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총영사관은 오는 4월19일(월)부터 인감증명 관련문서를 비롯, 캐나다 정부 발행 공문서와 공증문서 등의 영사확인 절차가 변경된다고 공지했다.
변경된 절차에 따르면 인감증명 관련 문서의 경우 앞으로는 공관을 직접 방문해 영사확인을 신청하고 자필 서명해야 한다.
종전에는 민원인이 인감증명서 발급 위임장 등을 현지 공증인의 공증을 받은 다음 공관에 우편 접수하면 공관이 영사 확인해 주었으나, 앞으로는 이같은 방식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재산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서여서 엄격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한국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총영사관은 밝혔다. 다만 공관에서 거리가 먼 마니토바의 경우 당분간 종전대로 영사확인이 가능하다.
캐나다 정부가 발행하는 공문서 및 공증문서 영사확인 절차도 바꿔, 민원인이 캐나다 공문서와 공증인의 공증문서를 영사확인 받으려면 지금까지 와는 달리 공관에 영사확인을 신청하기 전에 공문서 또는 공증문서에 날인된 공증인의 서명 및 직위에 대해 캐나다 정부 또는 주정부기관의 확인을 우선 받아야 한다.
가령 범죄경력확인서(Criminal Record Check:CRC) 및 사망증명서(Vital Statistics), 출생・혼인증명서 등 발행과 공증문서, 캐나다 대학교 Degree 등 학적서류에 대한 공증문서 등에 대한 영사확인도 이에 해당한다.
총영사관은 캐나다 정부 또는 주정부기관의 확인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공문서 및 공증문서의 영사확인 신청을 준비할 경우 미리 서둘러서 캐나다 정부 또는 주정부기관의 확인을 받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총영사관은 아울러 캐나다 시민권자의 위임장은, 한국의 제출처에서 캐나다 공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제출처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이같은 절차변경에 의해 영사확인을 우편으로 신청한 경우, 4월19일 이후 공관에 접수된 서류는 처리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을 선언한 지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원데이수너(1Day Sooner, ‘하루 더 빨리’라는 뜻)라는 이름의 단체가 등장했다. 이 단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자신의 몸을 시험 대상으로 삼을 의향이 있는 사람들을 웹사이트를 통해 모집하기 시작했다. 백신 개발 기간을 하루라도 단축하려면 스스로 바이러스에 감염될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백신 임상시험에서는 개발 중인 약과 위약을 무작위로 주사한 뒤 일상생활 속에서 병원체에 감염되는지 여부를 지켜본다. 따라서 백신 효능을 확인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한다. 하지만 백신 주사 뒤 바이러스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면 백신 효능을 훨씬 빨리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인체유발시험(human challenge)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시험은 생명을 위태롭게 할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단체 웹사이트에 인체유발시험 신청 의사를 밝힌 자원자 수는 24일 현재 세계 166개국 3만9천명에 이른다.
‘원데이수너’ 웹사이트에 등록한 인체유발시험 자원 현황.
_______ 기부·헌혈·사후 장기기증 등록 비율 높아
이들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인체유발시험에 손을 번쩍 들었을까?
미국 존스홉킨스대, 럿거스대, 조지타운대 연구진이 원데이수너 출범 초기인 지난해 4~5월에 등록한 1911명을 대상으로 인체유발시험에 자원한 이유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최근 사전출판논문집 ‘메드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비교를 위해 참여 의향을 밝히지 않은 999명을 대조군으로 뽑아 이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번 조사의 배경에는 인체유발시험에 자원하는 이유가 보상금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만큼 경제적 여건이 어렵기 때문인지, 또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비정상적으로 낮기 때문인지를 알아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 두가지는 윤리적 논란의 주요 근거다.
연구진은 그러나 조사 결과, 우려와는 달리 이들의 자원 동기는 취약한 경제력이나 위험 인식이 아니라 매우 높은 이타심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자원자들의 대다수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생명을 구하고 싶다”는 것(95.9%)과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79.2%)을 자원 동기로 꼽았다. 또 둘 중 하나는 “무력감을 떨치고 뭔가 긍정적인 일을 하는 것같아서"(46.6%)라고 답했다.
자원자들의 이런 답변은 이들의 과거 이타적 행동과도 부합했다. 이들은 일반인 대조군보다 과거에 기부, 헌혈, 골수기증 등록, 사후 장기 기증 등록을 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자원자들은 또 정직, 겸손 같은 개인적 특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_______ 사회 행동에선 위험 추구, 건강·도덕에선 위험 회피 성향
그렇다면 혹시 기본적으로 위험에 둔감한 성향 탓에 인체유발시험에 자원한 것은 아닐까?
연구진은 설문 분석 결과,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원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금융 투자, 여가 활동, 사회 규범 같은 사회적 행동에서는 더 위험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건강과 안전, 도덕과 도박 영역에서는 위험 회피 성향이 더 컸다. 위험 추구 성향은 사회 규범에서, 위험 회피 성향은 도덕과 도박 영역에서 더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또 보상금이 인체유발시험에 자원하는 동기일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인체유발시험 참여 가능성이 높았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인체유발시험을 하는 영국은 자원자들에게 격리 기간과 이후 1년간의 추적 기간에 대한 보상으로 4500파운드(약 700만원)를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인체유발시험은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_______ 영국, 젊은이 90명에게 세계 첫 코로나19 인체유발시험
영국은 지난 2월 윤리위원회로부터 인체유발시험을 승인받은 뒤 “몇주 안에 18~30세의 젊고 건강한 자원자 90명을 대상으로 인체유발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자원자들의 코에 바이러스 소량을 뿌린 뒤 14일 동안 병원에 격리한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한다. ‘비비시’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바이러스가 코 안에서 어떻게 번식해 나가고, 증상 발현 전 인체는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주목적이다. 시험에 사용할 바이러스는 지난해 봄 영국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다. 연구팀은 추후엔 자원자들에게 시판중인 백신을 접종한 뒤,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주에 노출시켜 백신이 어떤 효능을 발휘하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첫 시험 그룹에 뽑힌 노샘프턴대 분자생물학부 학생 앤토니 스패그놀리(22)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험에 자원할지를 두고 두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냥 옳은 일인 것 같다. 나는 꽤 건강한 사람이다. 위험한지도 알고 인체유발시험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알고 있다. 그런 것들이 자원 동기다. 그리고 예컨대 당신도 알다시피, 가난한 나라에 백신을 더 빨리 전달하고 개발 기간을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은가."
앞서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5월 자원자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공공신뢰를 유지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 코로나19 인체유발시험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백신 개발을 위한 인체유발시험이 코로나19에서 처음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인플루엔자(독감), 말라리아, 콜레라, 장티푸스,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때도 활용한 바 있다. 인류 최초의 백신이라 할 18세기 말의 천연두 백신도 건강한 사람을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