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 의원 피살…'저항 운동' 시인 휘발유 테러 당해 숨져

같은 수치 이끌던 당 소속 의원도 군부에 체포돼

 

        피살된 NLD 소속 하원의원인 사이 깐 눈 [이라와디 사이트 캡처]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폭력중단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괴한에 의한 테러가 연일 발생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17일 현지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하원의원인 사이 깐 눈이 지난 15일 오후 샨주의 코 야웅 마을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시뽀 지역에서 출마해 당선된 그는 피습 당시 여행중이었다.

아직까지 용의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NLD 소속 정치인을 대상으로 발생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NLD 마궤 지역위원장과 17살된 조카딸이 군부와 연계된 통합단결발전당(USDP) 지지자들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군부에 의해 체포된 3명의 NLD 소속 정치인들도 구금중 사망한 바 있다.

 

괴한이 머리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시인 세인 윈. [SNS 캡처]

 

지난 14일 오후에는 중부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에서 시인 세인 윈(60)이 괴한으로부터 휘발유 테러를 당해 숨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괴한은 윈의 머리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인뒤 달아났다.

윈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결국 숨졌다.

그는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몽유와에서 반군부 거리 시위에 참여했으며, 젊은 시위 지도자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정치범 석방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한명이 군부에 의해 추가로 구금됐다.

NLD 소속인 틴 민 투 의원이 이틀전 집에서 체포됐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에야와디주의 판타나우 지역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구금된 사람은 3천998명에 달한다.

 

미얀마군 포탄·자동소총에 시민군 19세기 엽총으로 맞서

 "정부군, 민닷서 인간방패 내세우고 민간인 조준 사격“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길어지면서 "스스로 목숨을 지키자"며 전국 곳곳에서 시민방위군과 자경단이 조직되고 있다.

정부군이 포탄·자동소총에 헬기·드론까지 띄워 시민군 토벌 작전을 벌이는 반면 시민들은 19세기 기술로 만든 조악한 사제총기로 맞서는 상황이다.

 

17일 이라와디 등 미얀마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정부군은 지난 15일 서부 친주 산악지역 민닷(Mindat) 지역을 포위하고 헬기를 투입한 공중작전과 지상 작전을 펼쳐 민간인 최소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또, 민닷 지역 시민군 8명이 숨지고, 20명 정도가 다쳤다.

 

약 2만명의 주민이 사는 민닷 지역은 쿠데타 발생 후 주민들이 시민군을 조직해 군경과 무력 충돌을 빚어왔다.

미얀마 군부는 민닷 지역에서 군경 사망자가 늘자 이달 13일 해당 지역에 계엄령을 내린 뒤 병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시민군 소탕 작전을 벌였다.

 

민닷 지역 시민군은 "군부가 포탄과 헬리콥터를 사용해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는 바람에 민간인들을 구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후퇴했다"고 발표했다.

친주의 인권단체(CHRO)는 "군인들은 민닷 지역을 공격하면서 민간인을 조준 사격하고, 인간방패로 내세우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정부군은 민닷 지역 시내로 진입하면서 주민들을 무차별 검거한 뒤 최소 18명을 '인간 방패'로 내세웠고, 시민군들이 이들 때문에 반격할 수 없어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닷 지역 시민군은 16일 오전 정부군 150명을 수송하는 차량 9대를 공격하며 반격에 나섰다.

 

 사제 공기총으로 군경과 맞서는 미얀마 시위대 [AP=연합뉴스]

 

이처럼 시민군이 목숨을 걸고 정부군에 저항하고 있지만, 무기부터 차이가 크다.

시민군이 들고 싸우는 무기는 19세기 방식으로 집에서 만든 엽총, 사제폭탄뿐이지만 정부군은 기관총과 자동소총, 수류탄, 유탄발사기까지 동원해 진압하고 있다.

 

군경은 시민들의 무장 저항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싹을 잘라야 한다'는 전략으로 초기 진압에 집중했지만, 총을 드는 시민은 점점 늘고 있다.

 

칼레이 지역 시민군은 "우리는 제대로 된 무기가 없다. 대원 10명이 있다고 치면 6명만 사냥총, 공기총이 있고 나머지는 그마저 없다"며 "하지만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카니 지역 시민군은 "정부군과 맞붙은 날 우리 대원 중 일부는 공기총을, 나머지는 새총을 들고 있었다"며 "우리가 가진 공기총은 한 번 쏘고, 다시 장전해 쏘는데 3분이 더 걸린다. 재장전하는 동안 새총을 열심히 쏘긴 했지만, 약 4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민닷 지역 시민군 소탕 작전을 접한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은 "군부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 민간인에 대한 전쟁 무기 사용은 정권이 권력 유지에 얼마나 깊이 빠져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성명을 냈다.

AT&T, 3년만에 사실상 미디어시장 철수…합병회사 가치 171조원 추산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댈러스 본사 [AFP=연합뉴스]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케이블 TV 채널 사업자 디스커버리가 하나로 합쳐 스트리밍 시장에서 활로 모색에 나선다.

AT&T와 디스커버리는 17일 양사의 미디어 콘텐츠 자산을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합의에 따라 AT&T는 워너미디어를 기업분할한 뒤 디스커버리와 합쳐 새로운 미디어 회사를 출범시킨다.

 

신생 상장회사의 가치는 부채를 포함해 최대 1천500억 달러(약 171조 원)에 이를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추산했다.

AT&T는 이번 계약으로 현금과 부채를 합쳐 총 430억 달러(약 49조 원)를 받는다.

지난 2018년 워너미디어 전신인 타임워너를 인수할 때 지급한 850억 달러(약 97조 원)의 절반 수준이다.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수직계열화'하겠다는 의도로 타임워너를 인수한 AT&T는 케이블 채널에서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미디어 소비 행태를 따라잡지 못하다 3년 만에 사실상 발을 뺐다.

지난 3월 말 현재 AT&T의 순부채는 1천690억 달러(약 192조 원)로 금융기업들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워너미디어-디스커버리 합병회사를 이끌 데이비드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CEO [로이터=연합뉴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작업은 2022년 중반에 마무리될 전망이고, 신생 합병회사의 지분 71%는 AT&T 주주들이, 나머지 29%는 디스커버리 주주들이 각각 보유한다.

합병회사는 데이비드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가 이끈다.

 

워너미디어는 케이블채널 CNN, HBO, 시네맥스, TNT, TBS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를 거느리고 있고, 디스커버리는 동명의 케이블채널과 애니멀플래닛, HGTV 등을 소유하고 있다.

워너미디어는 HBO맥스,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각각 운영 중이지만 경쟁사들에 비하면 한 발 뒤처져 있다.

 

HBO맥스 구독자는 6천400만 명, 디스커버리+ 구독자는 1천500만 명으로 2억 명이 넘는 넷플릭스나 출범 1년여 만에 1억 명을 돌파한 디즈니+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합병은 AT&T가 '리얼리티 TV 제국'인 디스커버리와 미디어 자산을 결합함으로써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들려는 취지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CEO는 "이처럼 역사적인 브랜드, 세계적인 수준의 언론매체, 상징적인 프랜차이즈를 한 지붕 아래 통합하게 돼 너무나 신이 난다"며 양사의 미디어 자산이 "함께 함으로써 더 가치 있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 회사는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뉴스, 스포츠까지 통합 제공함으로써 넷플릭스, 디즈니+와 차별화할 수 있다고 재슬라브 CEO는 자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HBO '왕좌의 게임' 벽화 앞에서 사진 찍는 한 주민 [AFP=연합뉴스]

테슬라 비트코인 추가매도 전망에 '정말이다' 뜻 "인디드" 답변

별다른 배경설명 없어…10여시간 뒤 "전혀 안 팔았다" 해명성 답

비트코인 4만5천달러 붕괴, 석달만 최저…'시세조종' 비판 가열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또 트위터로 가상화폐 시장을 흔들었다.

머스크는 16일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미스터 웨일'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면서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을 남겼다.

이에 머스크가 "인디드(Indeed·정말이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답변의 '함의'를 해석했다.

이러한 해석대로면 이날 머스크의 답변은 최근 입장과 뉘앙스가 180도 달라진 것이었다.

 

    '인디드' 댓글을 단 일론 머스크 [트위터 게시물 캡처]

 

그는 지난 12일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돌연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했다.

물론 머스크의 답변만 두고 비트코인 처분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디드'라는 여섯 철자 한 단어 외엔 어떤 배경설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 처분을 고려 중이거나 매각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도 "머스크가 비트코인 처분에 동의했는지, 머스크가 (최근 발언으로) 비판에 직면했다는 심정에 동의했는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인디드'라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일론 머스크 트위터 답변. [트위터 갈무리=연합뉴스]

 

실제 머스크는 약 10시간 뒤 비트코인 판매설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밤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계정의 트윗에 "추측을 명확히 하자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라고 답을 달았다.

 

'비트코인 아카이브'는 앞서 "머스크가 쓰레기 같은 글(shitposting)을 올리기 시작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20% 떨어졌다"면서 "그런데도 사람들이 화난 이유가 궁금하다는 거냐"라고 머스크를 겨냥한 트윗을 올렸다.

 

계속되는 머스크의 돌발 행동을 놓고 세계적인 대기업 CEO가 정제된 발언이 아닌 트위터상 애매한 내용의 댓글로 시장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재차 나왔다.

 

테슬라 보유 비트코인 추가처분을 시사하는 듯한 머스크의 답변이 나온 직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 이상 급락하며 4만5천달러(약 5천100만원)를 밑돌아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머스크의 해명이 나온 이후에도 다시 오르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가상화폐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4시 40분 현재 비트코인은 1개당 약 4만4천890달러에 거래된다.

머스크는 지난달에도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처분한 사실이 드러나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공개하며 가상화폐 광풍에 불을 질렀으나,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 투자분 중 2억7천200만달러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판이 거세지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머스크는 최근 비트코인 때리기와 함께 도지코인 띄우기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비판이 가열되자 트위터로 반격을 가하고 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청년층보다 노인들이 대화 상대 얼굴 덜 봐
전 생애 인지력 발달-정점-감퇴 곡선과 비슷
들을 때보다 말할 때 시선회피 시간 더 많아

 

 

나이가 들수록 상대방의 얼굴을 덜 쳐다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은 일생에 걸쳐 다른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 하려면 다른 사람의 의도나 감정 등을 신속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방편이 상대방의 얼굴을 살피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 표정에는 그 사람의 감정 상태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의 얼굴을 덜 살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 5월13일치에 발표된 영국 켄트대와 맨체스터대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가장 활발한 젊은 시절에 사회적 정보, 즉 다른 사람의 얼굴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이후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정도가 약해진다.

 

연구진은 청소년(10~19세), 청년(20~40세), 노년(60~80)의 세 연령대에 해당하는 268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했다. 그런 다음 이들의 사회적 주의력을 관찰하기 위해 이들에게 시선 추적 안경을 지급했다. 연구를 이끈 헤더 퍼거슨 켄트대 교수(심리학)는 "이번 연구는 노화에 따른 인지 능력 저하와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해서 정보를 끌어내는 능력의 변화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퍼거슨 교수에 따르면 인지력은 청소년기에 가파른 속도로 발달해, 이후 40세까지 정점 상태를 유지하다 서서히 감소한다. 이 연구진은 올해 초 인지기술과 사회기술, 즉 과제를 수행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술이 30대 후반~40대 초반 사이에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연구의 후속 작업인 셈이다.

   말할 때보다 들을 때 상대방 얼굴을 쳐다보는 시간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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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담겨 있는 정보를 외면하려는 행동

연구진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의 사회적 주의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봤다. 첫번째는 대화 실험이었다.

연구진은 우선 참가자들에게 일련의 질문을 주고 답변하도록 했다. 그 다음엔 역할을 바꿔 참가자들이 연구진에게 질문을 던지도록 했다. 말할 때는 듣을 때보다 인지력이 더 필요하다. 대화 상대방의 맞은 편 벽에는 세 종류의 포스터를 붙였다. 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 정면을 바라보는 사람, 자연을 묘사한 포스터였다.

 

그 결과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말할 때의 시선은 상대방 얼굴보다 배경을 향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반면, 들을 때는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상대방의 뒷벽에 붙인 포스터를 보는 시간도 들을 때보다 말할 때가 더 많았다. 특히 포스터를 보는 경우, 사람이 아닌 자연을 묘사한 포스터를 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연구진은 "말하는 동안 상대방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는 것은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는 걸 뜻한다"고 설명했다. 즉 시선을 다른 곳에 두는 것은 얼굴에 담겨 있는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정보를 외면함으로써 이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연령대별 차이가 확연했다. 청년층보다 청소년과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대화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이 적었다. 포스터를 보는 시간도 이들이 청년층보다 많았다. 이는 인지 발달기(청소년) 및 쇠퇴기(노인)에는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퍼거슨 교수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성공하려면 상대방의 말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하고, 그에 맞는 신호를 모두 보여줘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은 정말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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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탐색시 사람한테 쏟는 시간은 5%

두번째 실험은 환경 탐색 실험이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켄트대 지도를 주고, 대학 안내 데스크에서 대학 홍보물을 받아 실험실로 가져오도록 했다. 어떤 길을 통해서 오든 참가자들은 볼 거리가 늘어서 있는 복도를 통과해야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오는 도중에 다른 사람, 사물 또는 지도를 얼마나 자주 보았는지 관찰했다. 여기서도 다소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사람을 보는 데 가장 적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똑같은 행태를 보였다. 퍼거슨 교수는 "다른 사람들을 보는 데 쏟은 시간은 전체 시간의 5%에 불과했다"며 "주변의 사물과 자신들이 가고 있는 장소, 지도를 보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두번째 실험에서도 첫번째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젊은층보다 청소년과 노인들이 캠퍼스를 걸을 때 사람들의 얼굴에 덜 주의를 기울인다는 걸 발견했다. 퍼거슨 교수는 "다만 환경 탐색 실험에서는 사회적 맥락 효과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험 참가자들이 대학 캠퍼스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대부분 또래 청년이었기 때문에, 실험에 참가한 청년들이 이들과 더 눈을 마주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퍼거슨 교수는 "사람과 그 얼굴에 덜 집중한다는 것은 중요한 단서를 놓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더 큰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인의 경우 사회적 참여가 크게 감소하면 고립감, 외로움 및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화가 신체, 정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순환 관계에 있다. 무엇보다 노화는 신체 활력을 저하시킨다. 이는 외출해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기회를 제한하는 쪽으로 작용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덜하게 되면 그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진다. 자신감의 저하는 다시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할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지 저하를 촉진하는 외로움을 더 잘 이해하고, 노인들의 사회성을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