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소위 문명생활을 시작한 이래, 역병은 인간 사회를 끊임없이 괴롭혀왔다. 세계의 역사는 어떤 점에서 전염병의 역사라고 해도 좋을지 모른다. 때로는 국지적으로, 때로는 대륙 전체에 걸친 역병의 창궐과 그 후유증으로 세계사의 큰 흐름이 바뀌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을 뿌리째 흔들어놓고 세계사의 물줄기를 변화시킨 결정적인 요인은 생산력의 발전이나 계급투쟁 혹은 전쟁이 아니라, 감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대표적인 예는 중세 말기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페스트일 것이다. 당시 중국 쪽에서 시작된 페스트균이 실크로드를 타고 유럽으로 이동·확산함으로써 유럽 인구의 태반이 희생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대규모 인명 소실로 유럽 중세 질서가 결정적으로 붕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큰 피해를 입은 농노와 하층민의 인구가 대폭 줄어들자 중세 질서의 하부구조, 즉 농노제의 지속적인 유지는 크나큰 난제가 되었다. 그리하여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 불같은 열정으로 신대륙을 탐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꽉 막힌 폐색 상황을 타개하려는 유럽인들의 필사적인 기도에서 비롯된 기획들이었다.

역병의 역사에서 빠트릴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야기는 고대 아테네의 비극적 재난이다. 기원전 430, 스파르타를 상대로 벌인 펠로폰네소스전쟁 2년째, 아테네는 돌연히 전염병의 창궐에 휩싸였고, 그 때문에 결국 전 인구의 거의 3분의 1이 희생되는 참사를 겪었다. 이 정체불명의 괴질 앞에서는 건강한 젊은 병사들도 속수무책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테네의 영웅적인 지도자 페리클레스와 그 아들들도 괴질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전쟁 중에 지도자를 잃고, 대규모의 병력을 잃은 아테네 군대는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단지 대규모의 병력 손실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괴질이 창궐하여 가족, 친지, 수많은 동료 시민들이 느닷없이 죽임을 당하는 일이 계속되자, 아테네인들의 인생관과 윤리관에 큰 동요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기절제의 기율을 팽개쳐버리고, 법을 우습게 여기고, 더 이상 신을 섬기지도 않고, 찰나적인 향락에 빠져버리기 시작했다고, 당대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전쟁사>에서 기록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아테네인들 사이의 이러한 풍속의 변화는 아테네 민주주의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튼튼한 민주주의가 성립하려면 무엇보다 자기절제라는 시민적 덕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 이는 그리스 출신의 20세기 철학자 코르넬리우스 카스토리아디스였다. 인간이 전지전능한 존재일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려는 자세야말로 민주주의의 불가결한 성립 요건이라는 그의 통찰은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에 대한 독창적인 탐구의 성과였다. 그런데 바로 자기절제라는 민주주의의 정신적 기초가 무너짐으로써 아테네 민주주의는 불가피하게 쇠락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로 인한 정치적·사회적 혼란 끝에 마침내 마케도니아라는 외부 세력의 침략을 받고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 전체가 환란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비상상황에 처해 있다.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탓에 오직 사회적 거리두기만이 그나마 유용한 대응책일 수밖에 없으므로, 기존의 익숙한 사회생활이 거의 전면적으로 작동 정지 상태가 되었다. 이에 따른 개인적·사회적 피해는 측량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의 위기라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은 전혀 과장된 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이, 코로나 사태는 인간의 역사에서 전혀 낯선 종류의 경험이 아니다. 고대, 중세의 역병과 다른 게 있다면 감염 속도가 대단히 빠르고, 그 범위가 전 지구적이라는 점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는 자본주의의 폭주, 과잉 산업 발전과 소비주의의 소산이다. 오로지 이윤과 성장을 추구하는 데 혈안이 되어 무절제한 탐욕의 정신이 온 세상을 압도하는 바람에 야생생물들의 서식지를 포함한 생태계는 대대적으로 파괴되었고, 거기에 자본, 물자, 사람의 대량 이동을 끊임없이 부추기는 신자유주의적 자유무역 논리까지 합세하여 지금과 같은 파국적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역사가 가르쳐주는 것은, 역병의 창궐이라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문명의 흥망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의 본질과 성격을 먼저 정확히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를 고대하며, 백신이나 치료제의 조기 개발이 급선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종래의 생활이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었는지 우리는 물어볼 필요가 있다. 뉴스에 의하면, 지금 세계 곳곳에서 소비와 산업 활동이 일시적이나마 정지 내지는 둔화되자, 대기가 청명해지고, 소음이 잦아들고, 자연 만물이 모처럼 생기를 되찾았다. 이는 종래의 생활이 결코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려주는 확연한 증표가 아닌가. 그렇다면 길은 하나, 더 이상 생태계에 폭력을 가하지 않고 인간다운 생존·생활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아직도 우리들 대다수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붙들려 있는 신화, 즉 새로운 과학기술의 개발을 통한 끊임없는 성장(혹은 진보)의 추구라는 관념과 깨끗이 결별하는 게 진짜 급선무인 것이다.

온갖 징조로 봐서,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역병은 빈발할 것임이 틀림없다(존스홉킨스대학의 보건연구팀에 의하면, 오늘날 신종 바이러스는 연간 200종이 넘게 출현하고, 그 대부분은 잠재적으로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들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역병이 창궐할 때마다 백신과 치료제를 찾느라고 허둥댈 것인가.

물론 당장은 기술적 해법을 찾아야 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우리 모두의 정신적·육체적 면역력을 증강하는 방향이라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의 생태계 훼손을 막고, 맑은 대기와 물,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한 토양의 보존과 생태적 농법, 그리고 무엇보다 단순·소박한 삶을 적극 껴안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를 구제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마스크도 손씻기도 아니다. , 장기적인 고립생활이 면역력의 약화를 초래한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공생의 윤리를 부정하는, 그리하여 우리 모두의 면역력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다. <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

'경제 활동 재개' 혼선뉴욕주지사 "야수는 여전"

"주지사들이 진단 속도내야" vs "백악관 주장은 망상"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9 4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4461, 환자는 755533명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2 29일 워싱턴주에서 첫 희생자가 나온 지 50일 만이다.

미국은 지난 11일 누적 사망자 2만명을 넘기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나라가 됐고, 8일 만에 누적 사망자는 두 배로 증가했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는 이날 오후 11시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4565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드오미터가 집계한 미국의 환자 수는 존스홉킨스대학 통계보다 많은 764265명이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은 경제활동 재개와 연방정부 및 주 정부의 역할론을 둘러싸고 극심한 혼란을 노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 CNN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은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으며 주지사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하지만, 주지사들은 성급한 경제활동 재개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코로나19 진단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백악관의 주장은 "망상"이라고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가 인공호흡기에서 옳았던 것처럼 검사에서도 옳다" "주지사들은 속도를 높이고 일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지사들의 노력 제고를 촉구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지지층의 경제 활동 재개 촉구 시위와 관련해 "우리가 보는 것은 그들의 주지사가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경제를 재개할 방법을 찾길 희망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코로나19) 야수를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야수는 여전히 살아있고, 우리는 야수를 아직 죽이지 못했다" "야수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의 입원율과 일일 사망자 숫자 하락을 근거로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성급한 경제 활동 재개는 코로나19 확산의 재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금은 단지 하프타임"이라며 아직 코로나19 전투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경제 재개 계획은 환자 데이터와 코로나19 진단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주지사들도 일제히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선 광범위한 코로나19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 17일 펜스 부통령이 1단계 경제 재개를 위한 충분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망상"이라면서 버지니아주에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면봉마저 부족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경제 재개를 위해) 코로나19 진단이 많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진단) 시약과 면봉이 절대로 필요하다" "(진단을 할) 역량은 있지만, 물자가 없다"고 꼬집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뉴욕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급사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할인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내걸린 거리를 지나고 있다.


중 국가통계국, 코로나19 발발 이후 첫 성장률 발표
                                 

1976년 문화대혁명 종료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고용 불안 속 소비 위축최대 시장 미국·유럽도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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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나 돼야 코로나19 이전 상황 회복될 듯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1분기(1~3) 중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문화대혁명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206504억위안( 3554조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차 산업) 생산액이 전년 동기 대비 9.5%(73638억위안) 위축되면서 역성장세를 주도했으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로 서비스업(3차산업) 생산액도 5.25%(122680억위안) 감소했다.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마오쩌둥 전 주석의 사망과 함께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린 1976(-1.59%)이 마지막이었다. -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도 6.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이 1992년 분기별 경제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기도 하다.

3월 들어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중국 지도부가 경제활동 정상화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1분기 제조업 투자(-25.2%) 침체 속에 고정자산 투자도 84145억위안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다행히 지난 2 6.2%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조업 재개율이 높아지면서 3월 들어 5.9% 0.3%포인트 낮아졌다.

내수시장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국에선 지난해 사회 소비품 소매 총액이 전년 대비 8% 상승한 411천억위안을 기록하며 경제 성장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용 불안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경기 위축을 심화시키고 있다. 1분기 중국 소비자 1인당 평균 지출액은 5082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하락폭은 12.5%로 훨씬 높았다. 슈퍼마켓과 백화점, 전자상거래 매출을 합한사회 소비품 소매총액 78589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나 줄었다.

마오성융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팬데믹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당국자들이 내수 진작에 초점을 맞춘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며제 생각에 올해와 내년 평균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14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6.0%보다 4.8%포인트 낮춘 1.2%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상당수 지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돼 있어 중국의 수출 타격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따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실질적으로 회복되는 건 빨라야 올해 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가능성을 주장한 중국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우한 연구소).

                      

트럼프·폼페이오, 중국 우한 연구소 코로나19 유출 의혹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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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폭스뉴스> 연구소인간 전염가능성 보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 있는 생물학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의혹이 미국 등에서 다시 거세지고 있다. 이번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공식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처음 퍼진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래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우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상황을 놓고 아주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 책임론을 주장해왔으나, 중국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래됐다는 언급을 구체적으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16일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 정보기관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마크 밀러 합참의장이 이를 확인했다고도 전했다.

밀러 의장은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지 미국 정보기관들이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그런 것에 우리가 상당한 관심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고, 우리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철저히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증거로 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이 시점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하겠다우리는 확실한 것을 모른다고 여지를 남겼다.

미 당국자들이 코로나19 유출지로 의심하는 곳은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이하 우한 연구소)이다. <워싱턴 포스트> 14일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쓴국무부 전문이 박쥐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우한 연구소의 안전 문제를 경고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유출의혹에 다시 불을 지폈다.

신문은 미 국무부 외교전문이 우한 연구소의 안전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이 연구소에 과학 관련 미국 외교관들이 몇차례 방문한 뒤 본국에 이 연구소의 미흡한 안전 상태를 보고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는박쥐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이 연구소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형태의 새로운 바이러스 대유행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있어, 미국이 더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외교전문으로 인해 우한 연구소나 우한의 또다른 연구소가 현재 코로나19 대유행의 근원지인지를 놓고 미 정부 내에서 새롭게 논란이 벌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우파 방송 <폭스 뉴스> 16코로나19는 우한 연구소에서 감염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코로나19가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기원했을 것이라는 확신이 점증한다고 전했다. 방송은 코로나19 유출과 관련해생물무기로서는 아니지만, 바이러스를 파악하고 퇴치하는 노력이 미국의 능력과 비슷하거나 능가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중국의 시도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들이코로나19 발발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초기 대응을 자세히 보고받았고, 관련 자료들도 봤다고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코로나19아마 가장 값비싼 정부의 은폐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들은자연적으로 발생한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이 연구소에서 연구되다가 박쥐에서 인간으로 감염됐다고 전했다. 최초 인간 감염자는 이 연구소 직원이었고, 곧이어 우한 시민들에게 전파됐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15 <폭스 뉴스>에 출연해 우한 연구소의 코로나19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발원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수산물시장에서 몇마일 떨어진 곳에 우한 연구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전히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동식물이 거래되는 우한의 수산시장을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곳으로 추측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근처에 있는 우한 연구소를 바이러스19와 연관시킨 것이다. 폼페이오는중국 정부가 공개하는 것이 정말로 필요하다그들은 협조하겠다고 말한다. 그들이 협조하는 최선의 방법들 중 하나는 전 세계가,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되게 됐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라고 다그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파이낸셜 타임스>와 회견에서 중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했다는 것은순진한 생각이라며중국에서 일어났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중국 질문과 관련해, 나는 바이러스 발생 등을 포함한 내용을 매우 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고 더 빨리 멈출 수는 없었는지 같은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우한 연구소 등 중국의 생물학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될 가능성은 적다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애초 미국의 음모론자들은 중국이 생물학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성됐다는 주장을 했다. 과학계에서는 코로나19의 디엔에이(DNA) 등을 살피면, 인위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폭스 뉴스>의 보도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했으나, 중국 연구소의 부주의로 인간에게 전염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학계에서는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를 연구하는 연구소들의 국제적 안전장치를 감안하면, 이럴 가능성 역시 극히 희박하다고 본다.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를 연구하는 연구소들은생물안전도’(BSL)라는 엄격한 국제적인 기준을 따라야 하고, 우한 연구소도 예외가 아니다.

이 생물안전도는 4단계로 구분되는데, 우한 연구소는 가장 강도가 높은 생물안전도4를 따른다. 이런 기준에 따라 운영되는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실수로 유출되거나, 작업자에게 감염될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또 우한 연구소는 미국의 자금 지원 및 미국 연구소들의 지원을 받고 있어, 투명성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과거 중국의 연구소에서 실수로 사스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휴먼 에러’(실수)에 의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을 100% 부정만 할 수도 없다. 리처드 이브라이트 미국 럿거스대 교수는 <월스트리트 저널>박쥐 바이러스들은 중국의 여러 곳 연구소에서 채집되고, 연구된다며 과거 실수로 인한 코로나 바이러스 유출 사례들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3~2004년에 싱가포르, 대만, 중국에서 연구소의 사고로 사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된 사례가 4차례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2017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우한 연구소에서 병원체가 유출될 우려를 담은 연구 자료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우한 연구소에서 일한 화난이공대의 샤오보타오 교수는 지난 2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기원했을 것이라며 우한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가끔 박쥐들에게 물렸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하지만 샤오 교수는 자신의 주장은 이미 나온 논문이나 기사에 기반한 것으로 직접적인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았다며 논문을 철회했다. < 정의길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