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정의’ 가치 훼손 지적에

‘팩트체크 뒤 사과’ 입장서 선회

김건희 씨 이력 논란은 언급 안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분들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4일 김씨가 수원여대 교수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다 주변의 권고를 받고 안주머니에서 접은 종이를 꺼내 읽었다. 그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를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은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는 김씨의 허위 이력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이렇게 말씀드렸으니 사과로 여러분들이 받아들여 주시고, 그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선 법과 원칙이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고만 말하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오전까지만 해도 사과 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그는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한쪽짜리 사과문을 꺼내 읽은 뒤, 추가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양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오늘은 입장문 발표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까지 해도 ‘팩트 체크를 해서 제대로 사과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후보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여러 경로로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안에선 ‘국민 감정상 일단 사과해서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과는) 빠르면 빨리할수록 좋다”며 후보 본인의 ‘빠른 수습’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어차피 사과를 하게 될텐데, 군더더기 없이 빨리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후보에게 보고됐고, 결국 점심 즈음에 후보가 수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나온 한국갤럽 여론 조사에서 윤 후보는 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6%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 내에선 이 추세가 이어지면 이 후보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강하다고 한다. 지지율 ‘데드 크로스’ 추세에 관해 이준석 대표는 이날 <에스비에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자로서는 지금 환장하겠다”고 말했다.

 

당 내에선 윤 후보의 ‘뒤늦은’ 사과에 안도감을 나타내면서도 ‘전두환 망언’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못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언급했을 때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틀 만에 사과했고, 이번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사흘 만에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에 밀려 억지사과를 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 때문에 대선후보로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데 인색해 되레 일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또 이날 사과는 했지만,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선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는데, 언제쯤 공개할것인가’라는 질문에 “오늘 사과를 드린 것은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난 허위 이력이라든지, 지금의 상황을 다 포함해 사과 말씀을 올린 것”이라고만 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금 전 선대위가 달라붙어 김건희씨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들여다보는 중”이라며 “그런데 이게 수년이 지난 일이라 기억이 선명하지 않고, 관계자마다 말이 달라서 단기간에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재우 김미나 기자

피랍자 17명 중 남았던 12명 풀려나

갱단에 몸값 지불 여부 확인 안 돼

 

소속 선교사들이 아이티에서 피랍됐던 미국 오하이오주 베를린의 선교 단체 건물 입구. AP 연합뉴스

 

아이티에서 납치됐던 미국과 캐나다 선교사 일행 12명이 석방됐다고 (AP)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로써 현지 갱단에 납치됐던 17명 모두가 풀려났다. 석방된 이들은 이날 오후 미국대사관 차량과 현지 경찰차를 타고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 등의 선교 단체 사람들인 미국인 16명과 캐나다인 1명은 10월16일 아이티 갱단에 납치됐다. 피랍자들 중에는 8개월 된 아이를 포함해 어린이가 5명이었다. ‘400 Mawozo’라는 이름의 갱단 두목은 자신들이 내건 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들이 요구한 몸값은 1인당 100만달러(약 11억8천만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아이티에서는 갱들에 의한 ‘납치 산업’도 성행해, 인질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인질 석방을 위해 몸값이 지불됐는지, 다른 조처가 있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이티 경찰은 석방 사실만 확인해주고 다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백악관은 “연방수사국(FBI)과 국무부, 아이티 법집행 기관 관리들이 선교사들을 집으로 안전하게 데려오려고 쉴 새 없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인질들 중 2명은 지난달 풀려났고 3명은 이달 들어 석방됐다. 오하이오주 선교단체는 인질 전원 석방에 대해 “기도에 응답한 주님을 찬미한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토론토 재외선관위원회 회의 모습.

 

내년 2월23~28일 실시될 모국 제20대 대선의 재외선거에 투표권행사를 위한 유권자 신고·등록이 앞으로 보름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현재까지 전체 선거권자의 10%도 등록하지 않아 재외동포 참정권을 대다수가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토론토 재외선관위(위원장 손평한 선거영사)는 내년 1월8일까지 진행 중인 국외부재자 등 선거권자 신고 및 등록 신청에 12월21일까지 모두 3,195명이 접수를 마쳐 전체 선거권자 추정 인원 4만 명 대비 약 8%에 그친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국외부재자는 3,020명이었고 재외선거인 즉 영주권자는 175명이었다. 그 중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등록신고가 가장 많았고, 순회접수 등에서 서면으로 신청한 재외국민이 그 뒤를 이었다. 이로써 지난 21대 국회의원총선거 당시 재외선거인 명부에 등재된 526명을 포함해 선거권자는 현재까지 3,7217명(9.3%)이 됐다.

 

토론토 재외선관위 관내의 지난 19대 대선 당시 등록 신청한 재외선거인은 모두 6,578명으로 전체 선거권자의 16%였다. 재외선관위 관계자는 “현추세라면 19대 대선 유권자수에도 크게 못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1월8일까지 남은 기간 꼭 신고 신청해 역사적 대선에서 재외국민에게 주어진 모국 참정권을 값지게 행사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토론토 투표소가 종전과 같이 토론토 총영사관 투표소 외에 한인회관에 추가 투표소가 설치돼 2곳에서 투표하게 된다. 토론토 재외선관위는 지난 12월14일 제2차 위원회 회의에서 내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재외선거 투표소를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처럼 토론토 총영사관과 함께 한인회관에 추가투표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재외선거는 모국 선거일에 앞서 2월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토론토 재외선관위는 이번 대선 추가투표소 설치장소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넓은 공간과 지역 재외국민수, 주차장 및 거동이 불편한 선거권자의 투표편의 등을 고려해 토론토 한인회관 대강당으로 결정했다면서 투표소 결정사실은 추후 정해진 일자에 공고하고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문의: 416-920-3809 ex205 >

 

토론토 재외선관위, 총영사관 외에 한인회관 다시 추가투표소로 결정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 12월13일까지 2,731명... 내년 1월8일까지 접수

 

내년 2월23~28일 실시될 모국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재외선거 토론토 투표소가 종전 대선과 총선 때와 같이 토론토 총영사관 투표소 외에 한인회관에 추가 투표소가 설치돼 2곳에서 투표하게 된다.

 

토론토 재외선관위(위원장 손평한 선거영사)는 지난 12월14일 제2차 위원회 회의를 열어 내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재외선거 투표소를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처럼 토론토 총영사관과 함께 한인회관에 추가투표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재외선거는 모국 선거일에 앞서 2월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토론토 재외선관위는 이번 대선 추가투표소 설치장소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넓은 공간과 지역 재외국민수, 주차장 및 거동이 불편한 선거권자의 투표편의 등을 고려해 토론토 한인회관 대강당으로 결정했다면서 투표소 결정사실은 추후 정해진 일자에 공고하고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외선관위는 내년 1월8일까지 진행 중인 국외부재자 등 선거권자 등록 신청에 12월13일까지 모두 2,731명이 접수를 마쳐 전체 선거권자 추정 인원 4만 명 대비 6.8%가 등록한 상태라고 집계했다. 등록신청자 가운데 국외부재자는 2,570명이었고 재외선거인 즉 영주권자는 161명이었다. 이들 가운데는 인터넷을 이용한 등록신고가 1,772명(65%)으로 가장 많았고, 순회접수 등에서 서면으로 신청한 재외국민은 959명(35%)이었다.

 

이로써 지난 21대 국회의원총선거 당시 재외선거인 명부에 등재된 526명을 포함해 선거권자는 현재까지 3,257명(8.1%)이 됐다.

 

토론토 재외선관위 관내의 지난 19대 대선 당시 등록 신청한 재외선거인은 모두 6,578명으로 전체 재외선거권자의 16%였다. < 문의: 416-920-3809 ex205 >

인도 ‘반도체 공장 모시기’에 뒤늦게 뛰어들어

 15일 결정…“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 지원”

 일본도 14조원 들여 반도체 기업 모시기

 미국도 삼성전자·TSMC 등 혜택주며 유치

 

     반도체 제조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일본 등이 주도해온 반도체 공장 유치 경쟁에 인도가 뛰어들었다. 미-중 전략 경쟁이 첨예화되며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각국이 사활적 국익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인센티브를 내걸고 공장 유치에 앞다퉈 나서는 모습이다.

 

15일 <힌두스탄 타임스>와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정보기술통신장관은 인도 내각이 이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를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100억달러(11조8천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함께 낸 성명에서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제조와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들에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전자제품 제조의 신시대를 열기 위한 것”이라고 이 조처의 의의를 설명했다. 계획이 확정되면, 인도 정부는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에 투자 비용의 최대 50%까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

 

인도는 2025년까지 자국 내 전자제품 생산량이 현재 750억달러(89조원)보다 5배가량 증가한 4천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국 전자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원활한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인도 정부는 이 계획에 의해 88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져 약 3만5000개의 양질의 일자리와 10만개의 간접적 고용이 생기는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가치 사슬’에 더 깊숙이 편입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도 반도체 공장 건설에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이스라엘의 타워반도체(TSEM), 아이폰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전자 분야 제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 싱가포르 컨소시엄 등이고,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에 관심이 있는 업체는 인도의 베단타 그룹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대만 언론은 지난달 “인도 정부가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티에스엠시(TSMC)를 포함해 인텔, 에이엠디(AMD), 유엠시(UMC), 후지쓰 등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티에스엠시가 뉴델리에 75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놓고 인도 정부와 협상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1990년대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도했던 일본도 반도체 생태계 재건을 서두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5일 일본의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1조4천억엔(약 14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일본 정부는 2021년도 보정예산(추가경정예산)안에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기금 6000억엔을 책정했고, 관련법 개정안 2개를 임시국회에 제출했다. 인도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티에스엠시는 일본 소니와 손잡고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티에스엠시의 초기 설비 투자액 8000억엔(약 8조3000억원)가운데 4000억엔을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등을 히로시마에 유치하기 위해 2천억엔을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자국 내 반도체 제조 기반의 재건을 위해 세계 1·2위 반도체 업체인 티에스엠시와 삼성전자의 투자를 확정 짓는 등 반도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텍사스주는 삼성전자에 세금 감면 등으로 10억달러(1조2천억원)의 혜택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준 기자

 

미-중 갈등에 반도체 M&A ‘흔들’…‘인텔 인수’ 난감한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에스케이(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연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하려고 했던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중국 정부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업계에선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갈등이 중국 당국 심사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에스케이하이닉스 쪽은 “연내 승인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과 90억달러(약 10조6천억원)에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8개국 가운데 7개국(한국·미국·대만·싱가포르·EU·영국·브라질) 경쟁당국이 승인을 결정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독점 심사 결과는 감감무소식이다.

 

업계에선 계약 체결 당시만 해도 두 회사의 결합이 중국의 심사를 통과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3개 업체(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시장 90%를 지배하는 디(D)램 시장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상당수 업체가 경쟁 중이라 상대적으로 독과점 우려는 적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낸드 시장점유율은 12.4%(4위)로 인텔(6.7%, 6위)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면 업계 2위에 오르긴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국내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미국 기업 매그나칩은 중국계 사모펀드로의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 3월 중국계 자본인 와이즈로드캐피털에 주식 전량을 매각한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심사기간이 두 차례 연장되는 등 사실상 통과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심사 마지막 날인 이날 엠앤에이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6월 매그나칩에 회사 매각 계약을 일시 중단하라는 ‘중간명령’을 한 바도 있다. 이 회사의 첨단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기술 등이 중국에 넘어갈 경우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한국 정부도 디디아이 기술 등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매그나칩 매각에 개입할 근거를 만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계기로 강화된 미-중의 자국 산업 보호정책이 매그나칩의 인수합병 무산과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 지연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계 자본의 매그나칩 인수는 승인하면서도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에는 머뭇거리는 것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전략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낸드 시장 2위 사업자로 커지면, 향후 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중국 업체에도 잠재적 위협이 되는 만큼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다툼이 계속될 경우 2030년까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를 달성하려는 삼성전자도 불똥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와 경쟁하려면 신규 공장을 짓거나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하는데, 최근의 상황에 비춰볼 때 인수합병 시도는 미-중 갈등 탓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향후 3년간 전략적 시설투자 확대와 의미 있는 엠앤에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