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초만 공개했는데 최고상 받은 LG 롤러블폰, ?

     

LG전자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롤러블(LG Rollable)‘CES 2021’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Engadget)이 시상하는 CES 2021 최고상(2021 Best of CES Awards)에서 최고 모바일 기기(Best Phone or Mobile Device)로 선정됐다. 사진은 CES 2021 개막 첫 날 진행된 LG전자 언론 설명회에서 공개된 LG 롤러블의 모습. LG전자 제공

          

CES 공식 어워드 파트너 엔가젯의 최고상 시상식

LG전자, LG 올레드 TV · LG 롤러블폰 등에 최고상

삼성전자, 제트봇·스마트 헬스·솔라셀 리모콘 최고상

 

세계 최대 정보통신·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의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미국 아이티(IT) 매체 엔가젯’(Engadget)이 선정한 ‘CES 2021’ 최고 스마트폰 제품으로 LG전자의 돌돌 말리는 스마트폰 ‘LG 롤러블이 선정됐다.

LG전자는 엔가젯이 진행한 ‘CES 2021 최고상’(The 2021 Best of CES Awards) 시상식에서 ‘LG 롤러블이 모바일 기기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고 14일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11LG전자의 언론 설명회에서 티저 형식으로 ‘LG 롤러블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설명회 영상에는 한 사용자가 ‘LG 롤러블을 가로로 눕힌 채 영상을 보다가 버튼을 누르자 스마트폰이 펼쳐지는 장면이 약 8초간 담겨 있다. 별다른 소개 없이 짧게 출연한 ‘LG 롤러블이 최고 제품으로 뽑힌 것은 지난해 10월 애플이 이미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했고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 S21’ 시리즈를 CES에 출품하지 않은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화면이 자유자재로 확장 축소되는 신기술이 주목을 받은 데다 심사 대상 후보군 중에 마땅한 경쟁작이 없었던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가젯 시상식에서는 ‘LG 올레드 TV’TV 부문 최고 제품으로 선정됐다. LG전자는 올해는 다수의 TV 제조사가 백라이트에 미니LED를 탑재한 프리미엄 LCD TV를 선보이는 등 TV 업계에서 화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여전히 최고 TV는 자발광 LG 올레드 TV임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엔가젯은 삼성전자 제품 가운데서는 인공지능 로봇 청소기인 제트봇 AI’삼성 헬스 스마트 트레이너’, ‘삼성 솔라셀 리모콘을 최고 제품으로 뽑았다. 송채경화 기자

       

삼성전자, AI 로봇청소기 등 공개"사람 중심 혁신하겠다"

LG전자, 가상인간 연사 세우고, 세계 최초 '롤러블 폰' 첫선

미 버라이즌, 7개 카메라로 NFL 생중계·박물관 소장품 디지털화

 

LG전자 'CES 2021'서 세계 최초 롤러블폰 공개=LG전자가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 롤러블'이 나오는 모습.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1'11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막해 글로벌 업체들이 신기술과 미래비전을 과시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상·사람'을 주제로 참가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접목한 혁신 제품·서비스를 대거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이끄는 선도적 지위를 확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전략 신제품과 개발 중인 미래형 로봇 등을 소개했다.

CES 2021이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예년과 같은 대규모 전시는 꾸리지 못했으나, 중국 화웨이가 불참하는 등 올해 참여 기업들이 대폭 줄어들며 업계와 미디어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더욱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쏠렸다.

CES 2021서 로봇 제품 소개하는 삼성리서치 관계자.

삼성전자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의 승현준 소장(사장)은 프레스 컨퍼런스에 나와 "코로나19가 비대면 시대로 전환 등 새로운 일상과 위기를 가져왔으나, 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일상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다같이 해야 한다""삼성전자가 사람 중심의 기술·혁신으로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신제품 '삼성 제트봇 AI', 그리고 제트봇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스마트싱스 펫'을 공개했다.

현재 연구 중인 새로운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핸디'(Samsung BotHandy)도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서 잡거나 옮기고 다양한 집안일을 돌본다.

이 외에 기존에 공개됐던 돌봄 로봇, 서빙 로봇, 착용형 보행보조 로봇 등도 더욱 발전된 기술을 드러냈다. 승 소장은 "로봇은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의 정점"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요리와 운동 등 집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을 더욱 편하게 돕는 AI 기반 서비스들과 라이프스타일 가전·TV 제품들도 소개됐다.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에 등장한 가상인간 '래아' LG전자가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전자가 디자인한 가상인간 '래아'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혁신 기술을 소개하는 모습.

LG전자는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가상인간(Virtual Human) '김래아'(Keem Reah)와 세계 최초 롤러블 폰(둘둘 말았다 펴는 스마트폰) 'LG 롤러블'을 처음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김래아는 LG전자가 AI 기술로 구현한 가상인간으로, 딥러닝을 통해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래아는 컨퍼런스 연사로 나서 특정 공간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로봇 'LG 클로이 살균봇', 2021년형 LG그램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적용한 전문가용 모니터 'LG 울트라 파인 올레드 프로' 등을 소개했다.

LG 롤러블의 구체적인 사양과 구동 방식 등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고, 사전 광고(티징·teasing) 형식으로 실물을 드러냈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컨퍼런스에 영상 내레이터로 등장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고객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키도록 하는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AI와 연계한 가전 관리 애플리케이션 'LG 씽큐', 스마트폰으로 식품 바코드를 찍으면 최적의 조리법을 찾아서 알려주는 '인공지능쿡' 등 신기술 기반 서비스들을 더욱 진화한 형태로 보여줬다.

LG전자가 미국 홈 서비스 업체 '홈어드바이저'와 제휴해 LG 씽큐 앱에서 집안 가전을 다른 공간으로 설치하도록 신청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CES 주최 측과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개막 행사에 130여개국에서 2천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국적별로는 미국 570한국 345중국 203프랑스 135개 등 순이었다.

한때 CES를 휩쓸었던 중국 업체들이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영향으로 대거 불참하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주최국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참가해 CES 2021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조명받는 비대면 건강관리(헬스케어), 모빌리티 스마트홈, AI, 로봇 등 혁신 기술 분야 곳곳에 참여해 'K기술력'을 과시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LG디스플레이, GS칼텍스, 만도, 한국앤컴퍼니그룹(전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모델솔루션, 아모레퍼시픽 등이 참가했다.

국내 스타트업은 사상 최다인 260개사가 참가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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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들도 다양한 신기술·신제품으로 더 풍요롭고 편리해질 미래 사회의 모습을 제시했다.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버그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자사의 울트라 와이드밴드 5G(5세대 이동통신)를 통해 이미 현실로 다가온 미래를 소개했다.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를 최대 7개의 다른 카메라 앵글로 포착해 실시간으로 관람하거나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어박물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의 소장품을 디지털 공간에서 생생한 디테일 그대로 관람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베스트버그 CEO"집에서든, 정원에서든 명작들을 고해상도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G로 드론을 이용해 신속하게 소포·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인텔 자회사인 이스라엘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는 내년 중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 소비자의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로보택시를 이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더 시험하고 연마하겠다는 것이다.

모빌아이는 2025년까지 인텔과 함께 자율주행차용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통합칩(SoC)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일 칩에 통합된 형태의 라이다가 나오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라이다의 운용이 간결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솔루션 업체인 보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사물지능(AIoT)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사물지능은 개별 사물의 특성에 맞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미하엘 볼레 보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물지능이 "에너지 효율성을 증진하고 코로나19와 싸우도록 도와준다""우리는 이미 사물지능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니 LED 살까, 자발광 살까눈길 확 잡는 CES ‘TV 경쟁

LCD 패널에 LED 백라이트 결합 미니 LED 대세에 OLED

 

삼성전자가 ‘CES 2021’에서 공개한 미니 LED TV 신제품 ‘Neo QLED TV’.

 

세계 최대 정보통신·가전 전시회인 시이에스(Consumer Electronics Show·CES) 2021’이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비대면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한 티브이(TV)부문 기술 경쟁이 뜨겁다. 전 세계 티브이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뿐 아니라 중국의 티시엘(TCL)과 일본의 소니도 앞다퉈 최신 제품을 선보이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특히 미니 엘이디(LED) 티브이 신제품들이 대거 선을 보였다. 미니 엘이디 티브이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못 하는 엘시디(LCD) 패널 뒤에 엘이디 백라이트가 결합돼 있는 제품이다. 올해 나온 신제품들은 기존의 백라이트 엘이디 소자를 수만개 수준으로 크게 늘려 더 밝은 빛과 섬세한 명암 표현이 가능해진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네오 큐엘이디’(Neo QLED)는 백라이트 엘이디 소자를 기존의 40분의 1크기로 구현하고 이 소자에 마이크로 레이어’(Micro Layer)를 입혀 더 정교하게 빛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가 ‘CES 2021’에서 공개한 미니 LED TV 신제품 ‘LG QNED TV’.

엘지전자의 미니 엘이디 티브이 신제품인 엘지 큐엔이디 티브이’(LG QNED TV)86인치 8케이(K) 해상도 제품을 기준으로 백라이트에 약 3만개의 미니 엘이디를 탑재했다. 엘이디 소자를 모아 화면을 제어하는 로컬 디밍 구역도 약 2500개로 늘려 밝기와 명암비를 크게 개선했다. 중국 전자업체 티시엘도 언론 설명회를 통해 수만개의 미니 엘이디 소자를 기반으로 한 오디 제로 미니-엘이디’(OD Zero Mini-LED) 티브이를 주요하게 소개했다. ‘제로는 백라이트층과 엘시디 패널 층 사이의 거리가 ‘0’이라는 의미로 티브이의 얇은 두께를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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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가 ‘CES 2021’에서 공개한 OLED TV 신제품 ‘OLED evo’.

올해 전시회에서는 이처럼 한층 진화한 미니 엘이디 티브이 외에도,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소재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신제품들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엘이디(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티브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엘지전자는 오엘이디 소자 성능을 한단계 더 끌어올린 올레드 에보’(OLED evo)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오엘이디의 유기물 재료를 고효율 물질로 개선해 발광 효율을 20% 향상시킨 엘지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정교한 파장의 빛을 내 더 선명하고 밝은 화면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자발광 기반의 마이크로 LED TV.

삼성전자도 스스로 빛을 내는 110인치 마이크로 엘이디(LED)’ 티브이로 맞불을 놓았다. 자발광 패널이라는 점에서 오엘이디와 비슷하지만 이 제품의 패널은 빛과 함께 삼원색까지도 자체적으로 낼 수 있다는 점과 무기물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이를 통해 실제로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화질을 경험할 수 있으며, 오엘이디 패널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화면이 타는 현상(번인·Burn-in)도 없앴다. ‘시이에스 2021’ 최고 혁신상을 받은 이 제품을 두고, 삼성전자가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다만, 17천만원대의 초고가 제품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소니가 ‘CES 2021’에서 공개한 OLED TV 신제품 ‘A90J OLED TV’를 포함한 브라비아 XR TV 시리즈.

오엘이디 티브이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소니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오엘이디 티브이 신제품인 에이90제이 오엘이디’(A90J OLED) 신제품과 엘시디 기반의 풀 어레이’(Full Array) 엘이디 티브이를 선보였다. ‘풀 어레이는 수만개의 엘이디 소자를 탑재한 미니 엘이디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기술이다. 소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티브이보다는 창작자들을 위한 3차원(3D) 가상 콘텐츠 제작용 프로그램과 무인항공기(드론) ‘에어피크’(Airpeak),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중심으로 한 신제품에 한층 공을 들였다. 송채경화 기자

 

반려로봇·배달드론·의료보조CES 2021 영웅은 로봇

외신 “LG 롤로블폰, 삼성 AI 가전 로봇현란한 기술

 

코로나 팬데믹이 가정에서 사무실, 의료부문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빨리 감는 버튼을 누르도록 재촉하고 있다.” 11(미국 현지시각) 개막해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CES) 2021’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가전협회(CTA)의 개리 사피로 회장은 코로나19가 첨단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적응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피로 회장은 온라인 연설을 통해 올해는 (매년 행사가 열려온)라스베이거스에 코로나로 갈 수 없지만 코로나가 우리 모두를 한데 연결하고 있다. 전세계 사람이 모두 모여 혁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P>·<AFP>·<로이터> 등 외신들은 올해 시이에스 행사는 팬데믹에 따라 환자 원격진료 등 사람들의 생활 안전에 도움을 주는 로봇 기술이 가장 주목받는 콘셉트라며 반려 로봇, 안내 로봇, 요리 로봇, 배달 드론, 의료 보조 등 로봇이 CES의 영웅이라고 일제히 전했다. 반려 로봇은 팬데믹에 따른 격리 봉쇄와 집합·이동금지로 늘어난 고립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가정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을 돕는다. 반려 로봇 스타트업인 큐티의 안토니 바타이유 회장도 팬데믹이 우리 사업모델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로봇이 수행하는 역할을 처음엔 집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는데 팬데믹으로 지금은 더 크게 집단 속에서의 고립감 해소로 바꾸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처럼 2주에 한번씩 원격으로 로봇을 업데이트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외신들은 국내 업체들이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신기술·신제품을 가장 주목받는 제품으로 소개했다. 패널 화면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하며 바뀌는 엘지(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과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가전 로봇들을 화려하고 현란한 기술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또 참가업체들이 삼성과 엘지의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온라인 영상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계완 기자

 

5G · 자율주행 · 전기차 · 사물지능 눈길 보쉬 "사물지능 회사 될 것"

버라이즌 "5G로 생생한 스포츠 중계"모빌아이 "내년 로보택시 출시"

 

11일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는 5G(5세대 이동통신)와 자율주행, 전기차, 사물지능(AIoT)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미래 사회의 모습이 제시됐다.

최대 7개 카메라 앵글로 포착한 미국프로풋볼(NFL) 경기 장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내년이면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택시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11일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물지능(AIoT)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미래 사회의 모습이 제시됐다. 인텔의 자회사인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는 내년 중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모빌아이의 CES 2021 프레젠테이션의 한 장면.

올해 CES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처음 전면 온라인으로 열렸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NFL (응용프로그램)에 탑재해 서비스에 들어간 '버라이즌 5G 슈퍼스타디움 익스피리언스'를 소개했다.

이는 최대 7개의 다른 카메라 앵글로 포착한 경기 장면을 실시간 중계한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홈구장인 '레이먼트 제임스 스타디움'에 도입된 이 서비스는 올해 28개 경기장으로 확대된다.

세계적 박물관과 미술관의 소장품을 현장에 가지 않고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는 길도 열리고 있다.

버라이즌은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협업해 앞으로 5년간 이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이나 인조물을 최대한 디테일을 살려 디지털화·스캐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인류 역사 5천년의 미술품 150만점도 AR을 이용해 집에서도 이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베스트버그 CEO"집에서든, 정원에서든 명작들을 고해상도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자회사인 이스라엘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는 내년 중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로보택시를 이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더 시험하고 연마하겠다는 것이다.

TCL‘CES 2021’ 언론 설명회에서 미니 LED TV 신제품인 ‘OD Zero 미니-LED’를 소개하고 있다.

모빌아이는 또 2025년까지 인텔과 함께 자율주행차용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통합칩(SoC)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일 칩에 통합된 형태의 라이다가 나오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라이다의 운용이 간결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빌아이는 또 자사 클라우드 소싱 방식의 자동 지도제작 기술인 REM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미국 디트로이트와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프랑스 파리 등에서도 REM을 탑재한 시험용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소비자 부문의 자율주행차는 2025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영화 제작자들을 위해 상공에서 4K(해상도 3840x2160) 초고화질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드론 '에어피크'(Airpeak)를 공개했다.

소니는 이날 자사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알파 7S'를 장착해 호주의 설경과 나무가 우거진 산림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소니는 에어피크가 카메라를 탑재할 수 있는 드론 중 가장 작은 등급이라고 설명했다.

소니가 CES 2021에서 공개한 동영상 촬영용 드론 '에어피크'.

소니는 에어피크에 대해 "비디오 창작자들이 시각적 표현의 새로운 한계를 탐험하도록 해줄 것"이라며 "창작자들은 상공에서 아름다운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피크는 하늘을 무한한 창조적 공간으로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솔루션 업체인 보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사물지능(AIoT)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사물지능은 개별 사물의 특성에 맞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미하엘 볼레 보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물지능이 "에너지 효율성을 증진하고 코로나19와 싸우도록 도와준다""우리는 이미 사물지능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쉬는 이런 사업의 한 갈래로 30분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가정용 검사 키트, 피를 뽑지 않고도 손가락을 스캔해 30초 만에 빈혈을 진단하는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 등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또 운동량 측정에 쓰이는 웨어러블·오디오 기기용 AI 센서도 공개했다. AI는 인터넷 연결 없이 센서에서 바로 돌아가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고 보쉬는 설명했다.

파나소닉은 "코로나19로 자동차가 영화를 보거나 정치 집회에 참가하는 제2의 집이 됐다"며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자동차 운영체제(OS) '스파이더'(SPYDR)로 차량 탑승자들이 개별 모니터로 동영상을 공유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였다.

또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스콧 커치너 파나소닉 자동차 사업부 사장은 AR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제공하므로 "정보를 해석하려 할 필요 없이 앞유리창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 너머를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달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한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는 앞으로 고객사들이 10년 내에 파워트레인의 전기화란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와미 코터기리 마그나 CEO"하이브리드·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 능동형 공기역학 기술, 전기차 배터리의 추가적인 중량을 상쇄할 수 있는 경량화 차체 등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영업제한 업주들 정부 상대 소송전문가 본격적인 협의·논의 필요

 

지난해 서울의 한 영화관에 체온 측정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인 국참사원(콩세유데타)에서 발열 측정의 정당성을 따지는 재판이 열렸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한 지방자치단체가 시청 청사에 설치한 체온측정 기계가 논란이 됐다. 법원은 당사자의 승낙이 없었다면 자동 체온측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체온이란 건강과 관련되는 개인의 민감한 정보인데 이를 동의 없이 확인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논리였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이 사례를 소개한 가네즈카 아야노 프랑스 변호사는 중요한 것은 체온측정을 거부할 자유가 아니라 체온이라는 개인정보를 존중하는 것, 그리고 해당 정보 취득을 위한 적절한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해서 막무가내로 사생활 침해가 이뤄져선 안 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주의·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외국에선 국가가 감염병 차단을 위해 국민 기본권을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일찌감치 논쟁이 붙었다. 우리나라는 3차 유행 장기화로 자영업자 생계에 타격이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벌금을 무릅쓰고 가게 문을 열었고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줄을 잇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본권과 공익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헬스장·호프집·카페·피시방 더는 못 버텨법원 찾아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사업자들이 모인 필라테피트니스사업자연맹 회원 203명은 12일 영업제한 조처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정부는 1인당 500만원씩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지난달 이 단체 회원 350여명이 낸 소송에 뒤이은 것이다. 수도권 학원 원장 350명과 전국카페사장연합회 200여명도 같은 취지의 소송에 동참했다. 박주형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대표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우리가 쉬어서 코로나19가 줄어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고정비가 월 2천만원인데 6주를 쉬었다고 말했다.

호프집·피시(PC)방 등 집합금지 업종 업주들은 지난 5손실보상 없는 감염병예방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영업정지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손실보상 조항이 없어 재산권이 고스란히 침해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를 종식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흔쾌히 협조했지만, 연말연시 대목 기간에 강화된 조처가 시행되면서 사실상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참다못해 소송까지 냈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엔 방역의 불가피성을 알기에 따랐지만, 정부가 확진 세를 잡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해당사자와 협의 없이 장기간 자영업자의 희생만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학원 집합금지 손해배상 소송을 낸 이상무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대표는 방역이라는 공공복리를 위해 (기본권은) 제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 의견을 묻는 간담회가 단 한번도 없었다스터디카페·공부방·과외는 허용하는데 학원만 규제하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본권 뒷전선례 우려정부·국회·시민사회가 제한 범위 논의해야

전문가들은 국가 비상사태 때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당연하게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을 우려한다. 감염병 종식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의심 환자의 나이, 직업, 군 단위 거주지 같은 상세한 개인정보를 공개했다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침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인권위는 정보제공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공개한 정보를 포함하지 않더라도 예방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인격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확진자 개인정보 공개 논란과 함께 무작위 격리는 재현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이론 측면에서 (정부의 방역대책은) 불특정 다수를 수신자로 한 강력한 처분으로, 향후 또 다른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코로나19때 사례가 (기본권 제한의) 선례가 될 수 있다. 집합금지 명령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국회가 시민과 함께 기본권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랄라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방역 때문에 기본권이 논의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기본권은 논의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생긴다기본권을 왜 제한해야 하는지, 기간은 어느 정도여야 하고 대안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명확히 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황필규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통제를 강화하든 권리를 보호하든 최소한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의 의견수렴을 하는 과정은 있어야 한다어느 정도까지 기본권 제한이 허용돼야 하는지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위기 상황이 지나도 (결정권자가 긴급 상황에서) 기본권을 통제하려는 유혹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신민정 기자

 

 

미래에 대한 책임첫 소송정부 이긴 환경단체, 석유회사 조준

네덜란드 단체들, 정부 이어 로열더치셸 온실가스 25% 감축 요구

 

네덜란드 환경단체들이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재판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의 유전. 러빙턴/AP 연합뉴스

 

에너지기업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미래에 끼칠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소송이 네덜란드에서 지난해 말부터 본격 진행되고 있다. 기업이 끼친 환경 피해에 대한 처벌과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은 많지만, 미래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소송은 처음이다.

지구의 친구들네덜란드 지부 등 환경단체들이 다국적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을 상대로 20194월 제기한 온실가스 감축 소송의 변론이 헤이그 지방법원에서 진행되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11일 보도했다. 환경단체들은 로열더치셸이 화석연료를 개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열더치셸은 헤이그에 본사를 둔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의 거대 석유 개발·판매 회사로, 2019년 매출액이 3449억달러(380조원)에 이른다. 이 회사가 소송에서 질 경우 다른 거대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이어질 여지도 있다.

환경단체들이 재판을 통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기로 한 것은 2015년 네덜란드 정부 상대 소송에서 승소한 경험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2013년 네덜란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헤이그 지방법원은 20156월 이 문제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한 환경단체들의 논리를 수용했다. 법원은 국제 연구 결과에 근거해 정부에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보다 25% 줄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2019년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소송의 공개 변론에서 기업들도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상대 소송에 이어 이번 소송에서도 환경단체들을 대변하고 있는 로저 콕스 변호사는 로열더치셸의 사업 모델과 전략이 (온실가스 감축 등) 지구 환경 목표와 충돌한다이는 인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목표를 지키지 않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례가 네덜란드 정부 상대 소송에서 나온 만큼, 개별 기업에도 같은 논리로 행동을 강제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로열더치셸은 기후변화에 대처할 행동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협정에 서명한 정부와 서명하지 않은 개별 기업은 처지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1심 소송의 판결은 오는 526일 나올 예정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신기섭 기자

 

몸으로 감아 올가미 만든 뒤 꿈틀거리며 위로 이동

 

매끄러운 금속 원통을 기어오르는 갈색나무뱀. 몸을 한 바퀴 감아 올가미를 만든 뒤 그 마찰력과 몸의 꿈틀거림으로 기어오른다. 줄리 새비지 외 (2021) ‘커런트 바이올로지제공

 

뱀은 사막 모래 위를 헤엄치듯 옆걸음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나무에서 나무로 활공하듯 건너뛰기도 한다.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뱀의 이동법이 발견됐다.

몸을 한 바퀴 돌려 올가미를 만든 뒤 그 마찰력을 이용해 매끄러운 수직 원통을 타고 오르는 올가미 이동이 그것이다. 새로운 이동법의 주인공은 갈색나무뱀으로 괌에 침입해 토종 새를 대부분 사라지게 하고 주민들에 큰 피해를 주는 악명 높은 외래종이다.

갈색나무뱀은 괌에 유입된 뒤 토종 새 10종을 멸종으로 몰아넣었다. 나머지 2종의 보전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 뱀의 색다른 이동 방식이 발견됐다. 비외른 라르드너, 미국 지질조사국.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등에 서식하던 이 뱀은 1940년대 말1950년대 초 미군 화물 비행기를 타고 괌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1960년대 급증한 이 뱀은 괌에만 살던 토종 조류 10종을 멸종으로 몰아넣는가 하면 길이 2.3m 무게 2에 이르는 몸집으로 집에 침투해 강아지와 새장 속 새를 노리기도 해 큰 사회문제가 됐다.

무엇보다 전선을 타고 이동하다가 종종 정전을 일으켜 재산피해가 커지자 당국은 전용 탐색견을 동원하는가 하면 독약을 넣은 쥐를 숲에 살포하는 등 퇴치에 나서기도 했다.

전봇대에 오른 괌의 갈색나무뱀. 전선을 따라 이동하다 수시로 정전사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줄리 새비지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명예교수는 극소수가 살아남은 괌 고유종인 미크로네시아 찌르레기를 갈색나무뱀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연구를 하던 과정에서 예상치 않게 이 뱀의 독특한 이동 방식을 발견했다.

새 둥지를 뱀이 오르지 못하도록 매끈한 금속 원통 막대 위에 설치했는데 갈색나무뱀은 이를 너끈히 타고 올랐다. 비디오 영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제까지 뱀에게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이동 방식임이 드러났다.

새비지 교수 등 연구자들은 12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원통을 타고 오르는 뱀의 새로운 이동을 보고하고 이를 올가미 이동이라 이름 지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새로운 이동 방법이 침입종의 번성과 피해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갈색나무뱀은 나무 타는 선수이다. 작은 돌기라도 있으면 기어오르고 매끈한 수직 줄기도 타고 오른다. 비외른 라르드너, 미국 지질조사국 제공.

뱀이 나무를 타는 방법은 2가지이다. 보통은 줄기의 옹이나 돌출한 부위를 강한 배 근육으로 타고 오른다. 매끈한 나무라면 나무를 위와 아래 두 곳에서 감은 뒤 차례로 풀면서 위로 이동한다.

이 방법의 한계는 나무를 2번 감기 위해서는 나무가 가늘거나 몸이 충분히 길어야 한다는 점이다. 너무 큰 매끈한 나무라면 그 위에 아무리 새 둥지가 있어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연구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올가미 이동은 나무를 한 번만 감고 위로 오르는 방식으로 기존에 알려진 나무 오르기의 변형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갈색나무뱀이 금속으로 만든 원통을 기어오르는 방법은 원통을 한 바퀴 감아 꼬리로 올가미를 만든 뒤 올가미 안에서 파동처럼 몸을 구부리면서 꿈틀거리며 오르는 것이다.

올가미 이동 방식은 쉽지 않다. 연구자들은 오르는 속도가 1초에 4로 아주 느렸고 수시로 미끄러져 내렸으며 자주 쉬었고 호흡도 가빴다고 금속 원통을 오르는 뱀을 묘사했다. 공동 저자인 브루스 제인 콜로라도 주립대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오를 수는 있었지만 뱀은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갈색나무뱀이 세계적인 침입종으로 유명해진 데는 못 가는 곳이 없는 탁월한 이동 능력 덕분이다. 제인 교수는 이 뱀은 표면에 아무리 작은 돌기가 있어도 수직으로 타고오르며, 숲지붕 사이의 거리가 멀어도 뛰어 넘고, 몸 길이의 3분의 2 이상을 꼿꼿이 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