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여자’ 격려·호평

● 한인사회 2015. 10. 30. 18:45 Posted by SisaHan

인사하는(왼쪽부터) 원옥재-민혜기-장정숙 씨


문협 회원 등 축하객 성황이룬 출판기념회

장정숙·민혜기·원옥재 씨 트리오가 네번째 펴낸 수필 동인집 ‘다시 세여자’ 출판기념회가 지난 10월24일 낮 캐나다 한인 문인협회원들과 지인, 친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더프린 서울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김영수 수필가가 사회를 맡아 정균섭 문협회장의 인사로 시작된 기념회는 박순배 수필가의 격려말과 김영곤 교수의 서평, 조정대 시인의 독후감 발표 등을 통해 이민 삶의 동병상련과 자기 성찰의 섬세한 글들이 공감을 부른다는 호평이 이어졌고, 문협이사장을 지낸 김형주 시인은 ‘내가 아는 세여자’를 회고와 재담을 엮어 소개했다.


또 장정숙 씨의 두 딸이 플루트를 연주한 것을 비롯, 문우일·이동렬 교수의 색소폰연주, 김문희·유연훈·이순 회원의 문협 여성중창 등이 분위기를 돋웠다. 세 작가 중 맏언니 격인 장정숙 씨는 마무리 인사에서 “인생 후반을 남기려는 생각에서 이해와 배려로 뜻을 모아 또 동인집을 내게됐다”며 “이 땅에서 정착도, 귀향도 못한 우리 여성들의 삶의 이야기”라며 격려와 축하에 감사를 전했다.


< 문의: 416-733-2546, 416-221-8910, 905-885-8897 >



“햄·소시지 등 발암물질” 파장

● 건강 Life 2015. 10. 30. 14:48 Posted by SisaHan

WHO발표에 소비자-업계 혼란·반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햄과 소시지, 소고기 육포 등 가공육과 붉은색 육류를 발암물질로 분류한 뒤, 소비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연구소도 이런 육류 섭취량을 어느 정도까지 줄여야 할지 정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지난 26일 국제암연구소는 햄·소시지를 비롯한 가공육을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1군(Group 1) 발암물질’로, 붉은색 육류를 발암 가능성이 큰 ‘2군(Group 2A)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이는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800건 이상의 연구를 검토해 이 품목들이 대장암을 유발한 증거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연구소는 날마다 50g의 가공육을 섭취하면 대장암 발병 확률이 18%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와 업계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주부 김지영(35)씨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햄을 많이 구워 주는 편이라서 놀랐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도 발암물질이라니 고기를 아예 먹으면 안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가공육 생산업체는 “폭탄성 발표로 가공육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국제암연구소가 특정 물질을 발암물질 1군이나 2군 등으로 분류하는 것은 이 물질과 인체의 암 발생 연관성이 얼마나 ‘입증’되어 있는지에 근거한다. 발표 관련 ‘질의응답자료’(Q&A)를 보면 ‘발암물질 분류는 물질이나 약품이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의 명확성을 나타낸다. 이는 암 발생의 위험 척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나와 있다. 등급 분류는 얼마나 위험한지를 말해주는 게 아니라 연구 결과 연관성이 얼마나 입증되어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란 얘기다. 이를테면, 같은 1군 발암물질에는 담배와 술(alcoholic beverages), 핵물질인 플루토늄 등이 함께 묶여 있지만, 가공육이 담배나 술, 플루토늄과 동일하게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특정 물질이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는 1군에 속하며, 확실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입증되면 2군에 포함된다.
< 이재욱 기자 >



현직과 후임총리 부부 - 쥐스탱 트뤼도 차기총리 부부(왼쪽)와 스티븐 하퍼 총리 부부가 지난 22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거행된 1년전 국회총격사건 사망경관 추도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달라질 캐나다‥ 국제사회도 파장

총선 압승으로 10년만에 정권을 되찾은 쥐스탱 트뤼도 자유당 정부가 획기적인 정책전환을 예고하면서 국제사회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11월4일 취임할 트뤼도 차기 총리는 하퍼 정부가 동참해 온 시리아 공습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트뤼도 총리 예정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지난 20일 첫 전화통화에서 “캐나다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슬람국가(IS) 공습에서 철수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는 그러나 시리아에서 작전 중인 자국 전투기 6대의 철수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트뤼도 차기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를 설명하면서 “우리는 이슬람국가 격퇴전에서 캐나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책임 있는 방식으로 개입할 것을 약속했으며, 오바마는 내가 전투작전을 종료하겠다고 한 공약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대신 시리아에서 인도주의적 지원과 시리아 반군 훈련은 지속할 방침이다.
트뤼도 차기 총리는 연설에서 “세계 전역의 많은 벗들이 캐나다가 지난 10년간 국제사회에서 열정적이고 건설적인 목소리를 잃어버렸다고 우려한다”며 “오늘 3500만 캐나다인을 대표해 간명한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우리가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캐나다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부로 평가되는 현 스티븐 하퍼 정권과는 전혀 다른,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외교 정책을 펴겠다는 예고다.


앞서 트뤼도 당선자는 “65대의 F-35를 사들이는 160억 달러짜리 프로그램은 세금을 내는 캐나다 국민에게 악몽”이라고 말하며 이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당은 총선 공약에서 F-35를 구매하지 않고 기존 CF-18 전투기를 교체할 투명한 공개입찰을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 자국 전투기의 주요 임무는 북미 방어일 뿐 스텔스 선제타격 능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구매취소 발표로 캐나다가 공동개발국으로 참여해 온 F-35의 대당 가격이 1백만$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다른 구매 예정국들이 동요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영국 런던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더그 배리 선임연구원은 캐나다의 F-35 구매 대열 탈퇴 시사로 잠재 구매국가들이 다른 전투기를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F-35의 위험성’으로 지적했다.


트뤼도의 자유당은 보수당과 확연히 다른 여타 진보적 정책들도 공약했다. 2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 증세, 과감한 적자 재정과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제시했다. 또 시리아 난민 2만5000명을 수용하고, 마리화나 합법화도 약속했다.
한편 트뤼도 차기 총리는 하퍼 총리와 지난 21일 총리 집무실에서 만나 정권 인수인계를 논의한 후 정부 이양작업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조일준 기자 >



저녁 산책길에 전나무 숲에 걸쳐진 도톰한 반달이 눈에 들어왔다. 한가위 보름달이 엊그제였는데 불과 며칠 사이 몰라보게 기울어져 있었다. 평소의 밤하늘은 만월이건 그믐이건 메마른 감성에 물기를 나르는 사색의 창구였는데 팔월 한가위 즈음의 밤하늘은 다른 의도로 자주 올려다보게 된다. 차오르는 달을 보며 다가 올 명절 걱정을 했고 기우는 달과 함께 해방감을 맞은 맏며느리의 속내가 그 속에 묻혔기 때문이리라.


매운 시집살이가 극에 달했던 때는 뭐니 뭐니 해도 명절 즈음이었다. 차례 음식 장만부터 수많은 친지들 접대까지 애송이 새댁이 넘어야 할 산은 왜 그렇게 많던지, 시어머니 불호령에 벌벌 떨어가며 눈물바람 몇 구비 돌고 나면 달은 저렇게 기울고 있었더랬다. 장손 며느리 자리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버거웠던 그 시절, 기우는 달을 보며 명절 내내 응어리졌던 가슴을 쓱쓱 문지르면 명치끝에 뭉쳐있던 해소 덩어리가 뿌리째 빠져 나가는 상쾌함이 있었다. 그때의 버릇대로 가슴을 문지르며 산책길 내내 한 생각에서 맴돌았다.

만 년 며느리로 머물 줄 알았던 내가 눈 깜빡 할 사이 시어머니가 되고 나니 시시때때 나의 처신이 올바른지 자문 할 때가 많다. 나의 시어머니께 보고 배운 대로 가자니 시대에 안 맞고, 시대에 맞추어 자유롭게 가려니 가족에 대한 며느리의 운신의 폭이 늘 그 자리이다. 우리의 윗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집안을 이끌어 갈 좋은 재목으로 훈육하면서 돈독한 고부 관계를 유지할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마침 우리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자연히 서양 사람들의 고부 관계는 어떨지 궁금하여 그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한다. 델리와 베이커리 파트를 담당한 시어머니는 깐깐한 인상의 소유자이고 주로 고기 파트를 담당한 며느리는 누가 봐도 선한 인상의 웃음 많은 새댁이다. 거기다가 시어머니는 경력 15년차이니 경력 5년차의 며느리가 집에서나 일터에서나 많이 힘들겠다는 상상을 하던 어느 날이었다.
“쥴리! 어제 저녁에 토마스랑 영화 봤는데 좀 슬픈 장면에서 그가 눈물을 짰어요.”
“그랬어? 불쌍한 녀석, 쯔쯔. 근데 케티 넌 어땠는데?”
“약간 슬프긴 했지만 눈물 흘릴 정도는 아니었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전날 있었던 화제를 양념삼아 일을 하는데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나는 적잖이 쇼크를 받았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고 나서는 덴, 아무리 문화차이라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과 함께, 내 마음은 약자로 여겼던 며느리 편에서 시어머니 쥴리 편으로 급선회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시콜콜한 대화를 듣고 있으니 두 사람 모두 사심이 없어 보였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진득하게 나누며 궁금증을 풀어가는 관계, 일손이 달리면 양쪽에서 왔다 갔다 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 주인의 눈에 들도록 서로 엄호 해주는 가족애가 그대로 읽혀져 나는 색안경을 벗고 그들 곁으로 바짝 다가섰다. 서로 품고 토닥이고 나누는 그들의 고부 관계가 합리적이란 생각을 하면서 까짓 것 문화차이쯤이야 넘어서기로 했다.
 
거나했던 명절차림이 칠면조 구이로 대체된 지 오랜데 이 시기만 되면 일어나는 타향살이의 명절 증후군, 시어머니께 혼이 나서 눈물 찔끔거리던 것 까지도 그리움으로 남는다.
훗날 나의 며느리는 칠면조를 구우면서 가슴 부비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Thanks Giving 저녁이다.

< 임순숙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에세이스트’로 등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