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방미 전날 미국 행태 강하게 비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청문회를 연 미국을 향해 “상당한 월권 행위”, “2등급 민주주의 국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발언은 한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하루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송 대표는 이날 광주 5·18 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열린 2021 광주인권상 시상식 기조연설에서 “김정은과 김여정의 나체를 합성한 조악한 형태의 전단을 표현의 자유 옹호라고 말하는 건 지나친 게 아니냐”며 “아직도 법률적으로 전쟁 상태인 나라에서 심리전의 일종이 될 수 있는, 상대진영을 모욕하고 공격하는 전단 배포 행위를 공개적으로 방지 안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두고 청문회를 연 미국 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송 대표는 지난해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대북전단을 북으로 보내면 처벌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송 대표는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매긴 올해 국가별 ‘민주주의 지수’를 거론하며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 받았지만, 미국과 프랑스는 ‘흠결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2등급 판정받았다”며 “미국 당신들은 선동의 문제가 있다며 현직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도 폐쇄했다”고도 했다. 대선 불복을 선동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에스엔에스 계정까지 폐쇄하던 미국이 ‘표현의 자유’를 명분삼아 한반도 긴장을 높일 수 있는 대북전단 금지를 비판하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송 대표는 이어 “미 연방대법원은 명백한 위험이 존재할 경우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일관된 판결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한민국 입법부가 한 법안을 가지고 (미국이 비판)하는 건 상당히 월권행위”라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과학자들 경고…얼음 모두 녹으면 해수면 7m 상승

"지금 당장 탄소 배출량 줄이고 녹는 속도 늦춰야"

 

2018년 6월 그린란드의 한 빙하 일부가 녹아내려 웅덩이가 형성됐다.[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빙하 상당 부분이 기후 위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노르웨이·영국 등 여러 국가 출신 연구진은 이날 발표한 논문을 통해 140년 동안 유지돼 온 그린란드 빙하의 높이가 낮아지고 주요 빙하 중 하나인 야콥샤븐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임계점)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먼저 연구진이 빙하의 고도와 용융(열로 인해 고체가 액체로 변하는 현상) 속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낮은 고도에 있는 빙하의 표면이 더운 공기에 노출돼 취약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래쪽 빙하가 녹아 높이가 낮아지면 고점이 낮은 고도로 하강하면서 더운 공기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연구진은 규모가 남극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인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전 세계 해수면이 7m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곳 빙하의 용융으로 해수면 1m가 상승하기까지는 수 세기가 걸리고 모든 빙하가 녹는 데에는 1천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해수면 1∼2m 상승을 초래하는 규모의 빙하가 녹는 것은 이미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이 속도를 더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6월 녹아서 파편이 된 빙하 얼음들 [로이터=연합뉴스]

 

노르웨이 트롬쇠대학교의 마르틴 립달 연구원도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을 수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녹는 속도가 대체로 빨라질 것이다.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의 니클라스 보어스 연구원은 "우리는 위기에 놓여 있다. 매년 탄소가 배출되고 있다"면서 "이는 임계점을 넘어설 확률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녹아 사라진 빙하는 대부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신속하게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여 빙하와 기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군에 저항 5만도시 서부 친주 민닷 상황 악화

"정글 대피 수천 명 음식 · 의약품 부족 심각"

 

미얀마군이 강경하게 진압에 나선 서부 친주 민닷 지역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발한 지 100일을 훌쩍 넘긴 가운데 사망자도 800명을 넘어섰다.

18일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까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이는 802명이었다.

체포·구금된 이의 숫자는 5천210명에 달했다.

 

미얀마 전역에서 유혈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군경이 공세를 집중하는 서부 친주의 민닷 지역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군경은 대포와 자동화기 그리고 로켓추진수류탄 등 중화기를 동원해 사냥용 소총 등으로 맞서는 시민방위군 진압에 나서고 있다.

 

군경 총격에 집에 숨어있던 10세 소녀가 총탄에 맞아 위독한 상태라고 AAPP가 밝혔다.

군경은 또 민닷 시민들의 집이나 가게를 닥치는 대로 부수고 재산을 약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주민 수천 명이 정글로 피했지만, 음식이나 의약품은 물론 몸을 피할 대피 시설도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라고 AAPP는 전했다.

 

AAPP는 인구가 약 5만명에 불과한 소도시를 상대로 군경이 이처럼 강경하게 폭력 진압에 나서는 이유와 관련, 다른 도시나 마을도 군사 정권에 대항하면 이런 처지가 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닷을 위해 기도한다는 미얀마 시민의 손팻말.[SNS 캡처]

 

한편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군부가 민닷을 장악한 뒤 이날 오전 물 공급을 끊었다고 민닷 주민이 전했다.

SNS에서는 군부의 이같은 야만적 폭력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달라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유니세프 미얀마 지부는 성명을 내고 민닷 지역에 남아있는 모든 이들, 특히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군부에 촉구했다.

"진정한 사과 · 용서 · 위로 통해 국민통합"  메시지

광주 국립 민주묘지서…코로나-19 고려 99명 참석

 

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에 분수령을 이룬 5·18 정신을 기리는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거행됐다.

기념식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렸다.

기념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 및 유족, 각계 대표 등 99명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기념사에서 "화해와 용서는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 살아있는 역사로서 '오월 광주'를 함께 기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며 당사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과 가해자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 총리는 "광주에 투입됐던 공수부대원이 지난 3월 자신의 총격에 희생당한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을 만나 사죄했다"며 "당사자와 목격자 여러분, 더 늦기 전에 역사 앞에 진실을 보여달라. 내란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도 진실을 밝히고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이어 광주시민들이 군부 독재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고 지난해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을 당시 가장 먼저 병상을 내주고 도움을 준 점을 언급하며 '오월 정신'을 강조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도 기념식장을 찾았다.

 

인원 제한으로 여당 대권 주자 등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묘역을 참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인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이날 오전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묘역)을 참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오후 광주 동구청에서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 소속 광주 5개 구청장과 간담회를 한 뒤 묘역을 참배했다.

 

올해 기념식 주제는 '우리들의 오월'로, 41년 전 광주의 오월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오월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5월의 아픔에 대한 진정한 사과·용서·위로를 통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그 정신을 전국화·세계화해 국민통합을 이루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공연 1막 '광주의 오월'이 펼쳐지고 있다.

 

기념식은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1막), 기념사, 기념공연(2막),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으로 47분간 진행됐다.

1막 공연에서는 올해 41년 만에 사진이 발견된 고(故) 전재수 군과 5·18 당시 투사회보의 필경사로 활약한 고(故)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기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된 5·18 당시 일기 등을 활용한 독백 형식의 공연과 비올라 5중주의 '바위섬' 추모 연주가 이어졌다.

2막 공연에서는 미얀마 등 전 세계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표현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참가자인 바리톤 김주택과 합창단 시함뮤(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들)가 가수 송창식의 노래 '우리는'을 합창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왼쪽 두번째)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기념식은 여야 지도부와 참석자 전원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손을 흔들며 5·18 상징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5·18 기념일은 1980년 신군부의 폭압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났던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인권·평화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 5월 9일 제정됐다.

 

문대통령 "광주의 진실, 그 마지막 향해 다가간다"

진상규명·명예회복 강조…"미얀마에도 희망 되길"

        올해는 5·18 기념식 참석 대신 SNS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020년 5월 18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SNS에 글을 올려 "희망의 오월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으로 열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인권유린과 폭력, 학살과 암매장 사건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에는 계엄군이 유족을 만나 직접 용서를 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시민을 향해 기관총과 저격병까지 배치해 조준사격을 했다는 계엄군 장병들의 용기있는 증언이 전해졌다.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우리는 광주의 진실, 그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시민군, 주먹밥, 부상자를 실어나르며 이웃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이 민주주의"라며 "그 마음이 촛불을 지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가 되고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5·18 당시 손글씨로 광주시민 소식지인 '투사회보'를 만든 박용준 열사의 필체를 본뜬 '투사회보체'가 제작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계엄군의 총이 앗아간 그의 삶이 '박용준체'를 통해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미래 세대들을 위한 오월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 오월 광주와 '택시운전사'의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이 미얀마의 희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민주, 인권, 평화의 오월은 어제의 광주에 머물지 않고 내일로 세계로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2017년과 2019년, 5·18 40주년이었던 지난해까지 세 차례 광주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김부겸 총리 "오월 정신, 국민통합 정신으로 계승해야"

"완전한 진실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 하지 않을 것"

 

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오월 정신을 국민통합의 정신으로 계승해나가자"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한 오월 광주의 정신은 코로나19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너무나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난해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을 당시 광주 시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달빛 동맹'을 언급, "이곳에 분열과 갈등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거짓으로 국민을 갈라놓는 일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아직도 찾지 못한 시신들, 헬기 사격, 발포책임자 규명 등 아직 밝혀내야 할 진실들이 많다"며 "대한민국은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김 총리는 "5·18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은 혼돈의 시대를 밝힌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라며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투쟁하고 있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도 광주는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를 언급, "비단 미얀마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부정과 불의, 민주주의를 짓밟는 세력에 저항하는 모든 시민이 광주와 함께 반드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