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콰줄루나탈 주의 응칸들라 자택에서 법원모독죄로 인한 실형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법정 모독죄로 실형을 선고받고도 경찰 출석을 거부했던 제이컵 주마(79)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결국 수감됐다.
주마 전 대통령은 7일 콰줄루나탈주의 자택에서 차를 타고 경찰에 출석했고 이후 인근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그의 재단이 밝혔다. 앞서, 경찰은 주마에 대해 이날까지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남아공 헌법재판소는 29일 주마가 부패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법정 모독죄를 적용해 15개월 실형을 선고하고 경찰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주마는 실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체포 중지 긴급 가처분 신청을 내며 출석을 거부해왔다. 결국, 헌재는 주마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7일 자정까지는 경찰이 주마를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주마는 7일 자정을 얼마 앞두고 경찰에 출석했다.
주마가 법정 모독으로 15개월형을 선고 받은 이유는 9년간 대통령 재직 기간 중에 벌어진 부패 사건에 대해 진술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계속 불응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이 정치인들과 공모해서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부패 의혹 사건에 대해, 주마는 자신은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해왔다. 주마는 또 지난 1990년대에 50억달러(5조7300억원) 상당의 무기거래와 관련된 부패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8년 소속당인 남아공민족회의(ANC)의 요구로 대통령직에서 사임하며 사실상 축출당했다. 하지만, 주마는 열성적인 지지자에다가, 출신 지역인 콰줄루나탈 주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남아공의 백인 정권 시절에 흑백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운 대표적인 정치인으로서,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정의길 기자
지난 6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서 개막한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돼 있다. 전시장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녀상 전시는 8일부터 중단됐다.
일본 법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선보일 전시장 사용을 허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취소 위기로 내몰렸던 소녀상 전시가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소녀상을 전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 간사이'를 개최하려다 전시장 사용 허가를 취소당한 시민단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과 관련, 9일 전시장 사용을 허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심리한 모리카기 하지메(森鍵一) 재판장은 전시장 사용 허가 취소가 행사 개시를 불과 3주 앞두고 내려져 주최 측의 행사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청인(주최 측)을 구제하지 않으면 안 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즉시 효력을 발휘하므로 소녀상 전시는 예정대로오는 16∼18일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일단 기대된다.
현지 시민단체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 실행위원회'(실행위)는 전시 시설인 '엘 오사카'에서 소녀상 등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추진 중이었다. 엘 오사카 관리자인 '엘 프로젝트'는 올해 3월 6일 시설 사용을 허가했다.
하지만 엘 프로젝트 측은 지난달 하순 갑자기 시설 사용 허가를 취소했다. 그 이유로 소녀상 전시에 대한 항의가 이어졌고 행사를 예정대로 실시하는 경우 이용자에게 위험이 생기는 것을 막기 어렵다고 했다.
* 일본에 다시 전시된 소녀상…몰려든 취재진: 지난 6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인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선보인 가운데 취재진이 현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실행위는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본안 판결 전에 전시장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엘 프로젝트 측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고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일본에서 소녀상 전시를 막기 위해 협박이나 위협 등 방해 공작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법리 판단과 별개로 일본 사회의 역사 왜곡 흐름에 실질적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된다.
소녀상 전시는 도쿄에서도 추진됐으나 전시장을 빌려주기로 했던 관리자가 주변에 민폐를 끼칠 수 있다며 갑자기 태도를 바꿔 행사가 연기됐다.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에서는 6일 소녀상 전시가 시작됐다.
하지만 8일 전시장 건물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나고야시가 전시장 휴관을 결정해 행사가 중단됐다.
일본서 폭죽 위협에 소녀상 전시 또 중단
우익세력 반발 속 전시장 휴관·2019년에도 협박받아
경찰,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수사 착수
6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서 개막한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돼 있다. 전시장에 배달된 우편물에서 8일 오전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파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전시는 중단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선보이는 일본의 전시장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돼 행사가 중단됐다.
우익 세력의 반발을 딛고 어렵게 성사된 전시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2019년에 이어 다시 벌어진 것이다.
소녀상 등을 선보이는 전시회인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가 열리고 있는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서 8일 오전 9시 35분께 직원이 우편물을 개봉했더니 안에 든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파열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로 인해 행사가 중단됐다.
전시회를 주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잇는 아이치 모임'의 야마모토 미하기 실행위원은 "시설 측과 경찰이 위험하다며 건물에서 일시 퇴거하라고 요청했고 현재 건물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라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그는 "오전 10시부터 전시장에 입장객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퇴거 요구로 인해) 오늘은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 일본에 다시 전시된 소녀상: 6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서 개막한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돼 있다.
야마모토 실행위원은 수상한 물체가 배달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우리에게는 정확한 정보가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시설 측에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전시회는 6일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엿새 동안 열릴 예정이었는데 이틀간 관람객을 수용한 후 중단됐다.
나고야시는 이날 사건을 계기로 시민 갤러리 사카에를 11일까지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행사 기간에 전시회를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 안전상 우려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다만 그간의 경과에 비춰보면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인물이 행사 중단을 유도할 빌미를 만들기 위해 수상한 물체를 보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막일인 6일에는 전시장 건물 앞에서 우익 단체가 확성기를 동원해 소음을 유발하면서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은 전쟁 중 여성을 성노예로 삼은 것이며 중대한 인권 침해 행위'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전시회를 사실상 중단시킨 양상이다.
일본에서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8∼10월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에 소녀상을 선보였을 때는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가지고 전시장을 방문하겠다'는 팩스가 오는 등 협박과 항의가 이어지면서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됐다.
당시 시민단체와 예술가 등이 행사 중단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법적 대응에 나선 후 2개월여 만에 재개했으나 소녀상은 통산 열흘밖에 전시되지 못했다.
우익 정치단체인 '일본제1당'이 중심이 된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 실행위원회'가 소녀상이 전시된 시민갤러리 사카에에서 9∼11일 우익 사관을 옹호하는 전시회인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이 행사 역시 갤러리 휴관에 따라 연기 또는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불신임 16일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스웨덴의 스테판 뢰벤 사민당 대표가 7일 의회 의장으로부터 총리 인준 통과 서류를 받고 있다. 스톡홀름/TT 로이터 연합뉴스
스웨덴 사상 처음으로 의회에서 불신임을 당해 사퇴했던 스웨덴의 스테판 뢰벤 전 총리가 7일 불신임 16일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스웨덴 의회는 이날 뢰벤 사민당 대표에 대한 총리 인준 투표에서 찬성 116, 반대 173, 기권 60으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스웨덴의 경우 과반이 반대해야만 총리 인준이 부결된다.
뢰벤 총리는 녹색당과 연정을 구성해 집권해왔는데, 연정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현 정부를 지지하던 좌파당이 지지를 철회한 직후인 지난달 21일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자진 사퇴했다. 좌파당은 뢰벤 내각이 신규 건설 주택의 경우 임대료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반발해 지지를 철회했다. 스웨덴에서는 집 주인이 임대료를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고 ‘적정한 가격’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더 로컬>이 전했다.
뢰벤 총리는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조기 총선 실시 대신 사퇴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제1 야당인 온건당이 내각 구성 기회를 얻었지만, 울프 크리스테르손 온건당 대표는 내각 구성에 실패할 것으로 판단해 집권 기회를 포기했다.
야당이 내각 구성을 포기하자 뢰벤 전 총리에게 다시 기회가 왔고, 이날 의회에서 표결을 통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뢰벤 총리의 재집권은 온건당과 좌파당이 기권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사민당이 좌파당 출신 무소속 의원과 협상을 벌여 반대표를 과반(175표) 아래로 낮춘 덕분이었다고 <더 로컬>이 전했다.
뢰벤 총리가 어렵사리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좌우 주류 정당 어느 쪽도 의회를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좌파당과 이민자에 적대적인 국가주의 정당 ‘스웨덴 민주당’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실제로 불신임안이 통과된 이후 좌파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