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감염사태로 인해 경제-사회활동이 전면 봉쇄 되면서 집합이 금지됨에 따라, 교회도 심각한 활동제한으로 각종 사역이 중단 혹은 미뤄져야만 했다. 예배당 대면예배는 물론 교육·양육 프로그램들이 중단되고, 목회자들의 심방과 성도들간의 모임 및 교제 등도 어려워져 온라인이 아니면 선교와 전도활동도 크게 위축돼 왔다.
하지만 1년 6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는 COVID-19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도 복음전파 의지는 결코 사그러들지 않았다. 온라인 예배와 집합제한의 불편을 견디며 분립개척을 위한 준비를 꾸준히 추진해온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땀과 열정이, 마침내 아름다운 결실을 이뤄가고 있다.
밀알교회, '순례길교회' 개척 8월29일 파송예배 드려.. 창립예배는 팬데믹 후에
밀알교회(담임 노승환 목사)가 개척을 준비해 온 「순례길교회」가 지난 8월29일 주일 2부 예배시간에 파송예배를 드리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순레길 교회는 COVID-19 상황이 호전되면 노스욕 Tyndale 신학교 Alumni Hall에서 창립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순례길교회 분립 개척 파송예배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일정이 순연되며 온라인으로 개척준비를 해오다 마침내 이날 밀알교회 본당에서 드리게 되었다.
노승환 목사가 인도한 예배는 순례길교회 개척 경과와 향후 일정 등을 보고하고 담임목사로 사역할 함진원 목사가 목회비전을 소개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동참 성도 79명을 소개한 뒤 앞으로의 교회여정에 하나님이 동행 하시기를 간구하고 축복하는 안수기도 및 합심기도로 이어졌다.
순례길교회는 창립 예배를 드리기 전까지는 매 주일 오후 2시30분에 온라인(www.jcchurch.ca,혹은 Youtube) 으로 주일 예배를 드린다.
순례길교회 담임 함진원 목사는 “기도와 말씀으로 훈련하고 준비한 개척의 마음들이 모여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려한다.“면서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여기까지 도우셨고 또한 앞으로도 이 여정 가운데 함께 하시리라 기도하며, 어디로 가든지 파송된 선교자의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길 원한다.“고 소망과 각오를 밝히고 순례길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밀알교회는 지난 2017년 ‘하늘씨앗교회’(Heavenly Seeds Church: 담임 유은상 목사, 172 Drewry Ave., M2M 1E4)를 분립 개척한 데 이어 순례길교회를 2차 분립 개척교회로 추진해왔다.
< 문의: 416-226-4190, 416-803-7669 >
서부장로교회, 두 번째 지역교회 '브램튼 생명교회' 개척, 10월 중순 창립
서부장로교회(담임 박헌승 목사: 3637 Grand Park Dr. Mississauga, L5B 4L6)가 지난해 10월 ‘설립 33주년 기념교회’로 「홀리원 커뮤니티 교회」(The Holy One Community Church 담임 김정기 목사: 44 Delma Dr, Etobicoke, M8W 4N6, Sherway Gardens 남쪽)를 개척해 창립예배를 드린데 이어. 1년만인 오는 10월 「브램튼 생명교회」(Brampton Life Church)를 개척한다.
브램튼 생명교회는 서부장로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기고 있는 이홍종 목사가 담임을 맡아 10월 중순 창립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이 목사는 앞서 9월 한 달 개척준비를 진행하고 9월26일 사임하여 개척교회 목회사역을 맡을 예정이다.
서부장로교회는 창립 30주년에 세운‘비전 2024’의 일환으로 2019년 선교지인 니카라과에 「하나님의 어린양 교회」를 건축한데 이어 로컬지역 교회로 지난해 「홀리원 커뮤니티 교회」를 세웠고, 이번에 「브램튼 생명교회」를 설립하게 됨에 따라 글로벌 및 로컬 개척교회 설립를 목표로 한 구체적 기도의 결실을 이루게 됐다.
담임목사로 사역하게 될 이홍종 목사는 2013년 서부장로교회에 학생부 담당 교역자로 부임한 뒤 2018년 목사안수를 받았고, 그동안 찬양 선교사역과 함께 지역사회와 아랍 복음화를 위해 2017년 4월 출범한 ‘생명수 아랍 공동체’를 맡아 섬겨왔다. < 문의: 905-803-8800, 416-278-6782, juhim2000 @hotmail.com >
아침에 이방 저방을 기웃거리다 보면 얼굴이 부시시 하고 충혈된 눈에 열심히 껌을 씹는 검사를 볼 때가 있다. 야근에 지쳤거나 어떤 스폰서와 밤을 지샌 것이려니 궁금해 슬슬 몇 마디 던져보면 십중팔구는 역시 주취 탓이다. 민망했는지 공연한 선심성 빈말도 빼놓지 않는다. 다음에는 꼭 연락 할테니 같이 한 잔 하자구….
그날 검사들을 접대했던 ‘스폰서’는 모 행정관서 공무원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모종의 비리혐의로 그 관서의 장이 몇 차례 검찰청을 들락거렸던 적이 있었지, 그런데 그 후 어쩐지 조용하다 싶더라니…. ‘증거’를 쥐고는 곧바로 차장검사에게 쫓아가 유도질문을 꺼내는 기자에게 차장은 대수롭지 않은 듯 “어 그 친구, 강 검사가 불러서 알아봤는데, 뭐 별거 아니더라구”란다. 부하직원이 승진 청탁을 하며 봉투를 건넸다는데, 수사해보니 이미 돌려주었고, 액수도 미미해서 그 기관장을 혼내주되 기소는 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그 기관장의 비위는 돈 싸들고 청탁한 부하들이 여럿이라는 소문까지 파다했지만, 알고보니 그의 동생이 정보기관에 있었고, 결국 불문에 부치는 봐주기로 끝냈던 것이다. 어쩐지 수사는 시작했는데 그 뒤 감감 무소식이더니, 슬그머니 덮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선처에 보답하느라 검사를 모셔다 양주에 곤죽이 될 정도로 향응을 베풀었고….
공직 기강과 부정부패를 감독해야 할 검사가 공직자의 범죄를 덮어버리고, 형벌권과 기소권을 행사하지 않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에, 청탁을 들어 준 대가로 접대를 받은 ‘사후 수뢰’까지 아무런 죄 의식 없이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부정한 금품을 주고 받았던 행정관서 부패 공무원들은 본분을 저버린 부정청탁에 국민의 세금으로 향응을 ‘공여’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선량한 국민들과 국가에 고스란히 피해를 전가한 것이다. 검찰도 행정기관도 철퇴를 맞아야 할 사안이 분명했다.
취재를 확인한 검찰과 해당 관서가 가만있을 리 없었다. 확실한 팩트의 기사였지만, 분통을 터트리는 기자에게 편집 데스크는 “김 기자, 방법이 없네, 중정(中情)에 보안사에, 총동원됐어, 이해하게!”하곤 달랠 뿐이었다. 신문사도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는 때 였으니, 언론의 자유와 사명이란 단어는 고상한 수사에 불과했고, 분기탱천을 삭이며 위험한 줄타기에 도전해야 했다.
‘인혁당 사법살인’처럼 초대형 공작은 아니어도, 검찰은 물론 법원까지 그런 식으로 크고 작은 민·형사 사건들이 왜곡·조작되거나 묻히는 사례는 당시에 흔치않게 있었다. 언론 역시 재갈이 물린 채 공생의 멍에와 카르텔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 때가 언제적 인데, 그런 법조 안팎의 속성과 풍속도가 바뀌기는 커녕 고착화·지능화 되었다는 사실은, 논란이 되고 있는 근래의 사건들에서 뚜렷하게 그 불편한 실체를 본다. 널리 알려진 노무현 수사와 이명박 BBK사건을 필두로, 김학의 사건, 옵티머스 사건 등 일탈의 사례는 차고 넘친다…흐지부지 덮어버린 ‘나경원 사건’과는 달리, 수사도 하기 전에 기소해버린 ‘조국 사건’에, 최근의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까지. 사회정의와는 너무 거리가 먼, 참 교활하고 사악한 선택적 형벌권의 민낯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변함없이 그 카르텔의 일원으로 헤어나지 못하는 언론까지….
공직 당사자와는 관련없는 일가친족을 ‘멸문’지경으로 내몬 무지막지한 별건·연좌제 수사의 비열한 숫법은 조폭의 칼부림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그런 냉혹한 칼끝이 정작 자신에게 향한다면 어떻게 달라지는가. 검찰총장의 일가를 집적거렸다고 친위검사가 고발장을 만들어 야당과 민간단체에 고발을 ‘청부’했다는 폭로는 그야말로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준다. 자기방어를 위해 국가사법체계를 악용한 범죄요 법치농락에 다름 아니다.
어디 검찰 뿐인가. 사법거래를 일삼았던 대법원장과 행정처의 판사들은 법관의 양심은 팽개친 채 뭘 잘못했느냐고 고개를 쳐들고, 제식구 감싸기 덕에 면죄부를 챙겨 다시 재판을 맡아서는 보복하듯 요상한 판결을 쏟아낸다.
과거 독재시대 무소불위로 저지른 정치공작과 조작의 그림자, 멀게는 일제치하 고등계 형사들의 악독했던 행적의 뿌리가, 여전히 21세기 민주정치 시스템의 그늘아래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은 한심하고도 경악할 일이다. 그런데도 당사자들은 죄의식도 미안한 양심도 없다. 오히려 큰소리치며 역정을 낸다.
그들은 민주화든 문민화 든 관심도 변함도 없이 손에 쥔 권력을 즐기며 안주해왔기에, 늘상 그런 습벽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자들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되어 국민을 ‘돌보겠다’니, 위장된 양의 손을 내민 늑대처럼, 소름 돋을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래서 검찰 개혁, 사법개혁·언론개혁을 통한 카르텔 혁파는 여전히 미완 상태인 이 시대 최우선의 국가적·국민적 과제다.
캐나다에서 9월은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입니다. 학교도 다시 시작하고 교회도 다시 시작합니다. 제가 섬기는 본 한인 교회도 9월부터 매주 모이는 소그룹 모임이 다시 시작하고, 각종 성경공부, 영성 훈련, 선교 훈련, 시니어 대학도 다시 시작합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서 모든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지금까지 교회 활동에 많은 제한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온라인이라는 목회 도구가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지난 1년 6개월의 코로나 사태를 뒤돌아보면 온라인 덕분에 모여서 밥 먹는 것 빼 놓고는 교회의 모든 활동들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그냥 지나갈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정상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코로나 사태는 단순한 하나의 전염병이 아니라, 인류의 문명을 바꾸어 놓을 문명사적 사건입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역사를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누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코로나를 통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새로운 시대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문명 속으로 이미 들어왔습니다. 만나지 않고 쇼핑하고, 수업하고, 예배 드리는 비대면 디지털 문명 속으로 더 빨리 들어왔습니다. 이런 큰 그림 속에서 교회가 어디로 가야 할 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 동안 한국 교회는 교회 건물에 많이 모이고 분주하게 활동하는 것에서 에너지를 모으면서 성장해 온 교회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큰 건물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느냐를 기준으로 교회의 부흥을 측정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 건물이 닫히고, 모여서 하는 교회 활동이 제한을 받는 전대미문의 경험을 지난 18개월이상우리는 해왔습니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하던 일을 조금 더 열심 하는 것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본질을 붙잡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방법론적으로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과감하게 혁신해야 합니다. 루터 시대에는 인쇄술은 최첨단 기술이었고, 인쇄업은 요즈음으로 하면 떠오르는 벤처 기업이었습니다. 루터는 하나님께서 시대에 따라 사용하시는 도구에 민감했고, 그것을 적극 활용해서 종교 개혁이라는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에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도구는 온라인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가지고 예배, 교육, 선교 분야에서 대담한 혁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본질을 확고하게 붙잡고, 대담하게 혁신해야 할 때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timeless) 복음을 시대에 맞게(timely) 전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서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교회는 나가야 합니다. 온 라인은 한 때의 도구가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하십니다. 새 포도주 예수님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우리가 붙잡아야 할 본질입니다. 새 부대가 되는 것은 새 포도주 주님을 효과적으로 담기 위한 대담한 혁신입니다. 코로나로 가속화된 교회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 교회가 ‘본질과 혁신’을 통해서 다시 시작하면 하나님께서 새로운 영적인 기회를 반드시 주실 것입니다.
7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과도 정부 명단을 발표하는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재집권에 성공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7일(현지시간) 과도 정부 구성을 공개했다.
AFP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 등 과도 정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무자히드 대변인은 "내각 구성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이것은 그냥 '대행' 내각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대변인 수하일 샤힌도 8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각과 주요 보직자 등 30여명의 이름과 직책 명단을 영어로 올렸다. 샤힌은 하산의 영문 직책을 '총리'(Prime Minister)로 표기했다.
하산의 총리 대행 발탁은 예상을 깬 인선으로 여겨진다.
그간 정부 수반 '0순위' 후보로 거론된 조직의 2인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경량급 지도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바라다르는 과도 정부에서 제1부총리를 맡았다.
하산은 탈레반이 결성된 남부 칸다하르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탈레반의 최고 위원회인 레흐바리 슈라를 이끌었다. 군사 업무보다는 종교 관련 분야에서 주로 일했으며 탈레반의 과거 통치기(1996∼2001년) 때는 외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맡기도 했다.
탈레반의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내무부 장관을 맡게 됐고, 탈레반 창설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몰로이 압둘 살람 하나피는 제2부총리, 몰로이 아미르 칸 무타키는 외교부 장관으로 각각 임명됐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역할이나 세부 정부 체제 형태에 대해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이번 인선은 조직 내 정파들이 경쟁 끝에 타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탈레반은 지난 3일 정부 출범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이 미뤄져 왔다.
NDTV는 그 이유에 대해 바라다르 측, 하카니 네트워크, 칸다하르 정파, 동부 지역 반독립 조직 등이 권력 투쟁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그간 새 정부는 포용적으로 구성될 것이며 여성 인권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명단에는 아프간 정부 출신 관료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성도 배제되는 등 내각 멤버 전원이 탈레반 핵심 강경파로 구성됐다. 조직 창설자 모하마드 오마르 관련 인맥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출신,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배자도 중용됐다.
이와 관련해 무자히드 대변인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등용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미국의 침공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난 탈레반은 지난 5월 미군의 본격적인 철군을 계기로 공세를 강화했으며 지난달 15일 카불까지 점령하면서 정부 측의 항복을 받아냈다.
탈레반은 이전 통치기(1996∼2001년) 때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를 국호로 사용했으며 지금도 탈레반은 이를 자신들의 정식 조직 이름으로 활용 중이다.
새 정치 체제의 공식 명칭, 국기, 국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보수적 과도정부 발표…원리주의와 현실 사이 모색 계속될 듯
모하마드 하산 아훈드 총리 지명도 떨어져 온건-강경파 타협 산물 관측
각료들 핵심 탈레반 인물 일색 “포용적 개방적 정부 추구” 호언과 달라
대변인 “과도” 정부일 뿐 강조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원리주의 정파 탈레반이 7일 ‘아프간 이슬람 에미리트(토후국)’ 과도정부를 구성했다며 각료 명단을 공개했다. 면면을 보면 보수 강경파의 색깔이 강하지만, 탈레반 1차 집권(1996~2001년) 이후 20년에 걸친 ‘현실적 공백’을 외면할 수도 없어 원리주의와 현실주의 사이 정책 노선을 둘러싼 고민은 계속될 듯 보인다.
아프간 현지 언론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하마드 하산 아훈드를 총리로 하는 과도정부 구성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은 애초 3일께 새 정부 구성안을 밝힐 것으로 예측됐지만 발표가 늦어졌다. 그 때문에 상당한 내부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졌다.
하산 아훈드를 총리로 내세운 카드는 탈레반 내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 ‘타협의 산물’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탈레반 1차 집권 때 외교부 부장관을 맡았던 인물로 군사보다 종교 분야에 영향력이 있다. 탈레반 내 ‘2인자’이자 이날 부총리로 지목된 압둘 가니 바라다르보다 지명도가 낮다. <비비시>(BBC) 방송은 “탈레반 강경파와 상대적 온건파가 내부 분쟁을 벌였다는 보도들이 있었다. 그의 (총리) 지명은 (그에 대한) 타협책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바라다르는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종전 협상을 이끈 경험 등으로 인해 온건파로 꼽힌다. 또 다른 부총리는 파슈툰족이 다수인 아프간에서 소수민족인 우즈베크족 출신 압둘 살람 하나피가 임명됐다.
강경파는 실권을 쥔 모양새다. 탈레반의 강경파이자 국제 테러 조직으로 알려진 ‘하카니 네트워크’의 수장인 시라주딘 하카니는 경찰 등 치안 업무를 전담하는 내무장관에 임명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하카니가 지난 2008년 미국인을 포함해 6명의 희생자가 나온 카불 호텔 테러와 관련이 있다며 현상금 1000만달러를 내걸고 수배한 상태다. 탈레반 초대 지도자인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 야쿠브는 국방장관에 올랐다. 기존 아프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나 여성은 이날 각료 명단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카불 입성 뒤 밝혔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 구성” 계획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이며 공개적인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하이바툴라 아훈자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국민들이 이슬람 통치와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탈레반의 기본적인 방침은 20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슬람 에미리트는 이슬람의 신성한 종교의 요구의 틀 안에서 인권과 소수민족의 권리, 소외된 집단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지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변화 의지도 내비쳤다.
실제, 탈레반은 카불 입성 뒤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보수적인 이슬람 율법을 통치의 기본으로 하면서도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0년 전처럼 여성 교육을 금지하는 대신, 교실에 커튼을 쳐서라도 남녀를 분리하고 눈만 노출할 수 있는 ‘니캅’을 입고 수업을 받으라는 식이다. 여성 취업도 샤리아 안에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권한 아슈라프 가니 정권에서 일했던 이들에 대한 사면령도 발표한 바 있다. 20년 전과 같은 극단적 샤리아 통치로는 국가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수용한 모양새다. 실제, 아프간 인구의 60%는 탈레반 통치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이고, 여성들은 소수지만 이전과 같은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극단적 통치로 아프간 관료 기구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국가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탈레반이 원리주의와 현실주의 사이에 어떤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아직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정부가 “과도 정부”일 뿐이라며 “아프간의 다른 부분에서도 사람들을 발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