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보다 상황 심각' 지적도…병상부족 등 의료붕괴 직면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교외 브카시에서 보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를 매장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이 인도에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일일 신규 확진자는 15일 5만6천757명으로 나흘째 최다치를 깼다.

 

이날 인도 신규 확진자는 4만1천800여명으로 인도네시아보다 적었다.

 

인도 인구가 13억6천여만명으로 인도네시아(2억7천만여명)보다 5배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네시아 코로나19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

 

인도네시아 누적 확진자는 272만6천800여명, 사망자는 7만192명에 달했다.

 

상황이 통계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 건수가 부족해 감염자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최근 자카르타 보건당국이 참여한 조사에서 자카르타 시민 약 5천명 가운데 44.5%가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대로면 자카르타 시민 1천60만명 중 47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는 공식통계의 12배 이상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의료붕괴 상황에 직면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13일 코로나19 병상 12만개 가운데 9만개에 환자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체 코로나19 병상의 3분의 1가 사용되는 것으로 빈탄과 족자카르타(욕야카르타) 등은 병상 이용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병상뿐 아니라 의료용 산소도 부족하다.

 

족자카르타 한 종합병원에선 이달 초 산소부족으로 이틀 사이 환자 63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든 사망자가 산소부족 때문에 숨지지 않았다고 병원 측이 주장해 당국 조사가 진행 중이나 산소가 떨어져 숨진 환자가 있는 것은 확실한 상황이다.

 

*15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보고르의 한 산소공장에서 여성 2명이 산소통을 충전하고자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도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미얀마 보건부는 14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7천83명과 145명 나와 누적 20만8천357명과 4천181명이 됐다고 밝혔다.

 

미얀마도 통계보다 실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이 포화상태인데다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도 군부가 운영하는 병원을 믿지 못해 그냥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CNN은 전했다.

 

현지매체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 군부는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지자 산소공장들에 개인에게 산소를 판매하지 말고 군부가 운영하는 병원이나 치료소에만 산소를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14일 양곤 한 산소공장 앞에서 산소통을 충전하려고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총을 발포해 해산시켰다.

 

최근 미얀마 보건부 대변인이 혈중산소포화도를 측정하고 싶다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아시아 최빈국인 미얀마엔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적을 뿐 아니라 대변인이 추천한 앱은 허위정보를 확산할 위험성이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동남아 국가는 인도네시아와 미얀마뿐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일일 신규 확진자는 15일 1만3천215명으로 사흘째 1만명을 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최다치를 경신한 것으로 누적 확진자는 88만782명이 됐다.

 

사망자는 전날 118명이 증가하며 누적 6천503명을 기록했다.

 

태국도 3차 유행을 맞은 상황이다.

 

태국에선 15일 확진자가 9천186명 늘면서 누적 34만3천352명을 기록했다.

 

같은 날 사망자는 사상 최다인 98명이 나와 3천32명이 됐다.

 

태국 코로나 사망자 96%(2천938명)는 현재 겪는 3차 유행 때 나왔다.

 

*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산소통을 충전하고자 기다리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홍콩대 연구진, 의료진 1천400여명 조사

"화이자 항체, 시노백보다 10배 많아"

 

    중국 시노백사가 생산한 코로나 백신 '코로나백'(coronaVac)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없는 이른바 '물백신'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시노백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진이 현장 의료진 1천44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중국 시노백 백신 접종자보다 10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시노백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이날 국제학술지 '랜싯 마이크로브'(Lancet Microbe)에 발표했다.

 

이들은 다양한 시차를 두고 의료진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가장 먼저 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 63명은 1차 접종 이후 항체 농도가 상당히 올라갔고, 2차 접종 이후 더 올라갔다. 반면 시노백 백신 접종자 30명은 1차 접종 후 항체 농도가 낮았고, 2차 접종 후 보통 수준이 됐다.

 

또 두 백신의 접종자 각각 12명을 뽑아 조사한 항체 수준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평균 항체 수준은 269로, 시노백 백신 접종자의 27보다 약 10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가장 낮은 수준의 항체 보유자가 시노백 백신 접종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항체 보유자보다 항체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 백신과 시노백 백신의 예방효과는 각각 95%와 50.7%로 보고됐다.

 

항체 보유량은 면역 수준과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항체 수준이 높을수록 대체로 코로나19 감염에 강하게 대응하고 면역기간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연구진은 "두 백신 접종자의 중화항체 농도 차이는 백신 효과의 상당한 차이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백 백신 접종 중 특히 면역 반응이 약한 노인의 경우는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홍콩 양화의원(養和醫療) 연구진이 홍콩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고 SCMP는 전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457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항체 조사를 진행했으며,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시노백 백신 접종자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해당 연구진은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지난달 또다른 홍콩대 연구진은 홍콩 정부 의뢰를 받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항체조사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항체 반응이 해당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나타난 높은 수준의 예방효과와 일치하고, 시노백 백신의 3상 시험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최근 태국에서 시노백 백신을 맞은 의료진 중 6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시노백 백신을 둘러싼 '물백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말레이, '물백신' 논란에 "시노백 추가 수입 안 해"

인도네시아· 태국서 시노백 저효과 논란 일어난 뒤 결정

 

코로나 폭증 사태에 대응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화이자 백신 접종에 주력하고, 시노백 백신은 기존에 들여온 물량을 다 쓰면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6일 말레이메일 등에 따르면 아드함 바바 보건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은 주로 화이자 백신 사용에 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이자 백신 4천500만회를 확보했기에, 인구 3천200만명의 70%(2천240만명)를 접종하는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노백 백신은 1천600만회 분량을 들여왔는데 절반을 사용했고, 나머지 절반은 기존 접종자의 2차 접종에 쓰고, 이후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며 추가 수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최근 주변 국가에서 시노백 백신의 저효과 우려를 둘러싼 '물백신' 논란이 일어난 뒤 내려졌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 화이자 백신

 

시노백 백신을 보건의료인에 대량 접종한 국가들은 최근 델타변이 확산 후 의료인들이 줄줄이 감염되고, 사망하는 현상을 접했다.

 

태국과 터키는 시노백 백신 접종을 완료한 보건의료인 등에 부스터샷(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국제프로그램인 코백스(COVAX)를 통해 지원한 모더나 백신을 보건의료인 147만명에게 부스터샷으로 접종한다고 발표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인 화이자나 모더나와는 달리 시노백 백신은 비활성화된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제조됐다.

 

중국 시노백 백신 맞은 브라질 상파울루 주지사 두 번째 양성

예방효과 논란 의식 "나를 지켜줄 것으로 확신"

 

중국산 백신 코로나백을 접종한 주앙 도리아 브라질 상파울루 주지사가 15일 두 번째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상파울루주 정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을 접종한 브라질 상파울루주 주지사가 두 번째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주앙 도리아 주지사는 15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코로나19 검사에서 두 번째로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의료진 지시에 따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대선의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도리아 주지사는 지난해 8월에도 부인과 함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됐다.

 

그는 코로나백의 예방효과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건강은 좋은 편이며, 코로나백을 이미 접종해 증상은 가볍다"면서 "코로나백이 브라질 국민 수백만 명의 생명을 지킨 것처럼 나를 보호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63세인 도리아 주지사는 지난 5월 1차, 6월에 2차로 코로나백을 접종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백의 효능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부스터샷(효능을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이 필요한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중국에 거부감을 가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코로나백이 코로나19 예방에 거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 이후 코로나백을 두 차례 접종하고도 다른 백신을 또 맞아야 하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코로나백을 수입·생산하는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의 지마스 코바스 소장은 "현재 브라질의 과제는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며 그다음에 부스터샷과 어린이·청소년들 접종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올해 안에는 부스터샷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백,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미국 화이자, 얀센 등 4가지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이 가운데 AZ 백신 접종자가 60%에 가깝다.

 

“화이자·AZ·모더나, 델타 변이에 80% 이상 예방 효과”

  한국보건의료원 · 대한의학회 공동 연구결과

“감염과 입원 · 사망에서 높은 예방효과 보여”

 

15일 서울 구로구 백신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의학회가 공동으로 국내·외 연구 결과들을 교차 검증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델타 변이의 감염과 입원 및 사망에서 유의미한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의학회는 15일 이런 내용이 담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백신 이슈 관련 신속검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의학회는 이 연구를 위해 지난 8일까지 국내·외 의학논문데이터베이스와 출판 전 문헌 데이터베이스, 코로나19 백신 관련 주요 문헌검색 등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의 변이 예방효과 등에 대해 교차 검증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우선 화이자 백신의 경우 2회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89~93.4%, 델타 변이는 79~88%, 베타와 감마 변이는 84% 감염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66.1~74%, 델타 변이는 60~88%의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냈고, 베타와 감마 변이는 1차 접종을 한 경우 48%의 감염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더나 백신 역시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는 92%의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델타 변이, 베타와 감마 변이는 1차 접종 기준으로 각각 72%와 77% 감염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는 더 높았다.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95%의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나타냈고, 델타 변이는 96% 입원 예방효과, 베타와 감마 변이는 95%의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86% 입원 예방효과를 나타냈고, 델타 변이는 92% 입원 예방효과, 베타와 감마 변이는 1차 접종 기준으로 83%의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보였다. 모더나 백신 역시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94%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보였다. 1차 접종 기준으로는 델타 변이, 감마와 베타 변이에 각각 96%, 89%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두고 “변이 감염에 대한 백신의 예방효과는 기존 바이러스 감염 예방 대비 약간 감소하지만, 2회 접종을 완료하면 80% 이상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냈다”며 “특히 1회 접종을 완료하면 변이 감염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을 78~96%, 2회 접종을 완료하면 86~9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보수집회 '거부서약' 속출…보수매체 가세해 혐오 자극

"부정선거·의회폭동 조작설과 동급 이루는 신조로 부상"‘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접종 캠페인에 집단 저항하자는 목소리가 쏟아진 미국 최대의 보수진영 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A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는 행위가 미 보수진영의 신조로 굳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성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목표로 설정한 70% 문턱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완강한 거부 운동 때문으로 관측된다.

 

WP는 과거 백신접종에 주저하는 보수진영의 행태가 이제 단호한 혐오로 바뀌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보수 지지층이 백악관의 백신접종 메시지를 비판하고 캠페인을 왜곡하는 데 이어 무더기로 접종 거부 선언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인 1천500만명이 백신을 접종해 취임일 이후 감염자가 93% 감소했다고 지난 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보수진영은 전혀 다른 시각을 노출하고 있다.

 

최근 열린 미국 최대의 보수주의 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참석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인 성인 접종률 70%가 불발했다는 점을 자축했다.

 

나아가 이들은 미국 내 백신 보급을 저지하기 위해 계속 단결하자고 서로 격려하기도 했다.

 

매디슨 코손(노스캐롤라이나), 로런 보버트(콜로라도) 등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가정방문 백신 홍보를 비웃었다.

 

보버트 의원은 "수당도, 복지도 필요 없으니 제발 꺼지라고 정부에 말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 홍보를 탄압하는 수준의 움직임까지 목격된다.

 

테네시주에서는 최근 공화당 의원들의 압박 속에 청소년 백신접종 장려책이 중단되고 보급을 권장하던 고위직 관리가 해임됐다.

 

보수진영에서 저항이 급물살을 타자 보수성향의 매체들도 가세해 백신 혐오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극우매체 원아메리카뉴스는 "빅브라더(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국가 통치체제)가 문을 두드리러 온다"고 바이든 정부의 가정방문 캠페인을 비판했다.

 

유사한 성향의 매체 뉴스맥스는 백신 접종은 자연의 원리를 거스르는 행위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보수방송 폭스뉴스의 정치 평론가이자 뉴스쇼 진행자인 터커 칼슨은 백신 접종을 때때로 옹호해왔으나 "효과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당국이 그런 건 얘기를 아예 안 한다"고 최근 태도를 바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현재 1차례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18세 이상 주민의 비율은 67.9%로 나타난다.

 

WP와 ABC뉴스의 공동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27%는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작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에는 백신을 절대로 맞지 않겠다는 20%도 포함됐다.

 

통계를 살펴보면 백신을 거부하는 태도가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비영리연구소인 카이저가족재단에 따르면 작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카운티들에서는 백신접종을 완료한 주민의 비율이 47%였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긴 카운티들에서는 그 비율이 35%에 그쳤다.

 

WP는 "백신 홍보 캠페인이 의미가 없거나 해롭고 어쩌면 정부의 음모일지도 모른다는 개념은 작년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주장, 올해초 의회폭동이 침소봉대됐다는 주장과 동급을 이루는 트럼프 지지층의 신조로 굳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확산 속에 이런 흐름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여당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디언,  크렘린 기밀문건 입수했다며 보도

"열등감·충동·정신불안" 당선 때 이롭다 판단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라고 러시아 정보기관에 직접 지시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가디언이 단독으로 입수한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기밀문서라고 보도한 문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16년 1월 정보기관장들과 회의에서 '트럼프 지원'을 지시했다.

 

당시 회의엔 러시아군 총정찰국(GRU)을 책임지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대외정보국(SVR)과 연방보안국(FSB) 등 정보기관 수장이 참석했으며 이는 크렘린궁이 공식적으로 공개한 사진에서도 확인된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NO 32-04 / vd'라는 제목의 이 문서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유망한 후보'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열등감에 시달리는, 충동적이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평정을 잃은 인간'이라는 평가도 적혀있다.

 

문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비공식적으로 방문했을 때 '특정한 사건들'이 있었다며 콤프로마트(kompromat·약점이 될 정보를 잡아 나중에 협박하는 공작)가 존재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과거에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3년 미스 유니버스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았을 때 호텔에서 여러 여성과 광란의 음란파티를 벌였다는 등 미확인 정보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부록'에 있다고 설명돼있으나 실제 부록이 어떤 내용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문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정보기관장들과 회의 후 '비밀 범부처 위원회' 신설을 지시했다.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이 지명됐고 정보기관장들도 위원이었다.

 

쇼이구 장관은 업무 조율과 정보수집 책임을 맡았고 SVR은 위원회 활동을 위한 추가 정보수집, FSB는 방첩을 담당했다.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과 정보기관장들이 자국을 스스로 방어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기관을 동원해 미국 민주주의에 개입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수한 문서들은 2016년 실제 벌어진 일들의 노선도로 관측된다"며 푸틴 대통령과 정보기관장들이 회의하고 몇 주 뒤 GRU 해커들이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를 해킹했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타격한 이메일들이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검증한 결과 입수한 문건이 진짜로 보인다는 판정이 나왔으며 서구 정보기관들도 이 문서의 존재를 알고 조심스럽게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