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치욕… 갤 노트7, 70일만에 단종

● WORLD 2016. 10. 18. 18:40 Posted by SisaHan

화려한 등장 엊그제… 줄이은 배터리 발화 치명상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화려한 데뷔 후70일만에 단종되는 비운을 맞으며 삼성에 치명상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11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서 갤럭시노트7의 생산 중단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생산 중단은 단종을 공식 의미한다.
갤럭시노트7의 데뷔는 화려했다. 8월 2일 미국 뉴욕에서 최초로 공개돼 언론과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며 예약판매를 거쳐 8월 19일 한국과 미국 등에 시판됐다. 삼성전자가 제조한 스마트폰중 디자인과 성능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발매 직후부터 한국과 미국 등에서 배터리 발화 사례가 잇따르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삼성전자는 일단 생산을 중단하고 9월 2일 자체 리콜을 발표했으며, 9월 15일에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연방정부기구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공식 리콜이 발령됐다.
삼성전자는 문제의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라고 보고 9월 하순부터 새로운 배터리를 쓴 새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재개했다. 그러나 9월 말과 10월 초에 새 기기들에서도 국내외 발화 사례가 계속 보고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고조됐다.
결국 지난 주말을 고비로 안전 문제를 우려한 미국 등의 이동통신사들과 베스트바이 등 판매점들이 일제히 등을 돌리며 ‘선제적으로’ 판매·교환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더 이상 판매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또 이미 리콜을 한 차례 한 후 안전하다고 공언하며 공급했던 새 기기에서도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세번째는 안전할 것”이라고 각국 규제 당국을 설득해 판매를 재개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됐다. 조기에 단종이라는 뼈아픈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제품이 아예 단종됨에 따라 수거된 갤럭시노트7을 중고폰인 ‘리퍼비시 폰’으로 파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리콜 전후에 만들어져 세계 시장에 풀린 380만 대 가량은 모두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갤럭시노트7에 포함된 희귀 금속 등 일부 재료는 용융 등 과정을 거쳐 재사용될 수 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9월까지 승마훈련을 했던 호프구트 승마장의 지난 15일 모습. 정씨는 10월 들어 훈련을 중단한 상태다. 이 승마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외곽 리더바흐시에 있다.

K스포츠재단, 정유라 지원 어디까지 했나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가 독일에서 승마훈련을 받으며 들어가는 비용이 한달에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씨는 이런 거액을 어떻게 대는 것일까? 최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케이(K)스포츠재단이 자금 지원에 관련돼 있다면 검찰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한겨레>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씨는 딸 정씨의 승마훈련을 위해 지난 5월부터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방 20개 규모의 호텔을 매입 또는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인들은 최씨 쪽에서 이 호텔을 매입했다고 하면 2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매입이 아닌 임대를 했다고 하면, 같은 규모의 방을 빌리는 데에는 한달에만 3천~4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정씨를 지도하는 독일 챔피언 수준의 코치를 영입해 개인지도를 받는 비용은 최소한 2천만원 이상이며, 마방 사용료 및 사료비, 마장 임대료 등 말 관리 비용을 합하면 이 또한 천만원 이상이 들어가게 된다. 승마 훈련을 위한 기초비용만 최소한 한달 3천만원 이상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최씨 가족만 아니라 10여명에 이르는 지원인력의 인건비 또한 만만찮다. 독일 최저임금(시간당 8.5유로)으로 따져봐도 한달에 3000여만원이 최소 비용으로 들어간다.

또 정씨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유럽의 국제승마대회 출전은 필수적이다.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국제대회는 출전 비용만 회당 천만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씨의 말 이동비, 대회 현지 말 관리비, 인건비 등을 합하면 또 천만원 정도가 더 들어간다는 게 승마 쪽 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소 비용만 잡아도 정씨를 위해 한달 들어가게 되는 비용은 총 1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이는 정씨 및 지원인력이 운행하는 차량 구입이나 운행 비용, 정씨의 말 구입 비용, 항공료 등은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다.

이런 거액을 최씨가 전액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최씨의 현재 자산으로는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200억원 상당의 7층짜리 빌딩이 꼽힌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 하남시의 토지와 건물을 52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자산 규모로만 보면 딸 뒷바라지에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최씨는 전남편인 정윤회씨와 이혼을 하며 재산을 분할하기로 한 상태여서 무한정 돈을 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오히려 승마계 인사들은 최씨가 도쿄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재단을 설립해 딸의 유럽 훈련을 지원하려 했다고 전하고 있다. 자신의 재산 대신 다른 경로를 찾아보려 했다는 것이고, 그게 케이스포츠일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향신문>에 따르면, 케이스포츠재단은 대기업이 288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2020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명목으로 지난 1월 한 대기업에 80억원을 추가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이 시기는 최씨가 케이스포츠재단 직원과 함께 정씨의 훈련 숙소를 구하던 시기와 겹친다. 승마는 ‘2020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법조계는 최씨 쪽과 케이스포츠재단 사이의 자금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는 “케이스포츠재단이 권력의 수혜를 기대하며 돈을 지원했다면 배임증재, 이를 받은 최씨 등은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도를 통해) 케이스포츠재단은 케이‘승마’스포츠재단임이 확인됐고 최씨의 딸을 위한 재단이었음도 확인됐다”며 “최씨를 국회에 출석시키든지 검찰에 출두시켜 국민적 의혹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날 ‘비선실세 국정농단 야당탄압 대책위원회’(위원장 전해철 최고위원)를 출범시켰다.
<하어영 방준호 엄지원 기자>


[1500자 칼럼] 보물 찾기

● 칼럼 2016. 10. 11. 18:16 Posted by SisaHan

요즘은 독서와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있다. 백내장으로 시력이 약화되어 금세 눈이 피곤해지고 머리가 아파오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신록이 우거진 창 밖 경치를 바라보거나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관심을 끌었던 음식을 만들어 본다. 때로는 숲을 산책하며 호숫가에 나가 지평선을 바라보며, 지친 눈과 혼탁해진 마음에 휴식을 준다. 이렇듯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이 맑아오고 기분이 상쾌해지며 행복감에 젖어 든다. 이토록 소소한 일에도 쉽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할 정도다.

힌두교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다. 신들은 지구를 창조하면서 인간에게 행복을 찾아내는 모험을 시키고 싶어서 지구상 어딘가에 행복을 숨겨두자고 한다. 그럼 그것을 어디에 숨겨 놓을지 논쟁이 벌어져 “산 정상에 숨기자. 그러면 못 찾을 거다.” 또 어떤 이는 “바닷속 가장 깊은 곳에 숨기자.”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행복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숨기면 아마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결정지었다. 그래서 행복은 이루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깨닫는 것, 이미 우리 마음 속에 숨어 있는 보물을 스스로 찾는 일, 바로 이것이 행복의 길이라는 메시지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행복의 가치를 오로지 외적 요소인 물질, 성공, 권력에 둔다는 것과는 대조적인 일이라 여겨진다.


내 주위에는 곁에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지인들이 여럿 있다. 그들 중 S씨는 운전을 좋아해서 잠이 안 오는 밤이나 심심한 낮이면 아무 곳이나 슬며시 다녀오는 습관이 있다. 때로는 온타리오 작은 시골마을을 벗어나 퀘벡이나 뉴욕까지도 바람처럼 갔다가 돌아온다. 그만큼 떠나는 준비가 복잡하지 않다는 의미다. 언제든지 생각날 때마다 간편하게 나서며, 구태여 비싼 호텔방도 필요치 않아 자동차 안에서 새우잠을 자기 일쑤다. 그래도 최고의 즐거움과 행복감에 빠져있다. 일상의 행복에 푹 젖어 살아가는 그는 푸른 잔디 깔린 공원에서 책을 읽는 여유로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달콤함, 말 없는 바다와 마주하는 정겨움, 한적한 시골길을 운전하는 호젓함, 차창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의 아늑함.. 등등 행복으로 채워주는 소박한 요소들을 진정 좋아하고 맘껏 즐긴다.

헌데, 옆에서 그의 말을 듣는 우리까지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행복 바이러스는 농도가 다를지라도, 한 사람이 세 사람에게 감염시킬 능력이 있다 한다. 내가 행복하면 내 옆 사람도 행복해지고, 내 옆 사람이 행복하면 그 옆의 옆 사람까지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서로간에 행복의 빚을 지고 살아가는 밀접한 관계라는 놀라운 사실이다. 가능하면 행복한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할 이유와 내가 행복해야 할 명분도 바로 여기에 있지 싶다.
 
젊은 날의 나는 행복을 찾아 나설 때마다 깊은 수렁에 빠졌었다. 무조건 하고 싶은 일과 누리고 싶은 것을 움켜쥐려고만 했으니, 이민 삶의 현실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제 60대 후반에 들어서니 세상을 보는 눈이 예전과 달라졌다. 철이 들었나 보다. 행복의 조건을 더 이상 거창한 것에서 찾지 않는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누리는 감사, 창 밖에 펼쳐진 우거진 숲과 뭉게구름을 품은 가을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기쁨, 활기찬 창 밖 세상을 미소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언제든지 친지들과 마주할 수 있는 즐거움, 귀여운 손주들을 떠올리며 얻는 충만… 등등, 바로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만드는 것들을 이런 사소한 일상에서 얻어가고 있다. 또한 행복은 목적이 아닌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깨우침에 있다.
기실 우리는 불확실한 내일이란 명목 아래 적절한 때를 놓치며 살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이즘 내 소중한 일과의 하나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위해 내 안 어딘가에 숨겨진 일상의 보물을 찾는 일이다.

< 원옥재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원, 전 회장 >


3일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일본은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 이력은 눈부시다. 1949년 유카와 히데키가 처음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래로 지금까지 기초과학 분야에서만 2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문학상과 평화상을 합치면 25명에 이른다. 일본은 2000년대 이후로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가 됐다. 노벨상에 관한 한 일본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앞섰다.


일본이 노벨상 강국이 된 것은 일차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오랜 관심과 투자 덕분이다. 그 기원을 따지면 19세기 후반 메이지유신 시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메이지 정부는 일찍부터 과학 선진국에 유학생을 파견했고, 그런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1901년 제1회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로 기타사토 시바사부로가 오르기도 했다. 이어 1917년 이화학연구소를 세운 뒤로 30여년 만에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일본이 기초과학 선진국이 되기까지는 이렇게 100년 앞을 내다보는 국가의 지원과 노력이 있었다. 이와 함께 자기만의 분야를 진득하게 파고들 수 있는 사회 분위기는 일본을 기초과학 강국으로 만든 또다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뽑힌 오스미 교수도 ‘다른 이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한다’는 신념으로 ‘세포의 분해’라는 낯선 분야에 몰두한 것이 수상의 영예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우리 사회가 만약 노벨상을 원한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침을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가 멀리 내다보는 안목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단기 실적에만 매달리는 조급한 투자로는 노벨상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노벨상 이전에 국력을 뒷받침하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서다. 우리 사회 전반의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 가능성 있는 인재들이 기초학문 분야를 외면하고 지금처럼 의대로만, 그것도 성형외과 같은 돈벌이하기 좋은 곳으로만 몰리는 것은 커다란 낭비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미래에 대한 불안이 깊고 돈이 최고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한 탓이다. 이런 근시안적인 분위기에서는 끈기 있는 노력을 요구하는 큰 업적이 나올 수 없다. 국가의 장기적인 관심과 함께 사회 분위기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