경험 거론하며 공감

구조대원 격려하고 구조비용 전액지원 강조…추가 붕괴 위험에 수색 중단

 

실종자 사진과 꽃 걸린 철제 펜스 둘러보는 바이든 부부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을 방문,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구조대를 격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께 서둘러 백악관을 나서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를 찾았다.

 

아파트 붕괴 사고 8일째에 사고지역을 찾은 것이다. 이날 오후 현재 사망자는 18명, 실종자는 145명으로 생존자 구조 소식이 좀처럼 들려오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시간 넘게 실종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위로했다. 가족들이 앉은 테이블을 옮겨다니면서 얘기를 들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기다림은 견딜 수 없는 것"이라면서 "절대 희망을 잃지 말라. 여러분을 위해 기도한다고 약속하겠다"고 했다. 또 "여러분이 잃었을지 모르는 이들은 삶 전체에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며 "(그들은) 여러분 영혼의 일부"라고 다독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보다 40분 정도 늦은 오후 4시30분께 연설에 나서 "좀 늦었다. (실종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나와 얘기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과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의 메시지는 '우리가 여러분을 위해, 하나의 국가로서 여기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어린 딸을 잃은 경험도 거론했다. 그는 목이 멘 목소리로 "정말로 힘든 부분은 누가 살아남을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고통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설 후 바이든 대통령은 동행한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실종자들의 사진과 꽃이 걸려 있는 철제 펜스를 찾았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 등을 만나 연방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을 재확인하며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구조대 격려하는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수색·구조에 드는 비용 전부를 대겠다면서 "우리는 아무 데도 안 간다. 필요한 걸 얘기하라"고 했다. 수색·구조대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건물 나머지 부분의 추가 붕괴 위험에 따라 새벽부터 수색·구조작업이 중단돼 실종자 가족의 애를 태웠다.

 

카바 카운티장은 안전이 확인되는 대로 구조작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앨런 코민스키 마이애미데이드 소방서장은 이날 회견에서 구조 초반 잔해더미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몇시간 동안 들려왔으나 이후로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줬다. 구조당국은 생존자가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한 공간을 찾는 데 주력해왔다.

 

붕괴 아파트 잔해서 현지 소방관 일곱살 딸 시신 발견

사망자 20명·실종자 128명…허리케인 접근 구조당국 바짝 긴장

 

붕괴 참사 발생한 미 플로리다 아파트 [UPI=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참사 현장의 잔해더미에서 현지 소방관의 일곱 살 난 딸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2일 회견에서 "시신 2구를 추가 수습했으며 비극적이게도 한 명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방관의 7세 딸"이라고 밝혔다.

 

딸을 잃은 소방관은 당시 수색·구조작업에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조대가 동료 소방관의 어린 딸 시신을 수습한 셈이라 현장의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카바 카운티장은 "사건 이후 매일 밤이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어젯밤은 구조대에 더욱 힘든 밤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구조대가 쉴 새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도 아주 힘들고 감정적으로도 진 빠지는 일"이라고 했다.

 

실종자 사진과 꽃이 걸린 철제 펜스 [AFP=연합뉴스]

 

이날 오후 현재 사망자는 20명으로 늘었으며 실종자는 128명이다.

 

확인된 사망자 중에는 80세 여성 매걸리 엘레나 델가도가 포함됐다. 딸 매기는 작년 8월 부친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사도 못하고 떠나보낸 데 이어 어머니도 안아보지 못한 채 이별하게 됐다고 슬퍼했다.

 

구조당국은 이날 허리케인으로 격상된 열대성 폭풍 엘사의 접근에 바짝 긴장한 상태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르면 일요일인 4일 플로리다 남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평소보다 면밀히 주시하며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색작업은 추가 붕괴 위험 속에 전날 오전 2시께부터 중단됐다가 15시간 만에 재개됐다.

 

크루즈 운영사인 로열 캐러비언은 1천6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한 크루즈 한 척을 구조대원들의 주말 숙소로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4일이 독립기념일인데 일요일이라 월요일인 5일까지 연휴다.

 

'붕괴참사' 플로리다서 다른 아파트 한곳에 대피명령

 허리케인 접근 앞두고 안전 우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안전 우려로 대피 명령이 내려진 크레스트뷰 타워[AP=연합뉴스]

 

붕괴 사고가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로 아파트 한곳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플로리다주 남동부 도시 노스마이애미비치 당국은 2일 아파트 '크레스트뷰 타워'(Crestview Towers) 거주자들에게 대피를 명령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의 차원에서 빌딩(크레스트뷰 타워)을 즉시 폐쇄하라고 지시하고 거주자들을 대피시켰다"며 "건물 구조에 대한 전면 평가가 실시된 뒤 다음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스트뷰 타워 거주자들은 이날 저녁 필요한 물건들을 차에 싣고 급하게 건물을 빠져나왔다.

 

1972년 건설된 이 건물은 156가구를 수용할 수 있고 지난달 24일 무너진 마이애미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로부터 5마일(약 8㎞) 떨어져 있다.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의 붕괴로 인한 사망자는 22명으로 늘었고 120여명은 실종 상태다.

 

이번 참사의 여파로 크레스트뷰 타워에 대한 안전 검사가 실시된 결과, 건물 구조, 전기 등과 관련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노스마이애미비치시의 이번 결정은 다음 주 허리케인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허리케인 엘사는 이르면 5일 플로리다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크레스트뷰 타워에 대한 대피 명령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폭풍우로 무슨 일이 생길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