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과 정부,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할 뜻 밝혀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으로 민간인이 1명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지난 26일 새벽(현지시각) 이스라엘방위군(IDF)이 테헤란을 공격해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고 28일 보도했다. 사망한 민간인은 알라베르디 라힘푸르로, 한 회사의 경비원으로 일하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당초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이란 쪽 사망자는 장교 4명이라고 알려졌었다. 이번 공격의 전체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이란의 군과 정부는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후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이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파르스 통신은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은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에 대응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가 이란의 자제력을 기대하기보단 이스라엘 정권을 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발생하자 미국은 이란에 직간접 소통 채널로 대응을 자제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 보복 공격을 반복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지난 7월31일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암살 당했다. 이란은 이달 1일 이스라엘 영토에 미사일 발사로 보복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이에 대한 재보복이었다.  < 한겨레 이정연 기자 >

 

중의원 선거 자민당 참패, 일본정치 불안정 예고

● WORLD 2024. 10. 29. 01:2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자민+공명 60석 안팎 잃어 15년만에 과반 미달


자민당 정치자금 불법조성 비리 거센 역풍

집권 한달 이시바 총리 계속 집권 의지 피력

과반수 의석 미달인 ‘소수 여당’ 체제 가능성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7일 도쿄의 자유민주당(LDP)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투개표가 실시된 중의원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가 소집한 이번 조기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은 과반수를 밑도는 의석을 얻어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2024.10.27. EPA 연합
 

27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확보한 의석이 의원 정수(465석)의 과반수(233석)를 밑도는 참패를 했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의 중의원 과반수 미달은 민주당 정권으로의 정권교체가 일어난 2009년 중의원 선거 이후 15년만의 일이다. 선거 전 자민(247석) 공명(32)의 의석 총수는 279석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각각 191석(-51석), 24석(-8석)으로 총 215석(-59석) 밖에 얻지 못했다. 여당 성향의 무소속 당선자 등 비공천 당선자들을 영입하더라도 여당은 과반수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비해 야당은 입헌민주당이 148석(+50석)을 얻었고, 국민민주당도 기존 7석에서 28석으로 4배나 의석을 늘렸다. 오사카 등 간사이 지방을 근거지로 한 제3당인 우파 일본유신회는 기존 44석에서 38석으로 6석이 줄었다.

 

각 당의 중의원선거 전과 후의 의석수 변화표. 맨오른쪽 칸이 선거전 의석수. 바로 왼쪽 칸 굵은 글자가 선거 뒤의 의석수. 맨왼쪽 칸은 자민, 공명,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공산, 국민민주당 순의 정당들. 아사히신문 10월 28일
 

거셌던 자민당 정치자금 불법조성 비리 역풍

자민당 파벌들의 정치자금 불법 조성 폭로사태 이후의 자민당 지지율 급락과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사퇴 뒤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정치자금 비리를 쟁점화하면서 연립여당 중의원 과반수 저지를 목표로 내세운 입헌민주당 등 야당이 의석을 대폭 늘렸다. 자민당 정치자금 비리로 인한 역풍은 예상대로 거세어서 정치자금 불법조성에 관여한 후보자 46명 중 9선 의원인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 등 28명이 낙선했으며,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이시이 게이이치 대표도 낙선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공식 집권해 이번 총선을 진두 지휘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책임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권 운용이 어려워지게 됐고, 투표일부터 30일 안에 소집되는 총리 지명선거를 위한 특별국회에서의 총리 선출과 이후 차기 내각(정권) 구성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과반수 미달이고, 대안 연립정권 구성을 주도하기 어렵다. 예전 민주당에서 함께 갈라져 나온 국민민주당은 자민당 정권과 협력한 적이 있는데다 이번 총선 뒤에도 다마기 유이치로 대표는 총리 경선에 나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를 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시바 총리 계속 집권 의지 피력

이시바 총리는 개표 결과가 나온 뒤 총리직 고수 의사를 피력하면서, 연립정권의 틀을 확대하거나 야당의 각외 협력(내각구성에 참여하지 않는 협력)을 통한 집권연장에 대해 언급하면서 “어떤 정책이든 함께할 수 있는지가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그가 자민당 내에서조차 다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시바 내각은 역대 최단명 내각으로 끝나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야말로 최대의 정치개혁”임을 부각시킨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앞으로도 정권교체를 앞세울 것이고, 이는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전략이기도 하다. 제3당인 일본유신회의 바바 노부유키 대표와 제4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기 대표도 연립정권 참여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정책마다 부분적으로 협력하는 각외 협력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자민+공명당도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다른 정당들과의 정권창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중참 양원이 참여하는 총리지명선거는 1, 2위 득표자가 다투는 2차 결선투표 결과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제2당인 입헌민주당과 제3당인 일본유신회, 제4당인 국민민주당 등 야당은 1차 투표에서 각기 자당 당수(대표)에게 투표할 것이고, 2차 결선투표에서는 백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해서 어느 쪽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다수 득표자가 총리가 된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입헌민주당 대표가 15일 도쿄 외곽 하치오지에서 총선 유세를 하고 있다. 일본 총선은 오는 27일 치러졌다. 2024.10.15. AP 교도 연합
 

과반수 의석 미달인 ‘소수 여당’체제 가능성

그럴 경우 여당 의석이 과반수 미달인 ‘소수 여당’이 될 가능성도 있다. 소수 여당 체제가 되면 예산안이나 중요 법안 등의 안건마다 야당과의 합의를 거치는 ‘부분 연합’ 형태의 정권 운용 형태가 되며, 그럴 경우 정권은 늘 불안정해지고 정책 추진력이 떨어진다.

1993년 중의원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는 비자민・비공산 8개 정당 및 정파들로 구성된 호소카와 모리히로 연립정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1994년에 8개월을 넘기지 못한 채 단명한 호소카와 정권 뒤를 이은 하타 쓰토무 정권은 사회당이 연립에서 빠져나가는 바람에 소수 여당이 돼 64일만에 무너졌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자민당이 사회당, 신당 사키카케와 손잡고 꾸린 ‘자사사 연립정권’이었고, 그때 총리는 무라아먀 도미이치 사회당 대표가 맡았다. 자민당은 무라야마 총리가 1996년 1월 퇴진한 뒤 하시모토 류타로가 총리직을 맡으면서 다시 정권당으로 복귀했다.

사회당은 무라야마 대표 때 자민당과의 연립정권을 거치면서 당 정체성을 상실하고 이후 군소 야당으로 전락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도 기존 1석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 민들레 한승동 기자 >

 

 

제3자 통해 '공격 대상' 전달…미국과도 '사전 조율' 가능성

 

             26일 이란 공격관련 회의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정부 제공. AFP=연합]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이란 군사 시설을 보복 공격한 가운데 이에 앞서 이란 측에 미리 표적이 뭔지 알리는 등 언질을 줬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공격에 앞서 카스파르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을 포함한 여러 제3자를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미리 이란에 전반적으로 공격할 대상과 공격하지 않을 대상을 분명히 알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란에 이번 공격에 대응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며, 만약 이란이 보복해 이스라엘 민간인이 숨지거나 다친다면 이스라엘이 더 중대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다른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제3자로 거론된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 수시간 전에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 외무장관과 전쟁 및 역내 긴장 고조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펠트캄프 장관은 "모든 당사자는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날 3차에 걸쳐 이란 내 군사 시설에 대한 연쇄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이란이 지난 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의 보복이라며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발사한 데 대해 25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 타격 대상은 주로 이란 내 미사일 및 드론 기지, 생산 시설에 집중됐다.

이란 당국은 테헤란과 일람, 쿠제스탄 등 3개의 주에서 이뤄진 이스라엘 공격을 격퇴했다면서, 다만 이로 인해 이 지역에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CNN방송에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매우 정교하게 준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공격이 "광범위했고 목표물을 겨냥했으며 정확했다. 이란 전역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격이었다"라며 "여러 면에서 정교하게 준비됐고 효과적으로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보복 공격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을 마친 직후 이뤄진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이스라엘이 공격 시점을 '조율'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영국 런던에서 귀국길 오르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
 

익명의 한 미국 당국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이스라엘이 공격에 앞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관련 계획을 알렸다고 전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미국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제공됐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NYT는 미 백악관과 국방부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을 겨냥한 공격의 범위와 목표물의 종류에 대해 긴밀히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나스랄라 암살 당시에는 이스라엘이 미국에 암살 계획을 미국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이번 공격은 중동 순방을 마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탄 비행기가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이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번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해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과 자위 차원에서 이란 내 군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 연합 이도연 기자 >

 

누가 '이란 폭격' 이스라엘 전투기 통과 묵인했나

'유력 후보' 요르단·사우디 '비공식 부인'

 

이스라엘 공군의 F-35 전투기 [EPA 연합]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곳곳의 군사시설을 폭격하면서 전투기를 대거 동원한 것으로 드러나자 이들 전투기의 비행경로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거리는 이스라엘이 폭격한 곳 중 하나인 테헤란주를 기준으로 직선거리 약 1천600㎞ 정도다.

지리적인 최단 거리로 비행하더라도 이스라엘의 전투기는 요르단과 이라크, 또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영공을 지나야 한다.

이 때문에 이날 공습 뒤 소셜미디어(SNS)에선 '이스라엘의 F-35 전투기가 저공 비행해 요르단 영공을 통과했다', '요르단이 이스라엘에 영공을 열어줬다', '요르단에서 새벽에 항공기 굉음이 들렸다'와 같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요르단 국영매체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역내 분쟁 당사국의 군용기가 요르단 영공을 지나가도록 허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경로는 홍해 상공을 비행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가로지르는 방법으로, 요르단을 통과하는 길보다 약 3배 이상 멀다.

영공 통과 시비가 불거지지 않으려면 홍해 상공을 비행해 아라비아반도를 돌아 걸프 해역을 통과한 뒤 이란의 남부로 진입하는 공해(公海) 경로인데 이는 7천㎞ 안팎이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 사우디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의 야간 공습 작전에 우리 영공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영공 통과를 묵인했다고 가장 의심받는 요르단과 사우디 모두 이같은 익명의 관계자를 통한 언론 보도 외엔 민감한 시점인 만큼 공식적으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정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점령자 시온주의 체제(이스라엘)는 처벌받지 않는 노골적 공격으로 중동에서 공격적 정책과 분쟁 확대를 계속하고 있다"고 규탄했으나 영공 허용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주변국에 영공 사용을 통보하지 않고 주권 침해 논란을 감수하고 공습 작전을 벌였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란 정부는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 작전에 대비해 인근 중동 국가를 상대로 활발한 외교전을 벌였다. 이란은 특히 영공 불허에 공을 들였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22일 쿠웨이트 방문 중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모든 이웃 국가는 자신의 영토와 영공이 이란 공격에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이스라엘의 전투기 공습으로 이같은 약속이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은 셈이 됐다.  < 연합 강훈상 기자 >

수도 테헤란과 군사시설 등 …대응 수위 따라 확전 갈림길

핵·석유시설은 안 때려…확전 관리 위해 보복수위 조절했나

 

보름달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이스라엘군 F-35 스텔스 전투기 [EPA 연합]
 

이스라엘이 장고 끝에 26일(현지시간) 이란을 겨냥해 재보복을 감행하면서 작년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악화일로를 걸어 온 중동 정세가 또 다시 기로에 섰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자국 본토를 겨냥해 약 200발의 탄도 미사일을 날린 시점으로부터 25일째인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 등지를 겨냥해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내고 "몇 달 동안 이어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란 국영 TV와 반관영 언론 등은 이날 테헤란과 인근 카라즈 시에서 몇번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고, 소셜미디어에는 도시 한복판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응해 재차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다면 이미 가자지구에서 레바논으로 확전된 전쟁이 이란과의 전면전으로까지 번지면서 중동 전체가 전쟁의 불길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이란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이 이달 1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부터 이미 예견돼 왔다.

지난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됐을 때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해 온 이란은 지난달 27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마저 이스라엘의 폭격에 목숨을 잃자 이를 명분 삼아 미사일 200여기를 동원해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했다.

미사일 대부분이 중동 주둔 미군과 이스라엘 방공망에 막힌 까닭에 피해는 군사시설이 일부 파괴되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스라엘은 즉각 재보복을 공언했다.

 

이스라엘로 떨어져 내리는 이란제 탄도 미사일의 궤적들 [신화 연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우리의 공격은 치명적이고 정밀하고 무엇보다도 기습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이번 보복은 이란내 핵시설이나 이란 경제의 생명줄인 석유시설을 때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 측이 확전을 막기 위해 보복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CBS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이날 공격은 이란 군사목표물만 겨냥했고, 핵·석유시설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보도했고, 이란 언론도 자국내 정유시설에는 화재 등 피해가 없고, 별다른 인명 피해도 없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언론도 현재까지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장, 미사일 발사대 등 이란 내 전략적 군사 시설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무대응'에서부터 '탄도미사일 1천여기 발사'까지 시나리오별로 다양한 대응을 준비한 채 "비례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앞서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광범위한 파괴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상응한 보복을 하겠지만 피격 대상이 군사기지 등에 국한된다면 대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 기준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이란이 확전을 불사하며 대대적 대응에 나설 정도는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란은 올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도 요격 준비를 갖출 시간을 주거나 군사 시설만을 노렸다.

이스라엘 역시 지난 4월 이란 공격에 따른 반격 당시 이란 중부 이스파한을 겨냥해 소규모 드론 공격으로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아 그동안의 양국의 직접 충돌은 사실상 '약속대련'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 떨어진 이란제 탄도 미사일의 잔해 [AFP 연합]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하기까지 25일이나 걸린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이란이 수백기의 자폭 드론(무인기)과 탄도·순항 미사일로 자국 본토를 때렸을 때는 닷새 만에 이란 핵시설이 위치한 중부 이스파한을 공격했지만, 이번에는 한달 가까이 장고를 이어갔다.

이런 상황엔 내달 5일 대선을 앞둔 미국이 가자 전쟁이 레바논에 이어 이란과의 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스라엘에 보복 시점과 수위를 조절할 것을 강하게 압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공격 준비 상황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미국 정보기관의 기밀문서 2건이 온라인에 유출된 것도 이스라엘로 하여금 보복 공격을 늦추도록 만들었다는 관측도 있다.

해당 문서에는 이란 공격을 위한 이스라엘 공군의 군수품 운반과 전투기를 동원한 훈련, 드론(무인기) 부대의 공격 준비 상태 등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한편, 미국 폭스뉴스는 "이스라엘 측이 이날 공격을 감행하기 직전 백악관에 관련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으로 파견해 네타냐후 총리 등을 만나게 했다. 블링컨 장관은 영국 런던을 거쳐 25일 귀국길에 올랐고 이스라엘은 그 직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 연합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 이란 수도 테헤란·남부 시라즈 2차 보복 공격

 

이란의 수도 테헤란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대한 보복 공격 직후 곧바로 2차 공습을 단행했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은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인용, 이스라엘의 1차 공습 직후 테헤란에서 또 다시 4차례에 걸친 추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란 남부 시라즈 역시 2차 보복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TV는 테헤란에 대한 2차 공습 직후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방공 시스템이 작동해 폭발음이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의 군사 시설을 대상으로 예고돼 온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란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2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의 보복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대응 공격 방침을 확인하고 재보복 시기와 방식을 숙고해 왔다.  < 연합 김경희 임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